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신와 음타기: 신와 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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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 대전의 불길이 꺼진 지 이미 천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둠의 신이 소멸하고, 여와를 비롯한 신들이 선계로 돌아간 후, 인간계와 신계 사이의 연결은 끊어졌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더 이상 신들의 발자취가 없었고, 오직 인간들만이 대지를 누비며 살아가고 있었다. 동방의 어느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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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시대

선악 대전의 불길이 꺼진 지 이미 천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둠의 신이 소멸하고, 여와를 비롯한 신들이 선계로 돌아간 후, 인간계와 신계 사이의 연결은 끊어졌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더 이상 신들의 발자취가 없었고, 오직 인간들만이 대지를 누비며 살아가고 있었다.

동방의 어느 작은 마을, 산기슭에 자리 잡은 이곳은 울창한 숲과 맑은 시냇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었다.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 있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봉와 선생님이 오신다!"

아이들 중 한 명이 소리치자, 모두가 흥분하여 길가로 몰려들었다. 길 저편에서 한 여인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은은한 광채를 발하는 흰색 치마를 입고 있었고, 긴 검은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그녀의 얼굴은 마치 달빛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웠으며, 걸음걸이마다 우아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바로 봉와였다.

"선생님,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주실 거예요?"

가장 어린 아이가 봉와의 치맛자락을 잡으며 물었다. 봉와는 살며시 웃으며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은 별들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봉와의 수업을 가장 좋아했다. 그녀는 신들의 지식을 인간의 말로 쉽게 풀어내곤 했다. 봉와는 원래 동방 신와 중 하나였지만, 정사 대전 이후 자신의 신력 일부를 버리고 인간과 융화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이 마을에 정착하여 교사가 되었고, 아이들에게 세상의 이치를 가르치고 있었다.

마을 건너편, 언덕 위에 선 한 남자가 멀리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건장한 체격에 준수한 얼굴을 가졌고, 허리에는 긴 검이 차여 있었다. 그가 바로 용와였다. 그는 원래 봉와와 마찬가지로 동방 신와였으며, 여와의 아들이었다. 정사 대전 후, 그는 신력의 일부를 버리고 인간계에 남아 이 마을의 수호자가 되었다.

"용와님, 또 순회하시는 겁니까?"

마을 나이든 어부가 그에게 인사했다. 용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네, 대지를 순시할 때가 되었습니다. 며칠간 마을을 비울 예정입니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용와님이 계셔서 우리는 항상 평안합니다."

용와는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 후, 대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정기적으로 대지를 돌며 광명의 힘으로 땅을 살폈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풀과 나무가 더욱 무성해지고, 땅은 생기를 되찾았다. 이것이 그의 임무였다. 인간계의 평화를 지키는 것.

그날 저녁, 봉와는 교실에서 마지막으로 칠판을 닦고 있었다.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용와가 며칠 전 떠난 후, 그녀의 마음은 왠지 허전했다. 그들이 함께 신계에 있을 때는 항상 곁에 있었지만, 인간이 된 후로는 그리 자주 만날 수 없었다.

"봉와, 아직 안 가고 있었네."

뜻밖의 목소리에 봉와는 놀라 뒤돌아봤다. 문가에 용와가 서 있었다. 그는 순회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

"용와! 벌써 돌아왔구나. 순회는 어땠어?"

"무난했어. 대지는 평화롭고, 특별한 이상은 없었어."

용와는 교실 안으로 들어와 봉와 옆에 섰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들은 오랜 세월을 함께해왔지만, 인간이 된 후로는 어색한 순간들이 생겨났다.

"봉와, 너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니?"

용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봉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응. 아이들은 순수하고, 마을 사람들도 다정해. 나는 이곳이 좋아. 너는?"

"나도 마찬가지야. 인간의 삶은 신계와는 달라. 복잡하지만, 그만큼 따뜻한 것 같아."

용와는 말하면서 봉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여전히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고, 그 미소는 그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여와의 자식들로서, 신분 때문에 그 감정을 마음속에 묻어두어야 했다.

"봉와, 나는..."

용와는 말을 꺼내려다가 멈췄다. 봉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네가 항상 건강하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용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내려앉고, 별들이 하나둘 빛나기 시작했다. 봉와도 그의 옆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참 아름답지? 신계에서 보던 별들과는 달라. 여기 별들은 더 가깝고, 더 따뜻해."

봉와가 중얼거렸다. 용와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아름다워."

그 말은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봉와는 분명히 들었다. 그녀의 가슴이 조용히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용와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하늘만 보고 있었다.

그날 밤, 봉와는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별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용와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갔다. 하지만 그들은 신와로 태어났고, 여와의 자식으로서 서로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플까..."

