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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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욕성환 ## 제1장 불청객 녕정성의 동쪽 거리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는 돌길 위로, 한 여인이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 여인의 옷차림은 남루했다. 누더기에 가까운 겉옷은 여러 군데 찢어져 있었고, 긴 검은 머리는 흐트러져 얼굴을 반쯤 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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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 암욕성환

## 제1장 불청객

녕정성의 동쪽 거리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는 돌길 위로, 한 여인이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 여인의 옷차림은 남루했다. 누더기에 가까운 겉옷은 여러 군데 찢어져 있었고, 긴 검은 머리는 흐트러져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오랜 도피 생활에 지친 듯 어깨를 축 처뜨린 채 걸음마다 휘청거렸다.

"제발... 아무도... 찾지 마..."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섞인 중얼거림은 바람에 흩어졌다.

바로 그때, 골목 모퉁이에서 백합이 걸어나왔다.

백합은 멈춰 섰다. 순백의 천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의복은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나는 듯했다. 그녀의 눈이 길가에 쓰러지려는 여인을 포착했다.

"괜찮으십니까?"

백합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조심스러웠다. 그녀는 여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여인이 고개를 들었다. 눈물자국이 선명한 얼굴, 떨리는 입술, 그리고 두려움에 가득 찬 눈동자.

"살려주세요... 그들이... 저를 쫓고 있어요..."

여인의 목소리는 가냘프게 떨렸다.

백합의 눈동자가 살짝 움직였다. 그녀의 후각이 미세한 냄새를 감지했다. 땀 냄새, 먼지 냄새, 그리고 그 아래에 숨겨진 어떤 향기. 평범한 도망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녀는 그것을 무시했다.

"누가 당신을 쫓습니까?"

"모르겠어요... 저는... 저는 아무 것도 몰라요... 그냥 도망쳐야 했어요..."

여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정말로 진실해 보였다.

백합은 잠시 망설였다. 광명계의 신이자 상원의 의장으로서, 그녀는 늘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이 여인의 모습은 너무나도 가여워 보였다.

"제 집에 오시겠습니까? 적어도 오늘 밤은 편히 쉴 수 있을 겁니다."

여인의 눈이 희미하게 빛났다. 그것은 감격의 빛이었다.

"정말... 괜찮으신가요?"

"네, 따라오세요."

백합이 몸을 돌려 길을 안내했다. 그녀의 뒤에서 여인, 미토 긴코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애처로움과는 거리가 먼, 냉소와 자신감이 섞인 것이었다.

*쉽게 걸려들었군. 이 순진한 신은.*

미토 긴코는 백합의 뒤를 따라 걸으며 생각했다. 그녀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

백합의 집은 녕정성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저택이었지만, 그 안에는 정교한 방어 결계와 공간 마법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입니다. 편히 쉬세요."

백합이 현관문을 열며 말했다. 그녀는 미토 긴코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응접실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웠다. 흰색과 은색을 기본으로 한 인테리어는 백합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듯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차를 가져오겠습니다."

백합이 방을 나가자, 미토 긴코는 천천히 주위를 살폈다. 그녀의 눈에는 세심함과 계산이 담겨 있었다.

*여기 있는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군. 완벽주의자... 아니면 강박증에 가까운 집착.*

그녀는 소파에 편안히 앉아 다리를 꼬았다. 남루한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그 동작에는 우아함과 위풍이 느껴졌다.

백합이 차를 들고 돌아왔다. 그녀는 미토 긴코 앞에 찻잔을 놓으며 자세히 살폈다.

"이곳은 안전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저는... 그냥... 길 잃은 여행자라고 불러주세요. 제 이름은..."

미토 긴코는 잠시 망설이는 척했다.

"...소녀라고 불러주세요."

"소녀... 알겠습니다. 저는 백합이라고 합니다."

백합은 미소 지으며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의 손이 찻잔을 집어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미토 긴코의 어깨가 떨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리는 척했다.

"저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마을을 습격했어요. 모두 죽었어요... 저만 겨우 도망쳤죠..."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완벽한 연기였다.

