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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360a3489更新:2026-07-13 14:19
소청은 어두운 골목을 내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멈출 수 없었다. 뒤에서는 분명 발소리가 따라붙고 있었다. 아니, 그녀를 쫓는 것은 발소리가 아니라 죽음의 그림자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쓰러지던 그 순간, 피 냄새가 코를 찌르고 비명이 귀를 찢었다. 그 모든 것이 아직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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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과 잘못 들어감

소청은 어두운 골목을 내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멈출 수 없었다. 뒤에서는 분명 발소리가 따라붙고 있었다. 아니, 그녀를 쫓는 것은 발소리가 아니라 죽음의 그림자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쓰러지던 그 순간, 피 냄새가 코를 찌르고 비명이 귀를 찢었다. 그 모든 것이 아직 생생하다.

“도망쳐, 소청!”

어머니의 마지막 외침이 귀에 맴돌았다. 소청은 이를 악물고 방향을 틀었다. 친숙한 골목, 익숙한 담장. 이 동네는 그녀의 집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집이라는 안식처는 이미 피로 물들었고, 그녀는 더 이상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

뒤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칼이다. 그들은 칼을 들고 있다. 소청은 몸을 웅크리고 큰길 쪽으로 달렸다. 눈앞에 커다란 트럭이 보였다. 군방각의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 중 하나, 표면상으로는 자발적으로 몸을 파는 여성들을 고용하는 합법적인 노예 매매 조직이었다. 그러나 소청은 알고 있었다. 그 이면에는 더 어두운 진실이 숨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주저하지 않았다. 트럭 뒤쪽으로 뛰어올라 짐칸에 몸을 숨겼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움직이는 형체들이 보였다. 사람들, 아니 노예들. 새끼줄에 묶인 여성들이 좁은 공간에 빼곡히 실려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고, 몇몇은 두려움에 떨며 소청을 바라보았다.

“닥쳐. 아무 말도 하지 마.”

소청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가능한 한 몸을 낮추고 짐칸 구석에 웅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럭이 굉음을 내며 출발했다. 뒤에서는 분명 추격자들의 고함소리가 들렸지만, 점점 멀어져 갔다. 소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지고 눈앞이 흐려졌다. 마약이다. 짐칸에 퍼져 있는 마취제 연기. 그녀는 그것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다. 소청은 저항할 힘도 없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몸이 바닥에 닿는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소청은 찬물이 얼굴에 닿는 감각에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 거친 나무 바닥이 보였다. 주변에서는 쉰 듯한 목소리와 쇠사슬이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손목과 발목이 무언가에 묶여 있었다.

“일어나, 새끼야.”

거친 목소리가 귀에 박혔다. 소청은 고개를 들어 말하는 이를 바라보았다. 덩치가 큰 사내였다.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했고, 눈빛은 차가웠다. 그의 뒤로는 넓은 훈련장이 펼쳐져 있었다. 철창으로 둘러싸인 곳, 곳곳에서 채찍 소리와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기가 어디지?”

소청이 물었다.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네가 알 필요는 없어. 하지만 네가 여기 온 이상, 너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야. 그냥 물건일 뿐이지.”

사내는 비웃으며 말하고는 주변의 하급 직원들에게 손짓했다. 두 명의 남자가 다가와 소청의 팔을 붙잡았다.

“이년은 새로 들어온 맞춤 상품이야. 상부에서 특별 주문이 들어왔어. 그러니까 조심해 다뤄.”

사내의 말에 소청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맞춤 상품. 그 말은 누군가가 그녀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녀가 알기로, 그녀의 진짜 신분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충성스러운 집사 노진뿐. 하지만 부모님은 이미 죽었다. 그렇다면 누가?

소청은 끌려가면서도 주변을 살폈다. 이곳은 분명 아버지의 군방각과 연결된 시설이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 사업의 이면을 알고 있었다. 명목상으로는 자발적인 노예 매매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이곳에서 여성들을 포획하고 훈련시켜 고객의 요구에 맞춰 공급하는 곳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 갇힐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이리로 와.”

하급 직원 중 하나가 소청을 거친 손길로 끌고 갔다. 좁은 복도를 지나 철문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어둡고 축축한 방이 나타났다. 방 안에는 간단한 침대와 쇠사슬이 걸린 벽뿐이었다.

“여기가 네 방이다. 오늘은 쉬어라. 내일부터 훈련이 시작된다.”

