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사슬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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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빛 사슬의 노예 ## 제1장 초대와 호기심 그 초대장은 순백색의 두꺼운 종이에 은실로 장식되어 있었다. 봉인을 열자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왔다. "육원 귀하께서 초대하십니다. 오는 토요일 저녁, 자택에서 열리는 연회에..." 나는 초대장을 읽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육원. 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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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와 호기심

# 은빛 사슬의 노예

## 제1장 초대와 호기심

그 초대장은 순백색의 두꺼운 종이에 은실로 장식되어 있었다. 봉인을 열자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왔다.

"육원 귀하께서 초대하십니다. 오는 토요일 저녁, 자택에서 열리는 연회에..."

나는 초대장을 읽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육원.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귀족 중 하나로 알려진 인물. 겉으로는 온화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유명했지만, 나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와! 육원 귀하의 연회라니!"

뒤에서 들려온 우청의 목소리에 나는 놀라 뒤돌아보았다. 그녀는 내 손에 든 초대장을 보고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우청아, 들어올 때 노크를 해야지."

"미안, 미안. 그런데 진짜 가는 거지?"

나는 망설였다. 육원의 연회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왔다. 화려하고 호화롭다는 평판.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무언가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다.

"글쎄..."

"가자! 가자!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야!"

우청은 내 팔을 잡아끌며 애원했다. 그녀의 밝은 표정을 보니 거절하기 어려웠다. 사실 나도 호기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가자."

"정말? 와!"

우청은 내 목을 껴안으며 기뻐했다. 그녀의 열정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

토요일 저녁, 나는 우청과 함께 육원의 저택 앞에 섰다. 거대한 대리석 건물은 달빛 아래서 은백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정문을 지나자 넓은 정원이 펼쳐졌고, 그 사이로 형형색색의 등불이 반짝였다.

"아름답다..."

우청이 감탄했다. 하지만 나는 정원 구석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들을 발견했다. 목줄을 찬 사람들. 그들의 목에는 은빛 사슬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육원이었다. 그는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맞이했다. 검은 정장에 은빛 자수가 새겨진 그의 모습은 정말 귀족 그 자체였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자, 안으로 들어가시죠."

육원이 우리를 안내했다. 저택 내부는 더욱 화려했다. 샹들리에가 빛나는 대리석 바닥, 벽에는 고가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노예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은빛 사슬을 목에 걸고 있었고, 각자 다른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 집은 노예 저택입니다."

육원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마치 날씨 이야기를 하듯.

"예?"

"저희 귀족 사회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노예를 소유하는 것은 지위의 상징이죠."

우청은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나는 가슴 한켠이 불편했다.

"화장실을 좀... 사용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저쪽 복도 끝에 있습니다."

나는 육원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복도를 따라 걷는데, 한쪽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아... 안 돼요... 제발..."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문틈으로 본 장면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젊은 여자 노예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의 목에는 두꺼운 은빛 사슬이 채워져 있었고, 발목에도 사슬이 감겨 있었다. 한 귀족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었다.

"조용히 해. 네 역할을 다해."

"하지만... 너무... 창피해요..."

여자는 울먹였다. 그녀의 드레스는 찢어져 있었고, 어깨가 드러나 있었다. 귀족은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네 몸은 내 거야.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숨을 삼켰다.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가슴은 두근거렸고, 얼굴은 화끈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팬티가 흠뻑 젖어 있었다.

충격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었을까. 내 몸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하고 있었다.

나는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거울 속 내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숨을 고르며 나는 생각했다.

이건 잘못됐어. 이건 옳지 않아.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아까 그 장면이 계속 맴돌았다. 여자의 고통에 찬 얼굴, 그 위에 서 있는 귀족의 냉정한 표정.

그리고 나는 알 수 없는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문 밖에서 육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네, 네... 곧 나갈게요."

"천천히 하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나는 그 속에서 무언가 다른 것을 느꼈다. 마치 나를 시험하는 듯한, 조종하는 듯한 어조.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손을 씻고 치마를 정리한 뒤, 문을 열었다.

복도에 육원이 서 있었다. 그는 내게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네... 감사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시선이 나를 꿰뚫는 듯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무서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았다.

