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와음타기: 신와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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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정과 사악의 대전이 끝난 후, 어둠의 신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하늘과 땅이 진동하던 전쟁이 끝나자 모든 신들은 선계로 돌아갔고, 인간계와 선계 사이의 통로는 영원히 닫혔다. 남은 것은 상처투성이인 대지와 두려움에 떠는 인간들뿐이었다. 봉와는 선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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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종말

그 옛날, 정과 사악의 대전이 끝난 후, 어둠의 신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하늘과 땅이 진동하던 전쟁이 끝나자 모든 신들은 선계로 돌아갔고, 인간계와 선계 사이의 통로는 영원히 닫혔다. 남은 것은 상처투성이인 대지와 두려움에 떠는 인간들뿐이었다.

봉와는 선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전장에서 피 흘리는 인간들을 보며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들의 생명은 짧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을 걸고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그녀는 자신의 신력을 일부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곁에는 항상 용와가 있었다. 용와는 그녀의 선택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가는 길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작은 마을에 정착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젊은 남녀가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그들이 특별한 힘을 지녔고, 마을을 지켜준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봉와는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병든 이를 돌보았다. 용와는 사냥을 하고, 마을 경계를 순찰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은 점점 인간과 다름없이 살아갔다.

수십 년이 흘렀다. 마을은 번영했다. 논밭은 풍성한 열매를 맺었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랐다. 봉와와 용와의 모습은 여전히 젊었다. 그들의 시간은 인간과 달랐기에, 그들은 변하지 않은 얼굴로 세월을 견뎌냈다. 하지만 봉와의 마음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용와를 볼 때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마을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웃을 때, 그가 사냥한 사슴을 어깨에 메고 돌아올 때, 그가 해질녘 그녀의 방문 앞에 서서 조용히 미소 지을 때마다, 봉와는 참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 그 감정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봉와는 마을 뒷산의 바위 위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하늘 아래, 그녀의 긴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용와였다.

"봉와, 밤이 되기 전에 내려와야지."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봉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좀 더 있고 싶어."

용와는 그녀의 곁에 앉았다. 그들의 어깨가 스쳤다. 봉와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가 자신을 보는 것을 막으려는 듯.

"왜 자꾸 나를 피하는 거야?"

용와의 물음에 봉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들키는 것이 두려웠다. 그녀는 여신이었다. 그가 신하일지라도, 그 마음을 품는 것 자체가 금기였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바위를 긁적였다.

"피하는 게 아니야."

"그럼 왜?"

"그냥... 생각이 많아서."

용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는 그저 그녀의 곁에 앉아 함께 석양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봉와는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그저 이 순간만이라도 인간으로 살고 싶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한밤중의 일이었다. 맑게 갰던 하늘이 갑자기 붉게 물들었다. 대지가 울렸다. 마을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뛰쳐나왔다. 봉와와 용와도 동시에 깨어났다. 그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 밖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운석이었다. 그것은 검은 안개를 휘감으며 지상으로 내리꽂혔다. 충격파가 마을을 흔들었다. 집들이 흔들렸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봉와와 용와는 재빨리 운석이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숲속이었다. 그곳에는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검은 돌이 박혀 있었다. 돌에서는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생명력이 느껴지는 안개였다. 악의와 어둠이 섞인 이상한 기운.

"이건..."

봉와는 자신도 모르게 그 돌에 손을 뻗었다. 용와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위험해!"

"괜찮아. 이건 그냥 돌일 뿐이야."

봉와는 손을 내밀어 검은 돌을 만졌다. 그 순간, 그녀의 몸에 전류 같은 것이 흘렀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용와가 그녀를 끌어당겼지만, 이미 늦었다. 검은 안개가 그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봉와!"

용와의 외침이 귀를 때렸다. 하지만 봉와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녀의 의식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그녀의 영혼을 흔드는 목소리.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깊은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마굴의 탄생

운석이 하늘을 가르며 떨어질 때, 봉와는 마을 언덕 위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랏빛 섬광이 하늘을 물들이고, 땅이 울렸다. 그녀의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불안이 스며올랐다. 평소라면 용와와 함께 가야 했지만, 그는 이미 북쪽 국경 순찰을 떠난 뒤였다.

운석은 숲속 깊은 곳에 떨어졌다. 봉와는 망설이다가 혼자서 탐사하기로 결심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신성한 빛을 손바닥에 모아 길을 밝히며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숲은 이미 변해 있었다. 나무들은 시들고, 뿌리에서는 보랏빛 안개가 피어올랐다. 봉와는 코를 찌르는 역겨운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갑자기 발밑이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바닥에 닿았을 때, 온몸이 축축하고 차가운 무언가에 감싸였다. 봉와는 눈을 떴다. 보라색 촉수들이 사방에서 그녀를 향해 뻗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그녀의 팔과 다리를 휘감았다.

“놔줘!”