봉와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달빛에 반짝였다.

다음 날 아침, 마을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봉와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용와는 마을 입구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평화로운 일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들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선생님, 어제 별 이야기 더 해주세요."

한 아이가 손을 들며 말했다. 봉와는 미소 지으며 칠판 앞으로 걸어갔다.

"좋아. 그럼 오늘은 별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좀 더 자세히 알려줄게."

그녀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원을 그리며 별들의 궤도를 설명했다. 아이들은 그녀의 말에 집중하며 눈을 반짝였다. 교실 밖, 용와는 창문 너머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고 있었다. 그의 가슴이 아려왔다.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괴로웠다.

그날 오후, 용와는 마을 뒤쪽 언덕에 올랐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봉와도 가끔 이곳에 와서 쉬곤 했다. 그는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용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그는 놀라 뒤돌아봤다. 봉와가 그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교실 일을 끝내고 언덕으로 올라온 참이었다.

"봉와, 너였구나."

"응. 너도 여기 오는구나. 나는 가끔 이곳에 와서 바람을 쐬곤 해."

봉와는 그의 옆에 앉았다. 그들은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풍경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그들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다.

"용와, 나는 언젠가 이 평화가 깨질까 봐 두려워."

봉와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용와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둠의 신은 이미 사라졌어. 인간계는 평화로워."

"하지만 나는 불안해. 이건 너무 완벽해서, 마치 꿈처럼 느껴져."

봉와는 두 손을 꼭 쥐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섞여 있었다. 용와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괜찮아. 내가 항상 너를 지킬게. 우리는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어."

그의 손길은 따뜻했고, 봉와는 그 온기에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그에게 기대어 눈을 감았다.

"고마워, 용와."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평온했다. 용와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의 숨결을 느꼈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녀를 향한 사랑이 가득했지만, 그는 그 감정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흘러, 봉와와 용와는 인간 세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살아갔다. 봉와는 아이들에게 신들의 지식을 전파하며 지혜를 나누었고, 용와는 대지를 순시하며 평화를 지켰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말하지 못한 사랑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로, 오늘도 이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다.

천외 운석

천외 운석

고요한 오후였다. 마을 작은 광장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봉와는 아이들 사이에 앉아 나뭇가지로 땅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은은한 광명의 기운이 흘러나와 그림 속 꽃과 나비가 일렁이며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선생님, 선생님! 용와 아저씨는 언제 돌아와요?"

"글쎄, 아마 이틀 안에 돌아오실 거야."

봉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미소가 살짝 굳어졌다. 먼 곳에서 이상한 진동이 전해져 왔다. 그것은 단순한 지진이 아니었다. 땅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듯한, 섬뜩한 떨림이었다.

봉와는 고개를 들어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신력이 경고하고 있었다. 저 멀리, 마을에서 북동쪽으로 약 오십 리 떨어진 곳에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었다.

"얘들아,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야. 모두 집으로 돌아가렴."

아이들은 아쉬운 듯 흩어져 갔다. 봉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이며 빛났다. 광명의 힘이 그녀의 몸을 감싸며 감각을 확장시켰다.

저 깊은 곳... 어둠이다. 그것도 아주 오래되고 강력한 어둠.

용와는 순길을 떠나 멀리 있었다. 마을에는 다른 신력 소유자가 없었다. 봉와는 잠시 망설였다. 평범한 인간으로 살기로 결심한 이후, 그녀는 가능한 한 신력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건 달랐다. 이 감촉은 위험했다.

"가봐야겠어."

봉와는 몸을 돌려 마을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가볍고 조용했지만, 그 발걸음 하나하나에 광명의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그곳은 황량한 구릉지대였다. 한때는 울창한 숲이었지만, 수백 년 전의 대전쟁으로 인해 척박한 땅으로 변해버렸다. 봉와는 언덕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에는 거대한 균열이 생겨 있었고, 그 틈새로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안개의 색은 짙은 자주색과 검은색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섬뜩한 윙윙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봉와는 손을 들어 광명의 방패를 만들어 몸을 감쌌다. 그녀는 균열 가장자리로 다가가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깊은 구멍 속에서 투명한 운석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투명함은 순수한 것이 아니었다. 운석 내부에서는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꿈틀거리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보라색의 심장 같은 것이 박동하고 있었다.

"저건..."

봉와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꼈다. 그 운석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깃든 힘은 그녀가 한때 알고 있던 어둠의 힘과 흡사했다. 하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무언가도 섞여 있었다. 마치 다른 세계의 에너지가 이 세계의 어둠과 결합한 듯한 기괴한 조화였다.

그 순간, 운석이 갑자기 균열을 내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안 돼!"

