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 대결: 거근 정복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2198d5e3更新:2026-06-27 12:22
코다리 회사 회의실은 유리와 스테인리스로 반짝였다. 긴 테이블 위에는 서류가 흩어져 있었고, 종미화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응시했다. 백색 블라우스와 검은 치마가 그녀의 날씬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긴 생머리가 어깨 너머로 흘러내렸고, 그녀의
原创 剧情 爽文 架空 热门
타임라인 대결: 거근 정복 提供 前8章在线试读,可直接在线阅读。你也可以前往“最新小说”“热门小说”“发现小说”继续浏览站内内容。
当前页面收录可公开展示内容,以下为前 8 章试读:

빙산의 질책

코다리 회사 회의실은 유리와 스테인리스로 반짝였다. 긴 테이블 위에는 서류가 흩어져 있었고, 종미화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응시했다. 백색 블라우스와 검은 치마가 그녀의 날씬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긴 생머리가 어깨 너머로 흘러내렸고, 그녀의 피부는 눈처럼 희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

“왕대수 씨, 당신의 지난주 업무 보고서를 봤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마감일을 세 번이나 넘겼고, 데이터 오류는 다섯 건이나 됩니다. 이게 당신이 말하는 최선입니까?”

왕대수는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키 160센티미터의 그는 통통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체구였다. 얼굴은 순박해 보였지만, 숙인 눈빛 속에는 음흉한 빛이 스쳤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죄송합니다, 미화 님. 그 주가 좀 바빴어요...”

“바쁘다고요?” 종미화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모든 직원이 똑같이 바쁩니다. 하지만 당신만 이렇게 엉망입니다. 다른 팀원들은 제시간에 업무를 마쳤습니다. 당신은 뭘 하고 있었습니까?”

방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른 간부들은 시선을 피했다. 왕대수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더 신경 쓰겠습니다.”

“신경 쓴다고요? 그 말을 지난달에도 들었습니다.” 종미화는 서류를 탁자에 던졌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모든 업무를 다시 정리해서 보고하세요. 지각하면 인사 평가에 반영하겠습니다.”

왕대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실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마자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복도 모퉁이로 돌아갔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는 입술을 비틀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년이, 뭐가 그리 잘났다고… 키만 크고 가슴만 크면 다냐? 언젠가 내가… 내가 꼭…”

“왕대수 씨, 혼잣말하세요?”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왕대수는 놀라 뒤돌아봤다. 옆 부서의 박 대리가 서 있었다. 왕대수는 얼굴색이 바뀌었지만 곧 웃음을 지었다. “아, 박 대리님. 그냥 혼자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별거 아니에요.”

박 대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별거 아니라니요? 아까 무슨 ‘년’이라고 하신 것 같은데…”

“아, 그게…” 왕대수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냥,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요. 년 같은 날씨라고 혼잣말한 거예요. 하하하.”

박 대리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럼 전 할 일 하러 갑니다.”

박 대리가 사라지자 왕대수는 벽을 주먹으로 쳤다. “젠장… 걸렸나?” 그는 이를 갈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한편, 회의실에서는 종미화가 내부 전화를 눌렀다. “임해지 씨, 회의실로 와 주세요.”

잠시 후, 문이 열리고 키 170센티미터의 마른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긴장한 듯 안경을 고쳐 쓰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미화 님, 부르셨습니까?”

종미화는 그의 앞에 놓인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 “임 씨, 당신이 맡은 프로젝트 보고서를 봤습니다. 마감일을 하루도 안 넘기고 데이터도 정확하더군요. 게다가 제안한 신규 아이디어가 인상 깊었습니다.”

임해지의 얼굴이 붉어졌다. “감사합니다, 미화 님.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을 뿐입니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종미화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차갑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 태도를 유지하세요. 승진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임해지의 가슴이 뛰었다. 그는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미화 님. 반드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퇴근해도 좋습니다.”