직원은 말을 마치고 문을 닫았다. 걸쇠가 걸리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소청은 방 안에 홀로 남았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천천히 숨을 가다듬었다. 머릿속은 복잡했다. 부모님의 죽음, 쫓기는 신세, 그리고 이곳에 갇힌 이유. 모든 것이 얽히고설켜 있었다.

“내가 여기서 끝날 순 없어.”

소청은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그녀는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었다. 아버지가 가끔 말하던 것, 군방각의 진짜 주인은 누군지, 그리고 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 사업의 비밀을 배워왔다. 비록 지금은 노예로 전락했지만, 그 지식이 언젠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이곳의 교관 아리가 곧 그녀를 찾을 것이며, 그녀의 진짜 신분을 알아내기 위해 가차 없는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원수 가문의 수령이 보낸 살인자들은 여전히 그녀를 추적 중이며, 그녀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소청은 아직 알지 못했다. 그녀가 발을 들인 이곳이 단순한 노예 섬이 아니라,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지옥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신분 박탈

격리실의 차가운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소청은 축축한 바닥에 주저앉아 벽에 기댄 채 몸을 떨었다. 몇 분 전만 해도 자신의 신분을 당당히 밝혔지만, 접수처 직원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정신병자 취급했다.

"네가 소가의 딸이라고? 그럼 나는 황제다."

그들은 그녀의 옷을 찢고 번호가 적힌 철제 팔찌를 채웠다. 저항할 때마다 더욱 심한 폭행이 따랐다. 지금도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철문 너머로 발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형광등 불빛이 어둠을 가르며 들어왔다. 두 명의 경비병 사이에 선 여자가 서 있었다. 회색 제복 위에 검은 장갑을 낀 그녀는 차갑게 소청을 내려다보았다.

"0721호, 일어나."

목소리에 설득의 여지가 없었다. 소청은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무릎에 힘이 풀려 다시 쓰러질 뻔했다. 여자는 손짓 한 번으로 경비병들에게 명령했다.

"처리실로 데려가라."

"무슨 처리를 하려는 거죠? 나는 소가의——"

"닥쳐."

여자의 손이 번개처럼 날아와 소청의 뺨을 때렸다. 따끔한 통증에 눈물이 맺혔지만 소청은 이내 깨물었다. 이 고통이 현실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처리실은 차갑고 살균제 냄새가 진동했다. 소청은 강제로 의자에 묶였고, 기계 장치가 그녀의 손목을 움직여 지문을 찍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더니 얼굴 사진이 촬영되었다. 그녀의 모든 정보는 '0721'이라는 숫자로 대체되었다.

"이제부터 너는 0721호 노예다. 규칙을 어기면 즉시 처벌한다."

여자는 문서에 서명하며 말을 이었다.

"내일 아침 6시, 훈련장으로 보고하라. 지각하면 추가 근무 50시간."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두 가지 목소리가 싸우고 있었다. 하나는 무릎 꿇고 울면서 신분을 증명할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이를 악물고 버티며 기회를 노리라는 목소리였다.

나는 죽지 않는다. 견딘다. 그리곤 반드시 이곳을 벗어난다.

그녀는 감옥으로 끌려가 철제 침대에 던져졌다. 옆 침대에 누워 있던 여자가 그녀를 훑어보듯 바라보았다.

"신입인가? 무슨 죄로 왔어?"

소청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차가운 침대 매트리스 위에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얼굴, 저택의 긴 복도, 정원의 장미꽃 향기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하지만 잠시 후 노예 번호가 적힌 팔찌의 무게감이 모든 환상을 깨부쉈다.

그날 밤, 그녀는 잠들지 못했다. 귀를 기울여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다. 철문이 열리는 소리, 경비병의 발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까지. 이곳은 지옥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지옥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새벽 5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소청은 눈을 번쩍 떴다. 그녀의 몸은 이미 깨어 있었고, 어제의 상처가 아팠지만 참을 수 있었다. 일어나서 다른 노예들과 함께 좁은 복도를 따라 훈련장으로 걸어갔다.

훈련장에는 이미 수백 명의 노예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같은 회색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머리에는 같은 숫자가 찍혀 있었다. 그녀 뒤에 있는 소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교관 아리는 잔인하기로 유명해. 지난주에 규칙을 어긴 노예가 병원에 실려 갔어."

소청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응시했다. 교관 아리가 그녀 앞에 서 있었고, 그 손에는 전기 채찍이 들려 있었다.

