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족쇄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81703f1d更新:2026-07-14 01:21
연방 정부가 발표한 새 노예법이 시행된 지 3년째. 거리에는 빚에 쫓기는 사람들이 넘쳐났고, 법은 그들에게 '자발적'인 선택지를 제시했다. 자신의 몸을 팔아 빚을 갚거나, 아니면 연방 교도소에서 썩거나. 시민들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자발적이라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을. 소 가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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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과 잘못된 입장

연방 정부가 발표한 새 노예법이 시행된 지 3년째. 거리에는 빚에 쫓기는 사람들이 넘쳐났고, 법은 그들에게 '자발적'인 선택지를 제시했다. 자신의 몸을 팔아 빚을 갚거나, 아니면 연방 교도소에서 썩거나. 시민들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자발적이라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을.

소 가문과 구 가문은 이 법의 최대 수혜자였다. 겉으로는 빚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새 삶을 열어준다는 명목 아래, 가난한 여성들을 부자의 첩으로 보내준다는 미명 아래, 두 가문은 연방 내에서 가장 큰 노예 중개 조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이면은 달랐다. 구 가문의 무장 조직이 밤마다 어둠 속을 누비며, 길거리의 여성들을 납치했다. 소 가문은 그들을 받아 법적 서류를 위조해 '자발적 매매'로 꽃미꾸라지처럼 둔갑시켰다.

그날 밤, 소 가문의 저택은 불타고 있었다.

소청은 비밀 통로의 좁은 틈새에 몸을 웅크리고, 입을 막은 채 울음을 삼켰다. 위층에서는 부모님의 비명이 끊겼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구 가문의 복수였다. 얼마 전 아버지가 구 가문의 거래선을 가로챈 일이 화근이었다.

"방 안에 아무도 없다!"

"지하실을 뒤져라! 놓치면 가주에게 죽임을 당한다!"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소청은 숨을 죽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차가운 돌벽을 더듬었다. 기억을 더듬어, 이 통로가 결국 어디로 이어지는지 떠올렸다. 마구간 뒤쪽, 가축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멈추는 곳이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좁은 통로를 기어 나갔다. 드레스 자락이 돌에 걸려 찢어졌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트럭의 적재함 덮개가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평소 아버지가 노예들을 수송할 때 사용하는 차량이었다. 그녀는 망설였다. 하지만 뒤에서는 구 가문의 자객들이 저택을 샅샅이 뒤지는 소리가 들렸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소청은 트럭 짐칸으로 뛰어올랐다. 그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거기 누구냐!"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발을 힘껏 휘저었다. 상대의 손이 풀렸다. 그녀는 깊숙한 곳으로 몸을 웅크렸다. 짐칸 안은 어둡고, 썩은 냄새와 피비린내가 섞여 있었다.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그녀의 발을 스쳤다. 다른 사람들이었다. 아니, 노예들이었다. 움직이지 않고, 숨소리조차 죽인 채였다.

그러자 트럭 문이 닫혔다. 굉음과 함께, 모든 것이 어둠에 잠겼다.

엔진이 울리고, 차체가 흔들렸다. 소청은 몸을 웅크린 채,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렸다. 어머니의 비명을 떠올렸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했다. 구 가문에 복수하기 위해서라도.

그러나 그녀의 의식은 점점 흐려졌다. 공기 중에 퍼진 마취제 냄새를 그때는 깨닫지 못했다. 트럭의 노예들은 모두 약에 취해 있었고,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

눈을 떴을 때, 소청은 자신이 철창 안에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변은 습하고,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머리는 지끈거렸고, 손목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일어났나?"

차갑고 냉철한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소청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훈련복을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눈빛은 마치 물건을 평가하듯 차가웠다.

"어디... 여기는?"

"노예 훈련소다. 니가 새로 배정된 곳이다."

소청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사슬이 그녀를 붙잡았다.

"잘못됐어요. 나는 소 가문의... 나는 노예가 아니에요!"

"소 가문?"

여자는 비웃음을 흘렸다.

"여기는 그런 소 가문의 훈련소다. 니 몸값은 이미 치러졌다. 주인님께서 대가를 지불하셨다. 이제 니 임무는, 주인님이 원하는 대로 훈련받는 것이다."

소청은 경악했다. 그녀가 아버지의 수송 차량에 숨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녀는 가문의 맞춤 노예로 분류된 것이다. 그녀의 가문이 운영하는 노예 시스템에, 그녀 스스로가 갇힌 것이다.

아무도 그녀의 진짜 신분을 알지 못했다. 집사 진조차, 그녀가 죽은 줄 알 것이다.

"일어나. 첫 훈련이 시작된다."

여자가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소청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녀의 눈에 불꽃이 스쳤다. 그녀는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그녀는 다짐했다. 반드시 이곳에서 살아남아, 복수할 거라고. 아무도 그녀를 노예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언젠가 증명할 거라고.

신분 박탈

의식이 돌아왔을 때, 소청의 온몸은 찢어질 듯이 아팠다. 머리카락 사이로 흐르는 무언가가 축축하게 느껴졌고, 눈을 떠보니 어두운 방 안에 누워 있었다. 돌바닥의 차가운 감촉이 뺨을 파고들었고, 축축한 공기에는 썩은 냄새와 소금기가 섞여 있었다.

“일어나, 0721호.”

낯선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소청은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거친 옷차림을 한 사내가 쇠막대를 든 채 무표정하게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좁다란 복도와 철창이 보였고, 저 멀리서 누군가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감옥도 아니었다. 여긴...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소가의 영애야! 지금 당장 집사 진을 불러와!”

