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완이는 처음으로 정식 검사복을 입었다. 새하얀 셔츠 위에 깔끔한 검은 조끼, 왼쪽 가슴에는 노예 관리처 휘장이 반짝였다. 거울 속 자신이 낯설었다. 인턴 기간 동안 서류 정리만 하다가 드디어 현장에 나가는 날이었다.
"첫 출근인데 긴장되냐?"
선배가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결혼 반지가 번쩍였다. 소완이는 가슴 한켠이 저렸지만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배. 잘할게요."
"걱정 마. 그냥 내가 하는 대로 기록만 하면 돼. 오늘은 고급 빌라 쪽 방문이라 좀 볼만할 거야."
검은 관용차에 올랐다. 선배가 운전대를 잡고 창밖을 스치듯 말했다.
"노예 등록 상황 점검은 생각보다 더러운 일이 많아. 하지만 익숙해져야 해. 우리가 하는 일이니까."
소완이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이 무겁게 와닿았다.
차는 강남 고급 주택가로 들어섰다. 높은 담장 너머로 정원수가 보였다. 철문 앞에서 선배가 차를 세웠다. 경비원이 다가와 신분증을 확인했다.
"네, 감독관님. 주인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철문이 열리며 하얀 저택이 드러났다. 정원에는 분수대가 있고 대리석 길이 현관까지 이어졌다. 소완이는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살폈다. 모든 것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웠지만, 공기가 묘하게 무거웠다.
현관문이 열리자 중년의 남자가 나왔다. 비싼 양복을 입고 있었지만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린 상태였다. 그는 선배를 보자 반갑게 인사했다.
"어서 오십쇼. 감독관님, 미리 연락 받았습니다."
"네, 오늘 신규 등록한 노예 확인 차 왔습니다. 안으로 안내해 주시죠."
주인이 웃으며 안으로 손짓했다.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서자, 소완이는 순간 숨을 멈췄다.
거기 여자 노예가 있었다. 벌거벗은 채 네 발로 엎드려 있었고 목에는 검은 가죽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그녀는 주인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주인의 바지 지퍼는 열려 있었고, 노예는 그 안에서 무엇인가를 핥고 있었다. 허벅지 근육이 긴장하며 움직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소완이는 발걸음이 멈췄다. 시선이 그 광경에 고정됐다.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등록 서류에만 존재하던 것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졌다.
주인이 노예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뒤로 당겼다. 노예의 입가에서 끈적한 타액이 늘어졌다.
"감독관님이 오셨다. 인사해라."
노예가 눈을 들어 선배와 소완이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굴욕감보다도 어떤 체념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이마를 바닥에 대고 엎드렸다.
"감독관님, 안녕하십니까... 노예 7748호입니다..."
목소리는 작게 떨렸다. 소완이는 펜을 쥔 손에 땀이 맺혔다. 기록부를 펼쳤지만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선배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주인도 그 옆에 앉았다. 노예는 여전히 엎드린 채였다.
"서류는 이상 없네요. 신체 검사 기록, 소유권 이전 확인... 다 되었습니다. 이제 현장 확인만 하면 됩니다."
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편하게 검사하십쇼."
선배가 노예 쪽을 보며 말했다.
"일어나. 다리를 벌리고 앉아."
노예가 떨며 일어나 다리를 벌리고 바닥에 앉았다. 선배가 가까이 다가가 노예의 턱을 집어 올렸다. 치아 상태, 혀, 구강 내부를 확인했다. 노예는 눈을 굳게 감고 있었다.
"입 벌려. 더 크게."
노예가 입을 벌리자 선배가 손가락을 넣어 입안을 살폈다. 혀 밑, 잇몸, 목구멍까지. 소완이는 그 모습을 기록하며 펜을 움직였다. 손이 약간 떨렸다.
"유방 검사."
선배의 명령에 노예가 두 손으로 가슴을 받쳐 들었다. 선배가 양손으로 유방을 만지며 혹이나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단단한 유두가 손가락 사이에 끼였다. 노예가 조금 몸을 떨었다.
"하체 검사할게. 다리 더 벌려."
노예가 다리를 더 벌렸다. 성기가 드러났다. 선배가 손을 뻗어 대음순을 벌렸다. 안쪽이 드러나자 노예가 작게 신음했다.
"질 내부 확인한다. 참아."
선배가 장갑 낀 두 손가락을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노예가 숨을 삼켰다. 선배가 손가락을 움직이며 안을 더듬었다. 소완이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선배의 손가락이 질 속에서 움직일 때마다 노예의 허벅지가 떨렸다.
"이상 없음. 이제 항문 검사."
선배가 손가락을 빼내자 질액이 묻어 나왔다. 이번에는 항문 주위를 살피고 천천히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노예의 숨이 거칠어졌다. 손가락이 항문 속에서 회전했다.
"좋아. 기록해, 소완이. 질 내부 상태 양호. 항문 긴장 정상. 특이사항 없음."
소완이는 받아 적으면서도 시선은 계속 그 광경에 고정됐다. 선배의 손가락이 항문에서 빠져나올 때, 그 움직임이 왜인지 음란하게 보였다. 소완이의 아랫배가 조금 뜨거워졌다.
검사가 끝나고 저택을 나올 때까지 소완이는 거의 말이 없었다. 차에 올라 선배가 엔진을 켰다.
"어땠어? 첫 검사."
"네... 좀... 힘들었어요."
선배가 피식 웃었다. "이제 시작이야. 앞으로 더 볼 거 많아."
사무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았다. 컴퓨터를 켜고 검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다. 자꾸만 그 장면이 떠올랐다. 노예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드러난 성기, 선배 손가락이 질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 그리고 그때 흘러나온 질액의 반짝임.
소완이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했다. 거울 속 자신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왜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나는 걸까.
소완이는 물기를 닦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보고서 작성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키보드를 두드리다 말고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다. 선배의 그 손길이, 노예의 떨림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했다.
저녁이 되어 사무실 등이 꺼졌다. 소완이만 남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검사 기록 화면이 빛나고 있었다. 노예 신체 상태 데이터, 주인 정보, 검사 소견.
그리고 그 밑에 소완이가 직접 기록한 메모.
'질 내부 상태 양호. 항문 긴장 정상.'
소완이는 그 문장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두 번째 줄을 덧붙였다.
'피검자, 검사 중 흥분 반응 보임. 질 분비물 증가.'
왜 이런 걸 적었을까.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적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을 나섰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소완이는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랐다. 텅 빈 객차에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 어두운 터널이 빠르게 흘러갔다.
오늘 본 그 장면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주인의 명령에 따라 입을 벌리고 허벅지 사이를 핥던 노예. 선배의 손가락이 질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소완이는 다리를 꼬았다. 아랫배가 묘하게 울렸다. 이 느낌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었다.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었다. 어두운 방에 불을 켰다. 혼자 사는 원룸이었다. 가방을 내려놓고 침대에 주저앉았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오늘 처음 본 그 광경, 처음 느낀 그 감각. 직업적으로는 혐오스러워야 마땅한데,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났다. 그리고 그 생각이 부끄럽게도 어떤 쾌감을 동반하고 있었다.
소완이는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그 장면들이 재생됐다. 노예의 흐느끼는 신음, 선배의 차분한 목소리, 주인의 만족한 웃음.
그리고 가슴 한켠에서 피어오르는 낯선 욕망.
소완이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아직 첫날이었다. 앞으로 수많은 검사와 수많은 장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이 그 속에서 어떻게 변해갈지, 아직은 전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