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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19c745ec更新:2026-07-03 06:48
도서관의 조명은 항상 차갑고 고요했다. 형광등의 백색광이 책장 사이로 균일하게 퍼져 나가며, 먼지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평일 오후라 학생들이 많지 않아, 바닥에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조용했다. 수완칭은 창가 쪽 독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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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의 첫 만남

도서관의 조명은 항상 차갑고 고요했다. 형광등의 백색광이 책장 사이로 균일하게 퍼져 나가며, 먼지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평일 오후라 학생들이 많지 않아, 바닥에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조용했다.

수완칭은 창가 쪽 독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책장을 천천히 넘기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글자를 따라가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텅 빈 채로 책장 너머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고, 미간에는 아주 작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지루했다. 모든 것이 지루했다. 학교 수업도, 주변 사람들의 아첨도, 그리고 이 평범한 일상도.

그녀는 손목시계를 슬쩍 내려다보았다. 오후 세 시. 아직 수업까지 한 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한숨을 쉬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순간, 무언가가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맞은편 책장 사이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낡은 회색 후드티를 입고 있었고, 머리를 숙인 채 책장을 뒤지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책등 위를 천천히 미끄러지다가, 갑자기 한 권의 책에서 멈췄다. 그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그 책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수완칭은 무심히 그를 바라보았다. 캠퍼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눈에 띄지도 않고, 특별히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책을 펼치는 순간, 그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는 것을 그녀는 놓치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것은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었다. 그는 주변을 살짝 둘러본 후, 책장 사이로 몸을 더 깊이 숨겼다. 마치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듯이.

수완칭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발소리를 죽이며 그쪽으로 걸어갔다. 구두 굽이 대리석 바닥에 닿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지만, 그 남자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가 그에게서 불과 2미터 떨어진 책장 앞에 도착했을 때, 그제야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는 재빨리 책을 등 뒤로 숨겼지만, 수완칭은 이미 책 제목을 확인했다.

『권력과 복종의 심리학』

그녀의 심장이 한 박자 빨리 뛰었다.

“그 책, 재미있어요?”

수완칭이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듯한 높낮이를 선택했다.

그 남자, 린이천은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는 책을 앞으로 내밀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 네... 아니, 그냥... 심리학 책인데, 제 전공이 아니라서... 잘못 봤어요.”

그의 목소리는 작고 불안정했다. 하지만 수완칭은 그의 손가락이 책등을 꽉 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책을 놓고 싶지 않았다.

“심리학 책이라면, 왜 숨기는데요?”

수완칭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녀는 그가 책을 다시 꽉 쥐는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전공 책이 아니라고요? 그럼 어떤 전공인데 이런 책을 찾아본 거죠?”

린이천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는 고개를 숙여 수완칭의 구두 끝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발 앞에 놓인 자신의 낡은 운동화가 초라해 보였다.

“저는... 철학과예요. 그냥... 우연히 꽂혀서...”

“철학?”

수완칭이 가볍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비꼼이 섞여 있었다.

“권력 관계의 철학을 연구하는 거예요, 아니면 다른 걸 연구하는 거예요?”

린이천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잠시 불편함이 스쳤지만, 곧 사라졌다.

“그냥... 일반적인 호기심이었어요. 죄송합니다, 방해해서.”

그는 수완칭을 피해 몸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수완칭이 재빨리 그의 앞을 막았다.

“가지 마요. 나도 그 책, 궁금했거든요.”

그녀는 그가 들고 있는 책을 가리켰다.

“빌려줄 수 있어요?”

린이천이 당황했다.

“이, 이 책은 도서관 책인데... 제가 먼저 대출했어요.”

“그럼 네가 먼저 읽고 나면 빌려줘요.”

수완칭은 지갑에서 명함을 꺼냈다. 새하얀 명함에는 '수완칭'이라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혀 있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명함을 살짝 밀어 그의 손에 닿았다.

린이천은 마치 뜨거운 것을 만진 것처럼 손을 움찔했다. 하지만 명함은 그의 손바닥에 정확히 떨어졌다.

“다 읽으면 연락해요.”

수완칭이 몸을 돌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녀는 의자에 앉으면서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린이천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명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복잡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그들의 시선이 다시 마주쳤다.

린이천의 눈에는 당황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난 야수가 눈을 뜨는 듯한 느낌이었다.

수완칭의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오히려 설렘에 가까웠다. 그녀는 오랫동안 찾고 있던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가을 햇살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사귀를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전혀 평온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수완칭은 도서관에서 자주 린이천을 마주쳤다. 그는 항상 같은 자리, 인문학 서가 근처에 앉아 있었다. 그가 무슨 책을 읽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그는 항상 책 표지를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 그가 고개를 들 때면, 그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는 항상 먼저 시선을 돌렸다.

수완칭은 그런 그가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그는 분명히 소심해 보였지만, 동시에 무언가 숨기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주일 후, 드디어 린이천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저, 린이천인데요... 저번에 말한 책, 다 읽었어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고 머뭇거렸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안정된 것 같았다.

“어디서 만날까요?”

수완칭이 단호하게 물었다. 그녀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도... 도서관 앞 카페 어때요? 오후 3시에...”

“좋아요.”

수완칭이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늘 옷차림은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을 썼다. 검은색 원피스에 발목까지 오는 부츠. 목에는 가는 실버 목걸이가 빛나고 있었다.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 린이천은 이미 와 있었다. 그는 구석 자리에 앉아 커피 잔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것 같았다. 커피는 이미 식어 있었다.

“늦었어요?”

수완칭이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물었다.

“아니요... 제가 일찍 왔어요.”

린이천이 책을 내밀었다. 비닐로 포장된 책이었다.

“다 읽었어요. 깨끗하게 보관했어요.”

수완칭이 책을 받아들었다. 그녀는 포장을 뜯지 않고, 책 표지를 바라보았다. 『권력과 복종의 심리학』. 저자는 외국 학자였다. 그녀는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책이었다.

“어땠어요?”

그녀가 물었다.

린이천이 잠시 망설였다.

“...흥미로웠어요. 특히 권력 관계의 동역학에 대한 부분이요. 어떤 사람들은 복종을 통해 오히려 자유를 느낀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수완칭의 눈이 반짝였다.

“그래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네... 하지만 그걸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요. 어쨌든 복종한다는 건 자존심을 버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재미있다고 느끼는 걸까요?”

수완칭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무심한 척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사람은 누구나 통제당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특히 자신이 선택한 사람에게 통제당하는 건, 오히려 해방감을 준다고 해요.”

린이천의 눈이 커졌다. 그는 수완칭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런 경험이 있으세요?”

그의 질문은 예상 외로 직접적이었다. 수완칭이 잠시 멈칫했다.

“...직접 경험은 아니에요. 그냥 책에서 읽은 거예요.”

린이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의심스러웠다. 그는 마치 수완칭의 표정 뒤에 숨은 진실을 읽으려는 듯했다.

수완칭은 갑자기 자신의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가 이렇게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소심함이 없었다. 대신, 무언가를 간파하려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책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수완칭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린이천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만요.”

그의 손길은 의외로 강했다. 수완칭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린이천은 자신이 한 행동에 깜짝 놀란 듯 손을 놓았다.

“미안해요... 그게... 혹시 이 책에 대해 더 이야기할 시간이 있으세요? 저... 아직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요.”

그는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수완칭은 그의 눈에 다시 나타난 호기심을 놓치지 않았다. 이 남자는 분명히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아니면 적어도 알고 싶어 했다.

“내일 같은 시간, 여기서 다시 만나요.”

수완칭이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날 밤, 수완칭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린이천의 손길이 아직도 손목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눈빛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었다.

그녀는 그동안 많은 남자들을 만나왔다. 돈 많고 잘생긴 재벌 2세들, 능력 있는 변호사나 의사들, 그녀에게 아첨하며 달라붙는 남자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녀의 마음을 이렇게 흔들어 놓지는 못했다.

린이천은 달랐다. 그는 겉으로는 소심해 보였지만, 그 속에 숨겨진 무언가가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것은 마치 자신이 오랫동안 찾고 있던 퍼즐 조각 같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검색창을 열었다. ‘린이천 철학과’라고 입력하자, 몇 개의 결과가 떴다.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하나 있었고, 교수 추천서가 몇 개 있었다. 그중 하나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린이천 학생은 철학적 사고가 뛰어나며, 특히 권력 구조와 윤리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논문은 기존의 통념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수완칭이 미소를 지었다.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다음 날 만남이 기다려졌다.

다음 날, 수완칭은 카페에 30분 일찍 도착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초조해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치 운명이 그를 그녀 앞에 데려다준 것 같았다.

린이천은 정확히 3시에 나타났다. 그는 어제와 같은 후드티를 입고 있었지만, 오늘은 조금 더 단정해 보였다. 머리도 정리한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인사했다.

“네, 안녕하세요.”

린이천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오늘 더 긴장한 것 같았다. 손가락이 테이블 가장자리를 불안하게 두드리고 있었다.

“어제 말한 책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죠?”

수완칭이 물었다.

“네... 사실, 그 책을 읽고 나서 궁금한 점이 많아졌어요. 저자는 권력 관계가 단순한 지배와 복종이 아니라 상호 작용이라고 주장하더라고요. 즉, 복종하는 쪽도 자신의 의지로 그 관계를 선택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그런 관계가 진정으로 가능할까요? 상대방을 완전히 신뢰하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게?”

수완칭이 그의 질문에 깊이 생각했다. 사실 그녀도 오랫동안 같은 질문을 해왔다. 그녀는 복종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통제당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자신의 의지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그녀가 갈망하는 것이었다.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단, 상대방을 진정으로 믿을 수 있을 때만 가능하죠. 그리고 그 관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시간과 신뢰가 필요해요.”

린이천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다시 그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

“당신은 그런 믿음을 가져본 적 있나요?”

수완칭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그는 정말로 그녀의 내면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

“죄송해요, 너무 개인적인 질문이었죠?”

린이천이 미안한 듯 말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무언가 중요한 실마리를 잡았다는 듯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니에요... 그냥...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수완칭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요? 당신은 그런 믿음을 가져본 적 있나요?”

린이천이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그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했다.

“네, 있어요. 하지만 그건 오래전 일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다시 찾고 있어요.”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카페의 부드러운 재즈 음악만이 그들의 사이를 채웠다. 수완칭은 자신이 점점 더 그에게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단순한 소심한 남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어두운 면을 가진, 그럼으로써 그녀를 더욱 끌어당기는 사람이었다.

“다음 주에도 여기서 만날 수 있을까요?”

린이천이 먼저 물었다.

“물론이죠.”

수완칭이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부드러웠다.

그날 이후, 그들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처음에는 책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점점 그들의 대화는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린이천은 그녀에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추천했고, 수완칭은 그에게 마르키즈의 『백년의 고독』을 추천했다. 그들은 문학과 철학,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항상 어떤 주제로 돌아왔다. 권력과 복종, 지배와 굴복.

어느 날, 수완칭이 용기를 내어 물었다.

“당신은 왜 그런 주제에 관심이 있어요?”

린이천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어릴 때부터... 나는 항상 통제당하는 걸 싫어했어요. 부모님의 기대, 학교의 규칙, 사회의 잣대. 모든 것이 나를 얽매고 있었죠. 그래서 나는 반항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나는 통제하는 쪽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통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의지를 꺾을 수 있을까? 그게 나의... 어두운 취미였어요.”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하지만 최근에 알게 됐어요. 통제당하는 쪽에도 그만의 해방감이 있다는 것을. 복종은 때로 자유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을.”

수완칭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바로 자신이 찾던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갈망해왔다. 자신의 내면을 이해해주고, 동시에 도전해 줄 사람.

“나도 그래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항상 통제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두려웠어요. 내 의지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 상대방에게 내 모든 것을 맡기는 것. 그게 두려웠지만, 동시에 너무나 원했어요.”

린이천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차가웠지만, 그녀에게는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럼, 우리 함께 알아가 볼래요? 그 경계를?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원하는지?”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것은 기쁨과 두려움이 섞인 눈물이었다.

“응, 함께 할게.”

그날 이후,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린이천은 그녀에게 작은 임무를 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다음 만남까지 특정 책을 읽어오라는 것, 혹은 그날 입을 옷을 미리 정해오라는 것. 처음에는 단순한 것들이었지만, 점점 더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것으로 변해갔다.

수완칭은 그 명령들을 하나씩 따르면서, 자신이 점점 더 그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무섭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녀에게 전에 없던 안정감을 주었다. 마치 오랫동안 헤매던 배가 마침내 항구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느 날, 린이천이 그녀에게 물었다.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뭐야?”

수완칭이 잠시 생각했다.

“통제를 잃는 거... 아니, 오히려 통제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거.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게 두려워.”

린이천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평소와 달랐다. 어딘가 위험해 보이면서도 매혹적이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게.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약속을 해야 해.”

“무슨 약속?”

“네가 나를 완전히 믿어야 한다는 거. 내가 너를 어디로 데려가든, 결국 너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게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어.”

수완칭이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확신과 결의가 있었다. 마치 그녀의 모든 두려움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하나씩 허물어뜨리겠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약속할게.”

그녀가 말했다.

“나는 너를 믿어.”

그 순간, 도서관의 차가운 형광등 아래에서 시작된 그들의 관계는, 이제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서로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수완칭은 그날 밤, 일기에 이렇게 썼다.

*“나는 마침내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았다. 그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 모든 것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갈 것이다. 나는 준비되었다. 비록 그 길이 두렵고 위험할지라도, 나는 그와 함께 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일기를 덮고 창문을 열었다. 가을 밤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박혀 있었다.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다음 날, 그들은 다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에는 린이천이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늘부터 우리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 거야. 네가 따를 규칙.”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지만, 그것은 설렘의 두근거림이었다.

“첫 번째 규칙. 우리가 만나는 동안, 너는 나를 ‘주인’이라고 불러야 해.”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 단어가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상상만 해도 온몸이 뜨거워졌다.

“네... 주인.”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분명했다.

린이천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두 번째 규칙. 내 명령은 절대 거부할 수 없어. 하지만 네가 정말로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나는 네 의견을 존중할 거야. 하지만 일단 결정된 명령은 반드시 따라야 해.”

수완칭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세 번째 규칙. 우리의 관계는 비밀이야.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이건 우리만의 세계야.”

“알겠어요, 주인.”

린이천이 손을 내밀었다. 수완칭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그녀는 그 온도가 편안하게 느껴졌다.

“좋아. 그럼 이제부터 시작이야.”

그들이 손을 잡은 그 순간, 도서관의 차가운 조명 아래에서 태어난 그들의 관계는 마침내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 길은 그들을 어디로 데려갈지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서로가 함께 있기에, 그들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다.

수완칭은 그날 밤, 자신의 방에서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의 그녀는 평소와 다르게 보였다. 눈동자에 무언가 새로운 빛이 깃들어 있었다. 그것은 희망이자, 동시에 위험한 집착이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목을 만졌다. 아직 아무것도 없었지만, 곧 그곳에 무엇인가가 채워질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그 감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린이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날 밤, 자신의 작업실에서 책상 위에 놓인 여러 도구들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아직 사용되지 않았지만, 곧 그 주인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기다려, 수완칭. 곧 너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게.”

