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영 침몰록: 암영 정원의 타락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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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연은 눈을 떴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낯선 하늘이었다.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고, 하나는 은백색, 다른 하나는 핏빛 붉은색이었다. 검은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공기 중에는 익숙하지 않은 향기와 함께 어두운 에너지의 파동이 감돌고 있었다. “차원 이동, 성공했다.” 그는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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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동자의 각본

림연은 눈을 떴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낯선 하늘이었다.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고, 하나는 은백색, 다른 하나는 핏빛 붉은색이었다. 검은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공기 중에는 익숙하지 않은 향기와 함께 어두운 에너지의 파동이 감돌고 있었다.

“차원 이동, 성공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손을 들어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형체가 없는 푸른 빛의 무늬가 스치듯 번쩍였다. 각본 로딩 금손. 그의 능력이었다.

림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몸을 살폈다. 기존의 인간 육체는 그대로였지만, 이 세계의 법칙에 적응한 듯 체감 능력이 훨씬 예민해졌다. 그는 숲을 가로질러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발밑의 검은 이끼는 그의 발걸음에 반응하며 희미하게 빛났다.

숲을 빠져나오자, 언덕 위에 거대한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돌로 쌓은 성벽, 그 위로 어둠의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로 암영 정원이었다.

림연은 언덕 아래 그늘에 숨어 정원의 입구를 관찰했다. 곧 두 명의 엘프 여성이 정문을 나서는 모습이 보였다. 그중 한 명은 은발이 허리까지 내려오고, 눈동자는 호박색이며, 우아하고 당당한 걸음걸이였다. 다른 한 명은 금발의 단발머리에, 손에 문서철을 들고 있었다. 그녀들은 대화를 나누며 지나갔다.

“알파 님, 오늘 밤 순찰 일정을 이미 정리했습니다.”

“수고했어, 베타. 어둠의 신이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림연의 눈에 냉랭한 빛이 스쳤다. 알파와 베타. 칠영 중 첫 번째와 두 번째였다. 그는 정보를 알고 있었다. 차원 이동 전, 그는 이 세계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자료를 미리 입수해 두었다.

며칠 동안, 림연은 암영 정원을 관찰하고 정찰했다. 그는 정원의 구조, 칠영 각자의 행동 패턴, 교대 시간을 전부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 세계의 힘 체계도 이해했다. 어둠의 에너지가 깃든 이 땅에서, 그는 자신의 각본 로딩 능력을 한계 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사흘째 되는 밤, 림연은 행동에 나섰다.

알파는 매일 밤 자정이면 정원 동쪽 탑 위에서 혼자 기도를 올렸다. 림연은 그 시간을 정확히 노렸다. 그는 그림자 기술을 이용해 탑 위로 몰래 올라갔다. 알파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어둠의 신에게 기도하고 있었다.

림연은 숨을 죽이고 다가가, 손바닥을 알파의 뒷머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가져갔다.

그 순간, 푸른 빛이 손바닥에서 흘러나와 알파의 머리를 감쌌다.

“각본 로딩: 노출증.”

림연이 속삭였다.

알파의 몸이 움찔했다. 그녀의 눈이 갑자기 떠졌지만, 시선은 흐릿했다. 각본이 그녀의 의식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그녀는 림연을 뒤돌아보았다. 그 순간, 그녀의 표정에는 기도하던 중이던 경건함 대신 어색한 당혹감이 번졌다.

“누... 누구십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이내 자신의 옷깃이 풀어지려는 충동을 느꼈다. 그녀는 그것을 애써 억누르며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림연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각본이 완전히 로딩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조용히 탑에서 내려와 정원 밖의 그늘로 사라졌다.

다음 날 밤, 알파는 다시 기도하러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의 행동이 달랐다. 무릎을 꿇은 자세가 불안정했고, 손가락은 옷자락을 자꾸 만지작거렸다. 기도문을 외우던 중, 그녀는 갑자기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망토를 벗기 시작했다.

“안... 안 돼, 나 왜 이러지?”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애써 망토를 다시 입으려 했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망토를 벗어 던지고, 겉옷까지 벗었다. 시원한 밤바람이 그녀의 드러난 어깨를 스쳤다.

림연은 멀리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1차 각본 로딩, 부분 성공.

그는 그림자 속에서 계속해서 알파를 관찰했다. 그녀는 혼란과 갈등 속에서 망토를 다시 입으려 애쓰지만, 자꾸만 벗어 던지는 행동을 반복했다.

“아직 완전히 깨지지 않았군. 그래도 시작은 좋아.”

림연은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고는 정원 밖으로 걸어나갔다. 앞으로의 계획은 더욱 정교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각본이 이 세계에서 점차 완성될 것임을 확신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이 반짝였다. 마치 사냥감을 향한 올빼미의 시선처럼.

