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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설은 오랜만에 다락방 정리를 시작했다. 남편이 죽은 후로 거의 손대지 않았던 공간이었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상자들을 하나씩 열어보며 추억에 잠기려는 순간, 손끝에 닿은 무언가가 그녀를 멈춰 세웠다. 검은색 비닐봉지였다. 단단히 묶여 있었지만, 살짝 찢어진 틈 사이로 실핏줄 같은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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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의 스타킹

임설은 오랜만에 다락방 정리를 시작했다. 남편이 죽은 후로 거의 손대지 않았던 공간이었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상자들을 하나씩 열어보며 추억에 잠기려는 순간, 손끝에 닿은 무언가가 그녀를 멈춰 세웠다.

검은색 비닐봉지였다. 단단히 묶여 있었지만, 살짝 찢어진 틈 사이로 실핏줄 같은 검은색 실이 삐져나와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 봉지를 열었다.

속에는 스타킹이 가득했다.

검은색, 살색, 회색, 망사까지.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게 접혀 있었고, 어떤 것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새 제품도 있었다. 모두 자신이 신었던 것들이다. 분명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하나같이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임설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진양이..."

혼자 중얼거렸다. 아들 방에서 익숙한 향이 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 허브 향은 분명히 그녀가 쓰는 섬유유연제 냄새였다.

그녀는 스타킹 한 켤레를 꺼내 펼쳐 보았다. 발목 부분이 살짝 늘어나 있었다. 자신의 발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했다. 임설의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임설은 목욕을 마친 후 일부러 검은색 스타킹을 골랐다. 광택이 도는 고급스러운 소재, 무릎까지 오는 길이. 천천히 다리에 감아 올리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마흔 살의 몸은 아직 탄력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 든 여인의 성숙함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거실에 나가자 진양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맨발로 살금살금 걸어가 그와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았다. 다리를 꼬고, 천천히 한쪽 발을 들어 올려 발가락으로 소파 가장자리를 살짝 긁었다.

검은 스타킹이 거실 불빛에 반사됐다. 발등의 곡선이 섬세하게 드러나고, 발가락 사이사이로 비치는 살결이 아슬아슬했다.

진양의 시선이 천천히 이동했다. TV 화면에서 내려와 그녀의 발끝에 멈췄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진양아, TV 재미있니?"

임설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아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발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 속에 담긴 열망과 억압된 욕망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일부러 발가락을 더 크게 움직이며 소파 천을 살짝 긁었다. 실이 당겨지는 소리가 났다.

진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닫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났다.

임설은 혼자 소파에 앉아 미소를 지었다. 그 반응이면 충분했다.

그날 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일기를 꺼냈다. 오래된 필체로 한 줄을 썼다.

"그를 나의 새로운 주인으로 만들어야겠다."

아버지의 유산

임설은 손이 떨렸다. 벽장 맨 위층 서랍 속, 오래된 양복 넥타이 밑에 검은색 USB가 놓여 있었다. 그걸 꺼내는 순간, 손가락이 금속 케이스에 닿자 찬기가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10년이다. 정확히 10년 3개월.

그녀는 USB를 손바닥에 꼭 쥐고 거실로 나갔다. 진양은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키보드 소리가 거실까지 들렸다. 임설은 컴퓨터 앞에 앉아 USB를 꽂았다. 화면이 잠시 멈추더니 폴더가 열렸다. 파일 이름은 날짜로만 적혀 있었다. 2010-03-15, 2010-04-02, 2010-05-20... 가장 오래된 파일부터 가장 최근까지 47개.

그녀는 첫 번째 파일을 더블클릭했다.

화면 속엔 30대 초반의 임설이 있었다. 침대에 무릎 꿇고 앉아 있었고, 두 팔은 등 뒤로 묶여 있었다. 검은색 스타킹은 허벅지 중간까지 올라와 있었고, 그 위로 채찍 자국이 선명했다. 남편의 목소리가 화면 밖에서 들렸다.

"몇 대 맞았어?"

"열... 열세 대요."

"틀렸어. 열다섯 대였어."

채찍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났고, 임설의 몸이 움찔했다. 그녀의 비명이 방 안 가득 울렸다. 하지만 눈동자는 흐릿했고, 입술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임설은 화면을 응시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랫도리가 젖어오는 걸 느꼈다. 10년 동안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채찍 소리, 남편의 차가운 목소리, 묶인 손목의 감촉, 그리고 그 모든 게 끝난 후 찾아오는 기묘한 평화.

