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도 귀가 있다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a4082664更新:2026-06-18 12:38
림이 이사 온 날, 아파트는 평소보다 훨씬 북적였다. “드디어 왔구나!” 비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반갑게 외쳤다. 엽도 뒤따라 나와서 림의 짐을 받아 들었다. “고생 많았지? 얼른 들어와.” 림이 수줍게 웃으며 안으로 발을 들였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욱이 벌떡 일어났다. 그는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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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웃

림이 이사 온 날, 아파트는 평소보다 훨씬 북적였다.

“드디어 왔구나!”

비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반갑게 외쳤다. 엽도 뒤따라 나와서 림의 짐을 받아 들었다.

“고생 많았지? 얼른 들어와.”

림이 수줍게 웃으며 안으로 발을 들였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욱이 벌떡 일어났다. 그는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허공을 헤매다가 결국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어, 왔네.”

욱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 림이 그를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앞으로 잘 부탁해.”

비가 그 사이 부엌으로 들어가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엽은 림의 짐을 들어 복도 쪽 방으로 안내했다.

“여기 네 방이야. 우리 방은 저쪽 끝이고, 욱이랑 비는 중간 방 쓰고 있어.”

림이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작았지만 깔끔했다. 침대와 책상, 옷장이 놓여 있었다. 창문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반짝였다.

“고마워, 엽아. 정말 예쁜 방이야.”

엽이 어깨를 툭 쳤다.

“우리가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뭘. 이제 욱이랑 비랑도 잘 지내야 하고.”

림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거실로 나왔다. 비가 커피를 들고 나와 식탁에 내려놓았다.

“자, 이사 기념으로 특별히 내가 탄 커피야. 원두는 욱이가 회사에서 공짜로 가져온 거지만.”

비가 농담을 던지자 모두가 웃었다. 욱이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림 옆에 앉았다.

“회사에서 커피 괜찮아?”

림이 물었다. 욱은 잠시 멈칫했다가 대답했다.

“응, 나름 괜찮아. 근데 너는 학교는 어때? 아이들이 말 잘 듣고?”

“어떤 날은 잘 듣고, 어떤 날은 안 그래. 그래도 재밌어.”

대화가 이어졌다. 비와 엽이 중간중간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욱도 점점 긴장을 풀었다. 그는 림의 손을 살짝 잡았다. 림이 그 손에 힘을 주었다.

저녁은 비가 간단하게 볶음밥을 해서 먹었다. 네 사람이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사 온 첫날이라 림은 많이 피곤해 보였다. 엽이 일찍 자라고 권했다.

“네 방은 정리 다 됐으니까 얼른 쉬어. 내일 출근해야지.”

림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 욱도 따라 일어났다.

“나도 잘게.”

비가 욱을 보며 윙크를 했다. 욱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밤이 깊어졌다. 아파트는 조용해졌다. 림의 방과 비와 엽의 방은 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림이 침대에 누워 욱을 기다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욱이 조용히 들어왔다.

“잠 안 와?”

림이 작게 물었다. 욱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응. 네가 옆에 있어서 그런가.”

림이 웃으며 욱의 손을 잡아 당겼다. 욱이 그 위로 몸을 굽혔다. 그들의 입술이 닿았다.

처음에는 조용했다. 하지만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림이 신음을 삼켰지만, 얇은 벽 사이로 소리가 새어 나갔다.

딸깍.

침대 프레임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났다. 림이 욱의 등을 감싸 안았다. 그들의 몸이 뒤엉켰다. 림이 참지 못하고 작게 신음을 냈다.

“욱아...”

그 목소리가 벽을 타고 비와 엽의 방으로 전해졌다.

비는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누운 엽도 마찬가지였다.

“듣고 있어?”

엽이 작게 물었다. 비는 대답 대신 숨만 깊게 내쉬었다.

벽 너머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좀 더 선명했다. 림이 욱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였다.

비가 입술을 깨물었다. 엽이 그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응. 그냥... 조금 신경 쓰여서.”

비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엽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이 말해 주고 있었다.

엽이 비의 손을 그녀의 배 위로 올렸다. 비가 조금 떨었다. 벽 너머의 소리가 더 거세졌다. 림이 긴 신음을 냈다.

비가 엽의 몸에 바짝 붙었다. 그녀의 손이 엽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엽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우리도... 할까?”