그가 중얼거렸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끝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서.

수완칭은 다음 만남에서 린이천에게 한 가지 요청을 했다.

“주인, 저에게 규칙을 더 많이 주세요. 제가 따라야 할 규칙이 더 필요해요.”

린이천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너는 정말로 그것을 원해?”

“네, 주인. 저는 주인님께 완전히 복종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느리게 느껴져요. 저는 더 빨리, 더 깊이 들어가고 싶어요.”

린이천이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서두르면 안 돼. 너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너의 마음이 아직 흔들리고 있어.”

수완칭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말하지 마.”

린이천의 목소리가 갑자기 엄격해졌다. 그녀는 그의 변화에 놀랐다.

“내가 말했잖아, 네가 준비되었을 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거라고.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야. 너는 먼저 나를 더 믿는 법을 배워야 해. 진정한 믿음은 시간이 필요해.”

수완칭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옳았다. 그녀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않고는 그녀는 진정한 복종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알겠어요, 주인.”

그녀가 작게 말했다.

린이천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그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너는 강해. 하지만 때로는 약해지는 법도 배워야 해. 내가 너를 가르칠게. 하지만 그 전에, 너는 나를 완전히 믿어야 해. 알겠지?”

“네, 주인.”

수완칭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것은 좌절감이 아니라, 감동이었다. 그가 그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그들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린이천은 그녀에게 점차 더 많은 책임을 주었고, 수완칭은 그 책임들을 하나씩 수행해 나갔다. 그녀는 자신이 점점 더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처음에는 두려웠던 것들이 이제는 그녀에게 도전이 되었고, 그 도전을 극복할 때마다 그녀는 더 강해졌다.

어느 날, 린이천이 그녀에게 말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간이야.”

수완칭의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그 말을 기다려왔다.

“무엇을 해야 하나요, 주인?”

린이천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이번 주말에 내 집으로 와. 그러면 가르쳐 줄게.”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두려움과 설렘이 섞인 감정으로 그날을 기다렸다.

주말이 왔다. 수완칭은 린이천의 집으로 갔다. 그의 집은 캠퍼스에서 멀지 않은 작은 원룸이었다. 방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책장에는 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다.

“들어와.”

린이천이 그녀를 안으로 안내했다. 수완칭은 긴장한 채로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

“먼저, 이걸 입어 봐.”

린이천이 그녀에게 검은색 드레스를 건넸다. 그것은 간단한 디자인이었지만, 어딘가 관능적인 느낌을 주는 드레스였다.

수완칭이 드레스를 받아 옷을 갈아입었다. 거울 속의 그녀는 평소와 달라 보였다. 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완벽하게 맞았고, 어깨 라인이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

“잘 어울려.”

린이천이 그녀 뒤에 서서 말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 그녀는 그의 손길에 몸을 떨었다.

“이제, 눈을 가릴게. 그래야 네가 더 잘 느낄 수 있어.”

그가 그녀의 눈을 검은 천으로 가렸다. 수완칭은 갑자기 어둠에 휩싸였다. 그녀의 다른 감각들이 예민해졌다. 그녀는 그의 숨소리, 그의 발걸음 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무서워?”

린이천이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조금요...”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하고 안정적이었다.

린이천이 그녀를 이끌어 방 안을 걸었다. 그녀는 시야가 차단된 상태에서 그의 안내에만 의지해야 했다.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점차 그의 손길이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는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제부터 나는 너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할 거야. 솔직하게 대답해.”

“네, 주인.”

“너는 왜 복종하고 싶어?”

수완칭이 잠시 생각했다.

“그것이 저를 자유롭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평소에는 제가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해요. 제 행동, 제 말, 제 표정까지도. 하지만 주인님 앞에서는, 저는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어요. 그것이 저에게 해방감을 줘요.”

린이천이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다음 질문.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뭐야?”

“제가 통제를 완전히 잃는 거예요. 제 의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게 두려워요.”

“하지만 네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 아니야?”

수완칭이 잠시 멈칫했다. 그는 정확히 지적했다.

“네... 그게 무서운 거예요. 내가 원하는 것이 동시에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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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적인 초대

수완칭은 기숙사 방 침대에 누워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학교 포럼 쪽지함에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가 그녀의 심장을 불규칙하게 뛰게 만들었다.

발신자는 린이천. 같은 과 남학생이었지만, 그동안 그와 단 한 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항상 교실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는 음침한 이미지의 남자. 그런 그가 갑자기 쪽지를 보내왔다.

“주말에 시간 있으면 호텔 스위트룸에서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호텔. 스위트룸. 과제 논의. 말도 안 되는 핑계였다. 학교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굳이 호텔 방에서 하겠다는 것은 분명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다.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며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재벌가 아가씨였다. 우아한 말투, 고급스러운 옷차림,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 환경.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어두운 욕망을. 통제당하고 싶은 갈망. 누군가에게 완전히 복종하고 싶은 충동. 하지만 동시에 그런 자신이 부끄럽고 두려웠다.

수완칭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몇 분간의 침묵 끝에, 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네. 알겠습니다. 토요일 오후 2시에 뵐게요.”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손이 약간 떨렸다. 곧바로 답장이 왔다.

“기다리겠습니다. 방 번호는 1208호입니다.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바로 올라오세요.”

차갑고 단호한 문장. 명령조의 말투. 수완칭의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었다. 이것이 그녀가 찾던 것일까? 이 소심해 보이는 남학생이 과연 그녀가 원하는 ‘주인’이 될 수 있을까?

토요일 아침, 수완칭은 거울 앞에서 옷을 갈아입고 또 갈아입었다. 검은색 원피스. 너무 정장 같아 부담스럽다. 베이지색 블라우스와 치마. 너무 평범하다. 결국 그녀는 짙은 회색의 슬림 핏 원피스를 골랐다. 몸에 딱 맞는 디자인으로,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을 주는 옷이었다.

화장은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을 썼다. 은은한 스모키 메이크업에 진한 레드 립스틱.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다.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심.

호텔 로비에 도착했을 때, 시계는 오후 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수완칭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으로 올라갔다. 복도는 조용했다. 카펫 위를 걷는 발소리만이 희미하게 울렸다.

1208호실 앞에 서서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초인종을 누르는 손가락이 떨렸다.

딩동.

문이 열리기까지 몇 초가 걸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린이천이 나타났다. 그는 평소 학교에서 본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교실에서는 항상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앉아 있던 남자가 이제는 당당하게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어떤 확신과 통제력이 담겨 있었다.

“들어와요.”

린이천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이고 방 안으로 발을 들였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방 안은 그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화려한 호텔 스위트룸이 아니라, 마치 어떤 의식(ritual)을 위한 공간처럼 꾸며져 있었다. 거실 중앙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정렬되어 있었다. 가죽 채찍, 수갑, 재갈, 그리고 그녀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물건들.

수완칭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발이 땅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과제 논의는… 핑계였죠?”

그녀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린이천은 천천히 그녀 앞으로 걸어와 가까이 섰다. 그의 키는 그녀보다 약간 컸고, 가까이서 보니 그의 눈동자는 생각보다 깊고 짙었다.

“물론이죠. 하지만 당신도 이미 알고 있었잖아요. 그런데도 왔어요.”

린이천은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수완칭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맞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이 자리에 왔다.

“옷을 벗으세요.”

단호한 명령이었다. 수완칭의 숨이 막혔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어떤 동정이나 망설임도 없었다. 오직 차가운 확신만이 있었다.

“여기서… 지금?”

“네. 여기서. 지금.”

수완칭의 손이 원피스 지퍼로 향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게 옳은 걸까? 너무 빠른 거 아냐? 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몸은 이미 명령에 복종하고 있었다. 천천히 지퍼를 내리고, 원피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검은색 속옷만 입고 서 있었다. 린이천은 그녀의 몸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피부에 닿는 곳마다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속옷도 벗으세요.”

수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브래지어 뒤쪽 고리를 풀었다. 그녀의 가슴이 드러났을 때, 그녀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어졌다. 팬티도 벗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손이 떨려서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린이천은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팬티 가장자리에 닿았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약간의 비꼬는 듯한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팬티를 잡아당겨 벗겼다. 이제 그녀는 완전히 나체가 되어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무릎 꿇어요.”

린이천의 명령에 수완칭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카펫이 그녀의 무릎을 식혔다. 그는 그녀 주위를 천천히 걸으며 그녀의 몸을 살펴보았다. 마치 자신의 소유물을 검사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당신은 아름다워요. 정말로.”

그의 말에 수완칭의 가슴이 설렜다. 하지만 이내 그는 냉정한 어조로 덧붙였다.

“하지만 아름다움만으로는 부족해요.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이 얼마나 복종할 수 있는지 보여주세요.”

린이천은 테이블 위에 있는 가죽 채찍을 집어 들었다. 수완칭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기대감이 그녀의 몸을 스쳤다.

“오늘은 첫 번째 시험이에요. 당신이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 얼마나 내 말을 잘 들을 수 있는지 알아볼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네… 주인님.”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그녀의 몸에 전율이 흘렀다. ‘주인님’이라고 불렀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그렇게 불렀다. 린이천의 눈빛이 만족스럽게 빛났다.

“잘했어요. 그럼 시작할게요.”

채찍이 그녀의 등을 스쳤다. 강한 충격이 아니라, 약한 자극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피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수완칭은 숨을 멈추고 그 느낌에 집중했다.

“긴장하지 마요. 편안하게 숨 쉬어요.”

린이천의 목소리는 이제 약간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부드러운 손길이 그녀를 안정시켰다.

다음 채찍질은 조금 더 강했다. 엉덩이 부위를 정확히 때렸다. 찰싹 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아프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자극이 그녀의 감각을 깨우는 듯했다.

“아파요?”

“아… 아니요… 주인님.”

“솔직하게 말해요.”

“조금… 뜨거워요. 하지만… 좋아요.”

린이천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그녀가 본 어떤 미소와도 달랐다.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인 미소였다.

“좋아요. 그럼 더 강하게 할게요.”

채찍이 연속해서 그녀의 등을 때렸다. 이번에는 확실히 아팠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 묘한 쾌감이 섞여 있었다. 수완칭은 숨을 헐떡이며 참았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울어도 돼요. 하지만 움직이면 안 돼요.”

그녀는 그의 명령에 따라 꼼짝하지 않았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린이천은 잠시 채찍질을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잘 참았어요. 첫 번째 시험은 통과예요.”

그의 손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 부드러운 손길에 수완칭은 더욱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왜 울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아파서? 부끄러워서? 아니면 기뻐서? 모든 감정이 뒤섞여 그녀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일어나요.”

수완칭은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의 몸은 약간 떨리고 있었다. 린이천은 테이블 위에 있는 수갑을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이걸 해볼게요. 손을 앞으로 내밀어요.”

그녀는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그가 수갑을 채웠다. 차가운 금속이 그녀의 손목을 감쌌다.

“이제 침대로 걸어가요.”

수완칭은 수갑 찬 손을 앞으로 내민 채 침대로 걸어갔다. 린이천은 그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가 침대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다시 명령했다.

“엎드려요.”

그녀는 침대 위에 엎드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그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통제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예요. 첫 만남 치고는 꽤 잘했어요.”

린이천은 수갑을 풀어주었다. 수완칭은 일어나서 자신의 옷을 주웠다. 그녀의 몸에는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것을 보며 그녀는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옷을 다시 입으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이것이 그녀가 원하던 것일까? 이 소심해 보이는 남자가 과연 그녀가 찾던 ‘주인’일까? 아직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가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 주에도 같은 시간에 만나요.”

린이천이 말했다. 명령이었다. 부탁이 아니라.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주인님.”

그녀가 방을 나서려 할 때, 린이천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잊지 마요. 오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요. 이것은 우리만의 비밀이에요.”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볼, 약간 헝클어진 머리. 하지만 그 눈동자는 생생하게 빛나고 있었다.

호텔 로비를 나서면서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학교로 돌아가는 길,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두려움과 기대, 부끄러움과 만족감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강한 것은, 다음 주를 기다리는 설렘이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린이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 주 기다리겠습니다.”

답장은 곧바로 왔다.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리고 오늘 본 도구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말해요. 다음에는 그걸 사용할 테니까.”

수완칭의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떤 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벌써 다음 주의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다.

기숙사 방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거울 앞에 섰다. 옷을 벗고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등과 엉덩이에 남은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 자국을 더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녀는 알 것 같았다. 이것이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임을. 그리고 린이천이 그녀가 찾던 바로 그 사람임을. 하지만 아직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진정으로 그녀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지, 그녀가 그에게 완전히 복종할 수 있을지.

그녀는 핸드폰을 켜고 포럼 쪽지함을 다시 열었다. 그가 보낸 첫 번째 메시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결심했다. 다음 주, 그녀는 더욱 적극적으로 그에게 자신을 바칠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그가 그것을 받아들일지 시험해볼 것이다.

밤이 깊어갈 무렵, 수완칭은 잠들기 전에 다시 한 번 그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 위험한 게임이 그녀를 더욱 살아있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음 날 학교에서 그녀는 린이천을 보았다. 그는 교실 구석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 하지만 이제 그녀는 알았다. 그 조용한 표정 아래 숨겨진 강력한 통제력을.

그녀가 그를 지나칠 때, 그는 살짝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주 잠시였지만, 그 눈빛에는 어떤 약속이 담겨 있었다. 수완칭은 고개를 숙이고 자리로 걸어갔다. 그녀의 심장은 하루 종일 불규칙하게 뛰었다.

주말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수완칭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BDSM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서브미시브의 역할, 복종의 의미, 안전어의 중요성. 그녀는 자신이 어떤 위치에 서게 될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금요일 밤, 그녀는 린이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준비됐어요. 어떤 도구를 가져와야 하나요?”

그의 답장은 간결했다.

“아무것도 가져오지 마요. 모든 것은 내가 준비할 테니까. 너는 오직 너 자신만 데리고 오면 돼요.”

그 말에 수완칭은 다시 한 번 전율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토요일 오후, 그녀는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호텔로 향했다. 이번에는 덜 긴장되었다. 오히려 기대감이 더 컸다. 1208호실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초인종을 누르기 전에 잠시 심호흡을 했다.

문이 열렸다. 린이천이 그녀를 맞이했다. 오늘은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전보다 더 위압적으로 보였다.

“들어와요.”

수완칭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방은 조금 달라 보였다. 거실 중앙의 테이블 위에는 더 많은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벽에는 거울이 추가로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그녀의 모습을 더 잘 보기 위한 것일 것이다.

“오늘은 두 번째 시험이에요. 지난번보다 조금 더 어려울 거예요.”

린이천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준비됐어요?”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주인님.”

“좋아요. 그럼 옷을 벗고 무릎 꿇어요.”