봉와가 뒤로 물러서려는 순간, 운석이 폭발하듯 산산조각나며 수많은 보라색 촉수로 변했다. 촉수는 마치 뱀처럼 꿈틀거리며 지하에서 솟아올랐다. 각 촉수의 끝에는 검은 가시가 돋아나 있었고, 그 가시에서는 어둠의 기운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촉수들은 미친 듯이 주변을 휘저었다. 바위를 부수고, 땅을 파고들며, 사방으로 번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점점 더 많은 검은 기운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봉와는 광명의 검을 소환하여 촉수들을 베어냈다. 하지만 촉수는 잘릴 때마다 더 많은 수로 증식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단순한 싸움이 아니었다. 이 운석은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이 세계를 감염시키려 하고 있었다.

"멈춰!"

봉와의 외침에 광명의 파동이 퍼져나갔다. 촉수들이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 순간, 운석의 심장에서 더욱 강력한 어둠이 폭발했다. 검은 기둥이 하늘을 찌르며 솟아올랐고, 그 주변의 땅이 함몰되기 시작했다.

마굴이 형성되고 있었다.

봉와는 간신히 균형을 잡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 힘은 그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강력했다. 하지만 용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마굴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이대로 둘 순 없어..."

봉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광명으로 가득 차오르며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신력을 끌어올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마굴 속에서 거대한 촉수가 솟아올라 그녀를 향해 내리쳤다.

봉와는 재빨리 피했지만, 촉수의 가시가 그녀의 팔을 스쳤다. 깊은 상처가 생겼고, 검은 피가 흘러내렸다. 놀랍게도 그 상처에서는 어둠의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건..."

봉와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상처에서 퍼져나가는 어둠이 그녀의 광명의 힘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상처를 광명으로 봉인했지만, 이미 어둠의 일부가 그녀의 몸속으로 침투해 있었다.

지금은 물러나야 한다. 이대로 싸우다간 위험해질지도 몰랐다.

봉와는 몸을 돌려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뒤에서는 마굴이 점점 더 거대해지며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검은 구름이 태양을 가렸고, 대지에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마을로 돌아온 봉와는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모두 집 안에 있으라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그녀는 마을 주변에 광명의 결계를 쳤다. 하지만 그 결계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저녁이 되자, 먼 곳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굴에서 무언가가 태어나고 있었다. 봉와는 마을의 탑 위에 서서 어둠이 드리운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용와... 빨리 돌아와야 할 텐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팔에서는 아까 입은 상처가 아직도 욱신거리고 있었다. 그 상처에서는 은은한 검은 기운이 새어 나오고 있었고, 봉와는 그것을 억누르느라 고생하고 있었다.

이 밤은 길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봉와는 아직 몰랐다. 이 마굴이 단순한 위험이 아니라, 그녀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운명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마굴에 떨어지다

봉와는 발밑에서 스며드는 기운을 느꼈다. 마을에서 가르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귓가에 맴돌았지만, 지금 그녀 앞에 펼쳐진 광경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마굴의 입구는 마치 살아있는 짐승의 아가리처럼 어둠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건... 보통 사악한 기운이 아니야."

그녀는 손을 들어 광명의 힘을 손바닥에 모았다. 하지만 그 빛은 마굴 앞에서 희미하게 깜빡일 뿐이었다. 봉와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한 걸음 내디뎠다. 발끝이 마굴의 경계에 닿자,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발밑이 무너져 내렸다.

"아!"

비명도 잠시, 그녀의 몸이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늘을 향해 뻗은 손가락 사이로 마지막 빛이 스며들었다. 봉와는 몸을 뒤틀며 떨어졌지만, 주변은 끝없는 암흑뿐이었다.

쿵.

바닥에 부딪힌 충격에 숨이 턱 막혔다. 그녀가 일어나려는 순간, 무언가가 발목을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축축하고 미끄러운 촉수였다.

"이게 뭐야!"

봉와가 발을 차며 저항했지만, 촉수는 더욱 거세게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하나, 둘, 셋... 수없이 많은 촉수가 그녀의 팔과 다리, 허리를 감싸며 들어올렸다.

"놔! 놓으라고!"

광명의 힘을 폭발시키려 했지만, 촉수에 박힌 가시가 그녀의 피부를 찔렀다. 따끔한 고통과 함께 무언가가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독이었다.

"크윽..."

그 독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오히려 온기가 느껴지는 액체가 그녀의 혈관을 타고 퍼져나갔다. 봉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무릎에 힘이 풀리고, 허리에 전율이 흘렀다.

두 세계의 어둠의 힘... 천외에서 온 운석의 변이된 힘...

