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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악몽의 귀환 구조대의 손이 그녀의 몸을 붙잡았다.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플래시 불빛, 누군가의 고함소리, 그리고 그녀의 귀를 찢는 사이렌 소리. 임약운은 눈을 뜨며 자신이 누워 있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흰색 천장. 병원 천장이었다. 석 달. 정확히 석 달 동안 그곳에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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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귀환

# 제1장: 악몽의 귀환

구조대의 손이 그녀의 몸을 붙잡았다.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플래시 불빛, 누군가의 고함소리, 그리고 그녀의 귀를 찢는 사이렌 소리. 임약운은 눈을 뜨며 자신이 누워 있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흰색 천장. 병원 천장이었다.

석 달. 정확히 석 달 동안 그곳에 갇혀 있었다. 폭력 조직의 아지트, 지하실. 그녀는 경찰이었다. 함정에 빠졌고, 그곳에서 매일 매일... 그녀는 몸을 떨었다.

"약운 씨, 괜찮으세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약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 이제 괜찮다고 말해야 했다.

퇴원하는 날, 병원 앞에 진호가 서 있었다. 열다섯 살 아들. 한 달 전에 처음으로 면회를 왔을 때보다 더 창백해 보였다. 진호는 어머니를 보자 달려와 안았다.

"엄마!"

임약운은 아들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 이상은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낯선 사람의 손길을 거부했다.

"집에 가자."

택시 안, 진호는 계속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가끔 그녀를 힐끗 보며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약운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건물들, 사람들, 일상. 그녀가 잃어버린 세계.

아파트 현관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진호가 청소하고 환기시킨 흔적이었다. 거실 소파, 식탁, 주방.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은 엉망이었다.

"엄마, 뭐 좀 드실래요? 죽 끓여 놨어요."

"고마워, 진호야. 나중에 먹을게."

그녀는 거실을 가로질러 욕실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변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손이 떨렸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핏기 없는 얼굴, 움푹 들어간 눈. 그곳에서 본 얼굴이었다.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어두운 지하실. 철제 의자에 묶인 그녀의 손목. 거친 밧줄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그들의 손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거절하면 더 심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경찰이라고? 꼴 좋네."

웃음소리. 채찍 소리. 그녀의 비명.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고통 속에서 무엇인가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반응했다. 고통 속에서도, 굴욕 속에서도, 그녀는 느꼈다. 어떤 기이한 쾌감을.

임약운은 욕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 왜 그때 그 느낌이 떠올랐는지? 그녀는 경찰이었다. 강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묶인 손목, 조여 오는 밧줄, 명령에 복종하는 그 순간의 이상한 안도감.

"엄마! 괜찮아요?"

문 너머 진호의 목소리에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응, 괜찮아. 곧 나갈게."

그녀는 힘겹게 일어나 얼굴을 씻었다. 찬물이 피부를 식혔다. 거울 속의 그녀는 이제 평범한 엄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 숨은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날 밤, 잠들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진호는 자기 방에서 잠들었을 것이다. 집은 고요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시끄러웠다. 지하실의 소음, 체인 소리, 발소리,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 아니, 단순히 기억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이 갈망하고 있었다.

손목이 허공을 더듬었다. 밧줄이 없었다. 그것이 불편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상했다. 다시 묶여 있는 모습을. 누군가 그녀를 통제하는 모습을. 명령에 순종하는 모습을.

"안 돼..."

그녀는 이불을 끌어당겨 얼굴을 덮었다. 하지만 상상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그녀의 숨이 거칠어졌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미 망가진 걸까? 아니면 원래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깨어난 걸까?

임약운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았다. 어둠 속에서 시계 초침 소리만 들렸다. 그녀는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 아직 흉터가 남아 있었다. 밧줄 자국. 그녀는 그 자국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느꼈다. 그 압박감에 대한 그리움을.

"무슨 짓이야, 나..."

그녀는 손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몸은 거부했다. 그녀의 피부는 여전히 만져지길 원했다. 그녀의 목은 여전히 조여지길 원했다. 그녀의 모든 신경이 그 갈망으로 울부짖었다.

