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루는 스물네 살, 한의사 집안의 외동딸이었다. 그녀의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져 온 한의원은 작은 동네에서 이름난 곳이었다. 어릴 적부터 약재 냄새와 탕약 끓는 소리를 들으며 자란 그녀는 자연스럽게 침과 약재에 익숙해졌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녀의 성적은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고, 교수들은 입을 모아 그녀를 두고 “의술 재능이 뛰어난 아이”라고 칭찬했다.
졸업을 앞둔 봄, 양루는 수도에 있는 3차 병원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녀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방 안에서 깡충깡충 뛰며 기뻐했다. 수년간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어머니는 그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아버지는 조용히 “의술은 인생을 다 바쳐야 하는 길이다. 네가 이 길을 선택했으니 끝까지 걸어가라”고 당부했다.
첫 출근 날, 양루는 하얀 가운을 입고 병원 현관 앞에 섰다. 높은 건물은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현관 앞에는 환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동시에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한의사로서의 꿈이 이제야 시작된 것이다.
병원 내부는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었고, 한약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양루는 인사팀 직원을 따라 한의과 진료실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며 그녀는 여러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여기가 한의과 주임 왕촨신 선생님의 진료실이에요. 주임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인사팀 직원이 문을 열며 말했다. 양루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널찍했고, 책상 위에는 각종 서류와 한약재 샘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책상 뒤에는 예순 가까워 보이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흰 가운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자비로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새로 부임한 양루라고 합니다.”
양루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고개를 숙였다.
왕촨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부드러웠지만, 어쩐지 그녀의 온몸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어, 양루 선생님, 오셨군요. 저는 주임 왕촨신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양루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지만, 그녀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새로운 직장, 새로운 동료, 모든 것이 설레고 신기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주임님.”
“좋아요, 좋아. 내가 조금 안내해 줄게.”
왕촨신은 그녀를 진료실 안팎으로 데리고 다니며 시설을 설명했다. 그는 상냥하고 친절했다. 그가 왼쪽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이 침 치료실이고, 여기 오른쪽이 한약 처방실이야. 너는 먼저 나와 함께 환자를 보면서 실무를 익혀.”
양루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그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그의 지시에 따라 환자를 접수하고, 진료 기록을 작성하며, 침을 뽑고, 약을 조제했다. 그녀는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쳤고, 손놀림도 민첩했다. 동료 간호사들도 그녀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와, 양 선생님, 정말 능숙하시네요. 오늘 첫 출근이신데?”
“네, 집에서 좀 배워서요.”
그녀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자신감으로 빛났다.
첫날 일은 순조로웠다. 저녁 퇴근 시간이 되자 양루는 진료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왕촨신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었다.
“수고했어, 양 선생님. 오늘 첫날인데도 정말 잘했어.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면 금방 성장할 거야.”
“감사합니다, 주임님. 주임님 덕분에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녀는 고개 숙여 인사했다. 왕촨신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 속에는 무언가 다른 감정이 숨어 있었다. 그는 그녀의 매끈한 목선과 늘씬한 허리를 슬쩍 훔쳐보았다. 하지만 양루는 그런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 후로 몇 달 동안, 양루는 병원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진료실을 청소하고, 약재를 준비했다. 환자들이 오면 그녀는 밝은 미소로 맞이하며 침을 놓고, 맥을 짚고, 약을 지어주었다. 그녀의 손길은 정확하고 섬세했다. 노인 환자들은 그녀를 보며 “우리 손녀 같아”라며 좋아했고, 젊은 환자들은 “선생님이 예뻐서 병도 나은 기분”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점심시간이 되면 그녀는 간호사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었다. 그녀에게는 이런 평범한 일상이 소중했다. 병원이라는 곳은 항상 바쁘고 긴장되지만, 그녀는 그 속에서 보람을 느꼈다.
어느 날 오후, 진료가 한산해지자 왕촨신이 그녀를 불렀다.
