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의 그림자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69316e7e更新:2026-06-20 19:55
류메이위는 캠퍼스 곳곳에 새겨진 얇은 그림자처럼 느려진다.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발밑에서 번지고, 여름밤 공기는 습하고 무겁다. 갑자기 뒤에서 걸음소리가 다가온다. “안녕.” 낯선 목소리였다. 류메이위가 돌아보니,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큰 흑인 남성이 환한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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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혹

류메이위는 캠퍼스 곳곳에 새겨진 얇은 그림자처럼 느려진다.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발밑에서 번지고, 여름밤 공기는 습하고 무겁다. 갑자기 뒤에서 걸음소리가 다가온다.

“안녕.”

낯선 목소리였다. 류메이위가 돌아보니,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큰 흑인 남성이 환한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낯선 향기처럼 그녀를 감쌌다.

“나는 마크라고 해. 너를 본 지 며칠 됐어. 정말 아름다워.”

류메이위는 살짝 찡그리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천허의 얼굴이 스쳤다.

“죄송해요, 전 바빠요.”

그녀는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마크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귀 끝이 빨개지고 손끝이 살짝 떨렸다.

기숙사에 도착해 천허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길게 울렸다.

“여보세요?”

“천허야, 오늘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말을 걸었어. 이상했어.”

천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어떤 사람? 무슨 말을 했는데?”

“그냥… 예쁘다고, 이름이 마크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 것 같아.”

“조심해. 혼자 다닐 때는 특히 더.”

천허의 말 속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지만, 동시에 묵직한 불안이 숨어 있었다. 류메이위는 그를 달래려고 웃었다.

“괜찮아, 나는 네 여자친구잖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전화를 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캠퍼스는 조용했고, 가로등 불빛이 흩어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왜 그 말을 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단지 그 마크라는 남자의 눈빛이 너무나 집요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며칠 후, 학교 도서관 앞에서 다시 마크와 마주쳤다. 이번에는 마크가 작은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이거 받아줘.”

류메이위가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려 했지만, 마크는 웃으며 꽃을 그녀의 손에 억지로 쥐어 주었다.

“거절하지 마. 나는 단지 네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야. 오늘 밤 파티가 있어. 같이 갈래?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이 올 거야.”

“고맙지만, 안 가요.”

류메이위는 차갑게 말하고 돌아섰다. 하지만 마크는 그녀의 뒤에서 계속 말을 건넸다.

“네가 생각을 바꾸면 알려줘. 나는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그 말은 마치 약속처럼 그녀의 귀에 맴돌았다. 류메이위는 손에 든 꽃을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멈췄다. 꽃잎 사이로 희미한 향기가 났다. 그 향기는 이상하게도 그녀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날 밤,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천허에게 말할까 고민했지만, 그가 불안해할 모습이 떠올라 입을 다물었다. 대신 창밖의 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은 여전히 천허를 사랑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였다.

하지만 며칠 후, 마크는 학교 식당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초대장을 건넸다.

“주말에 작은 모임이 있어. 뮤지션 친구들이 연주할 거야. 와서 좀 쉬어.”

류메이위는 망설이다 초대장을 받았다. 그녀는 단지 예의상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손이 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천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파티장은 시내의 작은 빌라였다. 조명은 어둡고 음악은 낮게 깔렸다. 마크가 그녀를 맞아 자리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여러 명의 남녀가 둘러앉아 와인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류메이위는 어색하게 웃으며 한쪽 구석에 앉았다.

마크가 그녀 옆에 앉아 말했다. “긴장 풀어.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 말에 류메이위는 이상하게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는 천허를 떠올리며 잠시 죄책감에 사로잡혔지만, 마크가 건네는 술잔을 받아들었다. 알코올이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모든 것이 잠시 흐려지는 듯했다.

그녀는 깊은 곳에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몸은 그곳을 떠날 힘을 잃은 듯했다. 마크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다가왔다.

“너는 특별해. 나는 너를 해방시켜 줄 수 있어.”

류메이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잔을 바라보았다. 그 잔 속에는 붉은 액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빛이 스치고 있었다.

무너지는 방어선

류메이위는 교실 창가에 서서 어스름해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마크였다.

“오늘 밤 파티 있어. 와.”

짧은 문장. 명령조. 하지만 류메이위는 거절할 수 없었다. 손가락이 떨리면서도 답장을 보냈다.