그녀는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 두 번째 파일을 열었지만,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었다. 젊고, 유연하고, 남편의 손길에 완전히 길들여진 모습. 그때는 매일이 공포와 쾌락의 연속이었다. 남편이 죽은 후, 그 공허는 점점 커져만 갔다.

"아들아..."

임설은 USB를 뽑았다. 손바닥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일어나 진양의 방문 앞으로 걸어갔다.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불빛, 키보드 소리, 가끔 터져 나오는 진양의 욕설. 스물두 살짜리 아들은 아직도 어린애 같았다.

"엄마, 저녁 언제 먹어?"

진양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렸다. 임설은 USB를 꽉 쥐었다.

"곧... 곧 할게."

그녀는 진양의 컴퓨터 옆 책상 위에 USB를 살며시 올려두었다. 마치 우연히 놓고 간 것처럼. 그리고 방을 나와 부엌으로 갔다. 손가락이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진양이 게임을 마치고 책상 위에 있는 USB를 발견한 건 그날 밤이었다. 검은색, 아무 표시도 없는 USB.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컴퓨터에 꽂았다.

파일들을 열어보는 순간, 그의 손이 멈췄다.

화면 속엔 어머니가 있었다. 팔이 묶여 있었고, 눈은 가려져 있었다. 옷은 찢겨져 있었고, 스타킹은 허벅지까지 말려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녀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고 있었다.

진양의 숨이 멎었다.

"아버지..."

화면 속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차분하고, 냉정했다.

"너는 내 물건이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임설이 대답했다. 목소리가 떨렸지만, 이상하게도 순종적이었다.

"네... 주인님."

진양은 영상을 끝까지 보았다. 손가락이 마우스 위에서 떨렸다. 화면 속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묶이고, 때리고, 온갖 모욕을 당했지만, 그녀의 얼굴엔 고통과 함께 기쁨이 번지고 있었다. 영상이 끝날 무렵, 진양은 자신의 몸이 반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USB를 뽑아 들고 거실로 나갔다. 임설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엄마."

"응?"

"이거... 네 거야?"

임설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두려움, 기대, 그리고 무언가 그 이상의 감정이 섞여 있었다.

"응. 네 아버지가 남긴 거야."

진양의 입술이 떨렸다.

"왜... 왜 이걸 나한테 줬어?"

임설은 일어나 진양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손이 진양의 뺨을 스쳤다.

"네 아버진... 나를 완전히 길들였어. 죽기 전에 그가 한 말이 있어. '우리 아들이 자라면 이걸 줘라. 그는 나보다 더 냉혹해질 거야.'"

진양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는 USB를 손에 쥔 채로 아버지의 영상을 떠올렸다. 어머니의 묶인 몸, 찢긴 스타킹, 채찍 자국. 그리고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아름다워 보였다.

"엄마..."

"말하지 마. 그냥... 다음 영상부터 끝까지 다 봐. 네가 원한다면."

임설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안엔 확신이 있었다. 그녀는 진양의 손에서 USB를 빼앗아 다시 방 안으로 걸어갔다. 진양은 소파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엔 아버지의 목소리가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는 나보다 더 냉혹해질 거야."

첫 조련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진양은 거실 소파에 앉아 무릎 위에 놓인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임설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물소리와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그는 고개를 들어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앞치마 끈이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아래에는 검은색 스타킹이 길고 곧은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다.

“엄마.”

목소리가 생각보다 작았다. 진양은 목을 가다듬고 다시 불렀다.

“엄마.”

임설이 물을 잠그고 손을 닦으며 돌아섰다. “왜?”

그녀의 눈빛은 평온했지만, 진양은 그 속에 뭔가 다른 것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기대라고 해야 할까.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가 남긴 영상을 틀었다. 익숙한 장면이 화면에 나타났다. 어떤 여자가 침대 위에 엎드려 손목과 발목이 굵은 밧줄로 묶여 있었다.

“이거... 나 해보고 싶어요.”

말을 마치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천장을 바라보며 엄마가 거절할까 봐 두려웠다.

임설은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천천히 앞치마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었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검은색 스타킹을 살짝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하고 싶어?”

