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밍은 저택 2층 침실에서 칭웨의 어깨를 주물렀다. 창문 너머로 저녁 노을이 방 안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다섯 살 난 딸 칭칭은 1층 거실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며 웃고 있었다.
"오늘 촬영 힘들었지?" 루밍이 칭웨의 귀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칭웨는 몸을 돌려 남편의 목을 감았다. "하루 종일 감독한테 혼났어. 근데 네가 생각나서 버틸 수 있었어."
루밍의 손이 아내의 허리를 타고 내려갔다. "저번에 말한 그 앱, 오늘 한번 써볼래?"
칭웨의 눈빛이 반짝였다. "최면 앱? 진짜 되는 거야?"
"해봤어. 꽤 괜찮더라." 루밍이 휴대폰을 꺼내 앱을 실행했다. 화면에 복잡한 문양이 나타나더니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근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노예야?" 칭웨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당연히 내가 주인이지."
"에이, 내가 먼저 생각했어. 내가 할래."
두 사람은 서로를 밀치며 웃었다. 결국 칭웨가 먼저 폰을 들었다. "좋아, 같이 하자. 둘 다 주인이면 되잖아."
루밍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하자."
둘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칭웨가 앱의 지시에 따라 루밍의 이마에 손가락을 얹고 주문을 외웠다. 동시에 루밍도 칭웨의 관자놀이를 만지며 같은 주문을 중얼거렸다.
앱에서 낯선 진동음이 울렸다. 갑자기 두 사람의 몸이 동시에 경직됐다. 루밍의 눈동자가 흐려지더니 금방 초점을 잃었다. 칭웨도 마찬가지로 넋이 나간 표정이 됐다.
몇 초 후, 루밍이 먼저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몸 안에 뜨거운 욕구가 꽉 차 있는데, 손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자위를 하려고 손을 내리려는 순간, 팔이 마비된 듯 굳어버렸다.
"칭웨야, 너도?" 루밍이 힘겹게 물었다.
칭웨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이 맺혔다. "응, 나도 그래. 몸은 원하는데 손이 안 움직여."
루밍이 앱 화면을 확인했다. 오류 메시지가 떠 있었다: '최면 오류 발생. 주인 중복 입력으로 인해 두 대상이 서로의 성노예로 최면에 걸렸습니다. 자위 및 성적 만족 행위가 완전히 차단됩니다. 유효 기간: 365일. 해제 방법: 진정한 주인 찾기.'
"이런 젠장!" 루밍이 폰을 침대에 내던졌다.
칭웨가 그의 손을 잡았다. "어떡해? 우리 딸이 있는데..."
"일단 진정하자. 방법이 있을 거야."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다. 루밍은 사무실에서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바지 속이 끓어오르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볼 때도 손이 저절로 거길 피해갔다. 최면이 신경계를 완전히 장악한 것이다.
칭웨도 마찬가지였다. 욕실에서 샤워를 할 때마다, 물이 몸을 타고 흐를 때마다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치밀었다. 하지만 손은 비누를 집는 것 외에는 어떤 성적 접촉도 허락하지 않았다.
3일째 되는 날 밤,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서로를 바라봤다. 루밍의 눈이 충혈됐다. 칭웨의 입술은 바싹 말랐다.
"참을 수 없어." 루밍이 신음하듯 말했다. "네 몸이 보고 싶어. 만지고 싶어."
"나도 그래." 칭웨의 목소리가 떨렸다. "근데 어떻게 해? 우리 둘 다 노예야."
갑자기 칭칭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빠, 엄마, 왜 안 자요?"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칭칭이 침대 끝에 올라와 앉았다.
"우리 칭칭이는 왜 안 자?" 루밍이 애써 웃으며 물었다.
꼬마는 순진한 눈으로 부모님을 번갈아 봤다. "아빠 얼굴이 빨개요. 엄마도요. 열이 나요?"
"아니야, 그냥 방이 좀 더워서."
칭칭이 손을 내밀어 루밍의 이마를 만졌다. 그 순간, 루밍의 몸이 움찔했다. 아이의 손길이 너무 따뜻했다. 하지만 최면이 즉시 반응을 차단했다.
"아빠, 진짜 열나네요." 칭칭이 걱정된 표정을 지었다.
루밍은 칭칭의 손을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괜찮아, 얼른 자러 가자."
칭칭이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 두 사람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4일째. 5일째. 일주일이 지났다. 루밍은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회사 중역 회의에서도 발기가 풀리지 않아 다리를 꼬고 앉아 있어야 했다. 칭웨는 촬영장에서도 계속 실수했다. 감독이 화를 냈지만, 그녀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두 사람은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칭칭은 저녁을 먹고 자기 방에서 놀고 있었다.
"진짜 주인을 찾으라는데, 도대체 누가 우리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거야?" 루밍이 울먹였다.
칭웨가 그의 팔을 꼭 잡았다. "생각났어. 앱에 조건이 있었어. 최면 건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인 사람이 주인이라고. 즉, 우리가 진심으로 복종할 의사가 있는 사람만이..."
"설마?!" 루밍이 눈을 크게 떴다.
"아직 방법이 있어." 칭웨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둘이 서로에게 시도해보는 거야. 진심으로 상대방을 주인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는 거."
루밍이 고개를 저었다. "이미 해봤어. 안 돼. 최면이 너무 강력해. 진정한 복종이 아니면 통하지 않아."
갑자기 2층에서 칭칭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여왕님, 여왕님, 작은 여왕님이에요~"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렸다. 칭칭이 왕관을 쓰고 장난감 지팡이를 든 채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눈빛이 평소와 달랐다.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날카로운 빛이 감돌았다.
"아빠, 엄마,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요?" 칭칭이 소파 앞에 서서 지팡이로 바닥을 톡톡 쳤다. "제가 도와줄까요?"
루밍과 칭웨가 동시에 숨을 멈췄다. 아이의 목소리에는 평소에는 없던 위엄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