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완칭의 생일 파티는 호화 저택의 대연회장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었다. 수백 송이의 장미가 홀을 가득 채웠고, 샹파뉴 탑은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에서 황금빛 거품을 반짝였다. 하객들은 비단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그녀의 눈에는 모두 흐릿하게 보였다.
“축하드려요, 쑤 양.”
린루야오가 은쟁반에 술잔을 받쳐 들고 다가왔다. 하녀복을 입은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공손한 태도를 취했지만,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쑤완칭은 그 하녀를 싫어했다. 항상 그늘진 곳에서 은밀히 그녀를 노려보던 그 눈빛, 주인을 모독하는 듯한 눈길. 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았기에 그냥 잔을 집어 들었다.
술이 목젖을 스치는 순간, 세상이 뒤집혔다.
쑤완칭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가, 이내 무언가 단단한 대지에 처박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자신의 몸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바로 그 자리, 흰색 명주 드레스를 입고, 방금 전까지 자신이 서 있던 그 자리였다.
그리고 그 몸은 지금 일어나고 있었다.
린루야오의 손이었다. 그 손이 드레스 자락을 털고, 우아하게 목걸이를 만지며, 입가에 익숙하면서도 낯선 미소를 띠고 있었다.
“괜찮아요, 쑤 양?”
누군가가 물었다. 그리고 그 몸은 대답했다.
“응, 좀 어지러웠어. 괜찮아요.”
린루야오의 목소리였지만, 쑤완칭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쑤완칭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거칠고,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하녀의 손이었다. 그녀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주저앉았다. 누군가가 그녀를 비웃었다.
“저 하녀,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생일 파티에 취하다니.”
“쑤 양께서 너그러우셔서 그렇지, 다른 집 같았으면 당장 쫓겨났을 걸.”
쑤완칭은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내가 쑤완칭이다! 저 여자가 사기꾼이다!” 하지만 목구멍에서는 이상한 신음 소리만 새어 나왔다.
린루야오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바로 자신의 얼굴, 자신의 몸이었다. 그 몸이 몸을 구부려 쑤완칭의 턱을 잡았다.
“조심해, 말석이야.”
린루야오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기분 망치고 싶지 않으면 방으로 들어가 있어.”
그 말투는 명령이었다. 그리고 하객들 앞에서 쑤완칭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하녀들의 시선 속에서 끌려나와 좁은 하인 숙소로 돌아갔다. 방에는 냄새나는 침대 하나와 낡은 화장대가 전부였다. 거울 속의 얼굴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낯선 이목구비, 낯선 피부, 낯선 모든 것.
쑤완칭은 거울을 부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날 밤,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린루야오—이제는 쑤완칭의 몸을 가진 그녀—는 집사에게 “저 하녀, 루야오, 오늘 파티에서 내가 직접 부끄러움을 당하게 했어. 당장 내일 지하 매춘업소로 보내라. 그런 곳이 그런 타락한 하녀에게 딱 맞는 곳이야.”라고 말했다.
집사는 망설였다. “하지만, 아가씨, 그건 너무……”
“내 말이 법이다.”
린루야오의 말투에는 거절할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그 눈빛은 집사가 알던 쑤완칭의 눈빛과는 달랐다. 더욱 차갑고, 더욱 단호하며,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했다.
다음 날 아침, 쑤완칭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두 명의 사내가 방문 앞에 서 있었다.
“일어나, 출발해야 해.”
그들은 그녀를 끌고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 현관문을 지나갔다. 쑤완칭은 몸부림쳤지만, 이 가냘픈 하녀의 몸은 아무런 힘도 나오지 않았다.
“이러지 마! 나는 쑤완칭이야! 저 여자가 날 속였어!”
그녀의 외침은 대리석 복도에 메아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하인들은 고개를 숙이고, 경비들은 무표정했으며, 우아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있던 그녀의 ‘어머니’조차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린루야오가 2층 난간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쑤완칭의 아름다운 얼굴로,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잘 가, 루야오.”
그녀가 작게 말했다. “네가 없으니, 이제 모든 것이 훨씬 편해지겠구나.”
호송차는 낡고 더러웠다. 쑤완칭은 철창 안에 갇혀 차가 운동장을 빠져나가는 동안 계속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호화 저택은 점점 작아지고, 언덕 위에서 태양 아래 반짝이며, 마치 그녀의 과거를 비웃기라도 하듯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손톱이 살을 파고드는 것도 잊은 채 난간을 꽉 움켜쥐었다.
“돌아갈 거야…… 반드시 돌아가서 알아낼 거야……”
하지만 차가 도시를 벗어나 점점 황량한 외곽으로 들어갈수록, 그 약속은 자신에게도 공허하게 들렸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가는 곳은 단순한 업소가 아니라,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쑤샤오디에와 같은 이들이었다. 그들은 그녀의 자존심을 산산조각내고, 그녀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개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뒤에 남겨진 저택에서는 린루야오가 발코니에 서서 멀어져 가는 호송차를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고마워, 완칭.”
그녀가 중얼거렸다. “네 인생, 내가 대신 잘 살아줄게.”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는 쑤완칭이 본 적 없는 야망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단지 신분을 빼앗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모든 것, 더 많은 것을 원했다.
그리고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하 매춘업소로 보내진 진짜 쑤완칭은 결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이미 그곳의 관리자와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린루야오는 웃었다. 그 웃음은 차갑고도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