창밖이 새벽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임약운은 한숨을 쉬었다. 오늘 밤도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악몽의 귀환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악몽은 낮에도, 밤에도, 그녀의 피부 아래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어두운 흐름

임약운은 서류 더미 속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오전 내내 작성한 보고서는 겨우 세 줄만 넘겼을 뿐이다. 키보드 위에 놓인 손가락이 허공에서 멈추었고, 눈동자는 모니터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사무실의 에어컨은 세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목덜미에는 자꾸만 식은땀이 흘렀다.

“약운 씨, 이 사건 좀 봐 주세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돌아서 보니 동료 김 형사가 서류를 한 손에 든 채 그녀의 어깨 위로 손을 얹으려 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가벼운 접촉이었다. 하지만 오늘만은 달랐다.

김 형사의 손끝이 그녀의 어깨에 닿는 순간, 임약운의 몸이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경직되었다. 목덜미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퍼져 내려가는 이상한 전율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입술 사이로 낮은 신음이 새어 나올 뻔했지만, 이를 악물고 겨우 참아냈다.

“와, 놀랐네요? 미안해요.”

김 형사가 손을 거두며 웃었다. 임약운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제가 좀... 집중하고 있었네요.”

그녀는 손을 뻗어 서류를 받아 들었지만,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머릿속은 온통 얼마 전 검색 기록에 남아 있던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었다. 거친 밧줄, 광택 나는 가죽,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쇠고리들. 그 이미지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괜찮아요? 얼굴이 안 좋은데요.”

김 형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임약운은 고개를 저었다.

“어제 밤을 꼬박 샜어요. 잠이 좀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그녀는 서류를 펼쳐 내용을 훑어보는 척했다. 하지만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동공이 모니터와 서류 사이를 방황하다가 어느 순간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향했다. 구글 검색창에는 아직 지우지 못한 단어 하나가 떠 있었다.

‘BDSM 초보자 용품’

그녀는 재빨리 커서를 움직여 검색 기록을 지웠다. 심장이 마치 폭발할 듯이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주변의 동료들은 모두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그들의 시선이 모두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호는 잘 있지?”

갑자기 옆자리의 박 형사가 말을 걸어왔다. 임약운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응, 잘 있어. 벌써 중학생이라 바쁘긴 한데...”

“에휴, 우리 애도 벌써 다 컸어. 그런데 약운 씨, 너무 애한테만 매여 살지 마. 너도 네 인생이 있잖아.”

박 형사의 무심한 말 한마디가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임약운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네 인생.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그녀의 인생은 언제부터 이렇게 엉켜버린 걸까. 아들을 키우는 독신 엄마, 강인한 여경. 그 모든 것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사무실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임약운은 아직 손도 대지 못한 도시락을 들고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문을 잠그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혼자 있는 공간에서야 겨우 긴장이 풀렸다.

도시락 뚜껑을 열었지만, 밥알이 목구멍을 통과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검색창을 열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화면 속 검색어가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가정용 SM 도구 추천’

링크를 클릭하자 여러 쇼핑몰이 떠올랐다. 가죽 채찍, 수갑, 재갈, 바인더. 그 이미지들을 보는 순간, 임약운의 몸이 저릿하게 반응했다. 그녀는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손가락이 화면 위를 더듬거리며 물건들을 주문 목록에 담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그녀는 주문 목록을 비우려고 손을 움직였지만, 손가락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눈은 계속해서 더 자극적인 물품들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가죽 재킷, 레이스 팬티, 바디 하니스. 상상 속에서 그 물건들을 자신의 몸에 두르는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묶이고, 통제당하고, 지배당하는 모습.

팔목이 따가워지는 듯한 환각에 임약운은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밧줄로 묶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몸이 열기로 가득 차올랐고, 숨이 가빠졌다.

“안 돼. 그만둬야 해.”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하지만 손끝에 남아 있는 화면의 잔상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 이미지들은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그녀의 상상을 끝없이 자극했다.

“엄마.”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임약운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휴게실 문 앞에 진호가 서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바로 경찰서로 온 모양이었다. 교복을 입은 그가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친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호야, 어떻게...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임약운은 급히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진호가 천천히 걸어와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얼굴이 안 좋아 보여서. 엄마, 요즘 너무 일만 하는 거 아니야?”

진호의 눈빛이 걱정으로 가득했다. 임약운은 그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 아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동자. 그 눈이 자신의 타락한 내면을 꿰뚫어 볼까 봐 두려웠다.

“괜찮아. 엄마는 경찰이잖아. 일이 좀 많을 뿐이야.”