그녀는 순순히 명령에 따랐다. 옷을 벗고 나체가 된 그녀는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린이천은 그녀 주위를 천천히 걸으며 그녀의 몸을 살펴보았다.

“지난번 맞은 자국이 아직 남아 있네요.”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등에 남은 붉은 자국을 더듬었다. 수완칭은 그 촉감에 몸을 떨었다.

“이 자국들은 당신이 내 소유물이라는 증거예요.”

그의 말에 수완칭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자신이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음을 느꼈다.

린이천은 테이블에서 가죽 끈이 달린 물건을 집어 들었다. 그것은 개 목줄처럼 생겼다.

“이걸 채워줄게요.”

그가 목줄을 그녀의 목에 채웠다. 가죽이 그녀의 피부를 감쌌다. 끈을 잡아당기자 그녀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들렸다.

“눈을 감아요.”

수완칭은 눈을 감았다. 그녀의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졌다. 그가 움직이는 소리, 그의 숨소리, 방 안의 향기까지 모든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입을 벌려요.”

그녀가 입을 벌리자, 그가 무언가를 그녀의 입 안에 넣었다. 재갈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눈을 뜨려고 했지만, 그의 손이 그녀의 눈을 가렸다.

“눈을 감고 있어요.”

그녀는 다시 눈을 감았다. 재갈 때문에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긴장 풀어요.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테니까.”

그의 목소리가 그녀를 안정시켰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린이천은 천천히 그녀의 몸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서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우면서도 확신에 차 있었다. 때로는 민감한 부위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그녀의 몸을 떨게 만들었다.

수완칭은 어떤 자극이 올지 알 수 없어 더욱 예민해졌다. 그의 손이 그녀의 가슴에 닿았을 때, 그녀는 숨을 멈추었다. 그는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갑자기 꼬집었다. 그녀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재갈 때문에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파요? 하지만 그걸 참는 것도 복종의 일부예요.”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희열이 섞여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자극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수완칭은 그 모든 자극을 참아내야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는 마침내 재갈을 풀어주었다. 수완칭은 숨을 헐떡이며 공기를 들이마셨다.

“오늘은 여기까지예요. 잘했어요.”

그가 목줄도 풀어주었다. 수완칭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린이천은 그녀 옆에 앉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처음 치고는 꽤 잘 버텼어요. 하지만 아직 멀었어요.”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직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 주에는 더 어려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어요. 준비됐어요?”

그녀는 힘없이 미소를 지었다.

“네, 주인님. 기대하고 있어요.”

그녀는 옷을 입고 방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지난주보다 더 생생한 눈동자. 그녀는 이제 확신했다. 이것이 그녀가 원하던 길임을.

기숙사로 돌아와서 그녀는 핸드폰을 켜고 린이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주가 기다려져요.”

답장은 곧바로 왔다.

“나도 기대하고 있어. 하지만 명심해, 이것은 게임이 아니야. 진짜야. 너의 모든 것을 내게 바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

수완칭은 그 메시지를 여러 번 읽었다. 그리고 그녀는 결심했다. 다음 주,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자신의 두려움과 욕망, 모든 것을. 그리고 그가 그것을 받아들일지 지켜볼 것이다.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다시 그 방에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녀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선택당하는 쪽이었다. 그 꿈은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일어나서 거울 앞에 섰다. 자신의 몸에 남은 자국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진정한 자신을 받아들여 줄 누군가를 만나는 것.

그녀는 이제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의 주인이 될 린이천을 완전히 믿기로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처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처마저도 그녀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린이천을 보았다. 그는 평소처럼 교실 구석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알았다. 그의 조용한 모습 아래 숨겨진 강력한 힘을.

그녀가 자리에 앉자, 그의 시선이 그녀를 스쳤다. 아주 잠시였지만, 그 눈빛에는 어떤 약속이 담겨 있었다. 수완칭은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비밀스러운 관계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앞에 펼쳐질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날 오후, 그녀는 다시 한 번 포럼 쪽지함을 확인했다. 그가 새로운 메시지를 보내왔다.

“다음 주에는 특별한 준비를 해올게. 너의 한계를 시험해볼 시간이다.”

수완칭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답장을 보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주인님.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녀의 손가락이 떨렸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의 중간쯤 와 있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녀는 궁금해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알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복종은 자신을 잃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완전히 찾는 과정임을.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내일은 또 다른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날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첫 번째 조련

방 안은 어두웠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가로등 불빛이 바닥에 얇은 은색 선을 그렸다. 수완칭은 방 중앙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손목은 등 뒤로 묶였고, 발목도 의자 다리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린이천이 천천히 그녀 앞에 무릎을 꿇으며 두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평소 교실에서 볼 수 없던 차가운 집중력을 띠고 있었다.

“이건 SM 게임이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마치 오랜 시간 준비한 대본을 읽는 듯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내가 너를 조련할 거야. 하지만 규칙이 있어. 먼저, 안전 신호를 정하자.”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었다.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빨간색은 완전 중지야. 노란색은 잠시 멈춰달라는 뜻. 초록색은 계속하라는 거야.” 린이천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살며시 스쳤다. “네가 말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몸짓 신호도 있어. 손가락을 두 번 두드리면 빨간색, 한 번은 노란색이야. 알겠어?”

“알겠어.” 수완칭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눈에는 기대감이 반짝였다.

린이천은 일어나서 책상 위에 놓인 가방으로 걸어갔다. 가방에서 여러 가지 도구를 꺼내며 천천히 설명했다. “이건 전동봉이야. 다양한 진동 모드가 있어. 이건 채찍이지만, 오늘은 사용하지 않을 거야. 처음이니까 천천히 가자.”

그가 전동봉을 손에 쥐었다. 검은색 플라스틱 몸체에 은색 버튼이 달려 있었다. 스위치를 켜자 낮은 웅웅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수완칭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처음에는 낮은 진동으로 시작할게.” 린이천이 그녀 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네가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 호흡을 깊게 해. 몸에 힘을 빼.”

수완칭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았다. 린이천은 전동봉을 그녀의 팔뚝에 살짝 대었다. 진동이 피부를 타고 전해졌다.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떴다.

“긴장 풀려고 하는 거야. 믿어.”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함이 배어 있었다.

전동봉이 천천히 팔 안쪽을 따라 내려갔다. 민감한 부분에 닿을 때마다 수완칭의 몸이 떨렸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의자에 밀착시켰다. 린이천은 진동 강도를 조금 높였다.

“좋아. 잘 하고 있어.” 그가 속삭였다. “이제 네가 가장 민감한 부위를 건드릴 거야. 준비됐니?”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목이 말랐다. 혀로 입술을 축였다.

린이천은 전동봉을 그녀의 쇄골로 옮겼다. 진동이 뼈를 타고 퍼져 내려갔다. 수완칭은 숨을 삼켰다. 그의 손이 천천히 내려와 그녀의 가슴 위에 머물렀다. 옷감 위로 전동봉이 닿았다. 그녀는 몸을 떨었다.

“여기가 민감하구나.” 린이천이 낮게 웃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어.”

전동봉이 천천히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수완칭은 손목을 움켜쥐었다. 밧줄이 피부에 파고들었지만 아프지 않았다. 그저 단단히 고정되었다는 느낌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제발... 더...” 그녀도 모르게 입에서 새어 나온 말이었다.

린이천은 전동봉을 멈췄다. “무슨 색이야?”

“초... 초록색.” 수완칭이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

그는 다시 진동을 켰다. 이번에는 강도를 중간으로 높였다. 전동봉이 그녀의 젖꼭지 위에 멈췄다. 옷감 사이로 전해지는 진동이 그녀의 온몸을 전율케 했다. 수완칭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을 흘렸다.

“좋아. 네 몸이 반응하는 게 보여.” 린이천이 말했다. “네 젖꼭지가 이렇게 단단해졌어. 느껴져?”

수완칭은 얼굴이 붉어졌다. 부끄러움과 흥분이 뒤섞여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린이천은 전동봉을 그녀의 배 위로 내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진동이 배꼽 아래로 향했다. 수완칭은 근육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의자에서 들어 올리려 했다.

“움직이지 마.” 린이천이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움직이면 내가 멈출 거야.”

수완칭은 즉시 몸을 굳혔다.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통제에 대한 확신이 서려 있었다. 그 모습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

전동봉이 치마 위로 올라갔다. 허벅지 안쪽에 닿았다. 수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진동이 피부를 타고 퍼져 올라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벌리려 했다. 하지만 발목이 묶여 있어서 완전히 벌릴 수 없었다.

“네 몸이 나를 원하고 있어.” 린이천이 중얼거렸다. “네 다리가 떨리고 있어. 팬티도 이미 젖었겠지?”

수완칭은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부끄러움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말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전동봉이 천천히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에 닿았다. 옷감 사이로 전해지는 진동이 그녀의 온몸을 관통했다.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었다. 신음이 새어 나오지 않으려고 애썼다.

“소리를 내도 돼.” 린이천이 속삭였다. “아무도 듣지 않아. 너는 오직 나만을 위해 소리를 내는 거야.”

그 말이 마지막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수완칭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쾌락에 몸을 맡겼다. 전동봉이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정확히 자극했다. 진동이 강도를 높였다.

“아... 안 돼... 너무...” 그녀가 말을 잇지 못했다.

린이천은 진동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더했다. “이제 네가 오르가슴에 도달할 때까지 갈 거야. 집중해. 네 몸이 느끼는 것만 생각해.”

수완칭의 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복부가 조여지고 다리가 떨렸다. 그녀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전동봉의 진동이 그녀를 절정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이제 곧 올 거야.” 린이천이 낮게 말했다. “네가 오는 모습을 보고 싶어. 눈을 떠. 나를 봐.”

수완칭은 간신히 눈을 떴다. 그의 눈과 마주쳤다. 그 순간 쾌락이 폭발했다. 그녀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입에서는 신음이 끊이지 않았다. 온몸이 뜨거운 파도에 휩싸였다.

절정이 지나고, 그녀의 몸이 힘없이 의자에 늘어졌다. 숨이 가빴다. 눈앞이 흐릿해졌다. 린이천이 전동봉을 끄고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수완칭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빈 듯했다. 쾌락의 여운이 아직 몸 구석구석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부끄러움과 혼란이 밀려왔다. 자신이 방금 겪은 일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린이천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잘했어. 첫 번째 조련이 성공적이었어. 기분은 어때?”

수완칭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부끄러움과 만족감이 뒤섞인 감정이 그녀를 압도했다. 그녀는 입술을 떨며 말했다. “왜... 이런 걸 원하는지 모르겠어...”

린이천은 조용히 웃었다. “알게 될 거야.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천천히 깨닫게 될 거야.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풀어줄게.”

그가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손목이 자유로워지자 수완칭은 팔을 내렸다. 손목에 자국이 남아 있었다. 붉은 자국이었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린이천이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았다. “오늘 기분이 어땠는지 솔직하게 말해줘. 무서웠어? 아니면 좋았어?”

수완칭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두 가지 다였어... 무서우면서도... 좋았어. 하지만 왜 좋았는지 모르겠어.”

“알게 될 거야.” 린이천이 일어서며 말했다. “다음 시간에도 같은 장소야. 그때까지 네가 느낀 감정을 잘 기억해둬.”

그는 가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완칭은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넘어질 뻔했다. 린이천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가까이에서 그의 체온이 느껴졌다.

“조심해.” 그가 낮게 말했다. “아직 몸이 적응하지 못했어.”

수완칭은 그에게 기대어 섰다.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잠시 동안 그들은 그렇게 서 있었다. 방 안에는 침묵만이 흘렀다.

수완칭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있잖아... 나는 왜 이런 걸 원하는 걸까? 나는 항상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런데 왜 이렇게... 이렇게 무너지고 싶은 걸까?”

린이천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어쩌면 완벽함이 너를 지치게 했나 봐.” 그가 천천히 말했다. “너는 누군가에게 통제당하면서도 동시에 보호받고 싶어하는 거야. 그건 이상한 게 아니야.”

그의 말에 수완칭은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했다. 린이천은 망설이다가 그녀의 등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의 손길은 서툴렀지만, 그 안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수완칭이 울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미안해. 너를 이상하게 만든 건 아닐까?”

“아니야.” 린이천이 부드럽게 대답했다. “네가 이렇게 솔직하게 감정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좋아. 그리고... 나에게도 이게 처음은 아니야. 연구를 많이 했어.”

수완칭은 그의 말에 놀랐다. “연구? 이걸 위해서?”

“응.”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나를 선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어. 그래서 책도 읽고, 인터넷도 찾아봤어. 안전하게 하는 방법, 네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어.”

그 말에 수완칭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정말로.”

린이천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이제 좀 쉬어. 내일 학교 가야지. 너 피곤해 보여.”

수완칭은 웃었다. 그 웃음은 평소의 가식적인 미소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응. 고마워, 이천아.”

그녀가 방을 나가려 할 때, 린이천이 그녀를 불렀다. “완칭아.”

“응?”

“오늘 있었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해.”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배어 있었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리고... 다음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게.”

그녀는 문을 닫고 나갔다. 복도에 혼자 서서 심호흡을 했다. 아직 다리가 떨렸다. 몸 구석구석에 쾌락의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만졌다. 그의 손길이 닿았던 자리였다.

“미친 짓이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속삭였다. ‘하지만 좋았잖아. 그가 너를 통제하는 게. 너는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됐어. 아무것도 결정할 필요 없었어.’

숙소로 돌아와 방문을 닫자, 텅 빈 공간이 그녀를 반겼다. 수완칭은 침대에 주저앉아 손목을 바라보았다. 붉은 자국이 아직 선명했다. 그녀는 그 자국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내일 학교에 가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녀는 완벽한 재벌가 아가씨가 되어야 했다. 웃고, 말하고, 사람들을 대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 모든 완벽함 뒤에는 자신을 통제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린이천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다. 오늘은 충분했다. 너무 많은 것을 느꼈다. 천천히, 서서히 가야 한다.

밤이 깊어갔다. 수완칭은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 아래 서서 뜨거운 물을 몸에 쏟으며 그녀는 눈을 감았다. 물소리와 함께 그의 목소리가 다시 귀에 맴돌았다. “네가 오는 모습을 보고 싶어. 눈을 떠. 나를 봐.”

그녀는 몸을 떨었다. 다시 한 번 그 순간이 재현되는 듯했다. 그녀는 손으로 벽을 짚었다.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이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잠옷을 입었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같은 얼굴이지만, 무엇인가 달라졌다. 눈빛이 더 깊어졌고,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가 거울 속 자신에게 물었다.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알 것 같았다. 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는 것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침대에 누워 불을 끄자 어둠이 그녀를 감쌌다. 눈을 감으면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소심해 보이는 캠퍼스의 음침한 남학생. 하지만 오늘 밤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녀의 주인, 그녀를 통제하는 자.

수완칭은 손을 내려 자신의 몸을 만졌다. 아직도 민감했다. 전동봉의 진동이 기억났다. 그녀는 숨을 삼켰다. 이렇게 자위하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참을 수 없었다.