소청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하지만 목소리는 쉰 듯 떨렸고, 그녀의 말에 사내는 코웃음을 쳤다.

“소가 영애? 여기서 그런 말 하면 개죽음 당하기 십상이야. 너는 소가에서 보낸 노예일 뿐이야. 말 잘 들으면 훈련이라도 덜 빡세게 시켜줄 테니까.”

“말도 안 돼! 나는...”

그녀가 뒷주머니를 더듬었지만, 신분을 증명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도장도, 패도, 그 어떤 것도. 문득 떠오른 것은 얼마 전 원수 가문의 자객에게 습격당했던 순간이었다. 그날 밤,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들이닥쳐 집사 진과 함께 도망치다가... 그 후로 기억이 끊겼다.

“이봐, 나 좀 봐줘. 난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야. 진짜로 소청이라고, 소가문의 적통 영애야!”

사내는 말 없이 다가와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소청이 발버둥을 쳤지만, 상처투성이 몸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끌려가듯 좁은 복도를 지나 한쪽 벽에 기대어 앉혀졌다. 그곳은 격리실이었다. 철창 너머로 사내가 열쇠를 돌리며 말했다.

“여기서 하루 동안 조용히 생각해. 네가 누군지 깨닫게 될 거야. 여긴 아무도 네 말을 믿지 않아.”

철창이 닫히는 소리가 귀를 찢었다. 소청은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 쥐고 떨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눈물이 차올랐지만 참았다. 소가문의 영애로서, 그녀는 이렇게 쉽게 무너지면 안 된다고 되뇌었다. 하지만 격리실의 어둠이 점점 짙어지면서,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두려움이 자라났다. 그녀는 신분을 증명할 수도 없었고, 여기서 도망칠 힘도 없었다. 혼자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격리실 문이 열리고, 또 다른 사내가 들어왔다. 그는 다른 이들보다 더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고, 손에는 채찍을 들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으, 벌써 정신이 드는군. 잘했다. 나는 훈련관 아리라고 한다. 앞으로 네가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내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소청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었다.

“나는 복종하지 않아. 나는 노예가 아니야.”

훈련관 아리는 아무 반응 없이 채찍을 바닥에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가 방을 울렸다.

“네가 누구든, 여기선 그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오직 생존과 복종이다. 소가에서 보낸 노예는 여기서 훈련을 받고, 그 후에는...”

그가 잠시 멈추며 소청을 노려보았다.

“죽거나, 아니면 가치 있는 노예가 되는 거다. 네 선택은?”

소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조금 났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여기서 누군가를 믿거나, 신분을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항복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살아야 했다. 탈출할 기회를 엿보기 위해,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집사 진이 반드시 구하러 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기로 했다.

“...알겠어요. 뭘 해야 하죠?”

그녀가 간신히 내뱉은 말에, 훈련관 아리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오늘부터 너는 0721호다. 이 번호를 기억해라. 노예 섬에서는 이름이 필요 없다. 오직 번호만이 네 정체성이다.”

그가 손을 내밀자, 다른 직원이 서류 뭉치를 건넸다. 아리가 그 위에 도장을 찍으며 말을 이었다.

“너는 노예 0721호로 편성되었다. 훈련은 내일부터 시작이다. 오늘은 쉬어라. 단,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라. 이 섬은 너 같은 노예가 도망칠 곳이 못 된다.”

그가 방을 나가고, 철창이 다시 닫혔다. 소청은 돌바닥에 주저앉아 두 손을 바라보았다. 이 손은 전에 비단과 보석을 만지던 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손으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버틸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소청아, 넌 소가문의 영애야. 절대 잊지 마.”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밤이 깊어지자 섬의 공기가 더 차가워졌고, 어둠 속에서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소청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증명할 날을 기다리며, 그날을 위해 버티기로 했다. 이중 족쇄가 그녀를 옥죄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 깨지지 않았다.

전라 계약

# 제3장: 전라 계약

쇠사슬이 발목을 스치던 차가운 감촉이 아직도 생생했다. 소청은 눈을 감았다 떴다.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회색 콘크리트 벽면이 축축하게 빛나고 있었다. 노예 섬의 처리실. 그녀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었다. 가문의 비밀 문서에서 본 적이 있었다.

"일어나."

아리의 목소리였다. 날카롭고,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소청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누더기가 된 드레스가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원래 소가의 영애가 입었던 비단 드레스가 아니었다. 그녀를 태운 배가 침몰하기 전, 원수 가문의 자객들이 그녀를 붙잡아 벗겨낸 옷. 그리고 지금은, 이 추악한 천 조각이 전부였다.

"옷을 벗어."

아리가 차갑게 명령했다.

소청의 손가락이 떨렸다. 아니,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방 구석에 설치된 카메라,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조명.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왜..."

"규정이다. 신규 노예는 자발적 매매 동영상을 촬영해야 한다. 네 의지로 이곳에 온 것임을 증명하는 절차다."

아리가 무표정하게 설명했다. 마치 백과사전을 읽듯이.

"나는 납치됐어. 내 의지가 아니야!"

소청이 외쳤다. 하지만 아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은 의미 없다. 여기선 오직 기록만이 진실이다. 너는 이미 처리 시스템에 등록되었다. 소가의 혈통이라는 것도 확인되었다. 이제 남은 건 공식 절차뿐이다."

아리가 다가왔다. 그녀의 손이 소청의 어깨에 닿았다.

"네가 직접 벗든, 내가 벗기든 결과는 같다. 하지만 전자가 덜 고통스럽다."

