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흘렀다. 보름 동안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수업 노트는 쌓여 있었고, 교수님이 나눠준 레퍼런스는 두꺼운 책자처럼 쌓여 있었다. 제체커는 도서관에서 빌린 교재를 펼쳐 놓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필기를 이어갔다. 줄리가 침대에 누워 노트북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 이걸 언제 다 따라잡지.”
제체커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오늘 밤까지 이 장만 끝내면 주말에는 좀 쉴 수 있을 거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믿긴 하는데…….”
줄리는 고개를 돌려 제체커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집중하고 있을 때의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예뻤다. 하지만 줄리는 지금 그녀에게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았다. 보름 동안 충분히 즐겼다. 그녀를 죽이고, 다시 살리고, 또 죽였다. 그 반복 속에서 줄리는 일종의 권태기를 맞이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은 후의 공허함과도 같았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줄리는 제체커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저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잠을 청했다. 제체커는 그런 줄리가 오히려 불안했다. 하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주인이 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것이 노예의 도리였다.
금요일 저녁, 제체커는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고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줄리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다가 불쑥 말을 꺼냈다.
“다 끝났어?”
“응. 오늘로 일주일치 계획은 다 끝났어.”
“그래?”
줄리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앉았다. 그녀의 눈빛이 달라졌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무심함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익숙한 탐욕이 채웠다. 제체커는 그것을 느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좀 놀아볼까?”
줄리가 웃었다. 제체커는 고개를 숙였다.
“네, 주인님.”
줄리가 침대에서 내려와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지난주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개 목줄, 개 귀 머리띠, 꼬리 플러그. 그녀는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 침대 위에 늘어놓았다.
“벗어.”
제체커는 망설임 없이 옷을 벗었다. 교복처럼 입고 있던 셔츠와 치마가 바닥에 떨어졌다. 속옷까지 벗어 던지자 맨살이 드러났다.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지만, 그녀는 떨지 않았다.
줄리가 다가와 개 귀 머리띠를 제체커의 머리에 씌웠다. 털이 북슬북슬한 귀가 두 개 달린 머리띠였다. 그다음 목에 검은색 가죽 목줄을 채웠다. 쇠고리가 달려 있어 끈을 연결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꼬리 플러그를 들었다.
“엉덩이 들어.”
제체커가 네 발로 엎드려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줄리가 윤활제를 바른 플러그를 천천히 그녀의 항문에 밀어 넣었다. 차가운 감각이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제체커는 입술을 깨물었다. 플러그가 끝까지 들어가자 줄리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이제 거울 앞으로 가.”
제체커는 네 발로 기어서 거울 앞으로 갔다. 거울 속에는 개 귀를 쓰고 목줄을 찬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몸은 매끄럽고 하얬다. 가슴이 바닥에 닿을 듯 늘어져 있었고, 엉덩이 사이로 꼬리가 삐져나와 있었다. 제체커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뛰었다. 부끄럽고, 또 한편으로는…… 기뻤다.
줄리가 의자를 가져와 제체커의 등 위에 걸터앉았다. 제체커는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팔에 힘을 주었다. 줄리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시작했다.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볼터치를 했다.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범한 일상을 이어갔다.
“오늘은 어디 갈 거야?”
제체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콘스탄틴 연구실.”
줄리가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새로운 장난감이 있다고 하더라.”
제체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로운 장난감. 그것이 무엇이든, 그녀는 견뎌야 했다.
줄리가 화장을 마치고 일어났다. 그녀는 검은색 가죽 재킷과 바지를 입고, 굽이 높은 부츠를 신었다. 제체커는 여전히 네 발로 엎드려 있었다. 줄리가 목줄에 달린 끈을 잡았다.
“가자.”
두 사람은 기숙사를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제체커는 알몸이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 줄리가 차 문을 열고 제체커를 조수석에 태웠다. 제체커는 시트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차가 출발했다.
20분 후, 차는 캠퍼스 외곽에 있는 연구동 앞에 멈췄다. 줄리가 제체커의 목줄을 다시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발걸음 소리만이 메아리쳤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콘스턴틴의 연구실이 나왔다.