"자, 연회로 돌아가시죠."

육원이 손짓했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저택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 나는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발밑의 은빛 사슬 소리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화장실의 충격

은빛 사슬의 노예

제2장: 화장실의 충격

육원이 안내한 화장실은 예상보다 훨씬 호화로웠다. 대리석 바닥은 반짝였고, 벽에는 금박 장식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내 시선은 저절로 구석에 서 있는 여자 노예에게 고정되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얇은 비단 옷은 그의 몸을 거의 가리지 못했다. 목에는 은빛 사슬이 감겨 있었고, 그것은 벽에 고정된 고리에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 이건 너무나 비인간적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 보는 거죠?" 육원이 부드럽게 물었다. 그는 바로 옆에 서서 화장실 중앙에 있는 특별한 의자를 가리켰다. 그것은 변기처럼 보였지만 훨씬 더 정교했다. 등받이는 낮았고, 양쪽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뭐... 뭐죠?" 나는 더듬거렸다.

"화장실입니다," 우청이 대신 대답했다. 그는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오히려 신기하다는 듯 의자를 살펴보았다. "아주 편리해요. 노예가 모든 걸 처리해 주니까요."

여자 노예가 살짝 몸을 움직였다. 그의 손에는 은빛 쟁반이 들려 있었고, 그 위에는 부드러운 천과 작은 병들이 놓여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채 기다리고 있었다.

"자, 먼저 해 보시죠," 육원이 나를 의자 쪽으로 부드럽게 밀었다. "당신이 적응하는 게 중요해요."

나는 거부하고 싶었다. 이건 너무나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다리는 떨렸지만, 어쩐지 의자에 앉고 있었다.

"좋아요," 우청이 내 어깨를 토닥였다. "이제 그냥 하듯이 하면 돼요. 노예도 준비됐으니까."

여자 노예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공허했지만,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이 떨렸다. 나는 그의 눈빛에서 두려움과 체념을 읽었다. 그 순간, 가슴 한편이 저렸다.

'이건 잘못됐어. 이건 정말 잘못됐어.'

하지만 내 몸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육원이 내 옆에 서서 천천히 내 손을 잡았다.

"부드럽게 하면 돼요. 노예가 모든 걸 도와줄 거예요."

그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내 귀에는 명령처럼 들렸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냄새는 이상했다. 향수와 땀, 그리고 무언가 금속 같은 냄새가 섞여 있었다.

여자 노예가 기어 다니며 내 앞에 쟁반을 놓았다. 그는 두 손을 모아 머리 위로 올렸다. 그것은 마치 내게 복종하겠다는 신호 같았다.

"시작해요," 육원이 속삭였다. "당신도 이게 얼마나 편한지 알게 될 거예요."

나는 눈을 감았다. 모든 감각이 날카로워졌다. 따뜻한 공기가 내 피부를 스치고, 여자 노예의 숨소리가 내 귀에 맴돌았다. 의자의 부드러운 쿠션이 내 엉덩이를 감쌌고, 손잡이의 차가운 금속이 내 손바닥을 식혔다.

'이건 단지 연기야. 아무것도 아냐.'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게 믿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불안과 흥분이 뒤섞여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우청이 내 옆에 서서 여자 노예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은 평온했다. 마치 이런 광경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듯.

"처음엔 누구나 어색해해요. 하지만 곧 익숙해져요."

그의 말은 내게 위안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여자 노예의 은빛 사슬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의 목을 감싸고 있었고, 굵기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였다. 사슬의 끝에는 자물쇠가 달려 있었고, 열쇠는 육원의 손에 있었다.

"이제 해요," 육원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무언가 단호함이 섞여 있었다. "지체하지 말고."

나는 순종했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져 내렸다. 모든 저항이 사라지고, 오직 육원의 명령만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여자 노예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숙련된 움직임으로 내 옷자락을 정리했다. 나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이게 원하는 거야? 이게 내가 진짜 원하는 거야?'

스스로에게 묻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오직 여자 노예의 손길과 육원의 시선만이 나를 압박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른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여자 노예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내 발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잘했어요," 육원이 내 등을 토닥였다. "다음부턴 더 편해질 거예요."

우청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나도 좀 해 볼래. 재밌겠다."

