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검사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잿빛이었다. 소완이는 검은색 정장의 단추를 한 번 더 확인하며 차량 뒷좌석에 앉았다. 인턴 감독관으로서의 첫 현장 검사, 그녀의 손끝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긴장 풀어. 별거 아냐.”
앞좌석의 운전석에서 동료가 말했다. 사형이었다. 그가 백미러를 통해 그녀를 바라보며 짧게 웃었다. 그의 얼굴은 다정했지만, 왠지 그 미소 속에 다른 무언가가 숨어 있는 것 같았다.
“네, 사형.”
소완이는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형은 결혼한 유부남이었다. 그녀가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사람. 그의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음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차량은 교외의 고급 주택가로 진입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고풍스러운 대저택이 보였다. 검은색 철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경비원이 차량을 확인하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오늘 검사 대상은 여기에 등록된 노예 세 명이야. 모두 최근에 이전 주인에게서 넘어온 케이스야.”
사형이 서류를 넘겨주며 설명했다. 소완이는 서류를 받아 들고 빠르게 훑어보았다. 세 명의 여노예, 모두 20대 초반. 등록 상태, 건강 상태, 훈련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다.
저택의 문이 열리자 중년의 남자가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그는 고급스러운 실크 가운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느긋한 미소가 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감독관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손짓하며 안으로 안내했다. 대저택 내부는 화려했다. 대리석 바닥과 샹들리에, 그리고 벽면에는 값비싼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소완이의 시선은 거실 한쪽 구석에 멈췄다.
거기에는 여자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네 발로 엎드린 자세였고, 목에는 검은색 개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그녀의 주인, 즉 지금 그들을 안내하는 남자의 앞에 그녀가 있었다. 여노예는 주인의 사타구니 아래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아... 아...”
여노예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혀가 주인의 생식기를 핥고 있었다. 열심히, 애처롭게, 개처럼.
소완이는 순간적으로 몸을 굳혔다. 그녀는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교육 과정에서 이론으로 배운 것과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은 완전히 달랐다.
“계속하세요.”
사형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는 이미 이런 장면에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거실 소파에 앉았다. 소완이는 그의 옆에 서서 가방에서 검사 기록지를 꺼냈다. 손이 조금 떨렸다.
주인은 여노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는 아직 훈련이 덜 됐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는 해요.”
그가 여노예의 턱을 잡아 위로 들어 올렸다. 여노예의 얼굴이 드러났다. 젊고 예쁜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공포와 굴종이 섞여 있었다. 침이 입가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자, 이제 감독관님들이 검사하실 거야. 착하게 굴어라.”
주인이 말하며 여노예의 목줄을 당겨 일으켜 세웠다. 여노예는 여전히 네 발로 엎드린 자세로 바닥을 기어서 거실 중앙으로 이동했다.
“옷을 벗고 검사 자세를 취해.”
사형이 차분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여노예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드레스를 벗기 시작했다. 천천히, 조금씩 옷이 벗겨지자 창백한 피부가 드러났다. 그녀의 몸에는 여러 군데 멍 자국이 있었다.
완전히 벗은 후, 여노예는 바닥에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전형적인 검사 자세였다. 그녀의 다리가 벌어지면서 질과 항문이 완전히 노출되었다.
“기록해.”
사형이 말했다.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여노예 뒤로 걸어갔다. 그리고 손에 든 작은 펜라이트를 켜서 그녀의 질 입구를 비췄다.
“등록 상태 확인. 질 입구에 외상 없음. 분비물 상태 정상.”
사형이 말하는 대로 소완이는 기록지에 적어 내려갔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그녀의 뺨을 붉게 물들였다.
“이제 내부 검사.”
사형이 오른손 검지를 여노예의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여노예가 몸을 움찔하며 작은 비명을 질렀다.
“조용히 해.”
사형이 차갑게 말했다. 그의 손가락이 안에서 움직였다. 여노예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자궁 경부 상태 양호. 질 내부에 이상 없음.”