봉와는 신력을 발휘해 촉수들을 떼어내려 했지만, 그 힘은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촉수들이 더 거세게 그녀의 몸을 조여왔다. 그 순간, 촉수 끝에 달린 가시들이 그녀의 피부를 찔렀다. 따끔한 고통과 함께 이상한 독액이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독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먼 이세계에서 온 마력, 또 하나는 이 땅에 남은 어둠의 힘. 그 두 힘이 그녀의 몸속에서 섞이며 격렬한 변화를 일으켰다. 봉와의 몸이 불타오르는 듯 뜨거워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촉수들은 더 깊이 그녀를 감쌌다.

눈앞이 흐려지고, 의식이 사라져갔다. 마지막 순간, 그녀는 용와의 얼굴을 떠올렸다. 미안해, 용와. 나는...

그때, 마을 위로 하늘을 찌르는 검은 기둥이 솟아올랐다. 마굴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땅속에서 촉수들이 미친 듯이 번식하며 지역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나무들은 시들고, 동물들은 도망갔다. 인간들은 공포에 질려 울부짖었다.

용와는 북쪽 국경에서 그 검은 기둥을 바라보았다. 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봉와!

그는 말에 채찍을 가하며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늦어 있었다. 봉와는 더 이상 이전의 순결한 여신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속에는 두 세계의 어둠의 힘이 깃들었고, 그것은 그녀를 서서히 타락시키고 있었다.

마굴 속에서 봉와는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보라색 촉수들이 조용히 움직이며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는 희미하게 보랏빛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었다.

봉와의 이변

산 속 오두막, 어스름한 달빛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었다. 봉와는 나무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이틀 전 하늘 밖에서 떨어진 운석의 조각이 그녀의 가슴에 박혔고, 그 순간부터 온몸이 불타는 듯한 고통이 시작되었다.

“크윽…”

봉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용와는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물었다.

“봉와, 괜찮은 거야?”

“몰라… 몸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어. 다리가… 다리가 이상해.”

봉와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녀는 다리를 움직여 보려 했지만, 두 다리는 이미 감각을 잃은 지 오래였다. 대신 허리 아래에서부터 묵직한 압박감이 밀려왔다. 갑자기 그녀의 아랫배가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검푸른 기운이 피부 아래를 타고 흐르며 정맥처럼 퍼져 나갔다.

“봉와!”

용와가 소리쳤지만, 봉와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의 두 다리가 심하게 경련하며 뒤틀리기 시작했다. 두 발목이 서로에게 달라붙듯 융합되어 갔다. 발가락들이 천천히 붙어 버렸다.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의 틈이 사라지고, 그 다음 발가락들도 차례로 하나가 되었다. 발바닥은 서로 밀착되며 평평하고 미끄러운 하나의 면으로 변해 갔다.

“아아아아—!”

봉와의 비명이 오두막을 울렸다.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뼈와 근육이 녹고 다시 붙는 듯한 감각이 그녀를 휘감았다. 두 다리는 점점 더 가까워져 완전히 하나의 덩어리로 합쳐졌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경계가 흐려지며 굵고 둥근 원통형이 형성되었다. 살덩이는 신축성 있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석 자, 여섯 자, 아홉 자… 열 자가 넘도록 길어졌다.

그 위에 반짝이는 비늘들이 돋아났다. 처음엔 작고 부드러웠지만, 점점 단단하고 커지며 촘촘히 배열되었다. 배 쪽은 창백한 크림색이었고, 등 쪽으로 갈수록 어두운 갈색과 황금색이 섞여 들어갔다.

“봉와… 너의 다리가…”

용와는 입을 가렸다. 경악과 공포가 그의 얼굴을 스쳤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알 수 없는 끌림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저 매끄럽고 힘차 보이는 비늘, 유연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꼬리의 모습이 그의 가슴을 이상하게 두근거리게 한 것이다.

봉와는 비명을 멈추고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허리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노란 허리띠처럼 황금색 비늘이 종아리뼈 근처에서부터 허리까지 솟아올랐다. 그 비늘은 배꼽 위로까지 퍼지며 엉덩이를 감쌌다. 마치 황금 비단뱀의 무늬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위협적인 문양이 그녀의 하반신을 장식했다.

“내 몸이… 이게 무슨…”

봉와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만졌다. 비늘의 감촉이 손끝에 닿았다. 차갑고 매끄러웠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귀가 뾰족하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귓바퀴가 길어지며 끝이 날카로워졌다. 눈의 동공도 세로로 길쭉하게 변해 뱀의 눈처럼 되었다. 주변의 어둠 속에서도 사물이 뚜렷하게 보였다.

그리고 가슴. 봉와의 가슴은 더욱 부풀어 올랐다. 기존의 탱탱한 두 가슴이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지금은 K컵은 족히 되어 보였다. 천이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그녀는 손으로 가슴을 감쌌지만, 손바닥에 가득 차오르는 부드럽고 무거운 감촉에 스스로도 놀랐다.

“용와… 날 봐줘… 내가 무서워?”

