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파 대회장의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이었다. 소청설은 피 투성이가 되어 돌부처처럼 무릎을 꿇고 있었다. 주변의 환호성과 야유가 뒤섞여 그녀의 귀를 찢었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그녀는 천지교녀였다. 모든 제자의 부러움과 스승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앞에는 음침한 미소를 지은 묵연이 서 있었다.
"네 수련 기초는 내가 폐한다."
묵연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그 말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선고였다. 소청설의 온몸에 경련이 일었다. 단전에서 뜨거운 기운이 흩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는 목구멍에 갇혀 나오지 않았다. 묵연이 손을 휘둘러 그녀의 팔목을 잡아당겼다. 뼈가 부러지는 듯한 고통이 전해졌다.
"이제 너는 내 도구다. 내 시녀일 뿐이다."
소청설은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들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 눈에는 자존심의 잔재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묵연은 그 시선을 비웃으며 발로 그녀의 옆구리를 찼다. 그녀는 바닥에 나뒹굴며 신음했다.
"아직도 네가 누군지 모르는 것 같구나. 내가 가르쳐 주마."
묵연이 손가락을 튕기자 두 명의 수하가 나타나 소청설을 끌고 갔다.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몸은 이미 힘이 빠져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묵연의 동굴 별장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화려했지만 냉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벽에는 수많은 노정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그들은 모두 고통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벗어라."
묵연이 명령했다. 소청설은 떨면서 옷을 벗었다. 그녀의 몸은 상처투성이였고, 피가 마르지 않은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묵연은 그 모습을 음흉한 눈으로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서랍에서 한 벌의 옷을 꺼내 던졌다.
"입어라. 이제부터 네가 입을 옷이다."
그것은 붉은색의 섹시한 치파오였다. 깊게 파인 가슴 부분과 허벅지까지 찢어진 옆트임이 눈에 띄었다. 소청설은 손이 떨려 그 옷을 제대로 집지도 못했다. 묵연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억지로 옷을 입혔다. 치파오가 그녀의 몸에 달라붙자 그녀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검은 스타킹도 신어라."
묵연이 두루마리를 던졌다. 소청설은 말없이 그것을 받아 신었다. 스타킹이 다리를 감싸자 그녀의 피부가 매끄럽게 빛났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천지교녀가 아닌, 단지 묵연의 장난감이 된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유여연이 들어왔다. 그녀는 묵연의 옛 총애를 받던 노정이었다. 그녀는 소청설의 모습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주인님, 새 장난감을 들이셨네요? 아주 예쁘게 단장하셨군요."
유여연의 목소리에는 독이 섞여 있었다. 묵연은 그녀를 힐끗 보며 웃었다.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예, 주인님. 하지만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이년은 한때 천지교녀였으니 속이 꽤 검을 테니까요."
소청설은 그 말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이미 수압에 짓눌려 어떤 반항도 할 수 없었다. 묵연이 다가와 그녀의 턱을 집어 올렸다.
"듣지? 네가 아무리 교만했어도 이제는 내 손아귀에 있다. 순종하는 법을 배워라."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스쳤다. 소청설은 눈을 감았다.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단지 이 굴욕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 현소가 별장을 찾아왔다. 그는 다른 종파의 대능으로 묵연과 친한 사이였다. 그는 연회장에서 소청설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묵연, 이년이 네 새 장난감이냐? 참으로 아리따운데."
현소가 소청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가 그녀의 턱을 잡자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 묵연은 그것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음에 들면 한 번 써볼래?"
"역시 너는 내 마음을 잘 아니로다."
현소가 소청설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묵연의 수압이 그녀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녀는 그저 무력하게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이 닫히자, 그녀의 절규가 희미하게 들렸다. 유여연은 그것을 바라보며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그녀는 소청설이 겪는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녀에게는 위안이 되었다. 결국 모든 노정은 같은 운명을 겪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