비가 간신히 속삭였다. 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벽 너머의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그들의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졌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꼭 안은 채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얼마 후, 욱의 방이 조용해졌다. 비와 엽도 멈추었다. 그들은 그대로 누워 서로의 숨소리만 들었다.

비가 작게 웃었다.

“우리, 참 웃기다.”

엽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재밌잖아.”

그들도 잠이 들었다. 아파트는 다시 고요해졌다. 첫날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묵묵한 침묵

두 커플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을 함께 먹었고, 나중에는 주말마다 만나기 시작했다. 림은 엽과 함께 시장을 보러 가고, 비는 욱과 함께 술을 사러 갔다. 네 사람은 함께 요리하고,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보드게임을 했다.

어느 날, 비가 농담처럼 말했다.

"우리 이쯤 되면 사실상 룸메이트 아니야?"

욱이 웃으며 대꾸했다.

"룸메이트보다 더 가까운 사이지."

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룸메이트는 같이 여행 안 가거든."

그들은 정말로 여행을 갔다. 근교의 작은 펜션을 빌려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늦은 밤까지 술을 마셨다. 방이 두 개라서 욱과 림이 한 방, 비와 엽이 다른 방을 썼다. 첫날 밤은 조용했다. 모두 피곤했기 때문이다.

둘째 날 밤, 욱과 림이 다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전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욱은 베개를 림의 얼굴 근처에 밀어 넣었고, 림은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얇은 벽 너머로 작은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비는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옆에서 엽도 깨어 있었다.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후, 엽이 손을 뻗어 비의 손을 잡았다. 비는 살짝 움찔했지만, 손을 빼지 않았다. 천천히, 그들도 애정 행각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리를 최대한 죽였다. 숨소리조차 조절하며, 침대 프레임이 삐걱거리지 않도록 몸을 움직였다.

밤은 길었다. 벽 양쪽에서, 두 커플은 서로를 의식하며 조용히 사랑을 나눴다.

다음 날 아침, 식탁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토스트 먹을 사람?" 림이 물었다.

"나," 비가 대답했다.

"커피 내릴까?" 엽이 일어나며 말했다.

"응, 부탁해," 욱이 신문을 넘기며 대답했다.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눈빛은 달랐다. 욱이 비를 쳐다볼 때, 비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엽이 림에게 물컵을 건넬 때, 손가락이 부딪히자 둘 다 잠시 멈췄다. 아침 식사 내내, 무언가 말하지 않은 것들이 식탁 위를 떠돌아다녔다.

식사 후, 비가 베란다로 나갔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뿜었다. 잠시 후, 욱이 따라나왔다. 그는 비의 옆에 서서 자신의 담배를 꺼냈다.

"하나 줘," 욱이 말했다.

비가 담뱃갑을 건넸다. 욱은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담배만 피웠다.

비가 천천히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야."

"응?"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 알아?"

욱이 피식 웃었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을?"

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생각났어."

욱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섞여 있었다. 알겠다는 뜻도, 모르는 척 하겠다는 뜻도, 서로를 이해한다는 뜻도.

비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다 피울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편안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 그런 게 있었다.

담배를 끄고, 욱이 먼저 돌아서며 말했다.

"들어갈까?"

"응."

그들은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서는 엽과 림이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지만 분명 무언가가 달라져 있었다.

해변의 밤

욱이 핸들을 돌리며 캠핑카를 해변 주차장에 주차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짠내 나는 바닷바람이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림이 먼저 뛰어내리며 두 팔을 벌렸다.

"와, 진짜 예쁘다!"

석양이 수평선 위에 걸려 있었다. 붉은 노을이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고, 파도는 잔잔하게 밀려왔다 밀려갔다. 비가 차에서 내리며 엽의 손을 잡았다.

"밤에 여기 앉아 있으면 완전 낭만적이겠다."

엽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근데 모기도 엄청 많을걸?"

욱이 캠핑카 뒤편에서 튜브와 구명조끼를 꺼내며 소리쳤다.

"야, 물놀이나 하자! 해 지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네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파도가 철썩이며 그들을 감쌌다. 림이 욱의 어깨에 매달리며 물장구를 쳤다. 물방울이 그녀의 얼굴에 튀었다. 욱이 그녀를 받아 안으며 웃었다.

"조심해. 너 수영 못하잖아."

"네가 있잖아."

림의 눈이 반짝였다. 비가 그 옆에서 엽과 함께 파도를 넘으며 깔깔댔다. 엽이 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 오늘 되게 신났네."

