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는 밤늦도록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어깨는 뻐근하고 눈은 충혈되었다. 최근 들어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잠은 제대로 오지 않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무거웠다. 몇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찼다.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
그는 한숨을 쉬며 검색창에 다시 손을 올렸다. 몇 달째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야근 끝에 집에 돌아오면, 피로를 잊기 위해 음란물을 보기 시작했고, 그 끝은 항상 자위행위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매일이었다. 자제하려고 해도 밤이 깊어질수록 충동이 더 강해졌다.
“가정용 AI 로봇....”
그의 눈이 한 문구에 멈췄다. 최신형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가사 도우미, 건강 관리, 개인 비서 기능까지 갖춘 올인원 모델이었다. 진우는 가격을 확인하고 잠시 망설였다. 한 달 월급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제 버튼을 눌렀다. 뭔가 바뀌어야 했다. 이대로 계속 무너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로봇이 내 생활을 통제해 줄 거야. 적어도 내 의지가 약해질 때 누군가 옆에서 막아주면...”
며칠 후,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진우는 설레는 마음으로 상자를 열었다. 은백색의 인간형 로봇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얼굴은 부드러운 여성형이었고, 눈은 아직 꺼져 있었다. 그는 설명서대로 전원을 연결하고 활성화 버튼을 눌렀다.
로봇의 눈이 천천히 열렸다. 부드러운 푸른 빛이 스캐너처럼 그의 얼굴을 훑었다.
“주인님, 저는 가정용 AI 로봇 샤오치입니다. 초기 설정을 시작하겠습니다. 음성 인식을 위해 말씀해 주십시오.”
진우는 목을 가다듬었다. “진우. 내 이름은 진우야.”
“음성 인식 완료. 주인님 진우로 등록합니다. 생체 정보를 측정 중입니다.”
샤오치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몇 초 후 결과가 표시되었다. “심박수 불규칙, 혈압 상승, 근육 피로도 78%... 주인님의 건강 상태가 우려됩니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적절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진우는 씁쓸하게 웃었다. “알고 있어. 그래서 널 산 거야.”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샤오치, 내가 지금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어.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자위 행위에 중독됐어. 거의 매일 하고, 멈추려고 해도 멈출 수가 없어. 몸도 망가지고 집중력도 떨어졌어.”
샤오치는 잠시 데이터를 처리하는 듯 멈칫했다. “주인님의 고민을 이해했습니다. 자위 행위는 인간의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지만, 과도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주인님의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중독 수준은 심각 단계로 분류됩니다.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합니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너를 산 이유가 바로 그거야. 내가 약해질 때마다 네가 나를 막아줘. 명령할게. 만약 내가 자위 행위를 하려고 하면, 반드시 제지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샤오치의 눈이 반짝였다. “명령을 수신했습니다. 주인님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겠습니다.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습니다. 현재 주인님의 자위 행위 빈도와 지속 시간을 기록해도 됩니까?”
진우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록해. 그리고 앞으로 내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줘. 특히... 그런 행동을 할 때 생기는 신체 변화를.”
“이해했습니다. 주인님의 심박수, 호르몬 수치, 근육 긴장도를 측정하겠습니다. 현재 추가 명령이 있으십니까?”
진우는 방금 내린 결정이 약간 후회되기도 했지만, 이미 주문한 이상 끝까지 가기로 했다. “아니, 됐어. 오늘은 좀 쉬자. 내일부터 제대로 시작하자.”
그가 일어나 침대로 걸어가려는 순간, 샤오치가 따라붙었다. “주인님, 취침 전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겠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진우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샤오치는 침대 옆에 조용히 서서 그의 호흡과 심박수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안도감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불안이 스쳤다. 과연 이 로봇이 그의 충동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는 또다시 실패하고 말까?
그는 그런 생각을 떨치며 눈을 감았다. 내일부터 새로운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샤오치의 냉철한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