“응.”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냥 한 번만 더,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천허가 알 리 없다고.

파티장은 시내 외곽의 고급 빌라였다. 들어서자마자 짙은 향수와 술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크는 소파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가 손짓하자 주변 사람들이 길을 열었다.

“메이위, 왔구나.”

마크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그의 옆에 앉자마자 낯선 남녀들이 둘러앉았다.

“와, 너가 류메이위? 마크가 자주 얘기하던데.”

“정말 예쁘다. 완벽한 몸매야.”

칭찬은 계속 이어졌다. 류메이위는 어색하게 웃었다. 처음에는 불편했다. 하지만 몇 잔의 술이 들어가자 점점 익숙해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펴고 웃음꽃을 피웠다.

“메이위 씨, 이 와인 한번 맛보세요. 프랑스에서 직송한 거예요.”

누군가 건네는 잔을 받아들였다. 달콤한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마크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녀는 움찔했지만 뿌리치지 않았다.

“네가 오늘 주인공이야. 즐겨.”

마크의 숨결이 귀에 닿았다. 류메이위는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의 모든 것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다시 술을 따라주었다. 그녀는 받아 마셨다. 더 웃었다. 더 떠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렸다. 천허였다. 여섯 번의 부재중 전화. 열두 통의 메시지.

“어디야?”

“왜 전화 안 받아?”

“걱정돼. 연락해.”

류메이위는 메시지를 읽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시계는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나 가야 해.”

마크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벌써? 재미있는데.”

“진짜 가야 해. 천허가 기다리고 있어.”

“천허? 그 애한테 매여 사는 거야?”

마크의 말에 주변에서 낮은 웃음이 터졌다. 류메이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니야, 그냥...”

“걱정 마. 내가 태워줄게.”

“괜찮아. 택시 탈게.”

그녀는 손목을 빼내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찬 공기가 뺨을 스쳤다. 정신이 조금 들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거실 불은 켜져 있었다.

천허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어디 갔다 왔어?”

“친구들이랑... 그냥 만났어.”

“친구? 열두 시가 넘도록? 전화도 안 받고?”

천허의 목소리가 떨렸다. 류메이위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핸드폰이...”

“거짓말하지 마. 마크랑 있었지?”

그녀는 대답하지 못했다. 천허가 벌떡 일어나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왜 그 사람이랑 만나는 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위험하다고. 너를 이용하려는 거라고.”

“이용? 그냥 친구야.”

“친구? 너 속아 넘어가는 거 몰라?”

천허의 눈에 분노와 상처가 뒤섞여 있었다. 류메이위는 그 눈빛을 견딜 수 없었다. 그녀도 목소리를 높였다.

“네가 뭘 알아? 난 네 소유물이 아니야. 친구 만나는 것도 자유도 없어?”

“자유?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천허의 목이 메었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류메이위는 그 모습에 죄책감이 밀려왔지만, 동시에 화도 났다.

“난 더 이상 애가 아니야. 내 판단을 믿어줘.”

“판단? 술 냄새 풍기면서 그런 말을 해?”

천허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류메이위는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힘이 더 셌다.

“놔!”

“안 놔. 제발, 정신 차려. 네가 변하고 있어. 내가 아는 메이위가 아니야.”

“변한 건 너야. 너무 집착해. 숨 막혀.”

그 말에 천허가 손을 놓았다. 그의 눈에 슬픔이 스쳤다.

“숨 막혀? 나 때문에?”

류메이위는 입술을 깨물었다. 말하고 싶지 않은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응. 네가 너무 답답해.”

천허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 안은 침묵으로 가득 찼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알겠어. 오늘은 그만 쉬어. 내일 얘기하자.”

그는 뒷걸음질 쳤다. 방문을 닫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류메이위는 혼자 남겨졌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마크의 부드러운 손길, 칭찬, 웃음소리. 그리고 천허의 상처받은 눈빛.

그녀는 소파에 주저앉았다. 손끝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창밖으로 새벽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 빛이 모든 것을 드러낼 것만 같았다. 그녀의 거짓말도, 타락도, 돌아갈 수 없는 길도.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마크였다.

“잘 들어갔어?”

류메이위는 메시지를 읽고 지웠다.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이 울렁거렸다. 그건 분명, 기다림이었다.

