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은은하게 흔들리는 고급 파티장. 샹들리에의 불빛이 샴페인 잔에 부딪혀 황금빛 물결을 일으켰다. 당지성은 블랙 라벨이 달린 위스키 잔을 손에 쥐고, 창가에 기대어 무심한 듯 파티장을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먹잇감을 찾는 사냥꾼처럼, 차갑고도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는 그녀들을 보았다.
재벌가의 딸인 윤희는 홀 한가운데 서 있었다. 하늘색 드레스가 그녀의 고귀하고 냉랭한 기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녀는 주변의 인사를 무심히 받아 넘기며, 입가에 품위 있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은 심심해 보였다. 그 옆에는 작고 귀여운 무월령이 팔짱을 끼고 서서 마치 순수한 숲속의 요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당지성은 그녀의 눈에 숨겨진 짙은 농염함을 놓치지 않았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흥미로운 먹잇감이다.
윤희가 잠시 자리를 비켜 발코니로 걸어갔다. 당지성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뒤를 따랐다. 밤바람이 그녀의 향수를 실어 나르자, 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윤희 씨."
윤희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냉기가 감돌았다. "누구십니까?"
"당지성입니다." 그는 미소 지으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냥 지나가다가 파티에 혼자 계셔서 심심하실까 봐 말을 걸었습니다."
윤희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혼자가 아닙니다. 제 동생이 안에 있습니다."
"아, 저 작고 귀여운 아가씨 말씀이군요." 당지성의 시선이 파티장 안, 무월령에게 향했다. 그 순간, 무월령도 마치 그 시선을 감지하기라도 한 듯 고개를 돌려 당지성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깜찍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당지성은 다시 윤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윤희 씨는 이곳이 지루하신 모양이군요. 눈빛에 지루함이 가득하니까요."
윤희가 살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통찰력에 놀란 듯했다. 하지만 곧 다시 냉랭함을 되찾았다. "당신의 일이 아닙니다."
"맞아요, 제 일은 아니죠." 당지성은 위스키 잔을 살짝 흔들었다. 얼음이 차가운 소리를 냈다. "다만, 같은 심심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 세상에는 지루함을 달래줄 재미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요."
윤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말이 귀에 남았다.
그 순간, 무월령이 깡충깡충 뛰어나왔다. "언니가 여기 있었네!" 그녀가 당지성에게 다정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빠. 저는 무월령이에요."
당지성은 살짝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반갑습니다, 아가씨."
무월령이 까르르 웃었다. "오빠는 정말 멋지세요. 눈빛에 야망이 가득해 보여요."
윤희가 어이없다는 듯 동생을 바라보았다. "월령, 예의 바르게 행동해."
"네, 네." 무월령이 혀를 살짝 내밀며 당지성에게 윙크했다. "또 뵙길 바랄게요, 오빠."
당지성은 미소만 지었다. 그 미소 속에는 음모와 자신감이 가득했다.
파티가 끝나고, 당지성은 고급 리무진에 올라탔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간단한 메시지를 보냈다. "윤희, 무월령. 두 사람에 대한 정보를 조사해."
그는 차 유리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도시 야경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잔혹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 신비로운 새들은 제 우리 안에 갇히게 될 것이다."
그는 이미 그들을 자신의 장난감으로 만드는 방법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먼저 무월령. 그 순진한 소녀는 겉보기와 달리 흥미로운 게임을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윤희. 그 냉랭한 재벌가 아가씨는 언젠가 자신의 발 앞에 무릎 꿇고 애원하게 될 것이다.
당지성은 손에 든 잔을 들어 차량 내부의 어둠을 향해 건배했다. "우리의 게임, 이제 막 시작했다."
그날 밤, 윤희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당지성의 차갑고도 깊은 눈동자가 계속해서 그녀의 뇌리에 맴돌았다. 그 시선 속에는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자신을 낯선 사냥감으로 바라보는 듯한 그 시선에, 그녀는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무월령은 방 안에서 침대 위에 엎드린 채, 당지성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기대에 찬 미소가 번졌다. "대단한 사람이네요, 오빠. 분명 재미있는 장난감이 되어 주시겠죠?"
그녀는 핸드폰을 던지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눈빛 속에 어두운 열정이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