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예의 마음: 천재의 탐닉
## 제2장: 온천 여관의 훈육
내가 깨어났을 때, 코끝을 스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냄새였다. 유황 냄새와 함께 젖은 나무의 향기, 그리고 어렴풋이 풍겨오는 꽃향기. 나는 눈을 떴다.
천장은 낮고 어두웠다. 나는 다다미 위에 누워 있었다. 몸이 무겁고, 무엇보다도——이 감각이 또렷이 느껴졌다. 내가 아닌 다른 몸의 무게, 다른 골격, 다른 피부의 감촉.
여성의 몸.
그리고 그 위를 감싸고 있는 것은 얇은 면 소재의 옷이었다. 유카타였다.
"일어났느냐."
목소리는 차갑고 낮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문가에 그림자처럼 서 있는 사내가 있었다. 검은 기모노를 입고, 얼굴은 어둠에 가려져 있었지만, 눈빛만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주인.
그 단어가 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몸이 그를 알고 있었다. 내 몸이, 이 낯선 여성의 몸이, 그에게 복종하는 법을 기억하고 있었다.
"주인님……"
내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가늘고 떨렸다. 나는 일어나려고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주인은 손을 내저었다.
"무릎 꿇어라. 기본 자세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몸이 반응했다. 나는 무릎을 꿇고 양손을 앞으로 모았다. 이마가 다다미에 닿을 듯 숙여진다. 이 자세가 내 몸에 새겨져 있었다. 나는 생각하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좋다. 그 상태로 따라오너라."
주인이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무릎으로 걸어서 그를 따라야 했다. 무릎이 다다미 위를 미끄러질 때마다 천의 마찰음이 났다. 창피했다. 이 자세는 인간이 취하기에는 너무나 비굴했다.
하지만 내 몸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복도는 길고 어두웠다. 곳곳에 등불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고, 발밑에서는 온천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릎으로 계속 걸었다. 복도를 지나, 문을 지나, 마침내 넓은 방에 도착했다.
그 방의 중앙에는 웅덩이가 있었다. 온천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물은 맑고 투명했다. 방의 벽은 모두 나무로 되어 있었고, 천장에는 대나무 장식이 늘어져 있었다.
"옷을 벗어라."
주인의 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내 손은 이미 유카타의 띠를 풀고 있었다. 면 소재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내 몸이 드러났다. 창백하고 가녀린 여성의 몸이었다. 가슴은 작고, 허리는 가늘었으며, 피부는 마치 도자기처럼 매끄러웠다.
"물에 들어가거라. 내가 씻겨 주마."
주인이 손에 든 것을 내게 보여 주었다. 그것은 작은 나무 그릇과 부드러운 천, 그리고——개 목줄이었다. 가죽으로 만든, 단단한 버클이 달린 목줄이었다.
내 심장이 요동쳤다.
"주인님, 그건……"
"말하지 마라. 행동으로 보여 주어라."
나는 온천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물은 뜨거웠지만, 견딜 만했다. 물이 내 무릎까지, 허리까지, 가슴까지 차올랐다. 나는 물속에 주저앉았다.
주인이 내 뒤로 다가왔다. 그의 손이 내 어깨에 닿았다. 거칠고 단단한 손이었다. 그는 천에 비누를 묻혀 내 등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너는 오늘부터 노예다. 내 노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
"네, 주인님……"
내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주인의 손은 내 등을, 어깨를, 팔을 씻어 내렸다. 그의 손길은 마치 물건을 닦듯이 정확하고 무감각했다. 그러나 그 무감각함이 오히려 나를 자극했다.
"네 몸은 내 것이다. 네 숨결도, 네 심장 박동도, 네 모든 것이 내 것이다."
주인의 손이 내 목덜미에 닿았다. 그는 거기에서 손을 멈추고, 천천히 목줄을 내 목에 채웠다. 가죽이 피부에 닿는 감촉은 차갑고 단단했다. 버클이 채워지는 소리가 찰칵 울렸다.
"이제부터 너는 목줄에 묶인 개다. 내 명령에만 움직여라."
주인이 목줄을 잡아당겼다. 나는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 목이 조여 왔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물속에서 무릎을 꿇었다.
"좋다. 그 자세를 유지해라. 무릎을 펴고, 등을 곧게 펴고, 두 손은 앞으로 모아라."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물이 내 가슴까지 차올랐다. 내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었다. 나는 떨고 있었다. 추워서가 아니라, 두려움과——알 수 없는 흥분 때문에.