그는 내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자 노예를 바라보았다. 나는 갑자기 이상한 감정이 스쳤다. 질투였다. 내가 아닌 그가 여자 노예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대신...'

순간, 내 생각이 거기서 멈췄다.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대신? 여자 노예를? 말도 안 돼.

하지만 내 심장은 거칠게 뛰었고,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육원이 내 표정을 알아챘는지, 그가 조용히 웃었다.

"마음이 변한 것 같군요."

나는 고개를 저었지만, 내 몸은 이미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여자 노예 자리를 원했다. 은빛 사슬의 무게를 느끼고, 육원의 명령에 순종하며 살고 싶었다.

우청이 내 옆에 앉아 내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괜찮아? 너 얼굴이 창백해."

"괜찮아,"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냥 조금... 어지러울 뿐이야."

육원이 다가와 내 이마를 만졌다. 그의 손가락은 차가웠다.

"휴식이 필요해요. 오늘은 이만 하죠."

그는 내게 등을 돌렸다. 나는 그를 붙잡고 싶었다. 그가 떠나는 모습이 너무나 두려웠다.

'가지 마. 나를 여기 두고 가지 마.'

하지만 내 입은 열리지 않았다. 대신 나는 그의 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을까? 그가 나를 다시 부를까?

우청이 내 팔을 잡아 일으켰다. 그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집에 가자. 오늘은 충분히 경험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내 마음은 이미 여기에 남아 있었다. 은빛 사슬의 감촉과 육원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화장실 문을 나서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여자 노예를 돌아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알 수 없는 욕망이 내 안에서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는... 다음에는 내가 저 자리에 있을 거야.'

그 확신이 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우청의 손을 꼭 잡았다.

"고마워, 오늘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

우청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육원은 우리보다 앞서 걷고 있었고, 그의 등은 여전히 당당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은빛 사슬의 기억이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달콤한 속삭임처럼 내 귀에 맴돌았다.

'나는 이미 그 세계에 발을 들였어. 되돌아갈 수 없어.'

그리고 나는 그 사실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느꼈다.

세척과 환상

물줄기가 여자 노예의 몸을 때렸다. 차갑고 강력한 수압이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돌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두 손은 쇠사슬에 묶인 채 머리 위로 들려 있었다. 그녀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추워서인지 두려워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내가 이 장면 속에 완전히 빠져든 것만 같았다. 물방울이 그녀의 어깨에서 반짝이고,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젖어 등에 달라붙었다. 그녀가 내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가 내 귀에 선명하게 들렸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볼래?"

뜻밖의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육원이 어느새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아니야... 그냥..."

내가 말을 더듬자 육원의 미소가 더 깊어졌다. 그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얼굴이 빨개졌어. 흥미로운가 보구나."

"그런 게 아니야!"

나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내 귀에도 그 부인은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육원은 내 반응을 즐기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인정해도 괜찮아. 너는 분명히 이 광경에 끌리고 있어."

그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단호함이 숨어 있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옳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내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고, 내 시선은 계속해서 그 노예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육원이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길은 따뜻했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더 깊이 경험할 수 있어."

나는 그의 손길 아래서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거절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육원의 미소가 더욱 밝아졌다. 그는 고개를 숙여 내 귀에 속삭였다.

"좋아, 그럼 다음 단계로 가보자."

연회의 지루함

연회장의 샹들리에 불빛이 황금빛 액체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허공을 응시한 채 우아하게 웃는 귀족들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의 입에서는 끝없이 아첨이 흘러나왔다. "각하의 저택은 정말 장관입니다." "이번 사냥에서 각하의 솜씨가 대단하셨다던데요." 그 말들은 마치 밀랍처럼 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포도주 잔을 들어 올렸다. 입술에 닿는 순간, 포도주의 달콤함이 혀끝을 스쳤지만 나는 그 맛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내 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어제 본 그 여자 노예. 그녀의 눈동자. 그 시선. 그것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네, 요즘 좀 넋이 나간 것 같지 않아?"

우청이 내 옆에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걱정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었다.

"아니야.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내 대답에 우청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피곤해서? 자네가 연회에서 피곤해하다니. 이런 자리가 원래 익숙하지 않긴 하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야? 자네 표정이 좀 이상해."

