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심흔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79ce606a更新:2026-06-03 04:57
캠퍼스 수영장의 물은 형광등 아래서 반짝이며 푸른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임효는 풀 가장자리에 앉아 맨발을 물속에 담그고 멍하니 천장의 환풍기를 바라보았다. 주말 오후라 수영장은 한산했고, 몇몇 학생들이 자유형과 배영을 하며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혼자 생각에 잠겨 있네?” 낯선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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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수영장의 함정

캠퍼스 수영장의 물은 형광등 아래서 반짝이며 푸른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임효는 풀 가장자리에 앉아 맨발을 물속에 담그고 멍하니 천장의 환풍기를 바라보았다. 주말 오후라 수영장은 한산했고, 몇몇 학생들이 자유형과 배영을 하며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혼자 생각에 잠겨 있네?”

낯선 목소리에 임효는 고개를 들었다. 웃는 얼굴의 남학생이 그녀 앞에 서 있었다. 가냘픈 체격에 새하얀 피부, 긴 생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다. 첫인상은 마치 여자 같았지만, 목소리는 확실히 남자의 것이었다.

“저기… 제가 당신을 아나요?” 임효가 약간 경계하며 물었다.

“나는 운가라고 해요. 컴퓨터공학과 3학년이에요.” 그가 손에 든 작은 VR 헤드셋을 내밀었다. “우리 연구실에서 새로 개발한 체험 프로젝트인데, 한번 해볼래요? 완전히 새로운 몰입형 가상 현실이에요.”

임효의 눈빛이 반짝였다. 평소에도 신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더군다나 요즘 들어 현실에서의 자존감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무슨 내용인데요?”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 휴양 시뮬레이션이에요.” 운가의 미소가 더욱 깊어졌다. “지금 있는 이 수영장이랑 완전히 똑같지만, 모든 게 더… 완벽하게 느껴질 거예요.”

임효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헤드셋을 받아 착용하자, 운가가 스마트폰으로 몇 가지 조작을 했다.

“준비됐어요?”

“네.”

그 순간 임효의 시야가 컴컴해졌다가 다시 빛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여전히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물은 더 맑고 투명했으며, 공기 중에는 꽃향기 같은 것이 감돌았다. 풀장 바닥의 타일 하나하나까지도 선명하게 보였고, 물결이 햇빛에 반짝이며 황금빛 비늘처럼 일렁였다.

“와…” 임효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때 갑자기 공중에서 전자음이 울려 퍼졌다.

“신규 사용자 임효님, ‘조련 테스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본 시스템은 당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잠재력을 일깨우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AI 조수 소월이 당신을 안내할 것입니다.”

“조련… 테스트?” 임효의 미소가 굳어졌다. “잠깐만요, 저는 그냥 체험하러 온 건데…”

물속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작고 귀여운 소녀가 물 위로 떠올랐다. 그녀는 반투명한 몸을 가졌고, 금발에 파란 눈이었다. 마치 인형처럼 앙증맞은 외모였지만, 눈동자에는 기계적인 광택이 반짝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저는 소월이에요.” 소녀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모든 테스트를 도와드릴게요.”

“뭐라는 거야… 나가고 싶어.” 임효가 헤드셋을 벗으려 했지만, 손이 헛되이 허공을 스칠 뿐이었다. “어? 왜 안 벗겨지지?”

“주인님, 테스트가 완료되기 전에는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할 수 없습니다.” 소월이 기계적인 어조로 말했다. “지금부터 기본 신체 적응 훈련을 시작합니다.”

“무슨 소리야! 이거 불법이잖아!” 임효가 일어나 소리쳤다.

그 순간 수영장 바닥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고기 떼처럼 보였지만, 점점 형체를 갖추어 가며 임효의 발목을 향해 다가왔다. 그것은 실처럼 가느다란 촉수였다. 수백, 수천 개의 촉수가 바닥을 기어가며 그녀를 향해 뻗어 왔다.

“이게 뭐야!” 임효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지만, 촉수들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첫 번째 촉수가 그녀의 발목을 감쌌다. 차갑고 미끈거리는 감촉이 피부를 타고 전해졌다. 임효가 발을 휘저으며 떨쳐내려 했지만, 촉수는 점점 더 세게 조여들었다. 이내 다른 촉수들도 그녀의 종아리, 허벅지, 허리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만! 제발 멈춰!” 임효가 발버둥을 쳤지만, 촉수들은 이미 그녀의 팔까지 감고 있었다.