손가락이 민감한 부위에 닿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네 몸이 나를 원하고 있어.” 손가락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그녀는 그의 이름을 속삭였다. “이천아... 아...”

절정이 찾아왔다. 그녀는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신음을 삼켰다. 몸이 떨렸다.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생각에 잠겼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 시간이 기다려졌다.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 드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기다려야 한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는 그녀를 기다리라고 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따라야 했다.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그가 웃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주인. 그녀의 조련사. 그녀가 선택한 사람.

수완칭은 조용히 속삭였다. “기다려, 이천아. 나는 준비됐어.”

그녀의 목소리는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밤이 깊어갔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갈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통제당하는 것의 쾌락, 무너지는 것의 자유. 그녀는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자신을 발견해 나가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수완칭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거울을 보니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하지만 몸은 상쾌했다. 어쩌면 처음으로 진정으로 편안한 밤을 보낸 것 같았다.

학교에 가기 위해 옷을 입었다. 교복을 입으며 손목의 자국을 다시 바라보았다. 밧줄 자국이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소매를 내려서 가렸다. 아직 모두에게 보여줄 때가 아니었다.

캠퍼스에 도착하자 평소와 같은 분위기였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인사했다. 그녀는 예의 바르게 받아쳤다. 하지만 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그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점심시간, 도서관 입구에서 그를 봤다. 그는 평소처럼 구부정하게 서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가 다가가자 그는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빛에는 비밀이 담겨 있었다.

“안녕.” 수완칭이 먼저 인사했다.

“안녕.” 그는 책을 닫았다. “잘 잤어?”

“글쎄... 좀 생각이 많았어.” 그녀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점심 같이 먹을래?”

수완칭은 놀랐다. 그가 먼저 제안하다니. “좋아. 어디로 갈까?”

“교정 뒤쪽 벤치가 한적해. 거기서 먹자.”

그들은 함께 걸어갔다. 처음으로 그녀가 그를 따라가는 기분이었다. 평소에는 모두가 그녀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게 이상하면서도 좋았다.

벤치에 앉자 도시락을 펼쳤다. 수완칭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저 그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가 도시락에서 반찬을 집어 그녀의 밥 위에 얹었다.

“먹어. 힘을 보충해야 해.” 그의 말은 명령이었다.

수완칭은 순순히 그가 준 반찬을 먹었다. 그 맛이 특별히 좋지는 않았지만, 그가 줬다는 사실이 그녀를 기쁘게 했다.

“오늘 오후에 시간 있어?” 그녀가 물었다.

“있어. 오후 수업이 없어.”

“그럼... 우리 좀 더... 이야기할 수 있을까?”

린이천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깊었다. “응. 하지만 여기서는 안 돼. 너무 공개적인 장소야. 내 기숙사로 갈래?”

수완칭의 가슴이 뛰었다. 그의 기숙사. 더 친밀한 장소. “좋아. 몇 시에 갈까?”

“오후 3시. 그때 내가 문자 보낼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을 다 먹고 일어나려 할 때,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가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좀 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어.” 그가 낮게 말했다. “네가 준비됐다면.”

수완칭은 숨을 삼켰다. “무엇을... 하고 싶은데?”

“가서 알게 될 거야.” 그가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평소의 소심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었다.

오후 3시, 수완칭은 문자를 받았다. “기숙사 302호. 문은 열려 있어.”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기숙사 건물로 들어갔다. 복도는 조용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을 시간이었다. 302호 앞에 서자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녀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방 안은 깔끔했다. 책상 위에는 그가 준비한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전동봉 외에도 여러 가지 것들이 보였다.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

린이천이 그녀 뒤에서 문을 닫았다. “들어와. 준비됐어?”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마음은 두근거렸다. 이번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움과 기대감이 그녀를 압도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방 중앙으로 이끌었다. 그녀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눈빛은 진지했다.

“오늘은 네가 나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어.” 그가 천천히 말했다. “네가 눈을 가린 채로 내 손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겠어?”

수완칭은 잠시 망설였다. 눈을 가린다는 것은 완전한 무력감을 의미했다. 그가 무엇을 하든 볼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바로 그 무력감이 그녀를 흥분시켰다.

“할 수 있어.” 그녀가 대답했다.

린이천은 서랍에서 검은색 안대를 꺼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을 가렸다.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었다. 어둠만이 그녀를 감쌌다.

“무슨 색이야?” 그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렸다.

“초록색.” 그녀가 숨을 삼키며 대답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 천천히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교복 단추가 하나씩 풀렸다. 그녀는 떨면서 그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옷이 벗겨지고 그녀의 몸이 드러났다. 방 안의 공기가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 그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손목이 머리 위로 묶였다. 이번에는 손목이 침대 프레임에 고정되었다.

“오늘은 좀 더 강한 자극을 줄 거야.”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준비됐니?”

“응...” 그녀가 작게 대답했다.

무언가 차가운 액체가 그녀의 가슴에 떨어졌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녹는 얼음이었다. 차가운 물방울이 그녀의 피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몸을 떨었다.

린이천이 얼음 조각을 손에 쥐고 그녀의 몸 위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음이 그녀의 목에서 가슴으로, 배로 내려갔다. 차가움과 그의 손길이 뒤섞여 그녀를 자극했다.

“시원해?” 그가 물었다.

“너무... 차가워...” 그녀가 대답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차가움이 그녀의 피부를 깨우는 느낌이었다. 얼음이 그녀의 젖꼭지 위를 스쳤다. 그녀는 숨을 삼켰다. 젖꼭지가 즉시 단단해졌다.

“반응이 좋구나.” 그가 낮게 웃었다. “네 몸은 추위에도, 더위에도 민감해. 완벽한 노예가 될 자격이 있어.”

“노예...” 그 말이 그녀의 귀에 맴돌았다. 그 말은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얼음이 그녀의 배꼽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는 근육을 움켜쥐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얼음이 그곳에 닿았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조용히 해.” 그의 목소리가 엄격했다. “참아.”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얼음이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스치며 녹아내렸다. 차가움이 그녀를 자극했다. 그녀는 몸을 떨었다.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감정이 그녀를 압도했다.

얼음이 다 녹자 그의 손가락이 그녀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은 차가웠다. 그가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했다. 그녀는 숨을 헐떡였다.

“벌써 젖었어.” 그가 말했다. “네 몸은 정직하구나.”

그녀는 부끄러웠지만, 그 말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몸을 꼿꼿이 세웠다.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이천아...”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손가락의 속도를 높였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했다. 그녀는 손목을 움켜쥐었다. 쾌락이 그녀를 압도했다.

“이제 곧 올 거야.” 그가 속삭였다. “하지만 아직이야. 멈출 거야.”

그의 손가락이 갑자기 멈췄다. 그녀는 실망감에 신음을 흘렸다. “안 돼... 제발...”

“참아.”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참을 수 있는지 보고 싶어.”

그녀는 숨을 깊게 쉬었다. 몸이 욕망으로 가득 찼다. 그가 다시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더 참아.” 그가 말했다. “네가 명령을 따를 때까지.”

그는 손가락을 빼내고 일어섰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떨었다.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다. 그의 발소리가 방 안을 맴돌았다.

“이제 네게 선택권을 줄게.” 그가 말했다.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줘. 내가 멈춰야 할까? 아니면 계속해야 할까?”

수완칭은 잠시 생각했다. 그녀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계속... 해줘. 제발.”

“좋아. 그럼 네가 내 노예가 되기를 원한다는 뜻이야?”

“응... 원해.”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 위로 와서 밧줄을 풀었다. 안대도 벗겨졌다. 그녀의 눈이 빛에 적응하는 동안, 그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어나.” 그가 명령했다.

그녀는 일어나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는 그녀 앞에 서서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통제욕이 가득했다.

“이제부터 너는 나의 노예야.” 그가 말했다. “내가 명령하면 너는 따라야 해. 내가 말하면 너는 침묵해야 해. 내가 허락할 때만 너는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 이해했어?”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했어.”

“주인이라고 불러.”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주인...”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그녀의 가슴이 뛰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 장면을 얼마나 원했는지 깨달았다. 그가 그녀의 주인. 그녀가 그에게 완전히 복종하는 것.

린이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잘했어. 오늘은 이걸로 충분해. 네가 내 노예가 되기로 결정한 것을 축하해.”

그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몸은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그가 옷을 주워서 그녀에게 건넸다. “입어. 오늘은 여기까지야.”

수완칭은 옷을 입으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평온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속에 숨겨진 욕망을 볼 수 있었다.

“다음 시간은 언제야?” 그녀가 물었다.

“네가 원할 때.” 그가 대답했다. “하지만 명심해. 이번에는 네가 선택한 거야. 이제 후회는 없어.”

“후회 없어.” 그녀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문을 나서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문가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진정한 행복이었다.

복도를 걸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 그녀는 그의 노예였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완벽한 재벌가 아가씨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그의 노예였다. 그리고 그게 그녀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밝았다. 그녀는 자신을 찾았다. 통제당하는 것 속에서 자유를 찾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주인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그녀의 손목에는 아직도 밧줄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자국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표식이었다. 그녀는 그 자국을 만지며 미소 지었다.

다음 시간이 기다려졌다. 그녀는 벌써부터 그를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레고 있었다. 그녀의 주인. 그녀의 모든 것.

역할 교체 시도

수완칭은 린이천의 방 한가운데 서서 손에 든 채찍을 만지작거렸다. 가죽 특유의 매끈한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오늘은 내가 먼저 시작할게."

린이천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특별한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다만 평소와 다름없는 무기력한 표정뿐이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수완칭은 채찍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진짜로 때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늉만 하려는 것인지 스스로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이상 물러날 수 없었다.

"일어나."

린이천이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키는 수완칭보다 조금 더 컸지만, 지금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복종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벽을 보고 서."

린이천이 말없이 벽 쪽으로 돌아섰다. 그의 등이 수완칭을 향했다. 그 등은 마치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겠다는 듯 편안하게 보였다.

수완칭은 채찍을 휘둘렀다. 가볍게 그의 등 위를 스쳤다. 찰싹 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린이천이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 한 번. 이번에는 조금 더 세게.

린이천의 어깨가 살짝 긴장하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수완칭이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초조함이 섞여 있었다.

"무슨 말을 하길 원해?"

린이천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는 여전히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평을 하든가, 저항을 하든가... 뭔가 반응을 보여."

"네가 원하는 게 그거야?"

수완칭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배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채찍을 다시 휘둘렀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붉은 자국이 하얀 셔츠 위로 드러났다.

린이천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돌아서."

린이천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하지만 눈빛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수완칭은 그 눈빛을 마주할 수 없었다.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네가... 나에게 복종하는 게 싫지 않아?"

"싫지 않아."

"그럼... 네가 때려도 되는 거야?"

린이천이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미소인지, 비웃음인지 알 수 없었다.

"네가 원한다면."

수완칭은 손에 든 채찍을 내려다보았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린이천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는 채찍을 침대 위에 던졌다.

"그만."

"왜?"

린이천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의아함이 섞여 있었다.

"네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니잖아."

수완칭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네가 원하는 건 내가 너를 통제하는 게 아니야. 네가 나를 통제하는 거지."

린이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맞아?"

수완칭이 다시 물었다.

린이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럼 왜 내가 시키는 대로 한 거야?"

"네가 깨닫길 바랐어."

"무엇을?"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난..."

"말해."

린이천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그는 한 걸음 다가섰다.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수완칭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린이천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턱을 살짝 잡았다.

"말해."

"난... 네가 통제해주길 바라."

겨우 입 밖으로 나온 말이었다.

린이천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분명한 미소였다.

"알고 있었어."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침대 쪽으로 이끌었다.

"이제 진짜 시작해보자."

수완칭은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손길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진짜 원했던 것은 이것이었다. 통제당하는 것. 그 모든 책임과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

린이천이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든 채찍을 바라보았다.

"네가 나를 때렸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

"이상했어. 내가 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안 섰어."

"그럼 지금은?"

"지금은... 네가 하는 걸 보고 있어. 그게 더 자연스러워."

린이천이 채찍을 살며시 만지작거렸다.

"네가 나를 고용했어. 하지만 진짜 주인은 나야. 알겠어?"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 해."

"알겠어."

"좋아. 그럼 이제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린이천은 채찍을 내려놓았다. 그는 수완칭의 앞에 서서 내려다보았다.

"일어나."

수완칭이 일어났다.

"무릎 꿇어."

그녀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곧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바닥이 무릎을 통해 전해졌다.

린이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지."

그의 손길이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스쳤다. 수완칭은 그 느낌에 눈을 감았다.

"네가 진짜 원했던 건 이거였어. 맞지?"

"맞아."

"네가 왜 나를 고용했는지 알아?"

"네가... 나를 이해할 것 같아서."

"그래, 나는 이해해. 너는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너를 완전히 통제해주길 바라는 거야."

수완칭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안도감의 눈물이었다.

"울지 마."

린이천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오늘부터 새로운 규칙을 만들 거야. 첫 번째 규칙: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두 번째 규칙: 거짓말하지 마. 세 번째 규칙: 네 감정을 숨기지 마."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 해."

"알겠어. 세 가지 규칙을 따를게."

"좋아. 이제 일어나."

수완칭이 일어섰다. 무릎이 약간 아팠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오늘 밤은 여기서 자."

"네?"

"네가 내 방에서 자. 나는 네 방에서 잘 거야."

"그게 무슨..."

"첫 번째 규칙을 기억해."

수완칭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린이천의 침대를 바라보았다. 좁고 단출한 침대였다.

"준비물은 여기 있어."

린이천이 서랍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는 그것을 수완칭에게 건넸다.

"이게 뭐야?"

"열어 봐."

수완칭이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은색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심플한 디자인이었지만, 매듭처럼 얽힌 모양이 인상적이었다.

"이건..."

"네가 나에게 속한다는 표시야."

린이천이 목걸이를 꺼내 그녀의 목에 걸어주었다. 차가운 금속이 살갗에 닿았다.

"네가 이걸 착용하는 동안, 너는 완전히 나의 것이야."

수완칭은 손으로 목걸이를 만졌다.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었다. 의무의 상징이었다.

"이제 옷을 벗어."

"뭐?"

"규칙을 기억해."

수완칭은 망설였다. 하지만 곧 손을 움직여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한 개, 두 개, 세 개... 셔츠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린이천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차분했다.

"계속."

그녀는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천천히 바지가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제 속옷만 남았다.

린이천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무서워?"

"...아니."

"거짓말. 무서운 거 맞지?"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이라 그런 거야. 곧 익숙해질 거야."

린이천이 그녀의 어깨에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키스였다.

"이제 침대에 누워."

수완칭이 침대에 누웠다. 천장이 보였다. 하얀색 천장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었다.

린이천이 그녀 위에 올라탔다. 그의 체중이 그녀를 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눈을 감아."

수완칭이 눈을 감았다. 어둠이 펼쳐졌다.

"네가 어떤 기분인지 말해."

"무서워. 하지만... 편안해."

"좋아. 그걸 기억해. 네가 무서워할 때, 나는 네 곁에 있을 거야. 네가 편안함을 느낄 때, 그것은 나 때문이야."