그의 말에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조차 내 마음속의 어둠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연회는 끝없이 이어졌다. 귀족들은 서로의 성과와 재산을 과시하며 떠들썩했다. 나는 그들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를 쳤지만, 내 귀에는 그 모든 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 귀에 맴도는 것은 그 여자의 가느다란 숨소리, 은빛 사슬이 부딪히는 쇳소리였다.

그리고 그 순간, 육원이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우아한 미소를 띠고 손에 포도주 잔을 들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깊고 알 수 없었다.

"주인공님, 오늘 연회가 마음에 드시는지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나는 그 안에 숨겨진 무언가를 느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이 내 얼굴을 스치며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듯했다.

"좀 지루하신 모양이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제가 특별한 준비를 했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특별한 준비. 그게 무엇일까. 어쩌면 또 다른 노예가 등장할지도 몰랐다. 그 생각에 나는 스스로도 놀랐다. 나는 분명히 노예 제도를 거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 마음속에는 그 장면을 다시 보고 싶다는 욕망이 살랑거리고 있었다.

연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육원은 손뼉을 쳤다. 그리고 문이 열리며 한 명의 여자 노예가 들어왔다. 그녀는 은빛 사슬로 연결된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그 사슬은 육원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체념이 섞여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숨이 막혔다. 그 장면은 너무나도 아름다우면서도 끔찍했다.

육원이 가볍게 사슬을 당기자 그녀가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귀족들은 탄성을 질렀다. 그들은 그것을 하나의 예술로 여기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반응에 속이 메스꺼워졌다.

연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다.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침대에 주저앉았다. 어젯밤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 여자 노예의 시선, 그 은빛 사슬의 감촉. 나는 손으로 눈을 가렸지만, 그 장면은 더 선명해졌다.

그리고 나는 몰래 손을 내려 바지 지퍼를 열었다. 자위를 시작했다. 나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리 애를 써도 그때의 그 강렬한 감각은 재현되지 않았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건 그저 차가운 공기뿐이었다. 그 은빛 사슬의 차가움, 그 여자의 따뜻한 숨결, 그 모든 것이 내 기억 속에서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나는 좌절감에 벽을 주먹으로 쳤다. 그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이미 그 자극에 중독되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갈망하고 있었다. 이 모순된 감정이 나를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연회장의 샹들리에 불빛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육원의 미소가, 그 여자의 눈동자가. 모든 것이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그 생각에 두려우면서도 설렜다.

잠입 계획

나는 깊은 밤, 저택의 그림자 속을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달빛조차 내게는 적이었다. 나는 담장 틈새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반쯤 열린 뒷문을 통해 안마당으로 스며들었다. 발소리는 죽이고, 숨소리마저 삼켰다. 내 무술은 단순한 방어 기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이 은밀한 세계로 잠입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화장실은 저택의 가장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문틈으로 살며시 안을 살폈다. 거울 앞에 선 여자 노예가 내게 등을 보이고 서 있었다. 그녀는 나와 비슷한 체구였고, 똑같은 하얀 치마를 입고 있었다. 나는 숨을 고르고, 문을 밀어 열며 들어갔다. 그녀가 놀라 돌아서려는 순간, 나는 손날로 그녀의 목덜미를 정확히 쳤다. 그녀는 신음 하나 없이 축 늘어졌다. 나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 옆방의 빈 옷장 속에 눕혔다. 그녀는 몇 시간 후면 깨어날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그녀여야 했다.

문을 잠그고 나는 거울 앞에 섰다. 내 손이 떨렸다. 나는 옷을 벗고, 준비해 온 도구들을 바닥에 펼쳤다. 표시 도장이었다. 검은 잉크가 묻은 고무 도장에는 작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내 목덜미에 찍었다. 차가운 감촉이 피부에 스며들었다. 두 번째 도장은 왼쪽 어깨에 찍었다. 세 번째 도장은 오른쪽 가슴 위에. 자국이 번지지 않도록 나는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 거울 속 내 모습은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낙인 찍힌 노예였다.

