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존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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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폐허의 신전 위로 달빛이 마치 피를 흘리는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풍진매관 안에서는 기묘한 냄새가 감돌았다. 온갖 비린내와 향기로운 안개가 뒤섞여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유현은 가장 깊은 전각 안에서, 수많은 미녀들에게 둘러싸여 술잔이 오갔다. 그는 한 손에는 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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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야 시주

깊은 밤, 폐허의 신전 위로 달빛이 마치 피를 흘리는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풍진매관 안에서는 기묘한 냄새가 감돌았다. 온갖 비린내와 향기로운 안개가 뒤섞여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유현은 가장 깊은 전각 안에서, 수많은 미녀들에게 둘러싸여 술잔이 오갔다. 그는 한 손에는 술병을, 다른 한 손에는 여인의 연약한 허리를 감싸 쥐고 있었고, 눈에는 취기가 가득했다.

“주인님, 또 한 잔 하세요~”

아첨하는 목소리가 실크처럼 귀를 간지럽혔다. 유현이 크게 웃으며 여인의 턱을 꼬집었다.

“좋아, 좋아! 오늘 밤, 나는 모두 함께 취하리라!”

그는 손을 휘둘러 은쟁반을 땅에 떨어뜨렸다. 과일과 술이 바닥에 흩어졌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전각 안의 분위기는 더욱 방탕해졌고, 결계는 그의 방탕함에 따라 조금씩 약해졌다. 마치 얇은 종이처럼 바람에 흔들렸다.

진백은 그림자처럼 지붕 위에 숨어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수렁처럼 깊고 어두웠으며, 입가에는 희미하고 냉랭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약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폐신은 너무 오랫동안 권력에 취해 있었다. 방탕함이 그의 감각을 녹슬게 했고, 결계는 이미 형식에 불과했다.

진백이 가볍게 발을 구르자, 그의 몸이 마치 귀신처럼 허공을 가로질러 전각 지붕 위에 조용히 착지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청동 단검이 나타났고, 칼날에는 어둡고 차가운 빛이 스쳤다.

전각 안에서 유현이 또 한 번 크게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는 거칠고 귀에 거슬렸다.

“오늘 밤은 달도 밝고 바람도 맑다, 모두 신나게 놀자!”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목 뒤로 서늘한 바람이 스쳤다.

유현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되었다.

돌아서려는 순간, 청동 단검이 이미 그의 뒤통수에 박혀 날카로운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게 했다. 피가 순식간에 터져 융단 위에 검붉고 선명한 꽃송이를 수놓았다.

유현의 눈이 크게 뜨이고, 그의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 표정이 어렸다. 그는 입을 벌리려 했지만, 피만이 목을 타고 흘러내릴 뿐이었다.

진백이 냉담하게 단검을 뽑아, 시체가 탁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눈에는 동정이 전혀 없었다.

전각 안의 미녀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그들의 얼굴은 공포로 인해 일그러졌고, 비명이 곧 터져 나오려 했다.

“닥쳐.”

진백의 목소리는 마른 냉기처럼 차가웠다.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피 묻은 손바닥을 내저었다.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공기마저 얼어붙었다.

진백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시체 옆에 섰다. 그의 신발 바닥은 따뜻한 피를 밟으며 가볍게 으스러지는 소리를 냈다.

그가 손을 내밀어 공중에서 한 줄기 어둡고 깜깜한 권능을 잡아챘다. 그것은 유현의 신성이었다. 탁하고 더러우며, 온갖 타락한 욕망이 얽혀 있었다.

진백이 손을 비틀자, 마치 찌꺼기를 짜내듯 신성이 산산조각났다.

그리고 그 깊은 곳에는 한 줄기 은은하고 신성한 빛이 숨겨져 있었다.

“찾았다.”

진백의 눈에 희미한 즐거움이 스쳤다. 그의 다섯 손가락이 허공을 움켜쥐자, 한 장의 고대 카드가 조각조각 녹아내리며 그의 손바닥에 모였다.

그것은 절세 매녀 카드 세트였다. 카드 표면에는 다섯 명의 절세 미녀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다. 한 사람은 위엄 있고 화려하며, 한 사람은 맑고 차갑다. 한 사람은 맑고 고상하며, 한 사람은 날카롭고 당당하다. 한 사람은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저마다 신성의 빛이 반짝이고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진백이 손끝으로 카드 표면을 스치자, 다섯 여신의 영혼이 동시에 진동했다.

그들은 느꼈다. 이 새로운 주인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았다는 것을.

가장 깊은 비밀, 가장 숨기고 싶은 연약함, 그리고 그 신성 아래 감춰진 욕망과 굴욕까지.

능소화는 카드 속에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발톱을 세게 움켜쥐고 이를 악물었다.

“감히...”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분노와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냉월리는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었지만, 손끝은 약간 떨리고 있었다.

소청요는 눈을 살짝 내리깔았고, 긴 속눈썹이 불안정하게 떨렸다.

능창란은 이를 악물고, 눈에는 싸우려는 빛이 스쳤다.

원사는 몸을 웅크리고,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진백이 냉랭하게 웃었다.

“아직도 예전 생각을 하느냐?”

그의 목소리에는 조롱과 위협이 섞여 있었다.

“네 그 신성은, 나에게는 발아래 짓밟힐 가치조차 없다.”