“네.”

진양은 굳게 대답했지만, 귀끝이 빨개져 있었다.

임설은 아무 말 없이 그를 지나쳐 침실로 들어갔다. 진양은 잠시 망설이다 그 뒤를 따랐다. 침실 안에는 커튼이 반쯤 쳐져 있었고, 어스름한 햇빛이 이불 위에 떨어져 있었다. 임설은 침대 옆에 서서 천천히 몸을 굽혀 스타킹을 벗었다. 하얀 허벅지가 드러나고, 그녀의 동작은 우아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느리게, 마치 가장 완벽한 자세로 자신을 바치는 것 같았다.

“좋아.”

그녀는 침대에 엎드리며 등을 진양을 향했다. “와서 엄마 손목을 묶어.”

진양은 손이 떨렸다. 침실 서랍장에서 아버지가 남긴 밧줄을 꺼냈다. 굵기가 적당한 마른 밧줄이었다. 그는 영상 속 방법을 기억하며 어머니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감았다. 너무 세게 묶으면 안 되고, 너무 느슨하면 안 된다. 하지만 워낙 서툴러서 밧줄이 비뚤어지게 감겼다.

“조금만 더 세게.”

임설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네 아버지는 이렇게 안 묶었어.”

진양은 힘을 줘서 밧줄을 당겼다. 하얀 손목에 붉은 자국이 생겼다. 그는 이내 놀라 손을 풀었다. “아파요?”

“괜찮아.”

임설이 돌아보며 눈을 마주쳤다. “더 세게 해도 돼. 엄마는 괜찮으니까.”

그 말은 왠지 이상한 힘을 주었고, 진양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그는 다시 밧줄을 당겨 단단히 조였다. 이번에는 정말 영상 속 느낌이 났다. 이어서 발목을 묶었다. 이 과정은 더 순조로웠고, 진양은 점점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엄마의 발목이 밧줄에 감겨 뒤로 젖혀졌다. 그리고 침대 난간에 고정하자,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묶기가 끝나자, 진양은 숨을 헐떡이며 뒤로 물러섰다. 침대 위에 놓인 여자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평소에는 정숙하고 단정한 어머니가 지금은 사지를 벌리고 자신의 앞에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얼굴이 침대 시트에 박혀 등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진양이 입을 열었다. “엄마?”

임설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 엎드린 자세에서 무릎을 꿇었다. 밧줄이 팽팽하게 당겨져 손목이 등 뒤로 고정되었고, 그녀는 자세를 유지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들의 발끝을 바라보며 눈동자에는 이상한 빛이 반짝였다.

“엄마가 드디어... 네 아버지 때의 그 느낌을 다시 찾았구나.”

목소리가 약간 쉰 듯했고, 떨림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양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경외심과 기대, 그리고 불타오르는 열망이 가득했다.

“아들아, 엄마를 좀 더 세게 때려줘.”

채찍의 리듬

진양의 손이 가죽 채찍을 쥐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손잡이는 오래되어 반들반들 윤이 났고, 가죽 끈은 그의 손바닥에 감겼다.

"엄마."

그의 목소리는 낮고 약간 떨렸다. 임설은 침대에 엎드려 있었고, 손목은 이미 침대 머리맡에 묶여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아들을 바라보며 입가에 드문 미소를 띠었다.

"처음이니까 천천히 해."

임설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녀의 몸은 살짝 긴장되어 있었다. 진양은 채찍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목이 긴장하면서 첫 번째 채찍이 허공을 가르며 내려왔다.

"채찍!"

가죽이 살갗에 닿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임설의 어깨가 움츠러들었고, 그녀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

그것은 고통과 쾌락이 섞인 소리였다. 진양의 손이 멈췄다. 그는 엄마의 등을 바라보며 붉게 부어오른 자국을 보았다.

"이 정도면 돼?"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섞여 있었다. 임설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이상한 열기가 있었다.

"더. 더 아프게 해."

진양이 망설였다. 임설은 자신의 허리를 조금 더 높이 들었다.

"내가 가르쳐 줄게. 손목을 더 쓰지 말고, 팔 전체의 힘을 이용해야 해. 그래야 채찍이 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졌다. 진양은 그녀가 일러준 대로 손목을 고정하고 팔 전체의 힘을 이용해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 채찍!"

