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위안은 검은 비단 주머니에서 작은 옥병을 꺼냈다. 옥병 속의 액체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은은하게 꿈틀거리며, 어둠 속에서도 희미한 형광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병마개를 살며시 열자, 달콤하면서도 음란한 향기가 번져나와 방 안에 가득 찼다.
그는 촛불 받침대 앞에 서 있었다. 청동 촛대는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휘어져 있고, 촛농이 흘러내리는 받침접시에는 정교한 음양문양이 은은하게 새겨져 있었다. 린위안은 옥병을 기울여 받침접시에 한 방울 떨어뜨렸다. 붉은 액체가 떨어지자, 마치 기름에 불이 붙은 듯 순식간에 퍼져나가 청동 촛대 전체로 번져나갔다. 촛대가 은은한 붉은 빛을 내며, 마치 만족스러운 듯 조용히 진동했다.
"가라, 네 주인을 찾아라."
린위안이 낮고 음탕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두 손을 모아 복잡한 수인을 맺자, 촛대 위에 어렴풋이 한 줄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는 뱀처럼 꼬여 방 안을 한 바퀴 돌더니, 문틈 사이로 살며시 빠져나갔다.
그 연기는 밤을 가르며 곧장 현묘종 후원으로 날아갔다. 후원 깊숙한 곳에 있는 별채에는 아직도 등불이 켜져 있었다. 연기는 처마 밑에 잠시 머물다가, 마치 산들바람에 흔들리듯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다.
방 안에는 증기가 자욱했다.
욕조 위에는 붉은 장미꽃잎이 둥둥 떠다녔다. 요지는 두 팔을 욕조 가장자리에 기대고 물속에 반쯤 잠긴 채로 있었다. 평소에는 항상 올려 묶었던 머리카락을 풀고, 흑단 같은 윤기 나는 머리칼이 허리까지 늘어져 물 위에 떠 있는 꽃잎 위에 흩어져 있었다. 맑은 물줄기가 그녀의 어깨를 따라 흘러내리며 우윳빛 살결 위를 굴러떨어졌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오늘은 유난히 피곤했다. 주간의 수행과 종무 처리가 몸과 마음을 모두 소모시켰다. 물의 온도는 적당했고, 장미 향은 은은하게 퍼져 편안함을 주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몸속에서부터 한 줄기 뜨거운 기운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물이 너무 뜨거워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번쩍이는 사타구니에서부터 점점 퍼져나가, 마치 작은 불꽃이 깊은 곳을 할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무심코 두 다리를 살짝 비볐다. 물결이 출렁이며 욕조 곁으로 흘러넘쳤다. 이런 감각은 낯설었다. 도를 닦은 지 수십 년, 몸과 마음은 항상 맑고 깨끗했으며, 남녀 간의 일은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요지는 눈을 떴다. 그녀의 눈에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욕조 가장자리를 잡은 손가락이 살짝 힘을 주었고, 마치 이런 뜻밖의 동요를 누르려는 듯했다. 하지만 더운 기운은 전혀 물러날 기미가 없었고, 오히려 더 거세게 일었다.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앞이 어두컴컴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그림자가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 뒤에서 천천히 다가왔다. 그녀는 돌아보려 했지만 몸이 마치 천근처럼 무거워 움직일 수 없었다. 따뜻한 손바닥이 그녀의 맨 어깨에 얹혔다. 손바닥은 거칠었고, 굳은살이 박힌 감촉이 피부를 스치며 전율을 일으켰다.
"누구냐!"
요지가 소리치려 했지만 목에서는 겨우 신음 소리만 흘러나왔다. 목소리는 쉰 듯하고, 가느다랗고 연약했다. 그 손은 아래로 미끄러져 그녀의 빗장뼈 위를 스치고, 쇄골을 따라 내려와 마침내 그녀의 가슴 사이로 파고들었다. 요지는 온몸을 떨었다. 그것은 저항하는 떨림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약간 뒤로 젖히며 손바닥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아... 아니야..."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몸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 손은 마치 마법이나 주문에 걸린 듯, 닿는 곳마다 뜨거운 불길을 일으켰다. 젖꼭지가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젖가슴은 저절로 점점 부풀어 올랐다. 요지는 이런 낯선 반응에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그녀는 현묘종의 종주였고, 천하제일의 고수로서 항상 위엄과 냉담함을 유지했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는 남자의 손놀림에 무력하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아니야... 그만둬..."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마지막 이지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성이 낮일수록 몸은 더욱 솔직해졌다. 젖가슴이 점점 무거워지고 단단해졌으며, 사타구니의 불길은 더욱 맹렬히 타올랐다. 욕조 물속에서 그녀는 두 다리를 무의식적으로 벌렸다. 더운 물이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공허함이 솟아오르며 뭔가로 채워지기를 갈망했다.
"와라... 와서... 나를..."
그녀의 목소리는 끊어지고 흐려졌다. 꿈속의 그 남자는 마치 그녀의 반응을 알아챈 듯, 손을 그녀의 아래로 움직였다. 손가락이 복부를 스치고 배꼽을 지나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 요지는 긴장하며 숨을 죽였다. 그것을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마음이 그녀를 괴롭혔다.