“양 선생님, 이리 좀 와 봐.”
그녀는 서류를 내려놓고 그의 책상 앞으로 갔다. 그는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 주말에 의학 세미나가 있어. 내가 발표자로 나가게 됐는데, 자료 준비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 네가 좀 도와줄 수 있겠니?”
“네, 물론입니다, 주임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양루는 기꺼이 수락했다. 그녀는 이 일을 자신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왕촨신의 지시에 따라 각종 논문을 찾아보고, 자료를 정리하고,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녀는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 일을 마무리했다.
그날 저녁, 사무실에는 그녀와 왕촨신만 남았다. 그는 그녀의 작업을 확인한 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참 잘했어. 자료 정리가 아주 깔끔하구나. 역시 명문대 출신은 다르구나.”
“아닙니다, 주임님. 아직 배울 게 많습니다.”
그녀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왕촨신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자, 그럼 오늘은 이만 들어가. 내일 또 보자.”
“네, 주임님. 안녕히 계세요.”
그녀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문을 닫으며 그녀는 문틈 사이로 왕촨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눈빛은 어둡고 깊었다. 그녀는 살짝 착각했다가도, 곧 생각을 접었다. 아마도 그녀가 지나치게 예민한 것일 뿐이라고.
시간은 흘러 여름이 되었다. 양루는 병원 생활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그녀는 동료들과 친해졌고, 환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그녀가 몰랐던 것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이 누군가에게는 욕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왕촨신은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점점 더 그녀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침을 놓을 때 드러나는 매끈한 팔, 그녀가 웃을 때 반짝이는 눈, 그녀가 걸을 때 흔들리는 엉덩이. 그 모든 것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겉으로는 여전히 자비로운 선배 의사였지만, 속으로는 점점 더 더러운 생각을 품어갔다.
어느 날 오후, 그가 그녀를 다시 불렀다.
“양 선생님, 이번 주말에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손님이 올 예정이야. 내 사무실에서 간단한 접대를 할 건데, 네가 와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은 쉬는 날이니까 너만 오면 돼.”
“네? 어떤 행사인가요?”
“별거 아니야. 병원 관계자들끼리 모이는 자리야. 네가 좀 거들어 주면 좋겠어.”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주임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주말에 오겠습니다.”
주말, 그녀는 약속된 시간에 병원으로 갔다. 왕촨신의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고, 안에는 몇 명의 중년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정장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권위적인 표정이 깔려 있었다. 왕촨신은 그녀를 보자 반갑게 맞이했다.
“아, 왔구나. 여기 들어와. 이분들은 우리 병원의 주요 관계자분들이야.”
그녀는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음식을 준비하고, 차를 따랐다. 그동안 왕촨신과 손님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루는 그들의 대화에 끼지 않고 조용히 일만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들 중 한 명이 그녀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참 예쁜 아가씨구먼. 왕 선생님이 조수가 좋은 사람을 두셨네.”
그녀는 불편함을 느끼며 몸을 살짝 빼려고 했다. 그때 왕촨신이 말했다.
“양 선생님은 우리 병원의 보배예요. 의술도 뛰어나고 사람도 좋아요.”
그는 그녀를 칭찬하는 듯했지만, 그 칭찬 속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다. 그녀는 그 자리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그날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날 밤, 왕촨신이 그녀를 사무실에 남게 했다. 그가 컴퓨터를 켜며 말했다.
“양 선생님, 오늘 일 고생 많았어. 자, 이제 자료 정리를 좀 도와줘. 내일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그녀는 피곤했지만, 주임의 부탁이라며 참았다. 그녀는 그의 책상 옆에 앉아 서류를 정리했다. 그때 그의 손이 그녀의 손등 위로 올라왔다.
“주임님?”
그녀는 깜짝 놀라 손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양 선생님, 나는 네가 정말 마음에 들어. 너는 아름답고 똑똑하고, 모든 면에서 완벽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달콤했지만, 그녀에게는 소름이 끼치는 음성이었다.
