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칭은 교실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바라보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두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은 린이천의 손에 들려 있었다. 학생회장은 교실 문 앞에 서서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휴대폰을 손끝으로 살며시 쥐고 있었다.
"수완칭, 네 휴대폰 맞지?"
린이천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온화했다. 그의 손가락이 화면을 스치자, 잠금이 풀렸다. 수완칭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잠금 비밀번호는 자신의 생일이었는데, 학생회장은 신상명부를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돌려줘!"
수완칭이 달려가려 했지만, 린이천은 이미 교실 밖으로 몇 걸음 물러서 있었다. 그는 느릿느릿 앨범을 열었고, 눈에 띄는 사진 한 장이 그의 시선을 붙잡았다. 수완칭의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건 얼마 전 학교 밖 오빠와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 오빠는 문신을 한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고, 그녀의 표정은 어색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재미있네."
린이천이 조용히 말했다. 그는 사진을 확대해 채팅 기록을 살펴보았다. 그 속에는 수완칭이 오빠에게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우리 아빠 회사 일, 좀 처리해 줄 수 있어? 내가 돈을 줄게." 밑에는 몇몇 거래 명세서 사진이 있었다. 아버지가 회삿돈을 횡령한 증거였다.
수완칭의 전신이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식어갔다. 그날 아버지가 술에 취해 횡령 사실을 중얼거렸고, 겁에 질린 그녀는 오빠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가 이런 사진을 찍어 보낼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린이천의 손에 넘어갔다.
"수업 끝나고 옥상으로 와."
린이천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의 눈에는 비꼬는 빛이 스쳤다. "혼자 와. 안 그러면 이 사진들이 학교 게시판에 붙을 거야."
수업 종소리가 울렸다. 수완칭은 마지막 수업이 어떻게 끝났는지 전혀 몰랐다. 가방을 챙겨 옥상으로 향했다. 봄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그녀에게는 칼날처럼 느껴졌다. 옥상 문이 열리자 린이천이 난간에 기대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 왔어."
린이천이 돌아서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평소 학생대표의 그것과 똑같았지만, 지금은 수완칭의 눈에는 악마처럼 보였다.
"무슨 조건이야?"
수완칭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가능한 한 침착하려 애썼지만, 무릎은 이미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간단해. 앞으로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내가 말하는 건 뭐든."
린이천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스치자, 수완칭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싫어! 넌 미친 거야!"
수완칭이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눈가에 맺혔다. "그 사진들, 그냥 삭제해. 나 그런 남자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 아는 오빤데... 아버지 일 때문에 도움을 청한 것뿐이야."
"아는 오빠?"
린이천이 비웃었다. "그럼 네 아버지 회삿돈 횡령한 것도 아는 사이라고 할 거야? 수완칭, 생각을 잘해 봐. 이 사진들이 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학교는 너를 불량 학생으로 낙인찍을 거야. 네 SNS 팔로워들, 너를 여신이라고 부르던 그 남자애들, 모두 널 비웃을 거야. 게다가 네 아버지 일까지...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몰라."
수완칭의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린이천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것을. 아버지는 이미 회사에서 감사를 받고 있었고, 이 사진들이 알려지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다.
"네가... 정말로 뭘 원하는 거야?"
수완칭의 목소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처럼 가냘팠다.
"말했잖아.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시작은 간단해. 내일 아침, 교문 앞에 7시까지 서 있어. 그리고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린이천이 팔짱을 끼며 말을 이었다. "만약 늦으면, 그 사진 한 장을 네 교실 게시판에 붙일 거야."
수완칭은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참으려 애썼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이렇게 약해서 뭐 하는 거지? 그런데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절망감은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내가 할게.
린이천이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턱을 살짝 만지며 말했다.
"똑똑한 선택이야. 눈물 닦아. 사람들이 보면 학생회장이 너를 괴롭힌다고 오해할 테니까."
그는 휴대폰을 그녀 손에 쥐어 주고는 옥상 문을 나섰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수완칭은 혼자 옥상에 서서 손안의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화면은 깜깜했고, 그 안의 사진들은 마치 시한폭탄 같았다. 그녀는 린이천이 이미 복사본을 만들어 두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우는 것은 무의미했다.
"바보... 정말 바보야..."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눈물이 마침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난간을 꽉 잡았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아래는 캠퍼스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운동장에서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모두가 저마다의 웃음소리를 나누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아무도 그녀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림이천.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분노와 두려움이 뒤섞여 가슴속에서 끓어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방법이 없었다. 약점을 잡혔으니,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었다.
교실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교실 문 앞에 멈춰 섰다. 안에서는 급우들이 떠들고 있었다. 린이천은 자리에 앉아 평소처럼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를 보자 그녀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언젠가는 이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순종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글자들이 눈앞에서 흐릿하게 번졌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자신의 나약함을 탓했지만, 그 절망감은 그녀의 발목을 놓아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