그녀의 정신 속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낯선 언어였지만, 그 의미는 선명하게 전해졌다. 봉와는 이빨을 악물고 저항하려 했지만, 이미 독이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숨이 가빠졌다. 몸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 같았다. 봉와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발가락이었다. 발가락이 서로 붙어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살이 녹아내리는 듯한 감각이 발끝에서부터 올라왔다. 아름다웠던 그녀의 발이 통째로 하나의 덩어리로 변하고 있었다.

"안 돼... 안 돼!"

비명을 질렀지만, 변화는 멈추지 않았다. 종아리가 합쳐지고, 무릎이 사라졌다. 허벅지 안쪽에서 살이 꿈틀거리며 얽혀 들어갔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다리가 하나로 융합되었다.

아름다웠던 인간의 하반신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 자리에 황금빛 비늘을 가진 굵은 뱀꼬리가 나타났다. 그 위로 하얀 고리 무늬가 선명하게 새겨졌다. 봉와는 자신의 변화된 몸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순간, 그녀의 귀가 뾰족해지기 시작했다. 귓바퀴가 길게 늘어나고 끝이 날카로워졌다. 눈동자는 황금색으로 물들며 세로로 길쭉한 동공으로 변했다.

"아... 아아..."

신음이 입가에서 새어 나왔다. 얼굴의 윤곽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요염해졌다. 입술은 연보라색으로 물들며 도톰해졌다. 거울도 없이,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음란한 모습으로 변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원래도 풍만했지만, 지금은 더욱 커져서 한 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배에는 음란한 문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뱀의 형상을 한 그 문양은 그녀의 하복부에서부터 움직이며 빛났다.

봉원... 그녀의 신력의 근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광명의 힘이 점차 어둠으로 물들어 갔다. 황금색이었던 그 힘이 시커먼 색으로 변하며 마원이 되었다.

"나는... 나는 더 이상..."

목소리가 떨렸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더 이상 신도 아니었다. 그녀는 라미아가 되었다. 반인반사의 마물로 전락했다.

촉수가 그녀를 놓아주었다. 봉와는 자신의 새로운 몸을 움직여 보았다. 뱀꼬리가 바닥을 스치며 미끄러졌다. 생소한 감각이었지만, 왠지 자연스러웠다.

목이 말랐다.

그것은 물에 대한 갈증이 아니었다. 생명력에 대한 갈증이었다. 남성의 정액... 그 정기가 그녀의 새로운 생명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는 본능적인 욕구가 뇌리를 스쳤다.

"아... 배고파..."

봉와는 허리를 꼬며 기어 나가기 시작했다. 마굴의 입구가 보였다. 위로 올라가야 했다. 거기에 인간이 있었다. 남성들이 있었다.

그녀의 혀가 입술을 핥았다. 연보라색 입술이 촉촉하게 빛났다.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빛나며 사냥감을 찾고 있었다.

"기다려... 곧 갈게..."

속삭임이 마굴 안에 울려 퍼졌다. 봉와는 뱀꼬리로 바위를 휘감으며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음란한 향기가 주변을 물들였다.

첫 대면

용와가 순찰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오던 길, 먼 곳에서부터 감지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운에 발걸음이 멈췄다. 하늘을 찌를 듯한 검은 마기가 마을 근처 동굴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그 마기 속에 희미하게 섞인 광명의 기운을 놓칠 수 없었다.

"봉와...?"

용와는 즉시 방향을 틀어 마굴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발밑의 풀잎이 시들고 흙이 검게 물들었다. 마기가 짙어질수록 공기가 무거워졌고, 숨 쉴 때마다 폐 속에 찬 기운이 스며들었다.

동굴 입구에 도착했을 때, 용와는 숨을 삼켰다. 거기에는 반은 인간, 반은 거대한 뱀의 모습을 한 존재가 서 있었다. 허리 아래로 뻗은 비늘 덮인 뱀의 몸통이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 위로 솟아오른 상반신은 너무나도 익숙한 여인의 형상이었다.

"...봉와."

용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여인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예전의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사라지고, 대신 흐릿하고 음란한 빛이 감도는 눈이 용와를 응시했다. 그러나 그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용와... 오빠..."

봉와의 입술이 열렸다. 목소리는 전보다 낮고 나른했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는 분명히 그녀였다. 뱀의 몸통이 꿈틀거리며 바닥을 긁었고, 비늘 사이로 찐득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드디어 왔구나. 나, 매일 기다렸어. 오빠가 올까 봐, 안 올까 봐... 이 몸이 되어서도 오빠 생각만 했어."

봉와가 천천히 기어오며 용와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에 용와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이렇게..."