첫 담배

# 타락의 그림자

## 제3장: 첫 담배

학교 뒤편 구석, 벽돌담에 기댄 마크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꽃이 번쩍이더니 희뿌연 연기가 허공으로 피어올랐다. 그는 느릿하게 연기를 내뿜으며 류메이위를 바라봤다.

“한 번 해볼래?” 그의 목소리는 달콤하면서도 위험했다. “긴장 풀리는 기분이야.”

류메이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찮아요. 나 담배 안 피워요.”

“왜? 겁나는 거야?” 마크가 웃었다. “아니면 천허가 싫어할까 봐?”

천허라는 이름에 그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까도 그는 또 잔소리를 했다. “너 요즘 왜 자꾸 늦게 들어와?” “그 남자랑 왜 자꾸 만나는 거야?” 믿음이 없다는 듯한 눈빛. 그걸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천허는 내가 뭘 하든 상관할 권리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마크가 담배를 내밀었다. “그럼 증명해 봐. 네가 네 삶의 주인이라는 걸.”

류메이위는 망설였다. 손이 살짝 떨렸다. 아니, 안 돼. 나는 이러면 안 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꿈틀거렸다. 담배 연기 속에 숨겨진 어떤 비밀, 어른이 된 듯한 느낌.

“됐어요.” 그녀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천허의 문자가 왔다. “미안해. 오늘 내가 너무 심했어. 내일 보자.”

그녀는 문자를 읽고도 답장하지 않았다. 핸드폰을 가방에 던져 넣었다. 왜 항상 내가 이해해야 하는 거지? 왜 항상 내가 양보해야 해?

밤이 깊어졌다. 류메이위는 잠이 오지 않았다. 창밖으로 달빛이 스며들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단 한 번. 한 번만 피워보고 말지. 아무도 모를 거야.

조용히 방을 나와 옥상으로 올라갔다. 주머니에는 아까 마크가 건네준 담배 한 갑이 있었다. 받지 않기로 했는데, 왜 주머니에 있는 걸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바람이 차갑게 불었다. 류메이위는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손가락이 떨렸다. 처음 닿는 담배의 촉감이 낯설었다. 깊게 빨아들이자 목이 타는 듯했다. 기침이 터져 나왔다.

“윽... 더러워.”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점점 익숙해졌다. 연기가 폐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답답함이 사라졌다. 하늘이 더 넓어 보였다. 별이 더 선명해 보였다.

이게 바로 해방감인가? 그녀는 생각했다.

담배가 거의 다 타 들어갔다. 그녀는 바닥에 비벼 껐다. 몸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마음은 조용해졌다.

“앞으로 딱 한두 번만 더. 그러면 그만둘 거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자기만의 작은 비밀. 그녀는 미소 지었다. 이 기분을 천허가 알면 화낼까? 그래도 상관없어. 이건 내 삶이야.

방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 소녀는 낯설었다. 눈동자에 무언가 어둡고 낯선 빛이 감돌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만졌다.

“류메이위, 너 괜찮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창문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담배 냄새를 씻기 위해 샤워를 했다. 물줄기가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마음속 찝찝함은 씻기지 않았다.

그날 밤, 그녀는 천허의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천허는 울고 있었다. “메이위, 제발 돌아와.” 그녀는 손을 내밀었지만 닿지 않았다. 검은 안개가 그를 집어삼켰다.

“천허!”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깼다.

이불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심장이 미친 듯 뛰었다. 그녀는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그냥 꿈일 뿐이야. 아무 일도 아니야.

아침이 밝았다. 학교 가는 길, 그녀는 마크를 마주쳤다. 그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어젯밤, 잘 잤어?”

류메이위는 얼굴이 붉어졌다. “...몰라요.”

“담배 맛이 어땠어?” 그가 다가와 속삭였다. “달콤했지? 엄연한 맛?”

“그냥 그래요.”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수업 시간, 그녀는 창밖을 바라봤다.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손끝에 아직도 담배의 잔향이 남아 있었다. 한 번 더 피우고 싶다는 충동이 올라왔다.

“안 돼. 나는 다르다고 다짐했어.”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가방에는 새 담배 한 갑이 들어 있었다. 아까 무심코 편의점에서 산 것이었다.

자기기만의 시작. 그녀는 아직 몰랐다. 이 작은 선택이 어떤 나락으로 이끌지.