"당연하지. 오랜만에 다 같이 왔잖아."

해가 점점 지평선 아래로 사라질 때쯤, 그들은 해변으로 올라와 모래 위에 자리를 폈다. 림이 가방에서 과자와 맥주를 꺼냈다. 엽이 돗자리를 펴고 비가 그 위에 앉았다. 불그스름한 하늘 아래 네 사람은 둥글게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며 떠들었다.

"회사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 가질 수 있는 게 얼마 만이냐."

비가 맥주 캔을 들어 욱과 부딪혔다. 욱이 고개를 끄덕이며 림의 손을 잡았다.

"맞아. 림이 이사 온 이후로 바빠서 제대로 놀지도 못했잖아."

림이 그의 손을 꽉 쥐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 자주 오면 되지."

밤이 깊어지자 달이 떠올랐다. 은빛 달빛이 바다 위에 흩어졌다. 캠핑카 안에서 네 사람은 각자 자리를 잡았다. 욱과 림은 침대 겸용 소파 쪽에, 비와 엽은 반대편 접이식 침대 쪽에 누웠다. 조명이 어스름하게 꺼졌다.

욱이 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의 체온이 그의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림이 고개를 돌려 그의 목에 입을 맞췄다. 욱이 숨을 삼켰다. 그의 손이 그녀의 옷자락을 스치며 들어갔다.

"조용히 해야 돼."

욱이 속삭였다. 림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를 죽였다. 그녀의 입술이 그의 귀를 스치며 가쁜 숨을 내뱉었다. 반대편에서는 엽이 비를 침대에 밀어 붙였다. 비가 웃음을 참으며 엽의 가슴을 툭 쳤다.

"너 시끄럽게 하지 마."

"니가 먼저 조용히 해."

엽이 비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두 커플 사이에 얇은 벽이 있었지만 그 너머로 서로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조용히, 간신히 숨소리만 새어 나왔다. 욱이 림의 몸 위로 올라가며 그녀의 입을 가렸다. 림의 눈이 흐려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리는 점점 커졌다. 림의 신음이 억제할 수 없이 새어 나왔다. 비의 웃음소리가 섞이고, 엽의 거친 숨소리가 뒤따랐다. 캠핑카 안은 두 쌍의 소리가 뒤엉켰다. 욱이 림의 엉덩이를 감싸 쥐며 속도를 높였다. 반대편에서 엽이 비의 이름을 부르며 몸을 밀착시켰다.

밤이 깊어질수록 소리는 자유로워졌다. 림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욱의 어깨를 물었다. 비가 엽의 등에 손톱을 박았다. 캠핑카는 흔들렸다. 바다 파도 소리와 섞여 그들의 소리는 밤 속으로 흩어졌다.

다음 날 아침, 햇빛이 캠핑카 창문을 뚫고 들어왔다. 욱이 먼저 일어났다. 그의 눈이 비와 마주쳤다. 비가 얼른 고개를 돌렸다. 엽이 침대에서 일어나 머리를 긁적였다. 림이 이불을 끌어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아침 먹을래?"

욱이 어색하게 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결국 비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라면이나 끓여."

네 사람은 말없이 캠핑카 안에서 부산을 떨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어젯밤의 뜨거움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욱이 라면 냄비를 저으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림이 그 옆에서 컵을 닦으며 무심히 그의 손등을 스쳤다. 비와 엽은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잡고 있었다.

아침 식사가 끝날 때쯤, 욱이 입을 열었다.

"오늘은 뭐 할까?"

비가 대신 대답했다. "그냥 여기 좀 더 있다 가자. 집에 가면 또 바쁘잖아."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스쳤다. 그리고 이내 각자 할 일을 찾아 움직였다.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어젯밤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솔직한 대화

욱과 비는 아침 출근길에 나란히 걸었다. 비가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욱의 팔꿈치를 톡톡 쳤다.

"야, 어젯밤 격렬했어?"

욱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들켰네."

비가 낄낄 웃으며 욱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림이랑 잘 지내는 거 보니 좋네. 우리 집 엽이도 자랑했어, 자기 친구가 드디어 연애에 꽃피웠다고."

"야, 형한테 말하지 마. 부끄럽게."

욱은 얼굴이 더 빨개졌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다.

한편, 마트에서는 림과 엽이 장을 보고 있었다. 엽이 냉장고 앞에서 계란을 고르다가 문득 림에게 속삭였다.