봉와의 목소리에는 눈물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용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여신이 이토록 변해 버린 모습에 충격을 받았지만, 동시에 그의 가슴속에서는 알 수 없는 욕정이 일기 시작했다. 그는 발 페티시를 가지고 있었다. 때로는 봉와의 맨발을 바라보며 상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발은 없었다. 대신 거대한 뱀의 꼬리가 있었다. 그 꼬리의 끝부분—원래 발이 있어야 할 자리—는 납작하고 매끈하게 뭉쳐져 있었다. 그곳은 마치 새로운 감각 기관처럼 꿈틀거리며 공기 중의 냄새를 맡고 있는 듯했다.

“용와… 너도 변했구나… 네 눈빛이…”

봉와는 용와의 표정에서 혼란과 숭배, 그리고 욕정이 뒤섞인 감정을 읽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배꼽 아래에서 갑자기 따가운 통증이 일었다. 그녀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배꼽 아래 피부가 조금씩 벌어지며 무언가 나타나고 있었다. 검붉은 실선이 모여 하나의 문양을 형성했다. 하트 모양에 두 개의 뾰족한 뿔이 달린, 전형적인 서큐버스의 문장이었다. 문장이 완성되자 그녀의 몸속에서 깊은 웅웅거림이 울려 퍼졌다.

“이건… 마계의 표식…”

그녀는 말을 마치며 갑자기 숨을 멈췄다. 단전 깊은 곳에서, 이전에는 결코 느껴보지 못한 어둡고 뜨거운 기운이 솟아올랐다. 그 기운은 그녀의 원래 신성한 힘인 봉원을 오염시키기 시작했다. 순수하고 맑은 빛이 더럽혀지며 탁한 자주색으로 물들었다. 봉원은 더 이상 신성한 원천이 아니라, 마력의 중심인 마원으로 변질되어 갔다.

“아… 안 돼… 내 힘이… 내가…”

봉와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 비명은 점점 신음으로 바뀌었다. 마력이 몸속을 휩쓸며 모든 세포를 각성시켰다. 그녀의 몸은 점점 타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마성에 침식되면서 그녀의 의식은 혼란에 빠졌다. 한때 순결했던 여신이 지금은 하반신이 뱀인 라미아가 되어 있었다.

“용와… 도와줘… 나를… 막아줘… 나는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아…”

봉와는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용와는 그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변한 모습에 압도당한 채, 가까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 그녀의 꼬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봉와… 너는 여전히 아름다워… 아니, 더욱 아름다워졌어… 이 비늘… 이 꼬리… 모든 게 완벽해…”

그의 말에 봉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 눈물은 기쁨과 슬픔, 그리고 수치심이 뒤섞인 것이었다.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너… 정말 이걸 받아들일 수 있어?”

“나는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 거야… 어떤 모습이든…”

용와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았다. 그의 품 안에서 봉와의 뱀 꼬리가 자연스럽게 그의 다리를 휘감았다. 비늘의 차가운 감촉이 그의 피부를 스치자 그는 오싹하면서도 이상한 쾌감을 느꼈다.

그날 밤, 봉와는 완전히 라미아로 타락했다. 그녀의 신성은 마력으로, 순수는 음란으로, 사랑은 집착으로 변했다. 창밖의 달은 붉게 물들었고, 산 속에서는 그녀의 음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제 시작이야, 용와. 우리가 이 세상을… 바꿀 거야… 나의 타락을 감출 수 있도록… 아니, 이 아름다운 타락을 모두가 보게 만들어야 해…”

봉와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변화를 저주하면서도, 동시에 그 힘에 취해 있었다. 용와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나는 영원히 너와 함께할 거야…”

그들은 오두막을 나와 밤의 숲 속으로 사라졌다. 그 뒤에는 텅 빈 오두막과, 바닥에 남겨진 찢어진 옷가지만이 흩어져 있었다. 봉와의 인간이었던 시절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첫 번째 대치

어둠이 깔린 밤, 마굴 안에서 끈적한 소리가 났다. 봉와의 뱀 몸이 돌바닥을 비벼 기어 나왔다. 비늘은 달빛에 희미하게 빛나고, 젖은 흙 냄새와 섞인 피비린내가 그녀의 혀끝을 간질였다. 목은 타는 듯했고, 뱃속은 텅 빈 동굴처럼 메아리쳤다. 정액. 그 생명력 넘치는 액체만이 이 갈망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녀는 혀를 내밀어 공기를 핥았다. 마을 쪽에서 익숙한 냄새가 났다. 용와였다.

용와는 마을 입구에 서서 피 묻은 칼을 집에 두고 왔다. 오늘은 수렵이 순조로웠다. 멧돼지를 잡아 나누고, 아이들은 웃고, 노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평화로운 일상. 하지만 발밑의 땅이 울렸다. 굉음 같은 진동이 산기슭에서 올라왔다. 그는 주먹을 쥐고 마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까워질수록 공기가 무거워졌다. 썩은 꽃과 피가 섞인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리고 그녀가 보였다.