소청은 주먹을 쥐었다. 그녀는 검술을 익혔고, 소가의 비밀 훈련을 받았다. 이 여자를 제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문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그리고 총기를 장전하는 소리.

그녀는 깨달았다. 여기서 싸워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설령 이겨도, 다음 방에서 기다리는 건 더 잔인한 처벌뿐이라는 것을.

소청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찢어진 천이 바닥에 떨어졌다. 드레스가 흘러내리자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파고들었다. 속옷조차도 없었다. 자객들이 모든 것을 빼앗아갔으니까.

"계속."

아리의 목소리가 채찍질했다.

소청은 고개를 숙였다. 손끝이 마비된 듯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속옷의 끈을 풀었다. 천이 바닥에 떨어지자, 그녀의 몸이 완전히 드러났다.

카메라의 붉은 불빛이 켜졌다.

"카메라를 봐. 그리고 이 대사를 읽어."

아리가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소청의 눈이 그 글자를 더듬었다.

"저는 소청입니다. 저는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소가의 가문을 버리고,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소청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건... 이건 거짓말이야..."

"읽어."

아리의 손이 소청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강제로 카메라를 향하게 했다.

"읽지 않으면, 네 가족에게 이 동영상을 보낼 것이다. 벌거벗은 채로 저항하는 모습을. 그것이 네가 원하는 바냐?"

소청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맴돌았다.

그리고 천천히, 종이를 들었다.

"저는... 소청입니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저는... 자발적으로..."

눈물이 종이를 적셨다. 글자가 번져 흐려졌다.

"...노예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아리의 손이 더 세게 조여졌다.

"더 크게. 확실하게."

소청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녀의 가슴이 떨렸다. 상처투성이인 그녀의 몸이 카메라에 생생히 기록되고 있었다.

"저는 소가의 가문을 버렸습니다!"

그녀가 외쳤다.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마지막 말은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좋아."

아리가 종이를 빼앗았다. 그리고 카메라를 껐다.

소청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몸이 바닥에 닿자, 차가운 콘크리트가 피부를 찔렀다. 하지만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정신이 빙글빙글 돌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리가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소청은 끌려가듯 다음 방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나무 책상이 하나 놓여 있었고, 그 위에 두꺼운 서류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잉크와 지문 찍는 패드가 있었다.

"앉아."

아리가 명령했다. 소청은 벌거벗은 채로 의자에 앉았다. 나무 표면이 차갑게 엉덩이를 스쳤다.

"이것은 자발적 매매 계약서다. 모든 조항은 노예 관리법에 따라 작성되었다. 읽어보고 서명해라."

소청은 서류를 들었다. 하지만 글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초점을 잃었다. 그저 형광등 아래서 반짝이는 종이만 보였다.

"읽을 수 없어..."

"그럼 내가 요약해주마."

아리가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

"첫째, 너는 소청이라는 이름의 노예로 등록된다. 둘째, 너의 모든 권리는 새로운 주인에게 양도된다. 셋째, 너는 도주, 저항, 불복종 시 어떤 처벌도 감수할 것에 동의한다. 넷째, 이 계약은 너의 사망이나 해방 명령이 있을 때까지 유효하다."

아리가 소청의 손을 잡았다.

"간단하지? 이제 서명해."

소청의 손이 떨렸다. 펜을 잡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이럴 수 없어..."

"할 수 있어."

아리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만약 서명하지 않으면, 너는 처리되지 않은 미등록 노예로 분류된다. 그럼 어떻게 될지 아니? 즉시 폐기 처분된다. 소각장으로 보내져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거다."

소청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네 가문은 너를 잃은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도 진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서명하면, 너는 산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아리가 소청의 귀에 속삭였다.

"살고 싶은가? 죽고 싶은가?"

소청은 눈을 감았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소가의 문장이 번뜩였다. 아버지의 얼굴, 어머니의 미소, 그리고 집사 진의 근심 가득한 눈빛.

그녀는 살아야 했다. 그들이 그녀를 죽이려 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복수하기 위해서.

소청이 펜을 움직였다. 종이 위에 이름을 썼다. 글자가 비뚤어지고 떨렸지만, 분명히 소청이라고 쓰여 있었다.

"좋아. 이제 지문."

아리가 그녀의 엄지손가락을 잡아 잉크 패드에 찍었다. 그리고 계약서 아래쪽에 눌렀다. 선명한 지문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찍는다."

아리가 카메라를 다시 켰다. 그리고 소청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너는 자발적으로 이 계약에 서명했는가?"

소청의 입술이 떨렸다.

"...그래."

"네 의지로 서명한 것이 맞는가?"

소청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좋아. 기록 완료."

카메라가 꺼졌다.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소청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몸이 바닥에 닿았다. 차가운 콘크리트, 하지만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감각이 마비된 듯했다.

아리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이제 너는 노예다. 소청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여기서 너는 단지 '제7호'다."

아리가 돌아서서 문을 열었다.

"내일부터 훈련이 시작된다. 준비해라."

그녀가 방을 나가자, 문이 굳게 닫혔다. 소청은 어둠 속에 혼자 남겨졌다. 그녀는 아이처럼 웅크리고 울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울음.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불꽃이 살아 있었다.

살아남겠다는 의지. 그리고 언젠가는 이 족쇄를 끊어버리겠다는 결의.

신체 검사

4장: 신체 검사

철문이 열리는 소리에 소청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어둠 속에서 두 명의 건장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나와라.”

