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명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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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는 백작 저택의 서재에서 촛불을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앨리시아가 보낸 편지라고 주장하는 문서가 들려 있었다. 물론 그것은 위조된 것이었다. 그녀는 레나르드 백작이 늦은 밤까지 집무를 보는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그가 서재로 들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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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의 시작

셀레나는 백작 저택의 서재에서 촛불을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앨리시아가 보낸 편지라고 주장하는 문서가 들려 있었다. 물론 그것은 위조된 것이었다. 그녀는 레나르드 백작이 늦은 밤까지 집무를 보는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그가 서재로 들어올 시간이었다.

“백작님, 이걸 보십시오.”

셀레나는 레나르드가 들어서자마자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눈은 억지로 만든 눈물로 반짝이고 있었다. 레나르드는 그녀의 손에 들린 편지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무엇이오?”

“앨리시아가 적국의 귀족과 내통하고 있었습니다. 이 편지가 그 증거입니다.”

레나르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편지를 받아 들고 읽기 시작했다. 편지에는 앨리시아가 적국에 군사 정보를 넘기고, 백작가의 재산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적혀 있었다. 물론 그것은 셀레나가 정성껏 꾸며낸 거짓말이었다.

“이럴 리가... 앨리시아는 그럴 사람이 아니오.”

“백작님, 당신은 너무 순진하십니다. 그녀는 당신의 약혼녀였지만, 그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목격했습니다. 그녀가 밤중에 몰래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셀레나는 더욱 간절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녀는 레나르드의 약한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사랑에 쉽게 속고, 의심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며칠 후, 레나르드 백작은 귀족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앨리시아의 배신을 고발했다. 회의장에는 많은 귀족들이 모여 있었다. 앨리시아는 그 자리에서 자신을 변호하려 했지만, 이미 모든 증거는 셀레나의 손에 의해 조작된 후였다.

“앨리시아, 나는 너와의 약혼을 파기한다. 너는 더 이상 내 약혼녀가 아니다.”

레나르드의 목소리는 차갑게 떨어졌다. 앨리시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주위의 귀족들은 수군거렸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감싸주지 않았다.

앨리시아는 도시 밖으로 추방당했다. 그녀는 길가에 서서 자신이 사랑했던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걸어가야 했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 눈물 속에는 분노와 원한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이 순간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왜곡되어 가고 있었다.

셀레나는 저택의 창가에 서서 앨리시아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입가에는 승리감에 찬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그녀는 중얼거렸다. 이미 그녀의 야망은 더 큰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

역습한 신부의 귀환

연회장의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반짝이는 가운데, 앨리시아는 대리석 계단 위에 우뚝 섰다. 1년 전 이곳에서 쫓겨났을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녀의 손에는 왕실의 금빛 인장이 찍힌 두루마리가 들려 있었다. 손님들의 웅성거림이 순간 잦아들었고,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모두들, 잘 오셨습니다."

앨리시아의 목소리는 차갑고도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그녀의 눈빛은 홀의 끝에 서 있는 셀레나를 꿰뚫었다. 셀레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지만, 이내 허세를 부리며 턱을 들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미 이 집에서 쫓겨난 몸으로 다시 나타나시다니."

"나를 쫓아낸 것은 너였다. 하지만 이제는 왕의 명령으로 돌아왔다."

앨리시아가 두루마리를 펼치자, 그 안에는 정교한 필체로 셀레나의 간계가 낱낱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려오며 읽기 시작했다.

"1년 전, 레나르드 백작의 서재에서 독약이 든 편지가 발견되었다. 그 편지에 쓰인 필적은 내 것이었고, 이로 인해 나는 반역자로 몰렸다. 하지만 진짜 편지의 주인은... 바로 네 손에 있다."