봉와의 상반신은 여전히 인간의 모습이었다. 창백한 피부, 흐트러진 은발. 하지만 허리 아래는 길고 두꺼운 뱀의 몸이었다. 비늘 한 장 한 장이 검푸른 빛을 반사하며 꿈틀거렸다. 그녀의 눈은 붉게 타올랐다. 입가에 흐른 핏자국이 달빛에 번들거렸다.

"봉와..."

용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발걸음이 멈췄다.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그 순수했던 여신, 그가 지키기로 맹세했던 존재가 이렇게 변해 있었다. 충격이 전신을 휘감았다. 무릎이 떨렸다. 칼자루를 움켜쥔 손이 하얗게 질렸다.

봉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욕망이 불타고 있었다. 배고픔. 갈증. 그리고 그 깊은 곳에 아직 꺼지지 않은 고통이 숨어 있었다. 그녀는 입을 열었다. 혀가 길게 늘어져 허공을 핥았다.

"용와... 너였구나."

목소리는 낮고 쉰 듯했다. 예전의 맑은 음색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의 몸이 앞으로 기어 나왔다. 비늘이 바위를 긁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그만둬! 돌아와! 아직 늦지 않았어!" 용와가 외쳤다. 발걸음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봉와는 웃었다. 그 웃음은 울음과도 같았다.

"늦었어. 나는 이미... 이렇게 되었어."

그녀의 손이 자신의 배를 감쌌다. 손톱이 길게 자라나 비늘 사이를 파고들었다. "매일 밤, 이 몸이 울부짖어. 목마름이 나를 삼켜. 너는 모를 거야, 용와. 이 갈망이 얼마나 뜨거운지."

용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는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손을 내밀어 그녀의 뺨을 만지려 했다. 하지만 봉와가 몸을 비틀며 피했다. 그녀의 꼬리가 땅을 쳤다.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건들지 마! 나는 위험해!"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눈에서 붉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를 해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는... 나는 참을 수 없어."

"나는 두렵지 않아." 용와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너를 알고 있어. 봉와, 너는 아직 거기 있어. 내가 너를 구할 거야."

봉와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그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마성이 공기를 짓누르며 확산되었다. 용와의 숨이 막혔다.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하지만 그는 눈을 떼지 않았다.

"구한다고?" 봉와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녀의 몸이 그를 향해 기어 나왔다. "너는 모를 거야. 내가 얼마나 너를 원하는지. 예전에도, 지금도."

그녀의 손이 그의 뺨을 스쳤다. 손끝이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안에 뜨거운 욕망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항상 너를 사랑했어. 그런데 너는... 너는 신분 때문에 나를 멀리했잖아."

용와의 눈이 흔들렸다. 그의 입술이 떨렸다. "그건... 그건 아니야. 나는 단지..."

"닥쳐!" 봉와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녀의 눈에 광기가 스쳤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 나는 원하는 걸 가질 거야. 너를 포함해서."

그녀의 몸이 그를 휘감았다. 뱀의 몸이 그의 다리, 허리, 가슴을 감쌌다. 힘이 엄청났다. 용와는 몸을 떨었다. 저항하려 했지만, 마성이 그의 의지를 무너뜨렸다.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야." 봉와가 그의 귀에 속삭였다. 숨결이 뜨거웠다. "그래도 너는 나를 포기할 수 없어. 그렇지?"

용와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포기할 수 없어. 너를... 너를 그렇게 보낼 수 없어."

봉와의 입술이 그의 이마에 닿았다. 그 키스는 차갑고도 뜨거웠다. 그녀의 혀가 길게 늘어나 그의 눈물을 핥았다. "좋아. 그럼 함께 가자. 이 타락한 세상으로."

용와는 눈을 감았다. 가슴속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욕망이 피어올랐다. 그 옆에 있는 봉와의 몸, 그 비늘의 감촉, 그녀의 숨결. 모든 것이 그를 자극했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뱀 몸을 쓰다듬었다. 비늘이 매끄럽게 손바닥에 닿았다.

"봉와..."

그녀가 낮게 웃었다. 그 웃음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마굴이 그들을 감쌌고, 달빛이 두 그림자를 하나로 엮었다.

광적인 교합

어둠이 깃든 마굴 안, 축축한 돌벽 사이로 두 존재의 숨결이 뒤섞였다. 봉와의 비늘 돋친 하체가 거칠게 꿈틀거리며 돌바닥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어둠의 기운에 물들어 붉게 빛나고 있었고, 허리 아래로 이어진 뱀의 몸은 욕망에 떨고 있었다.

“용와... 더, 더 깊이...”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면서도 거칠었다. 인간의 상반신은 여전히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그 표정은 더 이상 순수했던 신녀의 것이 아니었다. 용와는 그녀의 말에 무릎을 꿇고 앞으로 기어들었다. 그의 두 손은 봉와의 비늘과 인간 피부가 만나는 경계선을 더듬었고, 그곳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봉와야... 너를 미치게 할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쉰 목소리였다. 그는 자신의 발기한 성기를 꺼내 그녀의 아래로 밀어 넣었다. 봉와는 숨을 들이켰고, 그 순간 비단결 같은 뱀의 몸이 그를 감싸며 조였다. 그 압박은 따뜻했고, 끈적한 액체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용와는 엉덩이를 움직여 깊이 박아 넣었고, 봉와의 머리는 뒤로 젖혀졌다.

