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샹들리에 아래로 쏟아지는 황금빛 조명이 파티장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고급스러운 연미복과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와인잔을 기울이며 속삭이는 대화를 나누는 사이로, 때때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은은한 피아노 선율에 섞여 흘러갔다.
그가 처음 그녀들을 보았을 때, 당지성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구석에 서 있던 두 여자는 분명 이 공간의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정작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한 명은 차가운 분위기의 미녀였다. 검은 이브닝드레스가 그녀의 고고한 자태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손에 든 샴페인잔을 천천히 회전시키며 주변에 아무 관심도 없는 듯했다. 다른 한 명은 이와 대조적으로 작고 귀여운 인상이었지만, 그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장난기와 자유분방함이 반짝이고 있었다.
당지성은 자신의 와인잔을 든 손을 살짝 기울이며 두 사람의 대화를 관찰했다. 귀여운 여자가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듯 손짓을 하자, 차가운 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당지성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등장에 길목에 있던 사람들이 저절로 비켜섰다. 당지성은 그런 반응에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두 여자에게 다가가 가벼운 목례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두 분의 아름다움에 저절로 발걸음이 옮겨졌네요.”
운희는 그의 말에 고개를 들어 당지성을 훑어봤다. 외모는 확실히 뛰어났지만, 그런 타입은 그동안 수도 없이 봐왔다. 그녀는 무심한 표정으로 샴페인잔을 내려놓았다.
“칭찬 감사합니다만, 저희는 대화 중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당지성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미소를 유지했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내주신다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의 말투에는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운희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그를 다시 바라봤다. 이 남자의 눈빛은 다른 남자들이 보이는 탐욕스러운 시선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히려 마치 자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스쳤다.
바로 그때, 옆에서 무월령이 깔깔 웃으며 끼어들었다.
“오빠, 말하는 방식이 재미있네요. 무슨 자신감이 그렇게 대단한 거예요?”
당지성은 시선을 무월령에게로 돌렸다. 귀여운 외모 아래에 숨겨진 날카로움을 읽어낸 그는 미소를 더욱 깊게 지었다.
“자신감이 아니라 확신이죠. 저는 원하는 건 반드시 얻으니까요.”
“우리가 그 ‘원하는 것’ 안에 포함되나요?” 무월령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건 좀 이른 것 같네요. 하지만……” 당지성은 잠시 멈추며 운희와 무월령을 번갈아 바라봤다. “두 분의 특별함을 보면, 앞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희는 그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별하다는 말은 듣기에 좋지만, 이 남자의 입에서 나오면 마치 자신들이 그의 수집품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저희는 낯선 사람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는 순간, 당지성이 조용히 말을 던졌다.
“운희 씨, 이런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보다 여유로운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나요?”
운희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았는지, 정확하게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했는지. 그녀가 몸을 돌려 그를 노려보면, 당지성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은 채 와인잔을 살짝 들었다.
“저를 좀 아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리고 분위기를 읽는 데도 능숙합니다. 두 분이 이 파티의 주인공처럼 빛나고 계신데, 제가 정리를 도와드려도 될까요?”
“흥미롭네요.” 무월령이 앞으로 나서며 운희의 팔을 잡았다. “언니, 이 오빠 재미있는 것 같아. 말 한 번 들어볼래?”
운희는 무월령을 한 번 쳐다보고, 다시 당지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그의 눈에서 통제욕 같은 것을 읽었다. 위험한 남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호기심도 생겼다.
“……좋아요.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바로 떠날 거예요.”
당지성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우아한 몸짓으로 탁 트인 공간을 가리켰다.
“물론입니다. 잠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두 사람을 안락한 소파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으며 당지성은 몰래 무월령의 눈빛을 포착했다. 그 눈동자에는 뚜렷한 흥분과 기대가 담겨 있었다. 반면 운희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았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굳이 움직인 걸 보면 마음 한구석엔 분명 균열이 생긴 것이다.
당지성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 이 여자들, 그 특별함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하나는 겉은 차갑지만 길들여지길 갈망하고, 하나는 겉은 순진하지만 더 깊은 자극을 원한다. 그들의 내면을 하나하나 벗겨내는 과정을 생각하니, 그는 참을 수 없는 흥분을 느꼈다.
“……그럼.” 당지성이 말을 꺼내며 두 사람의 반응을 조용히 살폈다. “첫 번째 이야기로, 이 파티의 진짜 주인을 맞혀보는 게 어때요?”
운희가 눈을 가늘게 뜨며 그의 제안에 의문을 품었다. 무월령이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당지성은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를 띠었다. 이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