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완이는 처음으로 단독 점검을 나가는 날이었다. 손에 쥔 서류철이 땀으로 약간 찌들어 있었다. 지난 두 달 동안 선배의 뒤를 따라다니며 배운 것들, 암기한 규정들, 훈련받은 절차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켰다.
"처음이라 긴장되죠?"
함께 배치된 선배가 웃으며 어깨를 두드렸다.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는 결혼 반지가 박힌 손가락으로 서류를 훑으며 말을 이었다.
"걱정 마. 다 서류상 점검이야. 실제 노예 상태는 주인이 책임지는 거니까. 우린 형식적으로 등록 상태만 확인하면 돼."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올랐다. 첫 번째 점검지는 강남의 한 호화 저택이었다. 철문을 지나 정원을 가로지르는 동안 소완이는 심장이 조금 빨리 뛰는 것을 느꼈다.
응접실로 안내된 소완이는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곧이어 중년의 남자가 나타나 악수를 청했다.
"감독관님, 오셨군요. 등록 서류는 준비해두었습니다."
소완이는 서류를 받아 검토하기 시작했다. 여자 노예, 23세, 등록 번호 2047호. 구매 일시, 건강 검진 기록, 훈련 이력.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실물 점검이 필요합니다."
소완이는 최대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목 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소완이는 그 광경을 목격했다.
여자 노예가 네 발로 기어 들어오고 있었다. 목에는 가죽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고, 그 끝은 끌려오는 듯 주인의 시계에서 연결된 전자 회로로 통제되고 있었다. 그녀는 개 자세로 주인 앞까지 기어와 멈춰 섰다.
"손님 앞에서 인사드려라."
주인의 명령에 여자 노예는 엎드려 이마를 바닥에 댔다. 소완이는 숨을 삼켰다. 여자 노예의 몸은 거의 발가벗겨져 있었고, 겨우 가린 천 조각이 성기와 가슴을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일어나서 서류 검사에 협조해라."
소완이는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것을 느꼈다. 여자 노예가 천천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눈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지만, 소완이는 그 눈에 담긴 공허함을 읽을 수 있었다.
신체 검사 항목을 확인하기 위해 소완이가 다가가자, 주인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감독관님, 이 노예의 훈련 상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최근 구매한 물건인데, 아직 제대로 된 성 훈련이 덜 됐거든요. 혹시 점검 항목 중에 성기 검사도 있지 않습니까?"
소완이는 서류를 확인했다. 실제로 있었다. '성기 및 항문 검사: 훈련 상태 및 위생 확인'. 선택 항목이었지만, 주인이 원하면 실시할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그럼 검사해보시죠."
주인이 명령했다. "다리를 벌려라. 감독관님께 네 보지를 보여드려라."
여자 노예가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가린 천 조각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소완이는 그곳을 바라보았다. 면도된 음부, 약간 촉촉해 보이는 음순. 소완이는 손이 약간 떨리는 것을 느끼며 검사 결과를 기록했다.
"훈련 상태: 양호. 위생 상태: 양호."
소완이는 목소리가 이상하게 갈라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이상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더 자세히 보시겠습니까? 손으로 만져보셔도 됩니다."
주인의 말에 소완이는 고개를 저었다.
"됐습니다. 검사는 여기까지."
소완이는 재빨리 서류를 정리하고 일어섰다. 주인은 실망한 표정이었지만, 더 이상 권하지는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온 소완이는 책상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그 장면이 아른거렸다. 여자 노예의 다리 사이, 촉촉하게 젖어 있던 그곳. 주인의 명령에 순종하며 다리를 벌리던 그 모습. 그리고 그 순간 소완이가 느꼈던 그 이상한 감정.
"뭐 하고 있어?"
선배의 목소리에 소완이는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점검 보고서를 정리하고 있었어요."
선배는 소완이의 책상 위 서류를 슬쩍 보았다.
"오늘 처음 점검 갔다 왔지? 어땠어?"
"...별일 없었어요. 그냥 평범했어요."
거짓말이었다. 평범하지 않았다. 소완이는 그 장면을 계속 떠올리고 있었다. 여자 노예의 눈, 주인의 명령, 그리고 자신의 반응. 이상하게도 그 기억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날 밤, 소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불 속에서 눈을 감으면 그 장면이 재생되었다. 여자 노예의 다리가 벌어지고, 그곳이 드러나고, 그리고 소완이의 손가락이 그곳을 스치듯 닿았다. 소완이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니야, 이건 잘못된 거야.
소완이는 자신을 꼬집었지만, 이미 마음 한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로 소완이는 점검 보고서를 작성할 때마다 그 장면을 떠올리며 자위를 하곤 했다. 죄책감과 쾌감이 뒤섞여 소완이를 더 깊은 나락으로 이끌었다.
며칠 후, 상관이 소완이를 불렀다.
"소완 감독관, 요즘 점검 보고서가 많이 형편없어졌어. 집중이 안 되는 거 아니야?"
소완이는 얼굴이 붉어졌다. 상관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신경 쓰겠습니다."
"노예 점검 업무는 단순해.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안에서 권력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거야. 넌 아직 그걸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상관은 서류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다음 주부터는 더 고급 저택들을 점검하게 될 거야. 거기선 더 많은 걸 보게 될 거고, 더 많은 걸 기록해야 해. 준비해."
소완이는 고개를 숙여 상관의 명령에 따랐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이상한 기대감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또 그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 또 그런 쾌감을 느낄 수 있을까?
자신의 타락을 직감하면서도, 소완이는 이미 그 수렁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있었다.