"그들이 왜...?"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저를 쫓고 있어요. 아마도... 제가 무언가를 봤기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요..."

백합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손이 살짝 떨렸다.

*이 여인...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진짜 같아.*

"걱정 마세요. 이곳은 안전합니다. 아무도 당신을 해치지 못할 거예요."

"고맙습니다... 정말로..."

미토 긴코가 고개를 들어 백합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감사함과 의지가 담겨 있었다.

바로 그때, 문이 열리며 천흔이 들어왔다.

"백합,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

천흔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그녀의 눈이 미토 긴코를 훑었다.

"아, 천흔. 이분은... 길에서 만난 도망자야. 오늘 밤만 재워주기로 했어."

백합이 설명했다.

천흔은 미토 긴코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직감이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이 여인은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도망자? 어디서?"

"...저는... 아무 것도 몰라요..."

미토 긴코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그녀의 눈이 두려움에 떨렸다.

"괜찮아, 겁먹지 마."

백합이 미토 긴코의 손을 살며시 감싸 쥐었다.

천흔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녀는 백합이 이 낯선 여인에게 지나치게 호의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백합에 대한 신뢰가 그녀의 의심을 누르게 했다.

"...알았어. 네가 결정한 일이니까. 하지만 조심해."

천흔이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미토 긴코는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저 여자, 의심이 많군. 하지만 그 의심도 곧 사라지게 해주지.*

"죄송합니다... 제가 폐를 끼친 것 같아요..."

"아니에요. 천흔은 원래 성격이 좀 그래요. 하지만 마음은 좋은 사람이에요."

백합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

밤이 깊었다.

미토 긴코는 손님용 방에 홀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창가에 서서 어둠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자, 그 표정은 더 이상 애처롭지 않았다.

*계획은 순조로워. 백합의 관심을 끌었고, 그녀의 신뢰도 얻었어. 하지만 저 천흔이라는 여자가 문제야.*

그녀는 천천히 검은 스타킹을 벗기 시작했다. 그 동작은 마치 의식을 치르는 듯 느리고 관능적이었다.

스타킹이 그녀의 매끄러운 다리에서 벗겨졌다. 미토 긴코는 그것을 손에 쥐고 냄새를 맡았다. 그녀의 표정이 음흉하게 변했다.

*오늘 저녁, 백합의 후각이 이상하게 반응했어. 내 냄새에 무언가 끌리는 것 같았지...*

그녀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검은 스타킹을 복도 한가운데에 버렸다.

*냄새로 유혹하는 것도 재미있겠지.*

미토 긴코는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돼. 내 향기에 이끌려, 그녀가 직접 찾아오겠지.*

한편, 백합은 자신의 방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코가 무언가를 감지했다. 미세하고, 달콤하면서도 자극적인 냄새. 그것은 낯선 여인에게서 풍겨나던 향기였다.

백합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 냄새... 뭐지?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거야?*

그녀는 복도로 나갔다. 발소리는 조용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요동치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발이 무언가에 닿았다.

검은 스타킹이었다.

백합은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강렬한 향기가 그녀의 코를 찔렀다. 그것은 낯선 여인의 체취와 섞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냄새였다.

*이건...*

백합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스타킹을 코에 가까이 가져갔다.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 순간, 그녀의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참을 수 없는 유혹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이럴 수가... 나는 왜...*

백합은 자신의 행동을 부정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스타킹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냄새를 맡았다.

이번에는 더욱 깊게, 더욱 탐닉하듯이.

*주인님...*

그 단어가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

백합은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스타킹을 손에 쥔 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문을 닫고, 그녀는 벽에 기대어 숨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여전히 스타킹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건... 위험한 게임이야.*

백합은 알 수 없는 공포와 함께, 감출 수 없는 욕망을 느꼈다.

그녀의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

객실에서, 미토 긴코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예민한 감각이 복도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감지하고 있었다.

*시작됐군. 이제 곧, 그녀는 내게 무릎 꿇게 될 거야.*

달빛이 그녀의 발가락을 비추었다. 그녀는 천천히 발가락을 움직이며, 자신감에 찬 눈빛을 빛냈다.