그가 손을 내저었다. 카드 속의 다섯 여신의 영혼이 동시에 찢기는 고통을 느꼈고, 그들의 신성은 마치 쇠사슬에 묶인 듯 꼼짝할 수 없었다.

진백이 카드를 가슴에 품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그의 그림자는 달빛 아래에서 길게 늘어져 마치 연기처럼 일렁였다.

그가 떠날 때, 폐허의 신전에서 갑자기 찬 바람이 불었다. 찬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카드 속에서 다섯 여신의 영혼이 동시에 떨었다. 그들은 느꼈다. 무간지옥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새 주인은 신성의 진실을 꿰뚫어보고, 그들의 가장 수치스러운 약점까지 파악했다.

그리고 가차 없이 밟아 버릴 것이다.

진백의 발걸음이 점점 멀어지고, 한 줄기 낮은 웃음소리가 바람에 흩어졌다.

“좋아, 이제 시작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참을 수 없는 기대감과 만족감이 담겨 있었다.

검은 밤하늘에, 한 줄기 푸른 달빛이 비스듬히 내리쬐며 땅에 한 줄기 은빛을 드리웠다.

금술 재주조

진백은 유현의 금제를 손가락 하나로 가볍게 걷어냈다. 그 얕은 술법은 마치 종이 한 장처럼 찢겨져 나가더니 공중에서 재가 되어 흩어졌다. 그의 눈동자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 이제야 제대로 된 작업을 시작할 때였다.

다섯 여인의 몸에 감겨 있던 가죽옷이 갑자기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은 윤기가 흐르는 표면이 꿈틀거리며 살아있는 뱀처럼 그들의 몸을 조여갔다. 능소화는 숨을 헐떡이며 가슴을 움켜쥐었지만, 가죽옷은 이미 그녀의 풍만한 곡선을 따라 밀착되어 있었다.

“이... 이건...”

냉월리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그 순간 가죽옷의 어깨 부분이 올라오며 차가운 금속 하이칼라가 그녀의 목을 감쌌다. 견장이 날카롭게 솟아오르며 어깨선을 강조했고, 그녀의 우아한 기품은 사라지고 오히려 야성적인 위압감이 흘러나왔다.

소청요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지퍼가 천천히 올라가다가 가슴골 바로 아래에서 멈췄다. 아무리 잠그려고 해도 거기서 더 올라가지 않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지퍼를 붙잡고 힘을 주었지만, 금속은 차갑게 버티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영원히 잠글 수 없게 만든 거야.”

진백이 나지막이 웃었다. 그의 목소리에 담긴 조롱이 다섯 여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가죽옷의 안쪽이 뒤집히며 자주색과 검은색 물방울무늬가 드러났다. 저속한 문양이었지만, 그 문양이 살갗에 닿는 순간 찌르는 듯한 감각이 전신을 휘감았다. 능창란은 무릎이 풀리며 바닥을 짚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땅을 긁었지만, 가죽옷은 이미 그녀의 골반을 과장되게 부풀려 올리며 허리를 극도로 좁혀놓았다.

“크... 으...”

원사는 신음을 삼켰다. 그녀의 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엉덩이와 골반이었다. 가죽옷이 그 부위를 과장되게 확장시키며, 마치 짐승이 엎드려 허리를 내미는 자세를 강제로 만들어냈다. 그녀는 일어서려고 발버둥쳤지만, 가죽옷이 뼈와 살을 감싸며 그 자세를 고정시켰다.

“이제부터 이 옷은 너희 몸의 일부야.”

진백이 천천히 그들 주위를 걸었다. 그의 손가락이 능소화의 등줄기를 따라 내려갔다. 가죽옷이 그의 손길에 반응하듯 더 조여들었다.

“벗겨내려고 해봐. 찢어보려고 해봐. 숨기려고 해봐.”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능창란이 가슴께의 가죽을 움켜잡고 힘껏 찢었다. 하지만 가죽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살아있는 듯 움직이며 도로 붙어버렸다. 그녀의 손톱이 깊게 박혔지만, 상처는 바로 아물었다. 가죽이 살과 완전히 융합되어 있었다.

“이럴 순 없어!”

냉월리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손이 검신을 잡으려 했지만, 가죽옷이 그녀의 팔을 조여 움직임을 봉쇄했다. 어깨와 목의 금속 하이칼라가 차갑게 그녀의 피부를 압박하며 숨통을 조여왔다.

소청요는 숨을 고르며 지혜를 모았다. 그녀의 신성이 빛을 발하려는 순간, 가죽옷 안쪽의 자주색 물방울무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문양이 그녀의 살을 타고 번져나가며 신성을 중화시켰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이건 단순한 금술이 아니었다. 카드의 본원에 직접 간섭하는 저주였다.

“제대로 파악했군.”

진백이 소청요의 턱을 잡아 올렸다. 그의 눈빛이 그녀의 두려움을 즐기고 있었다.

“너희의 가장 깊은 곳, 가장 약한 곳을 정확히 찔렀어. 이제 이 가죽은 너희의 자존심이고, 너희의 굴종이다. 벗어날 수 없어.”

능소화의 가슴에서 지퍼가 스스로 내려갔다. 위태롭게 걸려 있던 가죽이 그녀의 가슴골을 드러냈다. 그녀는 팔로 가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가죽옷이 그녀의 가슴을 밀어 올리며 더 선명하게 만들어버렸다.

“아...”

