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명의 관
## 제8장 사신의 장난감
어둠이 내린 대사관의 침실에서, 앨리시아는 비단 시트 위에 묶여 있었다. 손목과 발목을 거칠게 조인 끈이 살을 파고들었다.
"백작 부인께서는 아직도 저항할 기운이 남아 있군요."
사신은 느릿느릿 그녀의 주위를 돌며, 손끝으로 칼날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눈에는 이국적인 호기심과 잔혹함이 섞여 있었다.
"당신…… 감히……"
앨리시아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신은 그런 그녀의 태도에 오히려 즐거워하는 기색이었다.
"재미있군요. 다른 여자들은 이쯤 되면 울고 불며 애원하는데."
그가 그녀의 드레스 자락을 찢었다. 비단이 찢기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이제는 협박을 하려는 겁니까?"
"아뇨. 그저 당신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입니다."
사신은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며 자신의 체중을 실었다. 앨리시아는 비명을 삼켰다. 그녀의 몸은 이미 약해져 있었고, 저항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천천히, 잔인할 정도로 천천히.
"제발……"
앨리시아의 목소리가 간신히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 말은 사신의 귀에는 아첨으로 들렸다.
"벌써 약해졌나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가 그녀의 몸 위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차가웠고, 그녀의 살은 간지럼을 느끼며 떨렸다. 앨리시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 굴욕을 견딜 수 없었다.
"눈을 뜨세요.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지으며 견디는지 보고 싶습니다."
그의 명령이 귀에 박혔다. 앨리시아는 눈을 떴다. 그의 눈에는 순수한 호기심과 약간의 조롱이 섞여 있었다.
"왜…… 왜 이러는 거죠?"
"황후 폐하의 명령입니다. 당신을 철저히 부수라고."
사신의 대답은 무심했다. 앨리시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셀레나…… 그녀의 계략이었다.
"그 여자가……"
"네, 그렇습니다. 당신이 했던 모든 일이 이제 당신에게 돌아오는 겁니다."
그가 그녀의 팔을 뒤로 꺾었다. 관절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앨리시아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아아악!"
"아직 끝이 아닙니다."
사신은 그녀의 몸을 뒤집어 엎드리게 했다. 그녀의 얼굴은 베개에 파묻혔고, 호흡이 곤란해졌다.
"자,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등 위를 느릿느릿 미끄러졌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의 피부를 깨물었다.
앨리시아는 아파서 몸부림쳤지만, 끈은 그녀를 단단히 붙잡았다.
"이게 바로 당신이 받아야 할 대가입니다."
사신의 목소리는 낮고 육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몇 분일까, 몇 시간일까.
그 모든 행위가 끝났을 때, 앨리시아는 침대 위에 널부러져 있었다. 온몸에 멍과 상처가 가득했고, 정신도 혼미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저 멀리, 문가에 그림자가 있었다.
셀레나였다.
그녀는 우아한 제국 황후의 예복을 입고, 손에는 와인 잔을 든 채로 서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만족감과 승리의 빛이 반짝였다.
"아름다운 광경이야."
셀레나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의 발소리는 방 안에 메아리쳤다.
"어때? 네가 저지른 죄의 대가를 겪는 기분이?"
앨리시아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이미 힘이 없었다.
"당신…… 이렇게까지……"
"물론이지. 나는 네가 나에게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해. 그리고 하나씩 갚아 주고 있어."
셀레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앨리시아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 행동은 마치 애완동물을 쓰다듬는 듯했다.
"네가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
앨리시아는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더 이상 도망칠 힘도, 의지도 없었다.
"자, 이제 네 차례야.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셀레나가 일어서며 손을 털었다.
"사신 각하, 이제 그녀를 더는 필요 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사신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폐하."
셀레나는 방을 나가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녀는 마침내 복수를 완성했다.
앨리시아는 혼자 남겨졌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렸다. 모든 것이 끝났다. 더는 견딜 수 없었다.
그녀의 손이 서랍에 닿았다. 그 안에 작은 단검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꺼내 자신의 목에 가져갔다.
"이제…… 끝내자……"
그녀가 칼에 힘을 주려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시스템 경고: 캐릭터 앨리시아의 자살 시도가 감지되었습니다.*
갑자기 앨리시아의 몸이 마비되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며 칼을 놓쳤다. 칼은 바닥에 떨어져 쨍그랑 소리를 냈다.
*시스템이 개입하여 자살을 차단했습니다.*
앨리시아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왜…… 왜 죽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거야……"
*사용자 셀레나가 설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주인공 앨리시아는 특정 이벤트를 완료할 때까지 사망할 수 없습니다.*
시스템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를 조롱했다.
"게임…… 이 모든 게…… 게임이었어……"
*네, 그렇습니다.*
앨리시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게 셀레나의 손안에서 이루어지는 인형극이었다.
그녀는 그냥 누워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리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그녀를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밀어 넣으며.
셀레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만족감과 권력의 쾌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재미있어…… 정말 재미있어……"
그녀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 손가락 끝에는 앨리시아의 생명이 매달려 있었다.
"이제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나는 그게 정말 궁금하구나."
셀레나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 맛은 승리의 달콤함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진정한 복수의 끝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스템의 진정한 의도를.
그것은 단지 게임일 뿐이었다.
변수는 언제나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