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완미의 손끝이 거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저녁 햇살을 가르며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 선 조완려도 마찬가지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 자매는 오늘을 위해 몇 주째 준비해왔다. 소천의 수능 성적표가 도착한 날, 그들은 이 순간을 계획했다.
“언니, 소천이 정말 올까?”
조완려의 목소리에 떨림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새로 맞춘 검정색 원피스의 허리춤을 만지작거렸다. 깊게 파인 브이넥과 허벅지 중간까지 올라오는 짧은 기장은 분명 평범한 일상복이 아니었다.
“올 거야. 우리 아들이니까.”
조완미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붉은 립스틱이 선명하게 칠해진 입술, 가늘게 그린 아이라인. 그녀는 평소 화장을 짙게 하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SM 조교실을 처음으로 아들에게 보여주는 날이니까.
“소천이가 들어왔어요.”
집사가 조용히 알렸다. 두 여자는 숨을 고르며 시선을 교환했다. 조완미가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조소천은 가방 하나 어깨에 메고 거실로 들어서다가 두 여자의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엄마, 이모. 뭐야 이게?”
그의 눈이 두 여자의 옷차림을 스치듯 훑었다. 놀라운 표정이었지만, 그 안에 무언가 다른 감정이 스며들었다.
“소천아, 축하해. 수능 잘 봤지?”
조완미가 부드럽게 말하며 다가갔다. 그녀의 손이 아들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 손길은 오랜 훈련으로 다져진,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촉감이었다.
“고마워요, 엄마. 근데 이 옷은 뭐예요? 외출할 옷이 아니잖아요.”
소천의 말투는 의심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그는 두 여자의 뒤편에 있는 복도를 바라보았다. 그 복도 끝에 무엇이 있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가끔 들렸던 이상한 소리, 엄마와 이모가 함께 들어갔다 나오던 그 방.
“보여줄 게 있어. 따라와.”
조완려가 웃으며 앞서 걸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원피스 아래에서 경쾌하게 흔들렸다. 소천은 잠시 망설이다가 뒤를 따랐다.
복도의 제일 안쪽 문이 열렸다. 그 안은 소천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공간이었다. 벽면 전체를 덮은 검정색 가죽 패널, 천장에 매달린 다양한 종류의 체인과 링, 구석에 놓인 X자형 나무틀. 그리고 중앙에는 커다란 침대 겸 조교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게 뭐야?”
소천이 멈춰 섰다. 그의 목소리는 전과 달리 낮고 무거웠다.
“우리가 준비했어. 너를 위해서.”
조완미가 아들의 손을 잡아 방 안으로 이끌었다. 그녀의 눈에는 죄책감과 기대가 동시에 어렸다.
“수능도 끝났고, 이제 너도 어른이야. 우리는... 네가 우리를 가르쳐 주길 바라. 전통적인 방식으로. 네가 주인이고, 우리는 네 조교야.”
조완려가 나직이 말했다. 그녀는 벽 쪽으로 걸어가며 도구들이 진열된 선반 위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채찍, 막대, 집게, 그리고 이름 모를 여러 도구들.
소천은 잠시 침묵했다. 그가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각종 도구들, 엄마와 이모의 차림, 그리고 그들의 눈빛. 모든 것이 그를 특정한 역할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뭔데?”
소천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냉소가 섞여 있었다.
“네가 명령하고, 우리가 따른다. 네가 정한 규칙대로. 우리는 복종할 거야.”
조완미가 대답했다. 그녀는 무릎을 꿇으려는 듯 몸을 낮췄다.
“잠깐만.”
소천의 말이 공기를 갈랐다. 두 여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엄마, 이모. 당신들은 내가 그냥 여기 앉아서 당신들이 정해 놓은 규칙대로 놀아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소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천천히 방 중앙으로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
“당신들은 벌써 모든 걸 준비했어. 어떤 도구를 쓸지, 어떤 규칙을 따를지, 어떻게 내가 당신들을 다뤄야 하는지. 심지어 옷까지 정해 입고 왔지.”
그가 조완려의 어깨에 걸린 가느다란 끈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전통적인 방식이라며? 내가 정한 규칙대로? 아니야. 그건 당신들이 정한 규칙이지, 내 규칙이 아니야.”
조완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아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에는 모든 걸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아들이 갑자기 반기를 들고 있었다.
“소천아, 우리가 잘못 생각했니?”
“잘못 생각한 게 아니라 완전히 잘못 짚었어, 엄마.”
소천은 두 여자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말했다.
“내 방식대로 할 거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정하는 시간에, 내가 선택한 방법으로. 당신들은 그냥 거기 서서 내가 뭘 할지 지켜봐.”
조완려가 숨을 삼켰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함께 반짝이는 기대감이 스쳤다. 조완미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의 변화된 태도는 낯설었지만, 동시에 그녀의 뒤틀린 욕망을 자극했다.
“좋아. 네 방식대로 하자.”
조완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단호했다.
“그럼 어떻게 할 거니?”
조완려가 물었다. 그녀의 몸이 긴장과 설렘으로 떨리고 있었다.
소천은 천천히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평소의 온화함과는 거리가 먼, 어딘가 위험한 것이었다.
“우선, 그 옷부터 벗어.”
그의 명령에 두 여자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아니, 여기서.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나씩 천천히.”
소천은 조교실 한쪽 구석에 있는 의자에 느긋하게 앉았다. 그의 시선이 두 여자를 꿰뚫었다.
“시작해, 엄마. 당신이 먼저.”
조완미의 손가락이 원피스의 지퍼를 더듬었다. 그녀의 가슴이 거칠게 뛰고 있었다. 죄책감과 기대, 수치심과 욕망이 뒤엉킨 감정이 그녀를 압도했다.
“그리고 이모, 당신은 엄마를 도와. 서로의 옷을 벗겨.”
조완려가 언니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의 손길이 맞닿았다. 그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이제 진정한 의미의 조교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주도권은 예상과 달리 아들에게 있었다.
소천은 조용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는 이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어릴 적부터 들었던 이상한 소리, 엄마의 숨겨진 상처, 이모의 애매한 미소.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대답할 때였다.
방 안에 어스름한 조명이 깔렸다. 긴장된 침묵 속에서 두 여자의 옷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희미하게 울렸다.
소천은 입가에 맴도는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오늘 밤부터, 저는 제 방식대로 가르치겠습니다, 엄마. 이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