임해지는 회의실을 나서며 주먹을 쥐었다. *이대로만 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작은 자취방을 생각했다. 오늘은 저녁을 좀 특별히 먹어야겠다, 하지만 금전은 넉넉하지 않아 결국 라면으로 대신할 생각이었다.

저녁 6시, 퇴근 종이 울렸다. 왕대수는 자신의 서류를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그는 교외 주거지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에서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종미화 그년… 언젠가 꼭 후회하게 해 주겠다. 큰 거 하나만 있으면 다 정복할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임해지는 자전거를 타고 시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의 자취방은 낡은 건물 3층에 있었다. 문을 열자 좁은 방이 보였다. 그는 침대에 앉아 오늘의 칭찬을 되새겼다. *미화 님이 나를 인정해 주셨어… 이제 열심히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또 다른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 진짜 성공할 수 있을까?* 그는 한숨을 쉬고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갔다. 두 남자는 각자의 공간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하나는 분노와 욕망으로 가득 찼고, 다른 하나는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교외의 취기

왕대수는 동네 포장마차에 혼자 앉아 소주병을 비워가고 있었다. 주황색 플라스틱 테이블 위에는 안주로 시킨 순대와 떡볶이가 식어가고 있었지만, 그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의 붉게 충혈된 눈과 거친 숨결은 이미 많이 취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씨발, 종미화 그년이 뭔데... 나한테 까불어?"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소주잔을 또 한 번 비웠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계속 떠올랐다. 종미화는 그를 상사 앞에서 모욕했고, 그의 제안을 무시하며 차가운 눈빛을 던졌다. 그녀는 항상 그랬다. 년은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지만, 그 성격은 정말 사람을 열받게 만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녀의 긴 생머리와 흰 피부, 그리고 그 완벽한 몸매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년을 내 손으로... 내가 꼭..."

그는 말을 채 마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포장마차 주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지만, 그는 손을 휘저으며 계산을 끝냈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그는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밤 공기가 그의 뜨거운 얼굴을 스쳤지만, 정신은 더욱 흐려졌다.

집에 도착했을 때, 그는 열쇠를 제대로 꽂지 못해 몇 번이나 떨어뜨렸다. 결국 문을 열고 들어간 그는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침실로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침대에 몸을 던지자,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그의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졌고, 잠에 빠져들기 전 마지막으로 중얼거렸다.

"종미화... 기다려... 내가... 꼭..."

그의 숨소리가 곧 규칙적으로 변했고, 그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한편, 도시 반대편에 위치한 임해지의 아파트. 불이 켜진 작은 방 안에는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 불빛만이 희미하게 방을 비추고 있었다. 임해지는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프로젝트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다. 그의 마른 손가락이 자판 위를 빠르게 움직였지만, 그의 표정은 불안정했다. 몇 시간째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안경을 벗어 눈을 비볐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리며 다시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낮에 있었던 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회사에서 종미화를 만났고, 그녀는 그에게 한 번도 제대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동경하면서도 두려워했다. 그녀는 너무 완벽했고, 그에 비해 자신은 너무 초라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자정을 넘겼다. 그의 눈꺼풀은 무거워졌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도 느려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았다. 새벽 1시.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결심하고 발코니로 나갔다.

찬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치자 잠이 깨는 듯했다. 그는 난간에 기대어 어두운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별빛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굉음이 울렸다. 마치 천둥소리 같았지만 더욱 강렬하고 깊은 소리였다. 임해지는 놀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순간,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강렬한 섬광이 하늘 전체를 뒤덮으며 발코니를 비췄다. 임해지는 본능적으로 눈을 가렸다. 그 섬광은 몇 초 동안 지속되었고, 그의 뒤에는 오싹한 전율이 느껴졌다. 섬광이 사라진 후, 그의 눈앞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어두운 하늘만이 펼쳐져 있었다.

"뭐야... 대체?"

그는 숨을 가다듬으며 중얼거렸다.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손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그는 다시 하늘을 응시했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발코니에서 방 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자리 잡았다.