초기 징후

알파는 깊은 숲속의 폐허에서 비밀 문서를 회수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달빛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돌벽 사이로, 그녀의 날렵한 실루엣이 그림자처럼 미끄러졌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정찰, 침투, 목표물 확보. 칠영의 지도자로서 그녀는 수백 번 해온 익숙한 동작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등줄기를 타고 무언가 스치는 감각이 스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가락이 척추를 따라 살짝 훑고 지나간 듯한. 알파는 발걸음을 멈추고, 손에 든 두루마리를 내려다보았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가죽 갑옷이 피부에 닿는 감촉이 왠지 과하게 예민하게 느껴졌다.

"악마 세포의 후유증인가."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며칠 전, 깊은 지하 통로에서 우연히 접촉한 타락한 마물의 잔여 기운이 아직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엘프의 몸은 어둠의 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특히 그녀처럼 어둠을 신앙으로 섬기는 자들에게는 더욱.

알파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걸음 걷지 않아 또다시 불편함이 밀려왔다. 이번에는 더 구체적이었다. 목덜미 부분의 옷깃이 좁게 느껴지고, 가죽 끈이 피부를 압박하는 듯한 압박감. 그녀는 손을 들어 목을 스쳤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옷의 재질이 오늘따라 유난히 거칠게 느껴졌다.

"젠장."

작은 욕설이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그녀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었다. 지도자가 이런 사소한 불편함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알파는 두루마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폐허의 끝, 출구가 보이는 지점까지 도달했을 때였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그 바람이 그녀의 치마자락을 살짝 들추었다.

알파는 본능적으로 손을 내려 치맛자락을 눌렀다. 하찮은 순간이었다. 아무도 없는 폐허에서, 아무도 볼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하지만 그녀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왜 이렇게 예민해진 거지? 왜 이런 사소한 일에 이렇게 반응하는 거지?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발걸음마다 옷이 스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갑옷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장갑 속 손가락이 땀으로 미끄러웠다. 누군가가 그녀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저 멀리, 폐허의 그림자 속에서 림연은 미소를 지으며 데이터 패드를 스크롤하고 있었다. 각본의 로딩 상태가 67%를 가리키고 있었다. 예상보다 순조로운 진행이었다.

"흠,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군."

림연은 손가락으로 패드 위의 슬라이더를 살짝 밀어 올렸다. 강도 8에서 9로. 알파의 경우, 표면적인 저항이 강할수록 내면의 균열이 더 깊게 패일 것이라는 게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이었다.

"영웅의 후예라면, 당연히 자존심이 강하겠지. 하지만 그 자존심이 무너질 때의 쾌감은... 상상 이상일 거야."

그는 조용히 웃으며, 추가적인 각본 파라미터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알파의 시각, 청각, 촉각을 조금씩 왜곡시키는 명령어들. 평소에는 무시했을 신체 감각을 극대화하고, 옷이 피부에 닿는 면적을 의식하게 만드는 미세한 조정.

"이제부터 시작이야, 알파. 네가 어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에게 보여줘."

림연의 손가락이 최종 확인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각본 전개 중...'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

폐허의 출구 앞에서 알파는 다시 한 번 걸음을 멈추었다. 이번에는 더 강력한 충동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옷을 벗고 싶다는. 피부에 직접 바람을 느끼고 싶다는. 그 충동은 낯설었고, 동시에 이상하게도 매혹적이었다.

"아니야. 말도 안 돼."

그녀는 이를 악물고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갔다. 달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췄을 때, 그녀의 눈동자는 평소보다 더 크게 떨리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바람 소리가 웃음처럼 들려왔다.

각본 심화

림연은 서재 깊은 곳에 있는 비밀의 방에 앉아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빛은 마치 밤을 꿰뚫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차가웠다. 탁자 위에는 두꺼운 정보 문서가 펼쳐져 있었고, 베타의 필체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종이 가장자리를 살며시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베타, 들어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명확했으며, 명령을 내리는 듯한 느낌을 줬다.

문이 살며시 열리고, 베타가 우아하게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오늘도 검은색 긴 치마를 입고 있었고, 허리에는 은빛 끈이 매여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단아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림연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주인님, 저를 부르셨습니까?”

림연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그는 손을 들어 허공에 가볍게 휘저었고, 반짝이는 각본 조각이 손바닥에 나타났다.

“네가 최근에 쓴 보고를 봤어. 상당히 훌륭하더군. 하지만 네 창작 능력을 더 갈고닦을 필요가 있어 보여.”

베타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늘 문서를 다루는 데 능숙했고, 어떤 기록이든 세밀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림연의 말에는 다른 뜻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

“주인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무엇이든, 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아.”

림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각본이 그의 손끝에서 은은한 빛을 내뿜으며, 베타의 시선을 이끌었다.