다음은 거북이 등 묶기였다. 나는 긴 가죽 끈을 들어 올렸다. 그것은 내 손목과 발목을 등 뒤로 묶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나는 먼저 오른쪽 발목을 왼쪽 손목에 연결했다. 가죽이 살을 파고들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다시 왼쪽 발목을 오른쪽 손목에 연결했다. 몸이 앞으로 구부러졌다. 팔과 다리가 등 뒤에서 단단히 결박되었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그 자세는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이상한 안도감을 주었다.

나는 바닥에 놓인 유두 고리를 집어 들었다. 두 개의 작은 금속 고리였다. 그것은 내 유두를 관통할 것이었다. 나는 한쪽 고리를 내 왼쪽 유두에 대고, 힘을 주어 밀어 넣었다. 아픔이 전류처럼 퍼져 나갔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두 번째 고리도 같은 방식으로 오른쪽에 박았다. 고리들이 차가운 금속으로 내 살을 찢었다.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을 보았다. 결박당한 몸, 도장 찍힌 피부, 유두에 매달린 고리. 나는 더 이상 나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낯섦이 내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것이 두려우면서도, 그 안에 빠져들고 있었다.

새 노예 체험

눈을 가린 채 무릎을 꿇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차가운 타일이 무릎뼈를 파고들었고, 내 숨결만이 어두운 공간 속에서 메아리쳤다. 손목을 묶은 비단 끈이 살짝 당겨질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발소리가 두 사람 분량으로 들려왔다. 하나는 무거운 구두 소리, 다른 하나는 좀 더 가벼운 발걸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욕실 안에 은은한 향수가 번졌다.

“자네 말이 맞았어. 정말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 있군.”

육원의 목소리였다. 낮고 차분한 그 음색은 항상 내게 어떤 명령을 내리기 직전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처음이라 그런가? 몸이 살짝 떨리고 있어.”

우청이었다. 내 절친이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면서도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그녀는 내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이 순간 나는 그 존중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침묵이 흐르고, 나는 그들의 시선이 내 몸 위를 스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을 가린 천 너머로 어렴풋이 빛이 스며들었다.

“입을 벌려.”

육원의 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순간적으로 거부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이미 내 입이 열려 있었다. 무언가 차갑고 부드러운 것이 내 혀 위에 놓였다. 천 조각이었다. 그리고 그가 내 볼을 살짝 토닥였다.

“참아. 곧 끝날 거야.”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이 모든 것이 비이성적이고 모욕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배 아래쪽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내 앞에 섰다. 옷자락 스치는 소리가 났고, 이내 무언가 액체가 타일 위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따뜻한 물줄기가 내 어깨와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숨을 멈췄다.

“자, 이제 그 천을 빨아.”

육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나는 혀 위에 있던 천을 입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짭짤하고 쓴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우청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괜찮아?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나는 이 순간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더 원하고 있었다.

육원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손이 내 젖은 옷깃을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드러난 피부를 스쳤다. 그의 손가락이 내 유두를 살짝 집었다.

“여기는 매우 예민해.”

그는 말하면서도 손가락을 놀리듯 감았다 풀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작은 신음을 흘렸다. 우청이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봐, 이렇게 반응해. 거부하면서도 원하고 있어.”

육원의 손이 내 배를 타고 내려가 치마 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손끝이 내 음핵에 닿았다. 나는 온몸을 떨었다.

“자, 이제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 말해 봐.”

나는 입에 문 천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가 내 턱을 잡고 막았다.

“아니, 그 상태로 말해. 네 의지는 이미 내 손안에 있어.”

나는 간신히 소리를 냈다. “...흥분해요. 그리고 만족스러워요.”

육원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의 손가락이 더 깊이 들어왔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다.”

그가 손을 빼내며 내 뺨을 한 번 더 쓰다듬었다. 우청이 내 눈을 가린 천을 벗겨 주었다. 형광등 불빛이 눈부셨다.

육원은 이미 옷을 정리하고 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우청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무릎은 시렸지만, 가슴속은 이상하게 뜨거웠다.

“오늘 체험은 성공적이었어.”

육원이 돌아서서 말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다정했지만, 그 속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만족감이 어려 있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내가 이 순간을 다시 원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부정할 수 없었다.