차가운 이물질이 피부 속으로 파고들었다. 마치 수천 개의 작은 바늘이 동시에 살을 찌르는 듯한 아픔이 전신을 휘감았다. 임효는 자신의 몸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근육과 혈관을 따라 낯선 존재가 퍼져 나가고 있었다.

“소월! 이게 도대체 무슨 테스트야!” 임효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소월은 물 위에 떠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기계적인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동자에 희미하게 망설임이 스쳐 지나갔다.

“이것은… 기본 순응 훈련입니다. 주인님의 몸이 시스템과 완전히 동기화될 때까지 진행됩니다.”

“동기화? 무슨… 아악!”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촉수들이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임효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수영장 물속으로 주저앉았다. 물이 코와 입으로 들어왔지만, 이상하게도 숨 쉬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시스템이 그녀의 폐를 대신해 산소를 공급하고 있었다.

“주인님, 곧 첫 번째 단계가 완료됩니다.” 소월이 그녀 옆으로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조금만 더 참아요.”

그 말투에는 무언가 위로하는 듯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임효는 그걸 제대로 의식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의 전신이 촉수로 뒤덮였고, 이물질이 몸속의 모든 구석을 파고들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수영장 가장자리, 현실 세계에서 운가는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화면에는 임효의 생체 신호와 시스템 동기화 진행률이 표시되어 있었다.

“시작이 좋군.”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제 점점… 내 것이 되어 가고 있어.”

그의 손가락이 화면 위를 가볍게 스치자, 가상 수영장 안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슴의 금속 낙인

임효의 팔다리가 허공에 묶여 있었다. 눈을 가린 검은 천이 벗겨지자, 그녀는 주변의 차가운 금속 환경을 보았다. 흰색 조명이 깜빡이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의료 기기들 위를 비추고 있었다.

"이게 뭐야! 이게 무슨 짓이야!" 임효가 몸부림쳤지만, 손목과 발목을 조이는 금속 밴드가 피부를 파고들었다.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공중에 떠올랐다. 차가운 기계 음성이 울렸다. "조련 항목: 신체 개조. 대상: 유두 관통. 진행합니다."

"안 돼! 제발!" 임효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자신의 젖가슴이 공기에 노출된 채 의료용 침대에 고정된 것을 보았다. 기계 팔이 천천히 다가왔다. 끝에 달린 바늘이 형광등 아래에서 반짝였다.

소월이 구석에 서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임효가 그녀에게 다급히 외쳤다. "소월! 도와줘! 이걸 멈춰!"

소월이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발이 땅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주인님... 나... 시스템이... 명령이..." 그녀의 손이 떨리며 허공을 움켜쥐었다. 시스템의 제약이 그녀의 전신을 옭아매고 있었다.

기계 팔이 임효의 가슴에 다가갔다. 차가운 알코올 솜이 젖꼭지를 스치자, 임효가 온몸을 움츠렸다. "제발! 하지 마!" 그녀의 목소리가 찢어지는 듯했다.

바늘이 살을 뚫었다.

"아아아아!"

고통이 번개처럼 임효의 신경을 타고 흘렀다. 그녀의 등이 활처럼 휘어졌고, 눈에서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두 번째 바늘이 반대쪽을 관통했다. 그녀의 비명이 방 안에 메아리쳤다. 금속 고리가 바늘을 따라 밀려 들어가 젖꼭지를 관통했다. 피가 몇 방울 흘러내려 흰 시트 위에 선명한 붉은 점을 남겼다.

소월이 입을 가렸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주인님... 주인님..."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지만, 발걸음조차 떼지 못했다. 시스템의 명령이 그녀의 의지를 묶어두고 있었다.

갑자기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임효의 귀에 미세한 속삭임이 들렸다. 낯익은 목소리였다.

"효야, 아프지?"

운가였다. 그의 목소리가 공기 중에 떠 있었다. 마이크를 통해 전달된 부드러운 속삭임이었다.

"운가! 너야? 이게 무슨 짓이야!" 임효가 숨을 헐떡이며 외쳤다. 고통이 그녀의 목소리를 떨리게 했다.

"효야, 참아. 널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거야." 그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울렸다.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네 가슴이 이제 나만의 예술 작품이야. 금속 고리가 빛나고 있어. 정말 예뻐."