셀레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술잔을 떨어뜨렸고, 붉은 포도주가 카펫 위로 흘러내렸다. 손님들 사이에서 술렁임이 일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조용히 하라. 왕실 감찰관이 직접 조사했다. 네 하녀 마리엘이 이미 자백했다. 너는 그녀를 시켜 내 필적을 모방하게 했고, 편지를 조작했다."

앨리시아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또 다른 문서를 꺼냈다. 그것은 마리엘의 자필 진술서였다. 셀레나는 그 문서를 보는 순간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거짓말이야! 모두 거짓말이야!"

"그렇다면 이건 무엇이냐?"

레나르드 백작이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은 충격과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손에 쥔 편지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네가 내게 건넨 그 편지. 나는 네 사랑을 믿었지만, 이 모든 게 네 야망을 위한 연극이었다니."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셀레나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지만, 이미 손님들은 그녀를 향해 비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앨리시아는 그 광경을 냉담하게 지켜보았다. 그녀의 가슴 속에는 쓰라린 만족감이 스며들었다.

"레나르드 백작, 당신은 속았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밝혀졌습니다. 이제 셀레나에게 합당한 형벌을 내려야 합니다."

앨리시아는 왕실 감찰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감찰관은 앞으로 나서며 선언했다.

"황실의 명령이다. 셀레나는 사기와 반역죄로 체포된다. 형벌은 북부 광산으로의 노역 20년으로 정한다."

"안 돼! 제발! 앨리시아, 용서해 줘!"

셀레나가 발버둥 쳤지만, 병사들이 그녀를 붙잡아 끌고 갔다. 그녀의 비명 소리는 홀 밖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깊은 침묵뿐이었다.

레나르드 백작은 앨리시아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앨리시아, 나는..."

"말하지 마세요. 당신의 후회는 이미 늦었습니다."

앨리시아는 그를 외면했다. 그녀의 마음은 복수의 달콤함에 물들어 있었지만, 동시에 텅 빈 구멍이 느껴졌다. 그녀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며 말을 덧붙였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나는 떠나겠습니다."

그녀의 뒷모습은 홀의 불빛 속에서 점점 작아져 갔다. 레나르드 백작은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회랑을 빠져나가는 앨리시아의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스쳤다.

시스템의 속삭임

# 3장: 시스템의 속삭임

마차 바퀴가 울퉁불퉁한 돌길을 굴러갈 때마다 셀레나의 몸이 덜컹거렸다. 쇠사슬이 손목을 쓸어 아린 통증이 일었다. 그녀는 차가운 마차 바닥에 등을 기댄 채 천장을 응시했다.

“이게 끝이야?”

자조 섞인 웃음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화장은 번졌다. 레나르드 백작이 그녀를 버렸다. 앨리시아가 돌아왔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마차 안의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귀를 찌르는 듯한 고음이 뇌리를 스쳤다. 셀레나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시스템 활성화 중...]

소리는 머릿속에서 직접 울렸다. 낯선 언어였지만 모든 단어가 선명하게 이해되었다.

[세뇌 모듈: 레벨 1]

[대상: 인간형 생명체]

[사용 가능 명령: 기본 복종, 단기 기억 조작]

셀레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앞에 떠오른 반투명 창을 바라보았다. 선명한 푸른색 글자가 공중에 떠 있었다.

“무, 무엇이...”

그녀가 중얼거리자 마차 밖에서 병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야?”

마차 문이 열렸다. 늙은 병사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의 눈에는 셀레나의 모습이 비쳤다. 초라하고 힘없는 여자의 모습.

셀레나는 본능적으로 시스템을 사용했다.

[복종 명령: 이 여자를 풀어라]

병사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흐려졌다가 다시 초점을 잡았다. 그의 표정이 무표정하게 변했다.

“...네.”

그는 태연하게 열쇠를 꺼내 셀레나의 수갑을 풀었다. 다른 병사들이 이상함을 눈치챘다.

“야, 너 뭐 하는 짓이야!”

