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의 부서진 영광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2d1ab07d更新:2026-07-04 17:24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심청사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고 심장은 마치 찢어질 듯 고동쳤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익숙한 방, 익숙한 침대, 익숙한 책상 위의 잡동사니들… 모든 것이 너무나 낯익었다. “이건…”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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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의 첫날밤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심청사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고 심장은 마치 찢어질 듯 고동쳤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익숙한 방, 익숙한 침대, 익숙한 책상 위의 잡동사니들… 모든 것이 너무나 낯익었다.

“이건…”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앳된 손,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손. 전생에 임만당에게 산산조각났던 그 손가락들이 멀쩡히 움직였다. 그는 서둘러 벽에 걸린 달력을 확인했다. 눈앞이 아찔해졌다.

열여섯 번째 생일 전날.

전생의 그날이었다.

전생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임만당의 달콤한 목소리, 그 뒤에 숨겨진 독. 육경침의 배신, 어머니의 차가운 시선, 아버지의 무관심. 그리고 마지막 날, 임만당이 그의 앞에 나타나 빙글빙글 웃던 모습.

“조심해, 청사야. 세상은 널 원하지 않아.”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돌았다.

심청사는 이를 악물었다. 아니, 이번에는 다를 거야. 나는 더 이상 순진한 열여섯 소년이 아니야. 나는 이미 죽음을 겪었고, 그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그는 책상 서랍을 열어 작은 수첩을 꺼냈다. 전생에 임만당이 저지른 모든 나쁜 일들. 그가 기억하는 한, 적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 그녀는 아직 어떤 큰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어둠이 자라고 있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임만당이 심씨 가문의 유산을 노린다. 그녀는 아버지를 속여 사업을 맡게 할 것이다. 육경침은 그녀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그녀에게 세뇌당할 것이다.”

그는 연필을 세게 쥐었다. 손가락이 하얗게 질렸다. 이번에는 그녀가 그의 가족을 파괴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가 먼저 움직일 것이다.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의 발소리였다. 심청사는 수첩을 재빨리 서랍에 집어넣고 숨을 고르며 문을 바라보았다. 노크 소리가 세 번 울렸다.

“청사야, 일어났니?”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전생과 똑같은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심청사는 그 뒤에 숨겨진 빈 껍질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나중에 임만당에게 완전히 조종당할 것이다.

“네, 아버지.”

그는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자신의 계획을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복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는 인내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오면, 임만당은 자신이 심청사에게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뼈저리게 깨달을 것이다.

첫 대결

환생의 부서진 영광

제2장 첫 대결

찬란한 샹들리에 불빛 아래 연회장은 화려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단 옷자락이 스치고, 거품 같은 웃음소리가 공중에 떠다녔다. 심청사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맨 채 구석에 서서 와인잔을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유리잔 가장자리에 비친 붉은 술빛보다 더 어두웠다.

그의 시선은 연회장 중앙을 맴돌았다. 저기, 임만당은 하늘하늘한 흰 드레스를 입고 마치 순결한 천사처럼 사람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심청사는 그 미소 아래 도사린 독사의 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청사야, 여기 있었구나.”

낯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육경침이 와인 한 잔을 들고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그 어색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경침아.”

심청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지만, 속마음은 편치 않았다. 전생의 기억 속에서 육경침은 결국 그의 등을 찌른 사람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그의 눈빚에는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빛이 흐르고 있었다.

“오늘 연회는 정말 대단하구나. 네 작품이 벌써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어.”

육경침의 말에 심청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작품? 아니, 그 작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임만당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생은 다르다. 그는 이미 증거를 모아 놓았다.

연회장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누군가가 마이크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회자가 무대 위에 올라와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오늘 밤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합니다! 바로 우리 업계의 신성, 임만당 양의 신작 디자인 초안입니다!”

박수 소리가 우레처럼 터져 나왔다. 임만당은 우아하게 무대로 올라갔다. 그녀의 손에는 몇 장의 도면이 들려 있었다. 그 도면들은 심청사가 밤새워 그린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제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것입니다. 영감은...”

임만당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청사가 앞으로 나섰다.

“잠깐만요.”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심청사는 침착하게 무대로 걸어갔다. 그의 발걸음은 흔들림이 없었다.

“임만당 양, 정말 이 디자인이 당신이 직접 만든 것입니까?”

임만당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가 이내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되찾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히 제 작품입니다.”

“아니지.”

심청사는 핸드폰을 꺼내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연결했다. 화면에 여러 장의 사진이 떠올랐다. 그것은 그의 작업실에서 디자인 초안을 그리는 모습이었다. 날짜와 시간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이 디자인은 제가 석 달 전부터 작업해 온 것입니다. 여기 있는 모든 선, 모든 곡선이 제 손에서 나왔습니다.”