손가락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 닿았다.
요지는 온몸을 떨었다. 그것은 마치 그녀의 몸속 깊은 곳에 있던 어떤 문을 여는 순간 같았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그녀는 갈망했다. 남자가 그녀를 거칠게 다루고, 그녀의 몸을 짓밟기를 갈망했다. 요지는 입술을 깨물었다. 마지막 자존심을 붙잡으려는 듯 단단히 깨물었다.
하지만 그 손은 멈추지 않았다.
손가락이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에 닿았다. 이미 젖어 있었다. 흠뻑 젖어, 더운 물과는 전혀 다른 액체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요지는 부끄러움에 눈을 꼭 감았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까지도 음란한 사람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겉으로는 위엄과 냉담함을 유지했지만, 꿈속에서는 남자의 손끝에 농락당하며 몸이 저절로 반응했다.
"너는 분명히 원하고 있잖아."
꿈속의 남자가 마침내 말했다. 목소리는 나직하고 음탕하며, 마치 귓가에 속삭이듯 들렸다. 요지는 그 목소리에 귀가 간지러운 듯 떨렸다.
"아니야... 나는... 나는 종주야... 나는..."
"종주? 하하..."
남자가 비웃었다. 손가락이 그녀의 민감한 곳을 꼬집었다. 요지는 '아' 하고 신음성을 내질렀다. 허리까지 들어 올리며, 두 손은 욕조 가장자리를 꽉 움켜쥐었다.
"종주가 되면 음욕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남자의 목소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 "네 몸은 지금 내게 말하고 있다. 네가 얼마나 음탕한지, 얼마나 남자의 정액으로 가득 차길 갈망하는지."
"닥쳐... 닥쳐...!"
요지는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몸은 배신했다. 아래가 저절로 쪼그라들며 남자의 손가락을 꽉 조였다. 꿈속의 남자는 만족스러운 듯 웃었고, 손가락이 그녀의 몸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아... 안 돼... 안 돼... 들어오면 안 돼..."
그녀는 흐느끼듯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기쁨에 차서 떨었다. 처음으로 침범당하는 감각이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 앞이 텅 빈 것 같은 허전함이 채워지고, 사타구니의 뜨거운 불길이 순식간에 타올랐다. 요지는 목을 뒤로 젖히고 말없이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는 목구멍에서 굴러다니다가 마침내 격렬한 신음으로 변했다.
"하... 아... 안 돼... 너무... 너무..."
남자는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을 짓누르고 비비며, 그녀의 몸속 가장 민감한 곳을 찾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요지는 온몸이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떨렸다. 정신은 점점 흐려지고, 이성은 점점 녹아내렸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었다. 그저 몸을 맡기고, 이 쾌락의 물결 속에서 몸을 흔들었다.
"더... 더... 제발... 더..."
그녀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도 버렸다. 욕조 물속에서 두 다리를 크게 벌리고, 남자의 손이 더 깊이 들어오길 갈망했다. 남자는 그녀가 음탕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손가락은 더욱 거칠게 움직였다. 마치 그녀를 완전히 부서뜨리려는 듯.
"네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야. 음탕한 계집."
"맞아... 맞아... 나는 음탕한 계집이야... 나를... 나를 망가뜨려 줘..."
요지는 완전히 이성의 지배를 벗어났다. 그녀는 이 꿈에 탐닉했고, 이 타락의 쾌감에 탐닉했다. 아래가 점점 조여들었고, 한계선이 곧 무너질 듯했다. 그녀는 몸을 떨며 사지가 마비되는 듯한 감각에 휩싸여 몸이 점점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 같았다.
마침내, 그녀는 터져 버렸다.
요지는 온몸을 긴장시키며, 고개를 뒤로 젖혀 길고 가느다란 신음을 질렀다. 그 순간, 그녀의 눈앞에 하얀 빛이 번쩍였다. 몸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액체가 분출되어 허벅지를 적셨으며, 욕조 물에 풀리면서 붉은 꽃잎과 뒤섞였다.
몇 번이고 숨을 가쁘게 쉬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욕조 안에는 여전히 증기가 자욱했다. 붉은 꽃잎은 물 위에 떠서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 방 안은 적막했고, 아무도 없었다. 꿈이었다. 하지만 몸의 감각은 너무도 생생했다. 아래의 젖은 흔적, 아직도 떨리는 허벅지, 빨갛게 부은 젖꼭지.... 모든 것이 방금 전의 광란을 증명하고 있었다.
요지는 떨리는 손으로 욕조 가장자리를 붙잡고 일어났다. 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비단 수건을 집어 몸을 감쌌지만, 마음속의 더운 기운은 식지 않았다. 오히려 식으면 식을수록 더욱 선명해지고, 더욱 뜨거워졌다.
이상했다. 도를 닦은 지 수십 년 동안 이런 적은 없었다.
그녀는 창문 너머 어둠을 바라보았다. 어떤 예감이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꿈은 결코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 이건 예고였다. 어떤 일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