냉담한 목소리였다. 소청은 저항하지 않았다. 어차피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끌려가며 주변을 살폈다. 좁은 복도 양옆으로 회색 철문들이 늘어서 있었고, 희미한 형광등 불빛이 축축한 바닥에 반사되고 있었다.

“여기다.”

남자 중 한 명이 철문을 열었다. 안쪽은 실험실처럼 하얀 타일로 덮여 있었고, 중앙에는 검진용 침대가 놓여 있었다. 벽에는 각종 의료 기구와 모니터가 줄지어 있었다.

“옷을 벗어.”

의사인지 간호사인지 구분되지 않는 흰 가운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 그녀의 눈은 냉랭하기 짝이 없었다.

소청은 잠시 머뭇거렸다. 이 순간만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뒤에서 밀치는 손길이 그녀의 망설임을 허락하지 않았다.

“빨리.”

소청은 떨리는 손으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천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마지막 속옷까지 벗어 던지자,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침대에 누워.”

소청은 지시에 따라 침대에 누웠다. 천장에는 커다란 라이트가 있었고, 그 불빛이 그녀의 맨살을 비췄다.

“신체 검사를 시작한다. 저항하지 마라. 더 아프게 만들 뿐이다.”

여의사가 기계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다른 조수 두 명이 다가와 소청의 팔과 다리를 침대에 고정시켰다.

“무, 뭘 하는 거야!”

소청이 몸부림쳤지만, 가죽 끈은 그녀의 움직임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 네 몸은 이제 더 이상 네 것이 아니다. 팔릴 상품일 뿐이다.”

여의사의 손이 소청의 가슴으로 다가갔다. 차가운 손가락이 피부를 스치자 소청의 몸이 움찔 떨렸다.

“컵 사이즈 C. 유방 확대술이 필요하겠군. 노예 시장에서는 D컵이 기본이니까.”

“무, 뭘…”

소청의 항의는 무시되었다. 여의사는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아프지 않게 해줄게. 마취할 테니.”

무언가 차가운 액체가 주사기에 채워졌다. 소청의 가슴에 바늘이 찔렸다. 순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왔지만 곧 무감각해졌다. 그녀는 자기 몸이 수술을 당하고 있다는 것만 알 뿐, 그 과정을 느낄 수 없었다.

“다 됐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여의사가 장갑을 새것으로 갈아 끼웠다.

“이제 제모를 시작한다.”

소청의 전신에 차가운 젤이 발라졌다. 레이저 같은 기계가 그녀의 피부에 닿았고, 순간 톡톡 터지는 느낌이 전신을 훑었다. 겨드랑이, 다리, 팔, 심지어 가장 은밀한 부위까지 털이 하나도 남지 않도록 제거되었다.

“이제 추적 칩을 이식한다.”

여의사가 작은 칩을 집어 들었다. 그것은 쌀알만 한 크기였지만, 소청에게는 그것이 족쇄처럼 느껴졌다.

“목 뒤쪽이 가장 적합하겠군.”

바늘이 목 뒤에 찔렸다. 뼈에 닿는 듯한 통증이 전신을 타고 흘렀다. 소청은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삼켰다.

“좋아, 다 됐다. 이제 감각 신경을 깨울게.”

여의사가 어떤 버튼을 누르자 소청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그리고 곧이어 엄청난 굴욕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질 검사를 한다. 팔릴 상품이라면 당연히 받아야 할 절차다.”

여의사가 장갑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며 말했다. 그녀는 윤활제가 묻은 손가락을 소청의 다리 사이로 밀어 넣었다.

“읏…”

소청이 몸을 웅크렸다. 차가운 손가락이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은 참기 어려운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깊이 15센티미터. 조임 정도는 상당히 좋군. 이 점수를 기록해.”

여의사가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말했다. 그녀의 손가락은 계속해서 안을 더듬고 있었다.

“자궁 경부의 위치도 확인해야겠군.”

손가락이 더 깊이 들어갔다. 소청은 아랫배에 느껴지는 압박감에 숨을 헐떡였다.

“좋아, 이 상태에서 리액션을 확인한다.”

여의사가 손가락의 방향을 바꾸며 특정 부위를 압박했다. 소청의 몸이 스스로 반응했다. 은밀한 감각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아… 안 돼…”

소청이 머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여의사의 손가락은 냉혹하게 움직였다. 리드미컬하게 안을 자극하며, 마치 기계처럼 계산된 속도로 움직였다.

“흥미롭군. 민감도가 상당히 높아.”

여의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청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극도의 굴욕감 속에서도 신체는 배신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를 악물자,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시간 3분 27초. 기록해.”

여의사가 손가락을 빼내며 말했다. 그녀의 장갑에는 미끈한 액체가 묻어 있었다.

“이제 혈액 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다. 네 데이터는 노예 시장에 등록될 것이다.”

소청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천장을 바라보며, 자신이 더 이상 사람이 아닌 물건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몇 분 후, 모든 검사가 끝났다. 소청은 끌려 나와 좁은 감방에 던져졌다. 그녀의 몸에는 아직도 새로운 수술 부위가 아프게 울리고 있었고, 목 뒤에는 칩이 들어간 자국이 선명했다.

어둠 속에서 소청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반드시 살아남을 거야. 이 굴욕을 잊지 않겠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이 모든 것을 갚아줄 날을 위해, 지금은 참아야 했다.

감방 문에 발소리가 다가왔다. 집사 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청 아가씨… 몸은 괜찮으십니까?”

소청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지금의 시스템을 제가 바꿀 수 없음을 아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아가씨의 회복을 위해 약을 준비했습니다.”