연이은 두 대가 그녀의 등을 강타했다. 임설의 몸이 심하게 떨렸고, 그녀의 손가락이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아, 아... 그래... 바로 그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숨이 차서 끊어졌다. 진양의 채찍은 멈추지 않았다. 점점 더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채찍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 살갗을 때리는 소리, 그리고 그녀의 억눌린 신음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열 번째 채찍이 떨어졌을 때, 임설의 몸이 갑자기 긴장했다. 그녀의 허리가 아치형으로 휘어졌고, 그녀의 입술 사이로 길고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으, 으으..."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진양은 채찍을 내려놓고 엄마를 바라보았다. 임설의 얼굴에는 이상한 홍조가 떠올랐고, 그녀의 눈은 흐릿하게 풀려 있었다.

"엄마?"

진양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임설은 천천히 숨을 골랐다. 그녀의 눈동자가 점점 초점을 되찾았다.

"괜찮아. 엄마는... 괜찮아."

그녀는 일어나 앉으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주저앉았다. 진양이 그녀를 부축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을 때, 임설은 전에 없던 기분을 느꼈다. 아들의 손이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이상한 확신이 서려 있었다.

그날 밤, 임설은 작은 일기장을 꺼냈다. 그녀의 손은 아직 약간 떨렸지만, 글씨는 또렷했다.

"오늘, 진양이 나를 처음으로 채찍질했다. 그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펜을 멈추었다. 창밖의 달빛이 방 안으로 흘러들었다.

"그는 점점 그의 아버지를 닮아간다."

스타킹으로 막기

진양이 끈을 조였다. 임설의 손목과 발목은 침대 프레임에 단단히 묶여 나비 매듭처럼 펼쳐졌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가슴이 격하게 오르내렸다. 눈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여 반짝였다.

"제발... 제발 풀어줘..."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했다.

진양은 멈칫했다. 손이 끈을 풀려는 듯 움직였다.

"아니야!" 임설이 갑자기 소리쳤다. "하지 마. 내 스타킹... 벗어서 내 입을 막아."

진양의 눈이 커졌다.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그녀의 오른쪽 다리로 손을 뻗었다. 손끝이 허벅지에 닿자 임설의 몸이 전율했다. 그는 스타킹의 가장자리를 잡고 천천히 벗겨 내렸다. 검은색 나일론이 살결에 스치며 미끄러져 내려갔다.

임설은 숨을 죽였다. 맨살이 드러난 다리가 살짝 떨렸다. 진양은 그 스타킹을 접어 그녀의 입에 밀어 넣었다.

"응... 응응..." 임설의 목소리가 스타킹 너머로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그녀의 눈이 빛났다. 완전히 막힌 입에서 나는 신음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진양은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랍에서 작은 바이브레이터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아버지가 남긴 물건들 중 하나였다. 임설의 눈이 그 움직임을 따라갔다. 그녀의 몸이 긴장했다.

진양은 침대 옆에 앉아 바이브레이터의 스위치를 켰다. 낮은 진동음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는 천천히 그것을 임설의 허벅지 사이로 밀어 넣었다.

"응응... 응!" 임설의 몸이 격하게 반응했다. 그녀는 엉덩이를 들어 올리려 애썼지만 끈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진동이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직격했다. 다리가 떨리고 발가락이 말려 올라갔다.

진양은 속도를 높였다. 더 깊이, 더 세게 밀어 넣었다. 임설의 몸이 침대 위에서 몸부림쳤다. 온몸의 근육이 수축되고 이완되기를 반복했다. 스타킹 너머로 흘러나오는 신음이 점점 거칠어졌다.

그녀의 눈이 뒤집힐 듯 흐려졌다. 이 완전한 지배, 이 무력함. 모든 것이 그녀를 더 깊은 쾌락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단지 몸을 맡기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각에 몸을 실었다. 끈에 묶인 손목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그녀에게는 달콤한 고통이었다.

방 안에는 진동음과 임설의 신음만이 울려 퍼졌다. 진양은 바이브레이터를 조절하며 그녀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그의 표정은 차가웠지만 눈동자 속에는 어두운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극한의 결박

진양은 천장에 고정된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쇠사슬 끝에는 두 개의 굵은 밧줄이 매달려 있었고, 밧줄 끝에는 손목을 묶는 가죽 끈이 달려 있었다. 그는 어머니 임설의 벌거벗은 몸을 바라보았다. 임설은 방 한가운데 서 있었고, 온몸이 긴장되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손 들어.”