한 병사가 달려왔다. 셀레나는 웃음을 참으며 다시 명령을 내렸다.

[복종 명령: 동료를 공격하라]

첫 번째 병사가 칼을 빼어 동료를 찔렀다. 피가 튀었다. 두 번째 병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너도.”

셀레나가 마지막 병사를 가리켰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마, 마녀...!”

그가 도망치려 했지만 셀레나는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복종 명령: 멈춰라]

병사의 발걸음이 굳어졌다. 그는 떨면서 제자리에 멈춰 섰다. 셀레나는 마차에서 내려 그의 앞에 섰다.

“너, 나를 따르겠니?”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병사의 눈에 공포가 서려 있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네.”

셀레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제대로 된 힘을 손에 넣었다. 그녀는 죽은 병사들의 시체를 무심히 바라보았다.

“치워라. 흔적을 남기지 마.”

[복종 명령: 시체 처리]

병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셀레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앨리시아는 이미 궁전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레나르드는 아마 그녀의 품에 안겨 울고 있을 것이다.

“웃기고 있네.”

셀레나는 독이 오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았다. 황제. 제국의 최고 권력자.

“늙은 황제라면... 쉽겠지.”

셀레나는 피 묻은 드레스를 털었다. 시스템이 그녀의 몸 상태를 스캔했다.

[신체 손상 감지: 경미한 찰과상]

[회복 권장]

“괜찮아. 지금은 궁전이 먼저야.”

그녀는 병사와 함께 마차를 버리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밤이 되자 어둠이 그들을 감쌌다. 궁전의 외벽이 저 멀리 보였다.

“어떻게 들어가지?”

셀레나가 중얼거리자 시스템이 답했다.

[정찰 모드 활성화]

[경비 초소 3개, 교대 시간 15분 간격]

[동쪽 담장 하단 약점 발견]

시스템이 눈앞에 지도를 펼쳐 보였다. 병사의 위치와 이동 경로가 선명하게 표시되었다. 셀레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완벽하군.”

그녀는 병사를 이용해 담장을 넘었다. 시스템이 알려준 경로를 따라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경비병들을 만날 때마다 시스템이 그녀의 외형을 일시적으로 변화시켰다.

[일루전 모드: 하인 복장]

셀레나는 하녀처럼 행동하며 복도를 걸었다. 황실 침실은 3층이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몇몇 귀족과 마주쳤지만 아무도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다.

늙은 황제의 침실 앞.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안에서는 촛불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폐하, 오늘도 어젯밤처럼 약을...”

시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셀레나는 문틈으로 안을 살폈다. 늙은 황제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백발은 성성하고 얼굴은 주름으로 뒤덮였다. 그의 눈은 흐릿했다.

“싫소. 더 이상 약은 필요 없소.”

황제의 목소리는 약했다. 시녀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셀레나는 결심했다. 지금이야말로 기회였다.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폐하.”

시녀가 놀라 뒤돌아보았다.

“너, 누구야? 여기는 황제 폐하의 침실이야!”

셀레나는 시녀에게 시스템을 사용했다.

[복종 명령: 나가서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시녀의 눈이 멍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늙은 황제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자네는... 누군가?”

그의 눈에 호기심이 스쳤다. 셀레나는 침대 곁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저는 폐하를 뵈러 온 자입니다, 폐하.”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했다. 황제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 그의 눈에 욕망이 스쳤다.

“자네... 내 곁에 있고 싶은가?”

셀레나는 고개를 들어 황제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교활한 빛이 스쳤다.

“네, 폐하. 영원히.”

그녀는 손을 내밀어 황제의 손을 잡았다. 시스템이 조용히 속삭였다.

[유혹 보조 모드 활성화]

[체온 상승, 동공 확장, 목소리 톤 변경]

늙은 황제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가 셀레나의 손을 꽉 잡았다.

“좋아. 자네를 황후로 삼겠소.”

셀레나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복수의 시작이었다.