절친의 발견

육원의 손이 내 턱을 감싸 쥐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쇠고리의 차가운 감촉이 전해졌다. 나는 숨을 참았다.

“들어가자. 저쪽 구석에 아무도 없는 자리가 있어.”

육원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발걸음은 그의 뒤를 따라 움직였고, 쇠고리는 내 입술 사이에서 흔들렸다.

구석 자리는 어두웠다. 육원이 내 앞에 앉으며 와인잔을 내밀었다.

“목이 마를 거야. 천천히 마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고리를 찬 채로 마시는 건 어색했다. 육원은 잔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리며 조용히 웃었다.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 너 여기 있었네!”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고개를 돌리자 우청이 내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그 입에 뭔데?”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입술 사이의 쇠고리가 말을 가로막았다. 우청이 한 걸음 다가서며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너 입에 뭐가 채워져 있어? 왜 그래? 다쳤어?”

그의 손이 내 얼굴로 뻗어 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육원이 조용히 말했다.

“그건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니야.”

우청이 육원을 노려봤다. “뭐라고? 너 뭔 짓을 한 거야?”

“그가 원한 거야.”

육원의 말이 차갑게 떨어졌다. 우청이 다시 나를 바라봤다. 그의 표정에는 당황과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말해 봐. 무슨 일이야? 너 괜찮은 거 맞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우청의 눈이 더욱 커졌다.

“아니, 말을 못 하잖아! 어떻게 괜찮다는 거야?”

육원이 의자에 느릿하게 기대며 말했다. “그게 네 친구가 원하는 방식이야. 말하지 않는 것. 우리는 그냥 연기하는 중이야.”

“연기?”

우청의 목소리에 의심이 섞였다.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었다. 우청은 그 미소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너... 진짜 괜찮은 거야?”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우청이 한숨을 쉬며 내 맞은편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체 왜 이런 걸 하는 거야? 너는 원래 이런 거 싫어하잖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 손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 내 입 앞을 가리켰다. 우청이 그 손을 바라봤다.

“좋아한다고? 이런 느낌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청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너 진짜 변했구나.”

그 말에 나는 속으로 웃었다. 변한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이랬는지. 내 안에 숨겨진 욕망이 드러난 것뿐일지도 몰랐다.

우청이 육원을 바라봤다.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걔가 이렇게 변하다니.”

육원이 천천히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저 그가 숨기고 있던 것을 드러내준 것뿐이야.”

나는 그 말에 깊이 동의했다. 쇠고리가 내 혀와 입술을 감싸는 이 압박감. 말을 할 수 없어서 오히려 가벼워진 이 느낌. 모든 것이 내가 오랫동안 갈망했던 것이었다.

우청이 한참 동안 나를 바라봤다. 마침내 그의 얼굴에 이상한 표정이 떠올랐다. 놀라움과 이해가 섞인, 낯선 표정이었다.

“좋아. 네가 원한다면... 나는 방해하지 않을게. 하지만 혹시라도 불편하면 바로 말해. 할 수 있으면, 그래.”

그의 말에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웃음이 입 안에서 터져 나왔고, 쇠고리가 덜컹거렸다. 육원도 조용히 따라 웃었다.

방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다.

절친의 장난

우청이 내 손목을 잡았다. 부드럽지만 확실한 힘이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밝은 미소였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무언가 새로운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진짜 괜찮은 거지?” 그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목이 말랐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육원이 내게 가르쳐준 대로, 나는 무릎을 꿇었다. 우청이 살짝 놀라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내가 마음껏 가지고 놀아도 되는 거지?”

“네.”

내 목소리는 작았다. 떨리고 있었다. 우청이 내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뺨을 스쳤다. 차가운 감촉이었다.

“원아, 너 요즘 이상해. 하지만 난 네 선택을 존중할게.”

그녀가 일어서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작은 동물을 대하듯. 그 손길이 이상하게 편안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자, 그럼 이리 와.”

우청이 소파에 앉았다. 나는 네 발로 기어갔다.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카펫의 보드라운 감촉이 무릎을 감쌌다. 그녀 앞에 도착하자, 나는 고개를 숙였다.

“뭘 원하세요?”

“아직 잘 모르겠어. 네가 알아서 해 봐.”

