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진리다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367492cd更新:2026-06-20 09:08
당신은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가락이 저절로 키보드 위를 달렸다. 소완칭. 그 이름이 떠오르자 기분이 나빠졌다. 거만한 표정, 지나치게 완벽한 미소,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눈빛. "저 여배우, 또 스캔들이야.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당신은 중얼거리며 댓글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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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의 시작

당신은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가락이 저절로 키보드 위를 달렸다. 소완칭. 그 이름이 떠오르자 기분이 나빠졌다. 거만한 표정, 지나치게 완벽한 미소,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눈빛.

"저 여배우, 또 스캔들이야.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당신은 중얼거리며 댓글창에 들어갔다. 이미 수많은 악플이 도배되어 있었다. 그중 하나를 골라 무심코 추천 버튼을 누르려다가, 직접 써보기로 했다.

"쟤는 진짜 연기 못해. 인기만 믿고 건방지게 굴더니 꼴 좋다. 좀 제대로 혼나야 정신 차릴 놈."

게시 버튼을 눌렀다. 순간, 화면이 일그러졌다. 글자가 물결치고 번지더니 검게 타버렸다. 당신의 시야도 함께 흔들렸다. 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났다. 세상이 소리 없이 비틀리며 다른 모양으로 재편되는 듯했다.

그 찰나, 완전히 다른 세상이 당신 앞에 펼쳐졌다.

---

승합차 안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소완칭은 뒷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그녀의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무릎이 시트에 닿았다. 엉덩이가 뒤로 빠지며 공중에 떠올랐다. 그녀는 앞좌석 등받이에 두 팔을 얹고 엎드린 자세로 바뀌었다.

"아, 뭐야?"

소완칭은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에 놀랐다. 하지만 몸은 이미 그 자세에 익숙한 듯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엉덩이에 무언가가 스쳤다. 시트 아래에 깔린 딱딱한 쿠션의 감촉이었다. 그녀는 이 자세가 낯설지 않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마치 수백 번 반복해온 동작처럼.

그리고 고통이 밀려왔다. 엉덩이 쪽에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웠지만, 점점 더 선명해졌다. 살 속 깊은 곳에서 욱신거리는 아픔이 퍼져 나갔다. 소완칭은 얼굴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으세요?"

앞좌석에서 조수석에 앉은 여자가 돌아보며 물었다. 리웨이, 그녀의 매니저였다. 그녀의 눈빛에는 걱정이 섞여 있었다.

"어젯밤에도 주인님이 많이 혼내셨나 봐요?"

소완칭은 그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갑자기 기억이 충돌했다. 자신은 인기 여배우였다. 누구에게도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기억이 그녀를 덮쳤다. 어젯밤, 무릎 꿇고 엎드려서 주인의 발에 키스를 했다. 엉덩이에 회초리가 내려쳤다. 그녀는 울먹이며 용서를 빌었다.

"아니야! 내가 왜 그런 짓을 했겠어?"

소완칭은 소리쳤다. 하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엉덩이의 통증이 그녀를 압박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알고 있었다. 아니, 사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뒷좌석 문이 열리고 다른 여자가 올라탔다. 천자, 그녀의 보디가드였다. 그녀는 소완칭의 자세를 보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언가 말하려다가, 차량 앞쪽에 달린 작은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주인님께서 오늘 일정을 확인하셨습니다."

천자가 냉철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완칭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화면에 글자가 떠올랐다. [저녁 7시, 빌라로 돌아올 것. 오늘도 무릎 꿇고 기다려라.]

소완칭의 속에서 두 가지 기억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원래의 그녀는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새로운 기억은 너무나 생생했다. 그녀가 주인에게 복종하며 보낸 날들, 무릎 꿇은 채 바닥에 엎드려 밤을 지샌 날들, 매일 회초리를 맞은 날들. 그 모든 고통이 지금 엉덩이 위에서 증명되고 있었다.

"이게 다 뭐야... 내가 왜..."

소완칭은 중얼거렸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존심을 지키려 애썼다. 그녀는 여왕 같던 여배우였다.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건방지기까지 하던 그녀였다.

"어젯밤에 좀 심하게 하셨나 봐요?"

리웨이가 다시 물었다. 이번에는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소완칭은 그녀를 쏘아보았다.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나는 괜찮아!"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엉덩이 통증이 다시 그녀를 찔렀다. 그녀는 신음처럼 작은 소리를 냈다. 차 안의 정적이 그녀를 더욱 압박했다.

천자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상황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말했다.

"주인님께서 화를 푸실 때까지 참으셔야죠."

소완칭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말이 옳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왜 그런지, 그녀 자신도 모르게 그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순종하고 있었다. 무릎 꿇은 자세, 앞으로 엎드린 팔, 엉덩이 위에 느껴지는 압박감. 모든 것이 그녀에게 명령하고 있었다. 주인에게 복종하라고.

차량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완칭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회색 빌딩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이 길이 익숙했다. 빌라로 가는 길, 주인에게 돌아가는 길.

"오늘도 저녁까지 시간이 많으니까, 좀 쉬세요."

리웨이가 작은 쿠션을 건넸다. 소완칭은 그것을 받아 엉덩이 아래에 꽂았다. 그녀의 자세는 여전히 무릎 꿇고 엎드린 상태였다. 그녀는 이 자세에 익숙해져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원래의 기억이 울부짖고 있었다. 나는 여배우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엉덩이의 통증이 그녀의 말을 증명하고 있었다.

