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흔이 손을 한 번 휘저었다. 어둡고 음습한 방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의 숨결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공기 중에 흩어져 있던 보랏빛 안개가 마치 생명체처럼 꿈틀거리며 각자 다른 사람들의 몸 속으로 스며들었다. 방 안에는 모두 열 명의 기생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야무흔이 직접 고른 여인들이었다. 어떤 이는 천한 창녀였고, 어떤 이는 거리의 걸인이었으며, 어떤 이는 몸값을 치르지 못해 팔려온 노비였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눈에는 탐욕과 광기가 어렴풋이 깔려 있었다.
“오늘 밤, 너희는 잠시 귀부인이 될 것이다.”
야무흔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방 안을 맴도는 그 기운은 마치 독사처럼 사람의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그는 손에 든 호신부를 살짝 돌렸다. 호신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빛이 방 안의 모든 이를 한 겹의 핏빛 안개로 감쌌다.
“잠시 몸을 바꾸는 환락… 어떤 자의 혼은 다른 이의 몸속에 깃들고, 가장 낮은 것이 가장 높은 것을 지배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희에게 베푸는 은혜다.”
야무흔이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에는 우스꽝스러움과 잔혹함이 섞여 있었다. 기생들은 각자 붉은 안개에 휩싸였다. 그들의 몸이 갑자기 축 처지더니, 눈을 다시 떴을 때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
한 명은 평소에 남의 집 문 앞에서 찬밥을 얻어먹고 살던 늙은 거지였다. 지금은 호화로운 비단 옷을 입고 온몸에서 사치품 냄새가 풍겨 나왔다.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에 박힌 비취 반지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또 한 명은 매일 싸구려 손님을 받던 창녀였다. 지금은 어떤 상인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분을 바르고 있어 분노에 차서 이를 악물었다. 가장 어린 기생은 겨우 열네 살이었다. 그녀의 혼은 한 귀족 영애의 몸속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귀족 영애는 바로 사흘 전 그녀에게 채찍질을 가한 그 사람이었다.
소청요는 구석에 서서 이 모든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녀의 몸은 이미 천한 기생의 몸이었다. 가죽옷도 제대로 입지 못했고, 어깨에는 멍이 들었으며, 온몸에서는 남자들의 악취가 배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아직도 한 줌의 오만함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야무흔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그가 한때 신하였을 때와 똑같았다.
“너는 나를 이렇게 모욕할 것이다.”
소청요는 목소리가 떨렸지만, 그 속에는 분노가 숨겨져 있었다.
야무흔은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집어 올렸다. 그의 손가락은 차가웠고, 손톱은 날카로워 그녀의 피부를 살짝 찔렀다.
“네가 아직도 네가 여제라고 생각하느냐?”
그가 낮고 음흉하게 웃었다.
“지금 너는 그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암캐일 뿐이다. 하지만 오늘 밤은 네게 좀 더 재미있는 걸 보여주마.”
그가 손을 휘저었다. 방 안의 붉은 안개가 다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소청요의 몸이 갑자기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혼이 몸 밖으로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어떤 고급스러운 방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 방 안에는 여러 남자가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귀족이었다. 누군가는 국상의 아들이었고, 누군가는 장군의 손자였으며, 누군가는 스스로 찾아온 황족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음란한 빛이 어렴풋이 깔려 있었고, 몸에서는 값비싼 향료 냄새가 났다. 그들은 모두 야무흔이 특별히 초대한 사람들이었다.
소청요는 자신이 어떤 화려한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그 천한 기생의 몸이 아니라, 오히려… 황실의 후궁과도 같은 고귀한 몸이었다. 비단 이불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고, 가슴에는 금실로 수놓은 비단 옷이 걸쳐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다시 권력을 되찾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기생의 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몸은 변하지 않았고, 변한 것은 주변의 사람들뿐이었다. 이 남자들은 그녀를 보고 있었지만, 그 눈빛은 먹잇감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와라, 우리 모두 이 여제의 맛을 좀 보자.”
한 남자가 웃으며 다가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옷자락을 찢었다.
소청요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야무흔이 그녀의 몸에 무언가를 심어 놓은 것이다. 그녀의 근육은 마비되었고, 오직 감각만 남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옷이 한 조각씩 찢겨 나가는 것을 느꼈다. 남자들의 거친 손이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고, 그녀의 젖꼭지를 비틀었다. 그녀는 분노로 얼굴이 새파래졌지만, 그녀의 몸은 배반하듯 떨리기 시작했다.
“네가 여제였다고? 하! 지금은 그냥 창녀일 뿐이지.”
또 한 남자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며 말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었다.
소청요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울지 않으려 애썼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았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야무흔의 술법이 그녀의 몸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약이 그녀의 혈관 속으로 스며들면서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키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는 자신조차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약했다.
“좋아! 이게 바로 여제의 맛이군!”
남자들이 더욱 거칠어졌다. 그들은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젖을 빨아 댔다. 소청요는 자신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젖꼭지가 딱딱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픔과 함께 이상한 쾌락이 밀려왔다. 그녀는 그것을 부정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그 쾌락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안 돼… 안 돼…”
그녀는 중얼거렸지만,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
한 남자가 그녀의 얼굴을 잡고 강제로 키스했다. 그의 혀가 그녀의 입속으로 파고들었다. 소청요는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그를 물어뜯으려 했지만, 그녀의 이빨은 힘을 잃었다. 그녀의 몸은 점점 축 처지고, 의식도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점점 더 깊은 늪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는 아픔과 쾌락이 함께 있었고, 굴욕과 쾌감이 함께 있었다.
