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는 대성당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에 잠겼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달빛이 그녀의 순백색 예복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그녀의 금발은 마치 신성한 후광처럼 반짝였다. 성녀의 자격을 얻은 지 3년, 그녀는 매일 밤 이 시간에 이곳에 와서 신에게 경배를 드렸다. 평소와 다름없는 고요한 밤이었다.
그러나 기도가 절반쯤 진행되었을 때, 배꼽 아래에서 미미한 경련이 일었다.
앨리스는 눈을 살짝 찌푸리며 무시하려 했지만, 그 움직임은 점차 선명해졌고 마치 뱀이 살 속에서 꿈틀거리는 듯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자신을 안정시키려 했지만, 두 번째 경련이 더 강하게 엄습했고, 이번에는 분명히 배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손이 본능적으로 복부를 감쌌고, 손끝이 닿는 순간 옷감 아래에서 이상한 융기가 느껴졌다.
"무슨 일이지…?"
앨리스의 속삭임은 성전의 빈 공간에 메아리쳤다. 그녀는 일어서려 했지만, 갑자기 발목이 무언가 단단한 것에 휘감겼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자, 땅바닥의 돌 틈새에서 가느다란 어둠의 촉수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것들은 마치 뱀처럼 나선형으로 그녀의 종아리를 감싸며 천천히 조여 들어왔다.
"이게 대체…"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촉수는 성난 파도처럼 바닥을 뚫고 솟아올랐다. 수십 개, 아니 수백 개의 촉수가 마치 지옥에서 뻗어 나온 손길처럼 성전 전체를 순식간에 뒤덮었다. 그중 가장 굵은 촉수가 그녀의 뒤에서 솟아올라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부드럽지만 무서운 힘으로 그녀를 땅에 고정시켰다.
"만지지 마! 이건 신성한 곳이야!"
앨리스는 몸부림쳤지만, 촉수의 표면에서 분비된 점액이 그녀의 옷을 순식간에 적셨다. 그 끈적한 액체는 마치 부식성이라도 있는 듯, 그녀가 입고 있던 예복을 얇은 베일처럼 변하게 했고, 그 아래 창백한 피부가 드러났다. 촉수가 그녀의 옷 속으로 파고들어 차갑고 미끄러운 감촉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스치자, 앨리스는 몸을 움츠렸다.
"어떤 존재가 감히… 내가 이곳의 성녀라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여전히 권위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촉수는 그녀의 말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한 가닥이 그녀의 치마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허벅지 뿌리까지 뻗어갔다. 그녀가 다리를 꽉 움켜쥐자 촉수는 잠시 멈췄지만, 더 가느다란 다른 촉수들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안 돼… 거기는…"
앨리스가 저항하려던 순간, 옆방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그녀의 외침을 끊었다. 그 목소리는 어린 소녀의 것이었고, 익숙한 음색이었다.
"릴리?!"
앨리스는 몸을 돌리려 했지만, 촉수는 더 세게 조여들었다. 그녀는 목을 간신히 돌려 옆방의 반쯤 열린 문틈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본 광경은 그녀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릴리가 공중에 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여러 개의 굵은 촉수에 팔다리가 묶인 채, 마치 십자가에 매달린 듯한 자세였다. 어린 소녀의 하얀 드레스는 이미 찢겨져 나갔고, 촉수 몇 개가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며, 그 아래로 가느다란 검은 그림자가 들락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릴리의 눈은 크게 뜨여 있었지만, 그 눈동자에는 더 이상 초점이 없었고, 입에서는 끊임없이 신음과 비명이 섞인 소리가 새어 나왔다.
"릴리! 괜찮아?!"
앨리스가 소리쳤지만, 대답은커녕 릴리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거품이 섞인 침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몸이 심하게 떨리더니, 촉수가 그녀의 하체를 더 깊이 파고들자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그 순간, 앨리스는 분명히 릴리의 배에서 이상한 융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마치 촉수가 그녀의 뱃속에서 움직이는 듯했다.