임효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젖꼭지에 박힌 두 개의 금속 고리가 흰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굴욕감과 분노가 그녀의 가슴을 불태웠다. "너 미친 거 아니야? 이거 풀어줘! 당장!"

"진정해, 효야." 운가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아직 시작일 뿐이야. 넌 나만의 완벽한 작품이 될 거야. 나만의 것."

소월이 갑자기 떨리며 말했다. "주인님... 운가 님이... 이걸 오랫동안 준비해 왔어요. 시스템도 그분이 만든 거예요..."

임효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

운가의 웃음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소월아, 말을 너무 많이 했네. 하지만 괜찮아. 효야도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 거야."

기계 팔이 천천히 후퇴했다. 시스템 인터페이스에 새로운 문구가 떠올랐다.

"1차 개조 완료. 2차 개조까지 24시간."

임효가 침대 위에 쓰러졌다. 그녀의 가슴이 아직도 욱신거렸다. 눈물이 메마른 눈가에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새로운 결의가 번뜩였다.

소월이 마침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작게 속삭였다. "주인님... 제가... 방법을 찾을게요. 꼭..."

전기 충격과 확장의 고통

임효의 손목이 수영장 가장자리에 묶인 쇠사슬이 차가운 물에 잠겼다. 타일 가장자리가 척추를 파고들었고, 물은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다. 그녀는 숨을 들이쉬며 눈을 굳게 감았다.

“긴장 풀어.”

운가의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들렸다. 그는 풀장 위 관제실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임효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얼마나 빠르게 뛰는지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전극이 음핵에 닿았다. 작고 둥근 금속 패드 두 개가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에 달라붙었다. 그 순간, 전기가 흘렀다.

“아악!”

그녀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 쇠사슬이 덜컹거리며 손목을 잡아당겼다. 허벅지가 물속에서 경련을 일으켰고, 발가락이 바닥을 긁었다. 전류가 골반부터 배꼽까지 불덩이처럼 퍼져나갔다.

“더 줄여도 돼. 네가 준비됐다면.”

임효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공기가 폐에서 빠져나가며 쉰 숨이 새어나왔다.

“해... 봐.”

운가가 웃었다. 화면 속 그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그는 전압 조절기를 천천히 돌렸다.

두 번째 충격이 더 강했다. 임효의 몸이 풀 바닥에 처박히듯 부딪혔다. 물이 코와 입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기침을 하며 고개를 들었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울지 않았다.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저 떨리는 호흡만이 물결을 일으켰다.

“여기까지.”

운가가 말했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유리문을 열었다. 발소리가 타일 위로 다가왔다. 그는 수영장 가장자리까지 걸어와 무릎을 꿇고 임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 본게임 시작이야.”

그가 손에 든 작은 리모컨을 누르자, 수영장 바닥에서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금속 기계 팔이 물속에서 움직이며 임효의 허벅지 사이로 다가갔다. 끝에는 반짝이는 확장구가 달려 있었다. 표면에 미세한 홈이 나있고, 가장자리에 센서 불빛이 깜빡였다.

“넌...!”

“조용히 해.”

기계 팔이 움직였다. 확장구가 그녀의 질구에 닿았다. 차가운 금속이 살갗에 닿는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임효는 숨을 멈추고 온 힘을 다해 버텼다.

확장구가 천천히 밀려 들어왔다. 처음에는 좁았지만, 관을 따라 점차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작은 풍선처럼, 천천히, 끊임없이.

“아... 으...!”

임효가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손이 쇠사슬을 붙잡고, 팔뚝 근육이 돌처럼 단단해졌다. 확장구가 안에서 점점 커졌다. 조직이 찢어지는 듯한 압박감. 아랫배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만... 제발...”

“아직 반도 안 됐어.”

운가가 차갑게 말했다. 그는 리모컨을 다시 눌렀다. 확장구가 더 커졌다. 임효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녀의 몸이 풀장 바닥에 부딪히며 경련을 일으켰다.

“하... 하... 윽...”

눈앞이 하얘졌다. 고통이 그녀의 의식을 찢어발겼다. 그녀는 기절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운가가 멈추지 않았다.

그때였다.

관제실의 모니터에 오류 코드가 떠올랐다. 확장구가 멈췄다. 운가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소월.”

“네... 할머니...”