우청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나는 망설였다. 육원이라면 분명히 명확한 지시를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청은 달랐다. 그녀는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우청이 웃음을 터뜨렸다.

“야, 간지러워!”

그녀가 발을 빼려 했다. 하지만 나는 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세게 잡았다. 우청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원아?”

“제가 모실게요.”

내 목소리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우청이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좋아, 네 마음대로 해 봐.”

나는 그녀의 신발을 벗겼다. 맨발이 드러났다. 나는 그 위에 입을 맞췄다. 우청이 움찔했다.

“원아, 너 진짜...”

“조용히 하세요.”

내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우청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녀의 발가락을 천천히 핥았다. 우청이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저항하지는 않았다.

“기분 좋아?”

내가 물었다. 우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네가 기분 좋으면 나도 좋아.”

나는 그녀의 발을 내 뺨에 댔다. 차가운 감촉이 피부를 자극했다. 우청이 손가락으로 내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원아, 너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왜요? 당신이 저를 가지고 노는 거잖아요.”

내 말에 우청이 웃었다. 그 웃음이 이상하게 자극적이었다.

“맞아. 그렇지.”

그녀가 손을 내밀어 내 턱을 잡았다.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다. 우청의 눈에 낯선 불빛이 어렸다.

“입 벌려.”

나는 순순히 입을 벌렸다. 그녀가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내 혀가 그 손가락을 감쌌다. 우청이 미소 지었다.

“좋아. 아주 좋아.”

그녀가 다른 손으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모든 감각이 그녀의 손끝에 집중되었다. 육원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더 자유롭고, 더 장난스러웠다.

우청이 손가락을 빼냈다. 침이 줄을 이었다. 그녀가 그 침을 내 볼에 발랐다.

“너 귀여워.”

그 말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나는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우청이 일어나 내 앞에 섰다. 나는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일어나.”

나는 일어섰다. 우청이 내 손을 잡아 침실로 이끌었다. 그녀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나는 그녀 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제 뭘 하고 싶어?”

내가 물었다. 우청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가 나를 기쁘게 해 봐.”

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허벅지에 입을 맞췄다.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우청이 숨을 죽였다. 내 손이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 올렸다. 그녀의 배가 드러났다. 나는 그곳에 입을 맞추고 혀로 핥았다.

우청이 가느다란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나는 더 열심히 움직였다. 내 혀가 그녀의 피부를 탐험했다. 우청이 내 머리를 잡았다.

“원아... 거기... 더...”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는 순종했다. 내 혀가 그녀의 가장 민감한 곳을 찾아갔다. 우청이 몸을 떨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아... 원아...!”

그녀의 몸이 긴장했다가 풀렸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까지 계속 움직였다. 우청이 숨을 헐떡이며 침대에 누웠다.

“너... 이거... 훈련받은 거야?”

그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육원이 가르쳐줬어.”

우청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렇구나.”

그녀가 일어나 앉았다. 나는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우청이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너 정말... 이게 행복한 거야?”

나는 잠시 생각했다. 행복? 모르겠다. 하지만 이 감각, 이 굴종의 쾌감은 분명 중독성이 있었다.

“네. 행복해요.”

우청이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럼 됐어.”

그녀가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저항하지 않았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녀가 내 몸을 드러냈다. 나는 떨고 있었다.

“이제 내가 너를 기쁘게 해 줄게.”

우청의 목소리가 내 귀에 속삭였다. 그녀의 손이 내 몸을 탐험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이 흐려졌다. 오직 그녀의 손길만이 선명했다.

절정이 다가왔다. 나는 몸을 웅크렸다. 우청이 나를 꼭 안았다.

“와, 원아. 나랑 함께 와.”

그 말에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나는 그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우청이 내 이름을 불렀다. 그 소리가 내 의식을 지배했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나는 그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우청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몸이 나른했다. 마음이 편안했다.

“고마워, 우청.”

그녀가 웃었다.

“별말을. 나도 재미있었어.”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눈에 무언가 복잡한 감정이 스치고 있었다. 아마도 걱정?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

하지만 지금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냥 이 순간에 빠져들고 싶었다. 은빛 사슬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슬의 끝은 이제 두 사람이 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