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각성: 낯선 육체와 작열하는 욕망
뜨거운 햇살이 눈꺼풀을 파고들었다. 정령은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 낯선 천장이 보였다. 고급스러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조명, 정교하게 조각된 석고 장식. 그녀는 몸을 움직이려 했다.
무거웠다.
그녀의 것이 아닌, 낯선 무게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가느다란 손가락, 깔끔하게 매니큐어된 손톱. 손바닥은 부드러웠다. 그녀의 손이 아니었다.
"이건..."
목소리가 나왔다. 낮고, 약간 쉰 듯한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정령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 넓은 가죽 의자가 약간 삐걱거렸다. 방 안은 어스름했다. 저녁 노을이 유리창 너머로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녀는 책상 위를 바라보았다. 명패가 보였다. "종핑".
종핑.
그녀는 알았다. 이 소설을 읽었다. 원작 속 여주인공, 성공한 여성 사업가이자 이중생활을 하는 여자. 정령은 책 속에서만 존재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몸속에 자신이 들어와 있었다.
"내가... 종핑이 되다니."
그녀는 일어서서 천천히 방 안을 걸었다.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이 몸은 무게감이 있었다. 성숙한 여성의 몸, 단단하면서도 탄력 있는 살결. 그녀는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여자는 낯설었다. 아름다웠다. 또렷한 이목구비, 가느다란 눈매, 도톰한 입술. 긴 생머리가 어깨까지 흘러내렸다. 몸매는 완벽했다. 가는 허리, 풍만한 가슴, 날씬한 다리.
정령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볼은 부드러웠다. 목선은 날렵했다. 그녀는 손을 내려 가슴 위에 얹었다. 부드럽게 살짝 누르자, 탄력 있는 감촉이 손바닥을 감쌌다.
"이게... 진짜구나."
그녀는 천천히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단추가 풀렸다. 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두 번째 단추. 속살이 더 드러났다. 그녀는 손을 넣어 왼쪽 가슴을 감쌌다. 손안에 꽉 차는 감촉. 단단하면서도 말랑말랑했다.
정령은 조심스럽게 젖꼭지를 살짝 비볐다. 순간, 전류 같은 감각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렇게 예민하구나..."
더 세게 문지르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 젖어 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억지로 손을 뗐다. 숨이 가빴다.
그녀는 창가로 걸어갔다. 유리창 밖으로 넓은 도시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저 멀리 강이 반짝였다. 그녀는 자신의 반사된 모습을 바라보았다. 우아한 실루엣이 유리창에 희미하게 비쳤다.
그녀는 치마를 걷어 올렸다. 순백색의 허벅지가 드러났다. 가늘고 길었다. 그녀는 손을 허벅지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피부는 실크처럼 매끄러웠다. 중지로 살짝 긁자, 몸이 다시 떨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몸이라니."
그녀는 손을 더 깊이 넣었다. 속옷이 젖어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살짝 만지작거렸다. 음핵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정령은 다리를 모았다. 허벅지 사이로 손가락이 끼었다.
그녀는 소파에 몸을 던졌다. 숨이 거칠어졌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게 원작의 첫 장면이야."
원작 속 종핑. 그녀는 알았다. 오늘 밤, 종핑은 처음으로 SM 사이트에 접속한다. 그리고 만나게 될 남자. 마간. 그렇게 타락의 길이 시작된다.
정령은 일어나 컴퓨터 앞으로 걸어갔다. 키보드가 반짝였다. 그녀는 손을 올렸다. 잠시 멈칫했다.
"이걸 할까?"
그녀는 알았다. 이게 바로 원작의 설정이다. 하지만 그녀는 망설였다. 이 몸은 이제 자신의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이 타락의 길을 걸어야 하는가?
하지만 손가락은 이미 키보드 위에 움직이고 있었다.
"http://..."
주소를 입력했다. 엔터를 눌렀다. 화면이 바뀌었다. 정형화된 SM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가 떠올랐다. 깔끔한 디자인, 어두운 배경. 그러나 콘텐츠는 노골적이었다.
정령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녀는 프로필을 만들기 시작했다.
"닉네임: 귀부인"
"연령: 35세"
"취향: BDSM, 복종, 채찍, 구속"
한 글자 한 글자 입력할 때마다 그녀의 몸은 반응했다. 가슴이 뛰었다. 다리 사이가 축축해졌다. 그녀는 입력을 마치고 '검색'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상대방이 나타났다.
`마간_서울: 귀부인님, 안녕하세요.`
정령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답장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귀부인: 당신이 마간이군요?`
`마간_서울: 네. 조건을 들었습니다. 귀부인님은 귀하신 분이시죠?`
`귀부인: 맞아요. 나는 매우 바쁘고, 까다롭습니다.`
`마간_서울: 저도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맞는다면...`
정령은 잠시 멈췄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대화가 곧 실제 만남으로 이어진다. 그녀의 손가락이 떨렸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입력했다.
`귀부인: 나는 묶이는 걸 좋아해요. 완전히 통제당하는 걸 원해요.`
`마간_서울: 좋습니다. 저도 그걸 잘합니다. 하지만 귀부인님, 조건이 있습니다.`
`귀부인: 말해 보세요.`
`마간_서울: 당신은 제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어떤 저항도 없이.`
정령은 잠시 생각했다. 그녀는 원작을 기억했다. 종핑은 이 조건에 동의한다. 그리고 첫 번째 만남에서 마간에게 완전히 굴복한다. 그녀의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가슴이 아팠다. 다리 사이가 젖었다.