“감사합니다, 폐하.”

그녀의 속삭임은 어두운 방 안에서 메아리처럼 퍼져 나갔다. 시스템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정보를 흘려보냈다.

[새 임무: 권력 장악]

[1단계: 황제의 신뢰 획득 - 완료]

[2단계: 경쟁자 제거]

황후의 대관

전 황후의 대관식이 있던 날, 늙은 황제가 침전에서 숨을 거두었다. 신하들은 목숨을 걸고 침묵을 지켰다. 아무도 감히 그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 황제가 마지막으로 삼킨 차가 독이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면서도, 눈치를 살피며 서로 입을 막았다.

셀레나는 검은 상복 대신 금실로 수놓은 진홍색 예복을 입고 즉위식을 치렀다. 그녀의 손은 황제의 관을 받드는 동안 단 한 번도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관이 너무 가벼워 실망스럽다는 듯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그날 밤, 궁정 전체가 피로 물들었다. 셀레나에게 한 번이라도 거역했던 자, 그녀를 무시했던 자, 혹은 단순히 눈에 거슬렸던 자까지 모두 숙청의 칼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비명이 새벽까지 끊이지 않았다.

“이제 누가 나를 막겠는가?”

셀레나는 대전의 옥좌에 앉아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톡톡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예전의 아름다운 정부가 아니었다. 권력의 중독에 사로잡힌 탐욕과 잔혹함이 서려 있었다.

며칠 후, 앨리시아와 레나르드 백작에게 궁정 소환 명령이 떨어졌다. 전령이 건넨 문서에는 황후의 친필 서명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앨리시아는 그 문서를 펼쳐 든 순간, 손끝이 시려오는 것을 느꼈다.

레나르드 백작은 떨면서 말했다.

“우리에겐 도리가 없소. 황후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가야 하오.”

앨리시아는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나약하고, 속기 쉽고, 지금도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한 남자였다.

“네, 가야죠. 하지만 이건 단순한 소환이 아니에요.”

그녀는 문서를 접어 품에 넣으며 차갑게 말했다. 이미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셀레나는 이 모든 것을 예견했을 것이다. 그녀가 앨리시아를 부른 이유는 단 하나, 마지막 복수를 완성하기 위함이었다.

마차가 궁정을 향해 달리는 동안, 앨리시아는 창밖으로 사라져 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약혼녀도, 복수자도 아니었다. 그저 황후의 장기말이 되어 궁정으로 불려가는 한 명의 불운한 귀족일 뿐이었다.

마차가 대궐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근위병들이 그들을 맞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공포와 경계가 섞여 있었다. 앨리시아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마차에서 내렸다. 그녀의 발이 대리석 바닥에 닿는 순간, 머리 위로 거대한 궁전의 그림자가 그늘을 드리웠다.

“들어가시죠, 황후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근위병의 말에 앨리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나르드 백작은 그녀의 뒤를 따라 걸으며 손을 떨고 있었다. 앨리시아는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길의 끝에서 셀레나가 웃고 있을 것을.

그리고 그 웃음은 결코 자비롭지 않을 것을.

육변기의 탄생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밀실, 차갑고 축축한 돌바닥 위에 앨리시아는 나체로 무릎을 꿇었다. 팔은 뒤로 묶여 날카로운 밧줄이 피부를 파고들었고, 무릎은 돌의 냉기에 이미 감각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볍고 우아한 굽소리, 그녀가 가장 증오하는 리듬이었다.

셀레나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녀의 황금 비단 옷자락이 바닥을 끌며 희미하게 촛불을 반사했다. 손에는 은으로 장식된 개 목줄이 들려 있었다. 끝에는 붉은 보석이 박혀 마치 방울진 피처럼 반짝였다.

“고개를 들어라, 패배자.”

목소리는 나른하고 달콤했지만 칼날처럼 가느다란 조소가 섞여 있었다.