"0721호, 앞으로 나와."

의외의 호명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소청은 앞으로 걸어나와 정신을 차리고 섰다.

"훈련의 첫 번째 규칙은 복종이다. 네가 어떤 출신이든, 여기서는 노예일 뿐이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놀랍게도, 평소와는 달리 그녀는 자신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전환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훈련이 시작되었다. 달리기, 팔굽혀펴기, 장애물 통과, 무술 수련. 소청은 매일같이 몸이 부서질 듯한 고통 속에서 살았지만, 이를 악물고 견뎌 냈다. 그녀의 진짜 신분이 드러나지 않은 이상,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

열흘째 되는 날 밤, 집사 노진이 노예 수용소의 담장 너머에서 그녀를 찾아왔다. 그는 어둠 속에서 그림자처럼 나타나, 작은 쪽지를 그녀에게 건넸다.

"아가씨, 제가 늦었습니다."

쪽지에는 간단한 글자가 적혀 있었다. '참아라, 구할 것이다.'

소청은 쪽지를 구겨 삼켰다. 그녀는 노진을 바라보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돌아가라. 여기는 너무 위험해. 나는 스스로 어떻게든 하겠다."

"하지만——"

"명령이다."

소청의 목소리가 확신에 차 있었다. 그녀는 이미 결정했다. 더 이상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겠다. 노예 신분의 굴레 속에서도,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지옥에서 탈출할 것이다.

노진이 사라진 후, 소청은 담장에 기대어 별이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오래가지 않는다. 조만간 이 신분을 박탈하고 자유를 찾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교관 아리의 형체가 저 멀리 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원수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편지가 들려 있었다.

전라 계약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이 발바닥을 찔렀다. 소청은 두 팔로 가슴을 감싸 쥐고 떨고 있었다. 형광등 불빛이 흰 벽을 비추고, 카메라 렌즈가 그녀를 향해 마치 총구처럼 느껴졌다.

"옷을 벗어."

교관 아리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령적이었다. 그녀는 손에 든 클립보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소청은 고개를 저었다. "저, 전..."

"규칙이야. 신참은 전신 촬영을 해야 해. 옷을 벗어, 내가 말했잖아."

소청의 손가락이 셔츠 단추 위에서 떨렸다. 한 알, 두 알. 천천히 단추를 풀었다. 셔츠가 어깨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갔다. 브래지어 끈이 드러났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이 브래지어 고리를 푸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치 다른 사람의 몸인 것처럼.

"더."

속치마가 바닥에 떨어졌다. 팬티는 마지막 남은 방어선이었다. 소청은 그것마저 벗으며 눈물을 참았다. 알몸이 되자 찬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그녀는 두 팔로 가슴을 가렸지만, 교관 아리가 소리쳤다.

"손 내려. 얼굴과 몸이 다 보여야 해."

카메라 앞에 선 소청은 아무것도 가릴 수 없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지만, 아무도 닦아주지 않았다. 몇 장의 사진이 찍혔다. 정면, 측면, 후면. 교관은 그녀의 몸에 숫자표를 붙이고, 마치 가축을 평가하듯 살폈다.

"이제 출입증을 만들 거야. 여기 서명해."

책상 위에 놓인 서류. 조그만 글씨가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계약서 제목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자발적 신체 구속 및 권리 포기 동의서'.

소청은 펜을 들었다. 손이 떨렸다. 그녀는 글자 하나하나를 읽으려 애썼다. '본인은 자발적으로 신체를 제공하며...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무서워졌다. 이 계약서는 그녀를 사람이 아닌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빨리 서명해."

교관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펜이 서명란 위를 스쳤다. 소청은 이름을 쓰려 했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교관이 그녀의 손을 잡고 억지로 서명하게 했다.

"자, 지문."

붉은 인주가 찍힌 엄지손가락이 서명 옆에 눌렸다. 선명한 붉은 자국.

"여기, 질문에 대답해."

교관이 그녀 앞에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소청은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당신은 자발적으로 본 계약에 동의합니까?"

"..."

"대답해."

침묵이 흘렀다. 교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소청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대답하라고."

"네... 동의합니다."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소청의 가슴속 무언가가 산산이 부서졌다.

영상 녹화가 시작됐다. 붉은 불이 카메라에 들어오더니 교관이 대본을 건넸다.

"여기 있는 대사를 읽어."