진양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령적이었다. 임설은 순종적으로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진양은 가죽 끈을 그녀의 손목에 단단히 채웠다. 가죽이 피부를 누르는 감촉이 임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번지게 했다.

“이제 들어올릴 거야. 준비됐어?”

임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양이 쇠사슬을 당기자 밧줄이 팽팽해지며 임설의 몸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발끝이 바닥에서 몇 센티미터 떠오르자 그녀의 전신 무게가 손목으로 쏠렸다. 어깨가 빠질 듯한 통증이 전해졌지만, 임설은 그 고통을 음미하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아직 아파?”

“아니… 괜찮아.”

진양은 임설의 몸을 빙글빙글 돌며 밧줄을 살폈다. 그는 굵은 삼줄을 들어 임설의 허리를 여러 겹 감았다. 밧줄이 살을 파고들었고, 임설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진양은 그 밧줄을 뒤쪽 대들보에 고정시켜 임설의 몸이 앞으로 약간 숙여지게 만들었다.

“다리도 벌려.”

임설은 순순히 다리를 벌렸다. 진양은 그녀의 허벅지 위아래로 밧줄을 감아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했다. 이제 임설은 손목이 천장에 묶이고, 허리와 다리가 대들보에 고정된 채 매달린 형국이었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

“이제 네 몸은 내 거야. 내가 원하는 대로 할 거야.”

진양의 손이 임설의 가슴을 스쳤다. 그는 젖꼭지에 달린 작은 쇠집게를 집어 들었다. 집게 안쪽에는 미세한 톱니가 있어 살을 꽉 물도록 되어 있었다. 그는 오른쪽 젖꼭지에 집게를 물렸다. 딸깍 소리와 함께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임설을 휘감았다.

“아…”

신음이 터져 나왔다. 진양은 왼쪽 젖꼭지에도 같은 집게를 물렸다. 이제 임설의 두 젖꼭지는 쇠집게가 꽉 물고 있었고, 집게 끝에 달린 작은 사슬이 흔들릴 때마다 통증이 전해졌다.

“아직 끝이 아니야.”

진양은 무릎을 꿇고 임설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그는 작은 집게 하나를 더 꺼냈다. 임설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다. 클리토리스.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 진양은 두 손가락으로 음순을 벌리고, 집게를 클리토리스에 정확히 물렸다.

“으아아!”

날카로운 비명이 방을 찢었다. 통증과 쾌락이 뒤섞여 임설의 몸을 관통했다. 그녀는 몸부림치려 했지만 밧줄이 그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했다. 오직 떨림만이 그녀의 반응이었다.

진양은 일어서서 임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 눈빛은 분명히 더를 갈망하고 있었다.

“계속할까?”

임설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엄마가 이렇게 묶였는데… 안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니?”

진양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상자에서 긴 전동 딜도를 꺼냈다. 검은색 실리콘 재질에 길이 약 20센티미터. 표면에는 굵은 돌기가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그는 딜도에 윤활제를 충분히 바르고 전원을 켰다. 낮은 윙윙거림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숨 깊게 들이쉬어.”

임설이 숨을 들이켰다. 진양은 딜도의 끝을 그녀의 질 입구에 대고 천천히 밀어 넣었다. 돌기가 질벽을 긁으며 들어가는 감각에 임설의 몸이 움찔했다. 진양은 딜도가 완전히 삽입될 때까지 밀어 넣었다. 딜도의 나머지 부분이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진동은 내가 조절할게. 네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한번 보자.”

진양은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다. 딜도가 낮은 진동을 시작했다. 임설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진동이 점점 빨라지고 강해졌다. 클리토리스의 집게가 진동과 함께 흔들리며 더 강한 자극을 전달했다.

“아… 안 돼… 너무…”

임설의 말은 신음으로 변했다. 그녀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골반을 밀어 올렸다. 매달린 자세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직 자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진양은 리모컨을 최고 속도로 돌렸다. 딜도가 미친 듯이 진동했다. 돌기가 질벽을 마구 긁어댔다. 임설의 머리가 뒤로 젖혀졌고, 입에서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싸도 돼. 네 몸이 원하는 대로.”