차 안에 정적이 흘렀다. 소완칭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주인의 명령을 생각했다. 무릎 꿇고 기다리라. 그리고 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주인의 발에 입맞추던 순간, 자신이 굴욕 속에서도 미소를 지었던 순간들.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녀는 이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소완칭이 아니었다. 그녀는 주인에게 길들여진, 복종하는 개가 되어가고 있었다.

차량이 멈추었다. 운전석의 왕거가 뒤를 돌아보았다.

"도착했어요."

소완칭은 고개를 들었다. 빌라의 정문이 보였다. 그 순간, 그녀의 몸은 저절로 문 쪽으로 기울었다. 무릎이 차량 바닥에 닿았다. 그녀는 천천히 기어나가려는 충동을 느꼈다.

"아니야..."

소완칭은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통증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며 무릎을 꿇은 채로 걸음을 옮겼다. 길거리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봤지만, 그녀는 신경 쓸 수 없었다. 주인의 명령이 그녀를 지배했다.

그녀는 빌라 현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이 자세가 그녀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아니, 저항할 힘이 없었다.

댓글 하나가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녀는 이제 그 댓글의 주인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 살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다. 오직 주인의 명령만이 그녀를 지배했다.

소완칭은 눈을 감았다. 통증이 그녀를 깊이 잠들게 했다. 그녀는 더 이상 누구도, 무엇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주인의 발아래에서 사는 것이 그녀의 운명이었다.

왜곡된 현실

소완칭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찬 바람이 그녀의 뺨을 스쳤다. 그녀는 손을 들어 외투 깃을 여미며, 동시에 어깨를 곧게 폈다. 여왕 같은 자세, 그것만은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발걸음은 당당하게 예능 녹화 스튜디오 건물로 향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굴욕감이 갑자기 되살아났다. 무릎이 시렸다. 아침 리웨이가 준 무릎 보호대가 피부를 누르는 듯했다.

“소완칭 씨, 안녕하세요! 오늘 정말 예쁘시네요!”

스태프 한 명이 달려와 인사했다. 소완칭은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답했다. 그녀의 입가에는 도도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동자에는 신경질적인 빛이 스쳤다. 이 스태프의 눈빛이 낯설었다. 어쩐지 그녀를 우러러보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측은해하는 듯했다. 원래 기억 속에서 그녀는 이런 시선에 익숙했다. 모두가 그녀를 여왕처럼 떠받들었으니까. 하지만 새로운 기억이 주입되면서, 그 시선이 바뀌었다. 이제 사람들은 그녀를 우러러보면서도, 조금은 얕보는 듯했다. 그녀가 순종하는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알고 있으니까.

“녹화 전에 간단히 메이크업 수정 들어갑니다. 여기로 오세요.”

리웨이가 손짓하며 앞장섰다. 소완칭은 그녀를 따라 분장실로 들어갔다. 거울 앞에 앉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얼굴을 훑어보았다. 소완칭의 눈썹이 약간 찌푸려졌다.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도한 이목구비, 당당한 턱선. 하지만 그 아랫목에 감춰진 인내와 굴종이 떠올랐다. 어제 리웨이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무릎을 꿇게 했을 때, 그녀가 보았던 표정이 거울 속에 겹쳐 보였다.

“소완칭 씨, 오늘 좀 피곤해 보이시는데요? 녹화가 길지 않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다정하게 말했다. 소완칭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피곤함? 그건 몸이 기억하는 고통이다. 엉덩이에 아직 열기가 남아 있었다. 어제 후원자의 방문이 떠올랐다. 그녀는 무릎 꿇고 앉아 후원자의 발치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후원자는 책을 읽으며 그녀를 무시했고, 그녀의 다리는 저리고 아팠다. 그럼에도 그녀는 참았다. 그게 규칙이었으니까.

분장을 마치고 스튜디오로 들어가자, 조명이 눈부셨다. 게스트 몇 명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소완칭을 보자 인사를 건넸다. 소완칭은 우아하게 손을 흔들며 자리로 걸어갔다. 그런데 자리가 소파가 아니라, 바닥에 놓인 방석이었다. 게스트들은 소파에 앉고, 그녀만 방석 위에 앉아야 했다.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관행이었다. 소완칭의 몸이 굳어졌다.

“저는 서서 인터뷰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스튜디오 전체에 울렸다. 진행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PD도 고개를 갸웃했다. 주변 스태프들이 쑥덕거렸다. 리웨이가 급히 달려와 소완칭의 팔을 붙잡았다.

“소완칭 씨, 갑자기 왜 그러세요? 프로그램마다 정해진 포맷이 있습니다. 앉으세요.”

“싫어요. 나는 서서 인터뷰할 거예요.”

소완칭은 리웨이의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그 순간, 엉덩이 통증이 찌릿하게 일었다. 어제의 기억이 촘촘하게 그녀의 몸을 훑었다. 후원자의 발끝, 차가운 바닥, 무릎이 저리는 느낌. 그녀는 살짝 떨었다. 진행자가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소완칭 씨, 혹시 몸이 불편하신가요? 앉으셔도 돼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냥 서 있겠습니다.”