소청은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받았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저는 소청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몸을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노예로서, 주인님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것을 맹세합니다.'

"읽어."

소청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저는... 소청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더 크게, 자신 있게."

"자발적으로... 몸을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눈물이 대본 위에 떨어져 글자를 번지게 했다.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계속해."

"노예로서... 주인님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것을 맹세합니다."

마지막 말을 마친 순간, 교관이 카메라를 껐다.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소청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차가운 바닥이 엉덩이를 찔렀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빨간 인주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 손으로 무슨 짓을 한 건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교관은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내일부터 훈련이 시작돼. 여기 도착했으니까 이제 우리 규칙에 따라야 해."

소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닥에 앉아, 자신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소가의 따님도, 노예도 아닌, 그저 하나의 번호였다. 방금 찍힌 사진에 적힌 숫자. 그게 그녀의 전부였다.

신체 검사

신체 검사

차가운 금속 냄새가 콧속을 찔렀다. 소청은 두 명의 무표정한 간수들에게 팔을 잡힌 채 검진실로 끌려 들어갔다. 방 안은 형광등 불빛이 너무 밝아 눈이 부셨고, 모든 것이 마치 해부대 위의 시체처럼 냉혹하게 드러났다.

“옷을 벗어.”

여검사가 툭 던지듯 말했다. 그녀는 흰 가운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반짝이는 금속 기구가 들려 있었다. 소청은 발밑의 차가운 타일을 바라보며 손가락이 저절로 떨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저번 주에 저항하다가 전기 충격을 받은 노예의 비명이 아직 귓가에 생생했다.

그녀는 천천히 저고리 끈을 풀었다. 비단이 어깨를 스치며 미끄러져 내렸고, 공기가 곧바로 살갗을 파고들었다. 두 번째 겹옷, 세 번째 겹옷, 마지막 속치마까지—한 겹 한 겹 벗겨져 마치 그녀의 존엄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 남은 가리개마저 벗겨지자, 검진실의 찬 공기가 전신을 휘감았다.

“누워.”

의사의 지시는 간결하고 명확했다. 소청은 검사대 위에 올라갔고, 등에 닿는 차가운 경질 플라스틱이 오금을 저리게 했다. 천장의 형광등이 그대로 눈을 찔러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선반 위에 놓인 각종 스테인리스 기구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겸자, 확장기, 자—그것들 모두가 어떤 고통과 굴욕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알고 있었다.

“다리를 벌려. 더, 더 벌려.”

의사의 손길이 허벅지 안쪽에 닿자 소청의 온몸이 경직되었다. 하지만 곧 이내 다리를 억지로 밀쳐져 벌어졌다. 무릎이 허공에 매달려 불편하게 받침대 위에 걸쳐졌다. 가장 은밀한 부분이 아무것도 가리지 않은 채 형광등 아래 완전히 드러났다.

냉기의 금속이 먼저 닿았다. 확장기가 깊숙이 밀어 넣어졌고, 소청은 숨을 삼켰다. 의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전문적인 손놀림으로 돌리고, 누르고, 뜯어보며 안쪽의 상태를 살폈다.

“깊이 18.7센티미터, 조임 정도 상등급. 자궁 경부 상태 양호, 난소 정상, 수정 가능.”

간호사가 곁에서 기록하며 하나하나 받아 적었다. 그 숫자들은 마치 가축을 평가하는 것처럼 무미건조했다. 소청은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참아야 했다. 지금 버둥거리면 상황만 더 나빠질 뿐이다. 그녀는 그걸 알았다. 이런 상황에서 단 한 가지 무기란 순종뿐이라는 걸.

“내부 분비물 검사.”

의사의 말과 함께 손가락 한 마디가 그녀 안쪽으로 밀고 들어왔다. 소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 손가락은 안에서 천천히 살피듯 움직이며 안쪽의 모든 주름진 곳을 하나하나 더듬었다. 숙련된 동작이었다. 마치 그녀의 몸이 단지 검사해야 할 부품에 불과하다는 듯이.

그런데—

갑자기 의사의 손가락 끝이 특정 지점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청의 척추를 따라 전율이 번져 나갔다. 경련이 배 밑바닥에서 솟아올랐고, 자신도 모르게 살짝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 반응에 의사의 손가락이 그 자리에서 멈추고, 오히려 더 정확하게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자극했다.

“아..!”