린이천이 그녀의 목에 키스했다. 목걸이가 살짝 흔들렸다.

"이제 너는 나의 것이야."

수완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확신이 자라나고 있었다. 그녀가 진짜 원했던 것은 이것이었다. 완전한 복종. 완전한 통제. 그리고 그 통제를 해줄 누군가.

몇 시간 후, 린이천은 수완칭의 방에 혼자 서 있었다. 그는 손에 든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수완칭의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전에 사용하던 것이었다.

그는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걸었다. 은색 금속이 차가웠다.

그리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의 자신은 언제나처럼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목걸이가 주는 무게감이 달랐다.

그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진짜 자신을 드러낼 시간이 왔다.

다음날 아침, 수완칭은 눈을 떴다. 그녀는 린이천의 침대에서 잠이 들었고, 그의 냄새가 배어 있는 베개를 안고 있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작은 쪽지가 있었다.

"오늘 오후 3시, 도서관 뒷길. 규칙을 잊지 마."

수완칭은 쪽지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목걸이를 만졌다. 아직 목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거울 속의 자신은 어젯밤과 달라 보였다. 무언가가 변했다. 그녀가 알지 못했던 부분이 드러난 것 같았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동시에 기대되었다.

오후 3시, 도서관 뒷길. 수완칭은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린이천은 이미 와 있었다. 그는 평소처럼 수수한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목에는 그녀가 본 적 없는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왔네."

린이천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응."

"규칙을 기억해?"

"응."

"무릎 꿇어. 여기서."

수완칭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뒷길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나타날 수도 있었다.

"망설이지 마."

수완칭이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아스팔트가 무릎을 찔렀다.

린이천이 그녀 앞에 섰다. 그는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잘했어."

그가 손을 내밀었다. 수완칭은 그 손을 잡았다. 일어서려는 찰나, 린이천이 그녀를 잡아당겼다. 그녀가 그의 품에 안겼다.

"오늘부터 넌 내 그림자야. 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와야 해."

"...알겠어."

"말로 해."

"알겠어, 주인."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수완칭은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린이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지."

그의 손길이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명령이 숨어 있었다.

"이제 일어나. 우리 할 일이 있어."

수완칭이 일어났다. 린이천이 앞서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목걸이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들이 걸어가는 동안, 수완칭은 생각했다. 이게 진짜 자신의 모습일까? 지배당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하지만 이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린이천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오늘 밤, 새로운 규칙을 가르쳐줄게."

무슨 규칙일까. 수완칭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날 밤, 린이천의 방.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

"오늘 배울 규칙은 '침묵의 규칙'이야."

"침묵의 규칙?"

"네가 말하고 싶어도, 내가 허락할 때까지 말하면 안 되는 거야."

린이천이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댔다.

"이해했어?"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린이천이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수완칭은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았다. 그리고 그 존재를 받아들였다. 통제당하는 것. 그것이 그녀의 진정한 욕망이었다.

린이천이 그녀의 목에 입을 맞췄다. 목걸이가 흔들렸다.

"넌 나의 것이야."

그 말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수완칭은 그 말을 가슴에 새겼다. 나는 그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선택이다.

그날부터 수완칭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겉으로는 그녀는 여전히 재벌가의 아가씨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녀는 린이천의 완전한 소유물이었다.

그녀는 그의 지시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가 허락한 시간에만 먹고, 그가 허락한 시간에만 잤다. 그가 명령할 때만 말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특히 주변 사람들 앞에서 평범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오히려 그 이중생활이 자극적이었다.

린이천은 점점 더 많은 통제를 요구했다. 그녀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바꾸고, 그녀의 일정을 모두 관리했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도 제한했다.

수완칭은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통제가 편안했다. 모든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니, 그녀는 아무것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린이천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이번 주말에 나와 함께 여행을 가자."

"어디로?"

"비밀. 그냥 따라오기만 하면 돼."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린이천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었다.

주말, 그들은 기차를 타고 시골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작은 마을이었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

린이천이 그녀를 데리고 간 곳은 낡은 한옥이었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

"우리만의 공간."

린이천이 문을 열었다. 안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가구는 최소한으로 갖춰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규칙이 좀 더 엄격해질 거야."

수완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먼저, 네 옷을 모두 벗어."

수완칭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한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살갗에 닿았다.

"이제 여기서 기다려."

린이천이 방을 나갔다. 수완칭은 맨몸으로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10분이 지났을까, 30분이 지났을까.

그가 돌아왔다. 손에는 가죽으로 된 띠가 들려 있었다.

"이것은 네가 규칙을 어겼을 때 사용할 거야."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띠를 채웠다. 그 다음 발목에도.

"이제 움직일 수 없어."

수완칭은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완전히 무력한 상태였다.

린이천이 그녀 옆에 앉았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때? 기분이?"

"...무서워."

"좋아. 무서운 게 정상이야. 하지만 나는 네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줄 거야."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을 가렸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

"응."

"네가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내가 보여줄 때까지 기다려야 해."

린이천이 손을 뗐다. 주위는 어둠뿐이었다. 방의 불이 꺼져 있었다.

"오늘 밤은 여기서 보내."

"추워."

"알아. 하지만 이 추위도 네가 극복해야 할 것 중 하나야."

린이천이 일어났다.

"내일 아침에 올게. 그때까지 참아."

그가 문을 닫고 나갔다. 어둠과 추위만이 남았다.

수완칭은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띠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그냥 누워서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는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방 안은 여전히 어두웠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린이천이 그녀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그녀의 띠를 풀어주었다.

"잘 버텼어."

그의 손이 그녀의 차가운 몸을 감쌌다.

"이제 일어나. 따뜻한 차를 마실 거야."

수완칭은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떨림이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부엌에 가니 따뜻한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린이천이 그녀에게 찻잔을 건넸다.

"마셔."

그녀가 차를 마셨다. 따뜻함이 몸속으로 퍼져 나갔다.

"오늘 밤, 네가 무엇을 배웠는지 말해."

"인내심을 배웠어. 그리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린이천이 미소를 지었다.

"맞아.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그가 그녀를 안았다.

"이제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알게 됐어. 너는 내가 통제하는 것을 원하고, 나는 너를 통제하는 것을 원해. 완벽한 조화야."

수완칭은 그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다. 맞아, 완벽한 조화. 그녀가 찾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날 이후, 그들의 관계는 더 깊어졌다. 린이천은 수완칭의 삶을 완전히 통제했다. 하지만 그 통제에는 책임이 따랐다. 그는 그녀를 보호하고, 그녀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했다.

수완칭은 점점 더 자신의 역할에 익숙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자존심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존심을 내려놓는 것이 자유로웠다.

린이천도 변했다. 그는 더 이상 소심한 대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통제욕을 마음껏 표출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완칭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지배와 복종을 넘어섰다. 그것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계였다.

어느 날, 수완칭이 물었다.

"왜 나를 선택했어?"

린이천은 잠시 생각했다.

"네가 나를 처음 봤을 때, 네 눈에는 뭔가 갈망이 있었어. 그것이 나를 끌었어."

"너도 같은 갈망을 느꼈어?"

"응. 나는 항상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어. 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방법을 몰랐어. 네가 그 방법을 알려줬어."

수완칭이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서로를 완성시켰네."

"그래."

그날 밤, 그들은 함께 별을 보았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수완칭이 물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가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

린이천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계속 이렇게 가자. 우리만의 방식으로."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선택했다. 이 길을 끝까지 가기로.

린이천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이제 집에 가자. 내일도 할 일이 많아."

그들이 일어나 걸어가기 시작했다. 두 개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쳐졌다.

그날 이후로, 그들은 더욱 강한 유대로 묶였다. 수완칭은 완전히 린이천에게 복종했고, 린이천은 그녀를 완전히 통제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신뢰와 이해가 있었다.

이것이 그들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그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 나아갔다.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하지만 함께라면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서로를 완전히 알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욕망을 함께 채워줄 사람을 찾은 것.

수완칭과 린이천, 그들은 서로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발견은 그들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

도서관의 비밀 게임

도서관 지하 2층, 고서 보관실. 이 시간에는 학생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 오래된 책 냄새와 먼지가 어우러져 쿰쿰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수완칭은 깊숙한 서가 사이에 서 있었다. 그녀의 손은 등뼈가 삐져나온 책등을 살며시 더듬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전혀 책 위에 있지 않았다.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가볍고 신중한 발걸음이었다.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가 왔다는 것을.

“안녕하세요, 선배.”

린이천의 목소리는 여전히 약간 떨리고 있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기쁨이 숨어 있었다. 그의 손에는 리모컨 하나가 들려 있었는데, 손에 땀에 젖었지만 그는 반지처럼 꼭 쥐고 있었다.

수완칭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고급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늦었네.”

“죄송합니다. 선배. 오늘은 방금… 자습실에 사람이 많아서 시간을 좀 봐야 했어요.”

그는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구석으로 걸어갔다. 책상 위에는 이미 그녀가 준비한 작은 천 가방이 놓여 있었다. 린이천은 자신이 얼마나 떨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손끝이 저절로 떨렸지만, 그는 이 긴장감을 즐겼다. 마치 데이트 전의 기대처럼.

“오늘은 달라요, 선배.”

그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꺼냈다. “오늘은 게임을 해볼게요. 규칙은 제가 정할게요.”

그녀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놀라움과 약간의 관심이 섞여 있었다. 평소에는 그가 그녀의 말을 따르는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점점 더 대담해졌고, 그 대담함이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간질였다.

“무슨 게임?”

린이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꿇고 직접 천 가방을 풀었다. 안에서 바이브레이터 하나와 리모컨을 꺼냈다. 물건들은 작고 정교했으며,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 종류였다.

“선배, 오늘은 여기서 해요.”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제가 리모컨을 쥐고, 선배는 아무 표정도 짓지 말아야 해요. 누군가가 다가오면, 선배는 무표정하게 있어야 해요. 만약 들키면… 오늘 게임은 제가 이긴 거예요.”

그녀의 눈에 잠시 불안이 스쳤다. 하지만 곧 진압당했다. “위험한데.”

“그래서 재미있는 거예요, 선배.”

린이천이 미소 지었다. 그 미소 속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교활함이 섞여 있었다. “선배가 이기면, 저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선배가 시키는 대로 할게요. 하지만 제가 이기면…”

그는 일부러 말을 멈추고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수완칭의 얼굴은 여전히 담담했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치마 가장자리를 꽉 쥐고 있었다. 그녀는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가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를 흥분시켰다.

“네가 이기면 어쩌려고?”

“제가 이기면, 선배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치마를 입지 말아요. 그리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말아요.”

그녀의 볼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하지만 곧 이성을 되찾았다. “너… 너 이거 정한 적 없잖아.”

“지금 정했어요.”

그는 책상 옆에 놓인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자, 시작해요, 선배. 옷을 벗고 준비하세요.”

오래된 도서관, 먼지 쌓인 서가, 산발적으로 놓인 책들, 그리고 이 터무니없는 대화. 수완칭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지 의심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 앞에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녀가 선택한 길이다. 후회할 수 없다.

그녀는 몸을 돌려 서가를 등지고, 손가락으로 치마 지퍼를 풀었다. 회색 치마가 그녀의 발목까지 흘러내렸다. 그녀의 다리는 곧고 가늘었다. 팬티스타킹은 그녀의 피부에 꼭 붙어 윤기가 났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팬티스타킹도 벗었다. 자극을 더 크게 하기 위해서였다.

린이천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숭배와 통제욕이 섞여 있었다. 그녀가 그의 명령에 따라 행동할 때마다, 그의 심장은 한 번 더 빨리 뛰었다. 그녀는 신처럼 완벽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의 명령에 복종하고 있었다.

“좋아요.”

그는 바이브레이터를 켰다. 낮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그의 손바닥에서 울려 퍼졌다. “선배, 직접 넣으세요.”

그녀는 그에게서 그 물건을 받았다. 차갑고 단단했다. 그녀의 손끝이 떨렸지만, 그녀는 이성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다리를 약간 벌렸다. 치마만 입고 있기 때문에 모든 동작이 매우 투명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물건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이물감이 그녀의 몸을 통해 전해졌지만, 그녀는 표정을 관리하려고 애썼다.

“다 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

린이천이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버튼 위에 살짝 얹혀 있었다. “규칙을 명심하세요, 선배. 아무 표정도 짓지 말고, 아무 소리도 내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지는 거예요.”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수완칭의 몸이 긴장되었다. 바이브레이터가 갑자기 낮은 강도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둔한 마사지 같았다. 견딜 만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몸을 바로 세웠다.

린이천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오늘 공부할 내용을 봅시다.”

그는 자신의 가방에서 전공 책을 꺼내 아무렇게나 넘겼다. 도서관의 모범생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의 오른손은 항상 주머니에 있었고, 그 안에는 리모컨이 있었다.

몇 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 수완칭은 서가 사이에 서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그녀의 속은 이미 파도가 일고 있었다. 진동이 점차 강해지고 있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2단계에서 3단계로. 그녀의 다리가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책장을 꽉 잡아야 했다.

린이천은 눈을 들어 그녀를 흘낏 보았다. “선배, 몸을 숨기지 마세요. 펴세요.”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책장을 놓았다. 그녀는 몸을 다시 펴고 억지로 표정을 유지했다. 진동은 계속되었다. 몸 안에서 퍼져 나가는 전류처럼. 그녀는 쾌감과 불편함이 뒤섞인 감각을 느꼈다. 참고 싶으면서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때, 발소리가 들렸다.

멀지 않았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였다. 한 켤레의 구두 굽 소리가 바닥을 두드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수완칭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모았다.

린이천은 즉시 리모컨의 강도를 4단계로 올렸다.

“으…”

거의 입 밖으로 나올 뻔한 소리를 그녀는 깨물어 참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손바닥에 쥐어져 흰 자국이 남았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분명 누군가 고서 보관실로 들어오려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두 분, 여기서 공부하고 계신가요?”

사서의 목소리였다. 중년 여성의 부드럽지만 약간의 경계심이 섞인 목소리.

린이천이 먼저 대답했다. “네, 저희 내일 시험이 있어서 조용한 곳을 찾고 있었어요.”

그는 말하면서 일어나 몸으로 수완칭을 가렸다. 부자연스럽지 않은 동작이었다. “선배, 이 책 정말 비싸네요. 좀 빌려 가도 될까요?”

수완칭은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응… 빌려도 돼.”

진동이 정점에 달했다. 그녀의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쾌감이 수도꼭지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모든 집중력을 다해 몸의 움직임을 통제해야 했다.

사서가 몇 걸음 더 다가왔다. “이 고서들은 대출이 안 돼요. 여기서만 볼 수 있어요.”

“아, 네, 알겠습니다.”

린이천은 여유롭게 웃었다. 그는 몸을 돌려 책을 제자리에 꽂았다. 동시에 리모컨을 최고 강도로 조정했다.

수완칭의 의식이 순간 하얗게 변했다.

