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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aadb6e4a更新:2026-07-11 12:41
야야가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입가에 붙은 밥알을 혀로 핡았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장 선생님이 내 그림을 칭찬하셨어. 선생님이 제일 좋다고 하셨어!” 지아는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식탁 위의 반찬들을 정리하는 손길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 야야가 참 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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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씨앗

야야가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입가에 붙은 밥알을 혀로 핡았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장 선생님이 내 그림을 칭찬하셨어. 선생님이 제일 좋다고 하셨어!”

지아는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식탁 위의 반찬들을 정리하는 손길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 야야가 참 잘했구나.”

“장 선생님은 항상 나한테만 웃어주셔. 다른 애들한테는 안 그러셔.” 야야의 눈이 반짝였다. “아침에 내가 좀 늦었는데, 선생님이 내 손 잡아주시면서 천천히 와도 괜찮다고 하셨어.”

지아의 손가락이 굳었다. 어제 야야가 감기에 걸렸을 때도, 오늘 아침 늦잠을 잤을 때도, 딸은 한 번도 “엄마, 고마워”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학교에서 만난 담임 선생님에 대해서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다니.

지아는 주방으로 걸어가 설거지를 시작했다. 물소리가 욕실 벽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그 선생님은… 결혼하셨어?”

“몰라. 그런데 장 선생님이 나를 많이 좋아하셔.” 야야가 식탁에서 뛰어내리며 다가왔다. “선생님이 나한테 제일 예쁜 딸이라고 하셨어. 엄마보다 나를 더 예뻐하시는 것 같아.”

찬물이 지아의 손목을 타고 흘렀다. 그 말은 작은 칼날처럼 가슴에 박혔다. 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뒤돌아보았다. “야야,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근데 엄만 내가 아플 때 ‘괜찮아?’ 한 번도 안 물어봤잖아. 장 선생님은 항상 물어보셔. 선생님이 더 좋아.” 야야가 주방 문틀에 기대어 지아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어린아이 특유의 순수함보다 더 깊은 계산이 숨어 있었다.

지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손에 든 접시가 미끄러질 듯했다. “야야, 그 선생님은 네 담임일 뿐이야. 가족이 아니야.”

“가족보다 더 좋은걸. 선생님은 내가 원하는 걸 다 알아주셔. 엄만 모르잖아. 엄만 항상 자기 생각만 하잖아.” 야야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지아는 접시를 싱크대에 내려놓고 야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야야, 엄마가 잘못했어. 앞으로 더 잘할게. 그러니까 장 선생님 얘기는 그만하지 않을래?”

하지만 야야는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입술이 약간 비틀어졌다. “엄마가 질투하는 거 알아. 엄만 나한테 ‘엄마 좋아’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잖아. 근데 난 그 말 절대 안 할 거야.”

야야가 돌아서서 방으로 뛰어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지아는 주방 바닥에 주저앉았다. 얼굴을 감싸 쥔 손 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녁 식사 내내 딸이 반복해서 언급한 그 선생님—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내 딸의 마음을 이렇게 쉽게 훔쳐간 걸까.

다음 날 아침, 야야는 학교 가방을 메고 현관문 앞에 섰다. “엄마, 장 선생님이 오늘 면담 있대. 너 늦지 마.”

지아의 손가락이 가방 끈을 움켜쥐었다. “알겠어. 꼭 갈게.”

“근데 엄마, 장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엄만 화낼지도 몰라.” 야야의 눈에 한 줄기 어둠이 스쳤다. “그래도 괜찮아? 선생님은 엄마가 내 인생에서 사라지길 원하시거든.”

그 말은 지아의 심장을 꿰뚫는 화살이었다. 그녀는 딸의 얼굴에서 전에 본 적 없는 냉소를 읽었다. “야야,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하는 말이야.” 야야가 웃으며 등을 돌렸다.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엄만 항상 모든 걸 늦게 알잖아.”