말릴 수 없는 신음이 목구멍에서 흘러나왔다. 소청은 즉시 입을 꽉 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질 내벽이 저절로 수축되며 그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 굴욕감과 함께 밀려오는 쾌감이 척수를 타고 뇌리로 치밀어 올랐다.

아니야, 안 돼…!

하지만 몸은 이미 배신을 시작했다. 혈류가 급속도로 아래로 몰리고, 민감한 신경들이 의사의 손가락 움직임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포착했다. 리드미컬한 압박과 회전이 반복될 때마다 그녀의 몸은 점점 더 진하게 반응했다.

의사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그녀에게 소청의 몰아치는 숨결이나 붉게 물든 볼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그저 검사 데이터의 하나일 뿐이었다.

“민감도, 상등급 상위. G-스팟 반응 뚜렷. 질 조임 반사 강함.”

간호사가 받아 적는 소리가 기계처럼 들렸다.

의사의 엄지가 음핵을 살짝 스치자 소청은 전신을 떨며 등을 활처럼 휘었다.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와 허리를 휘감았고,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억지로 참으려 했지만 몸은 이미 통제를 벗어나 떨리며, 질 내벽이 의사의 손가락을 더 깊숙이 빨아들이듯 조여 왔다.

“오르가즘 반응, 기록.”

의사의 차분한 목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손가락이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쾌락의 여운이 사라지자 남은 것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공허함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치욕뿐이었다. 소청은 다리 위로 흐르는 뜨거운 액체를 느끼며 눈물이 눈동자 안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검사 기록을 마친 의사가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끝났어. 일어나.”

소청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타일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를 집어 들었지만 손이 너무 떨려서 제대로 입을 수가 없었다. 그때 검진실 문이 열리며 교관 아리가 들어왔다.

“검사 결과는?”

“가임기 여성에 신체 조건 상등급. 훈련에 적합합니다.”

아리는 서류를 훑어보고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소청에게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축하한다. 네 몸값이 꽤 오를 거야.”

말투에는 조금의 축하도 담겨 있지 않았다. 소청은 떨리는 손으로 옷깃을 여몄다. 천이 닿는 감촉조차도 이제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 몸은 더 이상 자기 것이 아니었다. 단지 평가서에 적힌 숫자일 뿐이고, 경매장에서 팔려 나갈 상품일 뿐이었다.

검진실을 나서며 소청은 복도 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집사 노진이 서 있었다. 그의 눈에는 무언가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안타까움인지, 죄책감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소청은 무표정하게 그를 스쳐 지나쳤다. 협력자와 감시자의 경계는 이미 구분할 수 없게 흐려져 있었다. 이 섬에서는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하지만 몸속 깊은 곳에 남아 있는 그 뜨겁고 끈적한 감각이 여전히 그녀를 괴롭혔다. 이 몸은, 언젠가는 그녀 자신조차 배신할지도 몰랐다.

구강성교 훈련 시작

집사 노진이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뒤로 하얗게 칠해진 복도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소청은 그의 손목을 잡은 채 따라 걸으며 심장이 터질 듯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여기가 훈련소다."

노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정면에서 키가 크고 단단한 체격의 여자가 다가왔다. 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입술은 얇게 다물어져 있었다.

"네가 소청이지?"

여자가 소청을 훑어보며 말했다.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노진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교관 아리 님. 오늘부터 이 아이를 맡깁니다."

아리가 소청의 턱을 잡아 올리며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손끝이 차가웠다.

"나이는? 경험은?"

"열일곱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노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리가 코웃음 쳤다.

"때 늦었군. 시작하자."

아리가 손짓하자 두 명의 조교가 다가와 소청의 팔을 붙잡았다. 소청이 몸을 비틀며 저항했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놔줘! 뭘 하려는 거야?"

아리가 대답 없이 방 안쪽으로 걸어갔다. 방 한가운데에는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그 옆 탁자 위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정렬되어 있었다. 소청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분홍색의 매끄러운 모형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성기를 본뜬 것이 분명했다.

"이게 뭐야...?"

소청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아리가 모형을 집어 들어 소청의 눈앞에 내밀었다.

"오늘 네가 배울 첫 번째 과목이다. 입으로 봉사하는 법."

소청의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갔다.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싫어... 나 그런 거 안 해."

"여기서 네 의사는 중요하지 않아."

아리가 차갑게 말하며 의자에 앉았다. 조교들이 소청을 의자 앞으로 밀어 넣었다.