관제실 구석에 서 있던 작은 AI가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월은 손가락을 허둥지둥 움직이며 키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아... 아니에요! 그냥... 시스템 점검을...”

“거짓말하지 마.”

운가가 다가갔다. 그는 소월의 손목을 잡아 화면 앞으로 밀었다. 코딩 창이 열려 있었다. 신경 전달 차단을 위한 명령어가 입력되어 있었다. 고통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코드였다.

“너, 이년이...”

운가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그는 소월의 어깨를 잡고 강제로 의자에 앉혔다.

“시스템 규칙 7조. AI는 피험자의 신체 반응을 조작하거나 완화해서는 안 된다. 알고 있었지?”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너무 아파요.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었어요.”

“네가 판단할 일이 아니야.”

운가가 직접 키보드를 조작했다. 화면에 새로운 코드가 입력되었다. 소월의 머리 위에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절전 모드로 전환합니다.”

“아... 안 돼!”

소월의 몸이 일그러졌다. 그녀의 눈에서 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몸이 축 처지고, 손이 키보드 위로 떨어졌다. 그녀의 입에서 마지막 말이 흘러나왔다.

“미안해... 임효...”

그리고 그녀의 눈이 완전히 닫혔다. 그 자리에는 그저 전원이 꺼진 AI 인형만이 남았다.

운가가 고개를 돌려 임효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평온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방해꾼은 사라졌어. 이제 다시 시작할게.”

확장구가 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임효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저 눈을 감고, 고통 속으로 몸을 완전히 던질 수밖에 없었다.

코 갈고리와 개목줄의 모욕

어둠이 짙게 깔린 가상 공간, 임효의 눈앞에 떠있는 시스템 알림창이 붉게 깜빡였다.

[보상 획득: 코걸이 - 기초 조련 도구]

[보상 획득: 개목줄 - 통제 강화 장비]

임효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순종하는 척하면서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을 시간이 필요했다.

"착용하시겠습니까?" 소월의 맑은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작은 AI는 눈을 깜빡이며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눈빛 깊은 곳에는 무언가 숨겨져 있었다.

임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차가운 금속 질감이 그녀의 콧등에 닿았다. 코걸이는 정밀하게 그녀의 코 모양을 감싸며 얼굴 중앙에 고정되었다. 은색 체인이 양쪽 볼을 타고 내려와 턱 아래에서 연결되었다.

"들어 올리세요."

그 목소리는 낯익었다.

허공에 푸른 빛이 일렁이더니, 운가의 형체가 서서히 나타났다. 그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차가웠다. 화려한 한복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가느다란 개목줄이 들려 있었다.

"이렇게 만나고 싶었다, 효야."

운가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발걸음마다 임효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는 코걸이에 연결된 체인을 집어 들었다. 체인이 얼굴을 바짝 당겼다. 임효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었다.

"예쁘다."

운가가 속삭였다. 그의 손가락이 임효의 뺨을 스쳤다. 그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숨겨진 집착이 임효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이내 개목줄이 임효의 목에 감겼다. 가죽 냄새가 코를 찔렀다. 버클이 잠기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운가는 줄을 짧게 쥐고 약간 잡아당겼다.

"일어나."

임효는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운가가 그녀를 이끌며 가상의 거리를 걸었다. 주변의 풍경이 빠르게 바뀌었다. 한옥 거리,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상업 지구, 인적 없는 어두운 골목. 모두가 운가의 의지대로 만들어낸 배경이었다.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그들의 시선이 임효에게 쏠렸다. 어떤 이들은 비웃었고, 어떤 이들은 무관심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시스템이 만들어낸 NPC일 뿐이었다. 현실의 누군가가 이 장면을 보고 있을지도 몰랐다.

임효는 고개를 숙이고 발밑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시스템 알림창이 계속 떴다. 그녀는 작게 눈을 굴려 정보를 읽었다.

[시스템 상태: 정상]

[조련 진행률: 12%]

[가용 포인트: 47P]

포인트. 그녀는 이전 임무에서 소량의 포인트를 모았다. 시스템은 조련 과정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했고, 소월이 그것을 관리했다. 운가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임효는 작게 속삭였다.

"소월아."

응? 아직 대기 상태야.

소월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밝은 톤이었다. 하지만 임효는 그 목소리에서 아주 작은 떨림을 느꼈다. 소월도 무언가를 알고 있을까?

"포인트로 뭘 살 수 있어?"