임약운이 억지로 밝은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진호는 쉽게 믿지 않는 듯했다. 그는 손을 내밀어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엄마, 무슨 일 있어도 나한테 말해도 돼. 나는 엄마 아들이야.”

그 말에 임약운의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다.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불쾌한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아들의 다정함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알겠어. 그런데 너는 왜 이렇게 일찍 왔니? 수업은?”

“오늘은 수업이 일찍 끝났어. 그리고 엄마랑 저녁 먹고 싶었어.”

진호가 싱긋 웃었다. 천진난만한 미소였다. 하지만 임약운은 그 미소 속에서 뭔가 다른 것을 느꼈다. 아들이 점점 커가면서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사라지고, 대신 무언가 탐색하는 듯한 눈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래. 그럼 오늘은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

임약운은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무거웠고,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진호가 그녀의 손을 잡고 휴게실을 나섰다. 손바닥이 맞닿은 부분이 뜨거웠다.

“엄마, 손이 왜 이렇게 뜨거워? 열 있는 거 아니야?”

진호가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임약운은 그 손길에 몸을 떨었다. 아들의 손이 이마를 스치는 순간, 전율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 아마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보다.”

거짓말이었다. 날씨는 선선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마치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아들의 존재 자체가 그녀를 자극하고 있었다. 금지된 욕망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그녀의 내면을 휘감았다.

집에 도착한 후에도 그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임약운은 저녁을 준비한다며 주방에 들어갔다. 칼을 들고 야채를 썰었지만, 손이 떨려서 제대로 썰리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검색했던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폭력과 지배, 그리고 쾌락이 뒤섞인 그 세계.

“엄마, 도와줄까?”

진호가 주방으로 들어왔다. 임약운은 뒤돌아 그를 바라봤다. 아들의 키가 벌써 자기 어깨까지 와 있었다. 점점 남자가 되어가는 아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괜찮아.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

“괜찮아, 나도 도울게.”

진호가 옆으로 다가와 야채를 썰기 시작했다. 어깨가 스칠 때마다 임약운은 숨을 멈췄다. 살갗이 닿는 감촉이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칼을 내려놓고 손을 씻었다.

“엄마가 좀 쉬고 올게. 너 혼자 해볼래?”

“응, 걱정 마.”

임약운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침대에 엎드리자 몸이 축 늘어졌다. 하지만 동시에 몸속 깊은 곳에서 욕망이 끓어올랐다. 그녀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낮은 신음을 흘렸다. 아들이 지금 주방에 있다. 그 사실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

손이 스스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검색 기록을 열자 아까 봤던 SM 도구들이 떠올랐다. 손가락이 저절로 주문 버튼을 눌렀다. 결제가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임약운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천장을 바라봤다.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대신 입가에 이상한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시작됐다.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길. 그녀는 그 사실을 직감했다.

첫 시험

비가 그친 후의 저녁이었다. 거실에는 어스름한 불빛만이 흐르고 있었다. 임약운은 소파에 앉아 멀거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호는 방에서 나와 그녀의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엄마, 오늘은 뭐 할 거예요?”

임약운은 고개를 돌려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직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얼굴에는 순수함이 묻어 있었다. 그 순수함이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게임 하나 할까?”

“게임요?”

진호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임약운은 손을 내밀어 그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응, 재미있는 게임. 엄마가 가르쳐 줄게.”

그녀는 일어나 서랍장으로 갔다. 안쪽에서 오래된 스카프 하나를 꺼냈다. 어두운 보라색 비단 스카프였다. 결혼할 때 샀던 것인데, 지금은 그날의 기억조차 흐릿했다.

“자, 이걸로 할 거야.”

진호는 고개를 갸웃하며 스카프를 받았다.

“이걸로 뭘 하는데요?”

임약운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 손목을 내밀며 부드럽게 말했다.

“내 손목을 살짝 묶어 봐. 너무 세게 말고, 아프지 않게.”

진호의 눈이 커졌다.

“엄마 손목을요? 왜요?”

“게임이니까. 한번 해 봐.”

임약운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손끝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진호는 망설이다 스카프를 집어 들었다. 그의 손가락이 스카프를 만지작거렸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천천히 해. 손목에 두르고 가볍게 매듭을 지으면 돼.”

진호는 그녀의 손목에 스카프를 감았다. 그의 손길은 서툴렀다. 스카프가 피부에 닿는 감촉에 임약운의 숨이 멎는 듯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이 온몸을 스쳤다.