문틈으로 작은 약병이 밀려들어왔다. 소청은 그것을 바라보다가 결국 약병을 집어 삼켰다. 몸이 조금씩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가씨… 7일 후에는 두 번째 검사가 있습니다. 그때는 다른 훈련관이 배정될 것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진의 발소리가 사라졌다. 소청은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법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소청, 너는 지지 않는다. 언젠가 반드시…’

성교 훈련

# 제5장: 성교 훈련

훈련관 아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검은색 모조 음경이 들려 있었다.

"오늘부터 구강 성교 훈련을 시작한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목줄이 땅에 끌리며 쇠사슬 소리가 났다. 아리는 내 앞에 서서 모조 음경을 내 입술 가까이 가져갔다.

"입을 벌려."

나는 주저했다. 아리의 채찍이 내 어깨를 스쳤다.

"입을 벌리라고 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차가운 실리콘이 내 혀에 닿았다.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참았다.

"더 깊이. 목 깊숙이 넣어."

나는 눈을 감고 모조 음경을 목구멍 깊숙이 밀어 넣었다. 숨이 막혔다. 아리는 내 머리를 잡고 움직임을 통제했다.

"천천히. 리듬을 맞춰. 숨 쉬는 법을 익혀."

몇 번의 시도 끝에 나는 겨우 숨 쉬는 법을 터득했다. 아리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다시 훈련한다."

그녀가 방을 나가고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입 안은 침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

며칠 후, 라오천 집사가 방문했다. 그는 평소의 정장이 아닌 값비싼 수트를 입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무거운 표정이 깔려 있었다.

"소청 아가씨."

그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는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세요, 집사님?"

"아가씨의 첫날밤을 제가 사겠습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라오천 집사가 내 몸을 사겠다고?

"그게 무슨..."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말에 내 몸이 얼어붙었다. 무슨 소리야?

"아버님이 임종 전에 아가씨가 상속받길 바라셨습니다. 현재 가문의 표면적인 사업인 군팡거는 제가 대신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가씨가 나오시면 인계할 수 있습니다만... 암시장 사업은 여전히 혼란 상태입니다."

나는 말을 잃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저는 훈련 중인 성노예를 직접 석방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경매에서 구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가씨의 첫날밤을 제가 사겠습니다."

그의 눈에는 슬픔과 결의가 섞여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

그날 밤, 라오천 집사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조용히 내게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아가씨, 제가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집사님 덕분에 살아있습니다."

그가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몸을 굳게 했다. 그의 손이 내 몸을 스칠 때마다 전율이 흘렀다.

"긴장 푸세요. 제가 아프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가 내 위에 올라탔다. 그의 성기가 내 질 입구에 닿았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준비되셨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천천히 밀어 넣었다. 날카로운 통증이 몸을 관통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라오천 집사가 거듭 사과하며 내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움직임은 부드러웠지만, 통증은 피할 수 없었다.

얼마 후, 그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는 내 곁에 누워 조용히 말했다.

"아가씨, 저는 반드시 당신을 구출하겠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첫날밤을 판 후, 나는 남성 교관과의 성교 훈련을 강요받았다. 교관은 근육질의 남자로, 눈빛이 차가웠다.

"자, 이제 진짜 훈련을 시작하지."

그가 내 다리를 벌렸다. 나는 몸을 움츠렸다.

"긴장 풀어. 네가 편해야 나도 편해."

그가 내 위에 올라탔다. 그의 성기가 내 질에 닿았다. 나는 숨을 참았다.

"들어간다."

그가 한 번에 밀어 넣었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아직 다 낫지 않은 상처가 찢어지는 듯했다.

"더 편안하게. 호흡을 맞춰."

그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나는 몸을 움츠리며 고통을 견뎠다. 몇 분 후, 그가 몸을 떨며 내 안에 사정했다.

"자, 다시."

그는 쉬지 않고 다시 시작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그의 명령에 따랐다.

---

며칠간의 훈련에도 불구하고 나는 제대로 훈련을 따라가지 못했다. 교관이 화가 났다.

"네가 왜 이렇게 못 따라오는 거야!"

그가 내 머리를 잡아당겼다.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무릎 꿇어!"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의 채찍이 내 등을 때렸다.

"하나, 둘, 셋..."

채찍이 내 살을 찢었다. 나는 비명을 참으며 이빨을 악물었다.

"넌 노예야! 복종해야 해!"

채찍이 계속 내렸다. 등이 타는 듯 아팠다. 나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만... 그만..."

"다시 훈련할 거야. 이번에는 제대로 해."

그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비틀거리며 그의 명령에 따랐다.

---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점차 복종하는 법을 배웠다. 교관의 눈빛만 봐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의 손짓에 나는 무릎을 꿇고 다리를 벌렸다.

하지만 내면의 증오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나는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했다. 아리, 교관, 그리고 나를 이곳에 빠뜨린 원수 가문의 두목까지.

언젠가는 반드시 복수하리라. 나는 다짐했다.

그날 밤, 방 안에 혼자 남아 나는 벽을 바라보았다. 벽에는 손톱으로 긁은 자국이 있었다. 나는 그 자국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기다려라... 반드시 갚아주마..."

내 목소리는 방 안에 메아리쳤다. 복수는 아직 멀었지만,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살아남아서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훈련 불합격

평가장은 차갑게 가라앉은 침묵에 휩싸였다. 소청의 손끝에서 마지막 기운이 스며 나와 바닥에 스며들었다. 그녀 앞에 선 훈련관 아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평가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불합격.”