그가 손가락을 빼내고 이번에는 엄지와 검지로 음핵을 집어 살짝 비틀었다. 여노예가 몸을 떨었다.
“반응 정상.”
소완이는 펜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가슴이 조금 빨리 뛰고 있었다. 이런 검사 장면을 처음 보는 것이 아니다. 교육 과정에서 수차례 훈련받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녀의 몸은 이 상황에 반응하고 있었다.
“항문 검사.”
사형이 말하며 이번에는 왼손 검지를 항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여노예가 더 크게 신음했다.
“참아.”
사형이 말했다. 그의 표정은 무표정했지만, 눈에는 어떤 쾌감이 스치는 것 같았다. 그는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항문 내부를 확인했다.
“이상 없음. 항문 괄약근 상태 양호.”
그의 손가락이 빠져나왔다. 여노예는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다음.”
사형이 말했다.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여노예를 불렀다.
두 번째 여노예도 같은 방식으로 검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 소완이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기록을 작성했다. 그녀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혐오감이 아니었다. 두려움도 아니었다.
그것은 호기심이었다.
검사가 끝난 후, 소완이와 사형은 저택을 나와 차량에 올랐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사형이 물었다.
“처음이라 힘들었지?”
“아니요, 괜찮았어요.”
소완이가 대답했다. 사형이 백미러를 통해 그녀를 바라보며 뜻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첫인상이 중요한 거야. 네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앞으로의 업무를 결정해. 오늘 잘했어.”
칭찬이었다. 하지만 그 칭찬이 오히려 소완이의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차량은 노예 관리국 사무실로 돌아왔다. 소완이는 책상에 앉아 검사 보고서를 정리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그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노예가 개처럼 엎드려 주인의 생식기를 핥던 모습. 그녀의 질과 항문이 노출된 채 검사를 받던 모습. 그리고 사형의 손가락이 그 안으로 들어가던 모습.
소완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치마를 움켜쥐고 있었다. 이상한 감정이 그녀의 몸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것은 수치심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상상했다.
자신이 그 자리에 있다면.
무릎을 꿇고, 엎드리고, 모든 것을 드러내고, 개처럼 주인을 섬기는 것.
“말도 안 돼...”
소완이는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 상상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걸어갔다.
화장실 거울 속의 자신은 언제나처럼 단정한 정장 차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이상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자신의 목을 만졌다. 목줄이 채워진 모습을 상상하며.
그녀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 가슴을 스쳤다. 그녀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떠 있었다.
“이건 그냥 호기심일 뿐이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그녀 자신조차도 납득시키지 못했다.
사무실로 돌아와 그녀는 다시 보고서 작성에 집중하려고 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멈춰 섰다. 그녀의 눈은 다시금 그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 여노예의 신음 소리, 그녀의 몸이 떨리던 모습, 그리고 사형의 차갑고도 능숙한 손길.
“소완아, 퇴근 시간이야.”
동료의 목소리에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사무실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창문 밖으로는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네, 갈게요.”
소완이는 컴퓨터를 끄고 가방을 챙겼다. 그녀는 사무실을 나서며 한 번 더 뒤돌아보았다. 사형의 책상이 보였다. 그가 앉아 있던 자리. 그녀는 잠시 그곳을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온 소완이는 샤워를 했다. 뜨거운 물이 그녀의 몸을 타고 흐르자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그 장면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상상 속에서 그녀가 그 여노예였다. 그녀가 무릎을 꿇고, 그녀의 몸이 노출되고,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몸을 만졌다. 젖은 피부 위로 손이 미끄러졌다. 그녀의 손가락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 자신의 중심부에 닿았다.
“아...”
작은 신음이 그녀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뗐다. 하지만 그 감각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그날 밤, 소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왜 그 장면이 나를 흥분시키는 걸까.
왜 나는 그 여자였으면 하고 상상하는 걸까.
그리고 가장 두려운 질문.
나는 이미 타락하기 시작한 걸까.
그녀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오늘의 경험은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을 무언가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그녀는 이미 막고 싶지 않았는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