진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설의 몸이 격렬하게 경직되었다. 첫 번째 절정이 그녀를 휩쓸었다. 질벽이 강하게 수축하며 딜도를 조였다. 하지만 진양은 진동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빠르게 했다.

“아직이야. 한 번 더.”

임설은 절정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자극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두 번째 절정이 더 강하게 밀려왔다. 그녀의 몸이 대들보에 매달린 채 격렬하게 떨렸다. 눈물과 침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진양은 그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한 번 리모컨을 조작했다. 진동이 불규칙한 패턴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멈췄다가, 더 강하게 폭발했다.

“제발… 그만… 더는 못…”

임설의 말은 중간에 끊겼다. 세 번째 절정이 그녀를 덮쳤다. 이번에는 절정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그녀의 몸이 연속적으로 경련했다. 눈앞이 하얘지고,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몇 분 후, 임설의 몸이 축 늘어졌다. 진동은 여전히 계속되었지만 그녀는 이미 의식이 흐릿해졌다. 진양은 마지막으로 리모컨의 강도를 최대로 올렸다. 임설의 몸이 한 번 크게 뒤틀리더니, 마지막 절정을 맞이했다. 그녀의 질에서 액체가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진양은 딜도를 껐다. 방 안에는 임설의 거친 숨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가끔씩 떨리고 있었다.

“잘했어. 오늘은 여기까지다.”

진양이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임설은 천천히 바닥에 내려와 엎드렸다. 그녀의 몸에는 밧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젖꼭지와 클리토리스의 집게 자리에는 붉은 자국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고마워… 진양아…”

임설의 속삭임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대여 계획

“진양아.”

임설이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한 목소리로 아들을 불렀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진양이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는 평소와 다름없는 단정한 모습이었다. 니트 가디건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 그리고 그 속에 신은 베이지색 스타킹. 발목까지 감싸는 그 스타킹이 진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엄마가… 하나 부탁할 게 있어.”

임설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살짝 떨렸다. 진양은 아무것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이든 해요, 엄마.”

“엄마를… 빌려줘.”

진양의 눈이 커졌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빌려준다는 게 무슨…?”

“인터넷에… 엄마 같은 사람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를 성노예로 대여해 달라는 거야. 네가 정해준 규칙대로 묶고, 가방에 넣어서 보내는 거야.”

진양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손에 쥔 컵이 바닥에 떨어질 뻔했다.

“엄마, 미친 소리 하지 마세요.”

“미친 소리 아니야. 나는… 네 아버지한테 배운 대로 살고 싶어. 너도 알잖아. 나는 네가 나를 채찍질할 때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임설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 속에는 간절함과 갈망이 섞여 있었다. 진양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버지가 남긴 영상들, 어머니를 묶고 때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후 어머니가 보여주던 만족스러운 미소.

“규칙은 네가 정해. 엄마는… 네가 시키는 대로 할게.”

진양은 긴 침묵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내가 모든 걸 통제할 거야.”

임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다음 날, 방 안은 무거운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임설은 침대 위에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알몸 위에 걸쳐진 건 오직 베이지색 스타킹 한 켤레뿐이었다. 스타킹은 그녀의 허벅지까지 올라와 있었고, 발가락까지 팽팽하게 감싸고 있었다.

진양은 손에 스타킹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입을 벌리게 했다.

“입 벌려.”

임설이 순순히 입을 열었다. 진양은 스타킹을 둥글게 말아 그녀의 입 속에 밀어 넣었다. 스타킹의 거친 질감이 혀와 입천장을 스쳤다. 임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그 눈빛은 기쁨으로 빛나고 있었다.

“음… 음…”

스타킹으로 막힌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진양은 그 소리를 무시하고, 다음 준비를 했다.

그는 상자에서 바이브레이터를 꺼냈다. 길고 굵은 그것은 임설의 보지를 향했다. 임설이 다리를 벌렸다. 진양은 아무 말 없이 바이브레이터에 젤을 바르고 천천히 밀어 넣었다.

