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빛 사슬의 노예
## 제1장 초대와 호기심
그 초대장은 순백색의 두꺼운 종이에 은실로 장식되어 있었다. 봉인을 열자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왔다.
"육원 귀하께서 초대하십니다. 오는 토요일 저녁, 자택에서 열리는 연회에..."
나는 초대장을 읽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육원.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귀족 중 하나로 알려진 인물. 겉으로는 온화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유명했지만, 나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와! 육원 귀하의 연회라니!"
뒤에서 들려온 우청의 목소리에 나는 놀라 뒤돌아보았다. 그녀는 내 손에 든 초대장을 보고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우청아, 들어올 때 노크를 해야지."
"미안, 미안. 그런데 진짜 가는 거지?"
나는 망설였다. 육원의 연회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왔다. 화려하고 호화롭다는 평판.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무언가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다.
"글쎄..."
"가자! 가자!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야!"
우청은 내 팔을 잡아끌며 애원했다. 그녀의 밝은 표정을 보니 거절하기 어려웠다. 사실 나도 호기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가자."
"정말? 와!"
우청은 내 목을 껴안으며 기뻐했다. 그녀의 열정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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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나는 우청과 함께 육원의 저택 앞에 섰다. 거대한 대리석 건물은 달빛 아래서 은백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정문을 지나자 넓은 정원이 펼쳐졌고, 그 사이로 형형색색의 등불이 반짝였다.
"아름답다..."
우청이 감탄했다. 하지만 나는 정원 구석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들을 발견했다. 목줄을 찬 사람들. 그들의 목에는 은빛 사슬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육원이었다. 그는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맞이했다. 검은 정장에 은빛 자수가 새겨진 그의 모습은 정말 귀족 그 자체였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자, 안으로 들어가시죠."
육원이 우리를 안내했다. 저택 내부는 더욱 화려했다. 샹들리에가 빛나는 대리석 바닥, 벽에는 고가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노예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은빛 사슬을 목에 걸고 있었고, 각자 다른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 집은 노예 저택입니다."
육원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마치 날씨 이야기를 하듯.
"예?"
"저희 귀족 사회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노예를 소유하는 것은 지위의 상징이죠."
우청은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나는 가슴 한켠이 불편했다.
"화장실을 좀... 사용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저쪽 복도 끝에 있습니다."
나는 육원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복도를 따라 걷는데, 한쪽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아... 안 돼요... 제발..."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문틈으로 본 장면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젊은 여자 노예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의 목에는 두꺼운 은빛 사슬이 채워져 있었고, 발목에도 사슬이 감겨 있었다. 한 귀족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었다.
"조용히 해. 네 역할을 다해."
"하지만... 너무... 창피해요..."
여자는 울먹였다. 그녀의 드레스는 찢어져 있었고, 어깨가 드러나 있었다. 귀족은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네 몸은 내 거야.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숨을 삼켰다.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가슴은 두근거렸고, 얼굴은 화끈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팬티가 흠뻑 젖어 있었다.
충격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었을까. 내 몸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하고 있었다.
나는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거울 속 내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숨을 고르며 나는 생각했다.
이건 잘못됐어. 이건 옳지 않아.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아까 그 장면이 계속 맴돌았다. 여자의 고통에 찬 얼굴, 그 위에 서 있는 귀족의 냉정한 표정.
그리고 나는 알 수 없는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문 밖에서 육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네, 네... 곧 나갈게요."
"천천히 하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나는 그 속에서 무언가 다른 것을 느꼈다. 마치 나를 시험하는 듯한, 조종하는 듯한 어조.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손을 씻고 치마를 정리한 뒤, 문을 열었다.
복도에 육원이 서 있었다. 그는 내게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네... 감사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시선이 나를 꿰뚫는 듯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무서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았다.
"자, 연회로 돌아가시죠."
육원이 손짓했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저택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 나는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발밑의 은빛 사슬 소리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