“주임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그냥 선생님의 조수일 뿐입니다.”
“그래, 하지만 나는 더 원해. 너를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그녀는 몸을 떨며 일어섰다.
“주임님,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저는 그냥 일이나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녀는 사무실을 뛰쳐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왕촨신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기다려, 양 선생님.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가는 법이 어디 있어?”
그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그는 그녀를 책상에 밀치고, 그녀 위로 몸을 얹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그의 힘은 예상외로 강했다.
“도와주세요! 놔 주세요!”
그녀는 비명을 질렀지만, 사무실은 방음이 잘 되어 있었다. 아무도 그녀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는 그녀의 옷을 찢으며, 그녀의 몸을 더럽혔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저항했지만, 결국 그의 힘에 굴복하고 말았다.
그날 밤, 그녀는 사무실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그녀의 몸은 상처투성이였고,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왕촨신이 그녀에게 말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구한테 말하면, 너의 사진을 모두에게 공개할 거야. 그리고 너는 이 병원에서 영원히 쫓겨날 거야.”
그는 그녀가 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을 때, 사진을 찍어두었던 것이다. 그 사진들은 그녀가 수치스러운 자세로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그날 이후로 왕촨신의 성노예가 되었다. 그는 그녀를 마음대로 부렸고, 그녀는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낮에는 환자들을 돌보는 뛰어난 의사였지만, 밤이 되면 그의 침실로 끌려가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점점 그 고통에 익숙해졌다. 아니, 오히려 그것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혐오하면서도, 그의 손길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꼈다. 그녀는 M성 변태가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그녀의 이중 생활은 시작되었다. 그녀는 낮에는 환자들에게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고, 밤에는 굴욕과 쾌락의 늪에 빠져들었다. 왕촨신은 그녀를 통해 관료들에게 뇌물을 바쳤고, 결국 병원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5년 후, 왕촨신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양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하게도 그를 그리워했다. 그녀를 학대하고 지배하던 그 남자가 없으니, 그녀는 몸이 근질거렸다.
어느 깊은 밤, 그녀는 방 안에서 혼자 자해를 하며 몸을 학대했다. 그녀는 통증 속에서 희열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철저하게 망가져 있었다.
그때, 진밍지에라는 외과 주임이 나타났다. 그는 왕촨신의 뒤를 이어 그녀를 다시 성노예로 만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더 가혹한 훈련을 시켰다. 진동알을 넣어 출근하게 하고, 개집에서 자게 했다. 그녀는 그에게 사진과 동영상을 이용당하며 2년 동안 고통과 쾌락 속에서 살았다.
그리고 결국 진밍지에가 체포되면서, 그녀는 성노예 회사에 팔려갔다. 그곳에서 그녀는 수란이라는 선배를 만나게 되었다. 수란은 그녀에게 회사의 규칙과 손님 접대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그녀는 B급 성노예가 되어 낮에는 병원에서 일하고, 밤에는 훈련을 받았다. 그녀는 굴욕 속에 섞인 흥분을 느끼며 점차 이중 생활에 적응해 갔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그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이다. 양루는 그저 열심히 일하는 신입 의사였고, 왕촨신은 아직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그녀는 환자들에게 침을 놓고, 약을 지어주며, 동료들과 웃고 떠들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순수하고, 밝고,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운명은 그녀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어두운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왕촨신의 그 음흉한 미소, 그녀를 향한 집요한 관심, 그리고 그날 밤의 사진들.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양루는 아직 모른다. 그녀의 인생이 곧 철저히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아직 모른다. 그녀가 앞으로 겪게 될 굴욕과 고통과 쾌락, 그리고 마침내 도달하게 될 타락의 끝을.
그녀가 지금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이, 얼마나 잔인하게 짓밟힐 것인지를.
하지만 지금은 아직, 그녀는 그저 밝게 웃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