앨리시아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흐릿하게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고, 숨결마저도 억지로 눌러 참고 있었다.

셀레나가 손을 들어 시녀에게 신호를 보냈다. 두 명의 강건한 여관이 다가와 앨리시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억지로 얼굴을 들어 올렸다.

“이것이야말로 네게 걸맞은 장식이다.”

셀레나가 몸을 굽혀 목줄을 앨리시아의 가느다란 목에 채웠다. 금속이 닿는 순간, 앨리시아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지만 끝내 저항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너는 더 이상 백작의 약혼녀도, 귀족 영애도 아니다. 너는 단지 황실의 육변기일 뿐이다.”

셀레나가 뒤로 물러서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시녀들에게 알리는 대로 외치게 했다.

“왕실 칙명에 따라, 역명의 죄인 앨리시아를 황실 육변기로 삼아 평생 황제와 황후의 발아래 엎드리게 하노라!”

목소리가 밀실에 울려 퍼졌다. 앨리시아의 귀에는 모든 말이 하나하나 쇠못처럼 박혀 피를 흘리게 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피가 입안에서 퍼져 나갔다.

셀레나가 걸어와 앨리시아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제 네 저항할 힘조차 없구나. 안타깝다, 한때 그렇게 교만하던 네가.”

그녀가 웃으며 뒤돌아 걸어 나갔다. 굽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밀실의 문이 무겁게 닫혔다.

어둠이 다시 앨리시아를 집어삼켰다.

목줄의 무게가 목을 죄어 왔다. 숨 쉴 때마다 금속이 피부를 긁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이미 마른 지 오래였다.

다만 가슴속에서 천천히, 천천히 어둠이 자라나고 있었다.

무도회의 모욕

# 역명의 관

## 제6장: 무도회의 모욕

황궁의 대무도회장은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서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귀족들은 우아한 옷차림으로 와인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발걸음은 부드러운 카펫 위에서 조화로운 리듬을 타고 있었다.

셀레나는 높은 단상 위에서 은색 드레스를 입고 서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는 냉소적인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오늘 밤, 그녀는 모든 이에게 앨리시아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손님 여러분, 오늘 저희는 특별한 무용수를 준비했습니다."

셀레나의 목소리가 무도회장에 울려 퍼지자 귀족들의 시선이 단상으로 쏠렸다. 그녀가 손뼉을 치자 커튼이 열렸다.

앨리시아가 등장했다.

그녀의 몸에는 단 한 조각의 천조차 걸쳐져 있지 않았다. 알몸으로 서 있는 그녀의 몸은 창백한 조명 아래서 드러났다. 귀족들의 웅성거림이 순간 퍼져나갔다.

"무슨... 이게 무슨 짓이야?"

"저런, 정말 부끄러운 일이군요."

셀레나는 단상 아래로 걸어 내려와 앨리시아의 뒤로 돌아갔다.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두 명의 하인이 앨리시아의 팔을 잡아 벌렸다.

"자, 모두 보십시오. 이 여자가 바로 우리 귀족 사회를 더럽힌 자입니다."

앨리시아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지만, 셀레나는 그것을 더욱 즐기는 듯했다.

"그리고... 흥미로운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셀레나가 손을 내밀자 한 하인이 작은 은쟁반을 건넸다. 그 위에는 여러 조각의 양피지가 놓여 있었다. 그것은 지도였다.

"이 지도에는 우리 제국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앨리시아, 너는 이걸 보려면... 특별한 방법을 써야 한다."

귀족들의 시선이 앨리시아의 몸에 고정되었다. 그들은 숨을 죽이며 기다렸다.

앨리시아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며 몸 아래로 내려갔다. 손가락이 허벅지 사이로 미끄러지자 그녀는 온몸을 떨었다.

"아... 윽..."

참았던 신음이 흘러나왔다. 귀족들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계속해라."

셀레나의 차가운 목소리가 공간을 찔렀다.