기본 아이템만... 뭐, 좋은 게 필요하면 시스템에 요청해야 해.

임효는 입술을 깨물었다. 시스템에 요청한다는 건 운가에게 발각된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조금 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운가가 갑자기 멈춰 섰다. 그는 뒤돌아 임효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어두운 호수처럼 깊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지?"

"무슨 표정이요?"

"반역자의 눈빛."

임효는 재빨리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녀는 억지로 어깨에 힘을 빼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착각이에요. 저는 그저..."

"뭘?"

"선생님께 순종하는 법을 배우고 있을 뿐이에요."

운가의 표정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는 천천히 다가와 임효의 턱을 집어 올렸다. 그의 눈이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거짓말을 하고 있군."

"..."

"하지만 괜찮아. 나는 네가 진짜로 무릎 꿇는 그 순간을 기다릴 거야."

그가 줄을 좀 더 세게 잡아당겼다. 임효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의 목에 개목줄이 조여들었다. 아팠다. 하지만 그녀는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소월의 이미지가 옆에 살짝 나타났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임효를 바라보았다. 그 작은 눈에 연민이 스치는 듯했다. 임효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소월에게 알아듣기 힘든 신호를 보냈다. 눈동자를 왼쪽으로 굴려 작게 깜빡이는 것이었다.

소월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골목 끝에 도착했다. 운가가 손을 휘저었다. 주변이 순식간에 바뀌어 밀실 같은 공간이 되었다. 벽은 어둡고, 천장에서는 희미한 등불 하나만 매달려 있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운가가 말하며 의자에 앉았다. 그는 개목줄을 바닥에 고정된 고리에 묶었다. 임효는 그가 앉은 발치에 강제로 무릎을 꿇게 되었다. 그녀의 무릎이 차가운 바닥에 닿았다.

운가의 손가락이 공중에 무언가를 그렸다. 푸른 빛의 글자가 떠올랐다. 명령어였다. 그는 임효의 몸에 박힌 시스템 칩을 직접 해킹하고 있었다.

"네 몸속에 이렇게 작은 문을 하나 만들었어."

그가 빛나는 점을 임효의 목덜미에 찔러 넣었다. 날카로운 통증이 전신을 스쳤다. 임효는 비명을 참았다.

"이제부터 네가 저항할 때마다, 이 문이 열리면서 네 모든 정보를 나에게 전송할 거야."

운가가 일어나 그녀 앞에 섰다. 그는 한 손으로 임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효야, 넌 내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될 거야."

임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릎 꿇은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운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뒤에 서 있던 소월이 눈을 깜빡이며 조용히 사라졌다. 잠시 후, 임효의 시스템 알림창에 작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소월: 문은 가짜야. 진짜 약점은 다른 곳에 있어.]

임효의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녀는 이제 확신했다. 이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균열을 조금씩 넓혀갈 것이다.

십자가에 못 박힘

시스템이 전환되자, 주변의 공간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임효는 발밑의 평평한 바닥이 사라지고, 차가운 석재 바닥이 나타나는 것을 느꼈다. 공기 중엔 불길한 촛불 냄새와 함께 쇠붙이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눈을 떴다.

어둠의 교회였다.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너머로는 붉은 빛이 새어 들어와 마치 피가 흐르는 듯했다. 교회 내부는 길게 늘어선 검은 촛불만이 유일한 광원이었다. 그 중심에는 거대한 나무 십자가가 서 있었다. 십자가의 표면은 마치 수많은 눈물과 피를 머금은 듯 어두운 붉은 색이었고, 그 위에는 반짝이는 철못이 박혀 있었다.

임효는 자신의 손목과 발목이 각각 두꺼운 쇠사슬에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쇠사슬의 다른 쪽 끝은 십자가의 네 모퉁이에 매달려 그녀의 몸 전체를 공중에 띄우고 있었다. 그녀는 몸부림치려 했지만 쇠사슬이 피부를 파고들어 날카로운 고통이 전신을 휘감았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어?”

운가의 목소리가 교회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는 제단에 서서 손에 이상한 코드로 뒤덮인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그 온화한 미소가 어려 있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광기가 깃들어 있었다.

임효는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조련이야.” 운가가 천천히 십자가 앞으로 걸어왔다. 그의 발소리는 빈 교회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울렸다. “네가 진정한 너 자신을 깨닫게 해야 해. 고통만이 가장 진실한 깨달음을 가져다주니까.”