*이 게임의 승자는 나야, 백합.*

냄새의 유혹

광명계 신전의 깊은 밤, 은은한 달빛이 복도를 따라 흘러내린다. 백합은 잠에서 깨어났다. 평소라면 숙면을 취하고 있을 시간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불안한 마음이 그녀를 괴롭혔다.

코끝을 스치는 이상한 냄새. 그 냄새는 마치 꿈속에서 현실로 스며드는 듯했다. 백합의 비정상적으로 예민한 후각이 살아났다. 처음에는 은은했지만, 점점 강렬해지는 그 냄새는 그녀의 모든 신경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발걸음은 조심스러웠지만, 몸은 무의식적으로 냄새의 근원을 향해 움직였다. 복도 끝, 달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구석에 검은 물체가 놓여 있었다.

백합은 멈춰 섰다. 심장이 마치 북을 치듯 요동쳤다. 그 물체는 누군가가 버린 검은색 스타킹이었다. 더럽고 구겨져 있었지만, 거기서 나는 냄새는 그녀의 모든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두 손은 떨리며 그 스타킹을 향해 뻗어갔다. 하지만 손가락이 닿기 직전, 그녀는 다시 손을 거둬들였다.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경악했다. 광명계의 신으로서, 상원의 의장으로서, 이런 더러운 것에 손을 대다니. 하지만 냄새는 계속해서 그녀를 유혹했다. 더 강하게, 더 깊이.

머릿속에서 두 목소리가 싸웠다. 하나는 이성을 외치며 떠나라고 명령했고, 다른 하나는 본능에 충실하라고 속삭였다. 백합은 얼굴이 붉어졌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무릎이 약해지고, 숨결이 거칠어졌다.

"안 돼... 안 돼..."

그녀는 힘겹게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굳게 결심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냄새가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큰 갈망을 불러일으켰다.

방에 도착하자, 그녀는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 물방울이 거울에 맺히고,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흐트러져 보였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않을 거야. 그 냄새도, 그 스타킹도 잊어버려야 해."

그러나 그녀의 몸은 이미 그 맛을 기억하고 있었다. 혀끝에 남은 그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잔상. 손가락 끝에 스치는 그 부드러운 촉감. 그리고 무엇보다, 코를 자극하는 그 강렬한 냄새.

백합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어두운 구석에 버려진 검은 스타킹이 떠올랐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그 냄새를 다시 느끼려 애썼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 향기였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 무언가가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작은 씨앗이었지만,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금기였고, 수치심이었으며,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강력한 유혹이었다.

"하나님, 제게 힘을 주소서..."

그녀는 중얼거렸지만, 그 말은 허공에 흩어졌다. 그리고 그 대신, 그녀의 귀에는 자신의 거친 숨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밤은 깊어만 갔고, 그녀의 마음속 욕망은 조용히 싹트고 있었다.

첫 번째 분홍색 에너지

다음 날 아침, 광명계 신전의 집무실은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백합은 상원 의장으로서의 일과를 시작하려 책상 앞에 앉았지만, 이상한 불안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백합님…”

가는 목소리가 문틈 사이로 새어 들어왔다. 미토 긴코가 문가에 서서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고, 입술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발이… 너무 아파요. 어젯밤에 신전 복도를 너무 많이 걸어서 그런지…”

백합은 잠시 망설였다. 그녀는 신으로서 자존심이 강했고, 타인에게 쉽게 휘둘리지 않았다. 하지만 미토 긴코의 그 애처로운 눈빛은 왠지 거절하기 어려웠다. 마치 어딘가에서 그녀를 끌어당기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알겠다. 잠시만 기다려라.”

백합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토 긴코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소파에 앉으라고 손짓했고, 미토 긴코는 조심스럽게 신발을 벗었다. 그 순간, 방 안에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 꽃향기 같으면서도 더 깊고, 더 달콤한 냄새였다.

백합의 후각은 비정상적으로 예민했다. 그녀는 그 냄새를 맡자마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이것은 단순한 발 냄새가 아니었다. 어딘가에서 본능을 자극하는 특별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여기… 만져주실래요?”

