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 선인 링샤오는 소세계의 어두운 하늘 아래를 홀로 거닐고 있었다. 하늘에는 별도 달도 없이 칠흑 같은 어둠만이 펼쳐져 있었지만, 그의 백옥 같은 피부는 은은한 광채를 발하며 주변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대승기 문파의 수많은 제자들은 이 소세계를 위험한 금지 구역으로 여겼지만, 링샤오에게 이곳은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의 발밑에는 부서진 영석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격렬한 싸움을 벌인 흔적이었다. 링샤오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저쪽 숲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신음인지, 비명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것이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승기의 경지에 오른 자로서, 이 소세계의 위험은 그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가슴 한구석에서 아슬아슬한 기대감이 스며올랐다.
나무 사이로 불빛이 비쳤다. 링샤오는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조용히 상황을 관찰했다.
한 젊은 수련자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의 법의는 찢겨지고 온몸은 피투성이였다. 그 앞에 선 청년은 자색 마력이 감도는 긴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붉게 빛나는 영석을 들고 있었다.
"네가 감히 나, 마진에게 도전하려 하다니? 무슨 작은 문파 출신인지 네 목숨이 아깝지 않느냐?"
청년의 목소리에는 오만함과 조롱이 가득했다. 그는 손에 든 영석을 더 높이 들어 올렸다. 영석은 신비로운 빛을 발하며 주변의 영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땅에 엎드린 수련자의 몸에서도 푸른 영기가 빠져나와 영석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 저것이 음마전의 강탈 기술이구나.
링샤오는 무심코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는 마진의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영기를 빼앗길 때마다 땅에 엎드린 수련자의 몸이 떨렸다. 그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가 링샤오의 귀에 아찔하게 울렸다.
마진은 영석에 영기가 가득 차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는 발로 땅에 엎드린 자의 얼굴을 밟으며 말했다.
"네가 어떤 수련법을 익혔는지 모르지만, 이 영기 하나면 내가 며칠은 더 쓸 수 있겠구나. 음마전의 위엄을 모르는 무식한 자에게 주는 교훈이다."
음마전... 마진...
링샤오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음마전은 소계에서도 악명 높은 마문이었다. 그들의 수련법은 남의 영기를 강탈하는 데 특화되어 있어 정파의 적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 중에서도 특히 전주 마무극의 아들이라는 마진은 더욱 포악하기로 유명했다.
바로 그때, 마진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숲속을 응시했다. 그의 눈에 붉은 마광이 스쳤다.
"누구냐? 거기 숨어서 지켜보는 자가 있느냐?"
링샤오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그는 고요히 나무 그늘에서 걸어 나왔다. 대승기의 위압감이 저절로 흘러나와 주변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마진은 상대의 기운을 느끼자 경계하며 물러섰다. 그러나 링샤오의 얼굴을 보자 그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 아름다움에 잠시 넋이 나간 듯했다.
"너... 너는..."
"지나가던 나그네일 뿐이다."
링샤오는 차갑게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 조각처럼 맑고 냉랭했다. 마진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교만한 웃음을 다시 지었다.
"하, 대승기라고? 이 소세계에서 그런 경지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 내 아버지 마무극께서는 도락기시다. 너 따위가 감히..."
"도락기라고?"
링샤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도락기... 그렇다면 자신을 훨씬 능가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음마전의 전주... 그 강대한 권력과 힘.
"흥, 아버지께서 이 소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나를 보내 조사를 하게 하셨다. 네 같은 대승기가 무슨 일로 여길 배회하느냐?"
마진의 눈에 위험한 빛이 반짝였다. 링샤오는 여전히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도 수련을 위해 이곳에 왔다. 음마전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뜻은 없다."
"그래? 그럼 다행이군."
마진은 비웃으며 땅에 쓰러진 수련자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그가 정신을 잃자, 마진은 영석을 갈무리하고 몸을 돌렸다.
"다음에 또 보자. 그때까지 네가 무사히 지내길 바란다."
그는 협박하는 투로 말한 뒤, 자색 마광을 휘날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링샤오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열기가 치밀었다. 마진... 마무극... 음마전.
그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겉으로는 냉정하게 보이려 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전율이 흘렀다.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은밀한 욕망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는 땅에 쓰러진 수련자에게 시선을 던졌다. 생명력이 거의 다 빠져나간 상태였다. 링샤오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자신의 법의에서 영약 한 병을 꺼내 그 입에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그는 몸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소세계의 밤은 그의 발걸음 소리를 감추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백옥 같은 피부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링샤오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별도 없고 달도 없었다.
"음마전... 마무극..."
그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겉으로는 차가운 얼음 같았지만, 그 미소 속에는 알 수 없는 열망이 숨겨져 있었다.
그는 이곳이 자신의 은밀한 욕망을 채워줄 장소가 될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진과 그의 아버지 마무극... 그들은 그 꿈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들이었다.
링샤오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어둠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그의 등 뒤로 대승기의 위엄이 서려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수많은 상상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그는 자신의 숭배자 이미지를 벗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