그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손은 키보드 위에서 멈춰 있었다. 그의 눈은 모니터를 응시했지만, 머릿속은 그 섬광과 굉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어둠 속에서 그의 작은 방은 더욱 조용해졌고, 밤은 깊어만 갔다.

양자 유령

임해지는 깊은 밤, 사무실 발코니로 나갔다.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는 가운데, 그의 마음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종미화의 차가운 눈빛이 아직도 그의 뇌리에 박혀 있었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차가운 공기를 가슴 가득 채웠다. 그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발코니 난간 위, 공중에 반쯤 떠 있는 반투명한 형체가 있었다. 어린아이의 모습이었지만, 몸 전체가 은은한 빛을 발하며 떠 있었다. 임해지는 눈을 비볐다. 하지만 형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누구야?” 임해지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 형체가 천천히 돌아섰다. 작은 소년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눈동자는 너무나 깊고 슬퍼 보였다. “나야, 임소과.” 목소리는 울려 퍼지지 않았지만, 임해지의 머릿속에 직접 전해졌다.

“임소과? 누구... 왜 내 이름을 알아?” 임해지는 뒤로 물러섰다.

“나는 너의 미래에서 온 양자야.” 임소과가 조용히 말했다. “너와 종미화의 아들이야.”

임해지는 충격에 말문이 막혔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어.”

“아직은.” 임소과의 모습이 잠시 흐려졌다가 다시 또렷해졌다. “하지만 미래에는 그렇게 될 거야.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임해지는 가까이 다가갔다. 반투명한 소년의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너무나 불안정해 보였다. “무슨 문제?”

“왕대수.” 임소과의 목소리에 분노가 섞였다. “그가 너보다 먼저 종미화를 차지할 수도 있어. 그러면 나는 존재하지 않게 돼. 나는 그가 만든 왕대룡이라는 또 다른 양자와 경쟁해야 해.”

“왕대룡?” 임해지는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뜻이야?”

임소과는 천천히 설명했다. “시간은 하나의 흐름이 아니야. 여러 가능성이 있어. 너와 종미화가 맺어지면 내가 존재하는 타임라인이 생겨. 그런데 왕대수가 그녀를 먼저 차지하면, 그의 아이가 태어나고 그 타임라인이 우세해져. 그러면 나는 사라져.”

“하지만 나는...” 임해지는 자신의 무력함을 느꼈다. “나는 어떻게 그녀를 정복할 수 있겠어? 나는 작고 약해. 그녀는 강하고 차가워. 나는 두려워.”

임소과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아버지, 부탁이야. 용기를 내. 나는 너를 믿어. 너의 진정한 힘은 크기가 아니라 마음에 있어.”

임해지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이 유령 아이는 자신의 미래의 아들이라고 했다. 그 아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는 자신의 약함이 다른 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어떻게?” 임해지의 목소리는 절망에 가까웠다. “나는 그녀의 비서에 불과해. 그녀는 나를 항상 무시해. 나는 왕대수처럼 강하지 않아.”

“그녀는 강한 사람에게 끌려.” 임소과가 말했다. “하지만 진정한 강함은 몸이 아니라 의지에서 나와. 너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어. 그녀가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정말로 사랑받고 싶어 하는지. 그 점을 이용해.”

임해지는 생각에 잠겼다. 종미화의 차가운 표면 아래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었다. 그 미소 없는 얼굴 뒤에 감춰진 외로움. 그는 그것을 본 적이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는 할 수 있을까?”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임소과가 다가왔다. 그의 반투명한 손이 임해지의 뺨에 닿았다. 그 순간, 임해지는 따뜻함을 느꼈다. “너는 할 수 있어. 나는 알고 있어. 나는 네 아들이니까.”