그녀의 신음이 방 안을 울렸다. 다섯 여인 모두가 같은 굴욕을 겪고 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가죽옷이 그들의 몸을 재주조하고 있었다. 능창란은 엉덩이를 과장되게 부풀린 자세로 엎드려야 했고, 원사는 무릎을 꿇은 채 허리를 숙인 자세가 고정되었다. 냉월리는 곧게 선 자세이지만, 하이칼라가 그녀의 목을 억압하며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자, 이제 시작이다.”

진백이 손가락을 튕겼다. 다섯 여인의 가죽옷이 동시에 진동하기 시작했다. 안감의 물방울무늬가 빛을 발하며 그들의 감각을 자극했다. 능소화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참을 수 없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냉월리는 무릎이 떨리며 바닥을 짚었다. 소청요는 이를 악물었지만, 이미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능창란은 엉덩이를 흔들며 짐승처럼 울부짖었고, 원사는 신음조차 삼키지 못했다.

“너희의 제골이 높을수록, 이 옷은 더 강하게 반응해.”

진백의 목소리가 차갑게 떨어졌다. 그의 손이 허공을 휘저으며 금술을 더 깊이 새겨넣었다.

“영원히 벗을 수 없는 이 옷과 함께, 너희는 내 손안에서 춤추게 될 것이다.”

다섯 여인의 눈동자가 흐려졌다. 가죽옷이 그들의 의지를 침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저항하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가죽이 살을 조여올 때마다 복종의 쾌감이 뇌리를 타고 흘렀다.

“더... 더 이상은...”

능소화가 마지막 힘을 짜내 말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애처로운 신음으로 변해 있었다. 진백이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눈을 맞췄다.

“더 이상은 뭘?”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가슴골 아래 지퍼를 스쳤다. 그 순간 능소화의 몸이 경련하며 떨렸다. 그녀의 눈에서 자존심이 사라지고, 대신 애원하는 빛이 번졌다.

“제발...”

“제발?”

진백이 비웃음을 흘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해 봐.”

능소화의 입술이 떨렸다. 그녀의 안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제골이 높을수록 더 비참하게, 더 음탕하게 타락하는 법이었다.

“주인님... 더... 더 조여주세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가죽옷이 한 치수 더 조여들었다. 다섯 여인이 동시에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들의 몸이 가죽 안에서 발버둥쳤지만, 그럴수록 더 깊이 빠져들었다.

진백은 천천히 일어나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가죽이 반짝이는 다섯 여인. 각자의 타고난 미모와 위엄이 사라지고, 오직 굴종과 욕망만이 남아 있었다.

“이제 제대로 됐군.”

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이제부터 진짜 재미가 시작될 터였다.

릉소화·제미 초현

# 신존 타락

## 제3장: 능소화·제미 초현

진백의 손가락이 능소화의 턱을 감쌌다. 그의 눈빛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영혼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녀는 한때 만고의 여제였으나, 지금은 그의 손아귀에 갇힌 한 마리 나비에 불과했다.

"눈을 떠라."

그의 목소리는 낮고 나직했지만,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깃들어 있었다. 능소화는 떨리는 속눈썹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매는 더 이상 예전의 위엄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짙고 화려한 복숭아빛 핑크 아이섀도가 눈두덩을 덮었고, 눈꼬리에는 가늘고 긴 요염한 붉은 아이라인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녀의 동공은 마치 복숭아꽃 물안개가 피어오른 듯 흐릿하고 몽롱하게 빛났다.

"아름답군."

진백의 손끝이 그녀의 입술을 스쳤다. 능소화의 입술은 풍만하고 선홍빛으로 물들어 있었으며, 립글로스가 반짝이는 광택을 더했다. 그녀의 입가에는 타락한 애틋한 미소가 어렴풋이 머물러 있었다. 과거의 위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오직 그에게 복종하는 아첨만이 남아 있었다.

"일어서라."

그녀는 순순히 일어났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가죽옷이 그녀의 곡선을 극한으로 조여내고 있었다. 한때 천하를 통치했던 제왕의 자태를 드러내듯, 그녀의 가슴 곡선은 웅장하고 둥글게 부풀어 올랐고, 가느다란 허리는 탄력 있게 휘어져 있었다. 능소화의 몸은 이제 오직 그를 위해 조각된 예술 작품처럼 완벽했다.

"허리를 붙여라."

진백의 명령이 떨어지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말을 따랐다. 자신의 허리를 부드럽게 붙이고 옆으로 껴안았다. 그녀의 쌍꼬리 머리가 움직임에 따라 우아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주인님..."

그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부드럽고 끈적거렸다. 마치 꿀처럼 달콤하게, 그러나 동시에 타락한 향기를 풍기며. 그녀의 몸은 이미 완전히 길들여져 있었다. 육체는 본능적으로 음란하고 매혹적으로 반응했고, 그 모든 것은 진백이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진백은 그녀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조용히 웃었다.

"네가 한때 만고의 여제였다고?"

그의 말은 칼날처럼 그녀의 자존심을 찔렀다. 하지만 능소화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손바닥에 얼굴을 비비며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 타락의 쾌감이었다.

"네, 주인님. 하지만 지금은 오직 주인님의 것이옵니다."

진백은 그녀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잘 알겠다. 이제 내 앞에서 무릎 꿇어라."

능소화는 주저함 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무릎이 단단한 바닥에 닿는 순간, 한때 지고의 여제였던 그녀의 위엄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그의 발치에 엎드렸다.

"네가 무엇이냐?"