“으… 으으…”

임설의 몸이 떨렸다. 차가운 기구가 속을 채우는 감각이 그녀를 자극했다. 진양은 끝까지 밀어 넣은 후, 바이브레이터의 리모컨을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은…”

그가 항문 마개를 꺼냈다. 그 전에 관장이 필요했다. 진양은 미리 준비한 관장기를 가져왔다. 임설은 엎드린 자세를 취했다. 따뜻한 물이 항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아…”

임설의 배가 부풀어 올랐다. 진양은 물이 다 들어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관장기를 빼냈다.

“참아. 내가 말할 때까지.”

임설은 꽉 참으며 배에 힘을 주었다. 몇 분 후, 진양이 허락했다.

“이제 빼.”

임설이 화장실로 달려갔다. 깨끗이 비워진 후, 다시 돌아왔다. 진양은 항문 마개에 윤활제를 바르고 천천히 밀어 넣었다. 항문이 팽창하는 감각에 임설이 신음을 흘렸다.

“다 됐어.”

진양이 임설의 손목과 발목을 묶기 시작했다. 굵은 밧줄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손목은 등 뒤로 묶였고, 발목은 무릎까지 당겨져 고정되었다.

“이제 가방에 들어가.”

진양이 큰 여행용 가방을 열었다. 임설은 묶인 몸을 비틀며 가방 속에 들어갔다. 진양은 그녀의 몸을 웅크리게 하고, 가방을 닫았다. 지퍼가 닫히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이틀 동안 있을 거야. 인터넷 구매자가 기다리고 있어.”

임설은 가방 속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둡고 좁은 공간, 묶인 몸, 그리고 보지 속의 바이브레이터와 항문의 마개. 모든 것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진양은 가방 손잡이를 들고 현관으로 나갔다. 택배 기사에게 가방을 건네며 주소를 말했다.

“이틀 후에 도착할 거예요.”

택배 기사가 가방을 트럭에 실었다. 진양은 문을 닫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 안에는 어머니의 냄새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는 리모컨을 꺼내 바이브레이터의 진동을 켰다.

가방 속에서 임설이 몸을 떨었다. 진동이 보지 속을 자극했다. 그녀는 입이 막혀 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몸이 반응했다.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그건 고통이 아닌 쾌감의 눈물이었다.

이틀 동안, 임설은 가방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둠과 고요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꼈다. 바이브레이터가 멈추지 않고 진동했고, 항문 마개가 그녀를 채웠다. 입을 막은 스타킹은 침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처음 대여인데, 이렇게 철저하게 묶여서 보내졌다. 앞으로는 더 극단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조아와 조염을 만난다면? 그녀는 그 상상만으로도 몸이 뜨거워졌다.

가방이 흔들릴 때마다, 트럭이 움직일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완전히 타인의 손에 넘겨졌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 사실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이틀 후, 가방이 도착했다. 구매자는 조심스럽게 가방을 열었다. 그 안에서 임설이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 아닌 기대가 담겨 있었다.

구매자는 그녀의 입에서 스타킹을 빼냈다. 임설이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더… 더 세게 해줘.”

낯선 이의 조련

임설은 눈을 가린 채 차에 실려 왔다. 처음엔 심장이 터질 듯 뛰었지만, 곧 그 불안조차도 짜릿한 쾌감으로 변했다. 낯선 남자의 손길은 처음이었다. 남편 이후로, 진양 이후로, 오직 그들만이 그녀를 만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낯선 이의 거친 손이 그녀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눈을 뜨지 마.”

낮고 차가운 목소리. 임설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명령을 따랐다. 그녀를 이끄는 손은 아랫배를 짓누르며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손목이 거친 끈으로 묶였다. 익숙한 감각. 진양이 묶을 때와는 다른 힘. 더 거칠고, 더 무자비했다.

번쩍이는 금속 소리. 무엇인가가 그녀의 입술을 스쳤다. 재갈이었다. 고무 같은 재질이 입 안을 가득 채우고, 끈이 머리 뒤로 팽팽하게 조여졌다. 임설의 숨이 거칠어졌다. 혀로 재갈을 밀어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침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좋아. 그게 바로 네 모습이야.”

낯선 이가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임설의 몸이 떨렸다. 그는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단정한 원피스가 조각조각 나뒹굴었다. 속옷까지 벗겨지자 알몸이 드러났고, 임설은 추위와 수치심에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그 수치심조차도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자, 이게 뭔지 알아?”