“아, 아하... 오호호...”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짐승의 울음처럼 거칠었고, 기쁨과 광기가 뒤섞여 터져나왔다. 그녀의 손톱이 용와의 등을 긁었고,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 고통조차도 그의 욕망을 부추겼다.

용와는 허리를 더 격렬하게 움직였다. 방 안은 그들의 신음과 피부가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 찼다. 봉와는 여러 번 절정에 도달했고, 그때마다 그녀의 몸은 경련하며 비명을 질렀다.

“오호호... 용와! 나, 나 간다...!”

그녀의 몸이 다시 한 번 경련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녀는 이미 절정의 횟수를 잊어버렸다. 용와도 정점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정액을 깊숙이 쏟아 부었다.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자궁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순간, 봉와의 몸에서 강렬한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가슴 한가운데, 검은 빛을 띤 마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듯 맥박을 뛰며 주변의 어둠을 빨아들였다. 그 힘이 그녀의 몸을 통해 흐르며 변형을 일으켰다. 봉와의 뱀 꼬리가 점점 짧아지고, 다리가 두 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인간의 형태로 돌아오고 있었다.

“드디어... 드디어...”

그녀는 자신의 다리를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살결이었지만, 그 속에는 어둠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용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를 가질 수 있어... 너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가 너무 흥분하면, 인간의 몸이 그 욕망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녀의 두 다리가 서로 달라붙고, 피부에 비늘이 돋아나며 다시 뱀 꼬리로 융합되기 시작했다. 넷째 번 절정에 이르렀을 때, 그녀의 다리는 완전히 하나의 길고 굵은 뱀 꼬리로 변해 있었다.

“이런... 또 이렇게 됐어...”

봉와는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욕망에 타오르고 있었다. 용와는 그런 그녀를 꼭 안았다.

“신경 쓰지 마. 나는 네 모든 모습을 사랑해. 뱀의 몸도, 인간의 몸도 모두 내 여자야.”

그의 말에 봉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죄책감과 기쁨이 뒤섞인 감정이 그녀를 휩쌌다.

“용와...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봉와가 아니야. 나는 타락했어, 마물이 됐어. 그래도... 그래도 너는 나를 사랑하니?”

“사랑해. 네가 무엇이 되어도 사랑해. 너의 어둠도, 너의 욕망도 모두 내 것이야.”

그가 그녀의 입술을 깊이 빨아들였다. 혀가 얽히고, 타액이 섞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비늘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다시 그녀의 중심을 찾았다. 그녀의 몸이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마핵이 더 강렬하게 맥박을 뛰며 그녀의 몸 전체에 어둠의 힘을 퍼뜨렸다.

“다시... 다시 해줘. 나를 너의 것으로 만들어 줘.”

봉와의 목소리는 달콤한 독처럼 그를 유혹했다. 용와는 그 유혹에 저항할 수 없었다. 그는 다시 그녀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그녀의 뱀 꼬리가 그를 감싸며 더 깊이 밀어 넣었다. 그들의 움직임은 점점 더 거칠어졌고, 마굴 안은 그들의 광란의 교합 소리로 가득 찼다.

“오호호... 더, 더! 나를 미치게 해!”

그녀의 비명은 마치 주문처럼 마굴의 벽에 울려 퍼졌다. 어둠의 기운이 그들 주위를 소용돌이치며 타락의 의식을 완성하고 있었다. 용와는 처음에는 그녀를 구원하려 했으나, 이제는 그녀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봉와야... 나도 너와 함께, 이 타락의 길을 가겠다.”

그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그리고 그 말에 봉와의 눈에서 어둠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굴은 그들의 사랑과 타락의 현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밤이 지나면, 그들은 더 이상 예전의 신과 수호자가 아니라, 함께 타락한 마물로 거듭날 것이었다.

마을로의 귀환

저녁 노을이 마을을 붉게 물들일 때, 봉와와 룡와는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봉와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녀는 이제 한때의 순수한 여신이 아니라, 어둠에 물든 라미아였다. 그녀의 몸에는 거의 천에 가까운 얇은 붉은 비단이 걸쳐져 있었고, 가슴과 허벅지는 대부분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발톱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반짝였고, 긴 손톱은 마치 예리한 칼날처럼 보였다.

"드디어 돌아왔구나, 룡와." 봉와가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눈에는 어둠의 불꽃이 춤추고 있었다.

룡와는 그녀를 바라보며 가슴 한켠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의 타락한 아름다움에 점차 빠져들고 있었다. "봉와... 네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뭐야?"

"세상을 바꾸는 거야." 봉와가 가볍게 웃으며 룡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길은 차갑고 매끄러웠다. "전쟁도, 증오도 없는 세상. 모두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할 수 있는 세상."