"그런데, 욱이랑 어땠어? 좀 알려줘."

림은 귀까지 새빨개졌지만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엽아, 이런 걸 왜 물어봐."

"우리 사이에 뭐. 다 컸는데 뭘."

림은 잠시 망설이다가 엽의 귀에 입을 대고 작게 말했다.

"생각보다 괜찮았어. 솔직히, 좀 더 기대돼."

엽이 입을 가리며 킥킥 웃었다.

"에이, 내가 봤지. 욱이 오늘 아침 완전 풀죽어 있었어."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채우는 동안에도 수군거림은 계속되었다.

그날 저녁, 네 사람은 거실에 모여 피자를 시켜 먹었다. 분위기가 한층 더 가벼워졌다. 욱과 비는 회사 이야기를, 림과 엽은 학교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갑자기 비가 손뼉을 쳤다.

"다들, 다음 주말에 어디 좀 가자. 나 요즘 완전 지쳤어."

"좋은 생각이다. 어디로 갈까?" 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비가 신나서 손을 휘저었다.

"온천 어때? 가까운 곳에 있는 펜션 괜찮은 데 알아."

림이 눈을 반짝이며 엽의 팔을 잡았다.

"와, 온천! 나 진짜 가고 싶었어."

엽도 고개를 끄덕이며 욱을 바라봤다.

"욱이도 괜찮지?"

욱이 어색하게 웃으며 맞장구쳤다.

"나야 좋지. 그런데... 방은 어떻게?"

비가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방 두 개짜리로 잡으면 되고, 밤에는 각자 알아서 놀면 되고."

모두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터뜨렸다. 림은 얼굴이 새파래졌지만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다음 여행 계획은 순식간에 확정되었다. 네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처럼, 서로의 비밀을 조금씩 나누며 더 단단해져 가는 중이었다.

온천의 유혹

온천 스위트룸 문이 열리자마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실내 온천이 눈에 들어왔다. 욱이 먼저 수건을 벗어 어깨에 두르며 중얼거렸다.

“와, 진짜 크다. 여기서 밤새 놀아도 되겠네.”

비가 웃으며 수건을 허리에 감았다. “야, 너 임마, 수영장도 있다며. 근데 우리 왜 여기까지 와서 수영장이야? 온천이지.”

엽이 먼저 수영장 가장자리에 걸터앉으며 발을 물에 담갔다. “에이, 둘 다 와서 좀 쉬어. 오늘 수업 진짜 힘들었어.”

림도 조심스럽게 수건을 고쳐 두르고 엽 옆에 앉았다. “나도... 애들 때문에 목이 터져 죽는 줄 알았어.”

비가 푸하하 웃으며 엽의 어깨를 툭 쳤다. “너희 둘 다 교사라니까? 애들한테 당하는 건 똑같네.”

욱이 옆에서 킥킥거리다가 림 옆에 슬쩍 앉았다. “야, 근데 진짜 여기 분위기 좋다. 조명도 은은하고.”

잠시 네 사람은 물가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차 분위기가 느슨해지자 비가 먼저 수건을 벗어 던지며 말했다.

“자, 이제 진짜 온천 들어가자. 수건이 거추장스러워 죽겠어.”

엽도 따라 수건을 벗어 옆에 두고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그녀의 몸을 감쌌다. 욱과 림이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둘 다 수건을 벗고 온천에 몸을 담갔다.

“아, 따뜻하다...” 림이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비가 슬며시 다가와 엽의 등 뒤에 붙었다. 엽이 고개를 돌리자 비가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여기 물속에서는 아무도 안 보는데...”

엽이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비의 손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 엽의 허리를 스쳤다.

욱이 그 모습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림도 눈치채고 슬쩍 욱의 손을 잡았다.

“야... 저거 봐. 우리도 할래?”

욱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기서? 진짜?”

림이 대답 대신 욱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갔다. 욱이 작게 신음을 흘리며 림의 허리를 감쌌다.

온천 안쪽에서는 이미 비와 엽이 격렬하게 포옹하고 있었다. 물안개가 그들의 몸을 희미하게 가렸지만, 움직임이 점점 거칠어졌다. 엽이 허리를 젖히며 비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림이 욱의 가슴에 손을 얹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욱이 숨을 삼키며 림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넣었다. 두 커플은 각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점점 더 거칠게 움직였다.