천허가 점심시간에 그녀를 찾아왔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걱정으로 가득했다.

“메이위, 어제 일은 미안해. 나 너무 불안했어.”

“괜찮아요.” 그녀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근데 너 술 마셨어? 아니면...” 그의 코가 꿈틀거렸다. “담배 냄새?”

류메이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슨 소리야? 나 담배 안 피워.”

“하지만 냄새가...”

“아까 지나가는 사람이 피웠나 보지.” 그녀가 날카롭게 끊었다. “너는 항상 나를 의심만 해.”

천허가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숙였다. “미안. 내가 예민했나 봐.”

그가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빼냈다. “수업 가야 해요.”

뒤돌아서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그것은 죄책감이 아니라 분노였다. 왜 나를 믿지 않는 거야? 왜 항상 나를 가두려고 해?

복도를 걸으며 그녀는 결심했다. 오늘 밤, 또 한 대. 단 한 대만 더.

자기 파괴의 길은 작은 거짓말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아직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심리전

류메이위는 마크를 만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한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새 그의 존재는 그녀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다. 매일 아침, 학교 정문 앞에는 새하얀 장미 한 송이가 놓인 작은 상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에는 마크의 필체로 쓰인 달콤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오늘도 네 미소가 보고 싶어.”

류메이위는 그 장미를 받아들고 잠시 망설였다. 차갑고 깨끗한 꽃잎이 손끝에 닿았다. 천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를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마크의 달콤한 목소리는 그 고통을 마취시키는 듯했다. 그녀는 장미를 가방에 넣고 교실로 향했다. 친구들은 그녀의 손에 든 꽃을 보고 수군거렸다. “또 그 사람이야? 누군지 정말 궁금해.” 류메이위는 대답 대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수업이 끝날 무렵, 핸드폰이 진동했다. 마크였다. “오늘 4시, 학교 뒤 카페에서 만나. 너에게 줄 선물이 있어.” 거절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답장을 보냈다. “알겠어.”

카페에 도착했을 때, 마크는 이미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검은 셔츠 위에 가죽 재킷을 걸친 그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오직 류메이위만을 향하고 있었다. 그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천허의 순수한 웃음과는 달랐다. 위험하고도 유혹적인 무언가가 숨어 있었다.

“왔구나. 앉아.” 마크가 그녀를 위해 의자를 빼주었다. 류메이위는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그가 종이 상자를 내밀었다. “열어 봐.”

상자 안에는 은빛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펜던트에는 작은 달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네 이름, ‘메이위’는 아름다운 비라는 뜻이지. 달빛 아래서 반짝이는 빗방울처럼 아름다운 너에게 어울려.” 마크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류메이위는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차가운 금속이 피부에 닿았다. 천허는 그런 고급 선물을 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마크는 장미와 목걸이를 하찮은 것처럼 건넸다.

“고마워요, 마크 씨. 하지만 저는 이런 거 받을 자격이...”

“자격?” 마크가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모든 걸 받을 자격이 있어. 내가 줄 수 있는 건 전부 네 거야.” 그의 손이 테이블 위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덮었다. 류메이위는 손을 빼지 못했다. 마크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졌다. 그 순간, 천허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마크의 손길은 그 기억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 류메이위는 더 자주 마크를 만났다. 점심시간, 방과 후, 주말에도.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건 단지 호의를 갚는 것뿐이야. 친구로서 만나는 거야.” 하지만 그 말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갔다.

어느 날 밤, 류메이위는 책상 앞에 앉아 참고서를 펼쳤다. 공부라도 해야 마크 생각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손에 든 펜은 움직이지 않았다. 숫자는 눈앞에서 춤을 추고, 문장은 의미를 잃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고 책을 덮었다. 대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 차가운 밤공기가 폐를 채웠다. 달리기를 하면 머리가 맑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원을 달리던 중, 길가 벤치에 앉은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 마크였다. “이 시간에 운동이라니, 대단한 의지력이군.” 그가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왔다. 류메이위는 숨을 헐떡이며 멈춰 섰다. “어떻게 여기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널 봤어.” 그의 말은 자연스러웠지만, 류메이위는 그가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마크는 그녀의 뺨을 스치듯 만졌다. “땀에 젖은 너도 아름다워.” 그는 가벼운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 말은 류메이위의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