“이렇게요?”

진호가 매듭을 묶었다. 너무 헐거웠다. 스카프가 쉽게 풀릴 것 같았다.

“더 세게 조여 봐. 그래도 돼.”

“아프면 어쩌죠?”

“괜찮아, 엄마는 괜찮아.”

진호는 다시 매듭을 고쳤다. 이번에는 손목이 살짝 조여졌다. 임약운은 그 압박감에 눈을 감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부끄러움과 기대가 뒤섞인 감정이었다.

“됐어.”

그녀의 목소리가 약간 쉰 듯했다. 진호는 손을 떼고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엄마, 얼굴이 빨개졌어요.”

“그래? 더워서 그런가 보다.”

임약운은 억지로 웃었다. 하지만 속은 온통 부끄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스카프에 묶인 손목을 움직여 보았다. 단단히 조여져 있어 움직임이 제한되었다. 그 제한이 오히려 그녀를 안도하게 했다.

“이제 내가 뭘 해야 돼요?”

진호가 물었다. 그의 눈에는 호기심과 약간의 당혹감이 섞여 있었다.

“아직은 기다려. 이 게임은 천천히 하는 거야.”

임약운은 깊게 숨을 내쉬며 시간을 끌었다. 이 순간을 최대한 길게 느끼고 싶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자신이 통제당하는 느낌, 그것이 그녀를 자극했다.

“재미있어요?”

진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응, 재미있어.”

임약운은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뺨에 대었다. 그의 손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너는? 재미있니?”

“글쎄요… 신기해요. 엄마가 이러는 거 처음 봐서.”

진호의 목소리에는 혼란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흥미도 느끼고 있었다. 임약운은 그 사실을 알아챘다.

“자, 이제 풀어 줘. 게임은 여기까지.”

진호가 스카프를 풀었다. 손목이 자유로워지자 임약운은 갑자기 허전함을 느꼈다. 그녀는 스카프를 손에 쥐고 일어났다.

“오늘은 여기까지. 피곤하니까 일찍 자자.”

진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들어갔다. 임약운은 거실에 혼자 남았다. 스카프를 바라보았다. 손목에 남은 자국이 아직도 선명했다. 그 자국을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점점 목 놓아 울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멈출 수 없었다. 이 끌림이, 이 갈망이 그녀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미안해, 진호야. 미안해.”

그녀는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이미 그녀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렁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편안했다. 그 사실이 더욱 그녀를 괴롭혔다.

밤이 깊어갈수록 임약운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그녀는 스카프를 가슴에 꼭 껴안고 소파에 웅크렸다. 내일이 오면 또 어떤 게임을 할까, 그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부끄럽고, 역겹고, 하지만 기대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밧줄 기술의 시작

임약운은 밤늦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검색창에 '삼베 밧줄 구매'라는 글자를 입력하고,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다. 이건 그냥 연습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기술을 익히기 위한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며칠 후, 배송된 상자를 열었을 때 그 안에서 풍겨 나오는 삼베 특유의 거친 냄새가 그녀의 콧속을 찔렀다. 밧줄을 꺼내 손에 감아 보았다. 표면이 까슬까슬하고,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졌다. 좋은 밧줄이었다.

"호야, 이리 와 봐."

그녀는 거실로 진호를 불렀다. 진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어머니의 손에 들린 밧줄을 보자 눈빛이 흔들렸다.

"이게 뭐야, 엄마?"

"묶는 기술을 좀 배워 보려고. 엄마가... 요즘 그런 걸 좀 공부하고 있어. 네가 좀 도와줄래?"

임약운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척 말했지만,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진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는 건데?"

"간단한 거야. 내 손목을 이렇게... 가볍게 묶어 봐. 엄마가 알려줄게."

그녀는 진호의 손에 밧줄 한 가닥을 쥐어 주었다. 진호의 손이 닿자 그녀의 몸이 살짝 움찔했다. 진호는 서툰 손놀림으로 밧줄을 감기 시작했다.

"이렇게... 맞아, 더 부드럽게. 하지만 너무 느슨하면 안 돼."

임약운은 진호의 손을 잡아 올바른 위치로 이끌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진호의 손등을 스치자, 두 사람 사이에 전기가 흐르는 듯했다.

"처음이라 잘 안 돼."