진백의 질문은 단순했지만, 그녀의 영혼을 뒤흔들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주인님의 애교 노예입니다. 주인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아양을 떠는... 가장 천한 존재입니다."

진백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좋다. 이제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해 보아라."

능소화는 몸을 일으켜 그의 다리에 얼굴을 비볐다. 그녀의 몸은 음란하게 꿈틀거렸고, 입술에서는 부드러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마치 길들여진 고양이처럼 그에게 몸을 맡겼다. 모든 것이 진백이 원하는 대로였다.

진백은 그녀의 턱을 붙잡고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과 함께 깊은 타락의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네가 아무리 강한 여제라 해도, 결국 내 손안에 있을 뿐이다."

그의 말은 잔혹했지만, 능소화는 오히려 그 말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핥으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주인님, 더욱 더... 저를 길들여 주십시오."

진백은 그녀의 요구에 응하며, 이제 자신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타락한 여제를 웃음지으며 바라보았다.

냉월리·검비 초궤

진백의 손끝이 냉월리의 등줄기를 따라 천천히 미끄러졌다. 차가운 금속 촉감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그녀의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검신의 골격은 이미 그의 금술에 완전히 잠겨 있었다. 무릎을 꿇고 등을 구부린 자세는 마치 철칙처럼 굳어져, 조금이라도 펴려는 의지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알겠느냐?"

진백의 목소리는 나직하면서도 냉랭했다. 그의 시선은 냉월리의 이마가 바닥에 닿은 자세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때 하늘을 찌를 듯 곧았던 검신의 자존심은 이제 먼지 속에 처박혀 있었다.

냉월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더욱 깊이 이마를 바닥에 밀어 넣었다. 가죽옷의 앞자락이 바닥에 평평하게 펼쳐지고, 저속한 물방울무늬 안감이 드러났다. 새하얀 가슴이 차가운 돌바닥에 밀착되자, 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대답하지 못하겠느냐?"

진백의 손끝이 그녀의 척추를 누르자, 냉월리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고통이었다. 영혼이 불타는 듯한 고통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더욱 몸을 웅크렸다. 두 손은 허리 옆에 가지런히 모으고, 어깨는 축 처졌다. 과거에 한 칼로 제천을 진압했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주인님... 알겠습니다..."

겨우 뱉어낸 말은 바닥에 흩어졌다. 그 말이 끝나자 진백의 손끝이 살짝 떨어졌다. 고통이 가시자, 냉월리는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거듭 말한다. 지금부터 네 몸은 내 것이며, 네 뼈는 내가 지배한다. 조금이라도 거역하면?"

진백은 가볍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냉월리의 몸이 다시 파르르 떨렸다.

"네 영혼이 불타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쥐고 들어 올렸다. 냉월리의 얼굴이 드러났다. 눈물이 맺힌 눈동자, 떨리는 입술. 그 모습은 한때의 검신과는 너무도 달랐다.

"자, 이제 나를 위해 무릎 꿇어라. 영원히."

진백이 손을 놓자, 냉월리의 머리가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 이번에는 더 깊이, 더 철저하게. 이마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그녀의 등은 굽어 있었고, 어깨는 축 처졌다. 검골이 이 자세를 영원히 기억하도록 금술이 새겨졌다.만 년 동안 곧게 펴온 자존심이 이렇게 무너졌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었다. 고통이 두려웠고, 그 고통이 그녀를 완전히 길들였다.

"좋다."

진백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광기가 어려 있었다. 그는 가장 차가운 검골이 가장 천한 비굴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며 극치의 쾌감을 느꼈다.

냉월리는 그대로 웅크린 채, 이마를 바닥에 대고 떨고 있었다. 한때는 검신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먼지 속에 무릎 꿇은 노예에 불과했다. 그녀의 눈물이 바닥을 적셨지만, 진백은 그 모습을 즐기듯 바라보았다.

소청요·요혹 초성

소청요는 구천의 모사였다. 그 천 개의 계략과 만 개의 지모는 한때 신계를 뒤흔들었고, 그녀의 한 마디 말로 천하의 흥망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진백 앞에 무릎을 꿇고, 가죽옷에 감싸인 몸으로 음탕한 애교를 부리는 기술을 익히고 있다.

진백은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고 섬세한 촉감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듣자하니, 지난날 구천에 있을 때, 그대는 신제를 위해 만 가지 계책을 내어 천하를 경영했다고 하더군."

소청요는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

"신녀는 감히... 다만 주인님을 위해 근심을 덜어드렸을 뿐입니다."

진백의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받쳐 올리며, 그녀가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다.

"좋다. 그렇다면 이제 그대의 지혜를 내게 바쳐라. 내가 가르치는 대로, 그대의 그 천 개의 기교를 모두 이 음탕한 기술을 익히는 데 써라."

소청요의 눈에 한 줄기 고통이 스쳤지만, 곧 사라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예, 주인님."

그날부터 소청요는 변하기 시작했다.

원래 그 따뜻하고 밝았던 눈동자는 어느새 물결치는 복숭아꽃으로 물들어, 눈을 깜빡일 때마다 안개 같은 붉은 빛이 감돌았다. 그 눈빛은 더 이상 맑고 투명하지 않고, 대신 온통 풍월의 계략이 담겨 있어, 스치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혼을 빼앗을 듯했다.

눈썹은 길고 우아하게 휘어져, 항상 희미한 미소를 띠며 호선을 그렸다. 그 미소는 깊이가 없고 오직 얕은 보조개만이 그녀의 뺨에 어렴풋이 드리워져,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할 나위 없이 혼을 사로잡았다.