그날 밤, 류메이위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마크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넌 특별해.”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줄게.” 그 말은 천허가 해준 적 없는 것이었다. 천허는 항상 정직하고 착실했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그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잠에 빠졌다. 하지만 꿈속은 편하지 않았다. 어두운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그 아래 류메이위는 서 있었다. 발밑은 진흙탕이었다. 멀리서 천허가 손을 내밀며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메이위, 이리 와! 거긴 위험해!” 그녀는 천허를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발이 진흙에 빠져 움직일 수 없었다. 갑자기 뒤에서 마크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가지 마. 나와 함께 있어.” 그의 목소리는 달콤했다. 류메이위는 뒤돌아 마크를 보았다. 그의 눈에는 붉은 빛이 번뜩이고 있었다. 그리고 천허는 점점 멀어져 갔다.

“안 돼!” 류메이위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는 깊은 숨을 내쉬며 손목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마크가 준 은색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그녀는 팔찌를 풀려고 했지만, 손가락이 떨려서 쉽지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서 천허가 그녀를 찾았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메이위, 요즘 안색이 안 좋아. 무슨 일 있어?” 류메이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냥 잠을 못 잤어.” 천허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거짓말하지 마. 나는 다 알아. 네가 요즘 누군가와 자주 만난다는 소문을 들었어.” 류메이위는 얼굴이 굳어졌다. “소문일 뿐이야.”

“소문이 아니길 바래.” 천허의 목소리가 떨렸다. “널 잃고 싶지 않아. 제발, 나에게 솔직해줘.” 하지만 류메이위는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허의 눈에 슬픔이 스쳤다. 그는 손을 놓고 돌아섰다. “네가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게. 하지만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어.”

류메이위는 그를 붙잡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은 핸드폰을 집어 마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 만날 수 있을까?” 마크의 답장은 즉시 왔다. “당연하지. 기다리고 있을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어쩔 수 없이 마크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두 목소리가 싸우고 있었다. 하나는 “이러면 안 돼”라고 외치고, 다른 하나는 “이미 늦었어”라고 속삭였다. 류메이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꿈속의 진흙탕이 현실이 된 것 같았다. 그녀는 점점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늘어나는 양

류메이위의 방 안은 항상 커튼이 쳐져 있었다. 어두운 방 안에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에 든 담배를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한 개, 두 개, 이제는 반 갑. 언제부터 이렇게 늘었는지 그녀 자신도 기억나지 않았다.

마크는 매일 새로운 물건을 가져왔다. 어떤 날은 독한 술이었고, 어떤 날은 알 수 없는 알약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한 번 맛을 보니 멈출 수 없었다. 순간의 황홀함이 모든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세상이 온통 부드러워지고,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듯했다.

“작은 토끼야, 기분이 좀 낫니?”

마크가 뒤에서 그녀를 감싸 안으며 술잔을 내밀었다. 류메이위는 머뭇거리며 잔을 받아들었다. 매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가자 속에서 불이 붙는 듯했다. 그녀는 기침을 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마크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처음에는 다 그래. 곧 익숙해져.”

점점 그녀는 술에 의존하게 되었다. 술 없이는 밤을 견딜 수 없었다. 방바닥에는 텅 빈 술병과 담배꽁초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거울 속의 자신은 더 이상 예전의 순수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눈은 충혈되고, 얼굴은 창백하며, 입술마저도 핏기를 잃었다.

어느 날 오후, 천허가 그녀를 찾아왔다. 문을 열었을 때, 그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방 안의 지독한 냄새와 그녀의 초췌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메이위,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천허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거울 앞으로 끌고 갔다. “이게 네가 원하는 삶이야? 너를 알아볼 수조차 없어!”

류메이위는 고개를 숙여 침묵을 지켰다. 천허가 점점 더 격해졌다.

“내가 말하는데, 지금 당장 내려놔. 안 그러면 우리 여기까지야.”

그 한마디에 류메이위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천허야, 나... 나는 할 수 없어. 나는 이미...”

“이미 뭘 어떻게? 너는 아직 정신을 차릴 수 있어! 내가 도와줄게!”

“아니야, 넌 몰라!”

류메이위가 갑자기 그의 손을 뿌리치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깨가 떨리며, 목에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천허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메이위야, 제발. 우리 함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너는 모를 거야, 나는 얼마나 자신이 무서운지. 내가 하는 일을 통제할 수가 없어. 마치 다른 사람이 내 몸을 조종하는 것 같아.”