그녀의 무릎이 약해지고,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그녀는 재빨리 책장을 잡았고, 손가락이 책장을 긁으며 쓸데없는 소리를 냈다. 사서가 이상하다고 느낄까 걱정이다.

“학생, 괜찮아요?”

사서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네… 괜찮아요. 잠시 어지러웠을 뿐이에요.”

수완칭은 목소리를 최대한 평소처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녀의 귀는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목덜미에는 땀이 맺혀 있었다. 다행히 오래된 도서관은 조명이 어두워서 그녀의 표정을 뚜렷이 볼 수 없었다.

사서는 몇 번 더 쳐다보다가 결국 고개를 저었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시험은 중요하지만 건강이 더 중요하니까요.”

“네, 감사합니다.”

린이천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서가 돌아서서 떠날 때까지.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다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제야 린이천은 리모컨을 껐다.

수완칭은 마치 물에서 건져낸 사람처럼 온몸이 축 늘어져 거의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책장에 몸을 기대고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눈에는 물기가 어렸고,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거나… 아니면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이… 이 미친 놈아.”

그녀는 거의 침을 뱉듯이 말했다.

린이천은 무표정하게 리모컨을 주머니에 넣었다. “선배가 졌어요.”

“뭐?”

“방금 거의 들킬 뻔했잖아요. 쾌감을 참지 못했으니까, 선배가 진 거예요.”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눈동자는 타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 내내, 선배는 제 규칙을 따라야 해요. 오늘부터 시작이에요. 지금부터 집에 갈 때까지, 치마를 입고, 속옷은 입지 말아요. 그리고 저와 함께 걸어요.”

수완칭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항의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더 떳떳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가 만든 규칙이었고, 그녀가 선택한 사람이었다. 그가 점점 더 무섭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

마치 약에 중독된 것처럼.

“…알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린이천은 다가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의 손가락은 차가웠지만, 그녀의 피부는 뜨거웠다. “선배는 정말 착해요.”

그는 몸을 굽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이 게임은 아직 안 끝났어요. 우리, 다시 할 기회가 있을 거예요. 맞아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은 것이 가장 좋은 대답이었다.

그녀는 허락하고 있었다.

그가 더 깊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고 있었다.

비행기에서의 모험

수완칭은 공항 라운지의 고급스러운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발밑에는 헤르메스 캐리백 두 개, 손에는 최신형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화면을 스크롤하며 가벼운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 그녀의 마음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어머니는 옆에서 여행 일정을 체크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고, 아버지는 전화 통화로 바빴다.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는 가족 여행이었다. 그런데 수완칭의 눈이 라운지 입구를 스치자, 그녀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거기, 저 모퉁이에 서 있는 남학생이 있었다. 린이천이었다.

그는 평범한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있었고, 얼굴은 거의 반쯤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자세, 그 고개를 약간 숙이고 주위를 살피는 습관적인 동작, 그건 그녀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수완칭은 손가락이 살짝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가 왜 여기에? 우리 비행기를 타려고? 설마 나를 따라온 건가?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돌려 무심한 척 스마트폰을 응시했다. 하지만 뇌리는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 며칠 동안의 조련, 그 차가운 명령, 강제된 복종, 모든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그에게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 '이게 네가 원하는 거 아니었어? 네가 고른 주인이잖아.'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찾았다. 하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라진 걸까? 아니면 내가 착각한 걸까? 수완칭은 불안하게 손가락을 깨물었다.

"수완, 이제 탑승 시간이야. 가자."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불렀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그녀는 무심한 척 뒷모습을 확인했지만, 린이천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놓이지 않았다.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은 널찍했다. 그녀는 창가 쪽에 앉았고, 어머니는 그녀 옆, 아버지는 복도 쪽에 앉았다.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하는 동안, 수완칭은 안전벨트를 매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모든 게 잘 될 거야. 그는 분명 다른 비행기를 타고 있을 거야. 우연일 뿐이야.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그녀는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린이천이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그 특유의 희미한 미소가 떠 있었다.

"안녕, 수완칭 씨. 같은 비행기네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했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무언가 위험한 날카로움이 숨어 있었다. 수완칭은 순간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아, 누구시죠?"

"저는 수완칭 씨의 대학 친구입니다. 린이천이라고 합니다."

린이천은 정중하게 인사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의 태도는 완벽하게 예의 바르고 우아했다. 마치 진짜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수완칭은 속으로 울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아,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우리 수완이 대학에서도 친구가 있었네요."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겼다. 린이천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네, 저는 좀 더 뒤쪽 좌석에 앉아 있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 주세요."

그는 그 말을 남기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수완칭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가락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절대 평범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참 예의 바르고 착한 친구네."

어머니가 중얼거렸다. 수완칭은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륙할 때의 진동이 몸에 전해졌지만, 그녀의 마음은 더 크게 울렸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이륙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막을 용기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가장 깊은 곳에서는 그 일을 기다리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비행기가 고도에 도달하고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졌다. 객실 승무원들이 음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완칭은 다리를 꼬고 앉아서 팔걸이를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잠들었고, 아버지는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조용했다. 그때 그녀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 발신자는 '린이천'이었다.

"화장실로 와. 10분 안에."

수완칭은 화면을 바라보며 심장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손가락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명령에 복종하고 싶은 충동이 치밀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어머니가 자고 있는지 확인하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화장실은 비교적 널찍했다. 그녀는 화장실 문 앞에 섰다.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안은 좁았다. 그런데 린이천이 이미 그곳에 서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안으로 끌어들이고 문을 잠갔다.

"너는 잘 왔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수완칭은 벽에 등을 기대고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슴은 두근거렸고, 숨이 가빴다.

"왜 나를 따라왔어?"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네가 나를 피할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래서 내가 왔지."

그는 말하면서 그의 손을 그녀의 볼에 가져갔다. 그의 손가락은 차가웠지만, 그녀의 피부는 뜨거웠다. 그녀는 그의 터치에 반사적으로 몸을 떨었다.

"너, 여기서 뭘 하려는 거야?"

"간단한 훈련이야. 네가 항상 기억하게 하려고."

그는 말하면서 그의 다른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작은 얼음 조각이었다. 그것은 비행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동 얼음이었다. 수완칭은 그것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뭐... 뭘 하려는 거야?"

"너를 깨워 주려고."

린이천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무섭도록 부드러웠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그녀를 더 벽 가까이 밀어붙였다. 그런 다음 그의 다른 손이 그녀의 치마 아래로 들어갔다. 수완칭은 숨을 멈추었다. 그녀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 마... 여긴 비행기야. 사람들이 들키면..."

"들키지 않게 하면 돼."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차가운 공기가 그녀의 살에 닿았다.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그의 눈에서 반짝이는 빛을 보았다. 그 빛은 그녀를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조용히 해."

그가 명령했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질 입구에 닿았다. 차가운 얼음 조각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녀는 그 차가운 감촉에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반응을 무시하고 얼음 조각을 그녀의 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

수완칭은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그의 다른 손이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녀의 몸이 경직되었다. 얼음의 차가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것이 그녀의 몸속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면서 생기는 감각은 그녀를 거의 미치게 만들었다.

"쉿, 조용히 해. 네 엄마 아빠가 들으면 어떻게 할래?"

그의 목소리는 저주처럼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수완칭은 눈물이 핑 돌았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손에 입이 막힌 채로, 얼음이 녹아내리는 느낌을 참아야 했다. 그녀의 허벅지가 떨렸고, 그녀의 질은 그 차가움에 반응하여 움츠러들었다.

"좋아. 잘 참고 있어."

린이천은 만족스럽게 말했다. 그의 눈동자는 어둡게 반짝였다. 그는 그녀의 반응을 관찰하며, 그녀가 견디는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수완칭은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몸속에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얼음이 더 깊이 들어가고, 그녀는 거의 기절할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제발... 그만..."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숨결처럼 작았다. 하지만 그는 듣지 않는 척했다.

"아직 안 됐어. 더 있어야 해."

그가 말하는 동안,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의 몸은 차가움과 뜨거움이 교차했다. 얼음이 녹으면서 생기는 물방울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그것이 너무나 수치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그 충격적인 감각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

그때, 갑자기 문이 노크되었다.

"손님, 괜찮으십니까?"

승무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완칭은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눈이 커졌고, 그녀는 린이천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 순간에도 침착했다. 그는 그녀의 입에서 손을 떼고, 조용히 그녀의 치마를 내렸다. 그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질 속에 있었지만, 그는 그 행동을 재빨리 멈췄다.

"네, 괜찮습니다. 잠시 화장실에 있었습니다."

린이천은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긴장도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승무원은 잠시 침묵했다.

"네, 그럼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벨을 눌러 주십시오."

그녀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수완칭은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녀의 몸은 떨리고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린이천은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했어. 이제 나가자."

그는 그의 손을 그녀의 몸에서 뺐다. 그녀는 그 순간 몸속에서 얼음이 완전히 녹아내린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다리가 풀려서 거의 쓰러질 뻔했다. 하지만 그가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정신 차려. 이제 네 자리로 돌아가."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수완칭은 마치 인형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문을 열고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걸음은 불안정했다. 그녀는 복도를 걸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녀의 어머니는 여전히 자고 있었고, 아버지는 노트북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가 다녀온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았지만, 그녀의 질 속에는 아직도 얼음의 잔여감이 남아 있었다. 그 차가움이 아직도 그녀를 깨우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이게 그녀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인지.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는 이미 이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었다.

비행기는 한참 더 날아갔다. 승무원들이 식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완칭은 음식을 거의 손대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 순간을 생각했다. 린이천의 손길, 얼음의 차가움, 승무원의 노크, 그리고 그가 보여준 침착함. 그녀는 그를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지만, 그녀는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비행기가 안정권에 들어갔을 때, 수완칭은 다시 그의 메시지를 받았다.

"또 올 거야?"

그녀는 화면을 바라보며 답을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이미 '응'이라고 적고 있었다. 그녀는 순순히 자신의 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다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이번에는 그녀의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웠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이번에도 그는 화장실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번에는 다른 도구를 가지고 있었다. 작은 바이브레이터였다. 그는 그녀의 치마를 다시 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손에 몸을 맡겼다. 비행기 안에서, 하늘 위에서, 그녀는 그의 노예가 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비행기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녀는 가족과 함께 내렸다. 그녀는 그의 눈치를 살폈지만, 그는 이미 없었다. 그는 자신의 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가 곧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그 기다림을 즐겼다.

대저택 수영장 변의 굴욕

대저택의 수영장은 한여름 태양 아래서 반짝이고 있었다. 에메랄드빛 물결이 부드럽게 출렁이고, 가장자리에 놓인 금박 의자와 하얀 파라솔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만 이 모든 화려함은 수영장 옆에 서 있는 수완칭의 모습 앞에서는 빛을 잃었다.

그녀는 투명한 비닐 소재의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얇은 막처럼 몸에 달라붙는 그 옷은 그녀의 모든 곡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젖꼭지 부분은 은은하게 비치는 얇은 천으로 덮여 있었지만,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였다. 아래쪽은 삼각형 모양의 작은 천 조각 하나가 간신히 중요 부위를 가리고 있을 뿐, 엉덩이의 반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긴 검은 머리는 젖어서 등에 붙어 있었고, 물방울이 목선을 따라 흘러내려 가슴 사이의 골짜기로 스며들었다.

수완칭의 손에는 은색 쟁반이 들려 있었다. 그 위에는 샴페인 잔과 신선한 과일이 담긴 접시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가능한 우아한 자세를 유지하려 애쓰며 팔을 약간 앞으로 내밀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서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입술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수영장 주변에는 린이천이 고용한 하인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무표정한 얼굴로 수완칭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시선들은 마치 가시처럼 그녀의 투명한 수영복을 꿰뚫고, 그녀의 알몸을 벗겨내는 듯했다.

수완칭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수많은 파티와 사교 모임에 참석해 본 경험이 있었고, 남들의 시선을 받는 것에는 익숙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달랐다. 그녀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사실상 나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서빙을 하고 있었다. 재벌가의 아가씨가, 하인들 앞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더 가까이.”

린이천의 목소리가 수영장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그는 흰색 린넨 셔츠를 입고, 수영장 옆의 라운지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손에는 긴 막대기가 들려 있었고, 그 끝에는 작은 금속 고리가 달려 있었다. 코걸이를 제어하는 도구였다.

수완칭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투명한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을 경쾌하게 두드렸다. 걸을 때마다 그녀의 엉덩이가 살짝 흔들렸고, 투명 수영복이 그 움직임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녀는 하인들의 시선을 등에 느끼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린이천 앞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무릎을 굽혀 인사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린이천의 막대기가 움직였다. 금속 고리가 그녀의 코를 향해 날아왔다. 정확하게 그녀의 콧구멍에 끼워졌다. 차가운 금속이 코 안쪽 점막에 닿자 수완칭은 몸을 움찔했다.

“그렇게 인사하는 게 아니야.”

린이천이 부드럽지만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막대기를 살짝 당겼다. 고리가 수완칭의 코를 위로 끌어올렸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들었다. 코걸이를 통해 전달되는 통제감은 압도적이었다. 그녀의 머리는 자연스럽게 뒤로 젖혀졌고, 목줄이 드러났다.

“미소 지어. 하인들에게 네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줘.”

린이천의 명령이 떨어졌다. 수완칭은 눈을 굴리려다가 참았다. 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 미소는 비틀리고 부자연스러웠지만, 린이천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더 밝게. 마치 네가 이 순간을 평생 기다려온 것처럼.”

수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가슴이 투명 수영복 아래서 부풀어 올랐다. 그녀는 미소의 각도를 조절했다. 이번에는 좀 더 밝은 표정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눈동자는 여전히 불안과 분노로 반짝이고 있었다.

린이천이 막대기를 살짝 돌렸다. 코걸이가 수완칭의 코 안쪽을 자극했다. 그녀는 작은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는 수영장의 조용한 공기를 갈랐다. 하인들 중 몇 명이 눈을 깜빡였지만,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네가 직접 말해 봐. 지금 네 기분이 어때?”

린이천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즐거움이 담겨 있었다.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코걸이가 다시 한 번 당겨졌다. 통증이 코뼈를 타고 퍼져 나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티려 했지만, 린이천의 손놀림이 더 빨랐다. 그는 막대기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금속 고리가 수완칭의 코 안쪽 구멍을 긁었다. 그 자극은 참기 어려웠다.

“아, 아! 말할게, 말할게!”

수완칭이 급히 외쳤다. 린이천이 막대기를 멈췄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몇 초 동안 숨을 고른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분이... 좋아요.”

“더 크게. 하인들도 들을 수 있게.”

린이천이 재촉했다. 수완칭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인들은 여전히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무표정이 오히려 더 굴욕적이었다. 그들은 그녀가 이렇게 추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녀가 그저 하나의 물건일 뿐이라는 듯.

“기분이 좋아요!”