미토 긴코가 오른발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 발은 마치 조각품처럼 아름다웠다. 매끈한 피부, 날씬한 발가락, 발등의 은은한 혈관까지 완벽했다. 백합은 손을 뻗어 그 발을 잡았다.

순간, 손끝에서 전기가 흐르는 듯한 저릿한 감각이 퍼져 나갔다.

백합은 놀라서 손을 떼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손가락이 저절로 미토 긴코의 발바닥을 더듬고 있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동시에, 그녀의 안쪽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쾌감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아… 이게…”

백합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점점 알 수 없었다. 미토 긴코의 발을 만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멈출 수 없는 욕망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편안히 하세요, 백합님.”

미토 긴코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귓가에 울렸다. 그 목소리에는 이상한 마력이 실려 있었다. 백합의 눈동자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냥 느끼세요. 당신의 몸이 원하는 것을…”

백합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코가 미토 긴코의 발 가까이 다가갔다. 그 향기가 더 강해졌다. 달콤하면서도 자극적인 냄새가 그녀의 뇌리를 마비시켰다.

“냄새를 맡아보세요. 좋은 냄새죠?”

미토 긴코의 발가락이 살짝 움직였다. 백합은 그 움직임에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녀의 혀가 발가락 사이를 더듬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혀끝에 퍼졌다.

“응… 맞아요. 그렇게…”

미토 긴코의 목소리에는 미소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백합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백합은 그 손길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의식은 점점 멀어져 갔다.

저항하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 마음은 이미 약해져 있었다. 처음에는 100%였던 저항력이 지금은 70%도 남지 않았다. 미토 긴코의 발에서 흘러나오는 분홍색 에너지가 그녀의 영혼을 조금씩 침식하고 있었다.

“좋아요. 아주 잘하고 있어요.”

미토 긴코가 두 번째 발을 내밀었다. 백합은 그 발도 받아들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발바닥을 더듬고, 혀가 발가락을 핥았다. 그 모든 행동이 자연스러웠다. 마치 원래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자, 이제 눈을 감으세요.”

백합은 말없이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발의 온기, 피부의 질감, 그리고 그 향기. 모든 것이 그녀를 쾌락의 심연으로 끌어당겼다.

“당신은 이제 편안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세요. 오직 지금 이 순간만 느껴요.”

미토 긴코의 목소리가 최면처럼 백합의 뇌리에 새겨졌다. 백합의 호흡이 점점 규칙적으로 변했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이완되었고, 마음은 열려 있었다.

“좋아요. 이제… 복종하세요.”

백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자존심도, 자아도 없었다. 오직 미토 긴코의 발을 섬기는 것만이 그녀의 전부였다.

첫 번째 저항은 30%로 떨어졌다. 앞으로 남은 70%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미토 긴코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첫 번째 조각이 제자리에 맞춰졌다.

내면의 균열

백합은 손에 든 행주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부엌을 닦고 있었는데, 어느새 손이 멈춰 있었다. 미토 긴코의 발등이 떠올랐다. 가느다란 발가락, 매끄러운 피부, 그리고 그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자극적인 향기. 백합은 깜짝 놀라 고개를 저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

그녀는 다시 행주를 힘주어 쥐고 부지런히 닦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앞에 어른거리는 환영은 사라지지 않았다. 미토 긴코가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어 발을 내미는 모습, 그 발을 덮는 분홍색 기운. 백합의 손가락이 저절로 떨렸다.

"백합."

천흔의 목소리에 백합은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았다. 천흔이 문가에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 네가 좀 이상해. 무슨 일 있어?"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집안일이 많아서 피곤할 뿐이야."

백합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천흔의 눈빛은 여전히 의심 가득했다.

"너, 거짓말하지 마. 나는 네 모든 걸 알아. 무슨 일인지 말해."

"정말 괜찮아, 천흔. 걱정하지 마."

백합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 행주질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손길은 전보다 더 거칠어져 있었다. 천흔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돌아섰다. 백합은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편이 죄어 오는 것을 느꼈다. 분명 사랑하는 연인인데, 왜 이렇게 숨기고 있는 걸까. 그 질문에 답할 용기가 없었다.