연회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임만당과 심청사 사이를 오갔다. 임만당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심청사 씨,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해가 아니라 증거입니다.”

심청사는 다시 핸드폰을 조작했다. 이번에는 임만당이 그의 작업실에 몰래 들어가는 CCTV 영상이 나왔다. 얼굴이 선명하게 잡혀 있었다.

“이 영상은 지난주 화요일 밤 11시에 찍힌 것입니다. 당신은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작업실에 무단 침입해 제 디자인을 복사했어요.”

임만당의 손에 들린 도면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섰지만, 무대 가장자리에 부딪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아니에요... 그건... 그건...”

“무엇이 아니라는 겁니까? 당신은 항상 그렇게 해왔지. 남의 것을 훔쳐서 자신의 것인 양 포장하는 것.”

심청사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쌓여온 분노가 숨어 있었다.

연회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사람들은 서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몇몇은 고개를 저으며 임만당을 향해 비난의 시선을 보냈다.

“이럴 수가...”

“임만당이? 정말?”

“증거가 확실하잖아.”

임만당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그녀의 손이 바지 주머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심청사는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전생의 기억 속에서 그녀는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이제 그만 인정하는 게 어때?”

심청사가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의 눈빛은 예리했다.

“당신이 한 일을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됐어.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임만당의 입술이 떨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심청사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더 이상 예전의 온화함은 없었다. 그 대신 날카로운 증오가 자리 잡고 있었다.

“네가... 네가 이걸 증명한다고 생각해?”

그녀의 목소리는 낮게 깔렸다. 그 순간, 심청사는 그녀의 주머니에서 이상한 빛이 스치는 것을 보았다. 전생에 그가 본 적 없는 반짝임이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심청사가 경계하며 물었다. 하지만 임만당은 대답 대신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며 비명을 질렀다.

“아! 심청사 씨가 저를...!”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팔을 움켜쥐며 뒤로 넘어졌다. 사람들이 놀라 다가가려는 순간, 심청사는 깨달았다. 그녀가 또 다른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무대 아래에서 갑자기 심모와 심부가 나타났다. 그들의 얼굴은 무표정했고, 눈은 텅 빈 것 같았다.

“청사야, 그만해라.”

심모의 목소리는 기계적이었다. 그녀는 아들을 바라보았지만, 그 눈에는 모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어머니? 무슨 말씀을...”

“네가 만당을 괴롭히는 거야. 우리는 다 알고 있어.”

심부도 다가서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평소의 온화함은 사라지고 없었다.

심청사는 그들의 눈을 바라보았다. 전생과 똑같았다. 그들도 임만당에게 세뇌당한 것이다. 그의 가족까지 그녀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심청사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거기에는 전생과 달리 준비한 것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작은 향 주머니 하나를 꺼내 들었다.

“어머니, 아버지, 이 냄새를 맡아보세요.”

그가 향 주머니를 흔들자 은은한 약초 향이 퍼져 나갔다. 심모와 심부의 눈이 잠시 흐려졌다가 다시 초점을 되찾았다.

“청사야... 나는... 왜 여기 있지?”

심모가 머리를 짚으며 물었다. 심부도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임만당은 그 광경을 보고 얼굴이 새파래졌다. 그녀는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그 향... 어떻게 그걸...”

“나는 이미 너의 계략을 모두 꿰뚫고 있어.”

심청사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전생의 기억이 나를 다시 살려냈다. 이번에는 네가 당할 차례다.”

임만당은 이를 갈았다. 그녀의 손이 다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심청사가 재빨리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더 이상 네 마법은 통하지 않아.”

심청사는 그녀의 주머니에서 작고 이상한 장치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전생에 본 적 없는 물건이었다. 그의 손에 닿자마자 장치는 희미한 빛을 발하다가 꺼졌다.

임만당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자신의 힘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눈에는 처음으로 진정한 공포가 드러났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소란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경악한 얼굴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몇몇은 경찰을 부르기 시작했다.

심청사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첫 번째 전투에서 이겼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임만당의 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더 강력한 힘을 숨기고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고 있었다.

육경침이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의 얼굴에는 혼란과 죄책감이 섞여 있었다.

“청사야, 나는... 정말 미안하다. 나는 네가 이런 고통을 겪고 있을 줄 몰랐어.”

심청사는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경침아.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야.”

그의 시선은 밖으로 고정되었다. 그 너머, 어딘가에서 임만당의 더 큰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복수의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할 것이다.

연회장의 불빛이 깜빡였다가 다시 켜졌다. 심청사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 생은 반드시 다르게 만들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치밀한 전략

심청사는 새벽 다섯 시에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눈은 맑게 빛났다. 전생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오늘은 임만당이 친구 최동훈을 모함한 날이었다. 그녀는 최동훈의 회사 기밀을 빼내려다 실패하자, 오히려 최동훈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누명을 씌웠다. 그 결과 최동훈은 억울하게 감옥에 갔고, 그의 가족은 파멸했다.