어느 날, 소청요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변화를 응시했다. 거울 속의 그녀는 여전히 맑고 고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더 이상 그 옛날의 맑고 고고함이 없었다.

그녀는 얇은 가죽옷을 몸에 감쌌다. 검은 가죽이 그녀의 옥 같은 피부를 감싸고, 은은하게 빛나는 얇은 광택이 번지며 온몸에 어렴풋한 매혹을 더했다.

문득, 그녀가 돌아서며 허리를 비틀었다. 그 동작은 우아하면서도 요염하여,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버들가지처럼 자연스러웠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백을 보며, 눈을 굴려 매혹을 보냈다. 그 눈빛은 달콤하고도 시려서, 마치 천 개의 갈고리가 사람의 마음을 걸고 당기는 듯했다.

"주인님..."

그녀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달콤하며, 가느다란 실처럼 귀를 감싸고 마음을 간지럽혔다.

"신녀가 오늘 새로운 춤을 배웠는데, 주인님께서 감상해 주시겠습니까?"

진백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청요는 다시 몸을 돌리며, 손끝으로 자신의 금속 견장 단추를 더듬었다. 그 움직임은 느리고 능숙하여, 마치 가장 정교한 현악기를 연주하는 듯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흐릿해지고,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구천신성을 이용해 음란함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신성은 높고 순수했지만, 지금은 이 높고 순수한 힘이 그녀의 요염함을 더욱 찌르는 듯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지혜는 깊고 예리했지만, 지금은 이 깊고 예리한 지혜가 그녀의 아첨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몸을 돌리며 허리를 흔들었다.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계산된 듯 정확하여, 조금도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복숭아꽃이 흩날리고, 목소리는 뼛속까지 스며드는 달콤한 꿀 같았다.

"주인님... 이렇게 할까요?"

진백은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좋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그의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

"더 천해져라. 더 타락해라. 네가 가장 뛰어난 지모를 모두 이 음란한 기술을 익히는 데 써라."

소청요의 눈에 한 줄기 슬픔이 스쳤지만, 곧 더욱 요염한 미소로 변했다.

"예, 주인님... 신녀가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그녀는 다시 몸을 돌리며, 허리를 더욱 음탕하게 흔들었다. 신성은 그녀의 온몸에 흐르고, 요염한 기운이 퍼져나갔다. 그녀는 지혜를 이용해 허리를 흔드는 각도를 계산하고, 신성을 이용해 자신의 요염함을 더했다.

거울 속의 그녀는 더 이상 구천의 모사가 아니라, 오직 남자의 환심을 사는 데 능한 요부였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맑고 밝은 빛이 없었고, 오직 풍월과 음란함만이 가득했다.

그녀는 지혜가 깊을수록 그녀의 아첨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신성이 높을수록 그녀의 요염함을 더욱 찌르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진백이 원하는 바였다.

바로 그들의 지혜와 신성을 이용해 그들을 가장 비천한 곳으로 떨어뜨리는 것.

소청요는 몸을 돌리며 진백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녀의 눈에는 복숭아꽃이 흩날리고, 목소리는 혼을 빼앗는 듯했다.

"주인님... 신녀가 잘할게요. 신녀가 주인님을 편안하게 해 드릴게요."

진백은 그녀의 허리를 꼭 안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다. 그렇게 해라."

소청요는 그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한 줄기 차가운 웃음이 스쳤다.

맞아, 그녀는 지혜를 이용해 요염을 수련하고, 신성을 이용해 음란함을 익혔다. 그러나 이 지혜와 신성은 또한 그녀로 하여금 모든 것을 더욱 선명하게 보게 했다.

그녀의 비천함과 타락을.

그녀가 당하는 굴욕과 오명을.

그러나 이것이 바로 주인님이 원하는 바다.

그녀는 주인님을 위해, 가장 뛰어난 지혜를 이용해 이 음란한 기술을 익힐 것이다. 가장 높은 신성을 이용해 이 요염한 춤을 출 것이다.

저 구천 위에서, 그녀가 지난날 펼쳤던 그 큰 계략과 큰 지혜처럼.

릉창란·모축 초순

# 제6장: 능창란·모축 초순

어둠이 깔린 밤, 능창란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 한때 만역을 호령하던 그 여제의 눈매에는 더 이상 그 날카로움이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에는 순종과 아첨만이 가득했다.

진백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발걸음 소리는 마치 운명의 북소리처럼 능창란의 심장을 두드렸다.

"일어나지 마라."

진백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능창란은 그 명령에 즉시 몸을 움츠렸다. 그녀의 등이 완전히 펴지고, 엉덩이와 골반이 극도로 아치형으로 솟아올랐다. 가죽옷 자락이 팽팽하게 늘어나며 반짝였다. 그 자태는 한때 만천하를 호령하던 제왕의 위엄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 그게 더 낫다."

진백이 손을 뻗어 능창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뼈와 근육을 풀고 그의 손바닥에 얼굴을 비볐다. 눈빛에서 사라진 제왕의 날카로움 대신, 길들여진 짐승의 온순함이 깃들어 있었다.

"주인님..."

목소리는 나직하고 애처로웠다. 한때 만역을 두려움에 떨게 하던 그 목소리가 이제는 이렇게 간청하고 있었다.

진백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는 조롱과 만족감이 섞여 있었다.

