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그 침묵은 평화롭지 않았다. 방 안에는 어머니, 이모, 그리고 소건이 있었다. 공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머니의 손에는 부드러운 천 조각이 들려 있었다. 그것으로 이모의 손목을 묶으려 했지만, 이모는 고개를 저었다.
"언니, 그건 너무 약해." 이모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단호했다. "그걸로는 아무것도 안 돼. 움찔하면 풀릴 게 뻔해."
어머니는 당황했다. "처음이잖아. 너무 세게 하면..."
"난 괜찮아." 이모가 말을 끊었다. 그녀의 시선은 방 구석에 서 있는 소건을 향했다. 소년은 조용히 서서 두 여자를 관찰하고 있었다. "소건아." 이모가 불렀다. "여기 제대로 된 밧줄 있어?"
소건은 대답 없이 다가왔다.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확신에 차 있었다. 벽장을 열자 여러 종류의 밧줄이 정리되어 있었다. 굵기가 다른 삼줄과 면줄, 매듭을 돕는 도구들. 그는 가장 굵고 거친 삼줄을 골랐다.
이모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소건이 다가가자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진짜로 해. 장난치지 말고."
소건은 잠시 이모를 응시했다. 그러고는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이모, 제가 하는 대로 몸을 맡기면 돼요."
이모는 짧게 숨을 들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건은 먼저 이모의 오른쪽 발목을 잡았다. 거친 밧줄이 발목 살에 감겼다. 한 번, 두 번, 세 번. 힘껏 조였다. 이모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건은 밧줄을 침대 다리에 단단히 고정했다. 이어서 왼쪽 발목도 같은 방식으로 묶었다. 이모의 다리는 자연스럽게 벌어졌다.
이모가 몸을 움직여 봤지만, 발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혀를 찼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게 묶여 있었다. 진짜였다.
"이제 손이요." 소건이 차분하게 말했다.
이모는 순순히 두 손을 내밀었다. 소건은 그 손목을 잡아 머리 위로 끌어올렸다. 침대 헤드에 달린 쇠고리에 손목을 밧줄로 고정했다. 이렇게 하면 팔이 머리 위로 쭉 뻗은 채로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이모는 팔을 잡아당겨 봤지만, 밧줄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손목에 더 깊이 파고들었다.
"아." 이모가 작게 신음했다. 거친 밧줄이 피부를 스치며 따끔거렸다. 하지만 그 통증이 오히려 현실감을 주었다. 꿈이 아니었다.
소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모의 몸통을 감싸는 밧줄을 준비했다. 이모의 허리를 약간 들어 올리자 그 밑으로 밧줄을 통과시켰다. 가슴 아래와 골반 위를 두 줄로 감싸 침대 프레임과 연결했다. 이제 이모는 발목, 손목, 몸통까지 완전히 고정되었다. 오체포박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이모가 몸을 움직여 봤다. 전혀 빠져나올 수 없었다. 발목은 단단히 고정되었고, 팔은 머리 위로 묶여 있었다. 몸통을 감싼 밧줄 덕분에 상체를 조금이라도 들어 올릴 수도 없었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고개와 손가락, 발가락뿐이었다.
"어때요?" 소건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질문일 뿐이었다.
이모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가슴이 부풀어 오르자 밧줄이 더 강하게 살을 조였다. 처음 느껴본 감각이었다. 두려움과 동시에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모든 통제권을 내려놓았다는 안도감. 결정할 필요가 없고, 저항할 필요도 없다. 그냥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 완전히 의지하는 것. 그게 이렇게 편안한 줄 몰랐다.
"좋아..." 이모가 작게 중얼거렸다. "정말 좋아."
그녀의 눈빛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지배당하는 이 쾌감은 처음이었다. 몰랐던 자신의 욕망이 깨어나고 있었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게임의 첫 단계를 넘어선 것이다. 이모의 돌파가 시작되었다. 어머니는 침대 옆에 서서 이 모든 장면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이모의 얼굴에 번지는 그 묘한 황홀감이 낯설었다. 소건은 만족스러운 듯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