진호가 중얼거렸다. 이마에 땀이 맺혔다. 밧줄이 손목을 제대로 감싸지 못하고 헐겁게 풀렸다. 임약운은 웃음을 참으며 다시 처음부터 설명했다.

"괜찮아. 처음엔 다 그래. 천천히 해 보렴."

몇 번의 시도 끝에 진호는 조금씩 요령을 익혀 갔다. 밧줄을 손가락 사이로 통과시키는 방법, 매듭을 지을 때의 각도, 팽팽함을 유지하는 힘의 정도. 임약운은 하나하나 가르쳐 주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가르칠 줄은 몰랐다.

"좋아. 이제 한 번 더 해 볼래? 이번에는 팔을 등 뒤로 해서."

그녀는 몸을 돌렸다. 진호가 주저하며 밧줄을 집어 들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두 손목을 모아 등 뒤로 당겼다. 밧줄이 팔뚝을 감아 돌았다. 처음보다는 확실히 능숙해졌다.

"더 팽팽하게? 아니면 더 느슨하게?"

"네가 알아서 해 봐. 네가 하는 대로 믿을게."

임약운은 눈을 감았다. 밧줄이 피부를 조이는 감각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몸이 떨렸다. 죄책감과 쾌락이 뒤섞인 파도가 그녀를 감쌌다. 입술을 깨물며 작은 신음을 삼켰다.

진호의 손길이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었다. 처음엔 떨리던 손이 지금은 확신에 차서 움직였다. 그는 엄마의 명령을 따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방식으로 묶기 시작했다. 임약운은 그 변화를 감지했다.

"잘하고 있어, 호야."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특별한 거야. 우리만의 게임이라고 생각해. 엄마를 믿지?"

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스쳤다. 혼란과 호기심, 그리고 약간의 흥분.

"응. 믿어."

"그럼 계속해도 돼. 네가 원하는 대로."

임약운은 진호가 밧줄을 허리께로 감기 시작하자, 다리를 약간 벌렸다. 밧줄이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까지 내려갔다. 진호가 서툴지만 집중해서 움직이는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그 모습이 낯설고도 이상하게 매혹적이었다.

묶기가 끝났을 때, 임약운의 몸은 가느다란 밧줄로 감싸여 있었다. 너무 조이지도, 너무 헐겁지도 않은 상태. 진호가 물러서서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어때? 제대로 한 거 맞아?"

"완벽해."

임약운은 진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야.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알겠지?"

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묶인 밧줄을 따라 움직였다. 손가락이 밧줄의 매듭을 스치듯 만졌다. 그 순간, 임약운의 몸이 전율했다.

"엄마... 재밌어?"

진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임약운은 짧게 웃었다.

"응. 아주 재미있어. 네가 잘해서 그런가 봐."

그녀는 밧줄을 풀기 위해 손을 움직였지만, 진호가 먼저 나섰다.

"내가 풀어 줄게."

그의 손이 매듭을 찾아 움직였다. 풀리는 과정에서 밧줄이 피부에 스치는 감촉이 다시금 그녀를 떨리게 했다. 모든 밧줄이 풀려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마워, 호야.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진호가 밧줄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약운은 생각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더 깊이, 더 멀리 나아갈 것이다.

그녀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더 복잡한 묶기 패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진호가 묶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 손길, 그 집중하는 표정, 그 모든 것이 그녀를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또 다른 밤이 찾아왔을 때, 진호가 먼저 밧줄을 들고 다가왔다.

"엄마, 오늘은 더 어려운 거 가르쳐 줘."

임약운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채찍 아래의 가르침

방 안은 어둑했다. 커튼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가늘게 새어 들어와 벽에 희미한 줄무늬를 그렸다. 임약운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가느다란 채찍이 들려 있었다. 가죽끈이 매끄럽게 빛났다.

진호는 문가에 서서 망설였다. 그의 눈빛에는 불안이 어렸다.

“엄마, 진짜 해야 돼요?”

임약운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그 미소는 다정해 보였지만, 깊숙이 숨겨진 무언가가 있었다.

“응, 도움이 돼. 엄마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거든. 네가 좀 풀어줘.”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진호는 천천히 다가갔다. 그는 채찍을 받아 들었다. 손에 닿는 가죽의 감촉이 낯설었다.

“어떻게 해야 해요?”

“가볍게 등만 쳐 줘. 아프게 하지 말고.”