"네가 예전에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황권이 지금은 어디 있느냐?"

능창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곧 고개를 숙여 더 낮은 자세를 취했다.

"모두 주인님의 것입니다. 저는... 저는 그저 주인님의 암컷일 뿐입니다."

진백이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그의 눈에는 어둠이 깔려 있었다.

"말을 잘 배웠구나.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더 비굴해져야 한다."

그는 능창란의 가죽옷 깃을 잡아당겼다. 옷이 찢어지며 그녀의 어깨가 드러났다. 그녀는 떨었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네 야수 본능을 더 키워야겠다. 이제부터 너는 내가 명령할 때만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 그 외에는 짐승처럼 굴어라."

능창란의 눈에 잠시 고통이 스쳤다. 그러나 곧 그녀는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 순간부터 그녀의 행동은 더욱 짐승에 가까워졌다. 네 발로 기어 다니며, 진백이 다가갈 때마다 엉덩이를 흔들고 꼬리를 흔드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은 한때 만역을 다스리던 여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타락이었다.

진백이 의자에 앉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이리 와라."

능창란이 기어와 그의 발치에 엎드렸다. 그녀의 머리는 그의 무릎에 닿을 듯 말 듯했다. 진백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너는 내가 가진 암컷 중에서 가장 야수성이 강하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길들이기 어렵기도 하지."

능창란이 그의 손바닥에 얼굴을 비볐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 애원이었다.

"주인님, 저를 더 길들여 주소서. 저의 모든 것이 주인님의 것이 되게 해 주소서."

진백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다. 그럼 오늘 밤은 특별히 훈련을 시키마."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능창란의 목줄을 잡았다. 그녀는 끌려가면서도 기쁨에 찬 신음을 흘렸다. 제왕의 자존심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고, 그 자리에는 오직 주인에 대한 집착과 의존만이 남아 있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능창란의 타락은 더욱 깊어졌다. 그녀는 진백의 모든 명령에 순종했고, 심지어 자기 스스로 더 비굴한 자세를 취하기를 갈망했다. 그녀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야수 본능이 완전히 깨어나, 제왕의 영혼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주인님, 저를 더 쓰다듬어 주소서."

능창란이 애원했다. 그 목소리는 더 이상 여제의 것이 아니라, 오직 주인에게만 충성하는 짐승의 것이었다.

진백이 그녀의 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든 것은 네가 가장 강했기 때문이다. 가장 강한 자가 가장 깊이 타락할 때, 그 쾌감은 배가된다."

능창란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주인의 손길과 그가 주는 고통과 쾌락뿐이었다.

밤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능창란은 자신의 전생을 점점 잊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만역의 여제가 아니었다. 그저 진백이 길들인 한 마리의 짐승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 가끔 스치는 날카로운 빛은,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여전히 제왕의 영혼이 살아 있음을 암시했다. 진백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씨가 완전히 꺼질 때까지,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길들일 것이다.

"더 비굴해져라. 더 타락해라. 그것이 너의 새로운 운명이다."

진백의 목소리는 능창란의 귀에 메아리쳤다. 그녀는 그 말에 순종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주인을 섬기기로 다짐했다.

한때 만역을 지배하던 여제, 능창란. 그녀는 이제 주인의 손끝에서 춤추는, 가장 순종적인 암컷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원사·암노예 첫 훈련

어둡고 축축한 지하 훈련장. 네 벽의 청석에는 오랜 피의 흔적이 남아 있다. 유일한 광원은 천장에 매달린 흔들리는 청동 등불 하나뿐이다. 불빛이 어두컴컴하게 비치고, 그림자가 벽에서 꿈틀거리며 마치 살아있는 짐승처럼 느껴진다.

진백은 높은 석단 위에 느긋하게 기대어 앉아 있다. 그의 손가락은 가죽옷의 매끄러운 표면을 가볍게 두드리며, 아무런 감정 없는 눈빛으로 아래에 있는 원사를 응시한다.

그녀는 훈련장 중앙에 무릎을 꿇고 있다. 머리는 숙이고, 무릎은 꼭 붙인 채, 온몸이 마치 가녀린 나뭇가지처럼 가냘프게 떨리고 있다. 원래 때 묻지 않은 선골은 청백색 옷을 이루었으나, 지금은 그 옷이 해져 너덜너덜해져 얇은 천으로 거의 가려지지 못한다. 그녀의 몸은 떨리고, 살갗은 눈처럼 하얗고 투명해 등불 아래에서 거의 빛나는 듯하다.

진백은 손을 휘저으며, 공중에 어떤 금색 부호를 그렸다. 부호가 떠서 돌며, 그 위력은 원사를 감싸며 공기를 짓누른다. 원사는 낮고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내며, 손가락이 땅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았다. 단지 긴 속눈썹이 살짝 떨리며 맑고 티 없는 눈을 가렸을 뿐이다.

진백은 일어나서 천천히 석단의 계단을 내려왔다. 그의 발걸음은 하나하나가 무거웠고, 청석 바닥에 경쾌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가 원사 앞에 멈추자, 그 그림자가 그녀를 완전히 덮었다.

"고개를 들어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저항할 수 없는 위압감이 담겨 있었다.

원사는 온몸이 움찔하며,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네…… 네."