앨리시아의 손가락이 자기 몸속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자신의 구멍을 강제로 벌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그녀의 몸이 열렸다.

"제발..."

그녀의 입에서 작은 기도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셀레나는 무표정하게 지도를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

"더 벌려라. 보이지 않는다."

앨리시아는 손가락을 더 깊숙이 넣었다. 그녀의 몸이 저항하며 떨렸다.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그녀는 작은 비명을 질렀다.

"하아... 하아..."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녀의 구멍이 벌어지며 내부의 붉은 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됐다."

셀레나가 지도를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 앨리시아가 겨우 눈을 뜨고 지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 셀레나가 지도를 찢어버렸다.

"기억하겠지? 네 몸으로 봤으니까."

앨리시아의 눈이 커졌다.

"자, 이제 손님들도 참여하실 시간입니다."

셀레나가 오른쪽으로 손짓하자, 하인들이 커다란 항아리를 들고 들어왔다. 그 안에는 수많은 동전이 반짝이고 있었다.

"동전 한 개에, 이 여자의 몸을 한 번 만질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마음대로."

귀족들 사이에서 낮은 웅성거림이 일었다. 한 젊은 남작이 앞으로 나서며 동전을 집어 던졌다. 동전이 바닥에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다.

그가 앨리시아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아!"

앨리시아가 몸을 움츠렸지만, 남작은 놓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젖꼭지를 비틀자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그 뒤로 귀족들이 줄을 섰다. 동전이 쉴 새 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한 귀족이 그녀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다른 이는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누군가는 그녀의 성기를 거칠게 만졌다.

앨리시아의 몸은 수많은 손길에 짓눌렸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셀레나는 그 광경을 음미하며 와인잔을 기울였다. 그녀의 눈에는 쾌감이 번지고 있었다.

"더 많이, 더 많이 던지세요. 이 여자는 오늘 밤,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동전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귀족들의 손길이 더욱 거칠어졌다. 누군가는 그녀의 입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누군가는 그녀의 등부터 발가락까지 할퀴었다.

앨리시아는 더 이상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그녀의 몸은 이미 많은 손길에 짓밟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녀의 시선이 멀리 셀레나를 향했다. 그 순간, 앨리시아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쳤다.

*기억해라... 이 모든 것을...*

셀레나는 아직 몰랐다. 오늘의 이 굴욕이, 이 고통이, 머지않아 무서운 복수로 돌아올 것을.

무도회의 음악이 다시 흘러나왔다. 귀족들은 여전히 웃고 떠들며 그녀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앨리시아는 그 중심에서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동전이 굴러가는 소리가 무도회장에 메아리쳤다. 그녀의 몸에 새겨진 상처들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상처들이, 언젠가 무서운 칼날이 되어 돌아올 것을...

셀레나는 단상 위에서 내려다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긴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것은, 진정한 승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무도회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한 여자의 굴욕과 복수의 씨앗이 함께 자라고 있었다.

구멍을 뚫은 보석

셀레나는 우아한 손길로 마지막 루비를 들어 올렸다. 핏방울처럼 붉은 그 보석은 촛불 아래서 음흉하게 반짝였다. 앨리시아는 묶인 채로 대리석 탁자 위에 누워 있었고, 사지를 조이는 쇠사슬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보다 증오가 더 선명하게 어려 있었다.

“네가 이런 짓을 하면…… 신이 반드시 벌할 것이다.”

앨리시아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끝까지 의지를 놓지 않았다. 셀레나는 가볍게 웃으며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젖은 볼을 스쳤다.

“신? 그가 이 순간 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녀는 바늘을 집어 불꽃에 소독했다. 금속이 뜨거워지는 냄새가 공기에 섞였다. 앨리시아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찔했지만 쇠사슬이 그 움직임을 억눌렀다.