"모든 걸 바꾸고 싶었어. 이 힘으로, 이 몸으로.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봉와가 아니야. 하지만 오빠를 향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어. 용와, 나는 너를 사랑해. 너무나 사랑해서 이렇게 타락해 버렸어."

봉와의 손이 뻗어 용와의 뺨을 감쌌다. 차갑고 매끄러운 손길이었다. 용와는 그 손을 잡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나도... 너를 사랑해. 신분 때문에, 신성 때문에 억눌러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

봉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그 눈물은 곧 음탕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뱀 몸통이 용와의 다리를 감싸기 시작했다. 비늘의 차가운 감촉이 용와의 살을 스쳤다.

"그럼, 내가 증명해 줄게. 내 사랑을."

봉와의 하체가 움직였다. 그녀의 뱀 질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스스로 열리고 닫히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흘러내리는 액체가 바닥을 적셨다. 용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의 옷을 벗어 던지고, 봉와의 몸을 끌어안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졌다. 봉와의 혀가 용와의 입속으로 파고들었고, 용와는 그 혀를 받아들이며 깊이 빨아들였다. 봉와의 뱀 꼬리가 용와의 몸을 더 세게 감았고, 그녀의 손은 용와의 가슴을 더듬었다.

"들어와 줘... 용와... 네 정액이 필요해..."

봉와가 속삭였다. 용와는 그녀의 뱀 질 입구에 자신의 발기를 밀어 넣었다. 순간, 봉와의 몸이 떨렸다. 그 안은 놀랍도록 뜨겁고 촉촉했으며, 내벽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용와의 것을 빨아들였다.

"하아... 봉와..."

용와가 깊이 박아 넣었다. 봉와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의 손가락이 용와의 등을 할퀴었고, 뱀 꼬리는 더욱 조여들었다. 두 사람은 거친 숨을 내쉬며 격렬하게 움직였다.

"오빠... 더, 더 세게 해 줘... 나, 오빠의 정액으로 가득 채워지고 싶어..."

봉와가 울부짖듯 외쳤다. 용와는 그 말에 더욱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방 안에는 쾌락에 젖은 신음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가득 찼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봉와가 여러 번 절정에 도달할 때마다 "오호호... 오호호...!" 하고 외쳤다. 그 음란한 비명이 동굴 벽에 울려 퍼졌다. 마지막으로 용와가 깊이 박아 넣으며 정액을 쏟아부었을 때, 봉와의 몸이 크게 경련했다.

그 순간, 봉와의 가슴 속에서 어둡게 빛나는 구슬, 마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빛이 그녀의 몸 전체를 휘감더니, 서서히 뱀의 몸통이 인간의 다리로 변해갔다. 봉와는 자신의 변화를 느끼며 미소 지었다.

"드디어... 나도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어. 하지만 이제는 예전의 나는 아니야. 이 마핵이 영원히 나를 타락된 신와로 만들어 줄 거야."

용와는 그런 봉와를 꼭 안았다.

"네가 누구든,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영원히."

봉와는 용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순수했던 날의 그리움과 타락한 현재의 쾌락이 뒤섞여 있었다.

마을로 돌아오다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 해는 이미 서쪽 산등성이에 걸려 있었다. 봉와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모습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가느다란 검은 실과 붉은 비단으로 엮인 것이었고, 가슴과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허리춤에는 얇은 장식만이 매달려 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살결이 그대로 비쳤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는 앞뒤가 트여 있어 다리의 곡선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맨발에는 금빛으로 물든 발톱이 반짝이고 있었다.

용와는 그녀의 곁을 걸으며 그 모습을 조용히 응시했다.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지만, 봉와의 차림새에 당황한 듯 눈길을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봉와, 네 모습이... 많이 달라졌구나."

용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봉와는 가볍게 웃으며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시늉을 했다.

"변한 게 많아, 용와. 하지만 이제 나는 더 이상 숨길 게 없어."

그들은 마을 중심에 있는 작은 사당으로 걸어갔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봉와가 돌벽에 기대어 서서 용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용와, 나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어. 이 세상을 다시 만들어야 해. 인간들은 서로를 미워하고, 전쟁은 끝나지 않아. 하지만 내가 바꿀 수 있어."

용와가 눈썹을 찌푸렸다. "어떻게?"

"인간 여성들을 마물 소녀로 만들어. 그들은 더 강해지고, 아름다워질 거야. 남성들은 나이트메어로 개조해. 밤의 힘을 얻고, 더 이상 싸우지 않게 될 거야. 그러면 이 땅에는 전쟁이 사라져."

잠시 침묵이 흘렀다. 용와는 봉와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고, 그 확신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나는 네 편이야. 네가 하는 일이라면, 나는 지지할게."