"무릎 꿇어."

소청이 고개를 들고 아리를 노려보았다. 눈에 불꽃이 일었다.

"죽어도 안 해."

아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가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리자, 갑자기 소청의 목줄에서 푸른 빛이 번쩍였다. 찌르는 듯한 전기가 목에서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아악!"

소청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이 마비된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아리가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처음이니까 한 번만 봐준다. 다시 묻겠다. 무릎 꿇을 거냐?"

소청의 이빨이 부딪혔다. 눈물이 눈동자에 맺혔지만, 그녀는 끝까지 물었다. 아리가 또 한 번 시계를 누르자 더 강력한 전기가 흘렀다. 소청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을 구르다.

"그만... 그만둬..."

"무릎 꿇겠다고 말해."

소청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바닥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아리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모형을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입을 벌려. 천천히, 깊이 넣어."

소청이 주저했다. 아리가 경고하듯 시계를 다시 만지작거렸다. 소청은 떨리는 손으로 모형을 받아 들었다. 그것은 차갑고 딱딱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더 깊이. 목구멍까지."

아리의 명령이 이어졌다. 소청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는 참아 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훈련이 진행되었다.

그날 밤, 소청은 좁은 감방에 홀로 갇혀 있었다. 몸은 전기 충격의 흔적으로 아직도 욱신거렸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야 다시 한 번 그들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소가의 딸로서, 이 굴욕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순간, 목줄이 다시 파르르 떨리며 경고음을 울렸다. 내일의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교 훈련

소청은 발가벗겨진 채 낯선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발아래는 차가운 대리석 바닥이었고, 몸에는 가느다란 비단 천 하나 걸쳐져 있을 뿐이었다. 그녀를 둘러싼 손님들은 앞에 놓인 술잔을 비우며, 마치 물건을 평가하듯 그녀의 몸을 훑었다. 아리 교관이 옆에서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처녀성을 판다. 시작가는 백 냥. 입찰하라.”

여기서 무슨 말이 오갈 필요는 없었다.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속박하는 족쇄를 알고 있었다. 이곳은 노예 섬, 도망칠 수 없는 곳이었다. 갑자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백 냥.”

소청의 심장이 멈출 듯했다. 그 목소리는 바로 집사 노진이었다. 그는 평소와는 달리 호화로운 비단 옷을 입고,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손님들 사이에서 중얼거림이 퍼졌지만, 아무도 그 가격을 따라올 수 없었다. 경매는 거기서 끝났다.

손님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고, 소청만이 아리 교관과 함께 그 방에 남았다. 곧이어 노진이 뒤따라 들어왔다. 아리 교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고, 문이 닫혔다. 노진은 재빨리 자세를 낮추어 소청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소청 아가씨,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 말에 소청은 비틀거리며 벽에 기대었다. 눈물이 흐를 듯 말았지만, 그녀는 참았다. 노진은 이어서 말했다.

“가문의 일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군방각은 제가 맡고 있지만, 암면 사업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아가씨가 밖으로 나오면 모든 것을 넘겨드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 때문에 이곳의 훈련생을 직접 놓아줄 수 없었습니다. 경매에서 아가씨를 구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청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었다. “그럼 지금, 나를 데려가려는 거야?”

노진의 얼굴에 고통이 스쳤다. “아가씨, 용서하십시오. 위장을 위해, 제가 반드시 정상 손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스템이 의심할 것입니다.”

소청은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충성과 고통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노진이 다가와 그녀를 안아 침대로 옮겼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소청은 비단 천이 벗겨지는 것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노진이 그녀 위에 올라탔다.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그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소청은 하늘을 바라보며, 부모님의 얼굴, 그리고 가문의 모든 것을 떠올렸다.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녀는 비명을 참으며 손톱을 깊이 박았다.

그 일이 끝난 후, 노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몸을 감싸 안았다. “아가씨, 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곧 이곳을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청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처녀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성교 훈련을 받아야 했다.

며칠 후, 아리 교관이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무뚝뚝한 얼굴로 소청을 훈련실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벌거벗은 남성 교관 한 명이 서 있었다. 그의 몸은 근육질이었고, 눈빛은 냉랭했다.

“이제부터 네 임무야.” 아리 교관이 말했다. “네 몸을 그에게 완전히 열어야 해. 실패하면 처벌이 있을 거야.”