아리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소청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몸이 굳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손바닥에는 피가 맺혀 있었다. 마지막 시험, 힘을 제어해야 하는 그 순간, 그녀는 실패했다. 원래대로라면 가문의 혈통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노예 신분이었다. 가문의 영애로서 배운 모든 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노예 섬의 규칙은 누구에게나 냉혹하다. 너는 이곳에서 살아남을 자격이 없다고 판정되었다.”

아리가 돌아서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발소리가 차가운 돌바닥을 울렸다.

“군팡거로 보내라. 한 달간 육변기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기간을 견디면 최종 졸업 평가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

소청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군팡거. 그곳은 노예 섬의 지하에 위치한 형벌 구역이었다. 벽에 갇혀 몸만 내준 채 손님들이 사용하는 장소. 그녀는 이미 그곳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접 그곳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집사 진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소청 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더 잘 보살폈어야 했는데…”

“괜찮아요, 집사 진.”

소청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곧 사라졌다. 그녀의 눈에는 결의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살아남아야 한다. 가문의 복수를 위해, 그리고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군팡거로 끌려가는 길은 어둡고 축축했다. 좁은 복도를 따라 내려가자 점점 더 악취가 진해졌다. 벽에는 이끼가 끼어 있었고, 쥐들이 바닥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청은 두 명의 호위병 사이에 끼여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채 걸어갔다. 그녀의 가벼운 옷은 이미 여러 군데 찢어져 있었다.

도착한 장소는 네모반듯한 방이었다. 벽면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고, 각 구멍 앞에는 쇠사슬과 족쇄가 준비되어 있었다. 방 안에는 몇 명의 여자들이 이미 벽에 갇혀 있었다. 그들은 모두 벌거벗은 채 두 다리를 벌리고 있었고, 엉덩이와 허벅지는 이미 손님들의 손길로 멍이 들어 있었다.

소청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호위병들에게 끌려갔다. 그녀의 옷이 찢겨지고, 발목과 손목에 족쇄가 채워졌다. 벽에 있는 구멍에 얼굴이 꽂히고, 상체는 벽 안쪽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녀의 엉덩이와 허벅지만 밖으로 나와 있었다. 하반신이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다.

“자, 첫 손님이 오신다.”

호위병이 차갑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소청은 벽에 갇힌 채 숨을 고르려고 애썼다. 하지만 심장은 이미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첫 번째 손님은 뚱뚱한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소청의 엉덩이를 더듬으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새로운 녀석이군. 예쁜 얼굴인데, 이런 곳에 오다니… 얼마나 버틸지 한번 보자.”

그의 손가락이 소청의 항문과 질을 동시에 찔러 들어왔다.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아픔이 온몸을 관통했다. 하지만 그녀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상체는 벽 안쪽에 갇혀 있어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녀는 정신을 집중했다. 살아남아야 한다. 죽을 수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손님들은 늘어났다. 두 번째, 세 번째… 열 번째가 넘어가자 소청의 몸은 이미 마비된 듯했다. 항문과 질은 계속해서 사용당했다. 그녀의 허벅지에는 정액과 피가 섞여 흘러내렸다. 다리 사이는 찢어지고 부어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의식을 붙잡으려고 애썼다.

“이 녀석, 좀 버티는군.”

“그래, 그래도 며칠 지나면 무너지겠지.”

손님들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소청은 그들의 손길을 견디며 벽 안쪽의 차가운 돌에 이마를 대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흘리지 않았다. 약해 보일 수 없었다.

밤이 되자 손님의 수는 더 늘어났다. 군팡거의 어둠 속에서 그녀는 모든 불쾌한 감각을 무시해야 했다. 질과 항문이 찢어지고, 허벅지가 저리고, 허리가 부러질 듯 아팠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 소청의 몸은 더 이상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벽에 갇힌 채 숨만 쉬고 있었다. 손님들은 계속해서 들어왔다. 어떤 이는 거칠게, 어떤 이는 음흉하게, 어떤 이는 잔인하게. 그녀는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사흘째 되던 날, 소청은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모든 구멍이 손님들의 소유물이 되었다. 그녀는 울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단지 의식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소청은 더 이상 자신이 누군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만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그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타오르고 있었다. 복수에 대한 갈망, 그리고 살아남으려는 집착.

열흘째, 소청의 몸은 이미 여러 번 찢어지고 낫고 다시 찢어졌다. 그녀의 허벅지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질과 항문은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손님들은 그녀가 버티는 것을 보고 오히려 더 흥미를 느꼈다.

“이 여자, 대단하군. 한 달은 버틸 것 같아.”

“그래, 그렇다면 더 많이 즐겨야지.”

손님들의 말에 소청은 속으로 비웃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버티는지, 그녀의 몸속에 어떤 불꽃이 타오르고 있는지.

이틀 더 지나자 소청의 몸은 한계에 도달했다. 그녀는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었고, 벽에 매달려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정신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그녀는 이 고통을 기억해야 했다. 이 모든 것을 복수로 돌려줄 그날까지.

집사 진은 매일 밤 군팡거 입구에 서서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주인을 구할 힘도, 시스템을 바꿀 힘도 없었다. 그저 소청이 버티길 기도할 뿐이었다.

열사흘째, 소청은 정신이 잠시 멀어졌다. 그녀는 환영을 보았다. 가문의 저택, 따뜻한 햇살, 그리고 가족들의 미소. 하지만 그것은 모두 꿈이었다. 그녀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몸은 또 다른 손님에게 사용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나는 살아남는다. 나는 반드시 살아남는다. 이 굴레를 벗어나, 저들을 모두 심판할 것이다.