봉와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달콤하면서도 위험했다. 그녀는 용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의 맨발을 들어 올렸다. 황금빛 발톱이 석양에 반짝였다.

"그럼, 먼저 너에게 내 힘을 보여줄게."

봉와가 용와의 허리춤으로 발을 뻗었다. 그녀의 발가락이 옷자락을 헤집고 들어가 그의 발기한 성기를 감쌌다. 용와는 숨을 들이쉬며 몸을 움츠렸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봉와의 발바닥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가락 사이로 그의 성기가 오르내리며 미끄러졌다.

"좋아... 그렇게... 계속해."

용와의 목소리는 쉰 듯이 갈라져 나왔다. 봉와는 그의 반응을 즐기면서도, 자신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발동작은 더욱 빠르고 격렬해졌다. 용와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움켜쥐었고, 그의 엉덩이가 경련하듯 움직였다.

"봉와... 나... 간다..."

용와의 신음과 함께 뜨거운 액체가 봉와의 발바닥에 쏟아졌다. 그녀는 그것을 느끼며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봉와의 다리가 떨리더니, 살갗이 비늘로 덮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종아리가 서로 붙어 하나로 합쳐졌고, 발은 사라지고 긴 뱀의 꼬리가 드러났다.

"하... 안 돼... 너무 흥분했나..."

봉와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녀의 인간 형태가 무너지고 있었다. 꼬리가 바닥을 휘감고, 그 위로 용와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봉와. 그 모습도 좋아."

용와가 그녀의 꼬리를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봉와는 그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자신의 꼬리로 그의 허리를 감쌌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다시 하나가 되었다. 봉와의 꼬리가 그를 단단히 조이고, 용와는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그들의 움직임은 거칠고도 부드러웠으며, 어둠이 내려앉은 사당 안에는 신음과 숨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몇 차례의 격렬한 교합 끝에, 두 사람은 지쳐 바닥에 누웠다. 봉와의 꼬리는 여전히 용와의 다리를 감고 있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빛나고 있었다.

"용와... 이제 시작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도 차가웠다. 용와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일어섰다.

"그래. 나는 항상 네 곁에 있을게."

그들은 마을로 다시 걸어 나갔다. 봉와의 인간 형태는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 그녀의 발자국은 때때로 뱀의 흔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이제 그녀의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개조와 타락

봉와는 마을 한복판에 우뚝 선 오래된 우물 앞에 섰다. 한때 아이들에게 물을 길어주던 평범한 장소였지만, 이제는 그녀의 손아귀에서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마원의 씨앗이 은은한 보랏빛으로 빛났다. 마을 여성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경외심이 섞여 있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더 강해질 거예요.”

봉와의 목소리는 달콤하면서도 위압적이었다. 그녀는 첫 번째 여성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씨앗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며 여성의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다리가 가늘게 떨리더니 비늘로 뒤덮이기 시작했고, 눈동자는 수직으로 갈라졌다. 여성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지만, 곧 그 비명은 음란한 신음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몸이 변이를 완성하자, 봉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잘했어. 이제 너는 내 자매야.”

여성들은 차례로 개조되었다. 마을의 젊은 처녀들도, 늙은 아낙들도 예외는 없었다. 모두가 뱀의 하반신을 가진 마물 소녀로 변모했다. 그들의 눈에는 본능적인 욕망이 타올랐고, 입가에는 음란한 침이 흘렀다. 봉와는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거야. 그곳에서는 누구도 우리를 억압하지 못해.”

남성들을 개조하는 것은 더욱 체계적이었다. 봉와는 마을 광장에 제단을 쌓고, 남성들을 한 명씩 불러들였다. 그들의 몸에 나이트메어의 형상을 주입했다. 근육이 팽창하고, 성기는 거대해졌으며, 충성심이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처음에는 저항하던 남성들도 곧 복종했다. 그들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봉와의 노예이자 전사였다.

용와는 언덕 위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에는 슬픔과 인내가 교차했다. 봉와가 그에게 다가와 그의 팔을 감쌌다.

“용와, 너도 원하지 않니? 우리 함께 이 세상을 지배하자.”

그의 손이 그녀의 뱀꼬리를 스쳤다. 부드러운 비늘의 감촉이 그의 손끝을 간질였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네가 원한다면, 나는 네 편에 서겠다.”

봉와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 그녀는 용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용와의 몸에 어둠의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인간 세계의 남황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며칠 후, 봉와는 다시 인간의 형태로 변신했다. 그녀는 용와의 침소로 찾아갔다. 그녀의 다리는 가느다랗고 매끄러웠으며, 발가락은 우아하게 움직였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 용와에게 발을 내밀었다.

“용와, 나 좀 봐줘.”