“이건 내가 특별히 준비한 각본이야. 이름은 ‘정액 의복’이라고 하지. 너는 그것을 네 창작의 원천으로 삼아, 남성의 정액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하게 될 거야. 그것을 새로운 소재로 삼아, 너만의 문체로 그 과정을 글로 옮겨야 해.”

베타는 잠시 멈칫했고,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주인님, 이건... 너무...”

“더 이상 말하지 마.”

림연의 손가락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순간 각본이 빛나며 베타의 의식을 관통했다. 그녀의 온몸이 떨렸고, 눈이 갑자기 흐려졌다가 다시 맑아졌다. 의식 깊은 곳에 어떤 명령이 새겨지는 듯했다. 그것은 부드럽고도 뚜렷했으며, 그녀의 본능과 뒤섞였다.

“이제 가서 시작해.”

림연이 돌아서며 등을 돌렸다. 베타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마음속이 이상하게도 편안해졌다. 마치 오래전부터 해야 할 일을 비로소 찾은 기분이었다.

그날 밤, 베타는 자신의 방에 있었다. 탁자 위에는 펼쳐진 양피지와 잉크 병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붓을 스치며, 마음속 어딘가에서 이상한 충동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정액 의복... 남성의 정액...”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그 단어들이 입술에서 맴돌았다. 림연이 말한 대로, 그녀는 그것들을 수집해야 했다.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그녀는 이미 방법을 알고 있었다.

다음 날, 베타는 성의 뒷마당으로 갔다. 그곳은 경비병들이 교대하는 장소였다. 그녀는 교대 시간을 계산해, 아직 자리에서 떠나지 못한 병사 몇 명을 발견했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여러분, 수고하셨어요. 제가 최근에 주인님의 명령을 받아 특별한 기록을 작성 중인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병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베타는 칠영 중 한 명이었고, 그녀의 명성은 엄격했다. 그런데 오늘 그녀가 이렇게 부드럽게 말을 건네자, 그들은 어쩔 줄 몰랐다.

“기록에... 남성의 정액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그녀의 말은 직접적이었고,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러나 베타의 눈에는 비꼬는 듯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 후, 베타는 작은 유리병에 담긴 우윳빛 액체를 들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그것을 탁자 위에 놓고, 붓을 들어 양피지에 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수집한 샘플. 투명하고 점성이 있으며, 약간 소금기를 띠고 있다. 병사들의 표정은 당혹스러우면서도 순종적이었고, 이 굴욕감이 샘플에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그녀는 글을 쓰면서 손이 약간 떨렸다. 마음속에는 두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하나는 이런 행위에 대한 혐오감, 다른 하나는 설명할 수 없는 흥분이었다. 림연의 각본이 그녀의 뇌리에 박혀 있었고, 이 모든 것을 창작의 일부로 여기도록 강요했다.

며칠이 지나면서 베타는 점점 더 대담해졌다. 그녀는 성의 남성들을 찾아다니며, 모든 계층의 장교, 하인, 그리고 드문드문 지나가는 방문객까지도 그녀의 수집 대상이 되었다. 그녀의 방 책장에는 정액 샘플이 가득한 병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고, 각 병에는 수집 시간과 사람의 신분이 적힌 라벨이 붙어 있었다.

어느 날 밤, 베타는 탁자에 앉아 최근 쓴 글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녀의 문체는 원래 섬세하고 우아했지만, 지금은 그 속에 음탕함과 굴욕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읽으면서 점점 더 흥분했고, 뺨이 은근히 붉어졌다.

“이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야, 이건 예술이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양피지 가장자리를 살며시 스쳤다. 림연의 각본이 그녀의 마음속에 뿌리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그것을 완전히 받아들였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새로운 역할을 즐기기 시작했다.

다음 날, 베타는 공개된 장소, 성의 대청에 서서 한 무리의 남성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크고 당당했으며, 손에는 유리병을 들고 있었다.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저는 지금부터 ‘정액 의복’ 창작 프로젝트의 기록자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 영광스러운 임무에 참여하기를 환영합니다.”

그녀가 유리병을 들어 올리자, 안에 든 액체가 햇빛에 은은하게 빛났다. 남성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했지만, 베타의 눈빛은 확고했다. 그녀는 이미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림연은 멀리서 이 장면을 바라보며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각본이 성공적으로 로딩되었고, 베타는 완전히 굴복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를 위해 봉사할 것이다.

감마의 거래

림연은 화려한 비단 장막이 드리워진 개인 거래실에 느긋하게 기대앉아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나무 상자의 뚜껑을 살며시 두드렸고,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감마 대인, 이번 거래는 귀 상회에 큰 이익을 안겨드릴 겁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매혹적이었다. 마치 비단이 귀를 스치는 듯한 감촉이었다.