그녀는 입력했다.
`귀부인: 좋아요. 약속합니다.`
대화는 계속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판타지를 묘사하기 시작했다. 손이 묶이고, 눈이 가려지고, 채찍질을 당하는 장면. 주인이 명령하고, 그녀가 복종하는 장면. 한 줄 한 줄 입력할 때마다, 그녀의 몸은 뜨거워졌다.
그녀는 다리를 꼬았다. 속옷이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손을 내려 치마 속으로 넣었다. 손가락이 음핵을 살짝 건드렸다. 순간, 그녀의 몸이 경련했다.
"아... 안 돼..."
그녀는 손을 뗐다. 아직 창문은 열려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가 보는 게 아닐까 두려웠다. 하지만 동시에 그 위험함이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마간_서울: 귀부인님, 대화가 너무 길어졌군요. 이제 만남을 정할 시간입니다.`
`귀부인: 언제가 좋으세요?`
`마간_서울: 오늘 밤 10시. 장소는 이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령의 심장이 빨리 뛰었다. 오늘 밤. 너무 빠르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귀부인: 좋아요. 오늘 밤 10시. 기다리겠습니다.`
대화가 끝났다. 정령은 화면을 닫고, 뒤로 몸을 기댔다. 소파가 부드럽게 그녀를 감쌌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숨소리가 거칠었다.
"내가 뭘 한 거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러나 대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원작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 길을 걸어가고 싶었다. 그 충동은 이성보다 강했다.
그녀는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도시의 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이 손으로 곧 채찍을 쥐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묶이고, 통제당할 것이다.
"두렵지만... 흥분돼."
정령은 거울 앞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블라우스를 벗었다. 속옷만 입은 채로 서 있었다. 거울 속의 몸은 완벽했다. 그녀는 손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단단하고 매끄러웠다. 그녀는 손을 위로 올리며 가슴을 감쌌다.
"이 몸은... 나의 것이다."
그녀는 천천히 속옷도 벗었다. 알몸이 되었다. 거울 속의 여자는 우아하고 섹시했다. 그녀는 돌아서며 엉덩이를 바라보았다. 동그랗고 탄력 있었다.
"오늘 밤, 이 몸은 누군가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
그녀는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씁쓸했다. 그러나 동시에 기대에 차 있었다.
그녀는 옷을 다시 입었다. 블라우스, 치마, 재킷. 그녀는 거울 앞에서 단정히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고급스러운 여성 사업가의 모습. 하지만 그 속에는 타락을 꿈꾸는 여자가 숨어 있었다.
시계를 보았다. 8시 30분. 아직 시간이 있었다. 그녀는 책상 위의 서류를 바라보았다. 재정 보고서, 계약서. 그녀는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손가락은 떨렸다. 머리는 다른 곳에 있었다.
9시. 그녀는 가방을 챙겼다. 지갑, 핸드폰, 열쇠. 모든 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녀는 거실을 나왔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러나 숨은 가빴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11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게 바로 각성이구나."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그녀는 밖으로 나왔다. 공기는 시원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녀는 택시를 잡아 탔다.
"여기로 가 주세요."
그녀는 주소를 말했다. 운전사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차는 출발했다. 정령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번져 나갔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건 그냥 게임이야. 나는 언제든지 멈출 수 있어."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미 멀리 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멈추고 싶지 않았다.
택시가 도착했다. 그녀는 내렸다. 건물 앞에 섰다. 고급스러운 호텔이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로비는 화려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방 번호 512.
그녀는 문 앞에 섰다. 손이 떨렸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노크를 했다.
"똑똑."
잠시 후, 문이 열렸다. 한 남자가 서 있었다. 40대 초반쯤으로 보였다. 건장한 체격, 날카로운 눈매.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귀부인님이군요. 들어오세요."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어두웠다. 커튼이 닫혀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대, 소파, 탁자. 그 위에 채찍과 밧줄이 놓여 있었다.
남자가 다가왔다. 그는 그녀의 뒤에 섰다.
"긴장되시나요?"
"...네."
"괜찮습니다. 제가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는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그녀의 몸이 긴장했다. 그러나 그는 부드럽게 어깨를 주물렀다.
"우리가 조건을 지켜야 한다는 거 아시죠?"
"...네."
"그럼, 먼저 옷을 벗으세요."
정령은 손을 떨며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하나씩 풀릴 때마다, 그녀의 마음도 벗겨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블라우스를 벗어 침대 위에 던졌다. 치마를 내렸다. 속옷만 입은 몸이 드러났다.
"속옷도 벗으세요."
그녀는 브래지어를 풀었다. 가슴이 드러났다. 팬티를 내렸다. 완전히 알몸이 되었다.
그녀는 서 있었다. 떨고 있었다. 마간은 그녀 주위를 돌며 바라보았다.
"아름답습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그는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잡았다.
"이제 시작합시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몸은 긴장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기대가 차오르고 있었다.
"나는 이 길을 선택했어. 그리고 나는 이 길을 끝까지 걸을 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타락의 길. 그러나 그녀는 누구보다도 이것을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