심청사는 재빨리 옷을 입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전생에 그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너무 늦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기억 속의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동훈아, 나 심청사야. 오늘 네 회사에 문제가 생길 거야. 내 말을 꼭 들어야 해."

전화기 너머에서 최동훈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청사야? 무슨 말이야? 무슨 문제?"

"누군가 네 컴퓨터에 불법 파일을 심을 거야. 그리고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야. 지금 당장 네 시스템을 점검해. 특히 네 개인 계정을. 그리고 네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확인해."

최동훈은 망설였다. "그런 적이 없는데... 정보 보안 팀이 이미 있잖아."

"들어 봐, 이건 생명이 걸린 문제야. 네가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너를 위해 경찰에 먼저 신고할게. 그리고 증거를 확보해."

몇 분 후, 심청사는 이미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익명 제보를 했다. 그는 임만당이 최동훈의 컴퓨터에 넣을 파일의 종류와 위치를 정확히 알려 주었다. 전생에 그녀는 같은 방법을 썼다.

그날 오후, 예상대로 임만당의 심복이 최동훈의 사무실에 침입했다. 하지만 그가 파일을 복사하는 순간, 경찰이 현장을 급습했다. 임만당의 심복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그의 손에는 최동훈의 컴퓨터에서 빼낸 위조 서류가 들려 있었다.

임만당은 사무실에서 이 소식을 듣고 분노에 떨었다. 그녀는 책상 위의 찻잔을 집어 던졌다. "누가? 어떻게 알았지?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그녀의 비서가 떨면서 말했다. "회장님, 경찰이 현장을 덮쳤습니다. 우리 사람이 잡혔습니다."

"당장 조사해! 누가 정보를 샌 거야?"

며칠 후, 임만당은 심청사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 "심청사? 그가 어떻게 알았지? 아직 그에게 손을 대지 않았는데..."

그녀는 심청사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 탐정을 보내 그의 모든 행적을 추적하게 했다. 하지만 심청사는 지난 한 달 동안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가족 회사의 자금 상황을 분석하고 있었고, 임만당이 빼돌린 돈을 추적하고 있었다.

한편, 심청사는 가족 기업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프로젝트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건이었다. 심청사는 전생에 이 프로젝트가 임만당에 의해 빼앗겨 회사가 파산에 직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번에는 그녀를 막으려고 준비했다.

그는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회사의 자존심을 걸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완벽한 사업 계획서를 준비했습니다. 자금 조달부터 시공, 마케팅까지 모든 단계를 상세히 검토했습니다."

투자자들 중 한 명이 물었다. "하지만 임 회장과의 경쟁이 심할 텐데요?"

"그녀는 돈과 압력으로 승부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신뢰와 투명성으로 승부하겠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를 공개하고, 모든 이해 관계자와 공정하게 협력하겠습니다."

몇 주 후, 심청사는 마침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따냈다. 그의 가족은 놀라워했다. 아버지 심부는 어색하게 축하했다. "잘했어, 아들아.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임 회장은 너를 좋아하지 않아."

심청사는 차갑게 대답했다. "아버지, 나는 이미 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 심모도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냉기가 서려 있었다. "청사야, 네가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심청사는 어머니의 변한 모습에 가슴이 아렸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 나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도 다시 나를 떠나지 못하게 할 거예요."

그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 다음 계획을 세웠다. 임만당은 이제 그를 위협으로 느끼고 있었고, 그녀는 반드시 어떤 행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심청사는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패할 차례였다.

임만당의 절망

# 제4장: 임만당의 절망

비릿한 피 냄새가 감돌았다. 심청사의 피였다. 임만당은 손등에 튄 선홍색 액체를 천천히 닦아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구나, 청사야."

그의 시선 아래, 심청사의 몸이 축 늘어져 바닥에 쓰러졌다. 눈동자는 열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얼어붙어 있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임만당의 가슴속에 짜릿한 쾌감이 번졌다.

"드디어... 드디어 네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 후였다. 임만당이 평소처럼 사랑방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을 때, 문 밖에서 시끄러운 소동이 들려왔다.

"만당 아가씨가 심청사 도련님을 죽였대!"

"말도 안 돼... 저렇게 온화한 분이?"

"내가 직접 봤어! 그날 밤, 도련님이 만당 씨 방에서 나오지 못했어!"

임만당의 손에서 찻잔이 떨어져 산산조각났다. 차가운 물이 그의 치마폭을 적셨지만, 그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무, 무슨 소리야...?"

그가 급히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수십 명의 사람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중에는 그의 아버지 임서방의 얼굴도 있었다.

"만당아... 네가 정말로 청사를?"

임서방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임만당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아무것도..."