문이 닫히고, 지아는 텅 빈 복도에 혼자 남았다. 손끝이 떨렸다. 그녀는 전화기를 꺼내 학교 번호를 검색하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대신 신발장 위에 놓인 야야의 그림들을 응시했다. 그 밑에 적힌 서명이 “야야 사랑해요, 장 선생님”이라고 쓰여 있었다.

승부욕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어떤 교사든, 내 딸을 빼앗을 순 없다. 내가 진짜 엄마야. 그리고 오늘 면담에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강한 엄마인지 증명할 것이다.

예방 교육 수업

지아는 냉장고 문을 닫으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또 무슨 활동이래? 선생님이 뭘 가르쳐 준대?”

야야는 식탁에 앉아 우유를 홀짝이며 대답했다. “예방 교육 수업이요.”

“예방 교육?” 지아가 눈썹을 찌푸렸다. “뭘 예방하길래?”

“납치요.” 야야의 목소리는 태연했다. “장 선생님이 납치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셨어요.”

지아는 잠시 손을 멈췄다. 그녀는 숟가락으로 밥을 뜨며 무심한 척 말을 꺼냈다. “그래?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던? 엄마는 말이야, 만약에 납치되면 무조건 납치범을 기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거든.”

야야는 고개를 갸웃하며 지아를 바라봤다. “그건 엄마 생각이고요. 장 선생님은 다르게 가르쳐 주셨어요.”

“다르게?”

“네.” 야야는 우유 잔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열정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장 선생님은 만약에 손과 발이 묶이면 당황하지 말고, 먼저 주변을 살펴서 도망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직접 시범도 보여주셨어요.”

지아의 눈에 살짝 호기심이 스쳤다. “어떻게 시범을?”

야야는 의자에서 일어나 공중에 손을 묶은 척 흉내를 냈다. “선생님이 저한테 손과 발을 묶게 하셨어요. 진짜로 꽉 묶었는데도 선생님이 발가락만으로도 풀 수 있었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엄마!”

지아의 숟가락이 식탁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발가락으로? 줄을?”

“네!” 야야의 눈이 반짝였다. “장 선생님이 발가락이 얼마나 유연한지 보여주셨어요. 마치 춤추는 것처럼요. 발가락으로 매듭을 하나씩 풀어내는데, 정말 빨랐어요.”

지아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그녀는 천천히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생각에 잠겼다. 발가락으로 줄을 푸는 기술. 그건 단순한 요령이 아니었다. 그건 오랜 시간 발을 훈련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발레를 배운 사람만이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장 선생님이 발레를 배운 적이 있니?” 지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속은 이미 요동치고 있었다.

야야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그런 얘기는 안 해 주셨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기억나는 게 있어요. ‘발은 단순히 걷기 위한 게 아니야. 발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어’라고 하셨어요.”

지아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그 말. 바로 그 말. 그녀가 발레리나 시절 스승님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었다. 발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다. 그 말을 지금, 딸의 담임 선생님이 하고 있었다.

지아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가슴속에서 자존심이 꿈틀거렸다. 자존심 강하고 승부욕 넘치는 그녀의 본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장 선생님. 겉보기엔 온화해 보이지만, 발가락으로 줄을 풀 정도로 유연한 발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이 자신의 딸에게 감동을 주고 있었다.

“야야.” 지아의 목소리에 단호함이 깃들었다. “엄마랑 내기 하나 하자.”

야야는 고개를 들어 엄마를 바라봤다. 순수한 눈빛 속에 어른스러운 계산이 스쳤다. “무슨 내기요?”

“장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걸 엄마도 할 수 있어. 아니, 더 잘할 수 있어.” 지아는 벌떡 일어나 거실 중앙으로 걸어갔다. “엄마도 한때는 발레리나였어. 알지?”

