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깊고, 어둠은 빽빽한 나무 그림자처럼 목진의 집을 감쌌다. 서천전황은 지붕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그의 눈에는 어둠을 꿰뚫는 신비로운 빛이 반짝였다. 그는 손을 살짝 휘저었고, 공기는 그와 함께 잔물결처럼 일렁였다.
“락리… 과연 아름답군.”
그의 목소리는 낮고 매혹적이었으며, 마치 밤바람처럼 스며들었다. 그는 몸을 날려 가볍게 안뜰에 착지했고, 발소리는 전혀 나지 않았다. 창문을 통해 그는 방 안에서 락리가 목진을 위해 옷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조심스러웠으며, 눈빛은 다정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목진은 정말 행운아야. 하지만… 그 행운은 곧 끝날 거야.”
전황은 고개를 숙여 웃으며,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다음 날, 락리가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좁은 골목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단정한 옷차림에 온화한 표정을 지었고, 눈빚에는 이상한 매력이 깃들어 있었다.
“락리 부인, 죄송합니다만, 길을 잃었습니다. 혹시 목진 대협의 집이 어디인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전황은 정중하게 말했고, 그 목소리에는 걱정이 섞여 있었다. 락리는 깜짝 놀라며 조심스럽게 그를 살폈다. 남자는 지극히 평범해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위압감이 느껴졌다.
“당신은… 누구시죠? 왜 저의 남편을 찾으시나요?”
락리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경계심이 섞여 있었다. 전황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서천전황이라고 합니다. 목진 대협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그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돕고자 합니다.”
락리의 눈빛이 반짝였다. 목진은 최근 과거의 문제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었고, 그녀도 이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그녀는 전황을 이끌어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전황은 그녀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지식이 해박하고 언변이 뛰어나 락리의 호감을 샀다. 그가 헤어질 때, 락리는 이미 그에 대한 경계를 거의 풀었다.
그날 밤, 소훈아는 홀로 집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소염은 문을 지키느라 밤늦게까지 들어오지 못할 것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손에 든 자수가 놓인 천을 바라보았다. 그 무늬는 한때 소염이 가장 좋아하던 난초였다.
갑자기 문이 살짝 열렸고, 그녀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 그는 우아하고 당당했으며, 눈에는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빛나고 있었다.
“소훈아 부인, 밤이 늦었는데 아직도 안 주무시네요?”
전황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달콤했으며, 마치 꿀처럼 귀에 달콤하게 들렸다. 소훈아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에 든 자수천을 떨어뜨렸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찌하여 남의 집에 무단 침입하시나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전황은 천천히 다가가며, 눈에 웃음을 머금었다.
“저는 서천전황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을 보러 왔습니다, 아름다운 소훈아 부인.”
그의 손이 살짝 허공을 스치자, 소훈아는 몸이 움직여지지 않음을 느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묶인 듯했다. 전황은 그녀 앞에 다가서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뺨을 살며시 스쳤다.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불쌍하게도, 그런 문지기에게 시집갔군요. 소염은 당신을 행복하게 할 자격이 없습니다.”
소훈아의 눈에 분노의 불꽃이 타올랐지만, 동시에 그녀는 전황의 말에 이상한 유혹을 느꼈다. 그의 손끝이 그녀의 턱을 스치며, 그녀의 시선을 강제로 마주하게 했다.
“날 봐, 난 네게 상상도 못 한 쾌락을 줄 수 있어. 소염은 절대 너를 만족시킬 수 없어.”
그의 목소리는 마치 마법처럼 그녀의 의식을 스며들었다. 소훈아는 저항하려 했지만, 몸은 이미 배반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심장은 거세게 뛰었고, 얼굴에는 붉은 기운이 돌았다.
“안 돼… 제발… 그만둬…”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이미 약해지기 시작했다. 전황은 교활하게 웃으며, 몸을 굽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넌 이미 원하고 있어, 알지? 네 몸은 나를 거부할 수 없어.”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따라 내려가 그녀의 옷자락을 스치자, 소훈아는 전율을 느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한편, 외곽 수련장에서는 채린이 혼자 검술을 수련하고 있었다. 그녀의 동작은 민첩하고 힘차게 움직였으며, 칼날은 달빛 아래에서 차가운 빛을 반사했다. 그녀는 최근 이상한 느낌이 들어, 항상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바람이 불며 그녀의 뒤통수를 스쳤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칼을 가로막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찌푸리며 주위를 경계했다.
“누구냐?! 나와라!”
그녀의 목소리는 수련장에 울려 퍼졌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려 수련을 계속했지만,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그녀는 몸을 지탱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어둠 속에서 전황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눈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채린, 너는 정말 대단해. 하지만 그건 소용없어.”
그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살짝 스쳤다. 채린은 저항하려 했지만, 몸은 이미 소유욕을 잃고 움직일 수 없었다. 전황은 그녀의 옷자락을 벗기며, 그녀의 매끄러운 어깨를 드러냈다.
“네 몸은… 참으로 완벽하구나. 나는 반드시 네가 쾌락의 정점에 도달하게 할 것이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피부를 따라 움직이며, 그녀에게 알 수 없는 전율을 안겼다. 채린의 눈에는 공포와 수치심이 섞여 있었지만, 몸은 이미 그 접촉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 소리를 참았지만, 전황은 그녀의 귀에 속삭이며 계속 자극했다.
“울지 마, 곧 넌 이 모든 것을 즐기게 될 거야.”
그의 손이 그녀의 가슴 위로 올라가자 채린은 몸을 떨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전황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손을 계속 움직였다.
동시에, 문을 지키는 소염과 임동은 각자의 초소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아내와 딸이 겪고 있는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소염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깊게 한 모금 빨아들이며, 공허한 시선으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훈아… 오늘 밤에도 늦겠구나.”
그는 중얼거리며, 목소리에는 피로와 무력감이 가득했다. 그의 귀에는 방 안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단지 바람 소리라고 생각했다.
임동은 그 옆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말할 수 없는 욕망이 꿈틀거렸지만, 그는 억지로 그것을 참았다.
“곧 시간이 끝난다… 집에 가면… 알 거야.”
그는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눈에는 왜곡된 불꽃이 반짝였다.
어둠은 점점 짙어져 갔고, 전황의 그림자는 점점 더 길어져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