감마는 상대방을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은 서류 더미 위에 놓여 있었지만, 시선은 어쩔 수 없이 그 나무 상자에 끌렸다. 상인이라고 자처하는 이 남자는 너무나 평범한 외모였지만, 왠지 모르게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을 풍기고 있었다.

“무슨 상품이길래 그렇게 비밀스럽게?”

감마는 최대한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려 애썼다. 칠영 제3석으로서 그녀는 수없이 많은 사기꾼과 협잡꾼을 상대해왔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달랐다. 그의 눈빛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림연은 천천히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섬세하게 조각된 크리스탈 기물들이 놓여 있었다. 형태는 다양했지만, 모두 하나같이 은은한 광택을 발하고 있었다.

“이것들은 ‘감응의 보석’이라고 합니다. 착용자의 감정과 신체 반응을 증폭시켜주는 마법 도구죠.”

그가 그중 하나를 집어 들어 감마 앞에 내밀었다. 그것은 마치 타원형의 알과도 같은 형상이었다. 표면에는 미세한 문양이 새겨져 있어 빛에 따라 반짝였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림연은 자신의 손목에 그 알을 살짝 대었다. 그러자 알이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알의 색깔은 점점 짙어지며 붉은 기운을 띠었다.

“흥미롭군요.”

감마는 알을 받아들었다. 차갑고 매끄러운 촉감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그 순간, 알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 진동은 손끝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기분 좋은 전율을 일으켰다.

“이것은...?”

“감정과 신체의 반응을 읽어내는 것이죠. 그리고 그 반응을 증폭시킵니다.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신다면, 고객들의 진심을 알아내는 데 탁월할 겁니다.”

림연의 설명은 논리적이고 매끄러웠다. 감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그런 용도라면 상당한 가치가 있을 터였다. 그녀는 상인으로서의 본능을 발동시켰다.

“가격은?”

“첫 거래는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대신, 그 효능을 직접 체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림연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 속에는 교활함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감마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일주일간 시험 사용해 보죠.”

그날 밤, 감마는 사무실에 혼자 남아 그 알을 살펴보았다. 손안에 쥐자 알은 따뜻하게 반응했다. 그녀는 호기심에 이끌려 옷깃 사이로 알을 밀어 넣었다.

차갑던 알이 피부에 닿자 곧 체온에 적응하며 미지근해졌다. 그리고 어디선가 진동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마치 마사지와도 같은 부드러운 진동이었지만, 점점 강도가 높아지며 감각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으... 이게 뭐야...”

감마는 깜짝 놀라 알을 꺼내려 했지만, 손이 떨려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 사이 진동은 더욱 격렬해지며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를 끌어올리는 듯했다.

그녀는 겨우 알을 꺼내 데스크 위에 내려놓았다. 하지만 이미 몸은 뜨겁게 달아오른 뒤였다. 숨이 가쁘고 심장이 요동쳤다. 무릎에 힘이 풀려 의자에 주저앉았다.

“이런... 부작용이...”

감마는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이상하게도 그 감각이 전혀 싫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

며칠 후, 감마는 다시 림연을 찾았다.

“그 알... 추가로 더 구매하고 싶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림연은 그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라고?”

“예. 이번 상품은 더욱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대신, 사용법이 조금... 특별합니다.”

림연은 새로운 나무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크리스탈 도구들이 들어 있었다. 하나는 길쭉한 원통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구슬 여러 개가 실로 연결된 형태였다.

“이것들은 신체의 특정 부위에 삽입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감응의 보석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죠.”

감마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었다. 그녀는 상인으로서 수많은 상품을 다뤄봤지만, 이런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상품으로...”

“고객들의 요구는 다양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요구를 충족시켜 드리는 것이 제 일이죠.”

림연의 말은 이치에 맞았다. 어둠의 상인으로서 그녀는 기존의 도덕 관념에 얽매이지 않았다. 게다가 첫 번째 알이 주었던 쾌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있었다.

“좋습니다. 구매하겠습니다.”

그날 밤, 감마는 호텔 방에 혼자 있었다. 그녀는 상자를 열고 긴 원통형 도구를 꺼냈다. 차갑고 매끄러운 표면이 손끝에 닿았다. 망설임 끝에 그녀는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도구를 천천히 몸 안에 밀어 넣자, 이전의 알보다 훨씬 강렬한 진동이 전신을 휩쓸었다. 감마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참을 수 없는 쾌감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왔다.

“아... 으...”

그녀의 몸은 스스로 움직여 도구를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쾌감은 점점 극에 달했고, 마침내 그녀는 몸을 심하게 떨며 정점에 도달했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감마는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놀라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이미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생각보다 빠르군요.”

림연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는 천천히 다가와 감마의 침대 곁에 섰다.

“당신... 어떻게 여길...”

“문이 잠겨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상품의 효과를 확인하러 온 겁니다.”