소완칭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섞였다. 진행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마이크를 들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소완칭 씨, 요즘 새 드라마 준비하느라 바쁘시죠? 작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소완칭은 입을 열었다. 그녀는 드라마 속 자신의 캐릭터가 얼마나 강하고 독립적인지 설명했다. 신경질적이면서도 교활한, 그런 여왕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투는 도도했고, 눈빛은 반짝였다. 원래 기억 속의 그녀는 이럴 때 가장 빛났다. 하지만 말을 하는 동안, 엉덩이와 무릎의 통증이 계속해서 그녀를 찔렀다. 그녀는 자세를 바꾸려 했지만,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더 심해졌다. 결국 그녀는 말을 멈추고 입술을 깨물었다.

“소완칭 씨, 괜찮으세요?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진행자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소완칭은 손을 내저으며 웃음을 지었다.

“괜찮습니다. 잠깐 생각이 많았어요.”

리웨이가 백스테이지에서 눈빛을 보냈다. 그 눈빛은 분명했다. *조심해, 후원자가 보고 계신다.* 소완칭은 그 눈빛을 읽고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이내 다시 도도한 표정을 지었다.

녹화가 끝나고 소완칭은 리웨이와 함께 백스테이지로 이동했다. 리웨이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귀에 속삭였다.

“방금 행동, 후원자님께 보고가 갈 거예요. 태도를 조심하라고요.”

“알아요.”

소완칭은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격렬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었다. *왜 내가 이렇게 굴어야 하지? 나는 여왕이야, 나는 무릎 꿇지 않아.* 하지만 다른 목소리가 되받아쳤다. *너는 길들여진 개야. 네 몸이 알고 있잖아. 네가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모두가 봤어.*

그녀는 자기 의지로 고개를 들려고 했다. 하지만 어깨가 무거웠다. 리웨이의 시선이 그녀를 짓누르고, 천자의 무언의 감시가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녹화를 마친 후, 승합차로 돌아왔다. 왕거가 운전석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소완칭은 뒷좌석 문을 열었다. 그런데 좌석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 특제 무릎 꿇는 방석이 깔려 있었다. 그것은 고급스러운 비단으로 만들어진 방석이었지만, 그 용도는 분명했다. 그녀가 무릎 꿇고 앉아야 하는 공간이었다.

소완칭은 멍하니 방석을 바라보았다. 리웨이가 그녀의 등 뒤에서 가볍게 미는 듯했다.

“소완칭 씨, 어서 타세요. 후원자님께서 기다리실 거예요.”

소완칭은 주저했다. 원래 기억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절대 무릎 꿇지 마라, 여왕답게 앉아라.* 하지만 새로운 기억이 더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이것이 너의 자리야. 네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야.*

그녀는 결국 무릎을 꿇고 방석 위에 앉았다. 무릎이 차가운 바닥에 닿자, 어제의 통증이 다시 살아났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눈물이 흐르는 것을 참았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졌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차량이 조용히 출발했다. 소완칭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리웨이가 앞좌석에서 조용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아마 후원자에게 보고를 보내는 중일 것이다. 소완칭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왜곡된 현실.* 그녀의 머릿속에 그 단어가 떠올랐다. 그녀는 이 현실이 왜곡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현실이 너무나도 확실하게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원래 기억이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것이 그녀의 진짜 현실일까? 그녀는 아직 대답을 찾지 못했다.

차량이 도시의 불빛 속으로 사라져 갔다. 소완칭은 차창 밖으로 번지는 네온사인을 바라보았다. 그 불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반짝였지만, 그 눈에는 깊고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기억의 균열

3장. 기억의 균열

집에 돌아온 소완칭은 현관문을 닫자마자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려 했다. 온몸이 욱신거렸다. 특히 엉덩이 쪽이 가장 심했다. 그녀는 거실로 걸어가다가 문득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단정한 정장 차림,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 하지만 그 표정은 완전히 낯설었다.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내려온 치마, 그 아래 드러난 엉덩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붉게 부어오른 자국이 몇 겹이나 겹쳐 있었다.

거울 속 자신의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엉덩이를 살짝 만졌다. 따끔한 통증이 전해졌다. “이게 대체 뭐지…”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그 순간, 머릿속에 낯선 장면이 스쳤다. 어떤 거대한 사무실, 고급스러운 가죽 소파, 그리고 무릎 꿇고 엎드린 자신의 모습. 누군가가 손을 들어올려 그녀의 엉덩이를 내려치는 모습. 그 장면은 선명했지만 동시에 낯설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건 내 기억이 아니야. 나는… 나는 소완칭이야. OT회사의 대표. 수많은 사람이 우러러보는 여왕. 그런데 왜 이런 기억이…?”

그녀는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을 세게 틀었다.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정신을 가다듬으려 했다. 거울 속 젖은 얼굴은 여전히 낯설었다. 그때 또 다른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어린 시절의 기억. 아버지가 자신을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던 따뜻한 손길. 그런데 그 온기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대신 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열한 살 생일, 아버지가 낯선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자신을 소개하던 날. “이분이 네 새 아버지가 되실 분이시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무릎 꿇고 인사해야 했다. 그때 이미 길들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소완칭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니야! 기억이 이상해! 나는 어릴 때부터 엄격하게 길러졌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나를 사랑했어. 그런데… 왜 이런 끔찍한 장면이 떠오르는 거지?” 그녀는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았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액정에 뜬 이름은 ‘아버지’.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받아 들었다.

“여보세요.”

“완칭아, 잘 지내니?”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녀의 귀에는 어딘가 낯설게 들렸다. “네, 아버지. 잘 지내요.”

“그래? 다행이구나. 후원자님께서… 잘 모셨니?”

그 한마디에 소완칭의 몸이 굳어졌다. “뭐라고요?”