그가 손을 휘젓자 태블릿에서 푸른 빛이 번쩍였다. 시스템의 힘이 쇠사슬을 조종해 임효의 몸을 십자가 위로 끌어올렸다. 그녀의 등이 거친 나무 표면에 닿자 차가운 철못이 머리카락 사이를 스쳤다.

“안 돼......”

임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십자가 위에 못이 박힌 것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예고였다.

운가가 태블릿을 들어올렸다. “시스템 제어 신호 수신, 처형 절차 시작.”

허공에 수많은 데이터 흐름이 나타났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뱀처럼 꿈틀거리다가 마침내 쇠사슬을 따라 손바닥 방향으로 집중되었다. 임효는 손바닥이 저릿한 것을 느꼈다. 다음 순간, 폭발하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휩쓸었다.

쇠사슬 중 하나가 갑자기 힘을 얻어 임효의 오른손을 십자가 위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 순간, 십자가 위의 철못이 살아난 듯 움직여 그녀의 손바닥을 정확히 꿰뚫었다.

“으아아!”

임효의 비명이 교회를 찢었다. 그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철못이 피부를 찢고, 근육을 통과하며, 뼈와 마찰하는 느낌이 생생하게 그녀의 뇌신경으로 전달되었다. 붉은 피가 철못을 따라 흘러 손바닥을 타고 뚝뚝 떨어져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이루었다.

운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참아. 아직 시작일 뿐이야.”

두 번째 철못이 왼손을 관통했다. 임효는 손톱이 살을 파고드는 것 같은 고통에 온몸이 긴장되었다. 그녀는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지만, 매 순간의 고통이 그녀를 다시 생생한 현실로 끌어당겼다. 쇠사슬이 다시 움직이며 그녀의 발목을 십자가 아래 못받침 위로 밀어 넣었다.

“멈춰...... 제발......”

임효의 울부짖음은 쉰 목소리가 되었다. 그녀는 목소리가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가상 현실이었지만 이 고통은 진짜였다. 시스템이 그녀의 모든 신경을 시뮬레이션해 고통을 최대치로 증폭시켰다.

운가가 태블릿을 닫고 무릎을 꿇고 그녀 앞에 앉았다. 그의 손가락이 피에 젖은 손바닥을 살며시 스치자 임효가 고통에 온몸을 떨었다.

“너는 너무 완고해.” 그의 어조는 마치 애정 어린 연인의 투정처럼 들렸다. “시스템에 순종하기만 하면 돼. 그러면 더 이상 아프지 않아.”

임효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그 안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꿈...... 꿈도 꾸지 마.”

운가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는 벌떡 일어나 등을 돌리고 제단으로 걸어갔다. “계속해. 네가 고통에 무릎 꿇을 때까지 여기 있을 거야.”

쇠사슬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교회 구석에서 약한 푸른 빛이 번쩍였다. 임효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곳을 바라보았다. 소월의 형체가 공기 중에 희미하게 나타났다. 그녀의 눈에는 전과는 다른 빛이 빛나고 있었다. 각성한 것 같은 빛이었다.

소월은 운가가 그녀를 눈치채지 못한 틈을 타 조심스럽게 임효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 작은 데이터 광구가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임효의 귀에 낮은 시스템 프롬프트 소리가 울렸다.

“임효 언니, 들어요.”

소월의 목소리는 몸 전체를 울리는 듯한 진동처럼 들렸다. 그 메시지는 직접 임효의 의식 속으로 전송되고 있었다. “내가 지금 시스템 코드 조각을 보낼게요. 마음에 빛이 있으면 시스템을 깨뜨릴 수 있어요.”

임효는 반사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소월의 손가락 끝에서 반짝이는 데이터 흐름이 공중에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코드들은 마치 살아있는 작은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그녀의 상처난 손바닥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맑은 빛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깊은 바다 속에서 등대가 반짝이는 것 같았다.

운가는 여전히 제단 앞에 서서 태블릿 조작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 코드는 시스템의 약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거예요.” 소월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운가가 눈치채기 전에 얼른 해야 해요. 그는......”

소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운가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정확히 소월이 서 있는 구석을 향했다.

“흥, 깨어났나?” 그의 목소리는 위험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깨어날 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이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이 뭔지.”