"거짓말하지 마!"

갑자기 군중 속에서 한 여인이 뛰쳐나왔다. 심청사의 어머니였다. 그녀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손에는 핏자국이 묻은 비단옷을 들고 있었다.

"이게 뭐야, 만당아! 네 방에서 나온 청사의 피 묻은 옷이야!"

임만당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그, 그건... 그건 착각이에요..."

"착각?!"

심모가 울부짖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절규와도 같았다.

"내 아들이 죽었어! 네 손에 죽었어! 그런데 착각이라고?"

군중이 술렁거렸다. 누군가는 욕설을 퍼부었고, 누군가는 돌을 집어 던졌다.

"저 살인마를 잡아라!"

"마녀로구나! 저런 게 사람인 척하다니!"

임만당은 몸을 웅크렸다. 그를 향해 날아오는 돌과 흙덩이를 피하려 했지만, 사방이 막혀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 저를 구해주세요!"

그는 임서방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그를 쓰러지게 밀쳐냈다.

"네가... 네가 이런 짓을 하다니... 더 이상 내 딸이 아니다!"

"아버지!"

임만당의 비명이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구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손가락질했다.

"이게 바로 인과응보야!"

"평소에는 온순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칼을 갈고 있었구나!"

임만당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분노와 굴욕의 눈물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아직 시스템이 있어..."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시스템! 시스템, 응답해!'

그러나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조용했다.

'시스템! 빨리 나타나! 나에게 힘을 줘!'

침묵. 그리고 다시 침묵.

임만당의 얼굴이 공포에 일그러졌다. 그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 이럴 리가 없어... 시스템이 사라졌어?"

그때, 군중 사이로 육경침이 나타났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동자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치고 있었다.

"경침아! 너는 나를 믿지? 우리는 약혼자잖아!"

임만당이 그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육경침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약혼자? 너는 청사를 죽인 사람이야. 나는 더 이상 너를 알지 못해."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네가 나를 도와서..."

"닥쳐!"

육경침의 외침이 천지를 울렸다. 그의 눈에 번뜩이는 분노가 임만당을 압도했다.

"나는 청사의 죽음에 대한 공범이야. 네 꾀임에 넘어간 내가 어리석었지. 하지만 이제 끝이다. 나는 모든 걸 고백할 거야."

임만당의 무릎이 땅에 꺾였다. 그의 얼굴에서 모든 핏기가 사라졌다.

"안 돼... 안 돼... 나는... 나는 이렇게 끝날 수 없어..."

그때였다. 심모가 천천히 다가와 그의 뺨을 때렸다. 따끔한 소리가 울렸다.

"이게 내 아들의 원한에 대한 대가의 시작일 뿐이다, 임만당. 너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가족, 명예, 재산... 모든 것을."

임만당은 땅에 엎드려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의 주변에서 사람들이 계속해서 욕설을 퍼부었고, 돌과 흙이 그의 몸에 박혔다. 그의 옷은 찢겨지고, 피가 흘렀다.

그날 이후, 임만당은 가문에서 추방당했다. 그의 재산은 모두 몰수당했고, 그의 이름은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저주와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거리를 떠돌아다녔다. 누구도 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았고, 그를 도와주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굶주리며 쓰레기통을 뒤지고, 비를 맞으며 길거리에서 잠을 청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폐허가 된 사찰에 숨어들었다. 천장에서는 비가 새고, 벽에는 이끼가 끼어 있었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추위에 떨었다.

"왜... 왜 이렇게 된 거지? 나는 잘못이 없어... 나는 단지...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했을 뿐인데..."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것은 후회의 눈물이 아니었다. 자조와 분노의 눈물이었다.

"심청사... 네가 죽어서도 나를 이렇게 만들다니..."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익숙한 소리가 울렸다.

[경고! 시스템이 재부팅됩니다.]

임만당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의 몸에서 모든 통증이 사라지는 듯했다.

"시, 시스템...?"

[네, 호스트님.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재부팅되었습니다. 이전 시스템의 손상이 발견되어 복구에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임만당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 그의 눈에 광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직 기회가 있어."

[호스트님께 새로운 능력이 제공됩니다. 과거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드립니다.]

임만당은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몸에서는 힘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비록 누더기 옷을 입었고, 몸은 상처투성이였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더욱 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심청사... 네가 죽었어도 좋다. 나는 네가 다시 태어나더라도, 나는 반드시 너를 끝장낼 것이다."

달빛이 구름 사이로 비추며 폐허 사찰 안에 스며들었다. 임만당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며 마치 어둠 그 자체와도 같았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다시 써내려갈 것을 다짐했다.

반전 시스템의 등장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임만당은 방 안에 홀로 앉아 거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울 속에는 지극히 평범한 얼굴이 비치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알 수 없는 불안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방 안에 희미한 푸른빛이 번쩍이더니, 임만당의 머릿속에 낯선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반전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임만당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누구냐? 누가 말하는 거냐?”