“후원자님이 오늘 저녁 자리를 마련하셨다고 들었어. 네가 잘 모셨겠지?”

“아버지,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후원자가 누군데요? 저는 그런 사람 몰라요. 오늘은 그냥 일정대로 미팅만 하고 돌아왔어요.”

전화기 너머에서 짧은 한숨이 들렸다. “완칭아, 네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야. 네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 후원자님 덕분이야. 네가 까불지 말고 잘 받들어 모셔야 해. 알겠지?”

소완칭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버지, 저 사람이 누군지 알려주세요. 저 사람 때문에… 저 사람이 저를… 어떻게 한 거예요?”

“완칭아, 너무 흥분하지 마라. 그냥 너는 네 할 일만 잘하면 돼. 가족을 위해서, 네 미래를 위해서 말이야. 알겠지?”

“아버지! 저 사람이 저를 때렸어요! 저 사람이 저를… 왜 아버지는 그걸 모르는 거예요? 왜 그런 사람한테 저를…?”

전화기가 꺼졌다. 뚝. 소완칭은 멍하니 수화기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먼저 끊었다. 그녀는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몇 번인가 다시 시도했지만, 결국 연결음만 반복되었다.

그녀는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선물… 나는… 선물이었어.” 그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그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다정하고 자상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억 속에서 아버지는 그녀를 언제나 후원자에게 바치는 ‘선물’로 키웠다. 생일마다 후원자에게 인사해야 했고, 성적이 좋을 때마다 후원자의 칭찬을 받아야 했다. 그녀가 스무 살이 되던 해, 드디어 ‘성인 선물’로 후원자에게 넘겨졌다.

“아니야… 그건 진짜 기억이 아니야. 그런 일은 없었어. 내가 착각하는 거야. 분명히… 분명히…” 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지만,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다. 엉덩이의 통증이 더욱 선명해졌다. 자신의 몸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건 착각도 꿈도 아니라고.

깊은 밤, 소완칭은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했다. ‘소완칭’. 검색 결과가 주르륵 떠올랐다. 그녀는 스크롤을 내리며 기사와 게시글을 확인했다. 대부분이 공식적인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분명히 오늘 아침까지 있었던 악플들을 기억했다. “걔는 프로 정신이 없어.” “완칭이 걔는 원래 버릇이 없지.” “어릴 때부터 그랬대.” 수백 개의 악플, 비난, 욕설. 그런데 지금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사라져 버렸다.

“어디 갔지? 분명히… 아까 봤는데…” 그녀는 다시 검색어를 바꿨다. ‘소완칭 논란’, ‘소완칭 인성’, ‘소완칭 악플’.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깨끗했다. 그녀는 식은땀을 흘렸다. “누군가가 지운 거야. 분명히…” 그녀는 손을 떨며 창을 닫았다.

방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간헐적으로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소완칭은 이불 속에 웅크렸다. 엉덩이의 통증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또 다른 장면이 떠올랐다. 넓은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자신. 누군가가 다가와서 뒤에서 허리를 잡아당겼다. 고통에 찬 비명. 그리고 웃음소리. “또 한 번 더 가르쳐야겠군.” 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소완칭은 벌떡 일어나 불을 켰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녀는 화장실로 달려가 다시 거울을 보았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누구지? 나는 진짜 소완칭일까? 아니면… 아니면 지금 이 기억이 가짜인 걸까?” 거울 속 여자는 울먹이고 있었다. 그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욕실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껴안았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그녀는 이미 균열 속에 갇혀 있었다. 원래 기억의 자부심과 새로운 기억의 굴욕 사이에서 그녀는 점점 무너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 뒤에는 후원자라는 이름의 그림자가 여전히 웃고 있었다.

후원자의 소환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었지만 소완칭은 이미 깨어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눈에는 여전히 잠의 흔적이 없었다. 어젯밤 악몽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 꿈속에서 그녀는 무릎을 꿇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비웃으며 손가락질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눈빛만은 분명했다. 조롱과 연민이 섞여 있었다.

문이 가볍게 열렸다. 리웨이가 조용히 들어와 침대 곁에 섰다. 그녀의 얼굴에는 언제나처럼 전문적인 미소가 떠 있었지만, 눈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스쳐 지나갔다.

“소완칭 씨, 일어나셨군요.” 리웨이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후원자님께서 오늘 오전에 만나자고 하십니다.”

소완칭의 몸이 순간적으로 긴장되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리웨이를 바라보며 눈빛에 약간의 반항이 섞여 있었다. “싫어. 나 오늘 스케줄 꽉 차 있어. 거절해 줘.”

리웨이는 태연하게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손에 든 태블릿을 열어 일정을 확인했다. “오전 10시에 후원자님 댁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 후에는 오후 광고 촬영과 저녁 파티가 있습니다. 모든 일정은 이미 조정되었고요.”

“내가 싫다고 했어!” 소완칭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이불이 그녀의 어깨에서 흘러내리며, 잠옷 위로 드러난 가느다란 목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너는 누구 편이야? 내 편이야, 그 사람 편이야?”

리웨이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소완칭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가며 목소리를 낮췄다. “소완칭 씨, 당신이 결과를 모르는 게 아니잖아요. 지난번에 거절했다가…… 결국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시죠?” 그녀의 시선이 아래로 향하며, 말투에 걱정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정기 검진 날이기도 해요. 후원자님께서 특별히 당신 엉덩이 상태를 확인하라고 하셨어요.”