“처음은 유두부터 시작하지. 아프겠지만, 나는 네가 정신을 잃지 않길 바란다. 이 모든 고통을 네가 똑똑히 기억해야 하니까.”

셀레나의 목소리는 거의 자애로웠다. 바늘이 살갗을 뚫을 때, 앨리시아의 비명이 응접실 가득 울려 퍼졌다. 피가 루비보다 더 붉게 떨어졌다. 셀레나는 재빨리 바늘을 빼내고 작은 고리에 보석을 꿰었다. 두 번째 구멍은 더 깊게 뚫렸다. 앨리시아의 손톱이 자기 손바닥을 파고들었고, 이빨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음순은 더 민감하니까…… 집중해라.”

셀레나의 손길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했다. 앨리시아의 하체를 벌리고 은침으로 점을 찍듯 위치를 잡았다. 세 번째 바늘이 들어갈 때, 앨리시아는 더 이상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목청이 찢어질 듯한 고통이 전신을 휘감았고,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마지막 루비가 달릴 때쯤, 그녀의 몸은 이미 반응을 멈췄다.

셀레나는 손을 씻으며 하녀에게 차가운 물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얼음이 동동 뜬 물동이가 앨리시아의 얼굴에 쏟아졌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의식을 되찾았다. 셀레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얼굴을 들게 했다.

“이걸 보아라, 네 몸에 박힌 루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치 네 눈물처럼 붉구나.”

앨리시아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젖은 옷 사이로 두 개의 루비가 반짝이고 있었다. 아랫배에서도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몸을 떨며 이를 악물었다.

“넌…… 이걸 후회하게 될 거야.”

“후회? 내가 후회할 일은 하나뿐이야. 네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 그것뿐이다. 하지만 걱정 마라. 오늘 밤 사교계의 귀한 손님이 너를 데려갈 것이다. 리나르 공국의 사신, 그는 네가 입고 있는 이 특별한 보석을 매우 사랑할 것이다.”

셀레나는 우아하게 몸을 돌려 문으로 걸어갔다. 문고리를 잡기 전, 그녀가 한마디 던졌다.

“네가 그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내가 직접 네게 또 다른 구멍을 뚫어주마.”

문이 닫히고, 앨리시아는 대리석 탁자 위에 홀로 남겨졌다. 차가운 표면이 그녀의 상처를 찔렀고, 루비는 촛불 아래서 멈추지 않고 반짝이고 있었다. 머지않아 저주받은 손님이 그녀를 찾아올 것이다.

사신의 장난감

# 역명의 관

## 제8장 사신의 장난감

어둠이 내린 대사관의 침실에서, 앨리시아는 비단 시트 위에 묶여 있었다. 손목과 발목을 거칠게 조인 끈이 살을 파고들었다.

"백작 부인께서는 아직도 저항할 기운이 남아 있군요."

사신은 느릿느릿 그녀의 주위를 돌며, 손끝으로 칼날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눈에는 이국적인 호기심과 잔혹함이 섞여 있었다.

"당신…… 감히……"

앨리시아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신은 그런 그녀의 태도에 오히려 즐거워하는 기색이었다.

"재미있군요. 다른 여자들은 이쯤 되면 울고 불며 애원하는데."

그가 그녀의 드레스 자락을 찢었다. 비단이 찢기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이제는 협박을 하려는 겁니까?"

"아뇨. 그저 당신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입니다."

사신은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며 자신의 체중을 실었다. 앨리시아는 비명을 삼켰다. 그녀의 몸은 이미 약해져 있었고, 저항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천천히, 잔인할 정도로 천천히.

"제발……"

앨리시아의 목소리가 간신히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 말은 사신의 귀에는 아첨으로 들렸다.

"벌써 약해졌나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가 그녀의 몸 위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차가웠고, 그녀의 살은 간지럼을 느끼며 떨렸다. 앨리시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 굴욕을 견딜 수 없었다.

"눈을 뜨세요.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지으며 견디는지 보고 싶습니다."