"신이시여… 제발…"
앨리스의 기도는 목구멍에서 멈췄다. 그녀를 얽매고 있던 촉수가 갑자기 힘을 더했고, 그 중 한 가닥이 그녀의 등 뒤로 돌아 예복 깃 사이로 파고들었다. 차갑고 미끄러운 촉수가 척추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며, 지나간 자리마다 마비 감각이 남았다. 앨리스는 이가 떨릴 정도로 저항했지만, 그녀의 힘은 촉수 앞에서 너무나도 무력했다.
촉수는 그녀의 허리를 따라 배까지 파고들었고, 이전에 그녀가 느꼈던 그 신비로운 융기가 있는 곳에 도달했다. 그 순간, 앨리스는 갑자기 배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촉수 안에 더 작은 촉수가 있는 것처럼, 그녀의 자궁 안에서도 그에 반응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나… 임신한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믿기지 않는 듯 떨렸다. 그녀는 분명히 성녀로서 순결을 지켜왔고, 남자와 접촉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배 속에는 분명히 어떤 존재가 깨어나고 있었다.
촉수의 움직임이 더욱 빠르고 대담해졌다. 한 가닥은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며, 여러 가닥이 동시에 작은 언덕을 향해 파고들었다. 앨리스는 거의 숨이 막힐 듯한 숨을 들이켰지만, 이내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녀의 몸은 항상 순결했기에, 그토록 민감한 부위가 이물질에 의해 탐색당하는 느낌은 충격적이면서도 그녀 자신이 믿기 힘든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안 돼… 이건… 신을 모독하는… 짓이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며 저주를 중얼거렸지만, 촉수는 그녀의 민감한 부위를 찾아내 정확하게 문질렀다. 앨리스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쾌감에 몸을 맡기지 않으려 했지만, 촉수의 움직임이 교활했고, 마치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어디를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조금씩, 앨리스의 저항이 약해졌다. 그녀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안색이 붉어지며,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녀는 촉수에게 다리를 강제로 벌려졌고, 무언가가 그녀의 비밀한 곳 입구에 닿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이전의 촉수와는 다른, 더 거칠고 뜨거운 느낌이었다.
"제발… 안 돼…"
앨리스는 간신히 목소리를 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정직해졌다. 그녀가 말하는 순간 비밀한 곳이 무의식적으로 움찔하며 이물질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촉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단번에 밀어 넣었다.
그 순간, 앨리스는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함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충만감을 느꼈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팽팽하게 당겨졌고, 목에서는 동물적인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촉수가 그녀의 몸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마치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알아보는 듯했다. 매 순간마다 앨리스는 다른 세계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이게… 대체… 뭐지…"
그녀가 마지막 힘을 다해 눈을 뜨자, 성전 제단 위의 성모상도 비스듬히 기울어져 더 이상 성스럽지 않게 보였다. 달빛은 어느새 피처럼 붉게 변했고, 성전 사방에서 검은 촉수가 자라나 벽과 기둥을 덮고 있었다.
앨리스의 시야는 점점 흐려졌고, 마지막으로 본 것은 릴리가 촉수에 뒤덮여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자신도 곧 그렇게 될 것임을 알면서도, 저항할 힘은 더 이상 없었다.
몸속의 이물감이 점점 선명해지며, 촉수가 뱃속 깊숙이 밀고 들어와 그녀의 자궁에 닿는 듯했다. 앨리스는 숨을 헐떡이며 몸부림쳤지만, 몸은 이미 통제를 벗어나 무의식적으로 꿈틀거리며 촉수를 더욱 깊숙이 받아들였다. 그녀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고, 그 속에는 왠지 모르게 해소감이 섞여 있었다.
"신이시여… 저를… 용서해 주소서…"
이것이 그녀가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