줄리가 노크를 하자 문이 열렸다. 콘스탄틴이 서 있었다. 그는 흰 가운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시험관이 들려 있었다. 그의 눈이 줄리와 제체커를 번갈아 보았다.
“왔군. 기다리고 있었다.”
콘스탄틴이 옆으로 비켜서며 안으로 들였다. 연구실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중앙에는 커다란 금속 테이블이 있었고, 그 위에는 투명한 용기들이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모니터와 실험 장비가 빼곡히 정리되어 있었다.
제체커는 여전히 네 발로 기어서 들어갔다. 그녀의 눈이 연구실 안을 살폈다. 바닥은 차가운 타일이었다. 그리고 그 바닥 위에,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투명한 젤리와 같은 물질이 바닥에 퍼져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천천히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반투명했고, 내부에 작은 기포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제체커는 그것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이게 뭐야?”
줄리가 물었다.
“내가 개발한 슬라임 젤이야. 성혈 연구의 부산물이지.”
콘스탄틴이 시험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보통의 젤리와는 달라. 살아있는 조직에 가깝지. 접촉하면 자동으로 대상을 감싸고, 내부로 침투해.”
“그럼…….”
“그래. 네 노예를 완전히 감싸게 할 거야. 그리고 내가 능력으로 그녀를 살려둘 거다.”
제체커는 그 말을 듣고 몸이 떨렸다. 또 다시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렸다. 기대하고 있었다. 그 느낌을. 공포와 쾌락이 뒤섞인 그 순간을.
줄리가 끈을 당겨 제체커를 슬라임 젤 앞으로 데려갔다. 젤리는 바닥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제체커의 발 앞에 다가왔다. 차가운 감촉이 발바닥에 닿았다. 젤리가 조금씩 발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제체커는 숨을 죽였다. 젤리는 발목을 감싸고, 종아리를 따라 올라갔다.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피부를 스쳤다. 무릎까지 올라오고, 허벅지를 타고 올라갔다. 젤리는 점점 더 빠르게 퍼져나갔다.
“아…….”
제체커가 작게 신음을 흘렸다. 젤리가 허리를 감싸고, 배를 타고 올라갔다. 가슴까지 닿았다. 그곳을 감싸자 찌릿한 감각이 전해졌다. 젤리는 멈추지 않고 목까지 올라왔다.
“죽을 준비가 됐니?”
콘스탄틴이 물었다. 제체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젤리가 얼굴을 덮기 시작했다. 입과 코를 막았다. 숨을 쉴 수 없었다. 제체커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이 긴장했다. 폐가 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온몸이 뜨거워졌다.
젤리는 더 깊숙이 침투했다. 눈, 귀, 입, 코. 모든 구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더 아래로. 질 속으로, 요도로, 항문으로. 젤리가 몸 안을 채웠다.
제체커는 의식을 잃으려는 순간, 쾌락이 폭발했다. 그녀는 죽어가면서도 절정에 이르렀다. 몸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하지만 젤리가 그 쾌락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몸 안에 갇힌 쾌락이 계속해서 그녀를 자극했다.
“흐…….”
제체커는 신음을 참지 못했다. 젤리에 완전히 감싸인 그녀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 콘스탄틴의 능력이 그녀의 의식을 붙잡고 있었다. 그녀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경계에 서 있었다.
줄리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제체커의 몸이 젤리 안에서 떨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그녀의 피부가 점점 분홍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절정이 그녀의 몸을 물들인 것이었다.
“아름답군.”
줄리가 중얼거렸다. 제체커는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투명한 젤리 안에서 분홍빛으로 빛나는 그녀의 몸. 줄리는 그것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이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줄리가 물었다.
“가능하지. 하지만 그녀는 죽을 거야.”
콘스탄틴이 대답했다.
“죽어도 좋아. 이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줄리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콘스탄틴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때가 아냐. 나는 연구가 더 필요해.”