밤이 깊었다. 백합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눈은 말을 듣지 않았다. 이내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살금살금 복도로 나갔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객실 쪽으로 향했다. 미토 긴코가 묵고 있는 방 앞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숨을 죽이고 문틈에 귀를 기울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후각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그 향기, 미토 긴코가 남긴 자취가 공기 중에 떠돌고 있었다. 백합은 무릎을 꿇고 문틈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달콤하고 자극적인 향이 코를 찔렀다. 백합의 온몸이 전율했다. 그 순간, 그녀의 이성은 사라지고 본능만이 남았다. 그녀는 문틈에 입술을 갖다 대고 거의 중얼거리듯 말했다.

"더 ... 더 원해 ..."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제 방으로 황급히 돌아와 문을 닫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며, 자신의 내면에서 요동치는 욕망을 억누르려 애썼다. 하지만 이미 균열은 생겨 버린 뒤였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꼈다.

"어떻게 이럴 수가 ... 나는 광명계의 신인데 ..."

첫 번째 복종

백합은 광명계 신전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은발이 흐트러져 어깨 위로 늘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주인님, 제 발이 아파요..."

미토 긴코는 의자에 반쯤 기대어 한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녀의 맨발이 백합의 시야에 들어왔다. 완벽한 아치형, 가느다란 발가락, 그리고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분홍색 기운.

"핥아."

짧은 명령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위압감이 담겨 있었다.

백합의 손가락이 떨렸다. 그녀는 상원 의장이었다. 광명계의 신이었다. 이런 굴욕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분홍색 에너지가 그녀의 의지를 잠식해 들어왔다.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고, 이성 대신 본능을 깨워냈다.

"핥지 않을래?"

미토 긴코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숨은 냉기가 백합의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백합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혀가 입술을 스치고 나와 떨리며 내밀어졌다. 처음 닿은 것은 엄지발가락이었다. 부드러운 혀끝이 발가락 끝을 살며시 핥았다.

미토 긴코가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더 깊게."

백합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수치심이 목을 조여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혀를 더 깊이 밀어 넣었다. 발가락 사이사이를 핥고, 발등을 타고 내려가며 혀로 촉촉하게 적셨다.

"아..."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자신의 입에서 나온 소리임을 인지한 순간, 백합의 뺨이 새빨개졌다.

미토 긴코는 손을 내밀어 백합의 은발을 쓰다듬었다. 그 손길은 마치 애완동물을 달래듯 부드러웠다.

"착한 강아지."

그 한마디가 백합의 심장을 꿰뚫었다. 거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인정과 칭찬이 그녀의 가슴 속에서 따뜻하게 퍼져 나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혀의 움직임을 더 열정적으로 만들었다.

미토 긴코의 발가락이 살짝 움직이며 백합의 혀를 감싸 쥐었다. 그녀는 두 번째 발가락을 백합의 입술 사이로 밀어 넣었다.

"빨아."

백합은 순종적으로 입을 벌려 발가락을 감쌌다. 그녀의 혀가 발가락 주위를 맴돌며 핥고,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달콤하면서도 이질적인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백합은 자신이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처음의 굴욕감은 점차 희미해지고, 대신 주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자라났다.

"주인님... 더..."

그 말이 나오자마자 백합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미토 긴코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착하지. 앞으로도 이렇게 순종해야 해."

백합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 눈물에는 더 이상 저항의 의미는 없었다. 오직 복종과 의존만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내면 방어선이 70%까지 무너져 내렸고, 그녀는 이미 그 무너짐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련의 시작

백합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이 그녀의 얇은 예복 너머로 전해져 왔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보다 더 차가웠다. 미토 긴코가 그녀 앞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발은 맨발이었다. 완벽한 아치와 길고 가느다란 발가락이 드러나 있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

미토 긴코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들어 백합의 얼굴 바로 앞에 발을 가져다 댔다.

“먼저 씻어라. 정성껏, 그리고 깨끗이.”