소청의 몸은 계속해서 사용당했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은 더욱 강해졌다. 매일 밤, 그녀는 손님들의 얼굴을 기억했다. 그들의 악취, 그들의 손길, 그들의 말. 모든 것을 복수로 갚아주리라.

이십일째, 소청은 더 이상 육체의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이미 완전히 마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승리하고 있었다.

이십오일째, 소청은 벽에 갇힌 채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입술은 갈라지고 피가 맺혀 있었지만, 그 미소는 확신에 차 있었다.

“한 달… 버틸 수 있어.”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마지막 날, 군팡거의 문이 열렸다. 아리 훈련관이 그녀 앞에 서 있었다.

“버텼군. 최종 졸업 평가에 참여할 자격을 주겠다.”

소청은 벽에서 풀려나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반드시… 졸업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확고했다. 아리는 그녀를 한 번 바라보고 돌아섰다.

“기대하마.”

그 말을 남기고 아리는 자리를 떴다. 소청은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망가졌지만, 정신은 더욱 강해졌다.

이제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변기 벌

소청의 몸은 더 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이어진 집단 성행위는 그녀의 의지를 산산조각 냈고, 그 잔혹한 쾌락에 몸이 기억하기 시작했다. 음란한 반응이 통제 불능처럼 터져 나왔다. 훈련관 아리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군방각의 특별 구역으로 데려갔다.

“네 새로운 임무다.”

아리가 그녀의 머리에 두꺼운 두건을 씌웠다. 천은 거칠고 냄새가 지독했으며, 앞부분에는 겨우 손가락 한 마디 들어갈 만한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다. 소청은 숨 쉴 틈도 없이 모든 것이 캄캄해졌다. 입만 겨우 구멍을 통해 바깥과 통했고, 나머지 감각은 모두 차단당했다.

“손님들이 네 입으로 소변을 볼 거다. 죽은 전임 노예를 대체하는 거야. 움직이지 마, 소리 내지 마, 물지 마. 규칙을 어기면 네 혀가 사라질 거야.”

소청의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끌려가 바닥에 엎드려졌고, 무릎과 팔꿈치가 차가운 대리석에 닿았다. 목줄이 고리에 걸렸고, 그녀는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주변에서 발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누군가 웃으며 “새 변기가 왔군”이라고 말했다.

처음 며칠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군방각의 손님들은 거칠었다. 그들은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구멍 안으로 성기를 밀어 넣었고, 뜨거운 소변이 목구멍으로 쏟아졌다. 소청은 숨을 참으려 했지만 고통에 숨이 막혔다. 오줌이 기도로 흘러들어 격렬하게 기침을 했고, 그것은 더 큰 학대를 불러일으켰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입을 다물고 삼키는 법을 배웠다. 역겨움은 이미 감각이 마비된 후였다.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이 모든 것은 원수 가문 두목의 계략이었다. 그가 보낸 자객이 소청을 추락시켰고, 그녀가 화장실 노예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가의 집사 진은 그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일주일 후, 군방각의 개인 사무실. 노진은 경매 준비 서류를 검토하다가 손가락이 갑자기 멈췄다. 예비 명단에서 ‘소청’이라는 이름이 사라져 있었다. 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건 무슨 일이야?”

그는 즉시 연줄을 동원해 수소문했다. 네트워크가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고, 한 시간 후에야 충격적인 정보가 돌아왔다. 소청은 군방각에서 화장실 노예로 강등당했다. 게다가 그녀의 마지막 배치 장소는 다름 아닌 이 사무실의 개인 화장실이었다.

노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화장실 문을 열자 악취가 코를 찔렀다.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인영이 새하얀 두건을 쓰고 있었다. 두건 위에는 말라붙은 오줌 자국이 군데군데 있었다.

“...소청?”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인영이 조금 움직였지만 대답이 없었다. 노진이 다가가 두건을 벗기려 하자, 목줄이 그녀의 움직임을 막았다. 그는 열쇠를 찾아 자물쇠를 열었고, 마침내 그 천을 벗겨냈다. 그 밑에는 눈물과 오줌으로 얼룩진 얼굴, 생기를 잃은 눈동자가 있었다. 소청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듯 멍하니 응시했다.

“집사... 진?”

겨우 내뱉은 목소리는 쉰 목소리였다. 노진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는 그녀를 안아 일으켜 세웠고, 그녀는 이미 뼈와 가죽만 남아 거의 무게가 없었다.

“미안해, 늦었어.”

그는 그녀를 군방각 비밀 의료실로 데려가며 경매장의 권한을 최대한 발동시켰다. 수술은 몇 시간 동안 진행됐다. 신체의 손상은 치유됐지만, 마음의 상처는 이미 깊이 패였다. 소청은 수술대 위에서 눈을 뜨고 허공을 응시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진이 그녀 곁에 앉아 천천히 물을 먹였다. “관리권은 아직 노예섬에 있어. 너는 마지막 평가와 경매를 받아야 해. 하지만 나는... 적어도 너를 다시 일으켜 세울 거야.”

소청의 입술이 약간 떨렸다. 그녀는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그 사람이... 노진이었어. 매일 화장실로 들어와서...”

노진의 몸이 돌처럼 굳었다. 그는 그 사실을 깨달았지만, 직접 들었을 때는 가슴이 찢어졌다.

“알고 있어. 하지만 너는 살아야 해.”