야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다. 엄마가 발레리나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그건 엄마가 야야를 낳기 전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내기를 하자는 거야.” 지아가 매트 위에 섰다. “엄마가 장 선생님보다 더 잘한다는 걸 증명해 볼게. 네가 엄마를 묶어 봐. 그러면 엄마가 발가락으로 푸는 모습을 보여줄게.”

야야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는 천진난만해 보였지만, 그 속에는 어린 나이에 맞지 않는 계산이 숨어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엄마가 자신의 계획에 빠져들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진짜요?” 야야가 의자에서 내려와 다가갔다. “엄마가 진짜 할 수 있어요?”

“당연하지.” 지아가 자랑스럽게 턱을 들었다. “발레리나의 발은 춤만 출 수 있는 게 아니야. 발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다고 했잖아.”

야야는 벽에 걸려 있는 운동용 줄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손이 줄을 감는 모습은 마치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듯 자연스러웠다. 지아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의아함을 느꼈지만, 이미 승부욕이 그녀의 판단을 흐리고 있었다.

“좋아요, 엄마. 그럼 시작해 볼까요?”

묶기 대결

야야가 가방에서 꺼낸 건 길쭉한 고무줄이었다. 탁자 위에 가지런히 펼쳐진 그 고무줄은 새하얗고 탄력이 좋아 보였다. 지아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자신의 가방에서 팬티스타킹 한 켤레를 꺼냈다.

"이걸 신어야 묶을 수 있어. 엄만 옛날에 발레할 때 늘 이렇게 했단다."

지아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팬티스타킹을 발목까지 끌어올렸다. 얇은 나일론이 피부에 밀착되는 감촉이 한겨울의 찬기와 섞여 간질간질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스타킹의 주름을 꼼꼼히 펴고 나서야 야야에게 고무줄을 내밀었다.

"자, 야야가 하는 대로 할게. 같은 방식으로 묶어봐."

야야는 고무줄을 받아 쥐며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고 지아의 발목을 감쌌다. 고무줄이 스타킹 위로 미끄러지며 팽팽하게 조여졌다. 그런데 야야의 방식이 예사롭지 않았다. 한 번 감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발목을 서로 포개어 겹친 상태에서 몇 겹으로 감기 시작한 것이다.

"야야, 그건... 발목이 겹쳐졌잖아. 이렇게 묶으면 엄만 움직일 수가 없어."

지아의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섞였다. 하지만 야야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끝에 힘을 더했다. 고무줄이 스타킹을 파고들며 살짝 움푹 패인 자국을 남겼다.

"엄마가 똑같이 하래서 그랬어. 그리고 엄만 요령이 있잖아, 풀 수 있으면서."

야야의 말에 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오늘따라 유난히 승부욕에 불타고 있었다. 하지만 얇은 팬티스타킹이 걱정됐다. 야야가 너무 세게 묶으면 찢어질 지도 몰랐다.

"잠깐만, 야야. 이 스타킹 좀 봐. 너무 얇아서 네가 한 번만 잘못 당겨도 찢어질 거야. 그러면 엄만 너한테 진 거나 다름없잖아."

지아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발목을 살짝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야야의 손이 더 빨랐다. 고무줄이 두 번, 세 번 더 감기며 발목을 완전히 고정시켰다.

"엄만 항상 그렇게 말해. 핑계만 대면서. 진짜 실력으로 붙자고 한 거 아니야?"

야야의 눈빛에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 지아는 그 순간 딸의 표정에서 낯선 무언가를 느꼈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고무줄이 마지막 매듭을 지었다. 발목은 마치 자라가 웅크린 듯 꼬여 있었고, 그 위를 고무줄이 빽빽하게 감싸고 있었다.

"자, 이제 엄만 벌레 모양이야. 발가락으로 풀어봐."

야야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냉랭하게 말했다. 지아는 바닥에 주저앉아 두 발을 앞으로 뻗었다. 스타킹이 고무줄 틈새로 비치는 은은한 살색이 그녀의 당혹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발가락을 움직여 고무줄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겹쳐진 발목 때문에 중심을 잡기조차 힘들었다.

