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조련 플랫폼의 익명 채팅창에서 나는 여성 조련사 한 명을 약속했다. 프로필 사진은 없었고, 닉네임은 ‘L’ 하나뿐이었다. 조건은 간단했다. 고급 호텔, 정해진 시간, 가져올 장비 목록. 나는 떨리는 손으로 확인 버튼을 눌렀다.
호텔 로비는 차갑고 고급스러운 향기로 가득했다. 엘리베이터 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창백했다. 손에 든 가방은 무거웠고, 그 안에는 채찍과 밧줄, 그리고 내가 직접 고른 장비들이 들어 있었다. 12층, 복도 끝. 방 번호 1208.
숨을 깊게 들이쉬고 노크를 했다. 문이 열렸다.
그 순간, 내 시야가 멈췄다.
창가에 서 있는 여자는 검은색 타이트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드레스는 그녀의 몸선을 따라 흐르며 허리를 감쌌고, 하이힐은 그녀의 다리를 더욱 길고 매끄럽게 보이게 했다. 그녀는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그 익숙한 어깨선과 목 뒤로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카락.
그녀가 몸을 돌렸다.
놀라서 눈썹을 치켜올렸다.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가,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로 변했다. 그 미소는 내 가슴을 찔렀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너였구나.”
목소리는 차분했다. 평소 그녀가 가족 모임에서 나에게 인사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 지금 이 목소리에는 낯선, 차가운 음색이 섞여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이 고막을 때리는 소리만 들렸다. 그녀는 내 앞으로 다가왔다. 하이힐 소리가 카펫 위에서 둔탁하게 울렸다. 그녀의 발끝이 내 턱을 받쳐 올렸다.
“왔으니까, 이 기회를 낭비하지 마.”
그 말은 명령이었다. 나는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며, 차가운 바닥을 가리켰다. “무릎 꿇어.”
나는 말없이 무릎을 꿇었다. 바닥의 차가움이 무릎을 통해 전해졌다. 그녀는 내 가방을 열고, 내용물을 하나씩 꺼냈다. 가죽 채찍, 밧줄, 양초, 금속 머리 덮개. 그녀는 손가락으로 채찍을 살며시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는 잘 했네.”
그녀는 가는 가죽 채찍을 집어 들었다. 끝이 내 등을 스쳤다.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그 스침만으로도 내 피부가 긴장했다. 그녀는 채찍을 살짝 내려쳤다. 따끔한 고통이 번졌다. 전조였다.
“엎드려.”
나는 바닥에 엎드렸다. 그녀는 하이힐을 벗었다. 스타킹으로 감싸진 그녀의 발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 발이 내 뒷목을 밟았다. 압력이 서서히 가해졌다. 나는 숨을 참았다.
“기어. 침대 옆까지.”
나는 팔꿈치와 무릎으로 바닥을 짚으며 천천히 기어갔다. 그녀의 발이 내 뒷목을 누르는 압력은 변하지 않았다. 침대 옆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발을 내리고 내 손목을 잡아 밧줄로 묶기 시작했다. 밧줄이 살을 파고들며 얕은 붉은 자국을 남겼다.
그녀는 양초를 집어 들었다. 불을 붙였다. 불꽃이 흔들렸다. 그녀는 양초를 기울여, 뜨거운 왁스가 내 등에 떨어지게 했다. 첫 방울. 나는 이를 악물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나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하이힐 굽으로 내 척추를 살짝 눌렀다. “숫자를 세. 열까지.”
“하나.”
“둘.”
내 목소리는 떨렸다. 그녀는 굽을 더 깊이 눌렀다. “셋… 넷…” 나는 실수로 여섯을 건너뛰었다.
그녀의 손이 내 엉덩이를 때렸다. 채찍이 내 피부를 후려쳤다. 나는 비명을 삼켰다. “다시.”
“하나, 둘, 셋…”
이번에는 열까지 정확하게 셌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채찍이 내 엉덩이를 연달아 때렸다. 피부가 타는 듯한 고통이 번졌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제발…”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는 내 두려움을 즐기는 것 같았다. “더 애원해 봐.”
“제발, 더 이상… 아파요…”
그녀는 채찍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 등을 밀어, 내가 등을 대고 누우게 했다. 그녀는 스타킹 신은 발을 내 가슴 위에 올렸다. 발바닥의 체온이 내 피부를 통해 전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압력을 가했다. 나는 숨이 막혔다.
금속 머리 덮개가 내 머리에 씌워졌다. 차갑고 무거웠다. 그녀가 내 눈을 가렸다. 세상이 어둠에 잠겼다.
귀에 그녀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달콤하고, 위험했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내 작은 조카야.”
어둠 속에서 나는 그녀의 숨소리만 들었다. 그리고 내 심장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