임약운은 상의를 벗고 침대에 엎드렸다. 그녀의 등이 드러났다. 흉터는 없었지만, 피부는 긴장된 듯 살짝 떨리고 있었다.

“시작해.”

진호는 채찍을 들어 올렸다. 손이 떨렸다. 그는 힘을 조절해 가볍게 내리쳤다. 채찍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낮게 울렸다. 가죽끈이 그녀의 등에 닿았다. 연한 붉은 자국이 남았다.

임약운이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 소리가 진호의 귀에 선명하게 박혔다.

“좋아. 그 정도면 돼.”

그녀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진호는 두 번째 채찍을 휘둘렀다. 이번엔 좀 더 힘을 뺐다. 채찍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휙, 하고 나는 소리가 임약운의 귀에는 음악처럼 들렸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더 세게.”

진호가 망설였다.

“안 아파요?”

“괜찮아. 네가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지.”

임약운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애처롭고도 기대에 차 있었다.

“엄마가 가르쳐 줄게. 손목의 힘을 빼. 그러면 채찍이 더 부드럽게 닿아.”

진호는 그녀의 말대로 손목의 힘을 풀었다. 채찍이 휘어지며 다시 내리꽂혔다. 이번에는 소리가 좀 더 낮고 무거웠다. 임약운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이었다. 진호는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혼란만 있었지만, 지금은 무언가 다른 감정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채찍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한 번 더. 이번에는 좀 더 세게.”

진호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채찍을 높이 들어 올렸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채찍이 그녀의 등에 내리꽂혔다. 붉은 자국이 더 선명하게 남았다. 임약운은 몸을 움츠렸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참 잘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만족감이 배어 있었다. 진호는 채찍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끝이 약간 떨렸다. 그리고 그는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더 큰 힘으로.

뒤로 묶기

임약운은 거실 소파에 앉아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검은 레이스 속옷 위로 얇은 망사 장갑이 손끝을 감쌌고, 그 위로 가죽 끈이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심장이 거세게 뛰는 것을 느꼈다. 진호가 방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호기심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

"들어와." 임약운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진호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시선은 어머니의 손에 들린 가죽 끈에 고정되어 있었다. 임약운은 일어나서 진호 앞에 섰다. 그녀는 두 팔을 뒤로 돌리며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뒤로 묶는 방법을 배울 거야. 내 손목을 단단히 조여 봐."

진호가 주저하며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이 가죽 끈을 만졌다. 임약운은 그가 망설이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렸다. 마침내 진호가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조였다. 가죽이 살을 파고들었고, 임약운은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제 내가 움직일 수 없게 됐어."

그녀가 몸을 비틀자 진호는 순간 놀란 듯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임약운은 그 손길에서 전율을 느꼈다. 그녀는 진호의 가슴에 등을 기대며 속삭였다.

"이제 내 입을 열어 줘. 서랍 속에 개구기가 있어."

진호가 서랍을 열어 금속 개구기를 꺼냈다. 그의 손이 약간 떨렸다. 임약운은 입을 벌려 그 장치를 받아들였다. 차가운 금속이 혀를 눌렀고, 그녀의 입이 강제로 열렸다. 진호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혀를 꺼냈다.

"더 세게 잡아도 돼."

진호의 손가락이 그녀의 혀를 집었다. 그의 눈빛이 점점 단단해졌다. 임약운은 그 변화를 눈치채며 심장이 더욱 거세게 뛰는 것을 느꼈다. 그가 작은 집게를 꺼내 들었다.

"어디에 먼저 할까?"

임약운이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혀를 움직였다. 진호가 집게를 그녀의 혀끝에 물렸다. 통증이 전류처럼 퍼져나갔다. 그녀는 신음을 삼켰지만, 그 고통이 오히려 그녀를 자극했다.

진호가 두 번째 집게를 들었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가슴으로 향했다. 임약운은 숨을 참았다. 집게가 그녀의 왼쪽 유두를 집자, 그녀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진호가 집게를 약간 당겼다. 고통이 쾌락으로 변해 그녀의 허리까지 퍼져나갔다.

"아, 진호야……."

그녀의 목소리는 쉰 듯 떨렸다. 진호가 오른쪽에도 집게를 물렸다. 이제 그녀의 혀와 두 유두가 집게로 연결되었다. 진호가 집게들을 연결한 줄을 잡아당겼다. 세 군데가 동시에 당겨지자, 임약운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제발…… 더 당겨 줘."