"이게 무슨... 야야, 이건 좀 심한 거 아니야?"

"심하지 않아. 엄만 이렇게밖에 못 하는 거야? 발레리나였으면서?"

야야의 찬바람 섞인 말투에 지아의 자존심이 상처받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발가락에 더 힘을 주었다. 발톱 끝으로 고무줄을 걸고 잡아당겼지만, 스타킹이 미끄러워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발목이 꼬인 상태에서 힘을 빼면 오히려 더 조여드는 느낌이었다.

"이런... 진짜 억울하네. 엄만 발레에서 맨발로 하는 게 더 익숙한데."

지아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는 왼쪽 발가락으로 오른쪽 고무줄을 누르고, 오른쪽 엄지발가락으로 그 위를 밀어 올렸다. 고무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속도가 너무 느렸다. 야야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시계를 힐끗 내려다봤다.

"5분 지났어. 엄만 아직도 첫 번째 고리도 못 풀었네."

"기다려 봐, 금방 풀어."

지아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지도 못한 채 다시 집중했다. 스타킹이 고무줄과 마찰하며 삐걱이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이 내기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는 것을. 야야의 눈빛 속에 숨겨진 음흉한 의도가 그녀를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발목은 더욱 단단히 묶여 있었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전화 기습

지아는 숨을 죽이며 천천히 몸을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차가운 벽면이 등에 닿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혔다. 팔은 이미 저릿저릿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오른발을 들어 올렸다. 발가락이 허공에서 허둥거리다가 겨우 손목에 묶인 끈 끝을 스쳤다.

"젠장."

그녀는 중얼거리며 다시 시도했다. 왼발은 스타킹이 너무 꽉 조여 발가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발가락 사이로 실을 잡아야 하는데, 얇은 나일론이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다. 지아는 이빨을 악물고 오른발을 더 높이 들어 올렸다. 발목이 아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야야가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

그 순간, 거실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지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더욱 급하게 발가락을 움직였지만, 매듭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발가락이 실에 닿았다가 미끄러지길 반복했다.

"여보세요?"

야야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지아는 숨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아, 장 선생님이세요!"

야야의 목소리가 반가움에 휘청였다. 지아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장 선생님. 왜 하필 지금 전화를 한 거야?

"네, 네. 엄마는 지금... 아, 있어요. 근데 좀 바빠요."

야야의 말투에 장난기가 섞였다. 지아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었다. 그녀는 더 발버둥 쳤지만, 손목은 꼼짝하지 않았다.

"아, 네. 엄마가 지금 내기하고 있어요."

야야가 신나서 말했다. 지아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아니, 야야! 그걸 왜 말하는 거야?

"네, 엄마가 제가 묶은 끈을 풀어야 하는데, 아직도 못 풀고 있어요. 발로 겨우겨우 건드리고만 있대요."

지아는 참을 수 없어 소리를 질렀다.

"야야! 그만!"

그러나 야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엄마가 부끄러운가 봐요. 선생님, 엄마 진짜 재미있지 않아요? 아직도 팔이 묶여서 꼼짝도 못 해요."

지아는 얼굴이 시뻘개졌다. 장 선생님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그녀는 필사적으로 발가락을 움직였지만, 매듭은 더 팽팽해지기만 했다.

"네, 선생님도 보고 싶어요. 야야도 보고 싶어요. 엄마 말고 선생님이 더 좋아요."

야야의 말에 지아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자기 딸이 다른 사람에게 엄마보다 자신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듣다니. 그녀는 눈물을 참으며 다시 발가락으로 매듭을 찾았다. 이번에는 꼭 풀어야 한다. 야야에게 진정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재갈 조건

장 선생님의 손가락이 지아의 턱을 살짝 스치며 내려갔다. 아까 전까지도 단단히 조여져 있던 재갈이 어느새 느슨해져 있었다.

