지하 감옥은 어둡고 축축했다. 돌벽에서는 냉기가 스며나왔고, 쇠사슬이 흔들리는 소리가 감옥 전체에 메아리쳤다. 진연은 천천히 복도를 걸으며 손에 든 채찍을 가볍게 휘둘렀다. 그의 앞에는 무릎을 꿇고 있는 여제의 시녀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세이라. 한때는 여제 알리시아의 가장 총애받는 시녀였지만, 지금은 진연의 포로였다.
‘이제 시작이다.’ 진연은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를 띠었다.
세이라는 떨고 있었다.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은 쇠사슬에 묶여 있었고, 무릎은 차가운 돌바닥에 닿아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연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공포와 함께 한 줄기 저항의 빛이 어렸다.
“너는 알리시아의 시녀였지?” 진연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네, 네가 누구든지 간에... 황제 폐하께서는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세이라는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진연이 웃었다. “흥, 용서? 네 여제는 지금 이 지하 감옥 어딘가에서 신음하고 있을 텐데.”
“거짓말! 폐하께선...”
“조용히 해.” 진연이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이 공기를 가르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세이라의 뺨에 따갑게 닿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위협에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
진연은 천천히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그의 눈빛은 깊고 냉철했다. “너는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조교사다. 영혼을 길들이는 자. 너의 충성심, 공포, 그리고 희망까지도 내 손아귀에 있다.”
세이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진연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떤 힘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 시선은 마치 그녀의 영혼 깊은 곳까지 꿰뚫는 듯했다.
‘조교 영역.’ 진연은 마음속으로 능력을 발동했다. 주변이 어둠으로 물들었고, 세이라는 갑자기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압도당했다. 무언가가 그녀의 의식을 파고들었다. 공포, 수치심,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굴종의 욕망이 밀려왔다.
“안 돼! 이러지 마!” 세이라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약해졌다. 그녀의 눈동자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진연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 이제 네가 내 말을 들을 시간이다.”
그날 밤, 세이라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진연의 목소리가 뇌리에 박혔고, 그가 시키는 대로 행동해야만 안도감을 얻을 수 있었다.
“네 여제, 알리시아에 대해 말해 봐.” 진연이 명령했다.
“폐하께서는... 매일 밤 보석 방에 가셔서 홀로 시간을 보내십니다.” 세이라는 나지막이 말했다. “거기엔 그분의 가장 중요한 마법 보관함이 있습니다. 그분의 힘의 원천이에요.”
진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흥, 그렇군. 또 다른 약점은?”
“폐하께서는... 노예를 혐오하십니다. 하지만 동시에 복종하는 자에게 약합니다.” 세이라의 목소리는 메아리치듯 흘러나왔다. “그분은 스스로 통제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타인의 충성에 쉽게 흔들립니다.”
“좋아. 이 정보는 쓸 만하군.” 진연이 일어서며 채찍을 집어넣었다. “이제 너는 내 첩자다. 알리시아에게 가서, 아직도 내가 그녀를 풀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라. 그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세이라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이미 진연의 명령에 복종하는 몸이 되어 있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주인님.”
진연이 몸을 돌려 감옥을 나섰다. 그가 처음 계획한 대로, 여제는 점차 고립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진짜 공략이 시작된다.
“알리시아, 너는 곧 내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며칠 후, 진연은 지하 감옥 한가운데에 서서 새로운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의 앞에는 네 명의 여성이 있었다. 여제 알리시아, 마왕 릴리스, 여검성 레나, 기계 마녀 베라. 각자 다른 굴종의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에는 아직도 약간의 저항이 남아 있었다.
“너희들은 모두 한때는 높은 지위에 있었지.” 진연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 손아귀에 있다. 이제 나는 새로운 게임을 제안한다: 신분 뒤바꾸기.”
알리시아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와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무슨 뜻이냐?”
“너, 알리시아. 한때는 여제였지만, 지금은 내 노예다. 하지만 나는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네 시녀, 세이라를 통해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네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믿게 하겠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배신하고 너를 도우려 할 때, 너의 모든 희망이 산산조각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릴리스가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흥, 너는 우리가 서로를 배신하도록 만드는 거야?”
“정확히 맞혔어.” 진연이 그녀 쪽으로 걸어가며 손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만졌다. “너희 각자는 나에게 충성할 수도, 배신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지. 그리고 그 대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너희 자신일 거야.”
레나가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절대 너에게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너는 이미 그 말을 수백 번 했지. 하지만 네 몸은 말을 듣지 않는 것 같군.” 진연이 비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 레나는 몸을 떨었지만, 칼을 뽑을 수 없었다.
베라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기계 눈이 반짝였다. “당신은 우리를 프로그래밍하려는 거군요. 하지만 AI는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지켜보자꾸나.” 진연이 손을 내저었다. “너희는 모두 내 실험의 대상이다. 그리고 이 실험은 오직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 설계되었다: 완전한 복종.”
진연은 그들을 남겨두고 지하 감옥의 중앙 방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여제의 시녀 세이라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진연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충성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주인님, 알리시아 폐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세이라가 말했다.
“좋아.” 진연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서 그녀에게 말해라. 네가 탈출했다고, 그리고 내가 약해졌다고. 그녀가 네 이야기를 믿게 하라.”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세이라가 떠난 후, 진연은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 그의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었다. 여제를 신분 뒤바꾸기의 희생양으로 삼고, 그녀가 타락하는 과정을 보며 다른 이들도 차례로 무너뜨릴 것이다.
“지배는 예술이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는 최고의 예술가다.”
지하 감옥의 어둠이 그를 감쌌다. 진연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고, 그의 손에는 새로운 채찍이 쥐어져 있었다. 그 채찍은 검붉은 빛을 띠고 있었고, 그것은 바로 여제 알리시아의 피로 물든 것이었다.
“이제 진짜 게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