"자, 이제 너의 자세를 보여 줘라. 일어서거라."
나는 일어섰다. 물이 내 허벅지까지 흘러내렸다. 주인의 시선이 내 몸을 훑었다. 나는 그 시선 아래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
"돌아라."
나는 돌았다. 주인의 손이 내 엉덩이를 스쳤다. 나는 몸을 움찔했다.
"긴장 풀어라. 너는 나의 것이다. 네 몸은 나의 것이다. 긴장할 필요가 없다."
주인의 손이 내 허리를 감쌌다. 그의 체온이 내 피부를 통해 전해졌다.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무릎 꿇어라. 물속에서, 무릎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나는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물이 내 턱까지 차올랐다. 그리고 무릎이 온천 바닥에 닿았다. 돌의 차가움이 느껴졌다.
"좋다. 이제 상체를 앞으로 숙여라. 이마가 물에 닿을 때까지."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내 몸이 물속에 잠겼다. 온천물이 내 귀를 막고, 내 시야를 흐리게 했다. 나는 완전히 물속에 잠겼다. 숨을 참아야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주인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위로 끌어올렸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물 밖으로 나왔다. 목줄이 조여 왔다. 나는 기침을 하며 물을 뱉어냈다.
"처음 치고는 괜찮았다. 하지만 더 완벽해야 한다. 다시."
주인의 손이 다시 내 머리를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나는 반복해서 물속에 잠겼다. 내 폐가 타들어 갔다. 내 의식이 흐려질 때마다 주인의 손이 나를 끌어올렸다. 나는 그의 손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손이 나의 생명줄이었다.
다섯 번째 올라왔을 때, 나는 거의 의식을 잃을 뻔했다. 나는 주인의 품에 쓰러졌다. 그는 나를 받아 안았다. 그의 품은 단단하고 따뜻했다.
"잘했다."
그의 목소리가 내 귀에 속삭였다. 그 한마디에 내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기쁨인지, 고통인지, 아니면 그 모두인지 알 수 없었다.
주인은 나를 온천에서 끌어냈다. 나는 젖은 몸으로 다다미 위에 서 있었다. 주인이 수건으로 나를 닦아 주기 시작했다. 그의 손길은 점점 부드러워졌다.
"너는 잘 적응하고 있다. 자랑스럽다."
칭찬이었다. 그 말에 내 가슴이 뛰었다. 나는 그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다. 그를 만족시키고 싶었다. 그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주인이 내 손목을 잡았다. 그는 나를 방 구석으로 끌고 갔다. 거기에는 철창이 있었다. 작은 새장처럼, 어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의 철창이었다.
"자, 들어가거라. 오늘 밤은 거기서 지내게 될 것이다."
철창의 문이 열렸다. 나는 망설였다. 하지만 주인의 눈빛이 나를 재촉했다. 나는 네 발로 기어서 철창 안으로 들어갔다. 철창 바닥은 차가운 금속이었다. 나는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주인이 철창 문을 닫았다.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자물쇠가 채워지는 소리가 났다.
"잘 자거라, 내 노예야."
주인이 등을 돌렸다. 그는 방을 나가려고 했다. 나는 불안해졌다.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두려웠다.
"주인님……"
내 목소리는 작고 떨렸다. 주인이 멈춰 섰다. 그는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무슨 일이냐."
"……주인님, 곁에……곁에 계실 수 없습니까?"
주인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에는 희미한 미소가 스치고 있었다.
"네가 간청한다면, 생각해 보마."
그의 말에 내 가슴이 요동쳤다. 나는 철창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닿게 했다.
"주인님, 제발……곁에 있어 주십시오. 저는……저는 혼자가 두렵습니다."
내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이 몸은, 아니 내 영혼은, 그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나는 그가 필요했다. 그가 없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었다.
주인이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철창 앞에 앉았다. 그의 손이 철창 사이로 들어왔다. 그의 손가락이 내 뺨을 스쳤다.
"좋다. 내가 여기 있을 것이다. 잠들 때까지 내 손을 잡고 있어라."
그의 손이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그 온기에 안도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철창 안은 좁고 차가웠지만, 그의 손이 닿아 있는 한 나는 안전했다. 나는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잠들기 직전,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이제 무엇이 되었는가. 천재 소년 린이는 어디로 갔는가. 하지만 그 생각은 금세 흐려졌다. 내 마지막 의식은 주인의 손의 온기와, 목줄이 조이는 감촉, 그리고——알 수 없는 평온함이었다.
나는 그의 노예였다. 그리고 그것이, 이상하게도,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