임해지는 주먹을 꽉 쥐었다. 가슴 속에 무언가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분노로 바뀌었다. 분노가 결의로 바뀌었다. “그래, 나는 할 거야.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임소과의 모습이 환하게 빛났다. “고마워, 아버지. 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빨리 행동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유령의 모습이 점차 희미해졌다. 은은한 빛이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임해지는 홀로 발코니에 서 있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그 눈동자는 전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그는 종미화의 사무실 쪽을 바라보았다. 불이 아직 켜져 있었다. 그녀는 아직 일하고 있었다. 임해지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결연한 발걸음으로 그곳으로 향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그의 미래, 그의 아들이 걸려 있었다.

거근의 각성

왕대수는 정신없이 깨어났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고, 입안은 텁텁했다. 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깬 것이다. 술기운이 아직 덜 깨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TV가 켜져 있었지만 화면은 지지직거리며 잡음만 뿜어내고 있었다. 리모컨을 집어 끄려던 순간, 또 한 번 강한 굉음이 창문을 울렸다. 유리창이 덜덜 떨렸다.

"뭐야, 이게?"

왕대수는 찡그리며 현관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발밑에서 형광빛이 스치듯 번쩍였다.

"뭐?"

왕대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공중에 반투명한 아이 형체가 떠 있었다. 키는 백 센티미터 정도, 얼굴은 또렷했지만 몸은 뿌옇게 흔들리는 유령 같았다. 하지만 왕대수는 이상하게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호기심이 앞섰다.

"너, 누구야?"

아이는 빙글빙글 돌며 웃었다.

"아빠, 나 왕대룡이야."

"뭐? 내 아들이라고?"

왕대수는 눈을 비볐다. 분명 술에 취해 환각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눈빛은 지혜로웠다.

"미래에서 왔어. 아빠가 나를 낳을 미래에서."

"미래? 그게 무슨 소리야?"

왕대룡은 손을 휘저으며 공중에 별모양 빛을 그렸다.

"지금 이 순간, 여러 개의 타임라인이 싸우고 있어. 아빠가 종미화라는 여자를 임신시키지 않으면 내가 사라져."

왕대수의 눈이 커졌다. 종미화? 그 냉미녀 고위 임원? 그가 아직 쫓고 있는 바로 그 여자였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설마 그 여자를 임신시키라고?"

"응. 그래야만 임소과라는 다른 타임라인이 사라져. 임소과는 다른 아빠의 아이야. 그 타임라인이 현실이 되면 나는 없어져."

왕대수는 이마를 짚었다. 미친 듯한 이야기지만, 아이의 진지한 표정이 거짓말 같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 여자를 임신시켜? 그 여자는 나 같은 남자한테는 눈길도 안 주는데."

왕대룡이 재빨리 손을 휘저었다.

"아빠는 강해. 거기가 크잖아. 그걸로 그 여자를 정복해. 그 여자는 사실 속으로는 정복당하길 원해."

"뭐? 그 차가운 여자가?"

"그래. 아빠가 용기 내서 덤벼. 내가 도와줄게."

왕대룡은 작은 손을 뻗어 왕대수의 어깨를 툭 쳤다. 그 순간, 왕대수의 몸에 전율이 흘렀다. 기운이 솟아나는 기분이었다.

"좋아. 믿어볼게."

왕대수는 주먹을 쥐고 결심했다. 밖은 아직 어두웠지만,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종미화를 찾아가기로 했다.

타임라인 전쟁

임소과의 몸이 흐릿하게 떨렸다. 반투명한 어린아이의 형체가 공중에 떠서 임해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애처로움과 절박함이 섞여 있었다.

"아버지, 시간이 없어요."

임소과의 목소리는 마치 먼 곳에서 울려오는 것처럼 작고 가냘펐다. 그의 몸이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었다.

"만약 아버지가 실패하면... 저는 사라져요. 이 타임라인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예요."

임해지는 침을 삼켰다. 자신의 미래 아이가 사라진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압박감이 그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머니를 정복하세요. 종미화 씨를 완전히 차지해야 해요. 그래야 제가 존재할 수 있어요."