“그럼 떠나자! 여기서 멀리 떠나서 다시 시작하자.”

“소용없어. 마크가... 마크가 나를 놓아주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는... 나는 이미 너무 깊이 빠져들었어.”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눈물이 범람하는 댐처럼 멈추지 않았다. 천허는 그저 무력하게 서서 그녀의 분홍빛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녀를 얼른 꽉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문득 그를 밀쳐내자 그의 손이 허공에 머물렀다.

“가지 마, 제발 가지 마.”

류메이위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천허를 더욱 괴롭게 했다. 그는 몸을 돌려 떠나고 싶었지만 발걸음이 무거워 움직일 수 없었다.

“나... 나는 네가 이렇게 무너지는 걸 더 이상 볼 수 없어.” 천허가 눈을 감으며 말했다. “만약 네가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 하지 않는다면, 진짜 헤어지게 될 거야.”

이 말에 류메이위는 더욱 심하게 울었다. 그녀는 자신이 얽매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쪽은 깊은 수렁, 다른 한쪽은 구원의 손길. 그녀는 그 손을 잡고 싶었지만, 이미 팔다리가 저려서 움직일 수 없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녀는 같은 말만 중얼거렸다. 사과는 이미 그 입에서 메아리처럼 반복되고 있었다. 천허는 마지막 희망이 꺼져 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류메이위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방 안에는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창문 틈으로 한 줄기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와 연기와 먼지 사이에서 춤을 추었다. 류메이위는 그곳에 웅크리고 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러다가 다시 손을 뻗어 담배 한 개비를 집었다.

완전한 포기

류메이위는 축축한 골목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비린내 나는 벽돌 벽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고, 어두운 데서 들리는 낯선 웃음소리가 귀를 찔렀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애를 썼지만, 다리는 푸딩처럼 축 처져 있었다. 세 남자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들의 눈은 야시장의 형광등처럼 번뜩였다.

"이봐, 아가씨, 혼자 이렇게 늦게까지 뭐 하는 거야?"

가장 키가 큰 남자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턱을 잡았다. 그의 손가락은 담배 냄새와 땀 냄새가 섞여 있었다. 류메이위는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목덜미가 굳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앞은 흐릿했다. 전에 마신 술이 아직도 뱃속에서 끓고 있었다.

"놔줘..."

그녀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지만, 누구도 듣지 않았다. 두 번째 남자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벽 쪽으로 끌었다. 그녀의 등이 거친 벽돌에 긁혀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전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혀끝에 감돌았다.

그때, 발소리가 들렸다. 느리고, 힘있는 발소리였다. 그림자 속에서 마크가 나타났다. 그는 흰 셔츠를 입고 있었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어 올려져 깔끔하면서도 위험한 느낌을 주었다. 그의 눈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은화처럼 빛나며, 담담하게 세 남자를 응시했다.

"너희, 내 친구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어떤 위협이 섞여 있었다. 세 남자가 뒤돌아 보았다. 가장 키 큰 남자가 눈을 가늘게 떴다.

"누군데, 끼어들어?"

마크는 웃었다. 그의 미소는 입가에만 닿았고, 눈에는 닿지 않았다. 그는 걸어왔다, 마치 이 좁고 더러운 골목이 그의 무대인 것처럼. 그의 손에는 반짝이는 작은 칼이 들려 있었다. 손전등 불빛 아래 그 칼날이 찬란하게 빛났다.

"이 아가씨는 내 사람이야. 이해했어?"

그의 말투는 느렸지만, 그 안에 숨길 수 없는 단호함이 있었다. 세 남자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마크의 키와 체격을 가늄하며 한 걸음 물러났다. 마크는 칼을 살짝 휘둘렀고, 칼날이 허공을 가르며 찢는 소리를 냈다.

"가."

한 마디뿐이었다. 세 남자는 이미 마음을 정한 듯, 욕설을 내뱉으며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 마크는 칼을 접어 주머니에 넣고, 류메이위 앞에 걸어와 앉았다.

"괜찮아?"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스쳤다.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류메이위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걱정, 다정함, 그리고 다른 무언가가 담겨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마크."

"천만에. 너를 이렇게 두고 볼 수 없잖아."