바로 그때, 방 안에 갑자기 한 줄기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청요는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문간에 서 있는 현상을 보았다. 현상은 어떤 남자의 발치에 엎드려 있었고, 그녀의 목에는 개줄이 채워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저항하는 빛이 없었다. 오히려 음란하고 탐욕스러운 빛이 가득했다.
“주인님, 저도… 저도 가지고 놀아 주세요.”
현상이 야무흔에게 엉금엉금 기어가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야무흔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만족스러운 빛이 어렴풋이 깔려 있었다.
“네가 벌써 길들여졌구나.”
그가 현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현상은 그의 손길에 고개를 비비며 만족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옷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가슴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그것이 자랑스럽기라도 한 듯 가슴을 내밀었다.
“주인님, 사람들이 보고 싶어해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해요…”
현상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에는 광기가 어렴풋이 깔려 있었다.
야무흔이 웃었다. 그는 현상을 방 한가운데로 데려갔다. 거기에는 이미 몇몇 남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상은 그들을 보자 오히려 반가워했다. 그녀는 스스로 엎드려 다리를 벌렸다. 그녀의 눈에는 음란한 빛이 가득했다.
“자, 와라, 모두 와라.”
그녀가 손짓하며 말했다.
남자들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현상은 쾌락에 젖어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몸은 이미 완전히 타락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것이 아픔이든, 굴욕이든, 아니면 진정한 쾌감이든, 그녀는 그것을 모두 탐욕스럽게 받아들였다.
소청요는 그 모습을 보며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현상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타락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한때는 가장 냉혹무정한 암살자였던 현상이 지금은 그저 한 마리 암캐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도 같은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소청요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백령아가 비틀거리며 문간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백령아의 얼굴은 창백했고, 옷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단검이 들려 있었지만, 팔은 이미 부러져 있었다.
“도망치려고?”
야무흔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즐거움이 섞여 있었다.
백령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야무흔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증오와 원망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잡아라.”
야무흔이 손을 휘저었다.
두 명의 사내가 백령아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백령아는 발버둥 쳤지만, 그녀의 힘은 이미 바닥나 있었다. 그녀는 끌려와 야무흔의 발치에 던져졌다.
“네가 감히 도망치려고 하다니.”
야무흔이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잔혹한 빛이 어렴풋이 깔려 있었다.
“너는 내 물건이다. 네가 그 사실을 잊었다면, 내가 다시 가르쳐 주마.”
그가 손을 들어 개줄을 허공에서 휘둘렀다. 개줄이 공기를 가르며 휘파람 소리를 냈다. 백령아는 몸을 움츠렸지만, 이미 늦었다. 개줄이 그녀의 등을 강타했다. 따끔한 고통이 그녀의 몸을 관통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하나.”
야무흔이 낮게 세었다.
또 한 번의 채찍질이 그녀의 허벅지를 강타했다. 백령아는 이가 빠질 듯 아팠지만, 그녀는 울음을 참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이미 배반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채찍질이 그녀의 가슴을 강타했을 때, 그녀는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만… 그만…”
그녀의 목소리는 목이 메었다.
야무흔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 채찍질을 가했다. 열 번째, 스무 번째, 서른 번째. 백령아의 몸은 더 이상 멀쩡한 곳이 없었다. 그녀의 등은 피로 범벅이 되었고, 허벅지는 붉게 부어올랐으며, 가슴은 피멍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 신음만을 흘렸다.
“이제 알겠느냐?”
야무흔이 그녀의 머리를 밟으며 물었다.
백령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야무흔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손을 휘저었다. 차가운 기운이 백령아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그녀를 다시 깨어나게 했다.
“네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
야무흔이 다시 물었다.
백령아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 속에는 아직도 한 줄기 저항이 남아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야무흔은 그제야 만족했다. 그는 개줄을 백령아의 목에 채웠다. 그리고 그녀를 방 구석으로 끌고 갔다. 거기에는 이미 현상이 있었다. 현상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지쳐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음란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들에게 아첨하고 있었다.
“네 동료를 봐라.”
야무흔이 백령아의 머리를 잡고 현상 쪽으로 돌렸다.
“그녀는 이미 가장 말 잘 듣는 암캐가 되었다. 너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백령아는 그 모습을 보며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자신도 곧 저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마음속으로 도망칠 방법을 궁리했다.
바로 그때, 소청요의 비명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마지막 남자에게 짓눌려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지쳐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직도 한 줄기 오만함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오만함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었다.
야무흔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을 휘저었다. 방 안의 붉은 안개가 다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모든 이의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기생들은 각자 자신의 몸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의 눈에는 아직도 전의 쾌락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오늘 밤의 환락은 여기까지다.”
야무흔이 방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내일 밤, 더 재미있는 일을 준비하마.”
그가 웃으며 돌아섰다. 그의 뒤에는 개줄에 묶인 백령아가 끌려가고 있었다. 현상은 그의 발치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는 이미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한 마리 암캐에 불과했다.
소청요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몸을 떨었다. 그녀의 몸은 아직도 아팠고, 가슴에는 남자들의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증오와 굴욕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오늘 밤의 쾌락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생각에 그녀는 몸이 떨렸다. 그녀는 그 쾌락을 부정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나락의 바닥에는, 아마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