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는 거실 소파에 혼자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어스름한 저녁 빛이 스며들고, 집 안은 고요했다. 제자이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올 시간은 아직 한참 남았다. 그녀는 손에 든 찻잔을 바라보며 뜨거운 증기가 얼굴에 닿는 것을 느꼈다. 차가 식어가는데도 입술을 대지 못했다.
생각은 자꾸만 그에게로 흘렀다. 제자이. 키가 크고 건강한 아들. 그의 웃음소리, 걸음걸이, 그리고 가끔 마주칠 때마다 느껴지는 그 묘한 긴장감. 타오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말할 수 없는 충동이었다. 그 충동은 낮에는 책상 서랍 깊숙이 숨겨 두었지만, 밤이 되면 꼼지락거리며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서랍장으로 걸어갔다. 손잡이를 열자 안쪽에 조심스럽게 접어둔 검은색 작업복이 보였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천, 가슴 부분이 깊게 파인 디자인. 그 옆에는 망사 스타킹과 금색 가면이 놓여 있었다. 가면의 표면은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는 도금 처리가 되어 있었다. 타오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손끝이 떨렸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일주일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 가게. ‘은밀한 손길’이라는 이름의 가면 마사지 센터. 그곳은 고객과 직원 모두 가면을 쓰고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타오는 그 광고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 그동안 감춰 왔던 자신, 진짜 자아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 아무도 그녀를 도자로 알아보지 않을 것이다. 그저 가면 뒤의 한 여성일 뿐.
그녀는 옷을 벗고 작업복을 입었다. 천이 피부에 닿는 감촉이 차갑게 느껴졌다. 스타킹을 신고 멜빵을 고정시켰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았다. 가면을 쓰기 전의 얼굴은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하지만 가면을 쓴 순간, 눈매가 달라졌다. 금색 가면은 이마와 코를 가리고 입가만 드러냈다. 그녀는 립스틱을 바르고 거울 속 자신에게 속삭였다. "오늘 밤, 나는 타오가 아니야."
한편, 제자이는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퇴근 시간의 혼잡함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익명의 문자였다.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가면 마사지 센터 '은밀한 손길'. 오늘 밤 9시. 주소는 지도에 표시됨."
제자이는 멈춰 섰다. 낯선 번호였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가 끌렸다. 요즘 그는 일상에 지쳐 있었다. 어머니 타오에 대한 복잡한 감정, 존경과 집착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스로가 답답했다. 그런 그에게 이 문자는 금단의 열매처럼 보였다. 가면을 쓰면 아무도 모른다. 그도 잠시 자신의 정체성을 벗어 던질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주소를 확인하고 방향을 틀었다. 발걸음이 빨라졌다. 호기심과 불안이 뒤섞여 심장이 두근거렸다.
건물은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안쪽에 있었다.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입구에는 검은색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제자이가 문을 열자 은은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접수대에는 가면을 쓴 여직원이 서 있었다. "어서 오세요.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문자를 받고 왔습니다." 여직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종이 가면 하나를 건넸다. "이것을 착용해 주세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제자이가 가면을 쓰던 순간, 누군가가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여자였다. 키가 작고, 검은색 작업복에 망사 스타킹. 얼굴에는 금색 가면이 씌워져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안으로 걸어갔다. 제자이는 어렴풋이 그 체형이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 가면 마사지 센터에서 정체를 캐묻는 것은 무례한 일이었다. 그는 접수대 직원의 안내에 따라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
도자는 금색 가면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첫 손님. 그녀의 첫 번째 고객이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배운 대로,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 번호 3호. 문을 열자 좁은 공간이 드러났다. 중앙에는 타원형의 물침대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은은한 주황색 조명이 비치고 있었다. 침대 옆에는 아로마 오일과 수건이 정리되어 있었다. 분위기는 은밀하고, 약간은 위험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물침대 표면을 만졌다. 미지근한 물이 천 아래에서 출렁였다. 거울이 천장에 붙어 있어 침대에 누우면 자신의 모습이 비칠 것 같았다. 도자는 가면 아래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돌아갈 수 없었다.
제자이는 다른 방, 5호로 안내되었다. 방은 거의 비슷했다. 좁고, 어두운 조명, 그리고 물침대. 그는 천천히 옷을 벗어 옆걸이에 걸었다. 알몸이 아닌, 하의만 벗고 수건으로 허리를 감싸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침대에 엎드렸다. 물침대가 그의 체중을 받아 천천히 출렁였다. 어둠 속에서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심장 소리가 귀에 울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도자는 5호실 문 앞에 섰다. 손잡이를 잡았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문을 열었다. 방 안은 어스름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남자의 등이 보였다. 근육이 단단하게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가며 전문가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안녕하세요. 오늘 밤, 당신의 쉼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제자이는 그 목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익숙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가면 너머의 목소리는 약간 변조된 것 같기도 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금색 가면. 검은 작업복. 가슴이 깊게 파인 그 옷. 그는 입술을 떼지 못하고 그저 그녀의 손이 오일 병을 집어 드는 것을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