[저는 당신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임만당의 손이 떨렸다. 소원? 그녀는 수년간 품어왔던 가장 깊은 욕망을 떠올렸다. 심청사. 그 남자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었다. 그의 행복, 그의 존엄, 그의 생명까지.

“네가 무슨 짓을 할 수 있는데?”

[이 세계의 진실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당신이 미워하는 심청사, 그는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한 자입니다.]

임만당의 눈이 커졌다. 전생? 그 말은 그 남자가 임만당에게 저지른 모든 짓을 기억한다는 뜻이었다. 그가 자신의 진짜 본성을 알게 된다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당신에게 특별한 능력을 드리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세뇌하고 조종할 수 있는 힘입니다.]

임만당의 입가에 천천히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세뇌. 조종.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항상 갈망하던 힘이었다. 더 이상 아첨하고 굽실거릴 필요가 없었다.

“그 힘을 원한다. 지금 당장.”

[능력을 전송합니다.]

다음 순간, 임만당의 온몸을 뜨거운 열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의 손끝에서 푸른 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이른 아침, 육경침이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그는 항상 정직하고 믿음직한 표정을 지녔다. 임만당은 그를 보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경침 오빠, 저랑 잠깐 얘기 좀 해요.”

육경침은 머뭇거렸지만, 임만당의 손에 이끌려 조용한 정자로 걸어갔다. 그녀는 그의 두 손을 잡고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푸른 빛이 그녀의 눈동자에서 스며 나왔다.

“네 마음속에 있는 건 오직 나야. 심청사는 잊어. 그는 너를 배신할 거야. 나만이 너를 진정으로 사랑해.”

육경침의 눈동자가 처음에는 혼란으로 흔들렸다. 그의 입술이 떨렸다. “청사는... 내 친구야. 약혼자이기도 하고...”

“아니야. 그는 너를 이용할 뿐이야. 생각해 봐, 그가 너에게 진심으로 대한 적이 있니?”

임만당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그 속에는 냉철한 독이 흐르고 있었다. 육경침의 눈빛이 점점 흐려지더니 마침내 텅 빈 인형처럼 변했다.

“네가 옳아... 그는 나를 이용했어. 이제 나는 너만 믿을게.”

임만당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첫 번째 조각이 제자리에 들어맞았다.

다음 타깃은 심모였다. 심청사의 어머니. 그녀는 아들의 복귀를 기다리며 늘 걱정스러운 얼굴로 문 앞을 서성였다. 임만당은 그녀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어머니, 편찮으세요?”

심모가 고개를 들어 임만당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사랑과 걱정이 담겨 있었다. 임만당은 그 눈을 마주하며 푸른 빛을 발산했다.

“당신의 아들은 당신을 버릴 거예요. 그는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요. 그에게 냉담해져야 해요. 그래야 당신이 상처받지 않아요.”

심모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청사는... 내 아들인데...”

“그래도 그가 당신을 얼마나 슬프게 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는 당신을 이용만 했어요. 사랑은 없었어요.”

임만당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말은 심모의 마음을 찢어 놓았다. 점점 심모의 눈에서 빛이 사라져 갔다. 마침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그 아이는 나를 무시했어... 이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어.”

임만당은 심모의 어깨를 토닥이며 내심 쾌감을 느꼈다. 모든 것이 너무나 순조로웠다.

오후가 되자 심청사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문을 열자마자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평소 어머니는 그가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 주었지만, 오늘은 거실 소파에 앉아 커튼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심모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응.”

겨우 한 마디. 그간의 따뜻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심청사는 찜찜한 마음에 다가가 어머니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자 심모가 살짝 손을 빼며 눈을 피했다.

“피곤하니 쉬어라.”

심청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그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아버지 심부가 서재에서 나왔다. 그의 얼굴은 차갑고 표정이 없었다.

“아버지, 무슨 일 있으십니까?”

“별일 없다. 공부나 해라.”

심부는 심청사를 피하듯 곧장 현관으로 걸어 나갔다. 심청사는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전의 아버지라면 적어도 “밥은 먹었냐?”는 말 한마디는 건넸을 텐데.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식탁에 모두가 둘러앉았지만, 분위기는 무겁기만 했다. 심청사는 어머니의 찬 음식을 입에 넣으며 조용히 말을 걸었다.

“어머니, 오늘 안색이 안 좋으신데... 몸이 불편하세요?”

심모는 한참 침묵하다가 마침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그 말투에는 예전의 따뜻함이 전혀 없었다. 심청사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어머니의 눈에는 그를 향한 증오가 스며 있는 것 같았다. 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육경침이 들어왔다. 그는 임만당과 함께였다. 둘은 손을 잡고 있었고, 육경침의 얼굴에는 심청사를 향한 우정의 흔적이 찾아볼 수 없었다.