무언가가 그녀의 젖꼭지에 닿았다. 차갑고 단단한 금속. 집게였다. 조여지는 순간, 임설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하지만 그 고통은 그녀의 속에서 뜨거운 불길처럼 타올랐다. 더 세게. 더 아프게.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의 요구를 전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신음이냐?”

낯선 이는 집게를 더 세게 조였다. 임설의 무릎이 풀렸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남자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채찍이 허벅지를 때렸다. 따갑고 뜨거운 통증이 번졌다. 두 번째, 세 번째. 채찍은 점점 더 강해졌다.

“더 세게… 제발…”

임설의 목소리는 재갈 너머로 흐릿하게 새어 나왔다. 남자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는 낮고 음흉한 웃음을 흘렸다.

“참 기특한 암캐다. 더 세게 해달라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채찍이 더 거세게 내리쳤다. 허벅지, 엉덩이, 등. 온몸이 불에 덴 듯 아팠지만, 임설은 그 고통 속에서 황홀경을 느꼈다. 눈물이 흐르고, 침이 질질 흘렀지만, 그녀는 더 원했다.

잠시 후, 남자가 그녀에게서 재갈을 풀었다. 대신 코걸이가 코에 채워졌다. 쇠사슬이 달린 그것이 얼굴을 팽팽하게 당겼다. 남자는 사슬을 잡아당기며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네 주인은 누구지?”

“당…신입니다…”

“정확히 말해.”

“낯선… 주인님…”

임설의 목소리는 떨렸다. 남자는 사슬을 더 세계 당겼다. 코가 찢어질 듯 아팠지만, 그녀는 참았다.

“네 이름은?”

“임…임설입니다…”

“아니다. 지금부터 네 이름은 ‘암캐’다. 알겠어?”

“……네.”

“크게 말해.”

“네, 주인님! 저는 암캐입니다!”

임설이 외쳤다. 그러자 남자는 만족한 듯 사슬을 늦추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오히려 더 수치스러웠다. 개를 대하듯 부드럽게.

“좋아. 자, 이제 기어.”

개 목줄이 목에 채워졌다. 가죽끈이 거칠게 피부를 문질렀다. 임설은 네 발로 엎드렸다. 남자는 목줄을 잡아당기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그 뒤를 따라 기어갔다. 무릎이 차가운 바닥에 닿았고, 손바닥이 걸레받이에 스치며 따끔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방 안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남자가 그녀의 엉덩이를 툭 쳤다.

“잘했어. 상을 줘야겠군.”

그가 무언가를 꺼냈다. 임설은 눈을 가린 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곧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무언가 뜨겁고 끈적한 액체가 그녀의 입안으로 흘러들었다. 정액이었다. 낯선 이의 정액. 임설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그것을 삼키며, 혀로 손가락까지 핥아냈다.

“참 착한 암캐야. 하지만 아직 멀었어.”

남자는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손목이 풀리고, 눈가리개가 벗겨졌다. 임설은 눈을 깜빡이며 낯선 방을 둘러보았다. 좁은 원룸이었다. 벽에는 거울이 여러 개 붙어 있었고, 각종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진양이 쓰던 것보다 더 크고 위협적인 것들도 보였다.

“여기서 다시 시작이다. 오늘 밤이 길어.”

남자는 채찍을 들었다. 임설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다시 네 발로 엎드렸다. 채찍이 등을 때렸다. 그녀는 아픔에 몸을 떨면서도, 고개를 숙이며 주인의 발치에 입을 맞췄다.

“더… 더 세게…”

임설의 목소리는 이미 갈라져 있었다. 남자는 그 요구에 응했다. 밤은 깊어만 갔다.

며칠 후, 임설은 집으로 돌아왔다. 몸은 멍과 상처투성이였지만, 그녀의 눈에는 이상한 평화가 깃들어 있었다. 그날 저녁, 그녀는 방 안에 앉아 일기장을 펼쳤다. 손끝이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갔다.

“오늘… 나는 낯선 이의 손에 조련되었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나는 진정한 나를 발견했다. 나는 더 이상 임설이 아니다. 나는…”

잠시 멈추었다. 펜을 다시 움직였다.

“나는 모두의 암캐다.”

그녀는 일기장을 덮고, 조용히 웃었다. 그 웃음에는 슬픔도, 기쁨도, 체념도 섞여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바라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