그의 명령이 귀에 박혔다. 앨리시아는 눈을 떴다. 그의 눈에는 순수한 호기심과 약간의 조롱이 섞여 있었다.

"왜…… 왜 이러는 거죠?"

"황후 폐하의 명령입니다. 당신을 철저히 부수라고."

사신의 대답은 무심했다. 앨리시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셀레나…… 그녀의 계략이었다.

"그 여자가……"

"네, 그렇습니다. 당신이 했던 모든 일이 이제 당신에게 돌아오는 겁니다."

그가 그녀의 팔을 뒤로 꺾었다. 관절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앨리시아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아아악!"

"아직 끝이 아닙니다."

사신은 그녀의 몸을 뒤집어 엎드리게 했다. 그녀의 얼굴은 베개에 파묻혔고, 호흡이 곤란해졌다.

"자,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등 위를 느릿느릿 미끄러졌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의 피부를 깨물었다.

앨리시아는 아파서 몸부림쳤지만, 끈은 그녀를 단단히 붙잡았다.

"이게 바로 당신이 받아야 할 대가입니다."

사신의 목소리는 낮고 육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몇 분일까, 몇 시간일까.

그 모든 행위가 끝났을 때, 앨리시아는 침대 위에 널부러져 있었다. 온몸에 멍과 상처가 가득했고, 정신도 혼미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저 멀리, 문가에 그림자가 있었다.

셀레나였다.

그녀는 우아한 제국 황후의 예복을 입고, 손에는 와인 잔을 든 채로 서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만족감과 승리의 빛이 반짝였다.

"아름다운 광경이야."

셀레나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의 발소리는 방 안에 메아리쳤다.

"어때? 네가 저지른 죄의 대가를 겪는 기분이?"

앨리시아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이미 힘이 없었다.

"당신…… 이렇게까지……"

"물론이지. 나는 네가 나에게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해. 그리고 하나씩 갚아 주고 있어."

셀레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앨리시아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 행동은 마치 애완동물을 쓰다듬는 듯했다.

"네가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

앨리시아는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더 이상 도망칠 힘도, 의지도 없었다.

"자, 이제 네 차례야.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셀레나가 일어서며 손을 털었다.

"사신 각하, 이제 그녀를 더는 필요 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사신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폐하."

셀레나는 방을 나가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녀는 마침내 복수를 완성했다.

앨리시아는 혼자 남겨졌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렸다. 모든 것이 끝났다. 더는 견딜 수 없었다.

그녀의 손이 서랍에 닿았다. 그 안에 작은 단검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꺼내 자신의 목에 가져갔다.

"이제…… 끝내자……"

그녀가 칼에 힘을 주려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시스템 경고: 캐릭터 앨리시아의 자살 시도가 감지되었습니다.*

갑자기 앨리시아의 몸이 마비되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며 칼을 놓쳤다. 칼은 바닥에 떨어져 쨍그랑 소리를 냈다.

*시스템이 개입하여 자살을 차단했습니다.*

앨리시아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왜…… 왜 죽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거야……"

*사용자 셀레나가 설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주인공 앨리시아는 특정 이벤트를 완료할 때까지 사망할 수 없습니다.*

시스템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를 조롱했다.

"게임…… 이 모든 게…… 게임이었어……"

*네, 그렇습니다.*

앨리시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게 셀레나의 손안에서 이루어지는 인형극이었다.

그녀는 그냥 누워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리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그녀를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밀어 넣으며.

셀레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만족감과 권력의 쾌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재미있어…… 정말 재미있어……"

그녀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 손가락 끝에는 앨리시아의 생명이 매달려 있었다.

"이제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나는 그게 정말 궁금하구나."

셀레나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 맛은 승리의 달콤함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진정한 복수의 끝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스템의 진정한 의도를.

그것은 단지 게임일 뿐이었다.

변수는 언제나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