백합은 떨리는 손을 내밀어 대야와 수건을 가져왔다.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그녀는 신중하게 미토 긴코의 발을 닦기 시작했다. 발가락 사이사이, 발바닥의 굴곡, 발목까지. 처음에는 역겨움이 밀려왔지만, 신성한 존재로서의 자존심이 그녀를 괴롭혔다.

“더 정성스럽게.”

미토 긴코의 발가락이 살짝 움직였다. 백합은 이를 악물고 더 세심하게 닦았다. 물기를 제거한 후,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망설였다.

“이제 핥아라.”

명령은 간단했다. 백합은 눈을 감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혀가 처음으로 미토 긴코의 발등에 닿았다. 짭짤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최상급 성녀라 불리던 존재가 이제는 발을 핥고 있었다. 모욕감과 함께 이상한 두근거림이 가슴 속에서 일어났다.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으로 이 의식을 행할 것이다. 네 몸과 영혼이 내 발 앞에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미토 긴코의 말은 백합의 귀에 깊이 박혔다. 그날 저녁, 백합은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낮보다 더 길고 깊게 핥았다. 발가락 사이에 혀를 넣고, 발바닥 전체를 핥으며, 발꿈치의 거친 피부를 부드럽게 다듬었다. 놀랍게도 땀의 짠맛과 묵은 각질의 독특한 냄새가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처음에는 참기 어려웠지만, 반복될수록 그 냄새가 더 선명하게 기억에 각인되었다.

며칠 후, 백합은 스스로 고개를 숙여 발에 코를 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더 진한 냄새를 원했다. 더 강렬한 맛을 갈망했다. 미토 긴코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가자.”

그녀는 자신의 스타킹을 벗어 백합에게 건넸다. 얇고 매끄러운 검은색 나일론 재질이었다.

“이걸로 네 몸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백합은 손가락으로 스타킹을 만지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미토 긴코는 그녀의 손을 잡아 스타킹을 자기 손바닥에 감게 했다.

“네가 나를 핥던 그 기억을 떠올려라. 내 발의 온기와 냄새를. 이제 그 느낌으로 네 자신을 즐겨라.”

백합의 뺨이 붉어졌다. 그녀는 떨면서 스타킹을 자기 허벅지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미토 긴코의 손길이 닿는 듯한 착각이 그녀를 감쌌다. 점점 거칠게 움직이며 그녀는 숨을 헐떡였다.

“더 깊이, 더 강하게.”

미토 긴코의 목소리가 그녀를 이끌었다. 백합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열고 외쳤다.

“주인님... 주인님!”

처음으로 입 밖으로 나온 그 말은 그녀의 영혼을 뒤흔들었다. 쾌감이 폭발하며 전신을 감싸고,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 떨었다. 미토 긴코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했어.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백합은 눈물과 침이 섞인 얼굴로 미토 긴코의 발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더 이상 저항이 없었다. 오직 복종과 갈망만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타락은 이제 10퍼센트를 넘어섰고, 앞으로 더 깊은 나락이 기다리고 있었다.

숨겨진 본성의 각성

백합은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의 손목은 가느다란 검은 끈으로 뒤로 묶여 있었고, 그녀의 하얀 피부에는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미토 긴코는 그녀 앞에 서서 하이힐을 신은 발로 백합의 머리를 살짝 밟았다.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말해."

미토 긴코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했다. 그녀의 발끝이 백합의 뺨을 스치자 백합은 온몸을 떨었다.

"더... 더 강한 걸 원해요."

백합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속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말에 놀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미토 긴코는 미소를 지으며 발에 힘을 주어 백합의 얼굴을 바닥에 눌렀다. 하이힐의 굽이 백합의 볼을 누르며 아픔을 줬다.

"이런 게 좋아? 더러운 년아."

"네... 네, 저는 더러운 년이에요."

백합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말에 흥분했다. 그녀의 가슴은 빠르게 오르내렸고, 숨결은 거칠어졌다. 미토 긴코의 발 냄새가 그녀의 코를 자극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역겹지 않았다. 오히려 그 냄새가 그녀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창녀. 그렇게 불러줘."

백합은 간절히 속삭였다. 그녀의 혀가 바닥에 닿아 미토 긴코의 발자국을 핥았다.