그들은 마을 중심부에 있는 폐허가 된 사원으로 걸어갔다. 봉와는 벽에 기대어 앉으며 긴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녀의 발은 황금빛 발톱이 돋아나 더욱 요염해 보였다.

"루와, 나한테 좀 더 가까이 와봐." 봉와가 손짓했다.

룡와는 망설였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이끌려 다가갔다. 봉와는 그의 앞에 무릎을 꿇게 한 후, 자신의 발을 그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었다. 부드럽고도 강한 압박감이 룡와의 몸을 휘감았다.

"이 느낌... 기억나?" 봉와가 낮고 음란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발이 그의 남성을 천천히 자극하기 시작했다. "너는 항상 내 발을 좋아했잖아. 그 비밀을 나는 알고 있었어."

룡와는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발에 몸을 맡겼다. 그의 눈에는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빛이 흘렀다. "봉와... 나는..."

"쉿... 말하지 마." 봉와가 발놀림을 더욱 격렬하게 하며 그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막았다. "그냥 느껴. 이 감각에 빠져봐."

시간이 흐르고, 룡와는 결국 정액을 뿜어냈다. 봉와는 그것을 자신의 발에 묻히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발에 묻은 정액을 핥아 먹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생명의 원천이야. 이걸로 나는 더 강해질 수 있어."

그녀는 일어나서 룡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이제 내 계획을 들어봐. 나는 인간 여성들을 마물 소녀로, 남성들을 나이트메어, 즉 야마로 개조할 거야. 그러면 더 이상 전쟁은 없어. 모두가 욕망에 충실한 새로운 세계가 열릴 거야."

룡와는 충격을 받았다. "그건... 너무 극단적이야. 인간들을 모두 괴물로 만든다는 건..."

"괴물?" 봉와가 가볍게 웃었다. "아니야, 룡와. 그들은 해방될 거야. 지금의 인간들은 억압과 두려움 속에 살고 있어. 나는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줄 거야. 그리고 너도 알잖아, 이 세상에 전쟁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그녀의 눈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나와 함께해, 룡와. 그래야만 나는 너를 지킬 수 있어. 그리고 너도... 나를 지킬 수 있어."

룡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이 소용돌이쳤다. 한때 순수했던 여신, 자신이 평생을 바쳐 지키려 했던 존재.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리고 자신도 이미 그녀의 마성에 사로잡혀 있었다.

"...좋아." 룡와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가는 길이 어떤 길이든, 나는 함께할게."

봉와의 얼굴에 광적인 기쁨이 스쳤다. 그녀는 룡와의 목을 끌어안고 그의 입술에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고마워, 룡와. 우리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이 사원 안을 가득 채웠다. 밖에서는 저녁노을이 서서히 어둠으로 바뀌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시작된 것이었다.

개조의 시작

달빛 아래 마을은 고요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곧 깨질 운명이었다.

봉와의 손끝에서 어둠의 마력이 실처럼 뻗어나갔다. 그 마력은 쥐구멍을 타고, 나무 그늘을 따라, 부엌 연기 사이로 스며들었다. 잠든 여인들의 이마에 닿는 순간, 그녀들은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으... 뜨거워..."

첫 번째 여성이었다. 젊은 과부였다. 그녀의 등에서 얇은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봉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벌레의 정령이 잘 맞았어."

그녀의 손가락이 허공에 휘저어지자, 두 번째 여성의 몸에서 털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여우의 귀가 솟아나고, 꼬리가 세 개나 생겨났다.

용와는 그 광경을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봉와가 변해가는 모습에 가슴이 저렸지만, 동시에 그녀의 마력이 자신에게도 흘러드는 것을 느꼈다.

"봉아, 이걸로 끝인가?"

"아니. 시작일 뿐이야."

봉와의 눈이 붉게 빛났다. 그녀는 마을 광장으로 걸어나갔다. 모든 여성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어린 처녀부터 늙은 할머니까지.

"두려워하지 마. 나는 너희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줄 거야."

봉와의 손바닥에서 어둠의 구체가 솟아올랐다. 그것은 마을 전체를 덮는 거대한 돔으로 퍼져나갔다. 여성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앗! 내 다리가!"

"내 피부가... 비늘로 변하고 있어!"

어떤 여성은 상반신은 인간이지만 하반신은 뱀이 되었다. 어떤 여성은 온몸이 점액질로 뒤덮여 슬라임처럼 변했다. 또 어떤 여성은 거미의 하반신을 가진 아라크네가 되었다.

봉와는 그 광경을 보며 쾌감에 몸을 떨었다. 그녀의 입가에서 군침이 흘러내렸다.

"좋아... 더, 더 해봐. 너희의 새로운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그녀는 한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 여성은 반쯤 인간의 얼굴을, 반쯤은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봉와는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너는 꽃의 정령과 합쳐졌구나. 아름다운 요정 소녀가 되었어."