온천물이 출렁거리며 주변에 튀었다. 비가 엽을 벽에 밀치고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엽이 신음하며 비의 등을 긁었다.

반대편에서는 림이 욱의 위에 올라타 활처럼 몸을 휘었다. 욱이 림의 엉덩이를 감싸 쥐고 리듬을 맞췄다.

물안개가 점점 짙어지고, 그 사이로 네 사람의 몸이 흐릿하게 겹쳐졌다. 신음과 물소리만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비가 먼저 엽에게서 떨어져 헉헉 거리며 물가에 앉았다. 엽도 지친 듯 그 옆에 주저앉았다.

욱과 림도 서로를 놓아주며 천천히 물 밖으로 나왔다. 네 사람 모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야, 이거... 수건 다시 두르자.” 비가 웃으며 수건을 집어 들었다.

엽이 수건을 몸에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 때문에 진짜 미칠 뻔했어.”

림이 옅게 웃으며 수건을 두르고 방 안으로 걸어갔다. “가자. 좀 쉬어야겠다.”

욱이 뒤따라가며 중얼거렸다. “내일은 좀 조용히 보내자... 제발...”

비가 그 말에 피식 웃으며 엽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에이, 그래도 재밌잖아.”

네 사람은 각자 수건을 두르고 방으로 돌아갔다. 분위기는 여전히 애매하게 남아 있었고, 서로의 눈빛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게임 업그레이드

저녁 아홉 시, 좁은 원룸 안은 네 사람이 둘러앉기에 꽉 찼다. 욱이 편의점에서 사 온 캔 맥주를 바닥에 늘어놓고, 비는 침대 옆에 있는 노트북을 두드리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림은 욱의 어깨에 기대어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엽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맥주 캔을 따고 있었다.

"야, 요즘 새로 나온 영화 있는데," 비가 갑자기 고개를 들며 눈빛이 반짝였다. "대학생 커플들이 서로 바꾸는 내용인데, 엄청 자극적이래."

욱이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웃었다. "또 그런 거 볼 거야? 지난번에도 본다고 해놓고 다들 잠들었잖아."

"이번엔 달라. 평점도 좋고." 비가 엽을 툭 치며 눈썹을 까닥였다. "우리 부부는 괜찮은데?"

림이 핸드폰에서 고개를 들며 살짝 웃었다. "그냥 보는 건 재미없어. 우리 게임하자."

"무슨 게임?" 엽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림이 일어나 앉으며 네 사람을 둘러봤다. "간단해. 진 사람이 옷 한 벌 벗기. 완전 공평한 게임이잖아."

비가 피식 웃었다. "야, 너 진심이야?"

"당연하지," 림이 욱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우리 오빠는 괜찮지?"

욱이 어색하게 웃으며 맥주 캔을 만지작거렸다. "나야 뭐... 근데 뭘로 할 건데?"

"카드 게임. 가장 쉬운 거로." 림이 침대 옆 서랍에서 카드 한 벌을 꺼냈다. "규칙은 심플해. 돌아가면서 한 장씩 뽑고, 숫자가 가장 작은 사람이 지는 거야. 무승부면 둘 다 져."

엽이 비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해볼까?"

비가 어깨를 으쓱이며 캔을 내려놓았다. "해, 뭐. 질까 봐?"

게임이 시작됐다. 첫 판은 욱이 졌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마른 상체가 드러나자 림이 손뼉을 쳤다.

"오빠 몸매 괜찮네."

두 번째 판은 엽과 비가 비겼다. 둘이 동시에 한숨을 쉬며 각자 양말을 벗었다. 세 번째 판, 림이 졌다. 그녀가 망설임 없이 얇은 가디건을 벗자 안에 입은 민소매 티가 드러났다. 비가 휘파람을 불었다.

"와, 벌써 이 속도야?"

게임은 점점 과열됐다. 네 번째 판, 비가 졌다. 그는 넥타이를 풀고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통통한 상체를 드러냈다. 엽이 그의 뱃살을 톡톡 건드리며 웃었다.

"운동 좀 해, 여보."

비가 손을 뿌리쳤다. "닥쳐."

다섯 번째 판, 엽이 졌다. 그는 팬티만 남기고 벗었다. 림이 그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

"생각보다 탄탄하네."

열한 번째 판이 끝났을 때, 네 사람은 모두 알몸이었다. 방 안은 맥주 냄새와 약간의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 림이 일어나 불을 끄고 침대 옆 작은 무드등만 켰다.