미토 긴코는 발을 들어 백합의 입가에 갖다 댔다. "내 발가락을 빨아. 그래, 그렇게. 착한 창녀야."

백합은 입을 벌려 미토 긴코의 발가락을 빨았다. 그녀의 혀는 발가락 사이를 미끄러지며 정성을 다해 핥았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타락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더 창녀 같아지고 싶어? 내가 도와줄게."

미토 긴코는 손을 내밀어 백합의 젖꼭지를 꼬집었다. 그녀의 손끝에는 분홍색 에너지가 감돌았다. 그 에너지가 백합의 피부에 닿자 찌릿한 전율이 흘렀다.

"아야!"

백합은 비명을 질렀지만 그 고통 속에는 쾌락이 섞여 있었다. 그녀의 젖꼭지가 굳어졌고, 미토 긴코는 그 위에 작은 금속 링을 끼웠다.

"이제 네 몸은 내 거야. 이 링은 네가 내 소유임을 증명하는 표식이다."

미토 긴코는 백합의 음핵에도 같은 링을 채웠다. 백합은 온몸을 떨며 신음을 흘렸다. 고통과 쾌락이 뒤섞여 그녀의 뇌리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더... 더 줘."

백합은 자진해서 다리를 벌렸다. 그녀의 음부는 이미 젖어 있었고, 미토 긴코의 손가락이 그곳을 스치자 그녀는 신음했다.

미토 긴코는 손가락을 백합의 질 속에 넣고 움직였다. 그녀의 엄지손가락은 백합의 음핵 링을 문지르며 자극했다. 백합은 허리를 흔들며 쾌락에 몸을 맡겼다.

"절정에 이르러라. 내 발 아래에서 절정을 맞이해."

미토 긴코의 목소리가 백합의 귀에 속삭였다. 백합은 눈을 감고 쾌락에 집중했다. 그녀의 몸이 긴장하고 떨리다가 마침내 파도 같은 쾌락이 그녀를 덮쳤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절정에 이르렀다.

"하아... 하아..."

백합은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정신은 쾌락의 여운에 잠겨 있었다. 미토 긴코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잘했어. 네 타락은 이제 막 시작됐어."

백합은 그 말에 몸을 떨었지만, 그 속에는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숨겨진 본성이 깨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더 이상 순수한 질서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쾌락과 복종을 갈망했다.

천흔은 방문 밖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질투와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그녀는 백합이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동시에 그 모습에 흥분했다.

멜리스는 천흔의 옆에 서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도 곧 그렇게 될 거야."

천흔은 멜리스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멜리스의 말에 반응하고 있었다. 그녀는 백합처럼 타락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의 몸이 이미 그 쾌락을 갈망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미토 긴코는 천흔과 멜리스를 방 안으로 불렀다. "들어와. 네 차례야."

천흔은 망설였지만, 멜리스가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백합은 여전히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그녀의 몸에는 링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천흔을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천흔, 너도 이 쾌락을 느껴봐."

천흔은 백합의 눈빛에서 타락한 기쁨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도 곧 그렇게 될 운명임을 직감했다.

미토 긴코는 천흔 앞에 서서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네 차례야, 어둠의 왕이여. 네 마음속의 어둠을 드러내라."

천흔은 그 말에 몸을 떨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저항할 힘을 잃었고, 복종의 쾌락이 그녀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배신의 싹

백합은 침실의 어스름한 빛 속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미토 긴코의 맨발이 그녀의 뺨을 스치며 가느다란 웃음을 흘렸다.

“천흔 앞에서는 평범하게 행동해야 한다. 이해했느냐?”

백합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적인 자리에서는 완전히 나에게 복종해야 한다. 지금처럼.”

백합의 입술이 떨렸다.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미토 긴코의 발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열며 안으로 들어왔다. 짭짤한 땀과 알 수 없는 향기가 혀끝에 퍼졌다. 거부해야 한다는 이성이 머리를 스쳤지만, 이미 몸은 반응하고 있었다.