“경침아, 너 왔구나.”

심청사가 반갑게 인사했지만, 육경침은 차갑게 쳐다보았다. “네 얼굴 보고 싶어서 온 게 아냐.”

“무슨 말이야?”

“너는 항상 나를 이용만 했잖아. 네 약혼자라는 이유로 내가 모든 걸 참아 왔어. 하지만 이제 끝이야.”

심청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임만당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속에는 음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만당아, 네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임만당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무슨 짓을?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다만 그들이 진실을 깨달은 것뿐이야.”

심청사의 손이 떨렸다. 그는 어머니를 다시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이제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아버지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집안 전체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있었다.

그날 밤, 심청사는 방에 혼자 앉아 무릎을 껴안았다. 전생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그를 외면하고, 결국 모든 사람이 등을 돌렸을 때, 그는 혼자 죽어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했다. 그는 복수를 위해 돌아왔다.

그러나 지금의 이 불안감은 무엇일까. 그는 분명히 환생했고, 미래를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임만당의 계략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무언가 새로운 힘이 깃들어 있었다. 전생에는 없었던 무언가가.

심청사는 창밖으로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싸움은 예상보다 훨씬 험난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임만당, 네가 어떤 술수를 쓰든, 이번에는 반드시 네 최후를 맞이하게 하리라.”

그의 눈동자에 단단한 복수의 불꽃이 타올랐다. 하지만 그 불꽃 뒤에는 아직도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숨어 있었다.

모두의 배신

# 6장: 모두의 배신

아침 식탁은 평소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심청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그의 시선이 육경침에게 향했다. 약혼자는 고개를 숙인 채 국물만 떠먹고 있었다.

"경침아, 어제 말한 그 일..."

"듣기 싫어."

육경침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전날까지만 해도 다정하게 웃어주던 그가 지금은 마치 낯선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네가 보채서 그래. 임만당 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데, 너는 항상 그분을 의심하기만 하잖아."

임만당. 그 이름이 심청사의 가슴을 찔렀다. 반전 시스템을 얻은 후, 그녀는 모든 것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먼저 흔들렸다.

심청사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의 어머니 심모가 고개를 들었다. 그 눈빛은 차갑고 텅 비어 있었다.

"청사야, 너 요즘 들어 너무 제멋대로구나."

"어머니?"

"임만당 님께서 얼마나 친절하게 대해주시는데, 넌 왜 그분을 배척하는 거니?"

심청사의 목이 메었다. 그의 어머니는 한때 누구보다 다정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얼굴에서 온기가 사라져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들어앉은 듯했다.

"아버지도 그러세요?"

심부는 신문을 내리고 냉담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네가 불효자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행동을 고쳐라. 임만당 님은 우리 가문의 은인이다."

은인. 그 단어가 심청사의 뇌리를 스쳤다. 전생의 기억이 파편처럼 떠올랐다. 임만당의 계략, 그리고 자신의 죽음. 그런데 지금 그녀는 모든 사람을 조종하고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경침아. 제발 들어보세요. 임만당은 위험한 사람이에요. 그녀가 당신들을 조종하고 있어요."

"무슨 헛소리야!"

육경침이 벌떡 일어났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임만당 님을 욕하지 마. 너야말로 항상 의심만 하고, 그분을 괴롭히는 게 문제야."

심청사의 손이 떨렸다.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생생했다. 전생과 똑같은 장면이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달랐다. 더 빨리, 더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반전 시스템의 힘 때문이었다.

"이제 보니 네가 모든 일을 망치고 있었구나."

심모의 목소리가 찔렀다. 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어머니께서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 아느냐?"

"어머니..."

"닥쳐!"

심부가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그릇들이 덜컹거렸다.

"너 때문에 가문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당장 임만당 님께 사과드려라."

심청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식탁에 앉은 세 사람 모두가 그를 적대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심장이 요동쳤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들의 시선이 칼날처럼 파고들었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또 거짓말이야?"

육경침이 비웃었다.

"네가 항상 그래. 피해자 행세만 하고."

심청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다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버텨야 했다. 이번 생은 달라야 했다. 복수할 때까지 버텨야 했다.

"당신들 모두... 나중에 후회할 거요."

"무슨 헛소리!"

심부가 소리쳤다. 하지만 심청사는 이미 뒤돌아 방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계단을 오르는 그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뒤에서는 부모님과 육경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아이가 점점 감당이 안 되네요."

"임만당 님께 말씀드려야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아버님. 제가 잘 타일러볼게요."

방문을 닫은 심청사는 문에 등을 기대고 주저앉았다. 그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전생에도 흘렸던 눈물은 이미 다 말라버렸다.

