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가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입가에 붙은 밥알을 혀로 핡았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장 선생님이 내 그림을 칭찬하셨어. 선생님이 제일 좋다고 하셨어!”
지아는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식탁 위의 반찬들을 정리하는 손길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 야야가 참 잘했구나.”
“장 선생님은 항상 나한테만 웃어주셔. 다른 애들한테는 안 그러셔.” 야야의 눈이 반짝였다. “아침에 내가 좀 늦었는데, 선생님이 내 손 잡아주시면서 천천히 와도 괜찮다고 하셨어.”
지아의 손가락이 굳었다. 어제 야야가 감기에 걸렸을 때도, 오늘 아침 늦잠을 잤을 때도, 딸은 한 번도 “엄마, 고마워”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학교에서 만난 담임 선생님에 대해서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다니.
지아는 주방으로 걸어가 설거지를 시작했다. 물소리가 욕실 벽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그 선생님은… 결혼하셨어?”
“몰라. 그런데 장 선생님이 나를 많이 좋아하셔.” 야야가 식탁에서 뛰어내리며 다가왔다. “선생님이 나한테 제일 예쁜 딸이라고 하셨어. 엄마보다 나를 더 예뻐하시는 것 같아.”
찬물이 지아의 손목을 타고 흘렀다. 그 말은 작은 칼날처럼 가슴에 박혔다. 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뒤돌아보았다. “야야,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근데 엄만 내가 아플 때 ‘괜찮아?’ 한 번도 안 물어봤잖아. 장 선생님은 항상 물어보셔. 선생님이 더 좋아.” 야야가 주방 문틀에 기대어 지아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어린아이 특유의 순수함보다 더 깊은 계산이 숨어 있었다.
지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손에 든 접시가 미끄러질 듯했다. “야야, 그 선생님은 네 담임일 뿐이야. 가족이 아니야.”
“가족보다 더 좋은걸. 선생님은 내가 원하는 걸 다 알아주셔. 엄만 모르잖아. 엄만 항상 자기 생각만 하잖아.” 야야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지아는 접시를 싱크대에 내려놓고 야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야야, 엄마가 잘못했어. 앞으로 더 잘할게. 그러니까 장 선생님 얘기는 그만하지 않을래?”
하지만 야야는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입술이 약간 비틀어졌다. “엄마가 질투하는 거 알아. 엄만 나한테 ‘엄마 좋아’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잖아. 근데 난 그 말 절대 안 할 거야.”
야야가 돌아서서 방으로 뛰어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지아는 주방 바닥에 주저앉았다. 얼굴을 감싸 쥔 손 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녁 식사 내내 딸이 반복해서 언급한 그 선생님—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내 딸의 마음을 이렇게 쉽게 훔쳐간 걸까.
다음 날 아침, 야야는 학교 가방을 메고 현관문 앞에 섰다. “엄마, 장 선생님이 오늘 면담 있대. 너 늦지 마.”
지아의 손가락이 가방 끈을 움켜쥐었다. “알겠어. 꼭 갈게.”
“근데 엄마, 장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엄만 화낼지도 몰라.” 야야의 눈에 한 줄기 어둠이 스쳤다. “그래도 괜찮아? 선생님은 엄마가 내 인생에서 사라지길 원하시거든.”
그 말은 지아의 심장을 꿰뚫는 화살이었다. 그녀는 딸의 얼굴에서 전에 본 적 없는 냉소를 읽었다. “야야,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하는 말이야.” 야야가 웃으며 등을 돌렸다.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엄만 항상 모든 걸 늦게 알잖아.”
문이 닫히고, 지아는 텅 빈 복도에 혼자 남았다. 손끝이 떨렸다. 그녀는 전화기를 꺼내 학교 번호를 검색하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대신 신발장 위에 놓인 야야의 그림들을 응시했다. 그 밑에 적힌 서명이 “야야 사랑해요, 장 선생님”이라고 쓰여 있었다.
승부욕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어떤 교사든, 내 딸을 빼앗을 순 없다. 내가 진짜 엄마야. 그리고 오늘 면담에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강한 엄마인지 증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