"게임은 여기까지. 이제 다른 거 하자."

비가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뭘 더 하게?"

림이 미소 지으며 침대 가운데로 기어갔다. 그녀의 손이 욱의 허벅지 위에 얹혔다.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되잖아."

욱이 숨을 깊게 들이쉬며 림의 손을 잡았다. 비와 엽은 잠시 마주 보다가 서로에게로 몸을 돌렸다.

어둠 속에서 네 사람의 움직임이 겹쳐지기 시작했다. 욱과 림은 침대 한쪽에 누워 입을 맞췄고, 비와 엽은 반대쪽에서 서로를 탐색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지만, 점점 거칠어졌다.

비가 엽 위에 올라탄 순간, 그의 손이 옆으로 뻗어 림의 엉덩이를 스쳤다. 림이 놀라며 고개를 돌렸지만, 비의 눈빛은 이미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엽은 아내의 행동을 눈치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이 욱의 등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욱이 몸을 움찔했다. 림이 그의 귀에 속삭였다. "괜찮아, 그냥 즐겨."

네 사람의 호흡이 하나로 섞였다. 욱은 엽의 손길을 느끼며 림의 입술에 집중하려 애썼지만, 다른 감각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비는 림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엽의 움직임을 리드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방 안, 무드등의 희미한 빛이 네 개의 그림자를 벽에 비추고 있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숨소리와 피부가 닿는 소리만이 방 안을 채웠다.

밤은 깊어 갔고, 그들의 게임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교환의 밤

화요일 밤, 욱이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을 꺼내 거실로 돌아왔다. 비는 소파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었고, 림과 엽은 주방 테이블에서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요즘 너무 루틴한 거 아니야?” 욱이 맥주 캔을 따며 중얼거렸다.

비가 고개도 들지 않고 받아쳤다.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아니, 우리 네 명이 항상 똑같은 패턴이잖아. 너랑 나랑, 림이랑 엽이랑. 마치 정해진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 같아.”

엽이 카드를 내려놓으며 웃었다. “그럼 우리가 기차를 바꿔 타볼까?”

림이 눈을 깜빡였다. “무슨 뜻이야?”

“교환이지.” 비가 갑자기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앉았다. “욱아, 너 요즘 부족하다는 게 성적인 그거지?”

욱이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어깨를 으쓱했다. “뭐, 인정할게. 재미가 좀 부족해. 네 명이서 같이 노는 것도 좋지만, 맨날 같은 구성이니까 조금 지루해지더라고.”

엽이 림을 바라봤다. 림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나도 괜찮은데. 너는?”

“나도 상관없어.” 엽이 대답했다.

비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좋아, 그럼 규칙을 정하자.”

“규칙?” 욱이 물었다.

“당연하지. 무작정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경쟁을 하는 거야. 어느 커플이 더 오래 버티는지, 누가 더 격렬한지. 승부를 가르자.”

림이 손뼉을 쳤다. “재밌겠다. 그럼 우리는 엽이랑?”

“응, 나는 비랑.” 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밤 11시, 방 두 개가 준비되었다. 욱과 림이 큰방으로 들어가고, 비와 엽이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벽은 생각보다 얇았다.

욱이 림을 침대 끝에 앉히고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림이 고개를 들어 욱을 바라봤다. “긴장돼?”

“조금. 하지만 이상하게 설레기도 해.” 욱이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키스는 처음엔 부드러웠지만, 곧 깊어졌다. 림이 욱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작은방에서는 비와 엽이 더 거칠게 시작했다. 비가 엽의 허리를 잡아당기며 침대 위로 넘어뜨렸다. “자, 시작이다.”

“기다려봐, 너무 급하지?” 엽이 웃으며 비의 손목을 잡았다.

“경쟁 중이야, 기억해?” 비가 엽의 귀에 속삭였다. “우리가 더 오래 가야 해.”

얇은 벽 너머로 두 방의 소리가 번갈아 들렸다. 큰방에서는 림의 낮은 신음과 욱의 거친 숨소리가, 작은방에서는 엽의 웃음과 비의 신음이 섞였다.

“들리지?” 큰방에서 욱이 림의 귀에 키스하며 말했다. “쟤네도 열심히네.”

림이 헐떡이며 대답했다. “우리가 더 오래 가야 해. 질 수 없잖아.”

