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 장삼의 손이 아내의 허리에 감겨 있었다. 두 사람의 숨결은 아직 가쁘고, 방 안에는 사랑을 나눈 흔적이 가득했다. 순월은 눈을 감고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권태로운 듯, 만족한 듯.
“순월아.” 장삼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순월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가 이런 식으로 부를 때면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거였다.
“왜?”
장삼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20년 동안 함께한 아내였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이는 들어도 그 자태는 시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그녀 안에도, 그 자신 안에도 시간이 쌓아올린 권태가 서려 있다는 것을.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순월은 일어나 반쯤 기대었다. 이불이 살짝 미끄러져 내려와 매끈한 어깨가 드러났다.
“말해.”
장삼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욕망인지 두려움인지 분간할 수 없는 빛이 반짝였다.
“네가… 다른 남자와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
순월의 손이 멈췄다.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뭐?”
“다른 남자가 너를 갖는 모습. 네가 쾌감에 젖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것이 나를 미치게 만들어.”
침묵이 흘렀다. 순월은 그를 쳐다봤다. 그의 얼굴에는 고통과 갈망이 뒤섞여 있었다. 평소에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약한 면이었다.
“장삼, 너 미친 거 아니야?”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붙잡았다.
“미친 건지도 몰라. 하지만 이게 내 진심이야. 이렇게 해야 우리 관계에 다시 불이 붙을 것 같아. 너를 다른 남자에게 빼앗길까 봐 두렵지만, 동시에 그 모습을 보고 싶어. 네가 다른 남자에게도 그렇게 반응하는지, 네가 완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
순월은 그의 손을 떼어냈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와 혼란이 교차했다.
“내가 네 장난감이야? 네 취향을 위해 몸을 바쳐야 해?”
“그런 뜻이 아니야. 나는 너를 사랑해. 진짜로. 하지만 이렇게 가라앉아 있는 결혼 생활이 싫어. 너도 느끼잖아? 우리 사이에 무언가 빠져 있다는 걸.”
장삼은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순월이 뿌리치지 않았다.
“부탁이야, 순월아. 한 번만 시도해 보자. 네가 원하지 않으면 바로 멈춰. 나는 네가 선택하는 대로 따를게.”
순월은 그의 눈을 오래 바라봤다. 거기에는 간절함이 있었다. 진짜 아픔이었다. 그녀는 그를 알고 있었다. 그는 때로는 집착이 심했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그런 그가 이토록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
침묵이 길어졌다. 마침내 순월이 입을 열었다.
“좋아, 해보자. 하지만 조건이 있어.”
장삼의 눈빛이 반짝였다.
“말해봐.”
“첫째, 대상은 내가 고른다. 네가 원하는 사람을 데려오는 거 아냐.”
“좋아.”
“둘째, 시간과 장소도 내가 정한다. 네가 간섭하지 마.”
“알겠어.”
“셋째, 이것은 단 한 번의 실험이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다시는 꺼내지 마.”
장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해.”
순월은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창문 너머로 달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속에서는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두려움인지, 설렘인지. 아니면 그녀 자신도 몰랐던 욕망의 씨앗이 움트는 것인지.
“내일 회사에서 사람을 알아볼게.”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장삼은 그녀를 다시 품에 안았다. 그녀의 체온이 전해졌다. 하지만 그 순간, 순월은 그가 전에 없이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소유의 손길이 아니라, 놓아주는 손길이었다. 아니, 놓아주기를 두려워하는 손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