소완칭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졌다. 그 말이 귀에 들어오자, 그녀의 뺨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부끄러움과 분노가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리웨이를 노려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너……”

“미안합니다, 소완칭 씨.” 리웨이의 표정은 단호했다. “이게 제 일이에요.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차는 30분 후에 도착합니다.”

리웨이가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문 밖으로 나갔다. 방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소완칭은 침대에 앉아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반항하고 싶었다. 지금 일어나서 리웨이의 뒤통수에 대고 소리치고, 이 모든 굴욕적인 규칙들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저절로 움직였다. 다리는 침대에서 내려오고, 손은 옷장을 열어 옷을 골랐다.

거울 속의 그녀는 표정이 각박했다. 눈에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손놀림은 숙련되고 능숙했다. 잠옷을 벗고, 깔끔한 정장을 입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빗었다. 모든 동작이 자동으로 이루어졌다. 마치 이 몸이 이미 외부의 명령에 익숙해져 있어, 그녀의 의지 따위는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30분 후, 소완칭은 건물 1층 로비에 섰다. 그녀의 옆에는 리웨이가 있었고, 뒤에는 침묵을 지키는 천자가 그림자처럼 서 있었다. 천자의 눈빛은 경계심이 가득했고, 두 손은 자연스럽게 허리춤에 얹혀 있었다. 언제든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왕거가 차를 문 앞에 대기시켰다. 그녀는 소완칭이 다가오자 차문을 열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소완칭은 차에 올라탔고, 리웨이는 앞자리에 앉았으며, 천자는 그녀 옆에 앉았다. 차량 내부는 특별히 개조되어 있었고, 뒷좌석은 일반 자동차보다 좌석이 낮았으며, 무릎을 꿇기에 편하도록 설계된 것 같았다. 소완칭은 이미 여러 번 탔기 때문에 이제는 마음속으로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앉아만 있었다.

차가 출발했다. 도시의 거리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소완칭은 문득 마음에 충동이 일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문손잡이를 잡으려 했지만, 천자의 손이 더 빨랐다. 그녀의 손목이 굳게 붙잡혔다.

“어디 가시려고요?” 천자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소완칭은 손목을 빼내려 했지만, 천자의 힘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창문 좀 열려고 한 거야.” 소완칭은 변명을 지어냈다.

천자는 그녀를 깊이 쳐다보았고, 마침내 손을 놓았다. “후원자님 댁에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계세요.”

소완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손목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미 붉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몰래 이를 악물며 마음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는 약 20분을 달려 부촌에 도착했다. 울타리를 지나 넓은 정원이 펼쳐졌고, 그 한가운데에는 호화로운 3층짜리 빌라가 서 있었다. 건축 양식은 고전과 현대가 섞여 있었고, 유리 외벽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차량은 지하 주차장으로 바로 들어갔고, 그곳에는 이미 에스코트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리웨이가 먼저 내려 문을 열어주었다. “소완칭 씨, 도착했습니다.”

소완칭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리를 차 밖으로 내디뎠다. 그녀의 발걸음은 약간 무거웠지만, 천자가 옆에 있어 조금도 늦출 수 없었다. 에스코트하는 사람이 그들을 안내하여 승강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고, 복도를 따라 끝까지 가자 커다란 대문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방 안은 널찍한 서재였다. 세 벽면 전체가 책장이었고, 책이 빼곡히 꽂혀 있었으며, 공기 중에는 책과 나무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 방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책상이 놓여 있었고, 그 뒤에는 당신이 앉아 있었다. 당신의 표정은 평온했고, 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으며, 마치 정말로 글을 읽고 있는 듯했다.

리웨이와 천자는 문 앞에 멈춰 섰다. 리웨이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후원자님, 소완칭 씨를 모셔 왔습니다.”

당신은 고개를 들어 소완칭을 바라보았고, 눈길은 그녀의 얼굴에서 발끝까지 스치듯 지나갔다. “들어와.”

소완칭은 망설였다. 그녀는 발을 돌려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뒤에는 천자가 굳게 버티고 서 있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발을 내디뎠다. 발걸음이 카펫 위에서 거의 소리를 내지 않았다.

당신은 책을 내려놓고, 등받이에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릎 꿇어.”

세 글자, 아주 짧은 명령. 하지만 소완칭에게는 마치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그녀의 온몸이 긴장되었고, 두 손이 옆구리에 꼭 붙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반항하고 싶었다. 당신에게 소리치며 이렇게 굴욕적인 요구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구멍은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어떤 소리도 내지 못했다.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당신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한 듯,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다. “내가 다시 말해야 할 것 같아? 무릎 꿇어.”

소완칭의 무릎이 저절로 구부러졌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천천히 땅에 무릎을 꿇었다. 바닥의 카펫은 푹신했지만, 그녀의 무릎이 닿는 순간, 마치 날카로운 칼날에 찔린 듯 아팠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분노와 굴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지만, 그 어떤 것도 표출할 수 없었다.

당신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좋아 이제 시작하지. 어젯밤 내가 보낸 문건, 다 읽었어?”

소완칭은 입술을 깨물며 “네”라고 대답했다.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그럼, 왜 보고를 안 했어?” 당신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날카로운 기운이 숨어 있었다.

소완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당신을 올려다보았고, 눈에는 저항의 빛이 반짝였다. 하지만 당신의 시선과 마주치는 순간, 그 빛은 재빨리 사라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미안합니다.”