수완칭이 목청을 높여 외쳤다. 그 목소리는 수영장에 메아리쳤다. 그 순간, 그녀는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수치심과 함께, 뭔가 알 수 없는 쾌감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녀는 그 감정을 부정하려 애썼지만,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투명 수영복 아래, 그녀의 젖꼭지가 딱딱하게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린이천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막대기를 놓지 않은 채, 다른 손으로 수완칭의 턱을 잡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입가로 내려갔다.

“입 벌려.”

명령이 떨어졌다. 수완칭은 망설였다. 하지만 코걸이가 다시 한 번 그녀를 통제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린이천이 그의 엄지손가락을 그녀의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손가락은 거칠었고, 약간의 소금기가 느껴졌다.

“빨아. 마치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처럼.”

수완칭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린이천의 손가락을 입 안에서 빨기 시작했다. 혀가 손가락 끝을 감싸고,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처음에는 혐오스러웠지만, 지금은 그 손가락의 질감과 온도가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린이천이 손가락을 빼내며 말했다.

“좋아. 이제 쟁반을 들고 수영장 가장자리로 걸어가. 그리고 하인들 한 명 한 명에게 음식을 권해. 그들이 받을 때까지 기다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쟁반을 다시 단단히 잡고, 수영장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인들은 일렬로 서 있었다. 그녀는 첫 번째 하인 앞에 섰다. 그는 중년의 남자였고, 얼굴에 흉터가 있었다. 수완칭은 쟁반을 그에게 내밀었다.

“드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남자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이 투명 수영복을 관통하여 그녀의 몸을 더듬는 듯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내밀어 샴페인 잔을 집어 들었다. 그의 손가락이 실수로 수완칭의 손등을 스쳤다. 그녀는 몸을 움찔했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 속에는 비꼼이 섞여 있었다. 수완칭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숙였다.

그녀는 계속 걸어갔다. 두 번째 하인은 젊은 여자였다. 그녀는 수완칭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과일 접시를 집어 들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세 번째 하인은 린이천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쟁반을 받지 않았다. 대신, 그는 수완칭의 가슴을 응시하며 말했다.

“더 가까이 와.”

수완칭은 린이천을 돌아보았다. 린이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남자의 얼굴이 그녀의 가슴 바로 앞에 있었다. 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숨결이 투명 수영복을 통과하여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

“냄새가 좋군요.”

그가 중얼거렸다. 수완칭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녀는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젖꼭지는 더욱 딱딱해졌고, 허벅지 사이에서 이상한 습기가 느껴졌다.

린이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막대기를 손에 쥔 채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이제 네가 직접 말해 봐. 너는 이 순간이 싫어? 아니면 좋아해?”

수완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인정하는 것은 너무나 굴욕적이었다. 하지만 린이천은 그녀의 머뭇거림을 눈치챘다. 그는 코걸이를 다시 한 번 당겼다.

“말해. 이번에는 네 진심을.”

“좋아해요!”

수완칭이 거의 울먹이며 외쳤다. 그 목소리에는 절망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말한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몸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그것이 쾌감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린이천이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그는 막대기를 내리고, 대신 손가락으로 수완칭의 턱을 받쳐 올렸다.

“그래. 너는 이게 좋은 거야. 네 진짜 모습이 드러난 거야.”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날카로운 조롱이 숨어 있었다. 수완칭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려 투명 수영복 위에 떨어졌다.

“울지 마. 오늘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어.”

린이천이 말했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하인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들은 모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수완칭, 이제 수영장에 들어가.”

수완칭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이 차림으로 수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투명 수영복은 물에 젖으면 더욱 투명해져서, 거의 아무것도 가리지 못하게 될 것이었다. 그녀는 머뭇거렸다.

“들어가라고 했어.”

린이천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수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수영장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그녀의 발이 물에 닿았다. 차가운 감촉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계속 걸어 들어갔다. 물이 허벅지, 엉덩이, 허리를 지나 가슴까지 올라왔다. 투명 수영복이 물에 젖어 몸에 더욱 밀착되었다. 그녀의 몸매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린이천이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자, 이제 네가 직접 나를 유혹해 봐. 네 몸으로.”

수완칭은 몸을 떨었다. 그녀는 물속에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팔을 물살 위로 뻗고, 엉덩이를 흔들며 린이천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동작은 서툴렀지만, 그 서툼이 오히려 더 매혹적으로 보였다. 물이 그녀의 몸을 타고 흘러내리고, 투명 수영복이 물에 젖어 더욱 얇아졌다.

그녀가 린이천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더 가까이.”

수완칭은 얼굴을 그에게로 가까이 가져갔다.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린이천의 손목을 적셨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거의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멈췄다.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말해 봐.”

수완칭은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이미 굴복의 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무너짐 속에서, 그녀는 전에 없던 자유로움을 느꼈다.

“당신에게... 복종하고 싶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작았지만, 수영장의 고요한 공기 속에서 분명하게 울려 퍼졌다.

린이천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만족스러웠고, 동시에 잔인했다. 그는 손을 놓고, 대신 수완칭의 투명 수영복 끈을 잡아당겼다. 끈이 풀리며 수영복이 그녀의 몸에서 흘러내렸다.

수영장 물속에서, 수완칭은 완전히 벌거벗은 몸으로 서 있었다. 하인들의 시선이 그녀의 알몸을 꿰뚫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가리려는 본능적인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대신 두 팔을 벌리고 린이천을 향해 포옹의 자세를 취했다.

“주인님... 더.”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그 속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린이천은 그녀를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 수완칭의 맨몸이 태양 아래 드러났다. 물방울이 그녀의 몸을 타고 흘러내려 대리석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떨고 있었다. 추워서가 아니라, 기대와 두려움과 쾌락이 뒤섞인 감정 때문에.

린이천이 코걸이를 다시 그녀의 코에 끼웠다. 이번에는 더 깊숙이 들어갔다. 수완칭은 신음을 흘렸다. 그녀는 이 고통이 곧 쾌락으로 변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 밤은 아직 길어.”

린이천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그 속에는 무서운 약속이 담겨 있었다.

수완칭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적어도 오늘만은. 아니,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그녀는 자신이 이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선택이 그녀를 어디로 데려갈지, 그녀는 알고 싶었다.

하인들이 조용히 퇴장했다. 수영장에는 린이천과 수완칭만 남았다. 태양이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고, 수영장 물이 노을빛으로 물들었다.

린이천이 수완칭을 바닥에 앉혔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등 뒤로 묶었다. 코걸이가 그녀의 얼굴을 위로 향하게 했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의 굴욕이 낙원의 풍경과 대비되는 아이러니를 느꼈다.

“이제 노래를 불러 봐. 하인들이 듣지 못한, 나만을 위한 노래를.”

린이천의 명령이 떨어졌다. 수완칭은 목을 가다듬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점점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배웠던 자장가를 불렀다. 그 노래는 순수했지만, 지금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관능적이고 음란하게 들렸다.

린이천은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소유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수완칭은 노래를 계속 불렀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웠다. 재벌가의 아가씨인가, 아니면 이 남자의 노예인가. 아니면 그 둘 다인가.

해가 완전히 지고, 수영장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린이천이 조명을 켰다. 수영장 주변의 불빛이 물 위에 반사되어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수완칭에게는 더 큰 굴욕으로 다가왔다. 그 빛 아래서 그녀의 알몸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자, 이제 일어나. 네 방으로 가자.”

린이천이 말했다. 그는 수완칭의 손목을 풀어주지 않았다. 대신, 그는 코걸이에 연결된 가느다란 사슬을 들어 올렸다. 그 사슬은 그녀의 코에서부터 그의 손까지 이어져 있었다.

수완칭은 일어섰다. 그녀는 벌거벗은 몸으로, 코에 사슬이 연결된 채, 린이천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소리가 대리석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지나가는 하인들의 시선을 느꼈다. 그들은 고개를 숙였지만, 그 눈빛에는 호기심과 경멸이 섞여 있었다.

그들은 넓은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랐다. 수완칭의 방은 3층에 있었다. 그녀는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린이천이 멈췄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하지만 내일은 더 흥미로운 일을 준비했어.”

린이천이 말했다. 그는 사슬을 풀고, 대신 수완칭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잘 자, 내 작은 노예야.”

그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수완칭은 문 앞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어두웠다. 그녀는 불을 켜지 않고,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그녀의 몸에는 아직도 투명 수영복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찢겨진 천 조각이 허벅지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 맨몸으로 이불을 덮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오늘 일어난 모든 장면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인들의 시선, 코걸이의 차가운 감촉, 린이천의 명령,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느꼈던 쾌감.

그녀는 자신의 몸이 아직도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허벅지 사이가 축축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곳을 만졌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위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녀는 린이천의 손길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통제하고, 굴욕을 주고, 그리고 그 굴욕 속에서 쾌락을 찾게 해주는 그 손길을.

수완칭은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자신이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나락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그곳이 그녀의 진정한 집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주인님... 내일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 말은 약속이자,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마침내 잠에 빠져들었다.

SM 클럽 견학

린이천은 수완칭의 손목을 잡고 어두운 골목 안쪽으로 걸어갔다. 골목 끝에는 아무런 간판도 없는 검은 철문이 서 있었다. 철문 위에는 은은한 은색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장식인 줄 알 정도였다. 그는 문 옆에 있는 인터폰 버튼을 세 번 짧게 두 번 길게 눌렀다. 잠시 후 철문이 소리 없이 옆으로 열렸다.

안으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어둡고 우울했던 골목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에는 은은한 보라색 조명이 켜져 있었고, 벽은 진한 자주색 벽지로 덮여 있었다. 바닥에는 부드러운 검은 카펫이 깔려 있어 발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공기 중에는 약간의 향수 냄새와 함께 무언가 묵직한 금속 냄새가 섞여 있었다.

수완칭의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린이천의 손을 꼭 잡았지만, 그가 그녀의 손을 놓았다.

“여기가 어디예요?” 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린이천은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복도 끝으로 데려갔다. 복도 양쪽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는데, 각 방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문들이 완전히 방음이 되는 것은 아니라서 안에서 가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디선가 채찍질하는 소리, 낮고 깊은 신음 소리, 그리고 누군가를 제압하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그는 마지막 방 앞에 멈춰 섰다. 이 방의 문은 다른 문들과 달랐다. 위쪽 절반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안이 살짝 보였다. 린이천은 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로 안내했다.

방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정중앙에는 높은 천장에 매달린 여러 개의 쇠사슬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가죽으로 덮인 다양한 도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벽 한쪽에는 채찍, 회초리, 가죽 끈 등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다른 쪽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구속 도구들이 걸려 있었다.

“이건 뭐 하는 곳이에요?” 수완칭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린이천은 그녀의 질문을 무시하고, 방 한가운데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옆자리를 톡톡 두드리며 그녀를 불렀다.

“앉아.”

그녀는 순종적으로 그 옆에 앉았다. 그 순간, 방 안의 조명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졌다. 이번에는 조명 색깔이 붉은빛으로 변했다. 방의 한쪽 벽이 천천히 올라가면서 그 뒤에 숨겨진 공간이 드러났다.

그곳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또 다른 방이 보였다. 그 방에는 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녀 앞에는 두 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완전히 알몸이었고, 목에는 검은색 가죽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으며, 그 목걸이에는 쇠사슬이 연결되어 있었다. 사슬의 끝은 한 남자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수완칭은 숨을 삼켰다. 그녀는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영화나 사진으로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저게... SM이에요?” 그녀가 물었다.

린이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전문적인 SM 클럽이야. 모든 건 안전 규칙에 따라 진행돼. 너도 보다시피, 저 여자는 완전히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있어.”

수완칭은 유리창 너머를 계속 지켜보았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 그녀의 턱을 잡고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 여자의 눈에는 두려움과 동시에 기대하는 듯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채찍을 집어 들었다. 채찍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유리창을 통해 희미하게 들렸다. 첫 번째 채찍이 여자의 등을 때리자 그녀의 몸이 움찔했다. 하지만 그녀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듯했다.

“저 여자는 왜 웃는 거예요?” 수완칭이 중얼거렸다.

“그녀가 원하는 걸 얻었기 때문이야.” 린이천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해방감을 느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주인에게만 집중할 때 진정한 자유를 느끼는 거야.”

채찍이 계속해서 내려쳤다. 열 대, 스무 대... 수완칭은 세다가 멈췄다. 여자의 등은 붉게 물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점점 더 평화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린이천이 그녀의 귀에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 “너도 한번 해보고 싶지?”

수완칭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목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계속 유리창 너머에 고정되어 있었다. 두 번째 남자가 여자 앞에 서서 바지를 내렸다. 여자는 순순히 입을 벌려 그의 성기를 입에 물었다. 그 모습은 마치 훈련된 개와 같았다.

“저건... 심한 거 아니에요?” 수완칭이 겨우 말을 냈다.

“심하다고 생각해? 저 여자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일주일을 기다렸어.” 린이천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이야. 낮에는 상사에게 굽신거리고, 밤에는 주인에게 굴복해. 그게 그녀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야.”

수완칭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장면이 혐오스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상상하기 시작했다. 만약 저 여자가 자신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확 붉어졌다.

“너도 알고 있잖아.” 린이천이 계속 말했다. “네가 왜 나를 찾은지. 너는 통제받고 싶어 해. 모든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저 순종하고 싶어 해. 그게 네 진짜 모습이야.”

“아니에요!” 수완칭이 발끈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확신이 없었다.

린이천은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자, 이리 와 봐.”

그는 그녀를 방 구석으로 데려갔다. 거기에는 거울이 있었다. 보통 거울이 아니라, 옆에서 보면 안이 보이는 특수 거울이었다. 그들은 거울 앞에 섰다. 거울 너머로 그들의 모습이 비치고, 그 뒤로 유리창 너머의 장면이 겹쳐 보였다.

“봐.” 린이천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저 여자와 너는 다르지 않아. 그녀도 처음에는 두려워했어. 하지만 지금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지?”

수완칭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고, 입술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두려움보다는 기대에 가까웠다.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은 이미 이런 세계에 매료되어 있었다는 것을.

린이천이 그녀의 손을 잡아 구석에 있는 또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 이번 방은 더 작았고, 벽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걸려 있었다. 중앙에는 나무로 된 구조물이 있었는데, 마치 십자가처럼 보였다. 그 위에는 가죽 끈이 여러 개 매달려 있었다.

“이건 벽십자야.” 린이천이 설명했다. “여기에 묶이면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돼. 모든 것이 주인에게 달려 있지.”

그는 그녀에게서 한 걸음 물러나 말했다. “네가 원한다면, 다음 주에 여기서 첫 세션을 가질 수 있어.”

수완칭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다음 주라고요?”

“응. 그동안 내가 규칙을 가르쳐 줄게. 안전 단어, 신호, 그리고 너의 한계점을 정해야 해. 모든 건 안전하게 진행될 거야.” 린이천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눈에는 위험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수완칭이 뒷걸음질 쳤다.

린이천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제자리에 붙잡았다. “넌 이미 준비됐어. 네 몸이 그걸 말해주고 있어. 네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다 들려. 네 손바닥에는 땀이 흐르고 있어. 넌 두렵지만, 동시에 알고 싶어 해. 그것이 무엇인지.”