임해지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초라한 성능력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발기해봐야 7센티미터,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정액은 적고 묽기만 하다. 어떻게 그런 완벽한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같은 시각, 사무실 반대편 구석에서는 왕대룡이 왕대수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보세요, 아버지."

왕대룡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 홀로그램처럼 영상이 펼쳐졌다. 그 속에는 왕대수와 종미화가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왕대수의 거대한 성기가 종미화의 몸속을 유린할 때마다 그녀는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이게 바로 미래예요. 아버지가 먼저 차지하시면 돼요."

왕대수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자신의 29센티미터짜리 거근이 종미화를 정복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임해지 그 녀석? 나를 이길 수 있을까?"

"절대 못 이겨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왕대수는 주먹을 쥐었다.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저런 거유 미녀라면 더욱 정복욕이 불타오를 것이다.

두 유령은 각자 떠날 준비를 했다. 임소과가 마지막으로 임해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제발 포기하지 마세요.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는 공중으로 사라졌다. 왕대룡도 왕대수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형체를 감췄다.

사무실에는 임해지와 왕대수만 남았다. 둘은 서로를 힐끗 보았다.

임해지는 손에 땀을 쥐었다. 자신의 작은 성기를 생각하면 창피했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면, 아니 이 타임라인을 위해서라면 해야만 했다.

"시도는 해봐야지..."

혼잣말로 중얼거렸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반면 왕대수는 당당하게 일어섰다. 그의 바지 사이로 거대한 불룩함이 드러났다.

"임해지, 너는 포기해라. 그런 여자는 나 같은 남자가 차지해야 하는 법이야."

왕대수는 큰 소리로 비웃으며 사무실을 나갔다. 그의 발걸음은 힘차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임해지는 혼자 남아 무릎을 꿇었다. 열등감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동시에 불타오르는 의지도 있었다.

"방법이 있을 거야... 반드시 방법을 찾을 거야."

빙산 탐색

임해지 사무실의 유리창 너머로 여의도의 야경이 반짝이고 있었다. 임해지는 책상 위 서류더미를 정리하며 초조하게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 시간 10분 전, 문이 열리고 종미화가 들어왔다.

"미안합니다, 임 과장님. 회의가 길어졌어요."

종미화는 정장 재킷을 벗어 소파에 걸치며 사과했다. 그녀의 긴 생머리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임해지는 얼른 일어나 그녀에게 커피를 권했다.

"아닙니다, 부장님.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죠? 전화로는 대략 들었지만."

종미화가 소파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검은색 치마 아래로 드러난 종아리가 매끄럽게 빛났다. 임해지는 그 광경에 침을 삼키며 서류를 건넸다.

"이번 분기 마케팅 전략 보고서입니다. 제가 직접 준비했는데, 부장님 검토를 받고 싶어서요."

"보고서는 메일로 보내면 되지 않나요?"

종미화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임해지는 그 속에 담긴 거리감을 느꼈다. 그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직접 설명드리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서요. 부장님께서 항상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시니까."

종미화가 서류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임해지는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심장이 덜컹거렸다.

"프레젠테이션 자료 자체는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이 부분, 타겟 분석이 너무 추상적이에요."

종미화가 서류 한 군데를 가리켰다. 임해지는 그녀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정하겠습니다. 부장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너무 급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저도 도울 수 있어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좀 더 완성된 자료를 주세요."

종미화가 서류를 접어 임해지에게 돌려주었다. 그 손길이 우연히 임해지의 손등에 스쳤다. 그는 그 짧은 접촉에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부장님, 혹시 저녁 식사라도... 바쁘시다는 건 알지만, 감사의 표시로."

"괜찮습니다. 저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요. 다음 기회에요."

종미화가 일어나 재킷을 집어 들었다. 임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문을 나서는 순간, 임소과의 반투명한 형체가 그의 옆에 나타났다.

"아버지, 아직도 그런 작은 수작만 부리시는 겁니까? 그 여자는 더 큰 걸 원해요."

임해지는 이를 갈았다. "알아. 하지만 방법을 모르겠어."