당신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만족스러운 미소였다. “괜찮아, 앞으로 조심하면 돼. 자, 이제 일어나서 내 옆에 앉아. 오늘 네가 봐야 할 자료가 좀 있어.”

첫 대면

소완칭이 무릎을 꿇은 채로 있었다. 무릎 아래 대리석 바닥의 차가운 기운이 천을 타고 스며들었지만, 그녀는 이미 그런 감각에 무뎌져 있었다. 눈은 정면을 응시했지만, 시선은 당신의 얼굴에 닿지 않았다. 그 대신 벽에 걸린 그림자처럼 허공을 스치고 있었다.

당신은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 발소리가 방 안에서 또렷이 울렸다. 그녀의 어깨가 살짝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당신은 그녀의 뒤로 돌아가더니, 손을 내밀어 그녀의 엉덩이를 살폈다. 천자락을 살짝 걷어 올리자 지난번 매질의 흔적이 드러났다. 붉은 줄무늬는 이미 옅어졌고, 피부는 매끄럽게 아물어 있었다. 치료가 잘 된 것이다. 약을 바르는 사람이 있었거나, 애초에 체질이 좋은 탓일 수도 있다.

“다 나았네.”

당신의 말투는 무심했다. 소완칭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입술을 꽉 깨물고 있을 뿐이었다.

당신은 책상 서랍에서 자를 꺼냈다. 길고 얇은 나무 자, 표면이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었다. 손에 쥐자 익숙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소완칭이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눈에 순간적으로 경계심이 스쳤다.

“엎드려.”

당신의 명령은 짧고 간결했다. 그러나 소완칭은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고 냉소적이었다.

“내가 왜 네 명령을 들어야 하지? 너는 누군데?”

그 말투에는 여전히 그녀 특유의 오만함이 묻어 있었다. 본래의 기억이 그녀의 혀를 움직인 것이다. 그 기억 속에서 그녀는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는 존재였다. 그러나 당신은 웃음을 참았다.

“댓글을 남겼지?”

당신은 짧게 말했다. 소완칭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당신은 이어서 말을 덧붙였다.

“SNS에 올린 그 사진 말이야. 누가 찍었는지 궁금해? 아니면 그 사진을 본 사람이 몇 명인지?”

소완칭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당신은 계속했다.

“네 과거를 알고 싶어?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 네가 한 선택들, 네가 만난 사람들. 모두 여기에 있어.”

당신은 스마트폰을 꺼내 작은 화면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몇 장의 사진이 스쳐갔다. 그녀가 웃고 있는 모습, 누군가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 무대 위에서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러나 사진 속 배경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있었다. 리웨이, 천자, 그리고 그녀를 팔짱 끼고 있는 한 여자. 그 여자는 분명히 여기 이 방의 주인이었다. 당신이었다.

“어때? 네가 기억하는 것과 조금 다른가?”

소완칭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그녀는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눈에는 충격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본래의 기억이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네가 무슨 수를 쓰든, 나는 네 명령을 따르지 않아.”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단호했다. 당신은 어깨를 으쓱였다.

“좋아. 그럼 직접 확인해보자.”

당신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바닥으로 눌렀다. 그녀가 저항했지만, 당신은 이미 체중을 실어 그녀의 상체를 바닥에 고정시켰다. 그녀의 팔이 허둥거렸지만, 당신은 이미 자를 들어 올렸다.

“열 대.”

당신이 말했다. 그리고 첫 번째 매가 내려갔다.

찰싹 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소완칭의 몸이 움찔 떨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소리를 삼켰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매가 내려가자,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매 대가 내려갈 때마다 새로운 기억이 스며들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자신이 무릎을 꿇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두려웠다. 기억이 아니라, 체념이었다. 그녀의 의지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열 대가 끝난 후, 당신은 자를 내려놓았다. 소완칭은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헐떡였다. 엉덩이는 새빨갛게 부어올랐고, 몇 군데는 피가 맺혀 있었다. 당신은 그녀의 턱을 집어 올리며 말했다.

“이제 알겠어? 네가 누구인지, 네가 어디에 있는지.”

소완칭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당신은 그녀의 손을 놓고 일어났다.

“나가. 내일 다시 와.”

소완칭은 천천히 일어났다. 다리에 힘이 풀려 몇 번이나 비틀거렸지만, 결국 일어서는 데 성공했다. 리웨이가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천자는 문가에 서서 길을 열어주었다. 세 사람이 방을 나서자, 당신은 창가로 걸어갔다. 밖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당신은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일도 재미있겠군.”

공개와 사적

소완칭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을 딱딱하게 울렸고, 그 소리는 마치 그녀의 심장 박동처럼 규칙적이었다. 호텔 로비는 기자들과 팬들로 가득 찼고, 플래시가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녀는 익숙한 미소를 지었다. 입술은 살짝 올라가고 눈은 반짝이며, 마치 모든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는 듯했다.

"이리로 오세요, 소완칭 씨!"

"포즈 좀 더 잡아주세요!"