림연은 감마의 몸에서 아직도 진동하고 있는 도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만족감이 서려 있었다.

“어떻습니까? 제 상품의 효과는 마음에 드십니까?”

감마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아직도 쾌감의 여운에 떨고 있었고, 머릿속은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죠.”

림연은 손을 내밀어 감마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앞으로 당신은 제 특별한 고객이 될 겁니다. 더 강력한 쾌감을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세요.”

그가 돌아서서 방을 나가려 할 때, 감마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잠깐... 더... 더 없습니까?”

림연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감마의 눈에는 갈망과 수치심이 뒤섞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셨습니까?”

“무슨... 대가 말입니까?”

“간단합니다. 당신의 충성심. 그리고 당신의 몸.”

림연의 말은 차갑고 명확했다. 감마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미 몸은 그 대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제가...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순간부터 감마는 더 이상 과거의 냉철한 상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림연의 손아귀에 갇힌, 쾌락에 굶주린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다.

델타의 약점

델타는 훈련장에서 쉴 새 없이 모래주머니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녀의 늑대 귀는 긴장된 상태로 쫑긋 서 있었고, 꼬리도 힘차게 위로 솟아 있었다. 이곳은 암영 정원 지하에 위치한 전용 훈련장으로, 어둠의 기운이 농밀하게 깔려 있어 전투광인 그녀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장소였다. 그녀의 발톱이 모래주머니를 찢을 때마다 굵은 모래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녀의 호흡은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델타, 대단한 실력이군요."

림연의 목소리가 문가에서 들려왔다. 그는 훈련장 입구에 느긋하게 기대어 서 있었고, 손에는 작은 유리병 하나가 들려 있었다. 유리병 속에는 반짝이는 보라색 액체가 담겨 있었고, 발광하는 입자들이 유리벽 안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델타는 공격을 멈추고 돌아섰다. 그녀의 은회색 눈동자에는 약간의 경계심이 스쳤다. 그녀는 지금까지 림연이 알파와 베타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보고 있었다. 그들의 변하는 모습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뭐야?" 그녀의 목소리는 거칠고 직접적이었다.

"너에게 딱 맞는 선물을 가져왔지." 림연이 다가왔다. 그의 걸음걸이는 항상 그렇듯이 확신에 차 있었고, 제압적인 기운이 풍겼다. "이건 강화 약이야. 복용하면 네 전투력이 최소 두 배는 상승할 거야."

델타의 눈빛이 반짝였다. 전투력 상승? 그녀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림연의 제안을 쉽게 믿지 않았다. "조건이 뭐지?"

"조건? 없다." 림연이 어깨를 으쓱였다. "난 그저 암영 정원의 전력을 강화하려는 것뿐이야. 너는 칠영의 네 번째 자리야. 네가 강해지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델타는 잠시 망설였다. 그녀의 본능이 경고음을 울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강해지고 싶다는 갈망이 더 컸다. 그녀는 결국 유리병을 받아들였다.

"이걸 어떻게 먹어?"

"한 번에 전부 마셔. 그러면 효과가 곧 나타날 거야."

델타는 병마개를 열고 보라색 액체를 단숨에 들이켰다. 액체는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은은한 열기를 남겼다. 처음에는 아무 변화도 없는 듯했다. 하지만 몇 초 후, 그녀의 몸 안에서 폭발하듯 열기가 퍼져나갔다.

"크...!" 델타가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고, 뼈마디에서 경련이 일었다. 몸 구석구석이 마치 불에 덴 듯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 고통은 곧 사라지고, 대신 전에 느껴보지 못한 힘이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힘과 함께 또 다른 감각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녀의 피부가 옷에 닿을 때마다 전율이 흘렀다. 바닥의 차가운 돌이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모든 촉각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져 있었다.

"무슨... 벌써 힘이 올라오는 것 같아..." 델타가 말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림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애처로움과 만족이 섞여 있었다. "물론이지. 하지만 이 약에는 한 가지 작은 부작용이 있어."

델타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약간 흐려져 있었다. "부작용?"

"몸이 예민해져. 특히... 자극에 민감해지거든." 림연이 천천히 그녀 주위를 돌았다. 그의 손가락이 델타의 어깨에 스쳤다. 그것은 아주 가벼운 접촉이었다. 하지만 델타는 마치 감전된 듯 몸을 움찔하며 신음을 흘렸다.

"그만...!" 델타가 물러서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림연의 손길이 닿은 부위가 타는 듯 뜨거워지면서, 거기서 시작된 쾌감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녀의 다리 사이가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네 몸이 원하는 걸 부정하지 마." 림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최면술처럼 델타의 귀에 스며들었다. "이건 네 본능이야. 너는 전투광이잖아. 전투 중에도 이런 쾌감을 느끼지 않아?"