"그렇다면 배우세요. 아니면 영원히 지금처럼 살고 싶으세요?"

임소과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임해지는 주먹을 쥐었다.

그때, 사무실 앞 복도에서 왕대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전화를 받으며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아, 그래? 그럼 그 계약은 내가 직접 마무리할게. 내일 부장님께 보고할 거니까 기대해도 좋아."

임해지는 문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왕대수가 서류를 정리하며 활짝 웃고 있었다. 평소에는 대충대충 하던 그가 아닌, 뭔가 달라 보였다.

"왕 과장님, 무슨 일이세요?"

임해지가 물었다. 왕대수는 그를 보자 피식 웃었다.

"아, 임 과장. 방금 대형 계약 하나 성사시켰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아, 축하드립니다. 부장님께서 좋아하시겠네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곧 보고할 거야."

왕대수는 힐끗 임해지를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 눈빛에는 어떤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임해지는 불안감을 느꼈다.

며칠 후, 회의실에서 종미화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날이 왔다. 임해지는 준비한 자료를 발표하며 긴장된 목소리로 설명했다. 종미화는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에 가까웠다.

발표가 끝난 후, 종미화가 입을 열었다.

"임 과장, 수고하셨어요. 자료가 많이 개선됐네요.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경쟁사 분석이 약해요. 좀 더 깊이 있게 조사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보완하겠습니다."

임해지는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왕대수가 손을 들었다.

"부장님, 제가 잠시 의견을 드려도 될까요?"

종미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왕대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이트보드 앞으로 걸어갔다.

"임 과장님의 자료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가 타겟으로 삼은 고객층에 대한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를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왕대수는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펼쳐 나갔다. 논리적이고 명확한 설명에 종미화의 눈빛이 반짝였다. 임해지는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무뚝뚝하고 거칠었던 왕대수가 이렇게 똑부러지게 말할 줄은 몰랐다.

"좋은 의견입니다, 왕 과장. 그 접근법이 더 효과적일 것 같아요. 임 과장, 이 부분을 반영해서 자료를 수정해 주세요."

종미화의 목소리에 미소 섞인 기쁨이 묻어났다. 임해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부장님."

회의가 끝난 후, 임해지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는 벽만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임소과가 그의 옆에 나타났다.

"아버지, 보셨죠? 저 남자가 당신을 밀어내고 있어요."

"알아.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렇다면 저를 도와주세요. 제 존재를 유지하려면, 당신이 그 여자를 정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사라지고, 왕대수의 타임라인이 현실이 될 거예요."

임소과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임해지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알겠어. 나도 노력할게."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종미화를 어떻게 정복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나도 차갑고, 완벽했다.

한편, 왕대수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전화를 끊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옆에는 왕대룡의 반투명한 형체가 서 있었다.

"아버지, 잘하고 계십니다. 저 여자는 당신 같은 강한 남자를 원해요. 부드러움보다는 힘을 보여주세요."

"알고 있어. 임해지 같은 찌질이는 상대도 안 돼."

왕대수는 자신의 거근을 떠올리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곧 종미화는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그는 그 확신에 가슴이 뛰었다.

종미화는 임원실에 앉아 두 남자의 행동을 떠올렸다. 임해지의 아첨과 왕대수의 갑작스러운 변화.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재미있군."

그녀의 입가에 스치는 미소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어떤 계획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암류 움직임

임해지는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며칠 동안 준비한 이 초대를 위해 그는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옷을 골라 입었다. 흰 셔츠에 깔끔한 검은 바지,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 한켠에서는 불안이 꿈틀거렸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종미화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차갑고도 맑은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임해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종미화는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긴 생머리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흰 피부가 형광등 아래서 더욱 빛나 보였다. 임해지는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말을 꺼냈다.

“종 팀장님, 혹시 오늘 점심시간에 시간 괜찮으십니까? 근처에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서 식사라도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종미화는 고개를 들어 임해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일이 많아서 점심도 챙겨 먹기 힘들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생각해보죠.”