목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소완칭은 손을 살짝 흔들며 팬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원래 기억이 울부짖었다. *이런 게 어디 있냐? 나는 한때 무대 위에서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는데.* 하지만 새로운 기억이 그녀의 뺨을 때렸다. 무릎을 꿇었던 그 차가운 바닥, 뒤통수를 누르던 손길, 그 모든 것이 선명했다. 그녀는 눈을 깜빡였다. 이 순간, 그녀는 소완칭, 톱스타, 모든 이가 우러러보는 여왕이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리웨이가 그녀 곁에 바짝 붙어 걸었다. 그녀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눈초리는 끊임없이 주변을 살폈다. 행사의 진행자가 무대 위에서 손짓했다. 소완칭은 계단을 올랐다. 그녀의 드레스 자락이 살짝 펄럭였고,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발표회가 시작되었다. 소완칭은 앉아서 감독과 다른 배우들과 함께했다. 질문이 오갔다. 그녀의 새 드라마 역할, 그녀의 연기 스타일, 그녀의 일상. 모든 질문에 그녀는 완벽한 대답을 내놓았다.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몸짓은 우아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굴욕의 기억을 감추려고 애쓰고 있었다.

"소완칭 씨, 이번 역할이 이전 작품들과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미소를 지었다. "이번 역할은 정말 도전적이에요. 내면의 갈등이 많아서요, 제가 연기하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녀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이면에는 쓰라림이 숨어 있었다. *도전적이라고? 네가 나를 무릎 꿇게 한 그 경험만큼 도전적인 적이 있었냐?* 그녀는 얼른 생각을 떨쳐버렸다.

발표회가 끝나자, 소완칭은 대기실로 향했다. 리웨이가 문을 열어주었다. 방 안은 조용했다. 소완칭은 소파에 주저앉아 신발을 벗었다. 발이 아팠다. 그녀는 손으로 종아리를 마사지했다.

"감독님이 오셨어요."

리웨이가 말했다. 소완칭은 고개를 들었다. 감독은 나이가 지긋한 여성으로, 항상 차분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가 방 안으로 들어와 소완칭 앞에 앉았다.

"수고했어요, 소 씨. 오늘 정말 훌륭했어요."

"감사합니다, 감독님."

감독은 소완칭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당신 눈에 뭔가 슬픔이 있어요. 힘든 일이 있나요?"

소완칭은 웃었다. "전혀요. 그냥 역할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가 봐요."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기는 고통을 필요로 하죠. 그래도 당신은 정말 잘하고 있어요." 그녀는 일어나며 소완칭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쉬세요. 다음 스케줄은 내일이니까."

문이 닫혔다. 소완칭은 혼자 남았다. 방 안은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다. 그녀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방울, 그다음에는 두 방울.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원래 기억이 그녀의 목소리로 속삭였다. *넌 이래서는 안 된다. 넌 한때는 모든 이를 지휘하는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은?* 새로운 기억이 그녀를 밀쳐냈다. *너는 이미 그렇지 않다. 너는 선택받은 자의 노예일 뿐이다.*

그녀는 소리 내어 울었다. 눈물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기억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더 많은 고통을 던져줄 뿐이었다.

문이 열렸다. 리웨이가 들어왔다. 그녀는 손에 연고 통을 들고 있었다. 소완칭은 얼른 눈물을 닦았지만, 리웨이는 이미 그 눈물을 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완칭 앞에 앉아 연고를 열었다.

"무릎에 상처가 더 나빠졌어요. 발라야 해요."

리웨이가 말했다. 소완칭은 고개를 끄덕이며 치마를 걷어 올렸다. 무릎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리웨이는 조심스럽게 연고를 발랐다. 그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소완칭은 그 부드러움 속에서 굴욕을 느꼈다.

"후원자님이 오늘 당신의 태도를 보시고 만족하셨어요."

리웨이가 조용히 말했다. 소완칭은 몸을 움찔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래?"

"네. 더 잘하면 더 많은 기회가 올 거예요."

소완칭은 침묵했다. 그녀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더 잘하라고? 무릎을 더 자주 꿇으라고?* 그녀는 리웨이의 손을 밀쳐냈다.

"됐어."

리웨이는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연고를 닫고 일어섰다. "내일 아침에 픽업 오겠습니다."

문이 닫혔다. 소완칭은 혼자 남았다. 그녀는 일어나 창문가로 걸어갔다. 밤거리는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그녀는 생각했다. *나는 반드시 반항해야 한다. 나는 여왕이다. 누군가의 노예가 될 수 없다.*

그녀는 다음 만남을 생각했다. 후원자 앞에서 다시는 무릎을 꿇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옷장에서 가장 편한 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거울 앞에 섰다. 그녀의 눈빛은 단호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그녀는 생각했다. *나는 나 자신을 되찾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원래 기억이 속삭였다. *넌 할 수 없다. 너는 이미 길들여졌다.* 소완칭은 눈을 감았다.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를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너무 약했다. 그녀는 다시 눈을 떴다. 거울 속의 그녀는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너무나 쓸쓸했다.

반항의 대가

소완칭은 내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아직도 선명한 반항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또 왔군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하지만 오늘은 다를 겁니다. 나는 더 이상 무릎 꿇지 않아요. 당신이 나에게 한 모든 일을 세상에 알릴 거예요."

나는 천천히 그녀 앞에 서서 가볍게 미소 지었다.

"오? 그래요? 그럼 한번 해보시죠."

소완칭은 주먹을 꽉 쥐며 이를 악물었다.

"내가 가진 모든 걸 걸고 당신을 파멸시키겠어요. 기자들, 팬들, 모두 내 말을 믿을 거예요. 나는 피해자니까."

"피해자?" 나는 조용히 웃었다. "당신은 아직도 모르는군요. 이 세상에서 진실을 만드는 게 누군지."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여전히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휴대폰을 보시죠."

나는 그녀의 핸드백을 가리켰다. 소완칭은 망설이다가 천천히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의 손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화면을 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게... 대체..."