“재갈을 제대로 물지 않았네요.”

장 선생님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숨은 차가운 기운이 지아의 등을 타고 흘렀다. 지아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분명히 단단히 물고 있었는데, 왜 풀렸다는 건가.

“억울한가요? 그럼 확인해 보시죠.”

장 선생님은 야야에게 눈짓을 했다. 야야는 재빨리 책상 서랍에서 여러 벌의 스타킹을 꺼내 왔다. 하얀색, 검은색, 살색까지. 가지각색의 스타킹들이 지아의 눈앞에 펼쳐졌다.

“자, 엄마. 이번엔 제대로 물어봐요.”

야야의 목소리는 발랄했지만, 그 눈빛은 어른스러울 정도로 냉정했다. 지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벌렸다. 야야가 하얀 스타킹을 둥글게 말아 지아의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감촉이 혀에 닿았지만, 이내 시큼한 합성 섬유 냄새가 입안 가득 퍼졌다.

“더 필요한가요?”

야야가 장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장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은 스타킹을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두 겹으로 겹쳐서 지아의 입 안에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지아의 혀가 스타킹 사이사이를 헤집으며 버티려 했지만, 점점 더 많은 스타킹이 쌓여 들어갔다.

“입이 완전히 막혔네요.”

장 선생님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 지었다. 그러더니 손을 내밀어 지아의 뺨을 살짝 두드렸다. 지아의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것, 자신의 의사가 완전히 차단되었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밀려왔다.

“야야, 구강 볼 꺼내 봐.”

장 선생님의 차분한 명령에 야야는 또다시 책상 서랍으로 달려갔다. 작은 플라스틱 통을 들고 와서 뚜껑을 열자, 은색 구강 볼이 반짝였다. 야야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집어 지아의 입 가까이 가져갔다.

“입 벌려요, 엄마.”

야야의 목소리는 더 이상 아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지아는 저항하려 했지만, 입 안에 가득 찬 스타킹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결국 지아는 눈을 질끈 감고 입을 벌렸다. 차갑고 단단한 구강 볼이 혀 위로 밀려 들어왔다. 그것이 입천장을 누르며 자리를 잡자, 지아는 비명조차 낼 수 없게 되었다.

“잘했어요, 야야.”

장 선생님은 야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야야는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 눈빛에는 승리감이 어려 있었다. 지아는 그 광경을 보며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자신의 딸이 왜 이러는지, 왜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이제 20분 후에 가정 방문을 가도록 하죠.”

장 선생님이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아의 눈이 커졌다. 지금 이 상태로? 이 모습으로 선생님을 맞이하라는 말인가? 지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장 선생님은 이미 야야의 손을 잡고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 잘 있어요. 선생님이랑 금방 올게요.”

야야의 목소리가 문틈 사이로 스며들었다. 지아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싶었지만, 입은 완전히 막혀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시계 초침이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만이 방 안을 메웠다.

20분 카운트다운

지아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오른발목을 감싼 끈이 피부를 파고들어 아렸다.

“젠장.”

이빨을 악물고 오른발을 뒤로 꺾었다. 발끝으로 끈의 매듭을 건드려 보려 했지만, 각도가 맞지 않았다. 발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는 끈을 붙잡으려 애쓰는 동안 허벅지 근육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 하...”

숨이 가빠졌다. 15분. 남은 시간은 15분이었다. 이미 5분을 낭비했다.

지아는 이를 갈며 발을 바닥에 내리쳤다. 쿵 소리와 함께 발바닥이 울렸지만 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런...”

그녀는 몸을 구부려 손으로 발목을 움켜쥐었다. 손가락이 매듭을 더듬었다. 단단하게 엉킨 끈은 손톱으로 긁어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야야.”

목소리가 갈라졌다.

“야야, 이게 무슨 짓이니?”

대답은 없었다. 거실은 고요했다. 시계 초침 소리만 똑딱똑딱 방 안을 메웠다.