정중하지만 단호한 거절이었다. 임해지의 얼굴에 잠시 실망이 스쳤지만, 그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네, 그럼 다음에 또 여쭤보겠습니다.”

그가 사무실을 나서려 할 때, 등 뒤에서 종미화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임 대리, 업무에 집중하세요. 회사에서는 개인적인 일보다 일이 먼저입니다.”

임해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 복도로 나오자 그의 어깨가 축 처졌다. 바로 그때, 옆에서 반투명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나타났다. 임소과였다.

“또 거절당했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아직 기회는 있어요.”

임해지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 알겠어. 하지만 점점 자신감이 떨어져.”

“자신감을 가지세요. 언젠가는 그녀를 정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저도 존재할 수 있고요.”

임소과는 사라졌다. 임해지는 주먹을 꽉 쥐고 자리로 돌아갔다.

한편, 2층 다과실에서는 왕대수가 커피를 마시며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의 통통하지만 근육질인 체격이 티셔츠 아래로 드러나 있었다. 그는 일부러 소매를 걷어 올려 팔뚝의 근육을 드러냈다. 바로 그때, 종미화가 커피를 타려고 다과실로 들어왔다.

왕대수는 그녀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어, 종 팀장님. 안녕하세요. 커피 드시러 오셨어요?”

종미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 머신 앞으로 걸어갔다. 왕대수는 그녀가 커피를 타는 모습을 슬쩍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요즘 운동 많이 하세요? 저는 매일 아침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데,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어요. 어제도 아령 50kg씩 들고 스쿼트를 했는데, 전혀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는 말하면서 일부러 팔을 구부려 이두근을 자랑했다. 종미화는 그를 흘낏 보았다. 확실히 왕대수의 체격은 평범한 남자들과는 달랐다. 단단해 보이는 근육이 티셔츠 아래에서 살짝 드러나 있었다.

“그렇군요. 운동은 건강에 좋죠.”

종미화는 짧게 대답하고 커피를 들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왕대수는 그녀 앞으로 다가서며 길을 막았다.

“혹시 시간 되시면 저랑 같이 운동하실래요? 제가 트레이너 자격증도 있어서, 효과적인 운동법을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종미화는 잠시 그를 응시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을 텐데, 왠지 모르게 이 남자에게서 뭔가 특별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며 생각했다.

“한 번 생각해보죠. 지금은 일이 많아서.”

왕대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

“네, 기다릴게요.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종미화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과실을 나섰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이 남자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씩 싹트고 있었다. 평소에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을 모두 차갑게 대했지만, 왕대수는 뭔가 달랐다. 그의 자신감과 체력, 그리고 어딘가 모를 위압감이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임해지는 자신의 자리에서 그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질투와 불안이 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주먹을 꽉 쥐고 중얼거렸다.

“왕대수... 너 때문에 내 계획이 틀어질 순 없어.”

그 순간, 임소과가 다시 나타났다.

“조심하세요. 저 사람이 종미화에게 접근하고 있어요. 만약 그녀가 그 사람에게 끌리면, 저는 사라지고 말 거예요.”

임해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반드시 종미화를 정복해야 했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다과실에서는 왕대수가 커피를 마저 마시며 중얼거렸다.

“벌써 반응이 오기 시작했군. 좋아, 이대로 밀어붙이면 된다.”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주회의 기회

# 제8장: 주회의 기회

금요일 저녁, 코다리 회사의 연례 주회가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 연회장에서 열렸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홀에는 회사 임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종미화가 입장하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평소 정장 차림이 익숙한 그녀가 오늘은 과감한 시스루 블랙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것이다. 깊게 파인 가슴골과 드러난 어깨 라인이 홀의 조명 아래 빛났다. 그녀의 긴 생머리는 은은하게 웨이브가 져 있었고, 붉은 립스틱이 도발적인 매력을 더했다.