SNS와 포털 사이트는 그녀의 새 드라마에 대한 악성 댓글로 가득 차 있었다. '연기력 형편없음', '도대체 왜 캐스팅했나', '시청률 1%도 아깝다', '드라마 하차하라'. 댓글 수는 이미 수만 건을 넘었고,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소완칭 드라마 하차 요구'였다.

"말도 안 돼. 오늘 아침만 해도 모든 게 괜찮았는데..."

소완칭의 손에서 휴대폰이 떨어질 듯 흔들렸다. 그녀는 급히 내 책상 위에 내려놓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어떻게..."

"댓글의 힘을 잊으셨나요?"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총도, 칼도 아닙니다. 바로 댓글입니다. 몇 개의 댓글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죠."

소완칭의 어깨가 떨렸다. 그녀는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제발... 드라마는 내 모든 거예요. 이걸 잃으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선택권을 드리죠."

나는 그녀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계속 반항할 거라면, 모든 작품이 이런 운명을 맞이할 겁니다. 아니면..."

나는 서재 구석을 가리켰다.

"거기 무릎 꿇고 반성하세요. 그리고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세요."

소완칭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했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와 굴욕, 그리고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몇 분간의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그 말은 거의 목구멍 밖으로 나오지 않는 듯했다. 소완칭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서재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무릎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닿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몇 시간 동안 반성해야 합니까?"

"제가 만족할 때까지요."

소완칭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몇 분 후, 그녀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고 서재를 나섰다. 문을 닫기 직전, 나는 한마디 덧붙였다.

"잊지 마세요. 이 모든 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소완칭의 새로운 기억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원래 기억은 희미해져 가고, 길들여진 기억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녀가 서재 구석에서 눈물을 흘리며 무릎 꿇고 있을 때, 그녀는 이미 예전의 도도한 여왕이 아니었다.

그녀는 내가 만든 규칙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그녀도 점점 깨닫고 있었다.

일상의 길들임

소완칭의 아침은 더 이상 저항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알람이 울리기 전, 그녀는 이미 눈을 떴다. 몸은 저절로 침대 가장자리로 굴러떨어져 무릎을 꿇고 바닥에 닿았다. 그 동작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녀 자신조차 깜짝 놀랐다. 무릎 아래의 차가운 나무 바닥이 조금씩 체온을 빼앗아 갔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 감촉이 익숙해지고 있었다.

“일어나셨군요.”

리웨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옷가지가 걸려 있었다. 소완칭은 고개를 들지 않고 그저 조용히 기다렸다. 며칠 전만 해도 이런 자세가 치욕스러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오늘 일정은 오전 열한 시에 화보 촬영이 있고, 오후 두 시에 예능 녹화가 있습니다. 모든 게 준비됐어요.”

“응.”

소완칭이 짧게 대답했다. 그녀는 일어나기 전에 찰나의 망설임을 느꼈지만, 결국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채로 리웨이가 다가와 옷을 건네주기를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그런 자세가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마치 모든 결정권을 내려놓은 듯한 안도감이 스며들었다.

거실로 나오자 천자가 이미 현관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인사했다. 그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지만, 더 이상 경계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소완칭은 그런 변화를 알아챘다. 그들은 모두 그녀가 길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왕거는 차 문을 열고 조수석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녀가 타려고 하자, 왕거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뒷좌석으로 가서 특별히 개조된 좌석에 앉았다. 그 자리에는 무릎을 꿇을 수 있도록 바닥이 약간 낮춰져 있었고, 주변에는 부드러운 패드가 깔려 있었다. 소완칭은 아무 말 없이 그곳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차가 출발하면서 그녀의 몸이 흔들렸지만, 그녀는 균형을 잡는 법을 이미 배웠다.

화보 촬영장에서 소완칭은 완벽한 프로였다. 조명 아래에서 그녀는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고, 미소를 지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스튜디오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은 순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굽히려 했다. 리웨이가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괜찮으세요?” 리웨이가 작게 물었다.

소완칭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두 가지 기억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하나는 당당하게 서 있던 자신의 모습, 다른 하나는 무릎 꿇는 것이 오히려 편안하다고 느끼는 지금의 자신.

예능 녹화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소완칭은 무대 중앙에 서서 진행자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다.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조명이 그녀를 비췄다. 그런데 갑자기 진행자의 짓궂은 질문에 그녀가 받아치는 순간, 입에서 뜻밖의 단어가 튀어나왔다.

“주인이——”

그 말은 채 끝나기 전에 그녀의 입안에서 삼켜졌다. 그녀는 재빨리 말을 고쳤다.

“제가 좀 생각이 많았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까요?”

진행자는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고, 관객들도 그냥 자연스러운 실수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소완칭의 가슴속에서는 천둥이 쳤다. 그녀는 방금 전 거의 ‘주인’이라는 말을 해버릴 뻔했다. 그것은 이제 그녀의 의식 깊숙이 새겨진 단어였다.

녹화가 끝난 후, 소완칭은 대기실로 돌아왔다. 문이 닫히자 그녀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리웨이가 그녀의 옆에 서서 말없이 지켜봤다. 소완칭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오늘 밤, 후원자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기꺼이 그곳으로 갈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통제당하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 치욕과 고통 속에서 이상한 위안을 찾았다. 마치 모든 책임을 내려놓은 듯한 자유로움. 그것은 두려웠지만, 동시에 달콤했다.

“저녁 준비를 해야겠네요.”

소완칭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저항이 없었다. 그저 순종만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