그녀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그 눈동자는 맑고 투명해 맑은 샘물 같았지만, 이 순간 두려움과 애원의 안개가 가득 차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눈동자에 맺혀 떨어질 듯 말 듯 하다. 그녀의 뺨은 투명하고 희었고, 연분홍 입술은 살짝 떨리며 자신도 모르게 가만히 다물어졌다가, 억지로 웃음을 짓는 듯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 웃음은 조심스럽고 비굴하며, 상대를 기쁘게 하려는 듯 보여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진백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뺨을 집었다. 손끝이 차갑고, 그녀의 부드러운 뺨을 아무렇게나 비틀었다. 원사는 날카로운 통증에 숨을 삼켰지만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눈물이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선존 원사, 신성하고 때 묻지 않은 아가씨. 지금 이 꼴이 되었네."

진백의 말투에는 비꼬는 듯한 즐거움이 섞여 있었다. 그는 손을 놓고 몸을 돌려 등을 돌렸다.

"일어나. 걷는 법을 가르쳐 줄 테니."

원사는 재빨리 일어났지만, 서 있는 자세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등을 구부리고 어깨를 움츠리며, 작은 새가 위험을 피하듯 몸을 웅크렸다. 다리는 약간 떨려 거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끝만 바라보며 다시는 감히 진백을 쳐다보지 못했다.

"이리 와."

진백이 명령했다.

원사는 작은 걸음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자신의 움직임이 우스꽝스럽고 어색하다는 것을 알지만, 통제할 수 없었다. 그녀는 최대한 몸을 작게 만들려고 애쓰며, 진백의 발밑에서 자취를 감추려는 듯했다. 그가 바로 옆에 서자, 그녀는 가까이 붙어 서서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여 목덜미까지 드러냈다. 그 태도는 철저한 복종과 의존을 드러냈다.

진백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어깨를 스쳤다. 가죽옷의 장식이 거칠게 그녀의 연약한 살갗에 닿았다. 원사는 몸을 돌리며 날카롭게 숨을 들이켰지만, 몸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고, 살짝 힘을 주어 그녀가 더욱 몸을 웅크리게 했다.

"몇 번을 가르쳐야 하지? 몸을 곧게 펴."

그의 말투는 마치 나무라는 듯했지만, 손끝은 거침없이 그녀의 어깨선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 허리를 스쳤다. 그녀의 허리는 가냘프고 부드러웠으며, 옷 한 겹에 반짝이는 허리선이 드러나 더욱 연약해 보였다. 원사는 그의 손길에 온몸이 굳어졌고, 살갗은 그의 손끝에 닿는 순간 불에 덴 듯 뜨거워졌다. 그녀는 숨을 죽이고, 눈에 눈물이 맺혀 떨어질 듯 말 듯 하며, 입술 사이로 간신히 한 마디를 내뱉었다.

"용서해 주세요……"

목소리는 가늘고 떨리며, 나약하게 구걸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진백은 손을 멈추고, 그녀의 귀 옆에 입을 대고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용서?"

그는 살짝 웃으며, 그 웃음에는 알 수 없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야. 훈련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어."

그가 손을 거두고 몸을 돌려 석단으로 걸어갔다.

원사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닦으려 했지만, 손가락은 뺨에 닿자마자 떨리며 다시 내려왔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가슴은 점점 더 답답해질 뿐이었다.

진백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마치 재미있는 것이라도 보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무릎 꿇어. 네가 있는 자리를 명심하는 법을 배워야 해."

원사는 말없이 무릎을 꿇었다. 무릎이 차가운 돌에 닿자,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그녀는 두 손을 모아 바닥에 얹고, 머리를 깊이 숙여 완전한 복종의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는 땅을 향해 굽혀지고, 어깨는 쭉 펴져 있지만 긴장과 떨림이 감춰지지 않았다.

진백은 부드럽게 웃으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잘한다. 이게 바로 네가 있어야 할 모습이야. 선존 원사, 때 묻지 않고 신성한 존재. 오늘부터는 네가 가장 천한 노예야."

그의 목소리는 천천히, 하나하나 또렷이 단어를 새기며, 마치 법령을 선포하는 듯했다.

원사의 눈물이 바닥에 떨어져 작은 물방울을 이루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가냘픈 어깨는 끊임없이 떨렸다. 그녀는 몸을 웅크려 진백의 발아래에 떨고 있는 작은 동물처럼 보였고, 더 이상 선존의 자존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훈련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일상 훈육 규칙·능소화

# 제8장 일상 훈육 규칙·능소화

새벽빛이 창문을 비집고 들어올 때, 능소화는 이미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스치며 두 가닥으로 나누었다. 한때 만고 여제의 위엄을 상징하던 쌍꼬리 머리는 이제 단순한 노예의 장식에 불과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화려한 골상은 여전했지만, 눈동자에는 더 이상 제왕의 빛이 없었다. 대신 애처롭고 간절한 빛이 어렴풋이 흘렀다.

침실 문이 열렸다. 진백이 침대에 누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님, 일어나실 시간이에요."

능소화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몸을 숙였다. 그녀의 쌍꼬리 머리가 부드럽게 진백의 뺨을 스쳤다.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이 그의 피부를 간지럽혔다.

"응... 더 가까이."

진백의 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능소화는 고통을 참으며 더 가까이 얼굴을 갖다 댔다. 그녀의 쌍꼬리 머리가 그의 얼굴 전체를 어루만지듯 스쳤다.

"좋아. 오늘부터 이게 네 첫 번째 의무다. 매일 아침, 이렇게 날 깨워라."