침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 틈새로 야야의 그림자가 보였다.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지아는 손가락을 매듭 사이로 밀어 넣었다. 끈이 살을 파고들었다. 아팠지만 참았다. 발톱으로 끈을 긁으며 풀려는 순간, 손이 미끄러졌다.

“아!”

짜증 섞인 비명이 새어 나왔다.

7분.

시계가 7분을 알렸다.

지아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손이 떨렸다. 다시 매듭을 더듬었다. 이번에는 양손을 사용했다.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끈을 비집었다.

“풀려라, 제발...”

매듭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한 가닥, 두 가닥. 끈이 느슨해졌다.

“된다.”

지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마지막 1분.

발목에서 끈이 완전히 풀렸다. 지아는 벌떡 일어섰다. 다리가 저렸지만 참았다. 침실을 향해 달려가려는 순간——

발목에 무언가 잡혔다.

“뭐……?”

고개를 숙이자 야야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두 손이 지아의 오른발목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야야?”

야야가 고개를 들어 지아를 올려다봤다. 눈은 반짝이고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엄마, 아직 안 끝났어.”

“뭐라고?”

야야의 손아귀가 더 세졌다. 작은 손가락이 지아의 발목을 놓지 않았다.

“아직 1분 남았는데, 문까지 가야지.”

지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야야, 이게 무슨……”

야야가 몸을 돌려 지아의 발을 잡아당겼다. 놀랍게도 힘이 세서 지아의 몸이 균형을 잃었다.

“이리 와, 엄마. 1분 안에 문까지 가야 해.”

야야의 목소리는 천진난만했다. 하지만 손은 무자비하게 지아의 발목을 문 쪽으로 끌고 있었다.

지아가 발버둥 쳤다. 바닥이 미끄러웠다. 손톱이 마룻바닥을 긁었지만 소용없었다.

“야야, 놔!”

“싫어. 아직 30초 남았어.”

야야가 힘을 더했다. 지아의 몸이 문 쪽으로 끌려갔다. 현관문이 점점 가까워졌다.

15초.

야야가 문손잡이에 손을 뻗었다.

10초.

문이 열렸다. 바깥에서 찬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5초.

야야가 지아의 발을 놓았다. 대신 지아의 손을 잡아 밖으로 밀었다.

“엄마, 시간 다 됐어.”

야야의 목소리가 냉랭하게 울렸다.

지아는 현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등 뒤로 야야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왜…… 왜 이러는 거니?”

지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야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문을 천천히 닫았다. 철컹, 소리와 함께 지아는 어둠 속에 갇혔다.

가정 방문의 진실

딸의 방 문을 열었을 때, 지아의 시선은 먼저 바닥에 떨어졌다. 야야의 책상 앞에는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 허리가 곧게 펴진 중년의 여성으로, 단정한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야야의 담임 선생님입니다. 장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오늘 가정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아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녀는 아직 샤워도 하지 않았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낡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네, 장 선생님. 죄송합니다. 집이 좀... 정리가 안 돼서요.”

장 선생님의 시선이 지아의 얼굴을 스치더니, 끝내 발목까지 내려갔다.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스타킹이 정말 예쁘시네요. 광택이 살아 있어요.”

지아는 더욱 부끄러워졌다. 그녀의 스타킹은 이미 여러 번 구멍이 났지만, 돈이 없어 계속 신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인사만 할 수 있었다.

장 선생님이 재빨리 문을 닫았다. 갑자기 방 안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장 선생님이 지아의 팔을 잡아 끌었다.

“자, 이 자세로 앉아 주세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지아는 장 선생님의 손길에 끌려 바닥에 엎드렸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양손은 등 뒤로 묶였다. 마치 요가 자세 같았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장, 장 선생님? 이게 무슨...”

지아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장 선생님이 그녀의 머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목덜미를 짓누르는 손의 압력이 섬뜩했다.