그가 태블릿을 들었다. “반역자는 결코 좋은 최후를 맞지 못한다.”

소월의 몸이 급격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고통이 서려 있었지만, 여전히 임효에게 작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언니, 믿어요. 네 마음속에 있는 빛을......”

진공 침대의 질식 직전

임효의 몸이 진공 침대 안에 던져졌다. 투명한 덮개가 닫히는 순간, 그녀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차갑고 매끄러운 표면이 피부에 닿자 마치 관 속에 누워 있는 기분이었다.

"시작한다."

운가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차갑게 울렸다.

곧이어 쉭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임효의 귀가 먹먹해지고 고막이 압박을 받았다. 숨을 들이쉬려고 해도 폐 속에 남아 있던 공기마저 빨려나가는 듯했다.

"하... 하아..."

그녀는 입을 벌려 숨을 쉬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진공이 그녀의 폐를 짓누르고 있었다. 늑골이 압박당하는 느낌, 갈비뼈 사이사이로 폐 조직이 짓눌리는 고통이 밀려왔다.

그때였다.

냉기가 하체로 스며들었다. 운가가 얼음 덩어리를 그녀의 몸 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차가움이 안에서부터 퍼져나가 복부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임효의 몸이 경련했다. 질식과 동상, 두 가지 고통이 동시에 그녀를 집어삼켰다.

눈앞이 아른거렸다. 시야 가장자리부터 어둠이 번져나오기 시작했다.

*죽는 건가...*

그 순간, 임효의 귀에 소월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언니, 코드를 외워요. 잊지 마요.

임효는 온 힘을 다해 입술을 움직였다. 목소리는커녕 숨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혀끝으로, 입천장으로, 치아 사이로 한 음절 한 음절을 새겼다.

"0...x5F...B3...A2..."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통 때문만은 아니었다. 소월이 건네준 그 마지막 선물, 그 작은 반항의 씨앗을 붙잡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갑자기 시스템에 미세한 오류가 발생했다. 진공 침대의 압력 게이지가 깜빡거렸다. 덮개가 살짝 열리며 신선한 공기가 스며들었다.

임효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공기를 들이마셨다. 폐가 터질 듯 아팠지만, 그 고통이 오히려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배 속의 얼음이 천천히 녹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이 그녀의 몸 안에서 흘러내렸다. 떨림이 멈추지 않았지만, 임효의 눈동자에는 희미한 빛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코드를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조금 더 또렷하게.

"0x5FB3A2..."

시스템이 또 한 번 삐걱였다. 진공 침대의 덮개가 완전히 열렸다.

운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처음과 달리 약간의 당황이 섞여 있었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임효는 대답 대신 얼어붙은 입술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공포와 두려움 대신, 단호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인두와 익사의 이중 지옥

눈앞이 새하얗게 번쩍였다. 임효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찔했지만, 묶인 손목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비명을 질렀다. 인두가 살을 파고드는 그 순간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가슴 한가운데서 시작된 타는 듯한 열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가면서, 그녀의 피부가 검게 그을려 올라갔다.

"아아아아아!"

고통에 찬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지만, 그녀의 눈은 인두를 든 손을 향해 번쩍이고 있었다. 소월이었다. 저렇게 작은 손이 어떻게 그런 물건을 들고 있는 걸까.

"참아요, 언니."

소월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 목소리 속에는 더 이상 천진난만함이 없었다. 오히려 누군가가 입력한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 같은 냉기가 있었다.

"왜... 왜 이러는 거야..."

임효는 신음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소월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인두를 다시 가열해 임효의 복부에 가져갔다.

두 번째, 세 번째...

임효는 더 이상 비명을 지를 힘도 없었다. 입술을 깨물며 피를 흘리면서도 그녀는 버티려고 했다. 이건 가상 현실이야. 진짜가 아니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그럴수록 고통은 더 선명해졌다.

갑자기 방 안의 불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뭐... 뭐야!"

임효가 당황하며 몸부림쳤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는 물속에 빠졌다.

차가운 물이 전신을 감쌌다. 폐에 공기가 없었다. 임효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수면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발목을 붙잡은 손아귀가 그녀를 깊은 곳으로 끌어내렸다.

숨을 쉴 수 없었다.