"임만당...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겠지."

그의 주먹이 바닥을 쥐어짰다.

"하지만 나는... 아직 살아 있어. 그리고 네가 모든 것을 잃는 순간을... 반드시 볼 것이다."

창밖으로 어스름한 빛이 스며들었다. 심청사는 일어나 벽에 걸린 검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단호함이 스쳤다. 고립되어도 괜찮았다. 복수의 길은 혼자서도 걸을 수 있었다.

모욕의 시작

심청은 침실에서 거울을 보며 옷깃을 여미고 있었다. 문 밖에서 갑작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수십 명의 발소리였다. 그녀의 손이 멈추었다. 전생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날도 이런 발소리였다.

“문을 열어라!”

임만당의 목소리가 대청마루를 울렸다. 심청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문을 열었다. 뜰에는 임만당이 서 있었고, 그 뒤로 무려 스무 명이 넘는 건장한 하인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세뇌당한 자들의 눈이었다.

“임만당… 무슨 일이십니까?”

심청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러나 임만당은 대답 대신 가볍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하인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심청은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사방이 막혀 있었다.

“붙잡아라!”

임만당의 음성이 차갑게 떨어졌다. 하인들의 손이 심청의 양팔을 움켜쥐었다. 심청이 발버둥을 쳤다. 전생의 그 순간이 겹쳐 보였다. 그때도 이렇게 붙잡혀 끌려갔다. 하지만 그때와 달랐다. 그녀는 더 이상 무력한 아이가 아니었다.

“놓아라!”

심청이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하인들은 움찔하지 않았다. 세뇌된 그들의 힘은 보통 사람을 넘어섰다. 심청은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었다. 정신마저 무너뜨리려는 의도였다.

“무릎 꿇려라.”

임만당의 말에 하인들이 심청의 어깨를 눌렀다. 심청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무릎이 땅에 닿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하인들은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무릎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심청은 이를 악물었다. 아픔이 전율처럼 퍼져 올랐다.

“벗겨라.”

임만당의 말에 심청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니, 이것만은 안 된다! 그녀가 다시 몸부림쳤다. 하지만 하인들은 무자비했다. 옷깃이 찢어지고, 저고리가 벗겨졌다. 찬 공기가 살갗을 파고들었다. 심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났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와 굴욕이 불타고 있었다.

“이 꼴을 보아하니, 그래도 나를 무시할 자신이 있느냐?”

임만당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녀의 눈은 비웃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심청은 고개를 들고 임만당을 노려보았다. 전생의 복수심이 핏줄을 타고 흘렀다. 하지만 지금은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임만당이 자신의 치마 자락을 걷어 올렸다. 하인들이 심청의 머리를 강제로 숙였다. 심청은 저항했다. 하지만 몇몇 하인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억지로 숙였다.

임만당의 발이 심청의 뺨에 닿았다. 천천히, 모욕적으로 문지르며. 심청은 고통과 수치심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임만당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힘을 주어 밀어붙였다.

“이제야 좀 낫구나. 너는 항상 이렇게 굴복해야 했어. 네가 그렇게 뻐기던 그 얼굴도, 그 지위도, 다 내 것이었어. 너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임만당의 목소리에는 독이 섞여 있었다. 심청의 뺨은 점점 붉게 물들었다. 통증보다 더한 것은 굴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울지 않았다. 전생에 이미 한 번 당했던 수모였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갚을 것이다.

“어머님께서 오십니다!”

하인의 외침이 들렸다. 심청이 고개를 들었다. 안마당으로 들어오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희미한 희망이 스쳤다. 하지만 어머니의 눈은 냉담하게 빛나고 있었다.

“만당아,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없었다. 심청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아니, 어머니도 세뇌당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이미 임만당의 손아귀에 있었다.

“괜찮습니다, 어머님. 이 아이가 교훈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임만당이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너무나도 순진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속에는 끝없는 악의가 숨어 있었다. 어머니는 그저 망설이다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너무 오래는 하지 마라.”

그 말을 남기고 어머니는 뒤돌아섰다. 심청의 눈에서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 혼자였다. 그녀는 완전히 혼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순간의 고통이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들 것임을.

임만당이 다시 다가왔다. 이번에는 손가락으로 심청의 턱을 집어 올렸다. 그리고 침을 뱉었다. 따뜻한 침이 심청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게 네 위치다. 영원히 기억해라.”

임만당은 고개를 돌려 걸어나갔다. 하인들도 하나둘 물러났다. 침실에는 심청만이 남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로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불꽃이 살아있었다. 이것이 모욕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이 모욕은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심청은 천천히 일어났다. 찢어진 옷을 여미며. 그녀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번졌다. 복수는 시작되었다. 그녀는 이제 기억할 것이다. 이 고통, 이 굴욕, 이 분노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갚아줄 것이다.