그가 시험관에서 약간의 액체를 꺼내 슬라임 젤 위에 떨어뜨렸다. 액체가 닿자 젤리가 굳기 시작했다. 단단한 결정체처럼 변했다. 제체커는 그 안에 갇혀 움직이지 못했다.
“이제 꺼낼 수 있어.”
콘스탄틴이 말했다. 그는 작은 톱을 들어 굳은 젤리를 조심스럽게 잘라냈다. 그 안에서 제체커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녀의 눈은 감겨 있었고, 입은 살짝 벌어져 있었다. 피부는 여전히 분홍빛이었다.
콘스탄틴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목에 손을 대었다. 맥박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능력을 발휘했다. 몇 초 후, 제체커의 눈이 떠졌다.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앉아 일어났다.
“내가…… 죽었어?”
제체커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응. 몇 시간 동안 죽어 있었어.”
줄리가 대답했다.
“기분이 어때?”
제체커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분홍빛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아주 좋아.”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이 아니었다. 기쁨이었다. 줄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수고했어, 내 노예.”
제체커는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주인님.”
콘스탄틴은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미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었다. 다음 실험은 더 흥미로울 것이다.
연구실을 나와 차에 오를 때, 제체커는 아직도 몸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행복했다. 죽음의 순간이 주는 쾌락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순간을 갈망할 것이다.
줄리가 운전대를 잡으며 말했다.
“오늘 밤은 쉬자. 내일 또 놀아야 하니까.”
제체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창밖으로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일은 또 어떤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기대감이 그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기숙사로 돌아와 방문을 닫자, 줄리가 제체커의 목줄을 풀어주었다. 개 귀 머리띠와 꼬리 플러그도 제거했다. 제체커는 맨몸으로 침대 위에 누웠다. 피부가 아직도 따뜻했다.
“잘 자, 주인님.”
제체커가 작게 말했다. 줄리는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잘 자, 내 노예.”
두 사람은 각자의 침대에 누워 잠에 빠져들었다. 내일이 기다려졌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또 다른 죽음의 시작이었다.학교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흘렀다. 보름 동안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수업 노트는 쌓여 있었고, 교수님이 나눠준 레퍼런스는 두꺼운 책자처럼 쌓여 있었다. 제체커는 도서관에서 빌린 교재를 펼쳐 놓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필기를 이어갔다. 줄리가 침대에 누워 노트북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 이걸 언제 다 따라잡지.”
제체커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오늘 밤까지 이 장만 끝내면 주말에는 좀 쉴 수 있을 거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믿긴 하는데…….”
줄리는 고개를 돌려 제체커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집중하고 있을 때의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예뻤다. 하지만 줄리는 지금 그녀에게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았다. 보름 동안 충분히 즐겼다. 그녀를 죽이고, 다시 살리고, 또 죽였다. 그 반복 속에서 줄리는 일종의 권태기를 맞이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은 후의 공허함과도 같았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줄리는 제체커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저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잠을 청했다. 제체커는 그런 줄리가 오히려 불안했다. 하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주인이 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것이 노예의 도리였다.
금요일 저녁, 제체커는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고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줄리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다가 불쑥 말을 꺼냈다.
“다 끝났어?”
“응. 오늘로 일주일치 계획은 다 끝났어.”
“그래?”
줄리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앉았다. 그녀의 눈빛이 달라졌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무심함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익숙한 탐욕이 채웠다. 제체커는 그것을 느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좀 놀아볼까?”
줄리가 웃었다. 제체커는 고개를 숙였다.
“네, 주인님.”
줄리가 침대에서 내려와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지난주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개 목줄, 개 귀 머리띠, 꼬리 플러그. 그녀는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 침대 위에 늘어놓았다.
“벗어.”
제체커는 망설임 없이 옷을 벗었다. 교복처럼 입고 있던 셔츠와 치마가 바닥에 떨어졌다. 속옷까지 벗어 던지자 맨살이 드러났다.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지만, 그녀는 떨지 않았다.