그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의 팔은 단단했고, 그녀의 허리를 꼭 감쌌다. 류메이위는 그의 품에 안겨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밀쳐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의 체온이 그녀를 붙잡았다.

그날 밤, 마크는 그녀를 자기 아파트로 데려갔다. 방 안은 어둡고, 커튼이 창문을 가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소파에 앉으라고 하고, 주방으로 가서 두 잔의 술을 따라왔다. 유리잔 안의 액체는 푸르스름하고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떠 있었다.

"이걸 마셔, 긴장 풀릴 거야."

류메이위는 머뭇거리며 잔을 받았다. 그녀는 그것이 좋은 것이 아님을 알았다. 하지만 오늘 밤 많은 일이 있었고, 그녀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한 모금 마셨다. 입안에 이상한 맛이 감돌았지만, 순간 온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멍해졌다. 그녀는 또 한 모금 마셨다. 이번에는 더 많았다.

마크는 그녀 옆에 앉아, 손을 등 뒤로 돌렸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쇄골을 따라 움직였다. 류메이위는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그를 밀쳐내려 했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의 의지는 안개처럼 흩어져 갔다.

"마크, 안 돼..."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그의 목소리는 자장가처럼 부드러웠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 방 안은 엉망이었다. 옷은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그녀의 몸은 새파란 멍투성이였다. 그녀는 소파에 누워 있었고, 마크는 그녀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 연기가 천장에 닿아 흩어졌다.

류메이위는 조용히 일어났다. 그녀는 벽을 응시했다. 벽에는 시계가 걸려 있었고, 시침은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뺨을 만졌다. 젖어 있었다. 언제 울었는지도 몰랐다.

마크가 그녀에게로 돌아왔다. 그의 얼굴에는 만족한 미소가 떠 있었다.

"어때? 기분 좋아?"

류메이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벽만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천허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 그의 따뜻한 손. 그 순간, 그녀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부서졌다. 그것은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았다. 가느다란 금이 가고, 조금씩 갈라져 결국 조각조각 흩어졌다.

그녀는 천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이미 깨끗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자신이 누군지도 몰랐다.

류메이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마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어둡고 깊었다. 그녀는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은 낯설고 생소했다.

"좋아."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무엇이든지, 이제 나는 포기할게."

마크는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꼭 안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지만, 그녀는 이미 어떤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신이 점점 깊은 늪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허락했다. 주변은 어둡고 고요했다, 더 이상 저항도 없고, 더 이상 고통도 없었다. 그녀는 그 어둠 속으로 완전히 녹아들었다.

그녀의 귀에는 아직도 천허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지만, 아주 아주 멀리서 들려왔다.

외면의 변화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더 이상 예전의 류메이위가 아니었다. 검게 염색한 긴 머리는 파도처럼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왼쪽 눈썹 위에는 반짝이는 실버 피어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목부터 쇄골까지 이어진 가느다란 검은 문신은 마치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화려했다.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며 연기를 천천히 내뿜었다.

“이제 좀 괜찮아 보이네.”

마크는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그녀를 감상했다. 그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류메이위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고개를 돌렸다. “오늘 파티에 누가 올 거야?”

“꽤 재미있는 사람들. 너도 분명 좋아할 거야.”

그녀는 가방을 집어 들고 거울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짙은 아이라인과 붉은 립스틱이 강한 인상을 주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편안했다. 관심 받는 것, 시선을 끄는 것, 그 모든 게 중독처럼 그녀를 사로잡았다.

학교에서 천허는 멀리서 그녀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걸음걸이와 손짓, 그 익숙한 웃음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메이위?”

류메이위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빛은 예전처럼 따뜻하지 않았다. 차갑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천허야.”

“너… 그게 무슨…” 천허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문신과 피어싱, 그리고 손가락 사이에 끼인 담배에 박혀 있었다. “왜 이렇게 변했어?”

“변한 게 아니라 좀 더 나다워진 거야.” 류메이위는 어깨를 으쓱였다. “너는 항상 나를 가두려고만 했잖아.”

천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내가 널 가둔 게 아니야.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그래? 그럼 지금 내가 행복해 보이지 않아?” 그녀는 비웃음을 섞어 말했다. “아니면 네 기준에 맞아야만 행복한 거야?”