능소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에, 주인님. 소화가 꼭 지킬게요, 응."

진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앉았다. 능소화는 곧바로 그를 도와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가 애교와 관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부터 네 일상이 정해졌다. 들어라."

진백의 목소리는 차갑고 엄격했다. 능소화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경청했다.

"하루 종일 허리를 살짝 흔들어라. 관능적인 눈빛을 유지해라. 그리고 반 시간마다, 네가 먼저 와서 나를 껴안아라. 기다리게 하지 말고."

"네에, 주인님."

"또한, 말할 때는 부드럽고 끈적이는 목소리로 말해라. 문장 끝마다 '응', '야' 같은 애교말을 붙여라. 잊지 마."

능소화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화 알겠어요, 주인님. 소화는 앞으로 꼭 그렇게 할게요, 응."

아침 식사 시간이 되었다. 능소화는 음식을 준비하며 허리를 살짝 흔들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우아하게 움직일 때마다 비단 옷자락이 나풀거렸다.

음식을 상에 차려놓고, 그녀는 관능적인 눈빛으로 진백을 바라보았다. 눈썹은 약간 치켜올리고 입술은 반쯤 벌린 채, 가장 유혹적인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주인님, 식사하세요, 응. 소화가 정성껏 준비했어요, 야."

진백은 젓가락을 들며 그녀를 훑어보았다.

"오늘 첫 번째 껴안을 시간이다."

능소화는 재빨리 다가가 그의 품에 안겼다. 그녀의 팔이 그의 허리를 감싸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묻었다. 그녀의 몸이 살짝 떨렸다. 한때 만고의 여제였던 그녀가 이제는 이렇게 애교를 부리며 안겨야 했다.

"좋아. 반 시간 후에 또 해라."

"네에, 주인님."

오전 내내 능소화는 규칙을 지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허리를 흔들었고, 진백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관능적인 눈빛을 유지했다. 반 시간마다 그를 껴안으러 다가갔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인님, 차를 가져왔어요."

능소화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 순간, 그녀는 문장 끝에 '응'을 붙이는 것을 잊었다.

진백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방금 뭐라고 했지?"

능소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죄송해요, 주인님. 소화가 실수했어요..."

"규칙을 위반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진백이 일어나 벽장으로 걸어갔다. 그는 검은색 가죽옷을 꺼내 바닥에 펼쳤다. 그 위에는 반짝이는 금속 지퍼가 길게 나 있었다.

"벨벳 카펫에 무릎을 꿇어라."

능소화는 떨리는 손으로 옷을 벗고 벨벳 카펫 위에 무릎을 꿇었다. 부드러운 털이 그녀의 맨살을 간질였다.

진백이 가죽옷을 그녀 앞에 놓았다.

"지퍼 가장자리로 네 젖꼭지를 문질러라. 빨갛게 부어오를 때까지."

능소화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며 가죽옷을 집어 들었다. 차가운 금속 지퍼가 그녀의 손끝에 닿았다.

그녀는 천천히 지퍼 가장자리를 젖꼭지에 갖다 댔다. 차가운 금속이 살에 닿자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응..."

고통이 점점 커졌다. 금속이 피부를 긁을 때마다 따갑고 아팠다. 젖꼭지가 점점 빨개지고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더 세게."

진백의 차가운 목소리가 위에서 내려왔다.

능소화는 눈물을 참으며 힘을 더 주었다. 지퍼가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계속 문질렀다. 젖꼭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주변이 따끔거렸다.

"충분하다."

진백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능소화는 숨을 고르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제 알겠나?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네... 네에, 주인님. 소화가 알겠어요, 응. 다시는 실수하지 않을게요, 야."

진백은 그녀의 턱을 잡고 올려다보았다.

"오늘 밤, 네가 규칙을 완벽히 익혔는지 시험할 것이다. 준비해라."

능소화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에, 주인님. 소화가 열심히 할게요, 응."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았다. 능소화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쌍꼬리 머리는 흐트러지지 않았고, 눈빛은 여전히 관능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은 아직도 빨갛게 부어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방으로 들어갔다. 진백이 침대에 누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님, 소화가 왔어요, 응."

그녀는 허리를 살짝 흔들며 다가갔다. 관능적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침대 가장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규칙을 외워 봐라."

"네에, 주인님. 첫째, 매일 아침 쌍꼬리 머리로 주인님의 뺨을 스치며 깨워요, 응. 둘째, 하루 종일 허리를 살짝 흔들고 관능적인 눈빛을 유지해요, 야. 반 시간마다 적극적으로 주인님을 껴안아요, 응. 셋째, 말할 때는 부드럽고 끈적이는 목소리로, 문장 끝에 '응', '야'를 붙여요, 응. 넷째, 규칙을 위반하면 벌을 받아요, 야."

"잘 외웠다."

진백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능소화는 눈을 감고 그 손길에 몸을 맡겼다.

"오늘부터 이게 네 일상이다. 영원히."

"네에, 주인님. 소화는 영원히 주인님의 규칙을 지킬게요, 응."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달콤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슬픔이 숨어 있었다. 한때 만고의 여제였던 그녀는 이제 이렇게 자신의 존엄을 포기하고, 애교 부리는 노예로 전락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았다. 이것이 그녀의 운명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기로 했다.

진백의 품에 안겨, 능소화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내일 아침, 그녀는 다시 쌍꼬리 머리를 하고 그의 뺨을 스치며 그를 깨울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규칙을 지키며 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