여성은 울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곧 마르기 시작했다. 마물로서의 본능이 그녀의 인간성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한편, 용와는 남성들을 모았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희에게 힘을 줄 것이다."

용와의 손에서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왔다. 남성들의 몸이 변형되기 시작했다. 근육이 비대해지고, 피부가 단단해졌다. 어떤 남성은 늑대인간처럼 변했고, 어떤 남성은 미노타우로스처럼 거대해졌다.

"이제 너희는 야마다. 강력한 전사가 된 것이다."

용와는 말했지만,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봉와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를 잃지 않기 위해.

봉와는 마을의 중심에 서서 모든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음속에 여와의 형상이 떠올랐다.

"어머니... 당신은 진흙으로 인간을 빚었지만, 나는 더 아름다운 존재로 만들 거예요."

그녀의 손에서 새로운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이번에는 마을 주변의 동물들까지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개가 켄타우로스처럼 변하고, 고양이가 스핑크스처럼 변했다.

"이것이 새로운 창조다. 나는 새로운 세상의 여와가 될 것이다."

봉와의 광기는 점점 깊어져 갔다. 그녀는 개조된 여성들 중 가장 아름다운 마녀를 불러들였다.

"너, 나와 함께 해. 나의 첫 번째 제자가 되어라."

마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인간의 빛이 없었다. 오직 봉와에 대한 충성심만이 가득했다.

"네, 어머니."

봉와는 마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마녀의 뺨을 타고 내려갔다.

"착하지. 너는 앞으로 인간 남성들을 유혹하여 우리의 종족을 늘려야 해."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용와가 다가왔다. 그의 몸도 야마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아직 인간의 고뇌가 남아 있었다.

"봉아, 이걸로 충분하지 않겠어?"

"아니. 아직 시작일 뿐이야.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해."

봉와는 용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차갑고 매끄러웠다.

"너도 나와 함께 해. 우리는 신이 될 거야. 이 세계를 다시 창조하는 거야."

용와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더 이상 예전의 순수한 봉와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나는 너와 함께 할게."

봉와는 기쁨에 웃었다. 그녀는 입을 벌려 용와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녀의 혀가 그의 입안으로 파고들었다.

용와는 몸을 떨었다. 그녀의 입맛은 달콤하면서도 독한 냄새가 났다. 그녀의 타액이 그의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자, 그의 몸이 더욱 더 야마로 변해갔다.

"좋아... 이 기분이 정말 좋아."

봉와는 입술을 떼고 웃었다. 그녀는 마을 전체를 바라보았다. 모든 여성들이 마물 소녀로 변해 있었다. 모든 남성들이 야마로 변해 있었다.

"이제 이 마을은 우리의 것이다. 새로운 질서가 시작될 것이다."

그녀는 손을 들어 올렸다. 마을 광장에서 마물 소녀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보아라. 이것이 새로운 세상이다. 인간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의 시대다."

봉와의 목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졌다. 모든 마물 소녀들과 야마들이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공허함이 남아 있었다.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변화가 필요했다.

"다음은... 어느 마을로 갈까?"

그녀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세상은 그녀의 손아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중추 탈피

중추절이 다가오면서 하늘은 점점 더 높아지고 바람은 서늘해졌다. 봉와는 깊은 산속 폐사에 숨어 있었고, 벌써 사흘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용와는 문 밖에 서서 안에서 들려오는 억누른 신음 소리를 들었다. 그는 알았다. 봉와의 탈피기가 왔고, 그녀는 라미아로 완전히 변할 것임을.

"봉와야, 괜찮니?" 용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안에서는 거친 숨소리와 비늘이 바닥을 긁는 소리만 들렸다. 갑자기 문이 열리지도 않았는데도 문틈 사이로 검푸른 뱀 꼬리가 스며나와 용와의 발목을 휘감았다. 그 힘은 놀라울 정도로 강했고, 마치 그를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듯했다.

용와는 망설임 없이 손으로 뱀 꼬리를 잡고 밀쳐 문을 열었다. 안은 어두컴컴했고, 공기 중에는 짙은 비린내와 함께 알 수 없는 향긋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봉와는 방 한가운데에 웅크리고 있었고, 그녀의 하체는 이미 완전히 거대한 뱀 몸으로 변해 있었다. 비늘은 검푸른 광택을 띠고 있었고, 등줄기부터 꼬리 끝까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의 상반신은 아직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두 줄기의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용와... 도와줘..." 봉와의 목소리는 쉰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고, 그녀의 손가락은 바닥의 기왓장을 긁으며 피가 흐르고 있었다.

용와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받쳤다. 봉와의 몸이 너무 뜨거웠다. 마치 불덩이 같았다. 그녀의 뱀 몸이 바닥에서 꿈틀거렸고, 배 쪽의 비늘은 이미 벗겨져 창백하고 민감한 새 피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부위가 바닥에 닿을 때마다 봉와는 온몸을 떨며 신음했고, 음부 쪽에서 끈적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려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탈피할 때... 너무 예민해..." 봉와가 용와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배가... 너무 간지러워... 네가 비늘을 벗겨줘..."