줄리가 다가와 개 귀 머리띠를 제체커의 머리에 씌웠다. 털이 북슬북슬한 귀가 두 개 달린 머리띠였다. 그다음 목에 검은색 가죽 목줄을 채웠다. 쇠고리가 달려 있어 끈을 연결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꼬리 플러그를 들었다.
“엉덩이 들어.”
제체커가 네 발로 엎드려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줄리가 윤활제를 바른 플러그를 천천히 그녀의 항문에 밀어 넣었다. 차가운 감각이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제체커는 입술을 깨물었다. 플러그가 끝까지 들어가자 줄리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이제 거울 앞으로 가.”
제체커는 네 발로 기어서 거울 앞으로 갔다. 거울 속에는 개 귀를 쓰고 목줄을 찬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몸은 매끄럽고 하얬다. 가슴이 바닥에 닿을 듯 늘어져 있었고, 엉덩이 사이로 꼬리가 삐져나와 있었다. 제체커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뛰었다. 부끄럽고, 또 한편으로는…… 기뻤다.
줄리가 의자를 가져와 제체커의 등 위에 걸터앉았다. 제체커는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팔에 힘을 주었다. 줄리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시작했다.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볼터치를 했다.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범한 일상을 이어갔다.
“오늘은 어디 갈 거야?”
제체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콘스탄틴 연구실.”
줄리가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새로운 장난감이 있다고 하더라.”
제체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로운 장난감. 그것이 무엇이든, 그녀는 견뎌야 했다.
줄리가 화장을 마치고 일어났다. 그녀는 검은색 가죽 재킷과 바지를 입고, 굽이 높은 부츠를 신었다. 제체커는 여전히 네 발로 엎드려 있었다. 줄리가 목줄에 달린 끈을 잡았다.
“가자.”
두 사람은 기숙사를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제체커는 알몸이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 줄리가 차 문을 열고 제체커를 조수석에 태웠다. 제체커는 시트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차가 출발했다.
20분 후, 차는 캠퍼스 외곽에 있는 연구동 앞에 멈췄다. 줄리가 제체커의 목줄을 다시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발걸음 소리만이 메아리쳤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콘스턴틴의 연구실이 나왔다.
줄리가 노크를 하자 문이 열렸다. 콘스탄틴이 서 있었다. 그는 흰 가운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시험관이 들려 있었다. 그의 눈이 줄리와 제체커를 번갈아 보았다.
“왔군. 기다리고 있었다.”
콘스탄틴이 옆으로 비켜서며 안으로 들였다. 연구실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중앙에는 커다란 금속 테이블이 있었고, 그 위에는 투명한 용기들이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모니터와 실험 장비가 빼곡히 정리되어 있었다.
제체커는 여전히 네 발로 기어서 들어갔다. 그녀의 눈이 연구실 안을 살폈다. 바닥은 차가운 타일이었다. 그리고 그 바닥 위에,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투명한 젤리와 같은 물질이 바닥에 퍼져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천천히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반투명했고, 내부에 작은 기포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제체커는 그것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이게 뭐야?”
줄리가 물었다.
“내가 개발한 슬라임 젤이야. 성혈 연구의 부산물이지.”
콘스탄틴이 시험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보통의 젤리와는 달라. 살아있는 조직에 가깝지. 접촉하면 자동으로 대상을 감싸고, 내부로 침투해.”
“그럼…….”
“그래. 네 노예를 완전히 감싸게 할 거야. 그리고 내가 능력으로 그녀를 살려둘 거다.”
제체커는 그 말을 듣고 몸이 떨렸다. 또 다시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렸다. 기대하고 있었다. 그 느낌을. 공포와 쾌락이 뒤섞인 그 순간을.
줄리가 끈을 당겨 제체커를 슬라임 젤 앞으로 데려갔다. 젤리는 바닥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제체커의 발 앞에 다가왔다. 차가운 감촉이 발바닥에 닿았다. 젤리가 조금씩 발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제체커는 숨을 죽였다. 젤리는 발목을 감싸고, 종아리를 따라 올라갔다.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피부를 스쳤다. 무릎까지 올라오고, 허벅지를 타고 올라갔다. 젤리는 점점 더 빠르게 퍼져나갔다.