그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마크 때문이지? 그 나쁜 놈이 널…”

“마크는 나를 이해해.” 류메이위가 차갑게 끊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걸 알려줬어. 너처럼 날 가둬두려고만 하지 않고.”

천허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제발 정신 차려, 메이위. 이 길은 위험해.”

“놔!” 그녀는 힘껏 손을 뿌리쳤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스치는 고통을 천허는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순간이었고 이내 다시 냉소로 덮였다.

“이제 그만해, 천허. 우린 끝이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발걸음을 돌렸다. 뒤에서 천허가 무언가 외쳤지만,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가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 갔다.

밤이 되자 류메이위는 다시 마크의 파티장에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과 형형색색의 조명, 그리고 술과 담배 냄새가 뒤섞인 공간. 사람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웃었고, 함께 춤을 추고, 마크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아리고 쑤셨다. 천허의 눈빛, 그 슬픔과 실망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녀는 술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웠다. 잊어야 했다. 모든 걸 잊어야 했다. 이 화려한 세계가 그녀의 전부가 되어야 했다.

욕망의 심연

# 제8장: 욕망의 심연

밤이 깊어갈수록 류메이위의 방 안은 어둠과 욕망의 그림자가 뒤섞여 있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 애썼다. 마크의 손길이 그녀의 몸을 더듬고, 그의 친구인 제이슨의 숨결이 귀에 닿았다.

"오늘은 특별한 밤이야, 메이위." 마크가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그 속에는 독이 숨어 있었다.

류메이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텅 비어 있었고, 입술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꿈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생생했다.

제이슨이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 안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자존심마저도 이미 무너져 내렸다.

"좋아, 아주 좋아." 마크가 웃었다. "네가 이렇게 순종적이어서 정말 기쁘다."

류메이위는 눈을 감았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천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 따뜻한 미소, 그 다정한 손길...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제 너무 먼 과거의 일이었다.

마크가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그녀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으려 했다. 그저 몸을 내맡겼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몇 분 후, 마크가 그녀의 얼굴 위에 섰다. "입을 벌려." 그는 명령했다.

류메이위는 잠시 망설였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입을 벌렸다. 역겨운 맛이 혀끝에 퍼졌다. 그녀는 속이 메스꺼워졌지만, 참아냈다.

"잘했어." 마크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점점 더 내 것이 되어가고 있어."

제이슨도 다가왔다. 류메이위는 또 다시 입을 벌려야 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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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이 갑자기 열렸다.

"메이위!"

천허였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에는 분노와 충격이 가득했다. 그는 방 안의 광경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류메이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나가." 그녀가 차갑게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 너 왜 이러는 거야?" 천허의 목소리가 떨렸다.

"상관하지 마. 이게 내 선택이야."

"선택이라고? 네가 이런 걸 원한다고?" 천허가 다가가려 했다.

마크가 앞을 막았다. "들었잖아? 그녀가 나가라고 했어."

천허는 마크를 노려보았다. "네가 그녀를 이렇게 만든 거야. 너 이 나쁜..."

"천허, 제발 그만둬." 류메이위가 일어나 앉았다. 그녀의 몸은 멍투성이였고, 입가엔 하얀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더 이상 널 볼 수 없어. 제발 떠나줘."

"메이위, 정신 차려! 내가 널 구할게. 우리 다시 예전처럼..."

"예전은 없어." 류메이위가 그를 냉랭하게 바라보았다. "난 이미 너를 잊었어. 너도 나를 잊어."

천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어?"

"인간은 변해. 특히 상처를 받으면." 류메이위가 마크의 손을 잡았다. "이제 가. 다시는 오지 마."

천허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싸우고 싶었지만, 이미 모든 것이 끝난 것을 알았다. 그는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네가 후회할 거야, 메이위. 언젠간 반드시 후회할 거야."

그가 문을 닫고 나간 후, 류메이위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너무 깊이 빠져 있었고, 돌아갈 길은 없었다.

마크가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잘했어. 이제 완전히 내 거야."

류메이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고, 그 빈자리를 욕망과 굴욕감이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천허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그가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보여준 눈빛... 그건 실망과 슬픔, 그리고 약간의 증오가 섞여 있었다.

류메이위는 눈을 감았다. 어둠이 그녀를 감쌌다. 그녀는 이미 타락의 심연 속에 있었고, 더 이상 빛을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