“아이고, 오늘 예방 교육 수업이 취소되었어요. 대신 다른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장 선생님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눈에는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 지아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가정 방문이 아니었다. 그녀는 함정에 빠진 것이었다.

배신의 진실

야야의 팔이 지아의 허리를 감쌌다. 부드럽고도 단단한 포옹이었다. 지아는 아이의 체온을 가슴으로 느끼며 순간 모성을 만끽했다. 그런데 야야의 입술이 지아의 귀에 가까이 다가갔다.

"엄마, 납치됐으면 얌전히 따라와."

차갑고 납작한 목소리였다. 낯선 칼날 같은 말투에 지아의 몸이 굳어졌다. 장 선생님의 집 거실은 고요했다. 꽃무늬 벽지와 고풍스러운 가구가 정돈되어 있었지만, 공기는 묘하게 날카로웠다.

"야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아는 아이의 어깨를 잡고 몸을 떼려 했다. 그러나 야야의 손이 더 세게 허리를 조였다.

"가만히 있어. 움직이면 다쳤다고 볼 거야."

그 순간 장 선생님이 주방에서 나왔다. 손에 찻잔을 들고 있었고, 얼굴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눈까지 닿지 않았다.

"지아 씨, 앉으세요. 이야기할 게 있어요."

지아는 야야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주저앉았다. 장 선생님은 맞은편에 앉아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차 향이 은은하게 퍼졌지만 지아의 미각은 마비된 듯했다.

"당신 딸, 정말 똑똑해요. 내가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장 선생님의 시선이 야야에게로 향했다. 그 시선에는 애정과 집착이 섞여 있었다.

"야야 같은 아이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불쌍하게도 너 같은 엄마 밑에서 자라야 했지."

지아의 가슴이 서늘해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당신, 정신이 나갔어?"

"정신이 나갔다고? 아니, 나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 거야. 야야도 동의했어."

장 선생님이 손을 내밀어 야야의 뺨을 쓰다듬었다. 야야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나는 장 선생님 같은 엄마가 필요해요."

지아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자기 딸이, 자기가 키운 아이가 이런 말을 하다니.

"야야,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나는 네 엄마야."

"네 엄마? 하!"

야야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아이의 눈이 불길하게 반짝였다.

"엄마는 항상 자기 일만 바빴잖아. 발레 그만둔 거 나 때문이라고? 거짓말! 엄마는 그냥 실패한 거야. 나를 핑계로 도망친 거라고!"

지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딸의 말이 마음을 찔렀지만, 참아야 했다.

"야야, 그건 사실이 아니야. 나는 너를 위해서..."

"닥쳐!"

아이가 갑자기 지아의 정강이를 발로 찼다. 고통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지아는 신음을 삼켰다.

"이 더러운 창녀!"

야야의 목소리엔 분노와 경멸이 가득했다. 지아는 얼어붙은 듯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가, 자기 딸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믿기지 않았다.

장 선생님이 느릿하게 박수를 쳤다.

"잘했어, 야야. 네가 진짜 주인이라는 걸 보여준 거야."

그제야 지아는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이 계획된 함정이었다. 장 선생님과 야야가 짜고, 자신을 이곳에 가둔 것. 그것은 납치가 아니라, 아이가 직접 엄마를 벌주기 위해 꾸민 음모였다.

지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그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배신에서 비롯된 배신감과 충격 때문이었다. 손끝이 떨렸다.

"야야, 너... 왜 이러는 거야?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 그게 사랑이라고?"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엄마는 나를 자기 소유물처럼 생각했어. 내가 뭘 원하는지 물어본 적 없잖아. 나는 장 선생님한테 가고 싶어. 엄마처럼 못난 엄마보다 훨씬 나아."

지아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자기 딸이, 자기가 피와 땀을 흘려 키운 아이가 이제 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장 선생님이 있었다. 지아는 그 여자의 눈에서 승리감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