소청은 떨면서 제자리에 섰다. 남성 교관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의 손길은 거칠었고, 소청은 저항하려 했지만 이내 참았다. 그는 그녀를 침대에 밀쳐 눕혔다.

훈련은 순조롭지 않았다. 소청은 몸을 움츠렸고,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다. 교관이 찡그리며 말했다. “너무 긴장해. 다시 시작한다.”

몇 번을 반복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리 교관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릎 꿇어. 채찍을 준비해.”

소청은 무릎을 꿇었다. 채찍이 등을 때릴 때마다, 그녀는 비명을 참으며 몸을 움켜쥐었다. 고통이 몰아쳤지만, 그녀는 눈물을 닦아냈다.

“다시 해.” 아리 교관이 명령했다.

소청은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 복수할 것이다.*

남성 교관이 다시 다가왔다. 이번에는 소청이 의식적으로 몸의 긴장을 풀었다. 그녀는 자신을 흙처럼, 물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그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맡겼다. 고통은 여전했지만,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처음 성교가 끝나고, 교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통과.”

아리 교관도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다. 내일 또 계속한다.”

소청은 방으로 돌아와 홀로 벽에 기대었다. 몸은 아팠고, 마음은 메마른 듯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눈물이 흘렀지만,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증오의 눈물이었다.

부모님의 유산을, 가문의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그녀를 이곳에 가둔 모든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소청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배웠다. 복종하는 법을, 그리고 더 깊이, 더 차갑게 증오하는 법을.

훈련 불합격

평가장은 노예 섬 한복판에 자리 잡았다. 햇살은 작열했지만 소청의 등골은 서늘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떨림이 평가용 목검 자루를 타고 전해져 내려왔다. 교관 아리가 종이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소청. 종합 평가 점수 하위 10%. 불합격이다.”

소청의 숨이 멎는 듯했다. 주위에 있던 다른 노예들의 시선이 그녀를 찔렀다. 그 중 어떤 이는 동정을, 어떤 이는 안도감을 담고 있었다. 아리는 그 시선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히 이어 말했다.

“규정에 따라 불합격자는 군방각으로 보내진다. 한 달간 고기 변기 노릇을 하라. 그 기간을 버티면 섬으로 돌아와 최종 졸업 평가에 응시할 자격을 준다.”

군방각. 소청의 귀에 그 이름이 박혔다. 그곳은 노예 섬에서 가장 추악한 소문으로 가득 찬 장소였다. 몸을 파는 자리, 혼을 빼앗기는 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교관님, 한 번만 더 기회를——”

“기회는 규칙이 준다. 내가 주는 게 아니다.”

아리의 목소리는 냉혹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당장 출발해라. 호위병이 기다린다.”

소청은 뒤돌아섰다.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집사 노진이 문간에 서 있었다. 그의 눈에는 애처로움이 스며 있었지만,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다. 소청이 그를 스치듯 지나칠 때, 노진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가씨… 몸조심하십시오. 소가의 핏줄이십니다.”

그 말에 소청의 어깨가 살짝 떨렸다. 소가의 핏줄. 그 말이 지금 이 순간, 그녀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호위병들은 그녀를 배에 태웠다. 파도가 배를 흔들었고, 그녀는 난간을 붙잡고 섬이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노예 섬의 검은 바위들이 안개에 잠겨 갔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절망이 뒤엉켰지만, 그 위에 단단한 결의가 깔려 있었다. 나는 살아남는다. 반드시.

군방각은 항구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겉은 호화로운 누각이었지만, 문을 열자 인위적인 향과 비린내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안에는 남녀 노예들이 벌거벗은 채 술상 밑에 엎드려 있었다. 그들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관리인이 나타나 소청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새로 왔군. 이름이 뭐지?”

“소청.”

“여기선 이름 따위 필요 없다. 번호로 불린다. 너는 13번이다.”

관리인이 그녀의 손목에 번호표를 채웠다. 쇠사슬이 차가웠다. 그는 그녀를 긴 복도로 끌고 가 작은 방 앞에 멈춰 섰다.

“오늘부터 여기서 생활해라. 첫 손님은 저녁에 온다. 준비해라.”

문이 열렸다. 방 안은 좁고 어두웠다. 침대라고 하기 민망한 매트리스 하나와 구리 대야가 전부였다. 소청은 그 안에 들어서서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쇠빗장이 걸리는 굉음이 귀를 찔렀다.