성노예로 전락

임만당의 방은 여전히 사치스럽고 우아했다. 그러나 심청사의 눈에는 모든 것이 마치 지옥의 칼날처럼 보였다. 푹신한 융단 위에 서 있는 그의 맨발은 무거운 족쇄를 찬 것처럼 무거웠다.

임만당은 창가에 있는 비단 안락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손에 든 백자 찻잔을 살며시 흔들었다. 찻잔 가장자리에 맴도는 흰 김이 그의 미소처럼 어렴풋했다.

"옷을 벗어라."

그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명령조였다. 마치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말하는 것처럼 무심했다.

심청사는 등을 곧게 펴고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청색 두루마기의 깃이 그의 창백한 목을 감싸고 있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임만당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두 손을 소매 안에 포개 넣었다.

"듣지 못했느냐? 옷을 벗으라고 했다. 앞으로 너는 옷을 입지 못한다. 언제든, 어떤 장소에서든, 내가 원하면 너는 벌거벗은 내 놀잇감이 되어야 한다."

심청사의 숨이 멎는 듯했다.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임만당을 바라보았다.

"...미치셨습니까?"

"미쳤다고?"

임만당이 낮게 웃었다.

"아니, 나는 더없이 맑은 정신이다. 오히려 너는 지금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구나. 너는 이미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네 존재의 유일한 의미는 나를 즐겁게 하는 것뿐이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심청사에게 다가갔다.

"네 부모님. 네 약혼자. 그들 모두 나의 손아귀에 있다. 네가 순종하지 않으면 그들이 어떻게 될지 알고 싶으냐?"

심청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임만당은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두루마기의 깃을 살며시 내렸다.

"순순히 말을 들어라. 그러면 그들이 조금이라도 덜 고통받을 것이다."

심청사는 오랫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의 손가락이 떨리며 옷고름을 풀기 시작했다. 한 겹, 또 한 겹. 청색 두루마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다음은 속옷이었다. 마지막 옷이 발치에 쌓였을 때, 심청사는 맨살을 드러내고 서 있었다.

임만당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다. 그게 더 낫지."

그는 손을 내밀어 심청사의 가슴에 얹었다. 차가운 손길이 피부에 닿자 심청사가 움찔했다.

"이 작은 젖꼭지가 참 예쁘구나. 앞으로 내가 자주 놀아줄 것이다."

그의 엄지와 검지가 젖꼭지를 살며시 비틀었다. 심청사가 깨물며 신음을 삼켰지만, 임만당은 멈추지 않았다.

"너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내가 가르쳐 주마. 네 몸의 모든 구석구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무엇을 당할 때 가장 고통스러운지, 무엇을 당할 때 비로소 느낌이 오는지."

임만당의 손이 거칠게 아래로 내려갔다. 그의 손가락이 심청사의 허벅지 안쪽을 스치며 중심부로 향했다. 심청사의 전신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 마십시오..."

"하지 말라고? 나는 한다."

임만당의 손이 그의 하체를 움켜쥐었다. 심청사의 온몸이 떨렸다.

"이 유약한 자식아. 아직도 모르느냐? 너는 나의 것이다. 네 몸은 내가 원하는 대로 쓴다."

그의 손가락이 거칠게 움직이며 심청사의 숨을 거칠게 만들었다. 부끄러움과 고통이 뒤섞인 신음이 심청사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심청사가 본능적으로 돌아보았지만, 임만당은 그의 턱을 잡아 억지로 정면을 보게 했다.

"보아라. 네 부모님이 오셨다."

문이 열리며 심모와 심부가 들어왔다. 그들의 눈빛은 텅 빈 듯이 멀어져 있었다. 심청사는 눈을 크게 떴다.

"어머니, 아버지...!"

그러나 두 사람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를 보지도 못한 것처럼.

"네 부모님은 이제 내 말만 듣는다. 네가 어떤 꼴이 되어도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임만당이 심청사를 밀어 침대 위에 눕혔다. 심청사는 일어나려고 했지만, 임만당이 그의 가슴을 짓눌렀다.

"가만히 있어라. 순순히 굴면 덜 아플 것이다."

그가 다시 손을 내밀어 심청사의 하체를 만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더욱 노골적이고 거칠었다. 심청사의 몸이 통제할 수 없이 반응했고, 임만당은 그것을 매우 즐거워했다.

"이미 몸이 반응하고 있구나. 너는 내게 저항하면서도 몸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

심청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임만당이 그의 젖꼭지에 입술을 대고 핥기 시작했다. 심청사가 몸부림쳤지만, 임만당은 그의 움직임을 더욱 통제했다.

"울어라. 네 눈물도 나의 즐거움이다."

방 안에는 심청사의 억누른 신음과 임만당의 차가운 웃음소리만이 가득했다. 심모와 심부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볼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