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은 언제나처럼 조용했다. 린징은 국물이 남은 그릇을 들여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 종일 공장에서 기계를 만지느라 녹초가 된 몸은 의자에 기대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때, 린하오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엄마, 나 개 키우고 싶어."
린징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들을 바라보았다. 열여덟 살짜리 아들의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었다. 그 순수한 기대감이 그녀의 마음을 찔렀지만, 동시에 머릿속에는 수많은 걱정이 스쳤다.
"개?"
"응, 친구 집에 갔다가 새끼 강아지 봤는데 너무 귀여웠어. 엄마, 제발!"
린하오의 목소리는 들뜨고 확신에 차 있었다. 그의 눈에는 키우는 일의 즐거움만 보이는 듯했다. 린징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하야, 개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야. 밥도 줘야 하고, 산책도 시켜야 하고, 병원도 데려가야 해. 네가 매일 학교 가느라 바쁜데 누가 챙길 거니?"
"내가 다 할 수 있어! 진짜야, 엄마!"
린하오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열정적으로 손짓을 했다.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린징은 알고 있었다. 아들이 아직 경험하지 못한 현실의 무게를.
"네가 다 한다고? 학교 끝나면 친구들 만나고, 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는 게임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잖아. 그런 네가 어떻게 개를 제대로 돌볼 수 있겠니?"
"그럼 나는 이제 아무것도 못하는 놈이야? 엄마는 항상 나를 애 취급해!"
린하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의 눈가에 불만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린징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애가 아니라서 그러는 게 아니야.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거야. 개 한 마리 키우려면 한 달에 얼마나 드는지 알아? 사료 값, 병원비, 예방접종... 우리 형편에 그건 사치야."
"돈 타령만 하지 마! 엄만 항상 그렇게 말해. 돈, 돈, 돈!"
린하오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십대의 자존심과 상처받은 마음이 섞여 터져 나왔다. 린징은 아들의 그 모습에 가슴이 아렸지만,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돈 타령하는 게 아니야. 너를 위해서 말하는 거야. 개 키우면 후회할 거야. 너는 매일 산책 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 비 오나 눈 오나 나가야 해. 그리고 개가 아프면 밤새 간호해야 하고, 털 날리는 건 기본이야. 집 안은 엉망이 될 거야."
"그래도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아니야, 넌 못 해."
린징의 목소리가 냉철하게 식탁 위를 맴돌았다. 그 말은 칼처럼 린하오의 가슴에 꽂혔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거실로 뛰쳐나갔다.
"어디 가?"
"개나 키우러!"
린하오는 신발을 신으며 소리쳤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린징은 급히 뒤쫓아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미쳤니? 지금 밤 10시야. 어딜 가겠다고!"
"놔, 엄마! 나는 내 인생이고 내 선택이야!"
"네 인생이 아니야! 네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렇지, 이건 네 인생만의 문제가 아니야. 이 집 전체의 문제라고!"
린징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녀는 아들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아들의 떨림이 그녀의 마음을 더욱 조여들게 했다. 린하오는 억울한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엄만 항상 나를 통제하려고만 해. 내가 뭘 원하는지, 뭘 느끼는지는 전혀 신경 안 써!"
"네가 원하는 게 항상 옳은 건 아니야. 나는 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두려운 거야. 개 키우는 게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로맨틱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어."
린징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그녀는 아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기상천외한 생각이 스쳤다. 아들에게 개 키우는 현실을 직접 보여줄 방법이 없을까?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하야, 엄마가 약속할게. 네가 진짜 개를 키울 준비가 됐는지 증명할 수 있다면, 언젠가 개를 키우게 해줄게."
린하오의 눈이 반짝였다. "어떻게 증명하는데?"
"일주일만 기다려.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
린징은 어렵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하나의 계획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들에게 개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몸소 경험하게 해주리라. 그녀는 자신의 존엄을 희생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아들이 진정으로 깨달을 때까지, 그녀는 어떤 역할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