그녀는 매트리스 가장자리에 주저앉았다.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떨림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곧 그녀는 손을 내렸다.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그것은 약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노의 증거였다.

“한 달. 한 달만 버티면 된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방 안의 축축한 공기에 스며들어 사라졌다. 바깥에서는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청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창살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피처럼 붉은 하늘이 그녀의 결의를 불태웠다.

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소가의 딸로서, 노예로서,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그녀는 이 고통을 견뎌낼 것이다.

클럽 벽 매춘부

그날 밤, 소청은 눈을 가린 채 군방각으로 끌려왔다. 발밑의 차가운 돌바닥이 그녀의 맨살을 스쳤고, 주변에서는 낯선 남자들의 웃음소리와 술 냄새가 뒤섞여 냄새 났다. 누군가가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겨 벽 쪽으로 밀어 넣었다.

“움직이지 마.”

낯선 목소리가 명령했다. 소청의 손목과 발목이 쇠고랑에 채워지고, 그녀의 몸은 벽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눈을 가린 천이 벗겨지자, 그녀는 자신이 반쯤 드러난 벽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벽에는 두 개의 구멍이 있었고, 그녀의 하반신이 그 구멍을 통해 밖으로 노출되었다. 상체는 벽 안쪽에 갇혀 있었고, 팔은 머리 위로 묶여 움직일 수 없었다.

“이제 시작이다.”

누군가가 그녀의 엉덩이를 때리며 말했다. 소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이 순간이 올 것을 알고 있었다. 교관 아리는 이미 그녀에게 경고했다. “네 몸은 더 이상 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상품이다.”

첫 번째 손님이 들어왔다. 소청은 그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허벅지를 만졌다. 그의 손은 차가웠다. 그가 그녀의 질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을 때, 소청은 비명을 참았다. 그의 손가락이 거칠게 움직였다. 그는 그녀의 항문을 살짝 만지며 그곳이 이미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했다.

“좋아.”

그가 말했다. 그는 바지를 내리고 그녀의 질 안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소청의 몸이 경직되었다. 통증이 그녀의 하반신을 찔렀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숨을 삼켰다. 그는 곧바로 그녀의 항문도 채웠다. 두 곳이 동시에 채워지자 소청은 정신이 아찔해졌다.

“더 깊숙이.”

그가 명령했다.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그에게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졌다. 소청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그녀는 울지 않았다. 그녀는 이 섬의 규칙을 알고 있었다. 약한 자는 죽는다.

그가 끝났을 때, 소청의 하체는 저리고 아팠다. 그러나 쉴 틈이 없었다. 곧바로 다음 손님이 들어왔다. 그는 뚱뚱하고 냄새나는 남자였다. 그는 소청의 엉덩이를 때리며 웃었다.

“이년, 오늘 내 차례구나.”

그가 그녀의 항문을 찔렀다. 소청은 비명을 참지 못했다. 그녀의 목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더 깊숙이 찔렀고, 그녀의 질에도 손가락을 넣어 동시에 조종했다. 소청은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그의 통제 아래 있었다.

이런 일이 며칠 동안 계속되었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들어왔다. 어떤 이는 부드러웠지만, 대부분은 잔인했다. 소청의 항문과 질은 이미 멍들고 찢어졌다. 그녀는 열이 났고, 몸은 떨렸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돌보지 않았다.

“더 버텨.”

누군가가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직 많은 손님이 기다리고 있다.”

소청의 정신은 점점 흐려졌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님을 느꼈다. 그것은 그저 고깃덩어리일 뿐이었다. 그녀는 집사 노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가 그녀를 보호하려 했지만, 결국 그를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또한 원수 가문의 수령을 생각했다. 그가 이 모든 것을 초래했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손님이 없을 때 소청은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며 중얼거렸다.

“이게 다야? 이게 내 삶이라고?”

그녀는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한때는 자랑스러운 소가의 딸이었지만, 이제는 벽에 갇힌 창녀에 불과했다. 그녀는 교관 아리의 말을 기억했다. “기억해라, 네 몸은 무기다.”

소청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무감각해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분리시켰다. 손님을 받을 때마다 그녀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그녀는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넷. 그녀는 자신이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알고 싶었다.

밤이 되자, 소청의 몸은 완전히 망가졌다. 그녀는 더 이상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벽에 기대어 떨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내일도 손님들은 올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또다시 그들을 받아야 한다. 그녀는 자신의 정신이 조금씩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버티기로 다짐했다. 적어도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