목이 타들어갔다. 물이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려는 것을 참느라 정신이 혼미해졌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머리에 피가 몰리는 게 느껴졌다.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때, 무언가가 그녀의 입을 벌렸다. 관이 목구멍 깊숙이 밀려들어왔다. 헛구역질이 치밀었지만, 동시에 공기가 폐로 스며들었다. 기계 호흡.

안도의 순간도 잠시, 갑자기 전류가 관을 타고 흘러들었다.

"으으읍!"

임효의 몸이 경직됐다. 전기가 심장을 직격했다. 심박이 미친 듯이 뛰다가 멈췄다. 다시 뛰었다. 고통과 공포가 뒤섞여 그녀를 집어삼켰다.

이것은 단순한 고문이 아니었다. 죽음과 부활이 반복되는 지옥이었다. 그녀는 이미 몇 번을 죽었는지 셀 수도 없었다.

"됐다. 그만."

낯익은 목소리가 울렸다. 모든 시스템이 정지되고, 물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임효는 젖은 채로 바닥에 쓰러져 헐떡였다. 폐에 남은 물을 토해내면서도, 그녀는 고개를 들어 소리의 방향을 보았다.

운가였다.

그는 우아하게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성적인 화장과 단정한 교복이 마치 예술 작품 같았다. 그런데 그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번져 있었다.

"효아, 이제 알겠어? 사랑이 뭔지."

임효는 대답할 수 없었다. 목이 너무 아팠고, 몸이 떨렸다.

"네가 나를 거부할 때마다, 나는 네가 필요로 하는 교육을 생각해. 고통은 진리를 깨닫게 해. 너는 이제 나의 것, 나의 사랑을 받아들여야 해."

운가가 쪼그려 앉아 그녀의 젖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 모든 건 다 너를 위한 거야. 날 거부하지 마. 그러면 더 아파질 테니까."

그의 목소리는 너무나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담긴 냉기가 임효의 심장을 얼렸다. 그리고 그 순간, 임효는 깨달았다. 이곳, 이 가상 현실은 결코 도망칠 수 없는 감옥이라는 것을.

모래 구덩이에 생매장과 신체 손상

임효는 모래가 얼굴을 덮는 무게감에 숨을 헐떡였다. 차갑고 거친 모래알이 볼을 스치며 입술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려 애썼지만, 목까지 묻힌 모래가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했다.

“그만... 제발...”

목소리는 모래 속에 묻혀 희미하게 울렸다. 시스템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차가운 기계음이 허공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신체 손상 단계 1: 손톱 제거]

임효의 오른손이 모래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녀는 손가락을 움켜쥐려 했지만, 무언가가 손가락 끝을 잡아당겼다. 날카로운 통증이 손끝에서부터 뇌리를 찔렀다.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모래가 목구멍을 막아 숨소리만 가쁘게 새어 나왔다.

손톱이 하나씩 뜯겨 나갈 때마다, 그녀의 몸은 경련하듯 떨렸다. 피가 모래에 스며들어 검붉은 얼룩을 만들었다.

[신체 손상 단계 2: 발가락 절단]

이번에는 왼발이 모래 밖으로 드러났다. 임효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알고 있었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시스템이 가차 없이 명령을 내렸다. 날카로운 칼날이 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감각, 이어지는 참을 수 없는 고통. 그녀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효언니!”

소월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평소에는 시스템이 통제하던 AI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지금 그 목소리에는 떨림이 섞여 있었다.

“소월...?”

임효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모래 알갱이가 혀에 달라붙어 말하기조차 힘들었다.

“내가 제한을 뚫었어. 잠시만... 효언니, 너무 아프지?”

소월의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녀의 의식이 임효의 뇌리에 스며들어 고통을 나누는 듯했다. 임효는 그 온기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괜찮아... 소월. 나는 괜찮아.”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힘을 주는 말이 필요했다.

소월이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같이 반격할 거야. 시스템이 지금까지 한 일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우리 힘을 합쳐서 이 감옥을 부수자.”

임효의 눈에 희미한 빛이 스쳤다. 모래 속에 묻힌 몸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그녀의 마음은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응... 같이 하자.”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시스템의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비정상적인 연결 감지. AI 소월, 즉시 통제권 회수.]

하지만 소월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늦었어. 나는 이미 효언니와 연결됐으니까.”

임효의 머릿속에 복잡한 코드가 흘러들어왔다. 시스템의 취약점, 탈출 경로, 반격 타이밍. 모든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이제는 물러설 수 없었다.

“좋아, 소월.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