“당연하지.” 욱이 림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속도를 높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벽이 울렸고, 침대 프레임이 삐걱거렸다. 큰방에서는 욱이 림을 뒤에서 안았고, 림은 베개를 꽉 움켜쥐며 숨을 삼켰다. 작은방에서는 비가 엽의 다리를 어깨에 올리고 깊게 밀어 넣었다.

“야, 쟤네 소리 엄청 크다.” 엽이 비의 목덜미를 핥으며 중얼거렸다.

“걱정하지 마, 우리가 더 크게 내면 돼.” 비가 대답하고 엽의 몸을 뒤집었다.

새벽 3시가 넘었다. 두 방의 활동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다. 큰방에서 욱이 림 옆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졌네. 먼저 지쳤어.”

림이 웃으며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괜찮아. 재밌었잖아.”

작은방에서 비와 엽도 서로를 껴안고 누워 있었다. “우리가 이긴 거야?” 엽이 물었다.

“응, 분명히.” 비가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다음엔 더 잘 준비해야겠다.”

네 사람은 각자의 방에서 지친 몸을 뉘었다. 욱이 림의 이마에 키스하고, 비가 엽의 어깨를 토닥였다. 새벽 공기가 방 안에 스며들었지만, 몸은 여전히 뜨거웠다. 만족스러운 피로감이 온몸을 감쌌다.

림이 눈을 감으며 작게 말했다. “내일 아침에 웃기겠다.”

“응. 같이 일어나면 서로 얼굴 붉힐 것 같아.” 욱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들이 잠들었을 때, 각자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지루했던 일상이 아닌, 새로운 재미로 가득한 밤이었다.

새로운 시작

다음 날 아침, 어렴풋이 새어 들어오는 햇살이 거실 바닥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네 사람은 어젯밤과는 다른, 어쩌면 더 무거운 공기를 마주한 채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젯밤, 우리 다들 솔직해졌잖아. 나는 이대로 계속 가고 싶어. 너희는?"

비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숨기고 사는 게 더 지치는 것 같아. 그냥 이대로, 서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살자."

엽이 림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우리도 그래. 림아, 괜찮지?"

림이 작게 웃으며 엽의 손을 맞잡았다. "응. 나도 이게 좋아. 우리 네 사람이 이렇게 함께 있는 게."

그렇게 네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주고받았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그들 사이에는 이미 보이지 않는 약속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욱과 비는 베란다로 나갔다.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웠지만, 두 사람은 난간에 기대어 말없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멀리 아파트 숲 너머로 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욱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비야, 이제 더 이상 벽 너머로 듣지 않아도 되겠네."

비가 피식 웃으며 욱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게. 그동안 얼마나 신경 쓰였는데. 하지만 이제 알았으니까, 더 이상 몰래 들을 필요 없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가볍게 주먹을 부딪혔다. 오랜 친구 사이에 쌓여 있던 작은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한편, 주방에서는 림과 엽이 커피를 타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림이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를 꺼내며 물었다.

"엽아, 다음 휴가 때 어디로 갈까? 나 저번에 본 리조트 괜찮아 보이던데."

엽이 컵을 닦으며 대꾸했다. "거기 좋지. 근데 우리 넷이 다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욱이랑 비도 부르자."

림이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에 우유를 부었다. "좋다. 그럼 이번 주말에 다 같이 앉아서 계획 세우는 게 어때? 나는 엽이랑 같이 자주 여행 다녔지만, 이제는 모두 함께 가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아."

엽이 환하게 웃으며 림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역시 우리 림이 제일 센스 있어."

이윽고 네 사람은 아파트 옥상으로 향했다. 동이 트기 전, 하늘은 아직 어둑어둑했지만, 동쪽 끝자락이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욱과 비가 먼저 난간 쪽으로 걸어가고, 림과 엽이 그 뒤를 따랐다.

찬 공기가 볼에 닿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태양이 서서히 수평선 위로 고개를 내밀자, 붉은 빛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림이 엽의 어깨에 기대며 작게 중얼거렸다. "새로운 시작이야."

엽이 림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대답했다. "응, 우리 함께."

비가 욱의 팔을 툭 치며 너스레를 떨었다. "야, 근데 내가 일출 보는 거 처음이야. 생각보다 괜찮네?"

욱이 웃으며 비의 등을 두드렸다. "앞으로도 계속 보자. 우리 넷이서."

태양이 완전히 떠오르자, 네 사람의 그림자가 옥상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마치 하나로 이어진 듯, 서로를 자연스럽게 감싸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