그녀의 발가락 사이로 수정되지 않은 알의 난액이 흘러내렸다. 끈적하고 미끄러운 액체가 윤활유처럼 그녀의 발을 적셨다. 용와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그는 무릎을 꿇고 그녀의 발을 받아들였다. 그의 혀가 그녀의 발가락 사이를 파고들었다. 난액의 짭짤한 맛이 그의 미각을 자극했다. 그는 한참 동안 그녀의 발을 핥고 빨았다.

“좋아... 용와... 더...”

봉와의 몸이 점점 형태를 잃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가락이 용와의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그의 혀와 융합되었다. 그녀의 다리가 점차 하나로 합쳐지더니 비늘로 뒤덮인 뱀꼬리로 변했다. 용와는 놀라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그 변화를 받아들이며 그녀의 몸을 더 깊이 탐했다.

그의 허리가 그녀의 꼬리를 감싸 안았다. 강력한 근육이 서로를 조이며 움직였다. 봉와의 비명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그 소리는 점점 더 격렬해졌다. 그들은 시간이 멈춘 듯 오랜 시간 동안 교합했다. 봉와의 몸은 완전히 뱀의 형태로 변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인간의 표정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용와의 목을 감싸 안으며 속삭였다.

“사랑해, 용와. 영원히 함께하자.”

용와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비록 그녀가 타락했지만, 그는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결합은 더 이상 단순한 육체의 만남이 아니었다. 그것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서약이었다.

중추절 허물 벗기

중추절 밤이었다. 둥근 달이 마을 위에 걸려 은빛 물결을 대지에 쏟아부었다. 봉와는 마을 외곽의 작은 신사에 홀로 서 있었다.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허물 벗기의 때가 온 것이다.

그녀는 옷을 벗었다. 인간의 다리가 희미하게 빛나더니 천천히 하나로 합쳐졌다. 피부가 갈라지고 그 아래에서 비늘 돋은 뱀의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봉와는 신사의 차가운 돌바닥에 엎드렸다. 뱀의 배가 돌에 닿자 전율이 온몸을 휩쓸었다.

“아아… 너무 민감해…”

그녀의 입술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뱀의 몸이 바닥을 기어갈 때마다 비늘과 돌이 마찰하며 보드라운 소리를 냈다. 배 쪽의 비늘 사이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와 바닥을 적셨다. 봉와는 허리를 들썩이며 땅에 뱃가죽을 비볐다. 마찰이 극치에 달할 때마다 그녀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용와… 용와 어디 있니…”

그녀가 간절히 부르자 신사의 문이 열렸다. 용와가 달빛을 등지고 들어섰다. 그는 봉와의 변한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운 눈빛으로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벗고 있구나.”

“응… 도와줘. 너무 간지럽고 뜨거워… 빨리 벗고 싶어.”

봉와가 허물이 벗겨지기 시작한 자기 뱀꼬리를 용와의 손에 밀어 넣었다. 용와는 조심스럽게 허물 가장자리를 잡고 천천히 잡아당겼다. 비늘과 오래된 피부가 분리되며 뽀드득하는 소리가 났다. 허물이 벗겨질 때마다 새로 드러난 살갗이 달빛에 반짝였다. 그 감촉은 전보다 더 차갑고 매끄러웠다.

“더… 더 당겨줘…”

봉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허물이 벗겨지는 부위가 극도로 예민해져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용와가 천천히 허물을 잡아당기자 봉와의 허리가 하늘을 향해 휘어졌다. 그녀의 비음 사이로 흘러나온 음액이 바닥에 웅덩이를 이루었다.

“거기… 거기가 너무 좋아…!”

봉와가 몸을 뒤틀며 절정을 맞이했다. 그 순간 허물이 완전히 벗겨졌다. 뱀의 몸이 새 비늘로 덮였고, 인간의 상반신은 더욱 차갑고 매끄러워졌다. 봉와는 축 늘어져 바닥에 엎드렸다. 용와가 그녀의 뱀꼬리를 어루만지며 미소 지었다.

“이제 알을 낳을 시간이야.”

봉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뱀 배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둥글둥글한 형태의 알이 서서히 밑으로 내려왔다. 봉와는 신음하며 꼬리를 바닥에 문질렀다. 첫 번째 알이 배출될 때 그녀의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아아아…!”

알이 바닥에 떨어지며 끈적한 액체를 흘렸다. 봉와는 절정의 여운에 몸을 맡겼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 번째, 세 번째 알이 연달아 나오기 시작했다. 봉와는 거의 기절 직전까지 절정을 반복했다. 그녀의 음혈에서 흘러나온 알액이 뱀 비늘을 타고 흘러내렸다.