델타는 림연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사실, 그녀는 싸울 때마다 어느 정도의 쾌감을 느꼈다. 상대를 때리고 찢을 때의 그 짜릿함. 그러나 그것이 이렇게 성적인 감각과 연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네 몸은 이제 더욱 섬세해졌어." 림연이 델타의 턱을 잡아 올리며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전투 중의 그 쾌감이, 이제는 성적 쾌락과 연결될 거야. 너는 곧 깨닫게 될 거야. 싸우는 것과 섹스하는 것이 얼마나 비슷한지."

델타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녀의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젖은 속옷이 불편했지만, 동시에 그 불편함이 더 큰 자극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리를 비벼대고 있었다.

"돌아가서 좀 쉬어." 림연이 손을 놓으며 말했다. "이 효과는 앞으로 며칠 동안 지속될 거야. 익숙해져야 할 시간이 필요할 거야."

델타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훈련장을 나섰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비틀거렸고, 꼬리는 다리 사이에 감겨져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하인들의 시선조차 그녀에게는 큰 자극이었다.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스치듯 지나가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작은 신음을 흘렸다.

그날 밤, 델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의 몸은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었고, 어떤 접촉에도 과민하게 반응했다. 침대 시트의 부드러운 촉감조차 그녀를 흥분시켰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젖은 부위를 만져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폭발적인 쾌감이 그녀를 덮쳤다.

"아... 이런..." 델타가 신음하며 몸을 웅크렸다. 그녀의 늑대 귀가 축 처지고, 꼬리가 떨렸다. 그녀는 이것이 약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수인 본능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다.

"그래... 이건 내 본능이야... 늑대인간의 본능..." 그녀가 중얼거렸다. "싸움 후에 이런... 이런 욕구가 생기는 건... 당연한 거야..."

델타는 자신을 합리화하면서도, 이미 다음 날이 되면 림연을 찾아갈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더 많은 약을 원했다. 전투력 향상도, 하지만 그보다도, 지금 이 순간 그녀가 느끼는 이 타오르는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을 원했다.

그녀는 늑대인간의 본능 변명하며, 이미 타락의 길에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엡실론의 수치

암영 정원의 대연회장은 황금빛 촛불과 어둠 마법이 뒤섞인 화려한 공간이었다. 고귀한 엘프 귀족들과 각지에서 온 귀빈들이 긴 식탁에 둘러앉아 우아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엡실론은 붉은 벨벳 드레스를 입고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완벽한 몸가짐과 단정한 웃음은 마치 조각된 예술품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눈가에는 미세한 긴장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수상한 낯선 자——림연이 연회장 구석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며 그녀를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존경하는 엡실론 님, 오늘 저희를 위해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갑자기 연회장 주인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엡실론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엘프 귀족의 우아함을 되찾았다.

“아, 네... 물론입니다. 암영의 은총을 찬양하는 작은 마술쇼를 준비했습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가락 끝에 미세한 마법의 불꽃을 반짝였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몸이 갑자기 이상한 진동을 느꼈다. 드레스의 천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녀의 피부 위를 스치며 간지럽혔다. 그녀는 놀라서 고개를 숙여 보았다. 드레스가 투명해지고 있었다! 실처럼 얇은 마법의 실이 공중에서 흩날리며, 그녀의 매끄러운 어깨와 쇄골을 드러냈다.

“무슨...”

그녀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드레스가 완전히 허물어져 발치에 떨어졌다. 그녀의 가느다란 몸매가 황금빛 촛불 아래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회장은 순간 침묵에 빠졌다가 이내 웅성거림이 퍼져 나갔다. 귀빈들은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엘프 숙녀들은 부채로 입을 가렸다. 엡실론의 뺨이 순간 새빨갛게 물들었다.

“이, 이게 무슨...”

그녀는 급히 팔로 가슴을 가리며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팔로는 다 가리지 못했다. 엉덩이의 곡선과 허벅지의 군살이 촛불에 비춰져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녀의 마법 감각이 급히 폭발했다. 투명화 마법을 걸려 했지만, 마법이 발동되자마자 공중에서 터져 나가며 화려한 꽃가루를 뿌렸다. 구석에서 림연이 와인잔을 살짝 흔들었다. 그녀가 듣기에는 ‘각본 로딩 완료. 현재 장면: 공공연한 노출.’이라는 기계음이 들렸다.

“사람을 불러! 경비병!”

엡실론이 소리쳤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떨리고 있었다. 더욱 끔찍한 것은, 그녀가 차갑고 단단한 대리석 바닥 위에 서 있을 때, 촛불의 온기가 그녀의 피부에 닿자 젖꼭지가 자연스럽게 반응해 발기했다는 것이다. 주변 귀빈들의 시선이 그녀의 몸을 훑으며, 어떤 젊은 엘프 귀족은 숨을 헐떡이며 포크를 떨어뜨렸다. 엡실론은 그들의 동공이 확장되는 소리와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 모든 소리가 그녀의 고막을 찔렀다.