“당신은 광명계의 신이자 상원 의장 아닌가? 이런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미토 긴코가 조롱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백합은 발을 빨아들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맞아, 나는 의장이다. 모든 이를 지배해야 할 존재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이 지경에…

그러나 쾌감이 그녀의 생각을 끊어버렸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발가락의 움직임, 입 안 가득 퍼지는 냄새, 그것이 그녀를 더 깊은 굴종으로 이끌었다.

“계속해라.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날 밤, 백합은 천흔과 함께 침대에 누웠다. 천흔의 손길이 그녀의 몸을 더듬으며 입술을 찾았다. 백합은 눈을 감고 그 키스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머릿속에는 미토 긴코의 발이 떠올랐다. 가느다란 발가락, 매끄러운 발등, 그리고 그 특유의 분홍색 에너지가 흩날리는 모습이었다. 천흔의 혀가 그녀의 목을 타고 내려갔지만, 백합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냥… 심심했다.

“합아, 오늘은 왜 이렇게 무표정이야?”

천흔이 그녀의 가슴에 입을 맞추며 물었다. 백합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아니야, 그냥 피곤할 뿐이야.”

“내가 더 잘해줄게.”

천흔의 손이 더 깊이 들어갔지만, 백합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있었다. 그녀는 천흔의 손목을 붙잡고 말했다.

“오늘은 그만 하자. 좀 쉬고 싶어.”

천흔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며칠 후, 미토 긴코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백합에게 다가가 귀에 속삭였다.

“이제 멜리스를 조련할 시간이다. 네가 도와야 한다.”

백합의 눈빛이 흔들렸다. “멜리스를요? 그녀는 데큘라 가문의 대공작입니다. 어떻게…”

“네가 타락한 것처럼, 그녀도 그래야 한다. 아니면 네가 혼자만 이 쾌락을 누리겠다는 것이냐?”

미토 긴코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백합은 망설였다. 멜리스는 한때 천흔과 영혼 계약을 맺었던 강한 자였다. 그런 그녀를 조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백합의 머릿속에 또 다른 생각이 스쳤다. 만약 멜리스도 이 쾌락을 알게 된다면, 그녀도 나처럼 타락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울까…

“좋습니다. 제가 돕겠습니다.”

백합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자신조차 놀라게 했다. 미토 긴코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잘했다. 내가 지시하는 대로만 따라오면 된다.”

“멜리스는 지금 황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를 이곳으로 불러들여라. 그리고 천흔이 모르게.”

백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자신은 여전히 고귀한 광명계의 신이었다. 그러나 그 눈동자에는 이미 어둠이 깃들어 있었다.

“멜리스 대공작님, 잠시 뵐 일이 있습니다. 저의 개인 정원으로 와주시겠습니까?”

전송기를 통해 전한 메시지는 간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멜리스가 정원에 나타났다. 그녀의 냉랭한 눈빛이 백합을 스쳤다.

“백합 의장님, 무슨 일이시죠?”

백합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다만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요. 내실로 오시겠습니까?”

멜리스가 잠시 망설였지만, 백합의 부드러운 태도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녀는 따라가며 말했다.

“요즘 천흔 님께서 많이 외로워하십니다. 당신께서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백합이 멜리스를 내실로 안내했다. 방 안에는 이미 미토 긴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맨발을 흔들며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대공작님.”

멜리스의 눈빛이 경계로 물들었다. “당신은… 명교의 교주?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미토 긴코가 천천히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멜리스가 뒤로 물러서며 백합을 돌아봤다. “백합 의장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백합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이미 연민도, 죄책감도 없었다. 오직 멜리스가 타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망만이 가득했다.

“미안합니다, 멜리스. 하지만 이 또한 당신을 위한 길입니다.”

미토 긴코가 손을 내밀어 멜리스의 턱을 잡았다. “이제부터 당신은 내 것이다. 천흔과의 계약은 이미 끝났다.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만날 시간이다.”

멜리스가 발버둥을 쳤지만, 미토 긴코의 분홍색 에너지가 그녀의 몸을 감싸며 저항을 무력화시켰다.

“이 냄새…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멜리스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졌다. 백합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곧 너도 알게 될 것이다. 이 쾌락의 깊이를. 그리고 나와 함께 타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