소청은 눈을 감았다.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이미 죽은 몸으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또 한 번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 살아남아야 했다. 그녀가 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 살아서, 언젠가는 다시는 무릎 꿇지 않을 날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경매일

클럽에서 돌아오는 배 안에서 소청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열 명의 심사위원이 남긴 손자국과 침방울이 온몸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지만, 그녀의 눈동자만은 죽은 물고기처럼 텅 비어 있었다. 훈련관 아리는 옆에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평가표를 흔들었다.

“A등급, 축하한다. 네 타락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구나.”

소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말하는 법을 잊은 지 오래였다. 클럽에서의 그 미친 밤, 심사위원들의 손길과 혀, 그리고 자신의 몸이 기계처럼 반응하던 그 감각… 모두가 꿈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꿈이 아니라는 증거는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리는 무언가와 찢어진 옷 조각이었다.

노예 섬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곧바로 경매 준비실로 끌려갔다. 거기에는 이미 여러 명의 노예가 줄을 서 있었다. 모두 벌거벗은 채로, 목에 번호표가 걸려 있었다. 소청의 번호는 0721. 그녀의 새 이름이었다.

“옷을 벗어라.”

냉담한 명령에 소청은 멍하니 손을 움직여 남은 누더기를 벗어 던졌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낯설었다. 온몸에 남은 붉은 자국, 부은 입술,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 그건 더 이상 소가의 영애가 아니라, 철저히 길들여진 한 마리 짐승이었다.

경매장은 웅성거리는 인파로 가득 찼다. 높은 천장 아래에는 호화로운 의자에 앉은 귀족들과 상인들이 와인잔을 기울이며 감상하고 있었다. 단 위에는 차례대로 노예들이 올라가 자신의 몸을 팔았다. 어떤 이는 근육을 자랑하고, 어떤 이는 아름다운 얼굴을 내세웠지만, 소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거기 서 있을 뿐이었다.

“다음, 0721호.”

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리자 소청은 발판 위로 올라갔다. 조명이 그녀의 알몸을 비추자 관객석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저 피부… 아직 어린 것 같은데.”

“몸매는 예술이군. 하지만 눈이 죽었어.”

“그래도 클럽에서 A등급 받은 노예다. 훈련이 잘 됐다는 증거지.”

소청은 아무것도 듣지 않으려 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았다. 저 높은 곳에서는 소가의 정원이 보일까? 어머니가 심은 장미가 아직도 피어 있을까?

“경매 시작가, 500만 골드!”

금액이 순식간에 올라갔다. 600, 700, 800… 누군가는 그녀의 몸을 사기 위해 목청껏 값을 불렀다. 그리고 그중에는 익숙한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2000만.”

소청의 귀가 쫑긋해졌다. 그 목소리. 집사 진이었다.

순간 그녀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진이 왔다. 그녀를 구하러 온 것이다. 소청은 간신히 고개를 돌려 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노인이 그곳에 서 있었다. 그의 눈에는 슬픔이 스며 있었지만,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다.

“3000만!”

“3500만!”

“5000만!”

진은 손을 살짝 들었다. “1억.”

경매장이 술렁였다. 사회자가 망치를 들어 올렸다. “1억이 한 번… 두 번… 세 번, 낙찰!”

탁, 소리와 함께 소청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이제 끝이다. 모든 게 끝난 것이다. 구출됐다.

경매가 끝난 후, 소청은 옷을 입고 진 앞에 섰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고마워요, 진. 정말로…”

하지만 진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주변을 살핀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저희는 말할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하기엔 적절하지 않으니, 차 안에서 하겠습니다.”

소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진의 손을 잡고 경매장을 나섰다. 하지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예감이 들었다. 진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마차 안에서 진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무거운 입을 열었다.

“아가씨, 당신은 이제 소청입니다. 그 신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뭐요?”

“국가 노예 시스템에 당신의 정보가 등록되었습니다. 0721호가 말입니다. 이 시스템은 삭제가 불가능합니다. 누군가가 0721호를 사들여도, 그 기록은 평생 따라다닙니다.”

소청의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갔다. “무슨 말이에요? 제가 구출된 게 아니란 말인가요?”

진은 고개를 저었다. “구출… 맞습니다. 제가 아가씨를 샀으니까요. 하지만 법적으로는 당신은 이중 신분을 가지게 됩니다. 낮에는 소가의 영애, 밤에는 노예 0721호.”

“말도 안 돼요!”

소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마차 천장에 머리가 부딪혀 다시 주저앉았다. 진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시스템은 바꿀 수 없습니다. 규칙은 절대적입니다. 대신 제가 아가씨를 보호하겠습니다. 누구보다도 안전하게.”

“안전하게? 내가 노예로 살아야 하는데 안전하다고요?”

진은 서류 가방에서 한 장의 서류를 꺼냈다. 거기에는 0721호의 소유권 증서와 함께, 주기적으로 노예 관리소에 출석해야 한다는 조건이 적혀 있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아가씨. 당신은 소청이면서 동시에 0721입니다. 두 신분 모두 포기할 수 없습니다. 원수 가문이 아직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 이중 신분이 오히려 당신을 숨길 수도 있습니다.”

소청은 서류를 받아 들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작게, 점점 크게.

“그래요. 나는 노예인 동시에 영애다. 얼마나 멋진 조화인가.”

그 웃음에는 자조와 체념이 섞여 있었다. 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말을 몰아 어두운 길을 달렸다. 마차 밖으로는 촛불 하나 없는 밤이 펼쳐져 있었다. 소청은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제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디에나 속한다.”

그녀는 자신의 손목에 새겨진 0721이라는 숫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시작은 이미 끝나 있었다. 이제는 이 이중 족쇄 속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