“닥쳐! 다들 돌아서!”

그녀는 무대 아래로 도망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서인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다리가 떨렸다. 눅눋한 공기가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스쳤고, 그녀는 자신의 몸이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느꼈다. 질 입구가 수축하며 얇은 액체가 흘러나와 허벅지를 적셨다. 그녀는 이 촉감에 몸을 움츠렸고, 동시에 이상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와 소름이 돋게 했다.

“안 돼... 이런 게 아냐... 난 엘프 귀족이야... 이런 굴욕을...”

그녀의 이성이 외쳤지만, 몸은 이미 굴복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엉덩이가 살짝 떨리며, 그 촛불의 뜨거운 시선에 더 잘 노출되기 위해 다리를 조금 벌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주변의 웅성거림이 점점 커졌다. 누군가는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엡실론 님인가요?”라고 중얼거렸고, 또 누군가는 그녀의 유방 곡선을 가리키며 음흉하게 웃었다.

“이건 분명 음모야... 반드시... 반드시 이 마법을 풀어야 해...”

엡실론은 간신히 집중력을 되찾으려 했지만, 시선이 저절로 구석의 림연에게 향했다. 림연은 천천히 와인잔을 내려놓고,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띠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엡실론의 몸이 더욱 뜨거워지고, 음핵이 바지 위를 비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그 자의 계략임을 깨달았지만, 동시에 이 파괴된 굴욕감 속에 묘한 쾌감이 숨어 있다는 것도 느꼈다.

“아... 안 돼... 난... 이렇게... 이렇게 타락할 수 없어...”

그녀는 목을 움켜쥐며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에서는 연약한 신음 소리만 흘러나왔다. 촛불에 비친 그녀의 맨살은 마치 잘 익은 과일처럼 벌게졌다. 연회장의 웅성거림은 점점 커져만 갔다.

제타의 임무

제타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손가락 끝으로 단검의 날을 스쳤다. 림연이 직접 바른 독은 무색무취했지만, 그녀의 혀끝에는 희미한 단맛이 감돌았다.

“임무 성공을 기원한다, 나의 작은 여우.”

그 목소리는 여전히 귀에 맴돌았다. 제타는 고개를 저으며 집중을 되찾았다. 오늘 밤의 표적은 제국의 정보부 간부로, 암영 정원에 잠입한 스파이를 색출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그가 죽어야만 조직의 안전이 보장되었다.

그녀는 지붕 위를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발밑의 기와는 무성한 이끼로 덮여 있었고, 밤공기는 습하고 차가웠다. 표적의 침실 창문이 보였다. 안에는 희미한 등불이 켜져 있었다.

제타는 몸을 낮추고 숨을 죽였다. 단검을 꺼내 손잡이를 감싸 쥐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하복부에서 뜨거운 파도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숨을 멈추었다.

아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온몸에 열기가 퍼져 나갔다. 젖은 천처럼 무겁게 달라붙는 감각. 제타는 이빨을 악물고 단검을 더욱 꽉 쥐었다. 하지만 손바닥에 흐른 땀 때문에 손잡이가 미끄러웠다.

녀석은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녀는 독이 단순히 상처를 통해 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피부에 닿는 순간, 공기 중에 번지는 순간, 이미 몸속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아직 상처도 입지 않았는데, 이미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었다.

다리 사이가 축축하게 젖기 시작했다. 제타는 자신의 몸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을 느꼈다. 허벅지 안쪽이 떨리고, 젖꼭지가 옷감에 닿아 아렸다.

표적이 창가로 다가왔다. 지금이다.

제타는 몸을 날렸다. 공중에서 단검이 허공을 가르며 번뜩였다. 하지만 착지하는 순간, 무릎에 힘이 풀려 균형을 잃을 뻔했다. 질 속에서 갑작스러운 경련이 일었고, 그녀는 거의 신음 소리를 낼 뻔했다.

표적이 뒤돌아섰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

제타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단검이 그의 목을 가로질러 갔다. 선명한 붉은 선이 생기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시체가 바닥에 쓰러졌다.

임무 완료.

하지만 몸은 멈추지 않았다.

제타는 무릎을 꿇고 벽에 손을 짚었다. 거친 숨을 내쉬며 허벅지를 비비는 자신을 발견했다. 단검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한 손은 제 스스로 음부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꽉 악물었다.

“이런... 망할...”

처음으로 입 밖에 낸 욕설이었다. 하지만 소리는 떨렸고, 그 속에는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섞여 있었다.

제타는 억지로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피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그것이 오히려 성욕을 더 자극했다. 그녀는 죽은 표적을 밟고 방을 나왔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암영 정원으로 돌아가는 길.