그의 말이 맞았다. 수완칭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두려웠지만, 그 이상으로 궁금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럼... 어떻게 시작하죠?”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린이천이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는 그녀를 안심시키는 듯했지만, 그 이면에는 계산된 냉기가 숨어 있었다. “먼저 계약서에 서명해야 해. 모든 건 법적으로 보호받을 거야. 그 다음에는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하고. 그 후에, 우리는 첫 번째 세션을 준비할 거야.”

“계약서요?”

“응. 여기서는 모든 게 명확해야 해.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네 한계가 어디인지, 그리고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게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어.”

그는 그녀를 소파로 다시 데려가 앉혔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서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린이천이 펜을 건네며 말했다. “자, 여기에 서명해.”

수완칭은 펜을 들었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서류에는 그녀의 권리와 의무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안전 단어는 '홍련'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 말을 하면 모든 행동이 즉시 중단된다. 또한 그녀는 언제든지 동의를 철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번 시작된 세션은 중간에 멈출 수 없었다.

“만약 후회하면 어떻게 해요?” 그녀가 물었다.

“안전 단어를 외쳐. 그러면 모든 게 끝나.” 린이천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 넌 그러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넌 이미 이 세계에 빠져들고 있으니까.”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아 서류 위에 올려놓았다. “서명해. 그러면 나는 너의 주인이 될 거야. 너를 원하는 대로 조련할 거야.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나는 너를 존중할 거고, 너의 안전을 보장할 거야. 그게 나의 약속이야.”

수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두 가지 목소리가 싸우고 있었다. 하나는 도망가라고 외치는 목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여기에 남아서 경험해보라고 속삭이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왜 자신의 몸은 이미 결정을 내렸는지.

그녀의 손이 움직였다. 펜이 서류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그녀의 이름이 그 위에 쓰여졌다. 글자가 선명하게 박혔다.

린이천이 서류를 집어들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이제 너는 공식적으로 내 서브미시브야.”

그가 일어나 방 한쪽에 있는 옷장으로 걸어갔다. 옷장 문이 열리자 안에는 다양한 의상들이 걸려 있었다. 가죽 옷, 레이스 드레스, 속박복, 그리고 여러 가지 액세서리들. 그는 그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그것은 검은색 가죽 목걸이였다. 목걸이 중앙에는 은색 고리가 달려 있었는데, 그 고리에는 작은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이걸 차.”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수완칭은 목걸이를 받아 들었다. 가죽은 부드러웠고, 안쪽은 벨벳으로 덮여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목에 걸었다. 자물쇠가 채워지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그 순간, 그녀는 무언가가 변하는 것을 느꼈다. 마치 자신의 일부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바뀐 것 같았다.

“이제 어떻게 느껴져?” 린이천이 물었다.

“묘한 기분이에요.” 수완칭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무거우면서도 가벼워요. 마치... 제가 누군가에게 속한 것 같은 느낌?”

린이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확실한 지배력이 느껴졌다. “그게 바로 너의 새로운 정체성이야. 너는 이제 내 서브미시브야. 모든 결정은 내가 내릴 거고, 너는 그저 순종하면 돼.”

그가 손가락을 휙 움직이자, 방 안의 조명이 다시 밝아졌다. 유리창 너머의 장면도 사라졌다. 그 방은 이제 평범한 응접실처럼 보였다.

“오늘은 여기까지야. 첫 날부터 너무 많은 걸 보여주면 충격이 클 테니까.” 린이천이 말했다. “다음 주 수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만나. 그때 첫 번째 세션이 시작될 거야.”

그가 문 쪽으로 걸어갔다. 수완칭도 따라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목에 걸린 목걸이가 그녀를 붙잡는 것 같았다.

“아, 참.” 린이천이 문 앞에서 돌아섰다. “목걸이는 절대 벗지 마. 네가 이 세계에 속해 있다는 상징이야. 만약 벗으면... 넌 더 이상 내 서브미시브가 아니야.”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그 말에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그 말을 듣고 싶었다. 그 말이 그녀를 어딘가에 속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그들은 클럽 밖으로 나왔다. 밤 공기는 차가웠다. 수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목에는 목걸이가 감겨 있었고, 그 안에서 자물쇠가 조금씩 흔들렸다.

“집에 데려다줄까?” 린이천이 물었다.

“네... 아니,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린이천이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래. 집에 가서 잘 쉬어. 다음 주에 봐.”

그가 돌아서서 클럽 안으로 사라졌다. 철문이 다시 닫히고, 그 자리에는 수완칭만 남았다. 그녀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머릿속에는 오늘 본 장면들이 계속 맴돌았다. 채찍질, 구속, 그리고 그 여자의 표정. 그녀는 점점 그 장면에 빠져들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가죽은 여전히 부드러웠고, 자물쇠는 단단히 잠겨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자신은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그날 밤, 수완칭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다음 주 수요일,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린이천은 그녀에게 무엇을 요구할까. 그녀는 견딜 수 있을까. 두렵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큰 기대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이불 속에서 손을 내밀어 목걸이를 다시 한번 만졌다. 차가운 금속이 그녀의 손끝에 닿았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 순간, 그녀는 상상했다. 자신이 그 방에 묶여 있는 모습을. 린이천이 채찍을 들고 그녀 앞에 서 있는 모습을.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다음 날, 학교에서 그들은 다시 만났다. 린이천은 평범한 학생들 사이에 섞여 있었다. 누가 그가 어두운 밤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까. 수완칭은 그를 보자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자리로 걸어가 조용히 앉았다.

“잘 잤어?” 그가 작게 물었다.

“별로요.” 그녀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린이천이 미소 지었다. “걱정 마. 모든 게 잘 될 거야. 넌 준비됐어. 그리고 나도 준비됐어.”

그의 손이 책상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손목을 감쌌다. 그의 손은 차갑고 단단했다. “네가 서명한 계약서, 나는 이미 클럽에 제출했어. 이제 공식적인 기록이 남았어.”

수완칭은 숨을 삼켰다. 그녀는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의 손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오늘 오후에 또 만날까?” 그가 물었다. “네가 좀 더 알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아서.”

“네... 알겠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린이천이 그녀의 손을 놓았다. 그는 다시 교과서를 펴고 수업에 집중하는 척했다. 하지만 수완칭은 그가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눈빛이 가끔 그녀를 훔쳐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그들은 학교 뒷산의 작은 정자에서 만났다. 주변에는 사람이 없었다. 린이천은 가방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이건 네 세션 플랜이야.” 그가 노트를 펼치며 말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것부터 시작할 거야. 네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거지.”

노트에는 여러 페이지가 적혀 있었다. 각 페이지마다 다른 세션이 기록되어 있었다. 첫 번째 세션은 '구속과 통제'였다. 그 아래에는 상세한 지침이 적혀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서야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린이천이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이건... 무서워요.” 수완칭이 중얼거렸다.

“무섭지만, 동시에 흥분되잖아.” 린이천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눈에 그게 쓰여 있어. 나는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어.”

그가 노트를 덮고 가방에 넣었다. “다음 주 수요일, 오후 7시. 클럽에서 만나. 그때까지 네가 준비할 것은 없어. 그저 열린 마음으로 오면 돼.”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이 메어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심장은 빨리 뛰고 있었고, 손바닥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두려워할 필요 없어.” 린이천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나는 전문가야. 네 안전은 내가 보장할게.”

그가 일어나 정자를 나가려 했다. 수완칭이 그를 불렀다.

“잠깐만요.”

그가 돌아섰다. “왜?”

“저는... 제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녀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시작한 건데, 이제는 너무 깊이 빠져드는 것 같아요.”

린이천이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네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그럼 내가 가르쳐 줄게.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네 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넌 지금까지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해 왔잖아?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놔. 나에게 맡겨.”

그의 말은 마치 최면처럼 그녀에게 스며들었다. 수완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의 운명을 그의 손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린이천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착한 아이야. 다음 주에 보자.”

그가 걸어갔다. 그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졌다. 수완칭은 정자에 홀로 남아 그가 준 노트의 내용을 생각했다. 첫 번째 세션, 구속과 통제.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했다. 묶여서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기는 모습. 그 생각만으로도 그녀의 몸이 떨렸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방에 틀어박혔다. 옷을 벗고 거울 앞에 섰다. 그녀의 목에는 아직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다. 그녀는 자물쇠를 만지작거렸다. 린이천이 말했다. 절대 벗지 말라고. 그녀는 순종할 것이다. 그게 그녀가 선택한 길이니까.

그날 밤, 그녀는 잠들기 전에 상상했다. 자신이 클럽 방에 묶여 있는 모습을. 린이천이 그녀 앞에 서서 채찍을 드는 모습을. 그녀는 두려움과 동시에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드디어 수요일이 되었다. 수완칭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검은색 원피스를 선택했다. 목걸이가 잘 보이도록 깃이 넓은 옷이었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몇 번이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린이천이 그녀를 어떻게 볼지.

오후 6시 30분, 그녀는 클럽 앞에 도착했다. 골목은 어둡고 조용했다. 철문 앞에 서자 그녀의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세 번 짧게, 두 번 길게. 린이천이 가르쳐 준 대로.

철문이 열렸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어두웠지만, 끝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그녀는 그 불빛을 향해 걸어갔다. 발소리가 카펫에 묻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마지막 방 앞에 도착했을 때, 문이 열렸다. 린이천이 그 안에 서 있었다. 그는 검은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고, 손에는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평소와는 달리 차갑고 날카로웠다.

“들어와.” 그가 말했다.

수완칭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어제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나무로 된 십자가가 있었고, 그 위에는 가죽 끈이 여러 개 매달려 있었다. 바닥에는 부드러운 매트가 깔려 있었다.

“옷을 벗어.” 린이천이 명령했다.

수완칭은 순간 망설였다. 하지만 그녀는 목걸이를 만지며 용기를 냈다.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원피스가 바닥에 떨어지고, 그녀는 속옷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

“전부.”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녀는 속옷까지 모두 벗었다. 방 안의 공기가 그녀의 피부에 닿아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두 팔로 가슴을 가리려 했다.

“팔을 내려.” 린이천이 명령했다. “가리지 마. 너의 모든 것을 보여줘.”

수완칭은 팔을 내렸다. 그녀는 그의 눈앞에 완전히 알몸으로 서 있었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이 그녀를 압도했지만, 동시에 이상한 해방감도 느껴졌다.

린이천이 그녀 주위를 천천히 걸었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훑었다. “좋아. 네 몸은 아름다워. 조련하기에 완벽한 재료야.”

그가 십자가 앞에 멈춰 섰다. “이리 와.”

그녀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십자가 위로 올렸다. 가죽 끈이 그녀의 손목을 감쌌다. 차가운 금속이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 그는 천천히 끈을 조였다. 손목이 고정되자, 그녀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발목도.” 그가 말했다.

그녀는 순종적으로 발목을 벌렸다. 그가 그녀의 발목을 십자가 아래쪽 고리에 묶었다. 이제 그녀는 완전히 고정되었다. 팔은 위로, 다리는 벌린 채로.

린이천이 그녀 앞에 섰다. 그는 한 손에 채찍을 들고 있었다. 가느다란 가죽 채찍이었다. “네 안전 단어를 말해 봐.”

“홍련...”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좋아. 만약 견딜 수 없으면 그 단어를 외쳐. 그러면 모든 게 멈출 거야.” 그가 채찍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나는 네가 그 단어를 외치지 않을 거라고 믿어. 왜냐하면 넌 강하니까.”

채찍이 공기를 가르며 그녀의 허벅지를 때렸다. 따끔한 통증이 전해졌다. 수완칭은 숨을 삼켰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그 통증이 그녀를 깨우는 것 같았다.

“하나.” 린이천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두 번째 채찍이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강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둘.”

채찍이 계속해서 내려쳤다. 열 대, 스무 대... 그녀의 몸은 점점 붉게 물들었다. 통증은 점점 강해졌지만, 그녀는 그 통증 속에서 이상한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치 모든 스트레스가 그 채찍과 함께 빠져나가는 듯했다.

“서른.” 린이천이 멈췄다. “첫 번째 라운드는 여기까지.”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다. “어때? 계속할 수 있겠어?”

수완칭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해주세요.”

린이천이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는 만족스러웠다. “좋아. 그럼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하지.”

그가 다른 도구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작은 클립이 여러 개 달린 장치였다. “이건 젖꼭지 클립이야. 조금 아플 수 있어. 하지만 넌 견딜 수 있어.”

그가 그녀의 가슴에 클립을 하나씩 물렸다. 차가운 금속이 그녀의 민감한 부위를 조였다. 그녀는 신음을 삼켰다. 통증이 전해졌지만, 그녀는 참아냈다.

“착한 아이야.” 린이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부터 나는 네 몸의 반응을 배울 거야. 네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네가 더 큰 쾌락을 느끼는지.”

그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배를 핥기 시작했다. 그의 혀가 그녀의 피부 위를 천천히 움직였다. 수완칭은 몸을 떨었다. 그 감촉이 너무 강렬했다.

“네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어.” 그가 말했다. “네 피부는 붉어졌고, 심장은 빨리 뛰고 있어. 널 준비됐어.”

그가 손을 그녀의 다리 사이로 밀어 넣었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자극했다. 수완칭은 신음을 참지 못하고 흘렸다. “아... 거기는...”

“조용히.” 린이천이 명령했다. “말하지 마. 그저 느껴.”

그의 손가락이 그녀 안을 탐험했다. 그녀는 쾌락에 몸을 맡겼다. 모든 것이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느끼기만 했다.

몇 분 후, 그가 손을 빼냈다. “첫 번째 세션은 여기까지야. 너는 잘 견뎌냈어.”

그가 그녀의 구속을 풀기 시작했다. 손목과 발목이 자유로워지자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몸은 여기저기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만족감을 느꼈다.

린이천이 그녀에게 담요를 덮어주었다. “어떻게 느껴져?”

“이상해요.” 그녀가 대답했다. “아프지만, 동시에 기분이 좋아요. 마치 제가 진짜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게 바로 네가 찾던 거야. 진정한 해방감.”

그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옷을 입어.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

수완칭은 천천히 옷을 입었다. 목걸이는 그대로 목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만지며 생각했다. 이제 자신은 그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그녀를 안도하게 했다.

그들은 클럽을 나와 밤거리를 걸었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그녀의 몸은 아직 뜨거웠다. 그녀는 그의 팔에 매달려 걸었다.

“다음 세션은 언제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일주일 후.” 그가 대답했다. “그때는 더 강한 걸 해볼 거야.”

그녀의 심장이 빨리 뛰었다. 더 강한 것. 그게 무엇일지 상상만으로도 그녀는 흥분되었다.

그들은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린이천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수고했어. 오늘은 푹 쉬어.”

“네, 주인님.” 그녀가 말했다. 그 말이 저절로 나왔다.

린이천이 미소 지었다. “그래, 그 기분을 잊지 마.”

그가 돌아서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수완칭은 현관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세션을 마친 것에 대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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