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밀한 지배 16장
밤바람이 차갑게 뺨을 스쳤다. 거실에 홀로 서서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화장기 어린 얼굴, 진한 아이라이너와 붉은 립스틱이 내게서 남성성을 모두 지워버렸다. 검은 레이스 팬티와 브래지어, 그 위에 입은 얇은 시스루 블라우스, 그리고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망사 스타킹까지. 풍만한 엉덩이를 감싼 팬티는 내 육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겨울용 트렌치코트를 걸쳤다. 거친 천이 피부에 닿는 촉감이 선명했다. 옷깃을 세우고 넥타이와 셔츠로 목을 감쌌다. 안에 입은 것들이 보이지 않게 꼼꼼히 단속했다.
내 손목에 채워진 가죽 커프스가 차가웠다. 목에 감긴 검은 개목줄, 거기 연결된 가죽 끈이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엉덩이 사이로 밀어 넣은 항문 플러그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내 안을 자극했다. 음경을 감싼 실리콘 케이지는 이미 발기로 가득 찬 내 육체를 압박했다.
"준비됐냐?"
천강의 메시지가 왔다. 손가락이 떨리며 답장을 보냈다.
"네, 주인님."
"열 시, 공원 남문. 늦지 마라."
시간은 이미 아홉 시 사십 분. 나는 거울 속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눈빛을 보냈다. 저 여자는 누구인가.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자아가 거울 속에서 나를 응시했다. 수치심과 두려움, 그리고 알 수 없는 설렘이 내 가슴속에서 뒤엉켰다.
현관문을 열자 찬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거리를 걷는 내 발걸음은 떨리고 있었다. 단단한 구두 바닥이 아스팔트를 밟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바람이 내 치맛자락을 들추려 하자 나는 급히 웃옷을 내려 잡았다.
사람들과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들이 내 안에 숨겨진 비밀을 꿰뚫어 볼까? 내 목에 감긴 개목줄이 보일까? 내 엉덩이 사이에 박힌 플러그가, 내 허벅지를 감싼 스타킹이 눈에 띌까? 공포와 동시에 그 위험이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공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시계는 열 시 전이었다.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비치는 벤치에 천강이 앉아 있었다. 그는 평범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그의 앞에 섰다.
"왔구나."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그는 내 옆에 있는 빈자리를 툭툭 쳤다.
"앉아."
나는 말 없이 앉았다. 그의 눈이 내 얼굴에서 천천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너 참 예쁘게 꾸몄구나. 그 화장, 그 옷, 다 내 맘에 들어."
고개를 숙인 채 나는 작게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런데 왜 아직 입고 있냐? 네가 입을 게 뭔지 알지?"
숨이 막혔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원은 한밤중이라 인기척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텅 빈 것은 아니었다. 멀리서 운동하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였다.
"주인님, 여기서는..."
"내가 뭐라고 했지?"
그의 목소리에 냉기가 깔렸다.
"'네가 명령하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하지 않았냐?"
나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렇다. 내가 서약한 것이다. 손이 떨리며 트렌치코트의 허리띠를 풀었다. 천천히 코트를 벗어 옆에 놓았다.
시스루 블라우스 아래로 검은 레이스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망사 스타킹이 허벅지까지 올라와 있었고, 내 음경을 감싼 실리콘 케이지의 형태가 얇은 팬티 위로 선명히 보였다. 목에는 가죽 개목줄이 채워져 있었고, 그 끝은 가죽 끈에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그 끈을 천강에게 내밀었다. 그는 그것을 받아 손에 감았다.
"좋아. 자, 이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아스팔트가 무릎을 압박했다. 나는 네 발로 엎드렸다. 엉덩이가 위로 들리고, 손바닥과 무릎이 땅에 닿았다. 항문 플러그가 그 자세에서 더 깊이 밀려 들어와 나도 모르게 신음이 새어 나왔다.
"하아..."
"착하지. 그럼, 산책 가자."
천강이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개목줄이 당겨지고 나는 그를 따라 기어가야 했다. 무릎이 거친 아스팔트에 스치고, 손바닥이 작은 돌부리에 찔렸다. 하지만 그 고통이 오히려 나를 현실로 붙잡아 두었다.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우리는 천천히 움직였다. 멀리서 달리던 사람이 우리 쪽을 보는 듯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하지만 천강은 느릿느릿 걸으며 마치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주인처럼 행동했다.
"좋아, 잘 따라와. 착한 내 개야."
그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땅만 바라보며 기어갔다. 스타킹이 무릎에서 닳아 찢어지기 시작했다. 살갗이 벗겨지는 아픔이 느껴졌다.
"주인님... 조금만 더 가면 사람들이..."
"조용히 해. 내가 갈 곳을 정한다."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공원 깊숙한 곳, 가로등 불빛도 거의 닿지 않는 어두운 공터에 도착했다.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곳이었다.
"여기서 멈춰."
천강이 걸음을 멈췄다. 나는 엎드린 채 숨을 헐떡였다. 손바닥이 따가웠다.
"자, 이제 네 임무를 시작할 시간이다. 입을 열어라."
천강이 바지 지퍼를 내렸다. 그의 이미 반쯤 발기한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성기를 잡았다. 먼저 귀두에 입술을 댔다. 뜨거운 살결이 닿았다.