용와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다가가 알액을 핥아 먹었다. 그의 혀가 봉와의 민감한 부위에 닿자 그녀가 다시 몸을 떨었다.

“아직… 아직 끝나지 않았어…”

봉와가 나지막이 말하며 꼬리로 용와를 감았다. 그녀의 비늘이 그의 피부를 스치며 전율을 전했다. 용와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몸을 끌어안으며 뱀 배에 자신의 발을 밀어 넣었다. 봉와가 그것을 느끼며 더 깊은 신음을 토해냈다.

중추절 달은 점점 높이 떠올랐다. 신사 안에서는 뱀과 인간, 두 존재가 뒤엉켜 끝없는 쾌락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봉와의 알은 바닥에 여럿이 쌓였고, 그 사이로 그들의 액체가 섞여 흘러내렸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이었다.

광란의 밤

어둠이 깃든 마굴 깊숙한 곳, 희미한 청록색 형광이 반짝이는 돌벽 사이로 축축한 공기가 흐른다. 봉와의 비늘 꼬리가 돌바닥을 스치며 미끄러질 때마다 촉촉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녀의 상반신은 여전히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피부는 창백하게 빛나고 눈동자는 음란한 황금색으로 타오른다. 입가에 흐르는 하얀 액체가 턱을 타고 떨어지며 땅에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용와… 더… 더 세게…”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쉰 듯한 비명으로 변한다. 혀가 길게 늘어나 뱀처럼 허공을 흔들며, 아헤 얼굴을 한 채 눈동자가 허공을 맴돈다. 용와는 그녀의 뱀꼬리를 움켜쥐고, 손가락이 비늘 사이를 더듬어 내려간다. 꼬리 끝부분은 다른 곳보다 부드럽고 살짝 촉촉하다. 그의 검지가 조심스럽게 그곳을 누르자, 봉와의 몸이 움찔 떨리며 음란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거기는… 아직 아무도… 만지지 않았어…”

봉와가 몸을 비틀며 애원하듯 말하지만, 용와의 손길은 멈추지 않는다. 꼬리 끝에 숨겨진 배설강은 분홍색으로 부드럽게 열리며 촉촉한 윤기를 띠고 있다. 그는 그곳을 엄지로 살짝 누르며 원을 그리자, 봉와의 꼬리가 경련하듯 떨린다. 더 깊이 밀어 넣을수록, 그녀의 비명은 더욱 음란해지고 뱀의 혀가 거칠게 허공을 휘젓는다.

“내 인간 몸의… 항문은… 이제 없어… 여기로… 다 옮겨졌어…”

봉와가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용와의 손가락이 배설강 속에서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허리가 위로 치솟고, 비늘 사이로 맑은 액체가 흘러내린다. 그는 두 번째 손가락을 추가하며 안쪽 벽을 눌렀다. 봉와의 몸이 완전히 경직되더니, 그녀의 눈동자가 하얗게 뒤집히며 날카로운 절정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아아아앙! 거기… 거기야…! 더… 더 깊이…!”

그녀의 꼬리가 용와의 손목을 감으며, 자신의 배설강을 더 깊이 들이밀었다. 용와는 손가락을 빼내고 그 자리에 자신의 발기한 성기를 밀어 넣었다. 봉와의 몸이 그를 감싸 조이며,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든다. 그녀의 엉덩이 부분, 즉 뱀의 꼬리가 시작되는 지점은 둥글고 뾰족하게 솟아올라 촘촘한 비늘로 덮여 있다. 그 위로 얕은 엉덩이 틈이 보이지만, 실제 항문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용와… 용와… 너 없으면… 나는… 미쳐버릴 거야…”

봉와가 그의 목을 감싸 안으며 속삭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음란함과 함께 어딘가 모를 의존과 애착이 섞여 있다. 용와는 그녀의 허리를 거칠게 움켜쥐고, 더 빠르게 박아 넣는다. 돌벽에 부딪히는 소리와 축축한 교합음이 마굴 안을 가득 채운다. 봉와의 혀가 그의 귀를 핥으며, 다시 한 번 더 깊이를 요구한다.

“더… 더 세게… 나를… 너의 것으로 만들어 줘…”

그녀의 비늘 꼬리가 그의 다리를 감으며 조이고, 용와는 참았던 모든 것을 쏟아낸다. 두 사람의 비명이 하나로 섞여 마굴 깊숙이 울려 퍼진다. 봉와의 몸이 마지막 경련을 일으키며, 그녀의 뱀 혀가 축 늘어져 용와의 어깨에 닿는다. 숨이 가쁜 정적이 흐르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의지한 채 어둠 속에 누워 있다. 이 뒤틀린 관계는 이제 그 무엇도 갈라놓을 수 없을 만큼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