진호의 손이 더 강하게 당겼다. 통증이 극에 달했을 때, 임약운의 몸이 격렬하게 떨리며 절정에 도달했다. 그녀는 비명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진호가 놀란 듯 집게에서 손을 뗐다.

임약운은 숨을 헐떡이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개구기에 입이 벌려진 채, 혀와 유두에 집게가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에서 그녀는 굴욕과 함께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잘했어, 진호야."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진호가 그녀의 뒤에 서서 묶인 손목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임약운은 그가 마지못해 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의 눈빛에는 이미 새로운 빛이 깃들어 있었다.

런닝머신 위의 고문

# 7장: 런닝머신 위의 고문

어두운 방 안, 런닝머신의 모터 소리가 윙윙거렸다. 임약운은 하이힐을 신고 그 위에 섰다. 굽이 좁고 높아서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진호를 바라보았다.

"시작할게요, 어머니."

진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눈동자는 반짝였다. 그는 리모컨을 손에 쥐고 버튼을 눌렀다. 런닝머신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임약운은 하이힐을 신은 채로 걸음을 옮겼다. 굽이 런닝머신 표면에 부딪히며 딱딱 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녀가 몇 걸음 내디뎠을 때, 발바닥을 찌르는 고통이 전해졌다. 신발 안에 들어간 콩들이 발바닥을 압박하며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걸음을 멈추었다.

"움직여요, 어머니."

진호의 손에 든 가는 채찍이 그녀의 허벅지를 때렸다. 따끔한 통증이 스치고 지나갔다. 임약운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발바닥을 누르는 콩의 느낌, 굽이 런닝머신에 닿을 때마다 전해지는 충격. 모든 것이 그녀의 의지를 흔들었다.

"더 빨리."

진호가 속도를 높였다. 임약운은 숨을 헐떡이며 보폭을 넓혔다. 하이힐의 굽이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팔을 휘저으며 균형을 잡았다.

찰싹!

채찍이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따가운 고통이 번졌다. 그녀는 비명을 삼키며 더 열심히 달렸다.

"그래요, 그렇게."

진호의 목소리에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렸다. 채찍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러나 그 고통 속에서도 이상한 쾌감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발바닥의 고통, 허벅지의 따가움, 엉덩이의 화끈거림. 모든 통증이 한데 섞여 그녀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짧게 숨을 쉬며 달리기를 계속했다.

"멈춰... 주세요..."

임약운이 신음하듯 말했다. 그러나 진호는 속도를 더 높였다.

"아직이에요, 어머니. 더 해요."

그는 채찍을 휘둘러 그녀의 종아리를 때렸다. 뜨거운 통증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임약운은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달리기를 멈출 수 없었다. 멈추면 더 큰 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알았다.

그녀의 다리는 떨리기 시작했다. 발바닥의 상처가 점점 더 깊어졌다. 콩이 살을 파고들어 피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달렸다. 진호가 원하는 대로, 그가 명령한 대로.

"좋아요, 어머니. 정말 좋아요."

진호의 눈이 빛났다. 그는 채찍을 더 세게 휘둘렀다. 그녀의 엉덩이에 선명한 붉은 줄무늬가 생겼다. 그때마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 비명 속에는 고통과 함께 이상한 욕망이 섞여 있었다.

런닝머신의 모터 소리가 귀를 찔렀다. 임약운은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오직 달리기만 있을 뿐이었다. 발바닥의 고통, 허벅지를 때리는 채찍, 땀으로 범벅된 몸. 모든 것이 그녀를 정신없는 황홀경 속으로 밀어 넣었다.

"어머니, 더 빨리."

진호의 지시에 그녀는 속도를 더 높였다. 다리가 풀릴 것 같았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그러나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그에게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울부짖었다. 그 울부짖음에는 고통과 쾌락, 굴욕과 만족이 모두 섞여 있었다. 진호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의 작은 손이 채찍을 쥐고 있었다. 그는 이 순간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이제 그만."

진호가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다. 런닝머신이 서서히 멈추었다. 임약운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다리는 힘없이 떨렸다. 발에서는 피가 흘러 신발을 적셨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울었다.

진호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젖은 뺨을 닦아주었다.

"잘했어요, 어머니."