“아…….”
제체커가 작게 신음을 흘렸다. 젤리가 허리를 감싸고, 배를 타고 올라갔다. 가슴까지 닿았다. 그곳을 감싸자 찌릿한 감각이 전해졌다. 젤리는 멈추지 않고 목까지 올라왔다.
“죽을 준비가 됐니?”
콘스탄틴이 물었다. 제체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젤리가 얼굴을 덮기 시작했다. 입과 코를 막았다. 숨을 쉴 수 없었다. 제체커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이 긴장했다. 폐가 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온몸이 뜨거워졌다.
젤리는 더 깊숙이 침투했다. 눈, 귀, 입, 코. 모든 구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더 아래로. 질 속으로, 요도로, 항문으로. 젤리가 몸 안을 채웠다.
제체커는 의식을 잃으려는 순간, 쾌락이 폭발했다. 그녀는 죽어가면서도 절정에 이르렀다. 몸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하지만 젤리가 그 쾌락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몸 안에 갇힌 쾌락이 계속해서 그녀를 자극했다.
“흐…….”
제체커는 신음을 참지 못했다. 젤리에 완전히 감싸인 그녀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 콘스탄틴의 능력이 그녀의 의식을 붙잡고 있었다. 그녀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경계에 서 있었다.
줄리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제체커의 몸이 젤리 안에서 떨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그녀의 피부가 점점 분홍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절정이 그녀의 몸을 물들인 것이었다.
“아름답군.”
줄리가 중얼거렸다. 제체커는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투명한 젤리 안에서 분홍빛으로 빛나는 그녀의 몸. 줄리는 그것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이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줄리가 물었다.
“가능하지. 하지만 그녀는 죽을 거야.”
콘스탄틴이 대답했다.
“죽어도 좋아. 이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줄리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콘스탄틴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때가 아냐. 나는 연구가 더 필요해.”
그가 시험관에서 약간의 액체를 꺼내 슬라임 젤 위에 떨어뜨렸다. 액체가 닿자 젤리가 굳기 시작했다. 단단한 결정체처럼 변했다. 제체커는 그 안에 갇혀 움직이지 못했다.
“이제 꺼낼 수 있어.”
콘스탄틴이 말했다. 그는 작은 톱을 들어 굳은 젤리를 조심스럽게 잘라냈다. 그 안에서 제체커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녀의 눈은 감겨 있었고, 입은 살짝 벌어져 있었다. 피부는 여전히 분홍빛이었다.
콘스탄틴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목에 손을 대었다. 맥박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능력을 발휘했다. 몇 초 후, 제체커의 눈이 떠졌다.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앉아 일어났다.
“내가…… 죽었어?”
제체커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응. 몇 시간 동안 죽어 있었어.”
줄리가 대답했다.
“기분이 어때?”
제체커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분홍빛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아주 좋아.”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이 아니었다. 기쁨이었다. 줄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수고했어, 내 노예.”
제체커는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주인님.”
콘스탄틴은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미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었다. 다음 실험은 더 흥미로울 것이다.
연구실을 나와 차에 오를 때, 제체커는 아직도 몸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행복했다. 죽음의 순간이 주는 쾌락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순간을 갈망할 것이다.
줄리가 운전대를 잡으며 말했다.
“오늘 밤은 쉬자. 내일 또 놀아야 하니까.”
제체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창밖으로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일은 또 어떤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기대감이 그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기숙사로 돌아와 방문을 닫자, 줄리가 제체커의 목줄을 풀어주었다. 개 귀 머리띠와 꼬리 플러그도 제거했다. 제체커는 맨몸으로 침대 위에 누웠다. 피부가 아직도 따뜻했다.
“잘 자, 주인님.”
제체커가 작게 말했다. 줄리는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잘 자, 내 노예.”
두 사람은 각자의 침대에 누워 잠에 빠져들었다. 내일이 기다려졌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또 다른 죽음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