숲속에서 그녀는 더 이상 걷지 못하고 나무에 기대어 섰다. 두 손으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손가락을 질 속에 집어넣었다. 젖은 소리가 숲속에 작게 울렸다.

“아... 윽...”

정신은 맑았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손가락이 스스로 움직여 깊이를 더하고 속도를 높였다. 그녀는 림연의 미소를 떠올렸다. 그가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는 것을.

임무 중에 이런 일을 당하다니.

배신자.

그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제타는 멈추었다. 젖은 손가락을 빼내어 치마에 닦았다.

누군가가 그녀를 노리고 있었다. 또는 림연 자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이미 알 것 같았다. 제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암영 정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걸음이 더 무거웠고, 허벅지 사이의 축축함은 계속되었다.

이타의 실험

림연은 연구실 한쪽에 놓인 유리 샘플통을 슬쩍 밀어 넣었다. 빛나는 보라색 액체 속에서 검은 실 같은 세포 덩어리가 물결치며 살아 있는 듯 꿈틀거렸다.

“이 샘플은 마인 세포의 원액이야. 너에게 줄 테니 연구해 봐.”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눈동자 깊숙이 숨겨진 음흉한 기운을 이타는 알아채지 못했다. 이타는 두 눈을 반짝이며 연구용 핀셋으로 샘플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와, 정말 신기하네. 엄청난 활성도를 가진 세포야. 보통 세포와는 비교도 안 돼.”

림연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없이 지켜봤다. 이타는 이미 자신의 세계에 빠져들어 현미경 너머로 세포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났다.

이타는 연구실에 틀어박혀 밤낮없이 실험을 반복했다. 샘플의 재생 능력과 융합 특성은 그녀를 점점 더 매료시켰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샘플이 살아 있는 숙주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시체 세포에서는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살아 있는 조직이 필요해... 내 손가락 끝에 조금만 이식해 볼까?”

이타는 핀셋으로 아주 작은 세포 덩어리를 집어 자신의 왼손 검지 끝에 살짝 얹었다. 세포는 즉시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 자리에는 작은 붉은 점만 남았다.

처음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이타는 계속해서 관찰 일지를 작성하며 세포의 안정성을 기록했다. 하지만 3시간쯤 지나자, 그녀는 이상한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다.

몸이 뜨거워지고, 숨이 가쁘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다.

“이건... 무슨 현상이지?”

이타는 손목 시계로 자신의 맥박을 재며 경과를 기록했다. 심박수가 분당 120까지 올라갔고, 체온도 38.5도를 넘겼다. 가장 낯선 것은 몸속에서 올라오는 묘한 갈망이었다.

그날 밤, 이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도 몸이 꼬이는 듯한 감각이 계속됐고, 불특정한 부위가 날카롭게 욱신거렸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타고 내려오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이 현상을 기록하기 위해 노트북을 켰다.

“부작용 1: 체온 상승. 부작용 2: 심박수 증가. 부작용 3:... 성욕 증가.”

처음에는 이 점을 적기가 부끄러웠지만, 이타는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에 솔직하게 적었다. 하지만 점점 그 감각이 더 선명해지고 강렬해졌다. 그녀는 허벅지를 비비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반응이... 세포의 영향인가? 아니면 내 몸이 거부 반응을 보이는 건가?”

이타는 다음 날 림연에게 이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림연은 말없이 듣다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이 세포는 숙주의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감각을 증폭시키지. 하지만 거부 반응은 아니야.”

“그럼 이건... 정상적인 반응인가요?”

“그래. 심지어 흥미로운 발견이지. 계속 기록해 봐.”

림연의 말에 이타는 더욱 열정적으로 실험에 몰두했다. 이제 그녀는 세포가 몸에 이식된 후의 모든 변화를 매일매일 기록했다. 하지만 점점 기록 내용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이타는 실험실에서 혼자 있을 때면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거나, 다리를 꼬는 버릇이 생겼다. 한 번은 현미경을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손에 든 슬라이드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아, 이런...”

이타는 바닥을 닦으며 부서진 슬라이드 조각을 집었다. 그 순간, 몸속에서 또 한 번 강렬한 열기가 치밀었다. 그녀는 실험대에 손을 짚고 숨을 고르려 애썼다.

“기록해야 해... 이건 새로운 발견이야.”

이타는 떨리는 손으로 노트북을 열고, 몇 줄의 글을 추가했다.

“부작용 3: 성욕 증가. 정도: 강함. 지속 시간: 약 30분 간격으로 반복. 특이사항: 특정 행동(실험 기기 조작, 관찰 일지 작성 등) 시 증상 악화.”

그녀는 몇 초간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한 줄을 덧붙였다.

“자위 행위를 통한 해소: 효과 확인됨. 반복 필요.”

그리고 이타는 연구실 문을 잠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