"종 이사님, 오늘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다른 부서의 남성 임원이 다가와 인사했다. 종미화는 차갑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의 눈빚은 여전히 냉랭했지만, 오늘은 어딘가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임해지는 구석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는 손에 든 와인잔을 덜덜 떨며 종미화에게 다가갈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용기 내야 해. 오늘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그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천천히 종미화에게 다가갔다.

"종... 종 이사님!"

임해지의 목소리는 긴장으로 인해 갈라져 있었다. 종미화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임 대리군요. 무슨 일이죠?"

"저... 건배를... 함께... 그게..."

임해지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지만, 말은 더듬거리기만 했다. 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러니까... 오늘... 좋은 자리인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빌려..."

그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된 문장을 완성하지 못했다. 종미화는 그를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살짝 한숨을 쉬었다.

"진정하세요, 임 대리.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네요."

임해지는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 위축되어 고개를 숙였다. 그의 손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별말 아닙니다..."

그는 꼬리를 내리고 물러났다. 그의 뒤에 있던 임소과의 유령이 한숨을 쉬었다.

'아버지, 왜 이렇게 약하세요... 그런 태도로는 절대 그녀를 얻을 수 없어요.'

그때, 연회장 문이 열리며 왕대수가 등장했다. 그는 값비싼 슈트를 입었지만, 그의 작은 체구와 통통한 몸매는 우스워 보였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사냥감을 노리는 늑대처럼 날카로웠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바로 종미화를 발견했다.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오늘은 꼭 내가 이긴다."

왕대수는 단호하게 걸어가 종미화 앞에 섰다.

"종 이사님, 춤 한 곡 신청합니다."

그는 당당하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눈에는 어떤 불안도 두려움도 없었다.

종미화는 그를 차갑게 응시했다.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춤출 기분이 아니네요."

"왜요? 오늘 같은 자리에서 춤 한 번 못 추겠습니까?"

왕대수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도발이 섞여 있었다.

"제가 말한 대로입니다. 다른 분을 찾아보시죠."

종미화는 돌아서서 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우아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왕대수는 씩 웃었다.

"재미있는 여자야. 그래도 결국엔 내 품에 안기게 될 거다."

왕대룡의 유령이 아버지의 어깨 위에 나타났다.

'아버지, 오늘 밤이 기회입니다. 그녀가 약간 취하면 접근하세요.'

왕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종미화는 바에서 혼자 마티니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두 잔째 비우고 있었다. 평소 그녀는 술을 잘 입에 대지 않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이사님, 혼자 술을 드시면 심심하지 않으세요?"

또 다른 남성 직원이 다가왔지만, 그녀는 손사래를 쳤다.

"괜찮아요. 혼자 있고 싶어요."

그녀는 계속해서 마티니를 마셨다. 세 잔째를 비울 즈음, 그녀의 뺨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빛은 약간 흐려졌고, 평소의 냉랭함이 조금 누그러졌다.

'왜 나는... 이런 자리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거지?'

종미화는 자신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타임라인을 넘나드는 기억은 아니었지만,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었다.

왕대수는 그녀가 취한 것을 눈치챘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그녀 옆에 앉았다.

"종 이사님, 혼자 마시는 술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종미화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또 왔네요, 왕 부장님. 저를 포기하지 않을 모양이군요."

"포기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왕대수는 바텐더를 불러 위스키를 주문했다. 그는 잔을 들어 종미화에게 건넸다.

"한 잔 더 하시죠. 별일 아닙니다. 그냥 좋은 밤이니까."

종미화는 잠시 망설이다가 잔을 받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왕대수의 손에 살짝 스쳤다.

"...좋아요. 한 잔만 더 하죠."

그녀는 위스키를 단숨에 마셨다. 그녀의 눈에는 수분이 맺히기 시작했다.

'오늘 왜 이렇게 약해진 거지?'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혼란스러웠지만, 동시에 어떤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왕대수는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며 미소 지었다. 그의 눈빛이 더욱 짙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