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아 왕국의 대전은 장엄한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거대한 석조 기둥 사이로 스며드는 새벽빛이 바닥의 대리석을 은은히 비추고, 공기 중에는 긴장감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왕좌실 한구석, 후殿으로 이어지는 문이 열리며 16명의 여 기사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그들은 칼리아의 정예, '은빛 창의 여전사단'으로 불리는 자들이었다. 검은 가죽 갑옷에 은빛 망토를 두른 몸매들은 단련된 근육으로 꿈틀거렸고, 각자의 허리춤에는 날카로운 검과 창이 매달려 있었다. 그 선두에 선 리리아는 차가운 푸른 눈동자로 앞을 응시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긴 은발이 어깨 위로 흘러내리고, 얼굴에는 결의에 찬 굳은 표정이 새겨져 있었다. 2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전장에서 검증된 대장이었다.
"여정의 시작이다. 왕국의 명을 받들어, 저 북쪽 숲에 숨어든 마녀 무리를 소탕하라."
왕의 선언이 울려 퍼지자 여 기사단은 일제히 주먹을 가슴에 대며 경례했다. 리리아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며 대답했다.
"맹세컨대, 단 한 명의 마녀도 살려두지 않겠습니다."
대전 후殿으로 이동한 그들은 이미 준비된 두 대의 마차 앞에 섰다. 마차는 검은 나무로 조각된 호화로운 외형이었으나, 그 안에 실린 것은 전투 도구라기보다는 '도구' 그 자체였다. 네 마리의 호문클루스가 조용히 서 있었다. 그들은 마법 기공으로 만들어진 인공생명체였다. 인간과 똑같은 외형—부드러운 피부, 살아 숨쉬는 가슴, 유연한 팔다리—을 지녔으나, 지능과 힘은 보통 인간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열등한 생물, 노예로 불리는 존재들. 키는 150센티미터 남짓으로 작고 가냘픈 체구에, 희미한 미소를 띤 얼굴은 공허해 보였다.
일반적인 호문클루스는 보통 옷을 걸치고 다녔지만, 칼리아 왕국에서 쓰이는 이들은 달랐다. 왕국의 마법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급 재료를 사용했고, 그 결과 그들의 '피부'는 쉽게 손상되었다. 간소한 천조차 입히면 마찰과 열로 인해 즉시 타오르며 재로 변했다. 그래서 이 네 마리는 알몸이었다. 창백한 나체가 후殿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떨리고 있었고, 그 부드러운 곡선과 노출된 유두, 다리 사이의 은밀한 부분이 여 기사들의 시야에 노골적으로 들어왔다. 리리아는 눈살조차 찌푸리지 않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호문클루스는 도구일 뿐, 감정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이 녀석들을 싣고 출발하라. 마녀들의 함정을 탐지하고, 필요 시 미끼로 써라."
부관의 명령에 기사 하나가 앞으로 나서 호문클루스 하나를 마차에 끌어올렸다. 호문클루스는 저항 없이 따랐다. 그 부드러운 가슴이 부관의 팔에 스치자, 희미한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감정이 아니라 마법적 반응일 뿐이었다. 리리아는 마차 문을 닫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녀들의 저주가 이 숲을 물들였단 말이지. 제대로 된 마법 한 방만 맞아도 심부나 폐를 꿰뚫을 수 있겠군. 하지만 이 녀석들은... 그저 소모품.'
여 기사단은 마차를 앞세우고 대문을 나섰다. 북쪽 숲으로 향하는 여정은 이제 시작이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 사이로, 마녀들의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스쳤다. 리리아의 손이 검 손잡이에 닿았다. 치열한 전투가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 전투 속에서, 호문클루스들의 나체가 어떤 역할을 할지 그녀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숲 입구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번째 매복이 일어났다.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세 명의 마녀가 나타났다. 그들의 손에서 피어오르는 보라색 마법불꽃이 공기를 지지는 소리를 냈다. 여 기사단은 즉시 대형을 짜며 창을 겨누었다.
"호문클루스 앞으로! 미끼로 써!"
리리아의 외침에 마차 문이 열리고, 알몸의 호문클루스 네 마리가 숲 속으로 뛰어들었다. 마녀들의 시선이 그 나체에 쏠렸다. "인간의 더러운 장난감이로군!" 한 마녀가 비웃으며 마법을 쏘아댔다. 불꽃이 호문클루스의 가슴을 스치자,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풍겼다. 하지만 그들은 비명을 지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전투는 치열했다. 리리아의 검이 마녀 하나를 베어뜨렸고, 다른 기사들의 창이 나머지를 꿰뚫었다. 그러나 마지막 마녀가 포위망을 뚫고 리리아에게 달려들었다. "네놈들의 노예를 입히지 않은 채로 내버려둬라!" 마녀가 소리쳤다. 그녀의 손에서 뻗은 마법 실이 리리아의 갑옷을 찢어발겼다. 리리아의 몸이 드러났다—단련된 복근과 풍만한 가슴, 땀에 젖은 허벅지.
마녀가 웃었다. "이 호문클루스처럼... 옷을 입히지 마라. 네 주인공격이냐? 간단한 천이라도 걸치면, 전부 타버려 사라질 테니까!"
리리아는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둘렀다. 마녀의 머리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하지만 그 말은 리리아의 가슴에 남았다. 호문클루스처럼, 옷을 입힌 순간 모든 것이 재로 변하는 운명. 전투의 열기가 그녀의 나체를 달궜다. 여 기사단은 승리를 선언했지만, 리리아의 눈에는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 험난해 보였다. 숲 깊숙이, 더 강한 마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