용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배 비늘 가장자리를 잡았다. 손끝이 닿자마자 봉와는 몸을 부르르 떨었고, 음부에서 또 한 줄기 즙이 흘러내렸다. 용와는 이를 악물고 천천히 그 낡은 비늘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비늘 아래의 새 피부는 연한 분홍색이었고 물방울처럼 맺혀 있었다. 벗겨지는 순간, 봉와의 비명은 신음으로 변했고, 그녀의 뱀 꼬리는 허공에서 마구 휘둘렀다.

"참아, 곧 끝나." 용와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고, 목소리도 약간 쉰 듯했다.

비늘을 모두 벗겨냈을 때, 봉와의 전신은 마치 갓 목욕한 듯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의 새 비늘은 전보다 더 곱고 밝았으며, 등줄기의 무늬는 음흉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뱀 꼬리를 들어 용와의 허리를 휘감으며 그를 자신의 몸 위로 끌어당겼다. 음부가 이미 완전히 열려 있었고, 다가오는 거대한 물체를 기다리고 있었다.

"용와... 들어와..." 봉와의 목소리는 유혹 가득했다.

용와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옷을 찢고 곧바로 그녀의 몸 속으로 밀어 넣었다. 봉와는 즉시 목을 뒤로 젖히고 길고 음탕한 신음을 토해냈다. 그녀의 뱀 몸이 용와의 몸을 더 팽팽하게 감았고, 둘은 타오르는 듯한 정욕 속에서 서로를 움직였다. 탈피 직후의 여성기는 유난히 좁고 뜨거웠고, 안쪽의 주름이 마치 살아있는 듯 그를 빨아들이며 짜내고 있었다. 용와는 참지 못하고 몇 번만에 폭발해 버렸지만, 봉와는 만족하지 못한 듯 엉덩이를 계속 흔들었다.

"아직... 아직 더..." 봉와가 애원하듯 말했다.

그들은 밤새도록 몇 번이고 사랑을 나누었다. 봉와는 내내 라미아의 형태를 유지했고, 그녀의 뱀 꼬리는 계속해서 용와의 몸을 조이는 듯 풀어주는 듯했다. 두 번째로 사정할 때쯤에야 그녀는 겨우 안도하며 신음했다.

다음 날 아침, 봉와는 인간의 몸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전날의 격렬한 운동 때문에 온몸이 아팠고, 특히 음부는 더욱 그랬다. 그녀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누워 배 위에 쌓인 흰 액체를 바라보았다. 곧 그녀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용와야, 아직 힘들어?" 그녀가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조금." 용와가 그녀 옆에 누워 대답했다.

봉와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음부를 더듬었다. 안에서 미끈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전에 낳지 못한 알의 난액이었다. 아직 체내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 액체를 긁어내 입가에 바르고, 다시 손을 뻗어 용와의 아직 완전히 부드러워지지 않은 성기를 더듬었다.

"일어나, 내가 너를 위해 뭔가 재미있는 걸 할게."

그녀는 일어나 앉아 두 다리를 모아 용와의 앞에 갖다 댔다. 두 발바닥 사이에 그의 성기를 끼우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난액의 윤활 덕분에 움직임이 매우 매끄러웠다. 용와는 편안함에 신음했고, 봉와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더듬으며 점점 더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곧 문제가 발생했다. 봉와는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점점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의 두 발이 용와의 입 안에서 서서히 붙기 시작했고, 원래 가느다란 발가락 사이에 얇은 막이 자라나 발이 점점 지느러미처럼 변했다. 용와는 이를 알아차렸지만, 그녀를 깨우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열심히 빨며 그 변형을 즐겼다.

"아... 용와... 나... 안 돼..." 봉와는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의 두 발이 완전히 하나로 합쳐져 하나의 지느러미 같은 구조가 되었고, 용와의 입 안에 꽉 끼었다. 그녀는 힘을 빼고 용와의 허벅지에 엎드렸다. 발가락이 없어진 발바닥은 매끄럽고 민감했고, 용와의 혀가 그 위를 핥을 때마다 그녀는 전율했다.

"이것도 나쁘지 않아." 용와가 그녀의 변형된 발을 입 밖으로 빼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이런 모습이어도 나는... 여전히 좋아해."

봉와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그녀는 다시 인간의 형태로 돌아가려 했지만, 발이 이미 변해버려서 쉽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지느러미 같은 발로 땅을 밀며 용와를 다시 쓰러뜨렸다.

"또 할 거야?" 용와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응." 봉와가 한쪽 다리로 그의 가슴을 누르며 말했다. "내가 아직... 배가 부르지 않았거든."

그녀의 손가락이 다시 자신의 음부로 내려갔고, 눈에는 다시 요염하고 타오르는 듯한 빛이 떠올랐다. 창문 밖으로는 중추절의 밝은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고 있었고, 그녀의 지느러미 발은 달빛 아래에서 이상한 광택을 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