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가장 화려한 저택, 소가의 대문 앞은 이미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는 피비린내 나는 위협이 숨어 있었다. 소청은 방 안에서 떨고 있었다. 창밖으로 몇 개의 검은 그림자가 스치듯 지나갔다. 그들의 발소리는 마치 저승사자의 발걸음 같았다.
“아버지, 어머니!” 그녀는 목청껏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문이 부서지고, 복수자의 칼날이 달빛 아래에서 섬뜩한 빛을 반사했다. 소청의 부모는 그녀를 방 구석으로 밀어 넣은 뒤, 자신의 몸으로 적을 막아섰다. 피가 대리석 바닥에 튀었고, 그녀의 비명은 공기를 갈랐다.
“도망가, 빨리!” 아버지의 마지막 목소리는 힘이 빠져 있었다. 소청은 눈물을 삼키며 뒷문으로 향했다. 가족의 마구간에는 항상 몇 대의 노예 수송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것들은 군방각의 물건을 나르는 데 사용되었다. 군방각은 표면상으로는 자발적으로 몸을 파는 여성들을 합법적으로 사들였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성노예 포획 및 훈련 조직이었다. 고객이 주문한 여성 노예를 표적으로 삼아 납치한 후, 훈련을 통해 자발적으로 몸을 팔게 만드는 곳이었다. 소청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금은 그 차량들만이 그녀에게 마지막 생존의 희망이었다.
그녀는 마차 뒤쪽으로 뛰어올라 짐더미 사이에 몸을 숨겼다. 짚과 헝겊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와 칼 부딪히는 소리는 더욱 무서웠다. “여기 없어, 다른 곳으로 가!” 복수자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소청은 숨을 죽이고 심장이 터질 듯 뛰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마차가 흔들리며 출발했다. 그녀는 덜컹거리는 바닥에 몸을 웅크렸다. 마차 안은 너무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 아마도 피로와 공포에 지쳐 기절한 듯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달빛이 마차 틈새로 스며드는 것을 보았고, 그 후 모든 것이 침묵에 잠겼다.
다시 깨어났을 때, 소청은 자신이 단단한 나무 침대에 누워 있다는 것을 느꼈다. 주위는 축축하고 어두웠다. 벽은 거친 돌로 쌓여 있었고, 천장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뚝뚝 들렸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손목이 쇠사슬에 묶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긴 어디야?”
“정신이 드는군.” 문가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왔다. 그녀는 검은 가죽 옷을 입고 허리에 채찍을 차고 있었고, 눈빛은 칼처럼 날카로웠다. “너는 새로운 화물이라는 말을 들었다. 솜씨 좋게 보이고, 주인이 좋아할 만한 상품이야.”
소청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가족의 노예 섬이었다. 군방각의 비밀 훈련 캠프. 그녀는 수많은 불행한 여성들이 이곳에서 끌려나와 길들여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지금 그녀 자신이 그들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나는 소가의 아가씨야!” 그녀가 외쳤다. “너희들은 나를 여기에 가둘 수 없어!”
중년 여성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소가? 이미 망했어. 어젯밤 불에 탔어. 너희 집 주인은 다 죽었어. 너는 대가 끊기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야. 잘 훈련만 시키면 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어.”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피가 바닥에 흩어지는 것을 보았고, 어머니의 비명을 들었다. 그녀는 복수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쇠사슬에 발목이 묶여 꼼짝할 수 없었다. “아무도 나를 길들일 수 없어.”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죽어도 싫어.”
“죽음?” 중년 여성이 웃었다. “여기서는 죽음조차 쉽지 않아. 나는 훈련관 아리라고 불러. 앞으로 내가 네 훈련을 맡을 거야. 너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는 뒤돌아 문 밖으로 나갔다. 쇠사슬이 땅에 끌리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소청은 어둠 속에 홀로 남겨졌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가문은 망했고, 부모는 죽었으며, 그녀는 자신이 경멸하던 노예 섬에 갇혔다. 이것이 운명의 농간일까, 아니면 복수의 시작일까? 그녀는 자신이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야만 하루빨리 이 지옥에서 벗어나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