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8시, 나는 이미 지정된 호텔 방에 도착해 있었다. 방 안에는 은은한 라벤더 향이 감돌았고, 조명은 어둡게 설정되어 있어 분위기를 자아냈다.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조련 플랫폼에서 만난 '미스터리 여사'는 항상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고, 오늘 드디어 그녀를 직접 만나게 되었다.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바닥에 땀이 베어 나오는 것을 느꼈다.
초인종이 울렸다.
나는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고, 손잡이를 잡은 손이 약간 떨렸다. 깊게 숨을 들이쉰 후 문을 열었다.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을 보는 순간, 내 온몸이 굳어버렸다.
이모였다.
내 또래지만 나보다 한 살 어린 그녀는 검은색 타이트한 가죽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허리에는 가느다란 금속 체인이 둘러져 있었으며 발에는 광택이 나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는 높은 포니테일로 묶여 있었고, 눈매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이모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
"어? 너였구나."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달콤했지만, 낯선 위압감이 섞여 있었다. 나는 말문이 막혀 이모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는 내 반응을 무시한 채 방 안으로 들어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고, 그와 동시에 이모는 발끝으로 내 종아리를 툭 쳤다.
"무릎 꿇어."
그 말은 짧고 단호했다. 나는 망설였지만, 그녀의 눈빛에 담긴 위엄에 압도당했다. 온몸이 스스로 반응하듯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이 무릎을 통해 전해져 왔다. 이모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방에서 검은색 가죽 벨트를 꺼냈다.
"준비 됐어?"
그녀가 벨트로 내 등을 살짝 때렸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 소리에 온몸이 긴장됐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뭐라고? 더 크게."
그녀가 벨트를 다시 휘둘러 더 세게 때렸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목소리를 높였다.
"준비 됐습니다."
이모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속엔 익숙한 다정함보다 낯선 냉혹함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그녀는 손짓으로 침대 옆을 가리켰다.
"기어와."
나는 망설이다가 네 발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무릎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차가움이 전해졌고, 부끄러움과 흥분이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침대 옆에 도착했을 때, 이모가 다가와 하이힐로 내 손등을 밟았다. 날카로운 굽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프게 하면 안 돼요…"
내가 작게 중얼거리자, 이모는 찡그린 웃음을 지었다.
"불평하면 더 세게 할 거야."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벨트를 들어 내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 따끔한 통증이 전해졌고,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벨트가 두 번째, 세 번째로 내려찍혔다. 나는 참지 못하고 애원했다.
"제발… 그만…"
"더 세게 말해?"
그녀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나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냈다. 이모는 벨트를 내려놓고 가방에서 작은 양초를 꺼냈다. 라이터를 켜 불을 붙인 후, 그녀는 내 등 위로 밀랍을 떨어뜨렸다. 뜨거운 액체가 피부에 닿자 나는 비명을 참으며 몸을 웅크렸다.
"조용히 해."
그녀가 명령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아픔을 견뎌냈다. 이모는 양초를 옆에 두고는 하이힐을 벗고 스타킹만 신은 발을 내 앞에 내밀었다.
"핥아."
나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녀의 눈빛이 협박하듯 반짝였다. 떨리는 혀로 그녀의 발끝을 핥기 시작했다. 스타킹의 거친 감촉과 함께, 약간의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모는 만족스러운 듯 발가락을 살짝 움직였다.
"더 열심히."
나는 말 없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발등, 발가락 사이사이를 핥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모가 발을 휙 빼내며 내 뺨을 발로 걷어찼다. 나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엎어졌다. 그녀는 장화를 다시 신고 내 등을 밟았다.
"이제 맹세해. 오늘 본 일을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나는 바닥에 얼굴을 파묻은 채 간신히 대답했다.
"맹세합니다…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모는 발을 내리고는 내 등을 발끝으로 툭툭 건드렸다.
"일어나도 돼."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나를 내려다보며 입가에 흐릿한 미소를 띠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야. 다음에 또 보자."
그 말을 남기고 그녀는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 곳곳이 욱신거렸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속엔 전에 느껴보지 못한 만족감이 차올랐다. 손등과 엉덩이, 등에 남은 통증들이 마치 어떤 증표처럼 느껴졌다.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내일이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생각에 두려움과 기대가 동시에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