천천히 입 안에 넣었다. 짭짤한 맛과 특유의 남성적인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혀를 사용해 그의 성기를 핥고 빨았다. 천강의 손이 내 머리를 누르며 리듬을 잡아 주었다.
"좋아, 천천히... 네 혀가 참 부드럽구나."
그의 칭찬이 더 깊은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더 열심히, 더 깊이 입으로 그의 성기를 받아들였다. 입천장에 닿는 이물감이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그래... 착한 내 개야. 주인을 잘 섬기고 있구나."
몇 분간 그렇게 입으로 그를 즐겁게 했다. 그러다 천강이 내 어깨를 잡아 끌어당겼다.
"이제 내가 널 제대로 쓸 차례다."
그가 내 엉덩이를 집어 올렸다. 항문 플러그가 빠지기 직전까지 밀려났다가 다시 들어갔다.
"이거 좀 봐라. 네 똥구멍이 얼마나 예쁘게 플러그를 물고 있냐."
그의 손가락이 플러그를 만지작거리며 내 항문을 자극했다. 나는 깊은 신음을 참지 못했다.
"으응... 주인님..."
"자, 내가 빼줄 테니 내 물건을 넣을 준비를 해라."
플러그가 천천히 빠져나왔다. 갑작스러운 공허감이 엉덩이 사이를 스쳤다. 곧이어 그의 성기가 내 항문에 닿았다.
"들어간다."
한 번에 밀어 넣었다. 거대한 이물감이 내 속을 가득 채웠다. 나도 모르게 몸을 웅크리며 신음을 토해냈다.
"아아... 커..."
"조용히 해. 신음 내면 누가 들을 줄 알지?"
천강이 내 엉덩이를 움켜쥐며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성기가 내 안을 쑤시고 찔렀다. 항문이 그의 크기를 견디며 팽창했다. 아픔과 쾌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나는 손을 입에 물고 신음을 참으려 애썼지만,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가느다란 소리는 멈출 수 없었다.
"으응... 흐으..."
"그래, 그게 바로 네 진짜 소리구나. 여자인 척하는 게 아니라, 네가 진정한 개년이 되는 소리야."
그의 말이 내 의식을 찔렀다. '개년.' 그 단어가 내 안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개년이다. 주인의 만족을 위해 태어난 존재다.
천강의 움직임이 점점 더 거칠어졌다. 그의 손이 내 머리를 잡아당기며 목을 뒤로 젖혔다. 목줄이 조여 숨이 막혔다.
"하아... 하아..."
"네가 왜 태어났는지 아니?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야. 내 자지를 받아들이고, 내 정액을 먹기 위해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속에 새겨졌다. 그렇다. 나는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났다. 주인의 성노예로, 주인의 개로 살아가기 위해.
사정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의 성기가 더 단단해지고,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받아라. 네 주인의 씨를."
뜨거운 액체가 내 안에서 터져 나왔다. 내 항문이 조여지며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정액이 엉덩이 사이로 흘러내렸다.
천강이 내 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내 항문이 수축하며 그의 정액을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손바닥으로 내 엉덩이를 눌러 막았다.
"새지 말아야지. 네 안에 간직해."
"네... 주인님..."
"좋아. 내 착한 개년아."
그의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부드러운 손길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주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나는 다시 네 발로 기어 엎드렸다. 천강이 내 개목줄을 잡아당겨 일으켰다.
"자, 이제 집에 가자. 오늘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집에 돌아와서도 나는 엎드려 있었다. 천강이 내게 옷을 벗으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레이스 팬티와 브래지어, 찢어진 스타킹을 입은 채 엎드려 있었다.
"오늘 기분이 어땠어?"
그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대답했다.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주인님께서 저를 사용하실 때, 그 의존감이 저를 채워 주었습니다. 저는... 주인님의 도구가 되어 기쁩니다."
"더 들려줘."
"저는... 제가 개가 되어 기어 다니는 것이 수치스러우면서도, 그 수치심이 오히려 저를 자유롭게 만듭니다. 공원에서 제가 개처럼 행동할 때, 저는 더 이상 인간 린페이가 아니었습니다. 오직 주인님의 소유물, 주인님의 개였습니다. 그리고 주인님의 성기를 받아들일 때, 저는 주인님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천성적으로 이렇게 길들여지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 것 같습니다."
내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그 말은 진심이었다.
천강이 내 턱을 잡고 얼굴을 들게 했다. 그의 눈이 나를 응시했다.
"네가 정말 내 착한 개년이 맞구나. 내가 만족할 때까지 널 훈육할 거야. 영원히."
"감사합니다, 주인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이 아니었다. 안도감과 기쁨, 그리고 끝없는 헌신의 감정이었다. 나는 마침내 내 자리를 찾았다. 주인님의 개, 주인님의 성노예,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
천강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어났다.
"잘 쉬어라. 내일도 네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네, 주인님... 항상 준비되어 있겠습니다."
그가 현관문을 나설 때까지 나는 엎드려 있었다. 문이 닫히고 혼자 남겨졌을 때, 나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화장이 번지고 눈물 범벅이 된 한 여자의 얼굴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나는 주인님의 개다. 주인님의 성노예. 주인님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무릎을 꿇고, 입을 열고, 엉덩이를 들 것이다. 그것이 나의 존재 이유다.
그 수치심과 쾌감이 뒤섞인 감정이 나를 더욱 깊이 빠뜨렸다. 나는 타락했다. 하지만 그 타락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았다.
영원히 주인님의 개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