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째 생일이 지난 지 일주일째 되는 날, 월월은 아버지의 서재에서 거대한 서류 뭉치를 받아들었다. 가족 기업의 지분 일부가 그녀의 명의로 이전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아버지는 전화기 너머로 짧게 말했다.
“월월아, 이제 어른이야. 네 몫은 네가 챙겨야 한다.”
그 말투는 마치 거래처에 주문 확인 전화를 하는 것처럼 건조했다. 월월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서류 더미를 넘기다가, 중간에 끼어 있는 자회사 명단에서 눈을 멈췄다. ‘청성 엔터테인먼트’, ‘루이나 미디어’, 그리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적힌 ‘황금 사슬 컴퍼니’ – 이름만 봐선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없었다.
월월은 인터넷에 검색해보았다. 화면에 뜬 정보는 그녀의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AV 제작, 성인 콘텐츠 유통, 그리고 특수 조련 서비스.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 문득, 열다섯 살이었던 어느 날 밤이 떠올랐다. 우연히 아버지 서재 구석에서 발견한 책 – 표지에는 굵은 가죽 끈과 쇠고리가 새겨져 있었다. 그 책을 훔쳐 본 순간, 그녀의 가슴 속에 깊이 파고든 어떤 감각. 부끄러움과 두려움, 그리고 그 너머의 알 수 없는 설렘.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 감정이 지금은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월월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하얀 블라우스에 깔끔한 검은 치마, 단정하게 묶은 머리. 표면만 보면 누가 뭐라 해도 명문가의 아가씨였다. 하지만 그녀는 알았다. 이 차가운 겉모습 아래, 무언가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다음 날, 월월은 ‘황금 사슬 컴퍼니’의 주소를 따라 도시 외곽의 한 건물 앞에 섰다. 간판도 없는 회색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문을 밀었다. 로비에는 중년의 여성 리셉셔니스트가 앉아 있었다.
“누구를 찾으세요?”
“저, …샤오웨라고 합니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고 해서요.”
월월은 준비해 둔 가명을 뱉었다. 여성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이력서는 있나요?”
“네, 여기 있습니다.”
월월은 미리 출력해 온 가짜 이력서를 건넸다. 대학생, 경험 없음, 단기 알바 희망. 여성은 잠시 서류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기다리세요.”
몇 분 후, 한 젊은 남자가 나타났다. 스무 살 중반쯤으로 보이는 그는 날카로운 눈매에 얇은 입술을 가졌다.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 손에는 작은 노트북을 들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지원자야? 나는 아제야. 이쪽 스튜디오 감독이야.”
그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눈빛은 날카롭게 그녀의 얼굴과 몸매를 스캔하고 있었다. 월월은 무심한 척 고개를 숙였다.
“네, 안녕하세요.”
“좋아, 구경이나 해볼래? 오늘 촬영이 있어서 현장이 좀 복잡할 거야.”
아제는 그녀를 이끌어 건물 안쪽으로 걸어갔다. 복도를 지나 철문을 열자, 넓은 스튜디오가 펼쳐졌다. 천장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 카메라, 그리고 중앙의 침대. 그 위에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한 명은 젊은 여자로, 눈물을 흘리며 손목이 침대 프레임에 묶여 있었다. 다른 한 명은 중년의 남자로, 채찍을 들고 서 있었다.
“자, 다음 컷!”
아제의 목소리에 스태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월월은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여자의 울부짖음, 채찍이 피부를 때리는 소리, 그리고 카메라의 셔터음. 그 모든 것이 그녀의 뇌리에 박혔다. 하지만 가슴 속에서 또렷이 느껴지는 것은 혐오감이 아니라, 두근거림이었다.
아제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처음 봤지?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월월은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애쓰며 대답했다. 아제는 그녀의 뺨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웃었다.
“너, 생각보다 잘 어울릴 것 같아. 우리 새 작품에 딱 맞는 얼굴이야. 주인공이 부잣집 아가씨 역할인데, 너 같은 분위기.”
월월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아제는 그녀의 반응을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익명으로 찍을 수 있어. 신분 노출 전혀 없고, 대신 한 컷에 얼마를 줄게. 생각 있어?”
월월은 순간 거절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한 번만, 봐주실 수 있나요?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제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오늘 끝나고 내 방으로 와. 자세히 이야기하자.”
그날 밤, 월월은 아제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탁자 위에는 대본이 펼쳐져 있었다. 주인공은 부잣집 딸이 남자에게 붙잡혀 조련당하는 이야기.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페이지를 넘겼다.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어때? 마음에 들어?”
아제가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네.”
월월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확신에 차 있었다. 그녀는 서명란에 ‘샤오웨’라고 적었다.
촬영은 이틀 후에 진행되었다. 월월은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메이크업을 받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간단한 아이섀도, 그리고 창백한 립스틱. 그녀는 드레스를 입고 침대 위에 앉았다. 남자 배우는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 근육질의 몸매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은 이미 사냥감을 노리는 표정이었다.
“자, 시작할게.”
아제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렸다.
첫 번째 장면은 그녀가 남자에게 저항하는 연기였다. 하지만 진짜 저항은 필요 없었다. 남자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을 때, 월월은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손은 거칠고 강했다.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제발… 놔줘…”
대본에 적힌 대사를 중얼거렸지만, 그 목소리는 진짜였다. 남자는 그녀의 드레스를 찢었다.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귀에 찢어졌다. 차가운 공기가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
“좋아, 다음 컷. 본 장면 들어간다.”
아제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남자가 그녀 위에 올라탔다. 그의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 월월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성기가 그녀의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첫 관통에 월월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몸은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뒤로 젖혀졌다.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은 거칠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녀의 허벅지에 그의 손가락이 깊게 파고들었다.
“더, 더 크게!”
아제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월월은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눈물 속에서 그녀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수치심과 함께 밀려오는 어떤 쾌감. 그녀의 몸이 그의 움직임에 맞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가 몸을 움찔하며 깊게 박혔다.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의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컷! 좋아, 잠시 쉬자.”
아제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지만, 월월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고, 머릿속은 혼란과 쾌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게 내가 원한 거야. 이게 내가 갈망해 온 것.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