그러나 그 말은 위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확인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소유임을 확인하는 선언이었다. 임약운은 떨리는 손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고마워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 목소리에는 감사와 굴종이 담겨 있었다. 진호는 미소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음에는 더 오래 할 거예요, 어머니."

임약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심장은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기대가 섞인 그 감정. 그녀는 이미 그 감정을 사랑하고 있었다.

방 안에는 런닝머신이 멈춘 후의 고요함만이 흘렀다. 피 냄새와 땀 냄새가 섞여 공기 중에 떠돌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소름 끼치는 유대는 더욱 단단해져 갔다.

물고문의 순환

임약운은 온몸이 거대한 나무 물레에 묶여 있었다. 팔과 다리는 각각 네 방향으로 끌려가 철제 고리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그녀는 발가락만 겨우 땅에 닿을 수 있었다. 그녀의 손목과 발목은 거친 새끼줄에 여러 겹 감겨져 살갗에 자국이 남았다.

목발이 젖었다. 진호가 천천히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이 물 표면을 향해 기울어졌다. 임약운의 입술이 떨렸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찬물이 그녀의 입으로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혀끝만 적셨지만 점점 더 깊숙이 차올랐다.

“젖을 시간이야.”

진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막 사춘기를 넘긴 소년 특유의 약간 쉰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권위가 깃들어 있었다. 임약운은 눈을 감았다. 물이 그녀의 입술과 코로 밀려들어왔다. 숨이 막혔다. 그녀의 폐가 타는 듯한 고통을 보내며 공기를 갈구했다. 그러나 그 고통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무언가가 그녀의 허리를 타고 배에서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발버둥쳤다. 스타킹에 감싸인 발이 물을 차며 튀었다. 검은색 스타킹이 그녀의 종아리를 따라 반짝였다. 발가락이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구부러졌다가 펴졌다.

진호는 그것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이 그녀의 발에 고정되었다. 물레를 조금 더 돌렸다. 물이 그녀의 얼굴을 반쯤 덮었다. 그녀의 발이 더 격렬하게 움직였다. 아치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힘줄이 도드라졌다.

“멋져.”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손에 쥐고 있던 가죽 채찍이 그의 허벅지를 간지럽혔다. 그는 채찍을 올려 그녀의 발등을 툭 쳤다. 아닌, 살짝 스쳤다. 임약운의 몸이 그 충격에 떨렸다. 찰싹 하는 소리가 지하실에 울렸다.

발목에 창백한 붉은 줄이 생겼다. 그녀의 발가락이 다시 움찔거렸다. 진호는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가 물레를 더 돌렸다. 이번에는 더 빠르게. 물이 그녀의 입과 코를 완전히 덮었다. 임약운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의 폐가 질식의 공포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공포 속에서 쾌락이 피어났다. 그 쾌락이 그녀의 의지를 가로막았다. 그녀는 죽음이 오는 듯한 절정을 느꼈다.

진호가 물레를 멈췄다. 물이 빠져나갔다. 임약운이 기침을 하며 물을 토해냈다. 그녀의 눈이 충혈되었고, 얼굴이 창백했다. 그러나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더...”

그녀의 목소리는 쥐어짜는 듯했다.

“더, 진호야. 제발 더...”

진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의 아랫배가 뜨거워졌다. 이 불쌍한 어머니가, 이 강인한 여형사가 이렇게 애원하고 있었다. 그가 다시 물레를 돌렸다. 물이 다시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 임약운의 몸이 긴장했다가 풀렸다. 그녀의 스타킹 신은 발이 다시 물을 가르며 움직였다.

진호가 채찍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허벅지에 맞았다. 스타킹이 찢어지며 피가 배어 나왔다. 임약운이 미약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가 물 속에서 거품이 되어 올라왔다.

그는 물레를 돌리고 또 돌렸다. 그녀가 다시 숨을 쉴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똑같았다.

“더... 더 주세요...”

진호의 손이 멈추지 않았다. 물레가 돌아가고, 채찍이 내려쳤다. 지하실에는 물소리와 피부를 때리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임약운은 그 안에서 녹아내렸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주는 고통을 갈망했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몇 분인지 몇 시간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물레가 계속 돌아가고, 그녀의 몸이 계속 떨리고, 그의 손이 계속 움직였다. 진호의 눈에는 점점 더 강렬한 빛이 깃들었다. 그는 지배자의 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발아래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애원을 계속 들어주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